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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다. <만추>가 3월23일 중국 전역 2천여개 스크린에서 개봉해 나흘 만에 약 3천만위안(약 54억원)을 돌파하며 5월8일까지 약 6500만위안(약 100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 수치는 중국에서 개봉한 역대 한국영화 중 가장 높은 흥행기록이다. 잠깐. 지난해 한국에서 개봉한 <만추>는 평단의 호평은 받았으나 많은 관객을 불러모으지는 못하지 않았던가. 대체 중국 관객은 <만추>의 어떤 점을 사랑했을까.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만추>를 제작한 보람영화사 이주익 대표에게 들어봤다. 그리고 <만추>의 중국 개봉과 현재 중국 영화산업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도 함께 들었다.
-<만추>가 중국에서 개봉한 지 두달 가까이 지났다. 얼마나 흥행했나.
=개봉일인 3월23일부터 5월8일 현재까지 공식 집계로 약 10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지방 극장이 워낙 많다보니 집계가 많이 느리다.
-한국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
[이주익] “영화 파일의 철저한 관리가 흥행 성공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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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인을 보고 있으면 양지에서 잘 자란 식물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길쭉하고 가느다란 팔다리 때문만은 아니다. 비와 바람을 이파리와 뿌리에 머금고 사는 식물처럼, 그녀는 내면에 에너지를 간직한 뒤 적시에 그 힘을 밖으로 표출해낼 줄 안다. 영화 <혜화,동>의 혜화와 드라마 <보통의 연애>의 윤혜가 유다인의 그런 장점을 극대화한 캐릭터일 것이다. <천국의 아이들>의 유진은 다르다. 기간제 교사로 부임해 문제학생 전담반을 맡게 된 유진은 학생들이 머금은 상처를 보듬는 인물이다. 유다인을 담고 있는 사람에서 누군가에게 담아주는 사람으로, 영화 현장의 막내 배우에서 ‘선배’ 배우로 거듭나게 한 <천국의 아이들>은 배우 유다인의 다른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살이 많이 빠진 것 같다.
=드라마 <맛있는 인생> 하면서 많이 빠졌다. 몸무게는 안 재봤는데 주변에서 살 빠진 것 같다고 얘기를 많이 들어서 그런가보다 했다.
-너무
[유다인] 지금은 성장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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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1995 출생
2004 KBS 드라마 <웨딩>으로 데뷔
2006~현재 (드라마) MBC <로열 패밀리>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 <전설의 고향> <이장과 군수> <천국의 아이들>
-<천국의 아이들>의 성아 역은 학교에서 꼴통에 골초로 통하는 문제아다. 성아를 연기하는 게 부담스럽지 않았나.
=그런 것에 크게 연연하지 않았다. 그냥 우리 학교 애들을 떠올리면서 따라하기도 하고 그랬다. (웃음)
-성아를 연기하면서 어떤 점에 신경 썼나.
=실감나게 욕하는 것에 신경 썼다. 불량스러운 모습이 실제처럼 보이게끔. (웃음) 특히 맨 처음 성아가 아저씨에게 담배 한갑 사달라고 하는 부분은 더 순진하게 보이도록 했다. 그다음 장면이 성아가 골목으로 들어가 담배 피우는 장면이기 때문에 목적에 실패하자 골목에서 욕하며 담배 피우는 장면이 일종의 반전처럼 보이도록.
-또래 친구들과 함께 작품을
[who are you] 김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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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우_ 그냥 직구예요, 직구, 임상수 감독님 어법은. 감추지 않아요. 꼼수가 없어요. 캐릭터들도 생각을 있는 그대로 얘기해요.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는데 하다보니 그게 통쾌하더라고요.
김효진_ 내가 연기하는 캐릭터를 통해서 말하는 게 되게 속시원하다는 기분을 느낀 건 처음이었어요.
<돈의 맛>을 왜 선택했느냐는 물음에 김강우는 “임 감독님은 배우가 전에 갖고 있던 이미지를 다시 써먹지 않는 분이어서”라고 답했다. 같은 물음에 김효진은 “임 감독님의 여자 캐릭터들은 절대 진부하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곧 <무적자>의 상처 많은 남자 김철이나 <하하하>의 화 잘 내는 시인 강정호는 여기 없다는 말이다. 마찬가지로 <매리는 외박중>에서 은근한 카리스마로 어필했던 서준이나 <창피해>의 한없이 착해 빠진 윤지우도 여기 없다. 그러니 그들이 쌓아온 두꺼운 필모그래피는 잠시 접어두어도 좋겠다. 지금은 <돈의 맛>에서 그들이 느꼈던
[김강우, 김효진] 솔직하고 외로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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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윤식_ 윤여정씨 하면 임상수 감독이 좋아하는 배우이지요.
윤여정_ 좋아하는 배우가 아니라 늙은 여배우를 나밖에 몰라요.
백윤식_ 아마 임상수 감독이 만든 작품엔 큰 역이고 단역이고 다 참여했을 거야.
윤여정_ <바람난 가족> 이후로는 다 출연했어요. <눈물>하고 <처녀들의 저녁식사> 빼고는.
1947년생의 동갑내기 두 배우는 여태 한 작품에서 함께 연기를 한 적이 없다. 배우로 비슷한 시공간을 살아왔지만 이들의 궤적은 겹치지 않았다. 그런데 딱 한 작품, 백윤식과 윤여정의 궤적이 포개지는 순간이 있다. 임상수 감독의 <그때 그사람들>. 중앙정보부 김 부장으로 영화의 전면에 나선 이는 백윤식이고, 단역으로 또 에필로그의 내레이션으로 이름을 올린 건 윤여정이다. 그리고 그로부터 7년이 흘러 두 배우는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에서 부부의 연을 맺는다. 그런데 극중 나미(김효진)의 대사를 빌려 표현하면 이 부부는 “서로를 학대하면
[윤여정, 백윤식] 순리대로 이루어지게 마련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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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맛>의 주영작(김강우), 백금옥(윤여정), 윤 회장(백윤식), 윤나미(김효진)는 하나같이 흥미롭다. 백씨 집안의 상속녀이자 집안의 실질적 권력자인 백금옥은 청년의 몸을 탐하고, 백금옥의 비서인 주영작은 점점 돈의 맛에 빠져든다. 돈의 맛에 중독된 채 살아온 백금옥의 남편 윤 회장은 뒤늦게 필리핀 가정부와 ‘진짜’ 사랑에 빠지고, 이들 부부의 딸인 윤나미는 썩을 대로 썩은 이 집안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욕망을 통제할 줄 아는 인물로 주영작에게 친절과 호의를 베푼다. 임상수 감독은 좀처럼 배우의 이미지를 재탕하지 않는 감독이다. 그렇기에 <돈의 맛>을 보면 이 배우에게 이런 모습도 있었던가, 하고 생각하게 된다. 자신들의 필모그래피에서 단연 튀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빠져나온 네 배우를 만났다. 같은 해에 태어났고 연기를 시작한 시기도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방식으로 경력을 쌓아온 윤여정과 백윤식은 늙은 배우로 산다는 것에 대해 들려주었다. 반면 김강우와 김효진은
[윤여정, 백윤식, 김효진, 김강우] 연기의 맛에 빠진 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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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연출할 당시, 민규동 감독은 자주 트윗을 날렸다. 현장에서 느낀 상념을 전하거나, 거장들이 남긴 말을 인용했다. 하지만 <내 아내의 모든 것>을 연출할 때, 그의 트윗은 조용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이나 불안과 외로움을 공유할 친구가 필요해서 하는 것 같다. 그런데 결국 그 안에도 구원이 있는 것 같지는 않더라. 더이상 잘될 거다, 잘할 수 있다는 최면으로 버티기에는 한계가 온 것 같다. 이제 새로운 마약이 필요하다.” <내 아내의 모든 것>의 아내 연정인(임수정)도 외로움과 불안에서 도피시켜줄 마약을 찾는 여자다. 그의 마약은 ‘말’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아우르며 세상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말을 건네는 그녀의 화법은 남이 듣건 말건 어떻게 생각하건 말건 말을 던지는 SNS 시대의 대화와 닮아 있다. 아마도 민규동 감독은 연정인의 대사를 쓰는 동안 이미 1년치 트윗을 모두 날렸을 것이다. 개봉을 앞둔 그의
[민규동] “장성기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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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둥.’ 이런 효과음이 있었으면 얼마나 잘 어울렸을까. 5월8일 밤 삼청동의 한 카페 옥상 테이블에 류승룡이 모습을 드러냈다. 레게 머리에, 가슴골이 약간 드러난 피케 셔츠, 스모키풍의 메이크업 등 외양도 외양이지만 사진기자를 자신감있게 대하는 그의 태도는 영락없는 <내 아내의 모든 것>의 성기였다. 전설의 카사노바인 성기는 두현(이선균)에게 ‘자신의 아내를 유혹해달라’는 어이없는 제안을 받는다. 그때부터 성기는 유부녀 정인(임수정)을 유혹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임수정이 류승룡에게 넘어갔냐고? 그건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다만, 분명한 건 성기가 사랑스러운 남자라는 것. 민규동 감독의 전작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의 O.S.T 중 하나인 심수봉의 <백만 송이 장미> 한 구절을 인용해 성기를 설명해보자.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줘도 아깝지 않은 남자가 바로 성기다.
-<조선의 왕>(
[류승룡]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고 싶은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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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 스미스만큼 돈값 하는 배우는 없다. 아니, 어쩌면 윌 스미스는 21세기 할리우드에서 유일하게 돈값을 하는 배우일지도 모른다. 할리우드의 스타 시스템이 이젠 예전만 못하다. 어떤 배우도 단지 이름만으로 수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이런 시대에 할리우드 스타들이 명성을 유지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가십 매거진의 패셔니스타로 살아남기, 혹은 프랜차이즈 블록버스터 출연하기. 특히 후자는 중요하다. 죽을 쑤던 톰 크루즈를 되살린 게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이었다는 사실을 한번 생각해보라.
윌 스미스는 희한한 스타다. 그는 <맨 인 블랙2>와 <나쁜 녀석들2> 이후 단 한편의 프랜차이즈 속편에도 출연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1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린 영화에 연속적으로 출연한 배우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맨 인 블랙2>(2002), <나쁜 녀석들2>(2003), <아이, 로봇>(2004), <샤크테일>(
[윌 스미스] 돈값하는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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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 좀 찾아와봐!” 사람엔터테인먼트 이소영 대표는 3년 전 <씨네21>(705호 뉴페이스 ‘춤추던 집중력으로’)을 뒤적이다 말고 긴급 수배령을 내렸다. 당시 이 대표는 <바다쪽으로, 한뼘 더>에 출연한, 김예리의 또렷한 눈빛에서 범상치 않은 강단을 발견했을 것이다. 신인배우 영입 시도는, 그러나 수포로 돌아갔다. “제가 무용을 하고 있으니까 저 친구는 ‘갈 길이 따로 있나보다’라고 생각하셨을 거예요.” 그 뒤로 2년이 흘렀고, 우연한 자리에서 김예리와 이 대표는 처음으로 대면했다. 이번엔 이 대표가 이겼다. “서른까지만 재미삼아 연기할 것”이라던 춤꾼 김예리의 마음이 흔들렸다. “(무용)선생님도 그러셨어요. 이런 기회를 놓치는 건 바보 같은 짓이라고. 춤은 죽을 때까지 출 수 있는데 뭘 걱정하냐고.” 배우보다 춤꾼이 되길 원했던 가족도 “(배우)할 거면 제대로 하라”고 등떠밀었다. 김예리 대신 한예리라는 가명을 쓰게 된 것도 가족의 응원 덕분이다. “엄마가 한
[한예리] 당신은 배우가 될 운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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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또박또박, 느리게 했다. 시선은 먼 곳을 향했고, 얼굴은 찡그림 하나 없이 여유로웠다. ‘고요하고 쓸쓸하다’라는 뜻의 적요(寂蓼)라는 이름과 더없이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흰머리로 가득한 <은교>의 이적요와 달리 박해일의 머리는 검은색이었고, 짧은 머리는 동안인 그를 더욱 젊어 보이게 했다. 외양적인 면모만 놓고 보면 이적요와 실제 박해일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것 같은 그는 아직 ‘이적요’를 떠나보내지 못했다고 한다. 비바람이 세차게 불던 봄 같지 않은 어느 봄날, 이적요와의 이별을 앞둔 박해일은 유독 쓸쓸해 보였다.
-오늘이 몇 번째 인터뷰인가요.
=셀 수도 없죠. 아마도 서른 몇 번째? 매 작품 끝날 때 ‘이런 작품을 이렇게 찍었다’고 얘기하는 게 이제는 편해요.
-정지우 감독에게 처음 <은교> 출연을 제안받았을 때 일흔살의 이적요가 아닌 또래 나이인 소설가 서지우일 거라는 생각은 안 해봤나요.
=감독님께서 처음부터 분명하게 이적요 역을 제
[박해일] 적요하고도 푸릇한 그가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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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ography
1994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입학
2000 한국영화아카데미 입학(촬영 전공)
2005 <분홍신> 촬영
2008 <모던보이> <바보> 촬영
2009 <내 사랑 내 곁에> 촬영
2010 <심야의 FM> 촬영
2011 <카운트다운> 촬영
‘<모던보이> 때보단 아무래도 편하겠지.’ <은교>의 시나리오를 받아들었을 때 김태경(39) 촬영감독은 이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4년 전의 막대한 노동에 비하면(<모던보이>는 거의 모든 장면을 핸드헬드로 찍었다), <은교>는 인물 수가 적은 데다가 로케이션 장소도 한정되어 있었다. 그의 예상은, 그러나 정지우 감독이 박해일을 캐스팅하면서 산산조각났다. “분장하고 나서 테스트 촬영을 했는데 결과물을 보니 사람이 아니었다. (웃음) 박해일도 아니고, 이적요도 아니고.” 이적요를 진짜 노인처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은
[STAFF 37.5] 사실적이되 인상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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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1994 출생
2003 드라마 <대장금> O.S.T <오나라>
현재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3학년 재학 중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어릴 때 어린이 창극으로 무대에 오른 적이 있다. 정식으로 연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카메라가 코앞에 있으니 음료수 마시는 것조차 부자연스러워지더라.
-연기 이전에 <대장금> O.S.T <오나라>로 이미 유명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 그땐 어려서 뭐하는지도 모르고 불렀는데 예상외로 잘됐다. 유명인이 된 건 아니고 가끔 사람들이 알아보더라. ‘너, 오나라 맞지?’ 이런 거. (웃음)
-판소리는 언제부터 한 건가. 영화 속 캐릭터처럼 ‘대를 잇는 판소리 가문의 손녀딸’인가.
=그런 건 전혀 아니다. 7살 때 TV에서 <국악한마당>을 보다가 엄마한테 나 저거 하고 싶다고 했다. 바로 다음날 선생님을 찾아가서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판소리를 했으니 영화 속 캐릭터가 가
[who are you] 김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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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우 감독은 2년 전부터 수염을 길렀다. “나이 들었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자”는 마음에서 수염을 깎지 않고 기르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박범신 작가의 소설 <은교>를 집어들었던 것도 비슷한 때다. 존경을 한몸에 받는 시인 이적요, 혼자 식은 밥을 물에 말아먹는 노인 이적요, 그럼에도 젊은 육체를 갖고 싶은 남자 이적요. 정지우 감독이 <해피엔드> <사랑니> <모던보이>에 이어 4번째 장편영화로 <은교>를 선택한 건 돌이킬 수 없는 시간 앞에 선 이적요의 오랜 침묵과 깊은 시름에 마음이 흔들려서였을 것이다.
-수염은 언제부터 길렀나.
=2년 됐다. 처음엔 정말 지저분했는데, 이제는 바리캉 비슷한 도구도 사서 열심히 다듬고 있다.
-원작을 접한 건 언제였나.
=<모던보이> 끝내고 한동안 멍하게 지냈다. 거의 진공상태였다. 그러다 <이끼> 시나리오를 썼고. 원작을 읽었던 건 지지난해 늦여름께였다. 영화로
[정지우] “원작의 지나친 솔직함에 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