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간도>의 창조자, 홍콩영화의 대들보 유위강 감독을 지난 10월8일 부산에서 단독 인터뷰했다. 창밖에는 어부들이 낚시로 문어를 낚아올린다. 수영만에 정박한 유람선 위에서 마주한 유위강 감독은 호기심과 장난기가 많고 날카로운 눈매를 지녔다. 테이블 하나만 덩그러니 놓인 넓은 유람선 내부에서 바다를 내다보는 그의 모습은 <무간도>의 한 장면처럼 느껴졌다. 아시아가 주목하는 흥행감독이자 타고난 촬영감독, 홍콩 스튜디오 시스템의 적자 유위강 감독이 말하는 글로벌 프로젝트 <데이지>의 윤곽, 그리고 아시아영화의 현재와 미래.
-<데이지>는 홍콩 감독과 스탭, 한국의 배우, 네덜란드 스탭들이 결합한 다국적 영화다. 그리고 한·중·일 3국이 투자했다. 2개월을 촬영한 이 영화의 프리프로덕션 과정이 궁금하다.
=한국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전부터 있었다. 투자자는 홍콩 감독인 나를 원했고 시나리오가 좋았다. 연출하기로 결정한 뒤에는 서로 만
글로벌 프로젝트 <데이지>의 유위강 감독
-
코르셋으로 조여진 개미 같은 허리 아래로 후프 스커트(버팀살로 부풀려진 치마)를 입은 여신이 조로에게 검을 내지른다. 검보다 강렬한 눈빛이 복면의 상대에게 꽂힌다. 캐서린 제타 존스. 1969년생인 그녀는 눈부신 외모와 검을 동시에 내밀며 <마스크 오브 조로>에 등장했다. 안토니오 반데라스를 도발하는 그녀는 흡사 비비안 리의 환생처럼 보였다. 얇고 길게 그려진 아이라인, 고양이를 닮은 눈, 흑단 같은 머리결은 두 사람의 공통분모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오만하고 공격적인 남부의 여성상 스칼렛 오하라를 보여준 비비안 리의 강인함은 영웅에게도 꺽달지게 대드는 스페인 귀족의 딸 엘레나를 연기하는 제타 존스에 의해 계승됐다. 그녀들은 여성스러움을 잃지 않고 강인함을 만들어낸다. <마스크 오브 조로>는 개인적으로도 제타 존스의 인생을 단숨에 바꿔놓는다. 프로모션차 방문한 프랑스 도빌에서 그녀는 25살 연상이자 생일이 똑같은 남편 마이클 더글러스와 처음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도도함, <레전드 오브 조로>의 캐서린 제타존스
-
스카이라운지의 넓은 창을 향해 담배연기를 내뿜는 류승범의 뒷모습은 건조해 보였다. 일요일 정오, 아무도 없는 카페에서 만난 그는 평소처럼 밝게 인사를 건넨다. 이렇게 일상에서 마주하는 류승범에게는 <주먹이 운다>의 상환이 보여주는 괴력의 몸부림도 <품행제로>의 중필이 일삼던 엽기적인 행각도 전혀 겹쳐지지 않는다. 그는 “요즘은 평범하게 사는 게 제일 힘들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배우로서의 매력은 작품에서만 보여줘도 충분하니까”라고 입을 뗀다.
<주먹이 운다>에서 야수처럼 달려드는 상환을 연기했던 류승범이 말랑말랑한 로맨틱코미디 <야수와 미녀>를 다음 순서로 정한 것은 다소 의외였다. “<주먹이 운다>는 매우 좋은 작품이고 기억에도 오래 남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빨리 털어내야만 했다. <야수와 미녀>는 <주먹이 운다>와 성격이 판이하고 전작의 강인한 캐릭터가 전혀 연상되지 않는다. 가급적이면 전작의 느
꽃다발을 든 섀도 복서, <야수와 미녀>의 류승범
-
흐린 하늘 아래 수그린 10월의 공휴일, 오후 느지막이 민규동 감독과 약속을 잡았다가 유난히 일찍 문 닫는 카페에서 도중에 쫓겨나왔다. 두 잔째의 따뜻한 커피를 찾아 서늘한 땅거미 속을 걷다가 민규동 감독이 문득 말했다.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가 <해피 엔드>랑 함께 극장에 걸렸는데, 이번에도 정지우 감독님 <사랑니>와 비슷하게 개봉하네요.” 그러고보니 두 감독 모두 여섯해 만에 두 번째 영화를 만들었다. 해질녘에 촉감하는 시간의 무게는 한결 묵직했다. 하지만 영화를 마친 민 감독은 몇년 만에 보는 맑게 갠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래 어떻든 간에 인생은 좋은 것이다”라는 괴테의 경구로 시작해 “몇번이라도 좋다. 이 끔찍한 생이여, 다시!”라는 니체의 인용으로 끝나는 민 감독의 새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일곱 커플, 열 세 사람의 특별한 일주일을 한달음에 그리는 분주한 영화다. 하지만 민규동 감독은 영화 <내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의 민규동 감독
-
-
“아니,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다니….” 지난 7월18일 <새드무비>의 포스터와 <씨네21> 표지 촬영장인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차태현은 중얼거렸다. 단지 같은 소속사의 스타들이 한데 모인 게 신기해서가 아니었다. 이날은 처음으로 <새드무비>에 출연한 여덟 배우가 함께 자리한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새드무비>는 네 커플의 사랑 이야기가 얽혀 있는 영화인 탓에 이들은 자신의 상대 외엔 거의 촬영장에서 접할 수 없었다. 임수정은 “각자의 몫을 잘 해나가면서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룬다면 아름다운 영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이렇게 모인 풍경을 보니 아름다운 영화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탁 트인 공원에 나오는 게 오랜만인데, 이렇게 다 함께 있으니까 소풍 나온 것 같다”는 이기우의 말처럼, 이날 촬영장 분위기는 영화의 제목과 반대로 밝고 활기찬 느낌이었다.
반면, 촬영을 맡은 이전호 작가의 마음은 심란했다. “여덟명의 모습을 한꺼
<새드무비> 포스터 촬영현장에서 생긴 일
-
국가대표 영화 카피라이터, 연간 50만명의 네티즌이 방문하는 개인 블로그의 주인공, 5년 넘게 주요 일간지와 영화잡지에 글을 연재하는 칼럼니스트, 강우석 감독이 공인한 ‘영화광고의 천재’이며 충무로 16년차인 씨네월드 정승혜 이사가 영화사 아침을 차렸다. 그녀는 1989년 신씨네에 입사하며 영화계에 입문했고, 1991년의 씨네씨티를 거쳐 1992년에 문을 연 씨네월드의 창립멤버로 참여한다. 배우 박중훈은 그들을 “두명의 천재와 한명의 휴머니스트”라 칭하고 쇼이스트 김동주 대표는 “충무로에서 가장 빛나는 기획영화집단”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강우석 감독이 “정승혜가 나가면 시네월드는 망한다”고 지목했던 정승혜는 김동주, 김미희 같은 절친한 친구들이 승승장구한 지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에서야 자신의 이름을 내건 영화사를 차렸다. 창립작은 화제의 커플 조승우와 강혜정이 출연하는 멜로영화 <도마뱀>이다. 씨네월드가 만드는 영화 대부분의 논의와 계약이 이루어진다는 충무로 카페에서
조승우·강혜정 주연의 <도마뱀> 찍는, 영화사 아침 대표 정승혜
-
폭우가 쏟아지던 한밤중, 스튜디오 2층에는 나란히 붙어 있는 2인용 소파 두개가 있었다. 아주 오래전부터 스타였던 배우답게 한석규는 정해진 것처럼 소파 중 하나에 깊숙이 기대었고, 몇개 놓인 플라스틱 간이의자를 끌어다가 그 앞에 앉으려 하자, 첫마디를 건넸다. 쿠션을 톡톡 두들기며 “여기에 앉지 그래요?” 머뭇거리자 다른 소파를 두들기며 “여기가 괜찮겠네”. 인터뷰 내내 한석규는 비슷했다. 편안해져도 될 듯한 질문엔 거리를 대번에 좁히고, 아닌 듯싶으면 정색을 했다. 다행히도 그를 만나게 된 계기는 한석규가 “신은경과 공형진 모두 밝은 친구들이고 시나리오도 유쾌하여” 재미있게 찍었다는 <미스터주부퀴즈왕>이었다. “신은경씨하고 나, 참 잘 어울렸죠? 베드신도 경박하지 않고 일상적인 부부처럼 나와서 좋았어요.” 생각해보니 몇년 동안의 공백을 두고 <이중간첩>으로 돌아온 뒤 한석규가 이처럼 마음 놓고 웃는 모습을 보여준 영화는 처음이었다.
한석규가 95년 <닥
다시 편안한 남자로, <미스터주부퀴즈왕>의 한석규
-
‘낙망은 청년의 죽음이요, 청년의 죽음은 민족의 죽음이다.’ 도산 안창호의 말이 <너는 내 운명> 내내 마치 주문처럼 떠다닌다. 포스트모던조차 한물간 듯한 시대에 웬 구닥다리 같은 말씀? 이 역설만 봐도 <너는 내 운명>은 ‘통속 사랑극’으로 위장한 모종의 프로젝트처럼 느껴진다.
사랑이 어떻게 변할 수 있냐, 라고 영화는 호통친다. 우리의 용기없음이, 혹은 줏대없음이, 운명적인 사랑을 만들지 못하는 거라는 호통이다. 어쨌든 현실은 녹록지 않다. 그게 굳이 사랑이 아니더라도 은근과 끈기로 끝까지 밀어붙이면 어떤 일이고 성취할 수 있을 듯하지만 웬만해선 어디선가 태클이 들어오게 마련이고, 휘청대다가 넘어지기도 하는 게 일상이다. 여기에 젖어(?) 잊고 있었던 걸 강력하게 깨닫게 해주려는 영화의 진심에 대해, 영화 밖에 엄존하는 현실과의 관계에 대해 박진표 감독에게 동시에 묻고 싶었다.
또 하나. 박진표 감독의 실제 화법이나 스타일은 대단히 차분하고 안정돼 있다
<너는 내 운명>의 박진표 감독
-
‘헬로 김치’라는 노란색 포스터가 내걸린 동숭씨네마텍. 추운 날씨 때문인지 오가는 발걸음이 뜸했다. 12월18일부터 23일까지 엿새 동안 외국에서 활동중인 젊은 한국감독들의 작품을 모아 소개하는 이 자리에 관객은 별다른 관심을 내비치지 않았다. 날도 추운데, ‘나는 누구인가’ 하는 을씨년스런 고민에 덩달아 심각해지기 싫은 탓일까. 사실 재외한인 감독들의 작품이라고 해서, 한국인입네 정색하는 작품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면, 써니 리(이선영) 감독의 작품을 만나야 했다. 그가 미국서 들고온 단편 <카우걸> <중국음식과 도넛>은 만듦새도 깔끔하지만, 재기발랄하고 유쾌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극장 밖으로 나올 즈음, 관객의 머릿속에 불쑥불쑥 묵직한 생각거리들이 튀어오르게 하는 재주가 범상치 않다.
써니 리 감독은 4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 버지니아로 건너갔다. “특별히 잘하는 건 없지만, 얘기 만드는 걸 좋아해서” 영화에 관심을 기울였고, 시
재외한인영화제에 <카우 걸> 출품, 방한한 재미한인 감독 써니 리
-
섹스의 여신 마돈나가 “평생의 유일한 사랑”이 있다고 고백한다면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뾰족한 원뿔을 가슴에 달고 남성 댄서들을 희롱하는 마돈나, 거리낌없이 오럴 섹스를 재현하는 이 위협적인 섹스심벌도 한 남자에게 마음을 준다는 사실에 남자들은 질투섞인 안도의 한숨을 내쉴 것이다. 그가 ‘할리우드의 악동’으로 소문난 숀 펜이라면 더욱 안심이다. 파파라치가 탄 헬기를 향해 권총을 쏘아대고 기자들에게 주먹을 휘두르던 숀 펜은 사람들이 보기에 그저 난폭한 젊은이였을 뿐이며, 그에게 얻어맞고 이혼한 마돈나는 별 수 없는 ‘여자’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선 ‘마돈나의 남편’을 둘러싼 수다와 다소의 진실을 걷어내자, 그래야 동세대의 가장 재능있는 배우로 평가받는 숀 펜 자신이 비로소 드러나기 때문이다. 사방으로 터져나오는 분노와 수상한 열정을 감추지 않는 배우. 단 한번도 순종적이지 않았던 숀 펜은 할리우드의 통념과 소비적인 이미지에 반역을 기도한다. 그의 반항은 10대 혹은 2
할리우드를 향해 총구를 겨누다, 의 숀 펜
-
송혜교를 만났다. TV에서만 봐오던 그를 영화촬영지에서 만났다. 두 남녀 고등학생의 순수한 사랑을 그린 멜로 <파랑주의보>는 송혜교의 첫 영화다. <순풍 산부인과>를 거쳐 <가을동화>로 스타덤에 오른 뒤 커리어의 상승 곡선을 그려온 그는, 사진촬영을 약속한 일요일 오후 낡은 여행가방과 모자를 들고 한적한 길 위에 덩그러니, 그렇지만 곧게 서 있었다. 거센 바닷바람이 그의 긴 머리카락을 짓궂게 휘저어놓아도 빙그레 웃으며 머리칼을 조금 쓸어올리거나, 얼굴이 새카맣게 뒤덮이도록 그냥 두었다. 그는 여행을 시작한 사람이다. 자신이 연기자로 커온 집을 떠나 조심스레 타지를 찾은 이방인이다. 그럼에도, “모니터를 보는 것부터 버릇이 들지 않았다”는 현장에서 오로지 연기가 걱정이라는 나지막한 목소리가 타지의 바람소리보다 선명했다.
스무살이었어요, <가을동화>를 했을 때가. 첫 주연작이죠. 연기가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정말 순수하게 연기했던 작품이에
소녀, 여행을 떠나다, <파랑주의보>의 송혜교
-
13인의 아해가 애림의 그림을 보오. 장소는 막다른 골방이 적당하오. 제 1의 아해가 무섭다고 그리오. 제 13의 아해도 무섭다고 그리오. 그중에 1인의 아해가 무서운 아해라도 좋소. 그중에 13인의 아해가 무서워하는 아해라도 좋소. 애림은 무서운 그림을 그리고 괴이한 애니메이션을 만드오. 장소는 막다른 작업실이 적당하오.
1997년 만화잡지 <나인>의 창간은, 만화인들과 만화 애호가들에게는 <씨네21>의 창간과도 비슷한 사건이었다. 이강주, 박희정, 이진경, 이정애, 김준범, 유시진 등 젊고 의기양양한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 순정만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전대미문의 작가는 이애림이었다. 사실 ‘순정만화’라는 카테고리로 그를 엮는 것 자체가 가능한 일이 아니다. 강간과 살인과 근친상간과 카니발리즘. 붉고 검은 색채로 그려진 그로테스크한 인체배율의 캐릭터들은 8년이 지난 지금에도 괴이한 생동감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사실, 이애림
애니메이션 <육다골대녀>의 이애림 감독
-
단 한편의 영화로 천국과 지옥을 다 맛봤다면, 그건 배우에게 행운일까 불행일까? 김태연(23)은 데뷔작 <거짓말>로 국제 무대에 서는 행복과 분신 같은 영화가 처참하게 짓이겨지는 불행을 동시에 겪었다. 서럽게 울면서 흠씬 맞아가면서 영화를 찍기는 괴로웠지만 그러면서 자기 안에 숨겨진 보석 같은 재능을 발견한 건 행운이었다.
김태연은 미지의 배우다. 유일한 영화 출연작인 <거짓말>은 등급보류로 관객과의 만남을 봉쇄당했고, 유일한 TV드라마 출연작인 <러브 스토리>는 아직 촬영도 끝나지 않았다. 그런데도 그의 사진이 세계 유명 여배우들과 나란히 이탈리아판 <엘르>에 실렸고, 일본 화장품CF의 오디션 제의를 받았으며, 새로운 세기를 이끌어갈 한국영화 유망주로 거론되고 있다.
배우에게 데뷔작이 은막으로 가는 통과의례라고 한다면, 김태연은 꽤나 수고로운 제의를 치른 셈이 된다. <거짓말>에서 그가 그려낸 Y는 결단코 예사로운 인물
망가진 역할이 아름답다, <거짓말>의 김태연
-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거의 모든 언론사에서 ‘써먹는’ 만만한 송년기획이 있다. 올해의 10대 뉴스 따위를 뽑아서 우려먹는 것이다. 심심풀이로 영화계의 10대 사건이나 뽑아보자. 영화인들의 스크린쿼터 사수 투쟁, 새 정부의 영화진흥정책이 어쩌고, 몇가지 뉴스를 떠올리는데 ‘춘희’가 슬그머니 얼굴을 디민다. 저 여자 누구야? 고개를 갸우뚱할라치면 뒷머리를 한가닥으로 단정하게 묶은 주차단속원 다림이도 배경처럼 서 있다. 저 여잔 또 누구야?
영화배우 심은하(26)의 ‘발견’, 올해 한국영화계의 두드러진 수확 중 하나다. 세밑 극장가에 훈풍을 몰고온 <미술관 옆 동물원>에서 춘희를 연기한 그에 대한 관계자들의 평가는 거의 만장일치에 가깝다. ‘가뭄의 단비’라거나 ‘장마 끝의 갠 하늘’ 같다는 상찬이 지나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심은하의 가능성과 그의 연기 패턴에 ‘물이 올랐음’은 굳이 부인하지 않는다. 심은하가 이 영화에서 흐뭇함을 느끼는 것은 관객들의 환호와는 조금 다른 이유에
춘희, 장마 끝 갠 하늘, <미술관 옆 동물원>의 심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