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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이 제일 잘나가?
CL이 2NE1의 ‘완전체’가 아닌 솔로로 출사표를 던진다. 첫 솔로곡 제목부터 <나쁜 기집애>라니. 스물셋의 강심장 소녀가 이효리의 <BAD GIRLS>에 대적할 만한 ‘배드 걸’이 될 수 있을까. YG엔터테인먼트는 티저를 통한 미리 보기도 허락하지 않을 예정이다. 음원과 뮤직비디오 모두 5월28일 공개된다.
전쟁의 기억, 치유의 하모니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맞아 6월22일 오후 6시 철원의 옛 노동당사 앞에서 ‘철원 DMZ 평화음악회’가 펼쳐진다. 영국 클래식 음악계의 거장 크리스토퍼 워렌그린의 지휘 아래 KBS교향악단이 평화의 하모니를 들려줄 예정. 바이올린의 줄리안 라클린, 첼로의 린 하렐과 피아니스트 김대진의 연주도 들을 수 있다. 다음날인 2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앙코르 공연도 열린다.
드디어 이승열 4집
봄이 끝나도 낭만은 지지 않는다. 아니, 1번 트랙부터 들어보니 낭만이 아니라 여름밤의 몽환에 다름 아니다
[culture highway] CL이 제일 잘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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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나인>의 최종회가 끝난 직후부터 새벽 3시가 다 되도록 지인과 카카오톡으로 “이럴 수는 없다, 이게 말이 되는가” 하는 요지의 대화를 나누었다. 향을 태우면 30년 전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나인>에서 과거에 갇힌 주인공은 살았나 죽었나? 마지막의 선우는 성장한 선우인가, 안 죽은 선우인가, 미래에서 온 선우인가? 설정을 이리저리 맞추다 지친 나머지, 하나를 맞추면 다른 하나가 어그러지는 퍼즐을 퍼즐이라고 불러도 무방한가, 작가를 잡고 묻고 싶은 심정이었다. 결론은 이랬다. <여름으로 가는 문>처럼 말끔히 정리되는 게 아니면 곤란하다고. 그래서 다시 읽었다.
로버트 A. 하인라인의 <여름으로 가는 문>은 코니 윌리스의 <개는 말할 것도 없고>와 더불어 ‘끝내주는’ 시간여행물이자 러브 스토리다. 주인공 댄은 천재 엔지니어다. 그는 가사도우미 로봇을 만들어 성공을 거두지만 자신의 약혼녀 벨과 동업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우리, 미래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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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블로그에서 싸움이 붙은 일이 있었다.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극존칭에 대한 투덜거림이 시작이었다. 이 책에도 그런 대목이 있다. 요즘 화두가 된 이슈다. 바로 갑님의 횡포에 대한 것. “손님, 카푸치노 나오십니다”라는 괴이한 문장이 왜 횡행하는가. 각 장의 제목을 이어붙이면 요즘 밥벌어먹는다는 일의 어려움이 드러난다. 게임의 규칙은 당신 편이 아니고, 이익은 위로 위험은 아래로 쏠린다. 무엇보다, 당신을 위한 멋진 신세계는 없다.
[도서] 밥 벌어먹는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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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마종기의 산문집. 어린 나이 피난을 갔던 마산에서의 추억에서부터 세계 이곳저곳을 여행하던 추억, 일상의 나날들, 그리고 가족을 비롯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자신이 쓴 시를 옮겨적고 그에 관련한 심상을 펼쳐 보이는 일도 있으니, 그의 시에 대한 코멘터리를 듣는 기분으로 읽어갈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의사로 살았던 시간에 대한 기록도 만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달라지는 세상에 대한 나이든 현자의 생각을 읽어가는 기분.
[도서] 마종기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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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답을 찾지 못한 질문으로 가득한 생을 산다. 조앤 치티스터 수녀가 쓴 <무엇을 위해 아침에 일어나는가>는 ‘힌두교―지혜’, ‘불교―깨달음’, ‘유대교―공동체’, ‘그리스도교―사랑’, ‘이슬람교―복종’이라는 5가지 영적 전통별 대표 키워드와 그 주제에 해당하는 삶의 보편적인 질문들에 답한다. 왜 나는 바뀔 수 없는가? 어떻게 내가 할 일을 알까? 무엇이 정말로 중요한가? 정답지가 아니라, 어떻게 질문을 마주하는가를 배울 수 있는 지혜의 책.
[도서] 지혜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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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은퇴한 피아니스트 알프레트 브렌델이 쓴 음악 에세이. 한평생 피아니스트로 살았던 브렌델의 <피아노를 듣는 시간>에서 음악은 관념이나 느낌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에게 음악은 백건과 흑건으로 이루어진 피아노와 악보에 그려진 무수한 음표와 기호들이 상징하는 가능성과 때로는 지금은 많이 연주되지 않는 고음악 악기들이 갖는 여린 선율 속에서 더 잘 숨쉴 수 있는 어떤 것이다. 참고로 이 책은 20세기의 작곡가(라벨, 드뷔시, 메시앙, 리게티 등)들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브렌델 자신이 어디까지나 칸타빌레에 근거한 시대의 곡들을 주요 레퍼토리로 삼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다.
“문학을 나의 두 번째 업이라 여기는 까닭에 최대한 간단하게 표현하되, 그렇다고 너무 단순하게는 쓰지 않도록 스스로를 부추겼답니다. 완전함을 추구하지 않으며 내가 좋아하는 함축, 불완전을 고스란히 드러내기도 했지요.” 브렌델에게는 연주만큼이나 글을 쓴다는 행위가 음악적인 일인 듯 보인다. 피아노치듯
[도서] 음악의 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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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는 진행 중
신화를 만들어가는 남자들. 한정판으로 발매된 신화 정규 11집 ≪THE CLASSIC≫ 4만장은 매진되었다. 하지만 일반판은 여전히 예약구매가 가능하다. 최장수 아이돌그룹 신화가 갖는 폭발력을 짐작할 수 있는 한정판 매진과 예능 프로그램 승승장구. ≪This Love≫를 들은 사람이라면 11집의 색깔을 미리 점칠 수 있을 것이다.
장르문학, e북으로 헤쳐 모여
판타지, 무협, 로맨스 등 다양한 종류의 장르문학 전용 e북 서비스인 셀바스북스(Selvas Books)가 5월15일 출시됐다. 출시 하루 만에 구글플레이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니, 그 엄청난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작가와 독자가 함께 장르소설을 만드는 ‘그룹노블’ 시스템이 흥미롭다. 작가의 이야기와 세계관에 독자들이 피드백을 더해 차후의 이야기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한다. 과연 IT 시대에 걸맞은 인터랙티브한 e북이 아닐 수 없다.
과학? 가구는 디자인!
디자인 가구라고 해서 아방가르
[culture highway] 신화는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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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일을 축하하는 것을 처음으로 생각해낸 사람을 어떻게 해야 할까? 그냥 죽이는 것은 너무 가벼운 벌일 것이다.” 앞부분에 인용된, 누구나 들으면 가볍게 웃고 넘어갈 마크 트웨인의 저 말처럼, 길리언 플린의 <나를 찾아줘>의 시작은 잔잔하다.
주인공 부부는 로맨스 소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전형적인 쿨한 뉴욕 커플이다. 남편 닉은 1990년대 말 잡지계가 영광의 순간을 보낼 때 기자가 된다. 아내 에이미의 인생은 좀더 소설적이다. 그녀의 부모는 ‘어메이징 에이미’라는 청소년용 시리즈물을 쓰는 작가 부부다. 누구나 어린 시절 이 시리즈를 읽으며 자라고, 에이미는 그 주인공과 같은 삶을 산다. 자신감 넘치는 남자와 부유한 부모를 둔 아름다운 여자의 만남. 두 사람은 <어메이징 에이미의 결혼식 날>이 출간된 직후 결혼한다.
물론 그들의 인생은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뜻하지 않은 인터넷의 발흥으로 닉은 직장생활 11년 만에 실직한다. 에이미의 처지도 나
[금태섭의 서재에서 잠들다] 올해 최고의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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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의 아버지> 등에 출연해 친근한 코미디 배우이자 유명한 미술수집가인 스티브 마틴이 쓴 장편소설. 미술품을 경매하는 소더비와 첼시의 갤러리 거리 등 뉴욕 아트마켓을 배경으로 여성 아트 딜러 레이시 예거의 이야기를 그렸다. “20세기 미국 미술시장을 반추하는 책 열권 이상의 역할을 한다”는 조이스 캐롤 오츠의 추천사처럼, 현대 미술이 어떤 과정을 통해 작품의 상품성을 획득하고 그 가치를 불려가는지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도서] 20세기 미국의 미술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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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만 폴란스키 감독에 의해 <악마의 씨>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기도 한 소설 <로즈메리의 아기>의 후속편. 이 이야기에 어떤 뒷이야기가 가능할까? 로즈메리는 30여년의 긴 혼수상태에서 깨어난다(실제로 소설도 전작이 출간된 지 30년 만인 1997년에 발표되었다). 사악한 자들의 손에 넘어갔을 아들은 놀랍게도 정의를 구현한 지도자로 성장해 있다. 전작에서 암시된 음울한 분위기가 세기말 뉴욕으로 이어질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
[도서] 정의를 구현한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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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아버지가 20년 전에 남기고 떠난 스크랩북을 펼친다. 보수적인 목사 아버지와 진보 성향의 기자 아들(<씨네21>과 <한겨레21> 편집장을 지낸 고경태)이 <동아일보> 백지 광고부터 5월 광주, 중공 여객기 피랍을 비롯한 사건들을 바라본다. 여기에는 <고바우 영감> <두꺼비> 같은 네컷 만화도 있고, 당시로는 드물었던 컬러사진으로 실린 육영수 여사의 장례 사진, 수시로 등장하는 밑줄긋기와 메모가 있다. 아주 오래 곁에 두고 싶은 책이다.
[도서] 아주 오래 곁에 두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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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의 여행>의 원제는 ‘Carnet de Voyage’, 즉 여행 수첩이다. 그래픽 노블 <담요>의 크레이그 톰슨이 책 홍보 여행 중에 만난 프랑스와 스페인, 모로코 거리의 기록을 담은 스케치북을 그대로 스캔해 만든 책이니 더 어울리는 제목이 또 있을까 싶다. 이 여행 일기를 쓰는 과정에서 톰슨은 카메라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는데, 두번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눈과 붓펜만을 사용해 기록했다고 한다. 새로운 세계를 향해 불타오르는 긍정을 전도하는 성격과 거리가 먼 톰슨은 쉬지 않고 투덜거리고 그 순간을 기록한다.
1분에도 수십장씩 찍어 완벽하게 보정할 수 있는 사진을, 흑백의 스케치와 글이 대신할 수 있을까? <만화가의 여행>은 일단, 가이드북이기를 포기한다.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기록이다. 자신의 무지로 인한 낭패의 순간도 숨기지 않고 기록했다. 스케치를 하는 톰슨에게 모로코 마라케시는 낙원이자 재앙이었다. “거리에서 그림 그리기는 별로 현명한 일이
[도서] 그림으로 여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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낢이 사는 이야기 4권
벌써 8년째다. 웹툰 <낢이 사는 이야기> 시즌2 4권이 출간됐다. 시즌2의 마지막인 4권은 30살이 된 낢 작가의 일기장을 들여다보는 기분이다. 세상에 별 남자 없다며 결혼을 독려(?)하는 낢의 엄마를 보면서 비슷한 또래의 여성이라면 절로 고개가 끄덕일 거다. 소소하면서도 재미있는 낢의 이야기는 시즌2의 1~4권을 묶어 박스 세트로도 출간됐다. 세트에는 에코백 등 두둑한 선물도 포함된다.
록 스피릿으로 뭉쳐!
핫한 영혼들이 만드는 한/일 수교의 장이다. 델리스파이스와 일본의 모던록밴드 HY가 서울과 오키나와를 오가며 합동 공연하는 <서울×오키나와 커넥션(CONNEXION)>이 열린다. 서울 공연은 5월31일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펼쳐진다. 서울 공연을 끝내고 9월20일부터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불금’을 보내고 싶다면 예매를 서두르자. 물론, 스탠딩이다.
의지의 힘!
춤추기 딱 좋은 일렉트로
[culture highway] 낢이 사는 이야기 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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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와 서울도 뉴욕을 깨끗이 하자는 캠페인에서 시작된 ‘I LOVE NEW YORK’이라는 카피처럼 ‘I LOVE TOKYO’와 ‘I LOVE SEOUL’이 세력을 떨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도쿄에서 서울로, 서울에서 도쿄로 오갈 때마다 국경을 넘는다는 감각은 사라지고 평평한 감각만이 남게 되었습니다.” 강상중은 여기에, 그렇다고 도쿄와 서울이 개성없는 메트로폴리탄이 된 것은 아니라고 부연하면서, 스물한살이던 1971년에 한국을 방문한 일을 계기로 나가노 데쓰오라는 일본 이름을 버리고 강상중이라는 이름을 쓰기로 결심한 일을 들려준다. 하지만 제목이 <도쿄 산책자>인 이 책은, 도쿄라는 도시의 몇몇 상징적 공간들에 대한 그의 해석을 들려주는 식으로 흐른다. 여행자가 아니라 그 안에서 오랫동안 반쯤 이방인으로서, 정체성의 문제를 고민하며 살아온 사람으로서 느끼는 것들에 대해 들려주기에 도쿄에 관한 수많은 여행 에세이가 열어젖혀본 적 없는 묵직한 문을 열어주는 귀한 독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도시 읽기의 즐거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