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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채를 만났는데 시나리오 속 인물과 너무 똑같아서 주저하지 않고 캐스팅했다.” <플레이>를 만든 남다정 감독의 말이다. 남다정 감독은 정은채가 출연한 음료 광고(키스를 하려다 남자친구가 친구의 전화를 받고 나가버린다)를 눈여겨봤고, 정은채는 <씨네21>의 <플레이> 관련 기사를 눈여겨봤다. 우연이 여러 번 이어졌다. 어쩌면 <플레이>와 정은채의 만남은 필연이 아니었을까. 밴드 메이트의 실제 이야기를 토대로 한 음악영화 <플레이>에 출연한 배우들은 모두 본명을 사용한다. 정은채 역시 자신의 예명을 따 은채라는 영국 유학생으로 출연한다. 우연히, 아니 운명적으로 자신과 비슷한 캐릭터를 만난 정은채는 영화에서 진솔한 모습을 꾸밈없이 보여준다. 심지어 한 인터뷰에서 했던 말을 극중에서 다시 한다. 신인이지만 정은채의 얼굴은 많은 것을 담아내는 매력이 있다. “은채는 묘한 매력이 있는, 친해지고 싶은 타입”이라는 남다정 감독의 말이 꼭
[정은채] 샬롯 갱스부르처럼 늙을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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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J. 에이브럼스와의 작업은 어땠나.
=J. J.는 천재다. 그의 영화를 좋아했다. <로스트> <클로버필드> <스타트렉: 더 비기닝>은 물론이고, 요즘은 TV시리즈 <프린지>도 열심히 따라가고 있다. 함께 일한다는 사실 자체가 정말로 놀라웠다. 물론 엘르 패닝과 함께 연기하는 것도 좋았다. 엘르는 무척 친절하고 예쁘다. (웃음)
-첫 영화 출연작으로 사람들에게 엄청난 관심을 받는 기분은 어떤가.
=1학년 때부터 연극은 좀 했다. 그런데 이렇게 거대한 작업에 참여하는 건 정말 처음이다. 사람들이 알아볼 때마다 기분이 진짜 이상하다. 나도 영화 속 주인공처럼 정말 작은 도시에서 왔다. 그래서 이런 건 익숙하지가 않다.
-그럼 세계를 여행하며 홍보활동을 하는 기분은 어떤가.
=슈퍼 익사이팅하다! (웃음) 유일하게 가본 외국이라곤 캐나다뿐이었다.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뭔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 그냥 전부 다 좋다. 일
[who are you] 조엘 코트니 Joel Court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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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독고진 다음으로 바쁜 남자를 만났다. 폭발적인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말에 윤계상은 고개부터 절레절레 흔든다. “정말 그래요?” 매일 촬영장에서만 지내다보니 <최고의 사랑>이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단 당연한 칭찬이 그에겐 영 어색하단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본인의 체감지수에 불과하다. 드라마와 맞물려 영화 <풍산개> 개봉까지 겹치면서, 그는 정말 지금 현재, 가장 주목받는 최고의 배우가 됐다.
윤계상이, 정확히 말하자면 <최고의 사랑>의 윤필주가 해낸 가장 로맨틱한 장면을 꼽으라면 단연 구애정의 귀를 틀어막는 행위였다. 구애정이 자신의 험담을 듣지 못하게 하기 위해 불쑥 그녀의 귀를 가려주는 순간, 구애정을 제외한 모든 여성들의 마음이 윤필주에게 가 닿았다. ‘윤필주’는 무데뽀에 안하무인인 남자의 정반대인, 자상하고 로맨틱하며 귀여운 남자를 지칭하는 대표 용어가 됐다. god 이후 주춤했던 윤계상의 ‘인기’가 회복되는 건 순식간이었다. 윤필
[윤계상] 내겐 너무 다정한…마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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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마친 뒤, 양윤모 영화평론가는 기자에게 잠깐 자리를 비켜달라고 했다. 사진 기자만 남은 병실에서 그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60여일간의 단식으로 앙상해진 알몸을 내보였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반대 투쟁에 임하는 양윤모 평론가의 각오는 이토록 필사적이었다. 궁금했다. 30여년 동안 서울에서 영화라는 학문에만 몰두해왔던 학자가 어떻게 3년 만에 제주도에서 짱돌을 들고 크레인 밑에 뛰어드는 ‘투사’가 되었는지. 평생 주먹 한번 써본 적 없는 사람이 아홉건의 위법 행위로 교도소에 수감된 ‘전과자’가 된 계기는 뭔지. 6월1일 제주지법으로부터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고 풀려나 제주대학교 병원에 입원한 양윤모 평론가를 만났다.
-몸은 좀 어떠신지요.
=단식 투쟁을 계속하고 있어 링거 주사를 맞고 물만 마시고 있어요. 회복 중인데도 생각보다 체중이 잘 안 늘어나네요(65kg이었던 그의 체중은 단식으로 52kg가 되었다). 그래도 의사들이 의외로 몸 상태가 좋
[양윤모] 침묵한다면 평론가 자격 없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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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랑이와 많이 닮았다.” 박신혜가 애니메이션 <소중한 날의 꿈>에서 주인공 ‘이랑’을 맡아 목소리 연기를 하던 중 한혜진 감독으로부터 들은 말이다. 단순히 생김새가 비슷하다는 뜻이 아닐 것이다. 달리기에 지기 싫어 일부러 넘어져서 스스로 생각하는 자존심을 지키고, 자신보다 훨씬 어른 같은 친구 ‘수민’에게 동경과 질투심을 가지고, 우연히 만난 ‘철수’에게 풋풋한 첫사랑의 감정을 가지는 등 사춘기를 겪는 ‘이랑’의 모습에서 이제 막 스무살을 통과한 배우 박신혜를 찾아내기란 어렵지 않다. <소중한 날의 꿈>의 목소리 출연이라는 또 하나의 숙제를 막 끝낸 박신혜를 만나 이런저런 수다를 나눴다.
-응원하는 기아 타이거즈가 2위(6월6일 기준)에 올랐다.
=LG와 공동 2위다. 선두 SK와 한 게임밖에 차이가 안 난다. 어디 팬인가. 롯데 팬? 롯데만 4위에 오르면 ‘엘롯기’(LG, 롯데, 기아를 지칭하는 말)네. 롯데와 기아 함께 잘했으면 좋겠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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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혜] 성인 연기라는 베이스를 향한 성숙하고 날렵한 발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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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딕>에서 유일하게 코믹한 캐릭터다.
=‘맹 사장’이 원래 콘티에 보면 살찐 부동산 사장으로 묘사돼 있었다. 이방우(황정민)의 조력자로 극의 긴장을 풀어줄 전형적인 역할이었다. 감독님과 대화하면서 뻔한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걸 목표로 했다. 사투리도 원래 전라도 컨셉 대신 충청도와 서울말이 섞인 말투를 써서 변화를 줬다.
-감초 역할이 하기에 따라 분량이 뒤바뀌는 운명이다.
=사건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 아니라 딱 편집당하기 좋은 역할이다. (웃음) 각오하고 있었다. 그런데 감독님께 편집 뒤에 “다 살리기로 했다”고 연락을 받았다. 이보다 더한 칭찬이 없다 싶더라.
-전작으로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의 시동생 ‘철종’을 연기했다면 다들 놀랄 거다. 실제 보니 극악무도한 캐릭터와 사뭇 다른 마스크다.
=최근 끝낸 연극 <트루웨스트>에서도 거친 사내를 연기했고 <클로저>에서도 과격한 본성을 드러내는 의사 역할을 했다. 대부분 역할이
[who are you] 배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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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은정은 녹음기 가까이 몸을 숙이며 이렇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티아라 은정입니다~.” 보이지 않는 <씨네21> 독자에게 아이돌식으로 인사를 한 느낌이랄까. 함은정은 아역배우 출신으로 대표적인 연기돌로 꼽힌다. 1995년 <신세대 보고서 아이들은 몰라요>로 데뷔했고 아역배우로 활동하다가 걸그룹 티아라로 다시 데뷔했다. 최근 드라마 <커피하우스> <드림하이>에 출연하며 배우로 돌아온 함은정은 2011년 첫 공포영화인 곡사 감독의 첫 상업영화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이하 <화이트>)로 호러퀸에 등극했다. <화이트>에서 함은정은 자신의 직업인 아이돌을 연기한다. 메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다툼 속에서 멤버들이 하나둘 원인을 모르는 사고를 당하고 함은정은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배우와 가수라는 타이틀을 둘 다 갖고 싶어 하는 욕심 많은 아이돌 함은정을 만나보자.
-완성된 영화를 본
[함은정] 영민한 연기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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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사(김곡, 김선)는 확실히 남다른 도전의식을 지녔다. 아이돌이 세상의 중심이자 또한 구멍이라는 개념을 세우고, 그 개념을 아이돌 잔혹사라는 내용으로 그려내기 위해 과감하게도 현역 아이돌을 기용한 뒤, 아이돌이 차례로 끔찍하게 죽어나가는 공포영화 한편을 만들어낼 생각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이돌이 번성한 이래 아이돌을 잔혹하게 그려 세상을 담으려 한 시도는 없었다. 작품의 결과를 떠나 곡사는 늘 미답의 땅에 발을 디뎌왔고 그게 곡사의 전위였다. 물론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가 충무로와 곡사가 맺은 제도적 서약처럼 보이는 면이 없진 않다. 하지만 곡사 자신들이라면 또 한번의 개척에 의의를 둘 것 같다. 가령 이쪽과 저쪽의 경계에 선 제3의 전위 단계. 그 점에 대해 묻고 싶었다. 인터뷰 도중 그들은 ‘같은 문제’로 ‘각자 다른 사람’과 ‘동시에’ 통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마침내 그들이 쌍둥이 형제감독 곡사라는 사실을 또 한번 깨닫게 해주었는데, 그러니 지면
[곡사] 아이돌은 춤추는 마리오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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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는 술을 좋아한다. 좀더 정확하게 얘기하면 사람들과 함께 술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모비딕>의 기자시사회와 VIP시사회가 있었던 5월31일 밤에도 김민희는 스탭들과 새벽까지 뒤풀이를 했다. “끝까지 남았어요. 많은 사람들과 촬영할 때 있었던 이야기하면서.” 주연여배우가 술자리의 마지막까지 남는 행동에 대해 그렇게 거창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배우가 자신의 결과물에 불만스럽지 않은 것 하나는 확실하다.
당돌하거나 혹은 엉뚱하거나. <모비딕>에서 김민희가 연기한 성효관을 한줄로 설명하자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듯하다. 성효관은 공대생 출신의 기자로, 선배기자인 이방우(황정민), 손진기(김상호)를 도와 의문의 ‘발암교 폭발사건’을 취재한다. 선배기자들 사이에서 제법 당돌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면모를 가진 인물인데, 이는 전작에서 김민희가 보여준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또, <모비딕>의 박인제 감독이 시나리오
[김민희] 이토록 빛나는 신 스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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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차기하는 사진으로 <미성년>에 캐스팅됐다.
=좋아서, 예쁘다고 생각해서 보낸 사진이다. 평소에 친구들에게 장난도 잘 치고, 움직임도 큰 편이다. 그렇게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건국대학교 영화과 2학년이다. <미성년>의 여고생 민정과 나이 간극이 크지 않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서 ‘요 녀석, 참 당차고 발랑 까졌구나’ 생각했다. 고등학생 주제에 낯선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고, 남자친구랑 헤어졌다고 술을 마시다니! 그런데 가장 친한 친구가 시나리오를 읽어보더니 그러더라. “류혜영, 너잖아? (웃음)” 영화 속 상황은 경험해본 적 없지만 내가 말투나 행동이 딱 민정이 같다. 하고 싶은 건 무조건 하고야 마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고등학교(계원예고) 선생님들이 나를 ‘또라이’라 불렀다. 물론 좋은 의미로. (웃음)
-박지완 감독의 단편 <여고생이다>가 첫 작품이었다.
=계원예고 1학년 때 우연히 학교 선배의 제의로 오
[who are you] 류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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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경의 얼굴은 그녀의 말에 따르면 고만고만하게 생겼다. 예쁘지만 화려하지는 않다. 관객의 눈에 금세 새겨지는 얼굴은 아니라는 소리다. 지난해 개봉한 <방자전> <시라노; 연애조작단> <쩨쩨한 로맨스>까지 류현경이 맡은 역할을 기억해보라. 단박에 그 세 캐릭터를 한 사람과 연결시킬 수 있겠는가. 류현경은 <방자전>에서는 과감한 노출을 선보이는 향단을 연기했다. <시라노; 연애조작단>에서는 청순한 느낌의 카페 종업원으로 나와 송새벽의 마음을 빼앗았다. <쩨쩨한 로맨스>에서는 다시 짙은 화장을 하고 이선균을 유혹했다. 캐릭터 설명을 듣고 나서야 류현경의 얼굴이 또렷하게 떠오를 것이다. 류현경도 자신의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다. “아무도 못 알아보는 게 장점이고 아무도 못 알아보는 게 단점인 것 같아요. 영화 속 캐릭터는 기억하시는데 저는 기억을 못하더라고요. 저는 그게 늘 장점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제 그 장점이자 단
[류현경] 임재범 같은 배우가 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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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칸영화제 영화는 챙겨봤나?”
“커버 촬영 컨셉은 어떻게 되나?”
“결혼했나?” 등등.
스튜디오에 들어온 황정민은 이것저것 물어본다. 주로 영화홍보사 직원이나 매니저에게 물어보는 다른 배우들과 사뭇 다른 풍경이다. <부당거래>(2010), <평양성>(2011)에서 황정민과 함께 작업했던 정정훈 촬영감독은 그를 두고 “촬영현장에서 워낙 스탭들과 스스럼없이 지내는 까닭에 그를 한번도 배우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다만 찍어놓은 걸 보면 진짜 배우”라고 말하기도. 이런 황정민의 모습에서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 하는 기자의 속성을 찾아내기란 어렵지 않다. 전작 <부당거래>에서 국가 권력이 주도하는 음모 한가운데에 있는, 속내를 알기 어려운 최철기 형사를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긴 황정민이 기자가 되어 돌아왔다. <모비딕>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1994년 서울 인근에 있는 발암교에서 일어난 의문의 폭발 사건을 성효관(김민희), 손진기(김상호) 등
[황정민] 나 스스로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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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소개 부탁한다.
=6살이에요. 유치원 다녀요.
-연기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연기하게 될 줄 몰랐어요(이후 괄호 안의 부연설명은 모두 엄마의 것이다. “얘가 17개월 됐을 때 내가 재즈댄스를 배우러 다녔다. 그걸 옆에서 지켜보면서 스스로 춤을 깨우친 것 같다. 그러면서 각종 어린이재능대회만 나가면 상을 타오더라. 무대에 올라가서 춤추고 사람들이 봐주는 걸 좋아하게 된 것 같다. 그러면서 CF 요청이 들어왔고, ‘생각대로T’‘키자니아’ 등을 찍었다.”)
-<내 동생>의 박흥식 감독님 말에 따르면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울었다던데.
=강아지 보리랑 이불 속에서 얘기할 때 제일 슬펐어요.
-혹시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지.
=키우진 않아요. 촬영장에서 강아지 많이 봤어요. 세 마리 중에서 제일 쪼끄만 애가 제일 좋았어요.(강아지 등에 타는 모습을 상상하며 들썩거린다)
-우는 장면이 많은데.
=상상을 해봤어요. 그러니까 눈물이 쑥, 하고 빠져나왔어요. 집에
[who are you] 김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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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스맨 / 레이븐 다크홀름 (제니퍼 로렌스)
이전 시리즈에서 미스틱은 브라더후드 집단의 강력한 2인자였다.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변신해 상대방을 교란하는 미스틱은 금속이 없는 곳에서 어떤 힘도 쓸 수 없는 매그니토를 매번 위기에서 구출했다. 그랬던 미스틱이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이하 <퍼스트 클래스>)에선 사뭇 다른 모습으로 등장한다. 미스틱 이전, 레이븐 다크홀름이었던 돌연변이 소녀는 젊은 시절의 찰스 자비에와 남매 같은 우정을 나누고, 천재 과학자 행크 맥코이와 로맨틱한 관계로 발전한다. <윈터스 본>으로 올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유망주 제니퍼 로렌스가 레이븐을 연기한다. 로렌스에 따르면 레이븐은 이 영화에 출연하는 모든 엑스맨 캐릭터를 통틀어 시작과 끝이 가장 다른 캐릭터라고.
엑스맨 / 행크 맥코이 (니콜라스 홀트)
전세계 돌연변이들을 찾을 수 있는 찰스 자비에의 ‘세레브로’. 엑스맨의 활동에 필수적인 제트기 ‘엑스젯
캐릭터도 진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