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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와 마녀>의 개봉을 앞두고 <지브리의 천재들>을 읽었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설립자인 스즈키 도시오가 쓴 이 책은 지난 3월 국내 출간된 바 있다. 책의 부제는 ‘전 세계 1억 명의 마니아를 탄생시킨 스튜디오 지브리의 성공 비결’이지만,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이 책의 원류가 된 <땀투성이의 지브리사>라는 제목에 더 마음이 가게 된다.
특히 지브리 신화의 출발점인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제작 과정의 일화는 눈물 없이 볼 수 없다. 당시에도 미야자키 하야오는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드는 애니메이션 감독이었지만 완벽주의자인 그를 감당할 수 있는 회사는 많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톱 크래프트라는 회사의 스탭들과 작업을 하게 되었으나, “아침 9시부터 새벽 3~4시까지 책상 앞에 앉아, 가져온 도시락을 젓가락으로 이등분해서 아침과 저녁에 절반씩 먹”고 그 이외에는 오직 일만 하는 감독과 함께 작업하는 데 지친 톱 크래프트의 스탭들이 &l
[장영엽 편집장] 영화를 소유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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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관심 있던 책의 광고를 읽다 호기심이 푸시시 식어버렸다. 필립 짐바르도의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을 가져와 인간의 가학성에 대한 주장의 근거를 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필립 짐바르도가 1971년 행했던 이 실험은 평범한 스탠퍼드대학교 학생들이 무작위로 감옥의 간수와 죄수 역할이 주어지자, 역할에 충실하다 못해 간수들은 가학적인 폭력을 가하고 죄수들은 폭동을 일으켰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환경만 주어지면 누구든지 악마로 변할 수 있다는 주장의 단골 근거로 쓰인다. 더 나아가서는 인간 본성의 악한 면을 드러내는 실험으로도 지겹게 출현한다.
문제는 이 실험 곳곳에 거짓말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윤리적인 이유로 재현할 수도 없는 이 실험은- 여기서부터 이미 ‘동일한 조건하에서 재현이 가능해야 한다’는 심리학 실험 검토 원칙의 열외가 되어버린다- 사실 알려진 것과는 다른 실험이었다.
뤼트허르 브레흐만은 <휴먼카인드>에서 이 부분을 밝히고 있다. 실험
[김겨울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연구 결과를 연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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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는 후기가 주변에서 하나둘씩 들려오고 있다. 전화나 방문, 온라인 신청을 통해 ‘잔여 백신’을 맞은 경우다. 포털 사이트를 통해 우리 동네 잔여 백신 현황을 생각날 때마다 새로고침해보지만 ‘0’이라는 숫자는 늘어날 기미가 안 보이던데, 접종했다는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성공했나 싶다.
<씨네21> 취재팀에서도 임수연 기자가 발빠르게 접종에 성공해 기자들의 부러움을 샀다. 국제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한국의 백신 접종률이 지난 5월 말을 기점으로 세계 평균 접종률을 뛰어넘었다고 하니,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릴 올가을 무렵이면 일상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상으로의 복귀를 위해 전세계가 박차를 가하고 있는 올해는 백신을 접종한 사람과 접종하지 못한 이들간의 (일상에서의) 적지 않은 격차가 예상된다. 불현듯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 칸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로부터 한통의 메일을 받고 나서부터다. 올해 7월
[장영엽 편집장] 백신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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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발표된 곡들이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로 발매되어 듣기 어려워진 아이돌 그룹 ‘매드몬스터’의 4번째 싱글 《내 루돌프》 뮤직비디오가 3주 만에 조회 수 500만건을 가볍게 달성하고 순항 중이다. 영상에 달린 3만개가 넘는 엄청난 댓글까지, 그야말로 우리를 ‘맫며들게’ 만들고 있다.
감동한 ‘60억 포켓몬스터(팬클럽 명)’ 팬들의 호응의 글들은 공동창작 수준의 창의성을 보여주며 조회 수보다 더 큰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뮤직비디오 공개 후 컴백 무대는 스타들의 공식처럼 Mnet 음악 프로그램 <엠카운트다운>에서 가졌고 시공간이 일그러질 만큼 아우라를 발산하는 아이돌 그룹의 위용을 자랑하며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어진 패션잡지 <에스콰이어> 화보는 “필터 썼나 의심될 정도의 비주얼”로 사람들의 찬사를 받았으며, 멤버인 탄과 제이호의 미모를 감출 수 없는 인터뷰가 부록으로 포함되어 있다.
그러자 늘 그렇듯이
[송길영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준며들다 ‘맫며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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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드라마를 즐겨 보는 독자라면 ‘쇼러너’(Showrunner)라는 단어를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드라마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작가 방’(writer’s room)에 소속된 모든 작가들을 총괄하고, 매 에피소드의 최종 결정권을 가진 쇼러너는 그야말로 시리즈의 얼굴이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다. ‘떡밥의 제왕’이라 불리는 J. J. 에이브럼스처럼 국내에서 막강한 팬덤을 형성한 쇼러너도 있으나, 메이킹 필름이나 블루레이 코멘터리를 통해 종종 관객을 만나고 목소리를 들려주는 할리우드 감독들에 비해 미국 드라마 쇼러너들의 제작기를 직접 들어볼 기회는 드물었다.
그러던 차에 김성훈 취재팀장이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냈다. 미드 <굿 닥터> 제작자로 잘 알려진 엔터미디어콘텐츠 이동훈 대표를 취재하던 중 할리우드에서 재능을 인정받아 쇼러너로 활약 중인 한국계 시나리오작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거다. 멀게만 느껴지던 미국 드라마 업계에 코리안-아메리칸으로서의
[장영엽 편집장] 할리우드 ‘작가 방’으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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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의 25번째 영화 <인트로덕션>은 담담한 마음으로 관람하다가 어퍼컷을 세게 얻어맞은 기분으로 극장을 나서게 되는 작품이다. 송경원 기자는 이번호 기획 기사에서 “시작의 지점 바로 앞, 문 앞에 선 존재들의 시간을 그러모은 영화”라는 감상을 덧붙였는데, 그의 표현처럼 무언가 시작되기 직전의 전조감으로 가득했던 영화는 마지막 장에 이르러 다가오는 것들을 온몸으로 맞이하는 주인공 영호(신석호)의 모습으로 끝을 맺는다.
만나려던 아버지를 만나지 못하고, 선택하고 싶었던 직업을 택하지 못하고, 지키려던 사랑을 지키지 못한 그는 겨울 바다에 몸을 담근다. 감기 걸리겠다며 걱정하는 친구를 뒤로하고 조금만 바닷속에서 버텨보겠다던 청년은 파도에 휩쓸리고 물을 먹고 추위를 이기지 못해 다시 뭍으로 나온다. 이 단순하면서도 힘 있는 움직임이 <인트로덕션>의 마법 같은 클라이맥스를 만들어낸다.
시린 겨울 바다의 촉감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것과 짐작하는 것은 결코 같
[장영엽 편집장] 인트로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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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수업에서 나는 쪽글이라는 이름으로 짧은 글을 쓰게 한다. 그 대신 중간고사와 학기말고사를 따로 보지는 않는다. 주로 다음 수업에 다룰 내용들을 미리 생각해보게 하거나, 그날 수업에서 다룬 얘기를 좀더 새겨보는 얘기들을 주제로 낸다. 최근에 ‘54세의 어느 황사 가득한 봄날’을 주제로 냈다. 수업의 주제는 자연현상 중에서 ‘늙어가는 것’이었다. 20대 초반인 학생들이 자신들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좀 살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고, 스스로도 그런 먼 미래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20대 초반인 학생들이 지금 내 나이가 되면 어떻게 될까? 아니 세상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 그렇게 질문을 해놓고 나니, 나도 안 해본 생각들을 좀 하게 됐다. 과연 나는 그 시절까지 살아 있기나 할까? 30여년 후, 나도 잘 모르겠다. 나는 그렇게 건강한 스타일이 아니라서, 장담할 수가 없다.
지금 20대는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10대 연구를 몇년간 좀 해
[우석훈의 디스토피아로부터] 54세의 어느 황사 가득한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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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동료 제작자들이 저에게 이렇게 물어보더군요. 씨네2000은 씨네21 자회사냐고요. 아마 두 회사가 같은 해(1995년)에 생긴 데다 이름도 비슷해서 그런 질문을 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좋으나 싫으나 함께 가야 할 운명인가 봅니다. 앞으로도 잘해봅시다.”
지금으로부터 11년 전, <씨네21>의 창간 15주년을 기념하는 사진전에 참석한 영화 제작사 씨네2000 이춘연 대표의 말이다. <여고괴담> 시리즈를 기획한 눈 밝은 제작자이자, 한국영화계의 큰 어른으로서 수많은 영화계 행사의 연사를 맡았던 그는 언제 어디에서든 좌중을 웃음 짓게 하고 귀 기울이게 하는 진귀한 능력의 소유자였다. <씨네21>과 오래오래 함께하자던 이춘연 대표가 지난 5월 11일, 71살로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심장마비. 얼마 전 막을 내린 전주국제영화제부터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의 시사회, 지난 3월 후원이 중단됐음을 알린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의 앞날을 모색
[장영엽 편집장] 함께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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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책의 반응을 적극적으로 검색해보지는 않지만 소셜 미디어에서 ‘책의 말들’과 ‘겨울서점’ 키워드를 팔로하는 정도의 성의는 보이고 있다. 어쨌든 책을 쓴 사람으로서 책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을 읽는 것이 즐겁기도 하고 저자로서 느끼는 바도 많기 때문이다. 같은 책을 읽고 떠올리는 생각이 이렇게나 다를 수 있다니. 내가 드러내지 않은 감정까지도 읽어내는 독자들을 보면서 독자란 이토록 무서운 것이다,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좋은 말만 있는 건 아니라서 흠칫 놀랄 때도 있다. 그 내용이 이해할 수 있는 근거에 기반한 비판이거나 책의 어쩔 수 없는 한계일 때는 나도 고개를 끄덕이며 읽는다. 나를 당황시키는 건 그렇지 않을 때다. 매주 얼굴과 목소리를 드러내고 생각을 이야기하는 직업을 가졌으니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내가 ‘젊은’, ‘여성’이라는 것을 안다.
유튜브 채널을 보지 않고 책부터 읽었거나 책만 읽은 독자들과는 달리 유튜브를 한번이라도 본 독자들은 나의 상을 머릿속에 그린 상
[김겨울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젊은’ ‘여성’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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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따, 의자 좀 옆으로 갖다붙여 앉아야~.” 이번호에 소개한 최성열 사진기자의 아카이브 기사는 11년 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열린 독립영화 막걸리 파티의 한순간을 조명한다. 예상보다도 훨씬 많은 인원이 몰려드는 바람에 종업원들이 이동할 자리도 없어 주인아주머니의 구수한 타박을 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옆 사람의 어깨가 부딪힐 정도로 촘촘히 끼어 앉아 다 함께 ‘건배’를 외치던 사진을 보며 인산인해였던 영화제의 밤 풍경은 이제 정말로 아득한 과거가 되어버렸구나 싶다.
해마다 전주국제영화제의 공식 데일리를 발행해온 <씨네21>의 마감 풍경 역시 코로나19와 함께 바뀌었다. 정상 개최를 선언한 올해의 전주국제영화제는 팬데믹 이후 기자들이 가장 오랫동안 현장에 머문 영화 축제이기도 했는데, 온라인 데일리팀으로 참여한 김성훈·조현나·남선우 기자, 최성열 사진기자를 대면한 횟수가 손에 꼽는다.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낮에는 각자의 공간에서 취재와 마감을 하고 저녁 식사
[장영엽 편집장] 소셜 디스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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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유튜브 속 나의 눈길을 끈 영상은 “카메라 잡아먹었다는 김선호의 추억여행씬”이었다. 2009년 연극으로 데뷔해서 2017년 TV드라마에 출연하기까지 장장 8년 넘게 현장의 무대를 지키며 커리어를 쌓아온 배우 김선호는 더 많은 대중에게 사랑받는 지금도 꾸준히 연극무대를 지키고 있다. 헤어진 연인을 그리며 해변으로 추억여행을 가서 동영상을 찍는 모습에 엉뚱하게도 연기 감독을 자처하는 행인과 어촌의 촌부들이 참견을 하고 카더가든의 발라드가 오버랩되는 엄청난 혼종의 7분여는 도무지 다음 장면을 예측할 수 없도록 긴장시킨다.
마지막 대사에 이르면 본인도 이것이 무엇인지 헛갈려하는 이 창의적이고 흥미로운 영상은 다름 아닌 캐논의 카메라 광고였다. 정신없이 몰아쳐도 제품 기능 소개와 효용까지 빠뜨리지 않아 정체 모를 동영상을 광고라고 분류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렇지만 드라마와 코미디, 뮤직비디오와 광고가 포함된 이 영상을 그저 광고라고만 치부하기가 미안해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이 아닐
[송길영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너의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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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지난 1년 새 한국인의 영화 축제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봉준호 감독이 샤론 최 통역사와 함께 감독상의 시상자로 나서고, <미나리>의 윤여정 배우가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2021년 오스카는 한국영화계의 저력을 다시 한번 글로벌 무대에 선보이는 자리였다. 새로운 역사가 쓰여진 만큼 지난해부터 SNS로 실시간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를 시작한 <씨네21> 취재팀의 하루도 덩달아 숨가쁘게 흘러갔다.
특히 올해는 김성훈, 송경원, 임수연, 김소미, 남선우 기자가 트위터의 새로운 음성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인 ‘트위터 스페이스’(#TwitterSpaces)에서 아카데미 시상식을 해설했다. <씨네21>을 통해 스페이스 기능을 처음 접한다는 소감부터 세 시간 반 동안 단 한 차례의 휴식도 없이 매끄러운 진행을 선보인 기자들이 놀랍다는 이야기까지, 다양한 반응을 접할 수 있었다. 주간지의 긴 호흡에서 벗어나 실시간으로 청취자들과 교
[장영엽 편집장] 오스카의 밤이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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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점이 ‘페미니스트가 아니한 자’를 찾는 채용 공고를 게시했다. 이 공고는 삭제되었지만, 이와 같은 차별은 끝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애써 분노하고, 잘못을 지적하고, 민원을 넣고, “물의를 일으켜 송구하다”는 뒤끝 나쁜 결과를 본다. 차별은 잘못이 아니라 ‘논란’으로 남고, 이 일을 잊기도 전에 다음 차별 사건이 또 발생한다. 또 분노하고 잘못을 지적하고, 이도 저도 아닌 결과를 본다.
이래서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
국회 앞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플래카드를 펼치고 찬바람을 맞다 몸싸움에 밀려났던 게 2017년이었던가? 2016년이었던가? 2007년이었을지도 모른다. 인권조례에서 성소수자 인권이라는 말을 지키기 위해 자리를 깔고, 콘센트가 있는 기둥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었던 것은 2018년이었나? 2019년이었나? 소위 보수개신교 언론의 카메라 앞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은 유엔의 권고사항이라는 토론회를 열었던 건 언제였더라? ‘차별금지법 반대세력’에 막혀 건물에서
[정소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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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정 윤.”(Yuh-Jung Youn) 지난 1년간 우리는 글로벌 무대에서 익숙한 한국 배우의 이름이 낯설게 호명되는 모습을 수도 없이 지켜봐왔다. <미나리>의 순자 역으로 단숨에 2020, 2021 시상식 시즌의 가장 찬란히 빛나는 스타가 된 윤여정의 행보는 그의 자연스러우면서도 유니크한 매력이 한국을 넘어 세계의 영화산업 관계자들과 관객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점을 일깨워주었다. 이틀 뒤로 다가온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한국 시각으로 4월 26일 오전 9시)에서 다시 한번 ‘여정 윤’이 호명되는 순간을 기다리며, <씨네21>은 창간 26주년을 기념하는 마지막 특집호를 배우 윤여정 스페셜 에디션으로 구성했다.
두달 전 설 합본호를 통해 소개한 봉준호 감독과의 대담 기사가 배우 윤여정의 생각과 목소리를 오롯이 담은 특집이었다면, 이번 스페셜 에디션에서는 기자, 평론가, 감독, 배우, 작가, 제작자, 촬영감독, 매니지먼트 대표, PD, 스타일리스트 등 국내외
[장영엽 편집장] 윤여정의 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