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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노동자가 자신을 해고한 사장 가족을 해치러 간다. 얼핏 리얼한 사회파영화 같지만 <죽이러 갑니다>의 실상은 다르다. 팔이 잘려도 다리가 잘려도 사장 가족은 살아서 엎치락뒤치락 노동자와 대치한다. 현실감은 떨어지지만, 엽기적인 웃음은 배가된다. 코믹과 스릴러가 뒤섞인 기발하고 독특한 구성. 이 영화를 연출한 박수영 감독이 궁금해지는 지점이다. 개봉 순서로 보자면 두 번째지만 <죽이러 갑니다>는 박수영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먼저 개봉한 영화는 유아실종 사건을 무거운 스릴러톤으로 그린 <돌이킬 수 없는>. 데뷔작과 사뭇 동떨어진 선택이다. 아무래도 이 감독에게는 친절한 주석을 달아줄 필요가 있다.
박수영 감독은 중산층 가족의 일상과 핵무기 발사를 엮은 <핵분열 가족>(2005)부터 초능력을 갖게 된 소년의 세계를 그린 <마이티맨>, 버려진 개의 복수극을 그린 <9시5분>의 ‘가족 같은 개, 개 같은 가족’ 같은 단편
[박수영] 사회적 약자의 사연이 궁금하지 않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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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스 본>에서 집 나간 아버지를 대신해 아픈 어머니와 어린 두 동생을 보살피는 오자크 지역의 소녀가장, 리 돌리를 연기한다.
=실제론 두명의 오빠를 둔 막내다. 1990년에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태어났고, 14살에 연기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뉴욕으로 건너갔다.
-연기 수업을 따로 받은 적이 없다고.
=따로 교육받은 건 없다. 드라마 에이전시나 모델 에이전시를 돌며 오디션을 봤을 때 많이 들은 얘기는 즉석에서 대본 읽는 데 굉장히 소질있다는 거였다. 연기할 땐 본능이나 직관을 따르는 편이다.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어릴 때부터 배우로 성공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단 두편의 영화 <버닝 플레인>과 <윈터스 본>으로 할리우드의 떠오르는 샛별이 됐다.
=<TBS> 시트콤 <빌 잉그빌 쇼>, 영화 <포커 하우스> 등에 출연하면서 얼굴을 알렸다. 기예르모 아리아가 감독의 <버닝 플레인>에서 킴 베
[who are you] 제니퍼 로렌스 Jennifer Law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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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슈퍼히어로들은 홀로 움직인다. 슈퍼맨,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배트맨(팀으로 움직이는 엑스맨‘들’은 논외로 치자). 물론 아이언맨에게는 ‘워 머신’ 로니가 있고 배트맨에게는 로빈이 있지만 이들은 어디까지나 ‘맨’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조연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린 호넷>에 이르러선 그 공식이 깨진다. 표면적으로는 부잣집 망나니 브릿(세스 로건)이 주인공이지만 실상 메커닉적인 측면을 장악하고 날렵한 액션으로 악당들을 일망타진하는 건 그의 조력자 가토(주걸륜)다. 톰과 제리, 미키 마우스와 도널드 덕처럼 대등한 존재로서의 짝패, 브릿과 가토 중 한명이라도 없다면 ‘그린 호넷’이라는 자경단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라디오 드라마에서 TV 드라마까지 인기
<그린 호넷>은 1936년 미국의 한 라디오 방송국 드라마로 처음 선보였다. <데일리 센티널> 신문 발행자이자 존경받는 언론인 제임스 레이드가 숨을 거둔 다음, 그의 아들 브릿은 그때까지의 한량 같
[세스 로건, 주걸륜] 슈퍼히어로가 되고 싶은 남자 vs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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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좋아 ‘정통 코미디’다. 빠른 말이 더딘 몸을 앞서고, 그 말이 예능의 대세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무기가 된 세상. 무슨 작정인지, 김병만은 근 십년을 한결같이 몸을 연마하는 ‘역행’의 개그를 선보인다. 제 몸을 마구 던지고, 꺾는 데서 모자라, 몹쓸 걸 먹어가며 하는 혹독한 개그. 편히 웃어버리기엔 그가 치러냈을 훈련의 과정이 짐짓 떠올라 차라리 연민이 앞서는 개그. 독한 수련으로 차곡차곡 쌓아올린 이 아이러니한 몸의 연기는 십년이 지난 지금, 대충 눈짐작으로 배워 섣불리 따라할 수 없는 김병만식 전매특허가 됐다. 몸의 액션을 큰 웃음으로 치환하는 ‘개그계의 성룡’ 김병만. 마침 이준익 감독의 <평양성> 출연을 비롯해 주연을 한 <서유기 리턴즈>까지 잇단 영화 출연이, 연기자로 그를 만나기에 좋은 구실을 만들어줬다. 인터뷰가 진행된 곳은 ‘달인’ 코너의 공개방송을 앞둔 KBS 신관 연기자 대기실. 의상을 갈아입는 류담과 수제자인 노우진이 오늘 쓸 소품인
[김병만] 난 지금도 배우다, 희극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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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상형은 둘 중 누구인가. 극중에서 삼각관계에 놓인 한국의 여배우라면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질문이다. 묻는 이들은 ‘괜한’ 경쟁을 붙이고 싶어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배우들은 아예 다른 이름을 내놓는다. 드라마 <아테나: 전쟁의 여신>(이하 <아테나>)의 수애 또한 “정우성, 차승원보다 김민종이 이상형”이라고 말했다. 그녀의 말은 본심과 별개로 <아테나>에서 김민종이 차지한 자리에 대한 적확한 설명이다. 김민종은 핵심적인 주인공이 아니다. 주연 여배우와의 로맨스도 없다. 그래서 다른 남자배우보다 ‘편안하고 부담없다’. 그리고 동시에 배우 김민종의 입지적 변화를 뜻한다. 하지만 단순히 주연에서 조연의 자리로 내려온 변화가 아니다. 핵에너지를 둘러싼 첩보전쟁을 그리는 <아테나>에서 김민종이 맡은 김기수는 가장 넓은 활동 반경을 가진 캐릭터다. 언뜻 보면 마작방을 운영하는 다소 망가진 건달이지만 사실은 외국어에 능통하고 사격 실력도 뛰어
[김민종] 로맨스 가이에서 현실의 사나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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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피아노>(2002)에서 조인성의 동생으로 출연해 부산 사투리를 썼던 것으로 기억한다.
=<피아노>가 데뷔작이다. 고1에서 고2로 넘어가는 겨울에 찍었다. 추운 줄도 모르고 티셔츠 한장 입고 뛰어다녔고,‘큐’ 하면 말하고 ‘컷’ 하면 가만히 있던 시절이었다. 원래 추위를 잘 타지 않는 체질인데 그 드라마 찍으면서 매년 12월 말에서 1월쯤 되면 감기에 걸리곤 한다.
-이후 영화 <늑대의 유혹>,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파스타> 등에 출연했다. 출발을 화려하게 해서인지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대해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사춘기 때 일을 시작해서 사춘기를 제대로 겪은 적이 없다. 그러다가 나보다 늦게 출발한 친구들이 치고 올라오는 걸 보고 ‘나만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데 이번에 함께한 (박)해일 오빠가 많이 도와주었다. 쓸데없는 고민을 할 시간이 있으면 하나라도 더 보고, 배우고, 분
[who are you] 정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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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작품 다른 모습을 보여도 정재영은 한결같다. 단순히 열심히 한다는 말이 아니다. 그는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가 필모그래피 안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민하거나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그저 ‘현재’ 맡은 역할에 충실할 뿐이다. 결과는 다른 사람이 판단하면 된다는 주의다. 이런 면모는 일희일비하지 않으려는 성격이 상당 부분 작용하는데, 달리 말하면 ‘연기’를 오랫동안 하고 싶다는 그의 바람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하겠다. 그런 정재영이 <이끼>의 백발 가득한 노인 천용덕 다음으로 선택한 작품은 역시 강우석 감독의 휴먼드라마 <글러브>다. 극중 정재영이 맡은 캐릭터는 김상남. 그는 스플리터를 주무기로 ‘백이면 백 내야땅볼’을 만드는 한국 최고의 컨트롤 아티스트, 한 프로야구팀의 에이스다. 동시에 여기저기 사고도 많이 치고 다니는 사고뭉치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어떤 사건으로 KBO에게 징계를 받고, 얼떨결에 청각장애인으로 구성된 충주 성심학교 야구단을 맡는다
[정재영]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믿음직한 선발 투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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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오브 데블>에서 청바지에 운동화만 신었는데도 참 예쁘더라. <라스트 갓파더>에선 드레스 맵시를 뽐낸다.
=내가 리바이스 모델이었다는 거 아나? 1981년 미국에서 태어났고, 뉴욕대학교에 입학해 역사와 사회학을 전공했다. 우연히 패션모델의 길에 들어서게 됐고, 자연스럽게 영화까지 하게 됐다.
-공포영화 <하우스 오브 데블>의 사만다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바로워즈>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같은 장편으로 조금씩 얼굴을 알렸다. 타이 웨스트 감독의 공포영화 <하우스 오브 데블>은 주연을 맡은 나의 첫 장편영화다. 이 영화 덕에 호러 퀸으로 불리기도 했는데,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사실 내가 비위가 약하다. 그래서 고어, 슬래셔 영화들은 쳐다도 안 봤다. 그런데 타이 웨스트 감독이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초기 공포영화나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 등을 소개해줬고, 이 영화들을 보면서
[who are you] 조슬린 도나휴 Jocelin Donah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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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여름, 박해일에게는 아들이 생겼다. 상상하기 어려운 소식이었다. 그의 해사한 외모가 지닌 연인의 이미지 때문만은 아니다. 다혈질 백수였던 <괴물>의 남일, 성욕을 사랑으로 포장하지 않은 채 성욕 자체로 드러내는 <연애의 목적>의 유림, 그리고 집 나간 엄마를 찾듯 사라진 연인을 찾아 헤매던 <모던보이>의 해명까지. 돌이켜보면 박해일이 깊은 인상을 남겼던 캐릭터의 대부분이 성장하지 않은 남자였다. 개봉을 앞둔 <심장이 뛴다>에서 연기한 휘도 또한 그들과 같은 계보에 놓일 법한 캐릭터다. 그는 강남의 호스티스를 실어나르는 속칭 ‘콜떼기’로 도시에 기생하는 남자다. 어느 날, 자신을 버렸던 엄마의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에게 원망과 죄책감이 동시에 찾아온다. 막연히 엄마를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앞설 때, 한 여자가 나타난다. 심장병에 걸린 딸을 살리려는 여자 연희(김윤진)다. 휘도의 엄마가 가진 심장을 딸에게 이식하
[박해일] 청춘의 마지막 무대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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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는 <추격자>의 나홍진 감독과 김윤석, 하정우의 만남만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옌볜에서 서울, 울산, 부산까지 전국을 종횡하며 쫓고 쫓기는 이 거대한 추격전의 중심에는 또 다른 중요 역할이 존재한다. 조성하가 연기하는 버스회사 사장 ‘태원’은 <황해>의 사건을 일으키는 비극의 씨앗이자 <황해>를 읽는 숨은 키워드다.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의 정조, <욕망의 불꽃>의 영준에게서 보아왔던 모든 고품격 이미지는 일면에 불과하다. 조성하는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낮은 밑바닥까지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연기로 태원을 완성한다. 조성하밖에 할 수 없는 연기, 나홍진 감독은 말한다. “다른 배우들이라면 모두 김윤석 선배처럼 하려고 들었을 거다. 고정관념을 탈피한 배우가 필요했다. 그래서 반드시 조성하여야만 했다.”
-기자시사 당일 아침에 영화가 완성됐다.
=내가 출연한 영화인데 그렇게 긴장될 수가 없었다. 마치 롤러코스터
[조성하] 꽃중년의 가면 벗고, 진짜 나를 보여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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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TV와 잡지에서 더 자주 본 것 같다.
=캘리포니아 청춘드라마 <O.C>와 아이리시 마피아 형제에 대한 <블랙 도넬리스>(The Black Donnellys)에 출연했고, <닥터 하우스>에서는 닥터 레미 해들리를 연기했다. 원래 내 머리색은 <O.C>에 나온 것처럼 금발이다. 하지만 나는 갈색으로 염색하는 게 좋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훨씬 똑똑한 여자로 대하기 때문이다. 금발이던 시절엔 내가 머리를 쓸 줄 안다는 사실에 사람들이 충격을 받더라. (웃음)
제프 브리지스가 영화에서 28살의 젊은 나이로 당신과 연기하는 걸 보니 기분이 어떻던가.
=내가 꿈꾸는 영화는 이런 거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줄리 크리스티, 바네사 레드그레이브, 메릴 스트립을 모두 캐스팅해서 얼굴을 젊은 시절로 되돌린 10대 코미디. 물론 인류 역사상 가장 제작비가 비싼 10대 코미디가 되겠지만. (웃음)
-존 파브로의 <카우보이와 에일리언>,
[who are you] 올리비아 와일드 Olivia Wil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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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룹 ‘밀크’의 멤버였다. 어떻게 연기자가 됐나.
=밀크로 활동할 때도 꼭 가수만 하겠다는 마음은 아니었다. 가수 활동이 끝나고 영화예술학과(세종대학교)에 진학해 연극도 하고 단편영화도 찍었는데, 그때 윤성호 감독님을 알게 됐다. 감독님의 영상원 졸업작품 <졸업영화>에 배우로 출연했고 그 인연으로 인디시트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의 출연제의를 받았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를 찍기 전에 크게 아팠다고 들었다.
=1년 전 이맘때였을 거다. 폐 늑막염에 걸렸는데, 거의 죽을 뻔했다. 입원해 있는데 윤성호 감독님에게 연락이 왔다. 재밌는 작품을 할 거 같은데, 같이 하자고. 연기는 이게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한번 해봤는데 정말 재미있게 찍었다. 연기에 대한 감을 조금 잡았다고 할까.
-윤성호 감독의 차기작 <도약선생>에서 아이돌을 꿈꾸는 전직 육상선수 출신 소녀를 연기한다.
=감독님이 운동 좀 할 줄 아냐고 하기에 “저
[who are you] 박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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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태현의 말버릇 중 하나는 가까운 대상을 3인칭화하는 거다. 친형을 그 형이라 표현하고, 자신의 출연작을 꼭 남의 영화처럼 말한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4살배기 아들 칭찬도 웬만해선 하지 않는, 객관적인 사람이다. 배 아파 낳은 건 아니지만 수개월 고생하며 찍은 영화를 냉정히 평가하는 모습은 마치 배우가 아닌 연출가 같다. 길게 늘어지는 에피소드가 편집에서 잘리자 “난 잘릴 줄 알았다”고 말하고, 초반에 힘이 달리는 코미디에 대해서는 “관객이 초반 10분 정도 적응하기 힘들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길게 적응 못하는 것 같다”고 말해 영화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고, 차기작 <챔프>에 대해선 “전형적인 상업영화”라 말하길 서슴지 않는다. 차태현은 의외로 주관이 뚜렷하지만 감정은 에둘러 표현하는 사람이었다.
*<엽기적인 그녀> 이후 차태현은 조금씩 제 영역을 확보해갔다. 흥행에선 계속해서 쓴맛을 봤지만 1년에서 1년 반마다 꾸준히 작품에 출연했다. 시나리오도
[차태현] 아낌없이 주는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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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미없게 말했나?” 김명준 미디액트 소장은 인터뷰가 끝나자 너무 딱딱하게 답변한 것 같다면서 대신 걱정한다. “그럼 재밌게 하지 그랬어요!”라는 스탭들의 이구동성 타박을 들어서인지 그의 자책은 점심을 먹기로 한 식당에서도 계속이다. 사실 올 한해 복장 터지는 사건들을 연달아 감수해야 했던 그가 여유롭게 농담을 꺼낼 것이라고 예상하지도 않았다. 영화진흥위원회의 비상식적인 공모에서 탈락한 올해 1월,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는 8년 동안 공들여 쌓아올린 광화문의 둥지를 등져야 했다. 회원들의 지지와 격려 속에 “나라가 안 하면 우리가 한다”며 상암동에 새 아지트를 마련한 지 6개월. 독립군의 심정으로 고군분투를 시작했으나, 모두를 위해 택한 가시밭길은 만만치 않다. 공적 지원 대신 구성원들의 희생으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디액트의 기형적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김명준 소장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 머리가 복잡해졌다.
-건강이 많이 안 좋아졌다고 들었다.
=여기저기 많
[김명준] 포기는 없다. 계속 시도하고 부딪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