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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눈에 띄었다. SS501 멤버로 데뷔했을 때부터 사람들은 꽃보다 아름다운 그의 외모를 칭찬했다. 처음엔 하나의 상품으로 소비되는 아이돌의 느낌이 강했다. 예쁘장하게 포장된 상품으로 각종 예능프로그램에 전시됐었으니까. 김현중, 그가 조금은 특별한 아이돌로 비쳐지게 된 건 아마도 가상결혼 생활을 보여주는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뒤부터인 것 같다. 아이돌답지 않게 솔직한 말과 행동 그리고 독특한 사고방식. 그건 단순히 대중 앞에서 망가지기만 하는 것과는 다르다. 김현중은 자신의 머리를 굴려 몸을 움직이는 아이돌이 되려 했다. 꼭두각시가 아닌 자신의 소신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
승조, 지후, 그리고 김현중
그런 그가 드라마 <꽃보다 남자>로 연기를 시작했을 때, 섣불리 연기에 도전하는 아이돌이 되려는 건가 싶었다. 드라마는 화제가 됐지만 김현중의 연기는 도마에 올랐다. 김현중은 윤지후라는 캐릭터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붕 떴다. 어색한 말과 행동. 스스로도 “
[김현중] 순정만화처럼 명랑만화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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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출신이다.
=대학 입학 전까지 제주도 산동네에서 자랐다. 늘 도시에 대한 동경이 컸다. 어릴 때 엑스트라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다. 첫 엑스트라 출연작이 MBC <베스트극장>이었는데, 촬영 끝나자마자 5만원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키가 172cm로 정말 크다.
=정확히 171.8cm다. 배부른 소리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큰 키가 내겐 딜레마다. 보통 여배우들은 키가 작잖나. 사람들이 ‘모델 출신 아니냐’고 물어보는데 난 모델과 거리가 멀다. 걸음걸이도 안 예쁘고.
-<악마를 보았다>의 세정 역에 어떻게 캐스팅됐나.
=오디션을 봤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어렵더라. 정사신 때문이었다. 캐릭터 설정과 대사도 어려워서 촬영 직전까지 감을 못 잡았다. 그래서 김지운 감독님께 ‘왜 캐스팅했냐’고 물어봤다. 감독님께서는 ‘풋’하고 웃으시더니 ‘혼자서 생각해봐라’고 하시더라.
-세정은 어떤 인물인가.
=온전한 정신을 가지거나 현실에 있는 여자는 아닐
[who are you] 김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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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했다?
박재범이 변했다고 생각했다. “이런저런 일 때문에 신문에 너무 많이 나와서” 잔뜩 웅크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그렇지 않겠는가. 한국 비하 발언 논란으로 도망치듯 미국으로 떠났고, 몸담고 있던 아이돌그룹 2PM에서도 영구 탈퇴했으니 예전처럼 환하게 웃을 수만은 없었을 거다.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났어요.” 그리고 올해 6월, 박재범은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에서 활동해야겠다는 결심은 안 했어요. 팬들이 절 많이 보고 싶어 했고, 저 역시 팬들이 보고 싶어서 유튜브에 춤과 노래 동영상을 계속 올린 거예요. 또 친구들이랑 영화 찍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겨서 한국에 온 거고요. 이렇게 인터뷰를 많이 하게 될 줄도 몰랐어요.” 박재범은 두달 남짓 동안 의류 브랜드 모델로 발탁돼 사진을 찍었고, 다른 가수의 음반에도 참여했고, <믿어줄래> <베스티> 등 자신의 신곡도 발표했고, 장애인체육홍보대사에도 위촉됐고, 영화까지 찍었다. 새
[박재범] 일단, 그저, 흘러가는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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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두고 이야기될 것이다. 막다른 상황에 몰린 한 남자가 목숨을 걸고 심신을 모두 내던지는 이야기, 그 이야기의 사이사이 포진한 날카롭고 정교한 액션. 스토리의 전개에 따라 주인공 태식이 느끼는 분노와 절망의 크기에 따라 점점 증폭되는 액션 감정은 놀라운 진폭을 보여주었다. 이제 <아저씨> 이후에 나오는 한국 액션영화들은 언제나 <아저씨>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사생결단> <사랑> 등을 거쳐 <아저씨>의 놀라운 액션을 책임진 박정률 무술감독을 만났다.
-액션연기쪽에 몸담은 지 얼마나 됐나.
=신재명 무술감독님 사단에 들어간 건 5, 6년 전쯤이지만 액션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17년 전부터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시작했다.
-원래부터 무술에 관심이 있었나.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어릴 때부터 축구를 시작으로 합기도, 유도, 복싱 등을 배웠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장차 뭘 할지, 내가 남들보다 잘하는
[박정률] 전세계 무술의 뉘앙스까지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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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25000: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됐다.
=원래 미국태권도협회 텍사스 챔피언이다. 지금 13살인데 태권도는 10살 때부터 배웠다. 마침 태권도 사범님이 원작 만화 팬이셨는데, 파라마운트에서 아앙 역의 유단자를 찾는다는 광고를 보시고 “이 역은 너한테 딱이야”라며 추천해주셨다. 오디션용 DVD를 보내고, 한달 뒤 나이트 샤말란 감독을 만났다.
-아앙은 어떤 역할인가.
=세계 평화를 지키는 사람. 물, 불, 흙, 바람을 모두 지배할 수 있는 아바타의 운명을 타고난 에어벤더다.
-유단자라 아앙의 액션 연기에 도움이 컸겠다.
=내가 배운 태권도와 영화 속 무술은 좀 다르다. 특히 영화의 주요 무술인 우슈는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기술을 습득해야 했다. 한달 정도 따로 무술을 배웠다. 그 과정이 너무 즐거웠다.
-지금은 머리를 길렀는데, 삭발을 감행한 건 힘들었겠다.
=영화를 위해서 삭발한 게 아니라, 그전에 태권도할 때 편하려고 삭발했었다. 친구들이 TV영웅 같다고 ‘아바
[who are you] 노아 링어 Noah Ri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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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스타 반창회라도 열린 것일까. 실베스터 스탤론의 8번째 영화 <익스펜더블>은 캐스팅만으로도 눈길을 끈다. 스탤론은 물론이고 제이슨 스타뎀, 이연걸, 돌프 룬드그렌, 미키 루크, 브루스 윌리스, 에릭 로버츠, 아놀드 슈워제너거, 스티브 오스틴, 랜디 커투어 등 전·현직 액션 배우들이 전부 출연한다. 그리고 그들은 한목소리로 외친다. “CG도, 와이어도 필요없다. 몸으로 직접 부딪히는 액션을 보여주겠다. 그것이 진정한 80년대 액션이다!”
영화 <익스펜더블>은 바니 로스(실베스터 스탤론), 리 크리스마스(제이슨 스타뎀), 인 양(이연걸), 거너 젠슨(돌프 룬드그렌), 툴(미키 루크), 톨 로드(랜디 커투어), 헤일 시저(테리 크루즈)로 이루어진 용병 조직에 관한 이야기다. 이들은 정체불명의 사나이 처치(브루스 윌리스)에게 아무도 수행하지 못한 임무를 받는다. 남미에 위치한 섬나라 빌레나의 독재자 가자 장군(데이비드 자야스)를 축출해달라는 것. 제안을 수락
[실베스터 스탤론, 이연걸, 제이슨 스타뎀] 퇴물 액션 배우라고? 웃기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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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1978년생. (원)빈이 형보다 한살 어리다.
-SBS 공채 탤런트라고.
=연극과 영화를 계속했다. <첫사랑>이 첫 연극이었고 <긴급조치 19호>가 첫 영화였다. <아저씨> 전에는 <킬 미>에도 출연했다. 그런데 지난해에 두어달 동안 일이 없었다. 마침 SBS 탤런트 공채 공고가 났고, 내 코가 석자라는 생각에 지원했다. 그때 내 나이 서른둘. 공채에 나이 제한이 있었다. 남자는 28살까지 지원 가능했는데 최종합격까지 한 거다. 처음엔 다들 내가 SBS 사장 아들인 줄 알았다니까.
-출연한 드라마는.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제중원> <온에어> <아내가 돌아왔다> 등 SBS 드라마에는 거의 다 나온 것 같다.
-<아저씨>의 종석은 누가 봐도 악역이다.
=영화 찍으면서는 종석이가 주인공이라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숲은 감독님이 보실 거라 믿었고, 난 내 앞에
[who are you] 김성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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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 히로유키 다가와는 할리우드의 아시안 아메리칸 배우 가운데 유독 강렬한 눈빛의 카리스마로 기억되는 배우다. 이름과 작품이 즉각적으로 떠오르지 않더라도 아마 이 얼굴을 모를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마지막 황제>(1987)의 환관 역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이래 <리틀 도쿄>(1991)와 <떠오르는 태양>(1993)의 야쿠자, <모탈 컴뱃>(1995)의 사악한 마법사, <아메리칸 드래곤>(1998)의 야쿠자 보스, <아트 오브 워>(2000)의 사악한 기업가, <진주만>(2001)에서 어뢰에 대해 설명하는 장교, <엘렉트라>(2005)의 최고 악당 로쉬, <게이샤의 추억>(2006)에서 사유리(장쯔이)를 강제로 범하려던 남작 역할 등을 통해 주로 날카로운 인상의 악역으로 각인됐다
하지만 <삼나무에 내리는 눈>(1999)에서는 가츠오(릭 윤)의 아버지로, <하치 이야기&
[캐리 히로유키 타가와] 아시안 아메리칸 배우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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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굳이 원빈이어야 했을까. <아저씨>를 보기 전, 원빈의 캐스팅은 의구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액션을 따지자면, 그는 크게 검증되지 않은 배우이며, 누군가를 지켜내기보단 보호받아야 할 감성적인 캐릭터에 어울렸다. 그를 캐스팅한 이정범 감독 역시, “처음에는 원빈의 액션 연기에 우려를 표했다”는 심경을 토로했다. <아저씨>는 이 모든 기우를 뒤집는 배우 원빈의 반론이다. 섣부른 변신은 필요없었다. 배우 본연의 강점을 충분히 숙지하고 활용하는 것만으로, 최상의 결과는 내포되어 있었다.
호칭이 사람을 규정한다면, ‘아저씨’만큼 원빈을 규정하는 데서 벗어나는 단어도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영화 <아저씨>에서 원빈은 숱한 이들에게 아무렇지 않게 아저씨로 불린다. 그는 옆집 소녀 소미(김새론)가 유일하게 마음을 여는 ‘괜찮은 아저씨’이며, 소녀의 엄마가 한번 연애질해도 좋겠다고 대놓고 농을 거는 ‘얼굴 반반한 아저씨’다. 마약을 빼돌린 엄마 때문에 마약
[원빈] 완벽하게 강력해진 이 남자의 아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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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영국에서 태어났다고 들었다.
=1977년 9월15일에 런던 해머스미스에서 태어났다. 원래 이름은 에드워드 토머스 하디다.
-연기를 좀 늦게 시작했나보다.
=1998년 런던의 드라마센터에서 연극을 시작했다. 앤서니 홉킨스가 내 선생님이었다. 2003년 런던 이브닝 스탠더드 어워드에서 최우수 신인상을, 2004년 로렌스 올리비에 시어터 어워드에서는 신인상 후보에 올랐다. 그 동네에서는 아주 유망한 샛별이었다는 소리다.
-그래. 잘 알겠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별로 본 기억이 없다.
=2001년에 2차대전을 다룬 TV시리즈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 존 자노벡 일병 역할을 맡았다. 10부에서 교통사고로 죽는 역할이었는데 기억나나? 잘 찾아보면 <블랙 호크 다운>과 <마리 앙투아네트>에서도 날 발견할 수 있다. 내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건 <스타트랙 10: 네메시스>에서 피카드 선장과 맞붙는 악역 ‘신존 집정관’이다. 내 액션피겨도
[who are you] 톰 하디 (Tom Har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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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의 이병헌을 두고 김지운 감독은 알랭 드롱을 닮았다고 했다. 장르영화 속, 이병헌의 마스크는 그만큼 강렬하고 또렷하다. 김지운 감독의 <악마를 보았다>에서 배우 이병헌은 악에 몰려, 결국 스스로 악인이기를 택한 남자의 고통에 찬 얼굴을 보여준다. 얼음같이 차가운 냉랭함과 불같이 끓어오르는 뜨거운 분노의 크로스오버. 극한의 두 얼굴을 번갈아 쓰면서 배우 이병헌의 세포 마디마디 또한 쉬지않고 꿈틀거렸을 것이다. 오랜만에 충무로에 귀환한 배우 이병헌의 심경을 들어보았다.
이병헌을 만나기 전 미션이 주어진다면, 아마 그건 ‘그의 치밀한 머릿속을 헤집어보라!’일 것이다. 한류와 할리우드 진출, 대중영화와 작가주의영화를 손오공 구름 타듯 넘나들고 있는 그의 행보를 보고 있노라면, 데뷔한 지 20년 된 이 배우를 더이상 수식할 말이 없어진다. 누구나 그가 정점의 순간에 섰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자신만의 이상을 향해 사뿐히 한발을 더 올려놓을 줄 아는 명석
[이병헌] 질주, 그 남자의 어쩔 수 없는 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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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공이 뭐하는 곳이지?”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 김연호 대표와의 만남을 주변 사람들에게 슬쩍 흘렸더니 돌아온 반응들이다. 올해 무려 10주년을 맞은 기관이지만, 홍대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아이공’이란 이름은 다소 어색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면 어떨까. 아이공은 국내에 바버라 해머, 샹탈 애커먼, 마야 데런 등 여성주의 감독들의 영화를 처음으로 소개한 기관이라고. 서울국제영화제(국제디지털영화제), 레스페스트디지털영화제 등 디지털을 화두로 내세운 영화제들이 명멸하는 가운데 ‘서울뉴미디어페스티벌’이란 이름의 영화제를 올해까지 무난하게 주관해온 단체라고. 한국의 척박한 대안영상 문화를 발전시키는 데 이바지한 이 단체를 10여년간 혈혈단신으로 이끌어온 김연호 대표를 만났다.
-최근 오노 요코 기획전이 잘됐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아쉽다. 극장에 한달을 채 못 걸었거든. 지금 생각하면 상영 날짜를 좀 넉넉히 잡을걸 그랬다. 영화마다 배급사가 달라서
<김연호> ‘독립영화’만으론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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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死 두번째 이야기: 교생실습>(이하 <고사2>)의 시나리오를 티아라 멤버들이 모두 함께 받았다고 들었다.
=그렇다. 우린 그게 오디션인 줄 모르고 장난스럽게 대사 리딩을 했는데, 사장님이 그 모습을 보시고 나를 캐스팅하셨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
-가수로 데뷔했지만, 원래 연기자를 꿈꿨다고.
=맞다. 어렸을 때 TV에서 최진실 선배님이 출연하는 드라마를 보았다. 제목은 기억 안 나고, 엄청나게 펑펑 울고 계셨는데…. 그걸 보고 나도 울고 엄마도 울었다. TV 속 사람이 TV 밖 사람의 감정을 흔들고 울리다니! 나도 그런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해서 연기 학원도 다녔는데 우연히 길거리 캐스팅이 됐고, 가수로 데뷔하게 됐다.
-<공부의 신>의 나현정 역에 이어 또다시 고등학생 역할이다.
=교복 입고 또래 친구들과 함께 촬영하는 게 정말 좋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소속사 활동을 해 학창 시절이 거의 없었고 친구도 많이 못 사귀었다. 그래
[who are you] 박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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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끼>의 명장면 중 하나는 이장(정재영)의 오른팔 덕천(유해진)이 유해국(박해일)과 박민욱 검사(유준상)를 찾아가 이장의 비리를 무엇엔가 홀린 듯 쏟아내는 장면이다. 원작 만화에선 눈알이 뒤집히고 입에 거품 물고 쓰러지는 덕천의 모습이 섬뜩하게 묘사된다. 만화이기에 가능한 묘사일 거라 생각했는데 유해진은 만화보다 더 폭발력있게 장면을 그려낸다. 두고두고 회자될 유해진의 명장면이 아닐까 싶다. 유해진도 알고 있다. “그 장면이 배우한테 흔하게 오는 기회는 아니거든요. 그 신이 저한테 왔다는 게 복인 것 같아요.”
만화 <이끼>를 무척 재밌게 읽었다는 유해진은 마침 강우석 감독이 <이끼>를 영화로 만든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무슨 역이든 괜찮으니 저 좀 뭐 하나 시켜주십시오.” 그리고 유해진은 덕천이라는 인물을 받아든다. 원작에서 덕천은 약의 힘에 기대 어릴 적 트라우마를 지우려 하는, 우울하지만 조금은 모자란 캐릭터다. 영화로 옮겨오면서 덕
[유해진] 나는 나를 채찍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