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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스 일레븐>만 <오션스13>까지 머릿수를 늘릴 것인가. <익스펜더블>도 결국 이들을 불러모을 것이다.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 척 노리스와 장 클로드 반담까지 가세했으니 결코 이들도 시대의 요구(?)에 부응할 수밖에 없을 터. 이들이 캐스팅되지 않는다면 ‘짝퉁 터미네이터’로 출연했던 <샤도우 체이서> 시리즈의 프랭크 자가리노나 ‘제2의 돌프’처럼 등장해 <스톤 콜드>로 반짝 인기를 끌었던 브라이언 보스워스도 있다. 물론 메인 스트림에서라면 니콜라스 케이지와 존 트래볼타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웨슬리 스나입스(1962∼)
현재 서구 액션배우 중 제이슨 스타뎀과 맞짱 뜰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액션 기계’. <블레이드2>(2002)의 무술감독인 견자단도 그 스피드와 파워를 인정했을 정도. 나스타샤 킨스키와 호흡을 맞췄던 마이크 피기스의 <원 나잇 스탠드>(1997) 같은 작품도
[익스펜더블2] 다음에는 시걸 형님의 무표정을 보고 싶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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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떨어지지 않는 총탄, 마치 즐겁게 만세를 부르는 것처럼 쓰러지는 적들, 그리고 늘 대등하게 맞서 싸우다가도 갑자기 주인공의 동작에 맞춰 얻어맞기를 기다리는 적들. <람보>와 <코만도>, 그리고 <델타 포스>와 <유니버설 솔져> 등 80∼90년대를 풍미했던 ‘하드보디’ 전쟁물의 영웅들이 귀환했다. 실베스터 스탤론, 아놀드 슈워제네거, 돌프 룬드그렌, 제이슨 스타뎀, 이연걸의 <익스펜더블>에 이어 고대해왔던 장 클로드 반담, 척 노리스가 가세했다. 맛난 불량식품을 향한 은밀한 욕망은 그렇게 업그레이드된 속편을 만들었다. 여기 한가닥했던 왕년의 사내들이 만나 ‘용병의 자격’ 그리고 ‘남자의 자격’에 대해 묻는다.
<뜨거운 녀석들>(2007)의 니콜라스(사이먼 페그)는 마을의 비밀을 알아내고 마을을 빠져나오다 DVD숍에서 우연히 액션영화 진열대를 보고는 눈이 ‘빡’ 돈다. 척 노리스의 <강력계의 영웅>(19
[익스펜더블2] 형님들은 네버 다이! 묻지마 총질도 네버 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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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1시간으로 제한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만 해도 그러려니 했다. 한데, 형식적인 요구가 아니었다. 김휘 감독은 아침부터 8개 매체와 개별 인터뷰를 치르고 있었다. 개봉이 예정보다 한달 가까이 밀리면서 <이웃사람>에 대한 기대치는 이전보다 떨어졌던 게 사실이다. “원작을 충실하게 옮겨냈다”는 호의적인 시사 반응이 나왔으나, <도둑들>을 비롯해 앞서 개봉한 한국영화들의 승승장구를 감안하면, 극장에서 <이웃사람>이 어떤 성적을 거둘지는 의문이었다. 하지만 <이웃사람>은 8월29일까지 140만3612명(영화진흥위원회 집계)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보란 듯이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선두를 차지했다. <해운대> <심야의 FM> <7광구>의 시나리오를 썼던 김휘 감독은 관객의 이같은 환대가 얼떨떨하다면서도, 자신의 첫 번째 연출작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만큼은 냉정을 잃지 않았다.
-개봉 첫주 스코어가 예상을 뛰어넘었다.
[김휘] 연쇄살인범을 판타지화하긴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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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어른들 손에 이끌려 대학로에 <남자충동>이라는 연극을 보러간 적이 있다. 끓어오르는 에너지를 토해내는 배우들 사이에서 웬 희한한 아저씨가 눈에 들어왔다. 머리에 비해 왜소한 몸이 단연 돋보였는데, 그보다 사투리와 표준어 사이에 애매하게 다리를 걸친 말투나 시퍼런 식칼을 들고 엉거주춤하게 무대 위를 누비는 몸놀림은 더 이상야릇했다. 알고 보니 <올드보이>에서 오대수에게 앞니를 왕창 뽑히고 ‘손모가지’까지 헌납하셨던 그분이었다. 전혀 전형적이지 못한 그 아저씨는 이듬해 <주먹이 운다> <달콤한 인생> <친절한 금자씨>로 3연타를 날리며 한국의 작가 감독들의 키플레이어가 됐고, 지금껏 무려 50여편에서 주•조단역으로 등장하며 높은 승률을 기록해왔다. 올해는 <도둑들>로 지난해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에 이어 2연타 홈런을 날린 참이다. 그에 비하면 그 뒤를 이을 <공모자들>의 경재와
[오달수] “관념을 몸으로 표현해낼 수 있다면, 그게 최고의 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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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2012 <공모자들>
-데뷔작 <공모자들>에서 장기밀매범에게 납치당하는 여자 채희 역을 맡았다. 첫 영화치고 굉장히 센 캐릭터다.
=1년 전 영화 <창수> 오디션 현장에서 만난 임창정 선배가 나를 잊지 않고 김홍선 감독님께 직접 내 얘길 했다고 들었다. 채희 역을 맡게 되고 현장에서 임창정 선배를 만나니 “너 될 줄 알았어” 하시더라. 그 말을 들으니 부담은 더 됐지만 나에겐 좋은 기회였다.
-오달수, 임창정, 최다니엘, 조윤희 등 쟁쟁한 배우들과 함께 연기해보니 어땠나.
=모두 나보다 한참 선배지만 현장에서는 나를 신인연기자로 보지 않고 동료로 생각해줬다. 특히 사우나 신을 촬영할 때 감정이 안 잡힌 내가 마인드 컨트롤 할 수 있도록 선배들이 충분히 시간을 만들어주셨다.
-소재나 노출 면에서 여배우로서 부담감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다.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에서 감정을 만들어야 하는 게 힘들더라. 계획을 세우고 현장에 가면
[who are you] 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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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은 제레미 레너라는 배우가 대중에게 알려지는 해가 될 것이다.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의 브랜트, <어벤져스>의 호크아이, 그리고 ‘본’ 트릴로지의 뒤를 잇는 <본 레거시>의 애론 크로스까지, 이 남자는 2012년 여름이 채 가기 전에 3편의 블록버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그중 한국에서의 개봉을 기다리는 <본 레거시>는 “이미 궤도에 오른 프랜차이즈의 주연을 맡았다는 점”에서 레너에게는 특별한 마일스톤이다. 2012년 7월21일, <본 레거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려고 그를 만났다. 그의 나이는 올해로 41살. 이야기를 나눌수록 젊은 시절의 그가 궁금해졌다.
-첫 장면을 보면, 당신이 얼어붙은 호수에 입수하는 장면이 나온다. 어떻게 준비했나.
=준비라니, 그 장면을 찍으려고 준비하는 건 사실 고문이나 다름없다. 물속이 조금 춥다면 물 밖은 몹시 추웠다. 그래서 물 밖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턱수염과 머리카락
[제레미 레너] 직접 하는 스턴트의 리얼리티만큼 안전도 중요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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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간지’에게 감히 ‘미친소’라는 캐릭터 하나로 밀고 들어오는 남자. 나이로 봐도 분명 앞서고, 조각 같은 몸매는 언감생심 따라올 리 없으며, 게다가 드라마는 처음이다. 그럼에도 <유령>에서 곽도원은 미친 존재감으로 소지섭과 동등한 위치를 획득했다. 송하윤과 멜로 구도를, 임지규와 코믹 구도를 형성한 것도 모조리 곽도원 차지였다. 모자이크를 맞춰보면 그는 <러브픽션>의 그 까칠한 황 감독이자, <황해>에선 하정우에게 인상적으로 죽임을 당하는 김승현 교수였고,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이하 <범죄와의 전쟁>)에선 조폭보다 더 무서운 조범식 검사였다. 개봉을 앞둔 <회사원>에선 소지섭(맞다, 또 소지섭과 파트너 인증이다)과 같은 회사에 다니는 야비한 전무로, 신정원 감독의 <점쟁이들>에선 귀신을 보는 스님으로 나온다. 추세대로라면 우리가 앞으로 볼 충무로 영화에서 얼마나 더 많은 곽도원의 조각들을
[곽도원] 영화는 어떻게 이 남자를 살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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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2012 <미운 오리 새끼>
-<기적의 오디션>에선 우승을 거머쥐진 못했지만 첫 영화에서 주연배우로 신고식을 치렀다. 그야말로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가 됐는데.
=아직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미술교육과 출신에 연기 경험도 없다.
=감독님은 내 얼굴이 참 착해서 좋다고 하셨다.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걸 좋아해 연기를 시작했지만 계속 겉도는 느낌이었다. 그러던 차에 군 제대 뒤 <기적의 오디션>에 응모했고 진짜 기적을 만났다. 비록 연기전공은 아니었지만 그간 지나온 모든 시간과 경험이 오늘의 나를 만들어준 것이라 생각한다.
-곽경택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채찍보단 당근을 많이 받았다. 내가 정답을 찾아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주시는 쪽이다. 현장에서는 카리스마 넘치지만 촬영이 끝나면 격려도 많이 해주신다.
-87년 전두환 집권 시기의 군대가 배경인데 어렵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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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are you] 김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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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쩍 짧아진 머리 길이만큼이나 조윤희의 표정이 가볍다. 무거운 짐을 여행지에 풀어놨을 때의 홀가분한 느낌처럼 말이다.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방이숙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그녀는 아마도 ‘변신’이란 짐을 이제 막 푼 것 같았다. 그동안 내 남자의 아름다운 옛 애인이거나 첫사랑으로서 마치 환상처럼 머릿속에 자리잡았던 조윤희. 그녀가 영화 <공모자들>을 통해 이제 막 현실에 발을 디뎠다. 그런데 그 현실이 결코 만만치 않다. 장기밀매를 소재로 하는 <공모자들>은 이름 모를 누군가의 심장을 무참히 도려낸다는 점에서 현실보다 지옥에 한발 더 가깝다. KBS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모태솔로, 연애숙맥 방이숙으로 천재용(이희준)과 풋풋한 사랑을 키워나가고 있는 그녀가 납치, 장기적출, 밀매가 벌어지는 중국행 여객선에 선뜻 오른 이유가 궁금했다. “영화에 대한 갈망이 있었는데 제의가 들어와도 시나리오를 보면 할 수가 없었
[조윤희] 지옥 문을 서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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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사내가 있다. 장기밀매꾼 생활을 청산하고 ‘따이공’으로 살아가는 중이다. 사랑하는 여자도 있다. 하지만 일이 꼬인다. 착한 그녀가 무슨 사연인지 사채에 손을 댔다는 말도 들려온다. 그는 동아줄이라도 잡는 심정으로 브로커의 제안을 수락한다. 누군가의 심장을 도려내어 배달해야 하는 일이다. 그렇게 그는 생애 마지막 ‘작업’을 위해 다시 중국으로 향하는 배에 오른다.
<공모자들>의 영규, 그는 악인이다. 아니다. “그는 인간이다.” 배우 임창정은 그렇게 말했다. 악인열전이라면 이미 나홍진의 <추격자>와 <황해>, 김지운의 <악마를 보았다>가 있었다. 그러니 잔인함에 방점을 찍기보다 절대적으로 이야기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이야기란 어쩌다 그런 일을 하게 된 남자의 이야기다. “그들이 유년 시절부터 그렇게 살았더라면 감옥에 가든 누구 손에 죽든 이미 사달이 났겠지. 보편적 정서를 가지고 살다가 어느 지점에서 톱니바퀴가 어긋나면
[임창정] 거울 앞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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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정 하면 순정 충만한 코미디, 조윤희 하면 아련한 멜로나 로맨스. 최근까지만 해도 그건 공식이었다. <공모자들>은 그 유효기간이 다했음을 알린다. 중국행 여객선에서 무차별 장기밀매가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배경으로 한 이 극악무도한 범죄스릴러에서 그들은 각자 필모그래피의 새로운 챕터를 열어젖혔다. 물론 그 변신이 외딴 별에서 온 것처럼 생경한 종류의 것은 아니다. 임창정의 영규는 그가 거쳐왔던 안쓰러운 남자들을 닮아 있고, 조윤희의 유리도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무언가는 여전히 지닌 채다. 단지 거기에 새로운 표정이 더해졌는데, 지속 위에 있는 그 변화가 우리로 하여금 그 이유를 질문하게 만들었다. 그들의 답변을 듣다보면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과연 그들의 변신은 무죄.
[임창정, 조윤희] 지속 가능한 차가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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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나오긴 하는 걸까. 카메라가 도깨비방망이도 아니고. 2010년 겨울,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들은 양은용(<내부순환선> <경>), 서영주(<은하해방전선>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김꽃비(<똥파리> <창피해>), 이 세 여배우에게 카메라를 맡기면서 적잖이 불안했을 것이다. “정말 우리 마음대로 찍어도 돼요?”라는 배우들의 되물음은 무모한 도전에 내몰린 배우들의 비명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시작된 <나 나 나: 여배우 민낯 프로젝트>. 카메라 작동법도 모르던 세 배우가 1년 만에 셀프 다큐멘터리를 무사히(!) 완성할 수 있었던 데는 독립영화에 대한 애정이 작동해서였을 것이다. 8월23일 극장 개봉을 앞두고 만난 세 배우, 아니 세 감독은 카메라 공포증에 대한 토로는 물론이고 시어머니 격인 부지영 총감독의 끊임없는 감시에 대한 불만까지, 쉬지 않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지난해 서울독립영화제
[서영주, 김꽃비, 양은용] 나의 시선을 담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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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균의 맨 얼굴이 궁금했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이하 <범죄와의 전쟁>)에서 최형배(하정우)의 오른팔 박창우를 연기한 그는 촌스러운 단발머리를 하고선 관객을 단박에 1980년대로 타임슬립시켰다. <이웃사람>에서 김성균은 연쇄살인범 승혁이 되어 줄곧 기분 나쁜 표정을 짓는다. 서늘한 눈동자, 조커처럼 웃는 입, 땟국에 까맣게 전 피부는 승혁을 더욱 소름끼치는 인물로 만들어버린다. 그러니 김성균의 진짜 얼굴이 궁금할 수밖에. 신중하지만 과감하게 자신만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배우 김성균을 만났다.
-영화 데뷔작 <범죄와의 전쟁> 개봉 뒤 인터뷰를 참 많이 했더라.
=코피 터지게 했다.
-여기저기서 러브콜이 쏟아지는 이즈음의 상황이 조금 어리둥절할 것 같기도 하다.
=아직 주목받는다는 느낌은 못 받는다. 전혀 불편함없이 거리를 돌아다닌다. 추리닝에 슬리퍼 신고 다니고, 지하철도 타고.
-배우로서의 삶에는 변화가 있
[김성균] 내가 맞을수록 분위기는 좋아지던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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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피조물> 1994
“자동차 뒷좌석에서 대본을 읽다가 아빠에게 소리를 질렀죠. ‘이건 꼭 해야 해!’ 아빠가 말하더군요. ‘원한다면 하게 될 거란다.’ 그 말을 듣고 생각했죠. ‘그래. 그거야. 무조건 할 거야.’ 제게는 굳은 결의가 있었어요. 제 삶의 결정적인 순간이었으니까요. 제가 뽑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무척 행복해서 울었어요. 당시 샌드위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는데 샌드위치를 만들다 제가 됐다는 전화를 받았어요. 눈물을 멈출 수 없어서 가게에서 뛰어나가야 했죠.”
<센스, 센서빌리티> 1995
“이 영화로 오스카 시상식에 처음으로 참가했을 때 함께 출연한 에마 톰슨이 이렇게 말했어요. ‘잘 들어. 솔직히 말하자면 이건 그냥 끝내주는 쇼를 보러 가는 거야.’ 진짜 그렇더라고요. 하지만 시상식에 참여한 엄마, 아빠와 저는 꼭 촌놈들 같았죠. 차에서 나오는데 엄마가 제 드레스를 밟았고, 저는 ‘엄마! 좀! 엄마!’ 이렇게 외쳐댔죠.
[케이트 윈슬럿] 케이트 윈슬럿이 말하는 내 배우 인생의 다섯 순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