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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이광수는 참 많은 별명을 얻었다. 모함광수로 시작해 기린, 광바타, 배신의 아이콘, 초통령 그리고 최근의 구광표까지 그의 별명은 끝도 없이 뻗어나갈 기세다. 이게 다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을 통해 만들어졌다. 그는 <런닝맨>에서 남에게 잘 속고 또 틈만 나면 남을 속이려드는 만만한 모사가 캐릭터로 등장한다. 그의 예능감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중요한 건 예능감만큼이나 그의 연기력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는 거다. 이광수는 첫 영화 <평양성> 이후 2년 동안 <원더풀 라디오> <간기남> <내 아내의 모든 것> <마이 리틀 히어로>까지 네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마이 리틀 히어로> 촬영이 끝나갈 무렵엔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를 시작했다. 주인공이었던 적은 없지만 주인공보다 작아 보였던 적도 없었다. <마이 리틀 히어로>에서도 마찬가지다. <마이
[이광수] 웃기고 진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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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2012 <청출어람>
-<청출어람>의 소녀 역의 적임자를 찾으려고 판소리 전공자가 있는 학교들을 모두 물색한 끝에 캐스팅됐다고 들었다.
=현재 전통예술중학교를 다니는데 학교에서 오디션 제의가 들어와서 친구들과 함께 오디션을 봤다. 같이 오디션을 봤던 친구들이 캐스팅 소식을 듣고 축하를 많이 해줘서 고마웠다.
-첫 영화인데 박찬욱, 박찬경 감독 그리고 배우 송강호와 호흡을 맞췄다. 현장에서 떨리지 않았나.
=원래 판소리를 계속 해왔던 터라 사람들 앞에 서는 게 떨리지 않았다. 다만 연기는 처음이다 보니 이런저런 조언을 많이 들었다. 감독님 두분은 소녀 캐릭터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을 해주셨고 송강호 선생님은 긴장하지 않도록 편하게 대해주셨다. 특히 감독님들께서 연기를 하려고 하면 오히려 어색하니 캐릭터 그 자체가 되라고 말씀을 해주셔서 그간 판소리를 해오면서 겪었던 개인적인 경험들을 떠올리며 촬영에 임했다.
-어떤 경험들을 떠올렸나.
=영
[who are you] 전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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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_지난해 추석특집호에서 세 사람을 따로 인터뷰하며 서로의 작품에 대한 호기심을 각자 얘기한 적 있다. 그에 대한 답을 듣고 싶다. <스토커>에 대해서는 사건이 벌어질 중심공간인 저택 안의 팽팽한 밀도에 호기심을 가졌고, <라스트 스탠드>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이하 <놈놈놈>)의 미국 서부 버전’이 아닐까 하는 기대가 있었으며, <설국열차>는 봉준호 감독이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통제된 세트 시스템 내에서 자신의 창의력을 어떻게 펼쳐낼지 궁금해했다.
영화 제작 과정에서 달라진 것들
박찬욱_테네시주 내슈빌에 있는 저택이 주요 공간이다. 마음에 드는 저택을 고르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영화와 겹치는 느낌도 좋고 적당히 고풍스럽고 색칠 등 내부를 우리가 원하는 대로 데커레이션할 수 있는 것도 좋았다. 딱 하나, 내가 생각한 규모가 아니어서 그 크기가 좀 아쉬웠다. 하지만 결국에는 마찬가지였던 것
[박찬욱, 김지운, 봉준호] 대배우와 작업하니 황홀했지만, 결국엔 한국과 똑같이 지지고 볶고…ㅠ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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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의 한국 영화계를 기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스토커>의 박찬욱, <라스트 스탠드>의 김지운, <설국열차>의 봉준호 감독의 귀환이다. 이처럼 여러 명의 한국 감독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할리우드에서 영화를 만든 경우는 처음이다. 물론 <설국열차>는 엄밀하게 말하자면 미국과 프랑스가 참여해 무려 400억원대의 제작비가 투입된 CJ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프로젝트라 부르는 게 맞을 듯싶다. 그래도 이미 웨인스타인 컴퍼니와 배급 계약을 체결해 2013년 여름 북미에서 와이드 릴리즈로 개봉할 예정이다. 흥미로운 것은 세 감독의 진출 양상이 각기 다른 유형이라는 점이다. 영국이나 호주 등 영어권 국가가 아닌 나라에서 이처럼 다양한 유형으로 할리우드에 진출한 사례는 일찍이 없었다. 2013년은 이들 덕분에 여러모로 기념비적인 해가 될 것 같다. 지난해 추석특집호에서 따로 만났던 그들에게 더 많은 얘기를 듣고 싶었고 모처럼의 ‘회합’을 청했다
[박찬욱, 김지운, 봉준호] 대배우와 작업하니 황홀했지만, 결국엔 한국과 똑같이 지지고 볶고…ㅠ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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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방송 시청률 6.5%. 명실공히 3사 꼴찌 출발이다. 김명민 주연, 장항준 시나리오도 소용없었다. 방송 16회차, <드라마의 제왕>은 10%도 넘지 못한 채 7~8%를 감질나게 오가고 있다. 드라마 속 앤서니 김이라면 차마 용납 못할 수치다. 끊임없이 발생하는 문제점에 비해 해결책은 김빠지고, 그 자리엔 구태의연한 멜로와 불치병이 슬그머니 자리를 잡았다. 드라마판의 폐부를 깊숙이 파고들어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시청자를 옭아맸던 초반의 기세에 비하면, 이건 문제가 많아도 너무 많다. 그렇다고 외면하기엔 아까울 정도로 신선하고 장점이 많은 작품이 <드라마의 제왕>이다. 상황을 정리할 필요를 느꼈다. 집필을 한 장항준 작가(이 경우엔 감독이 아니라 작가 타이틀)를 만나 따져 물었다.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아 직원들 모두 쉬는 마포의 오피스텔을 찾았다.
-선거날도 촬영을 접었다. 크리스마스이브도 챙기고. 그렇게 다 쉬고도 일정에 차질은 없는 건가.
=빨리 쓰는 편이
[장항준] “이건 모두 내가 방송국에서 보고 듣고 겪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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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는 성유리가 2년 전에 찍은 저예산영화다. 매니지먼트사의 만류를 무릅쓰고 출연했다. 해사한 얼굴을 클로즈업한 포스터만 놓고 보면 고만고만한 성장영화 같다. 하지만 막상 들여다보면 그게 아니다. 동생의 죽음을 제 탓으로 여기는 극중 윤희는 아버지의 매질을 당연한 형벌로 받아들인다. 눈두덩은 항상 멍이 들어 있고, 입가는 핏자국으로 얼룩져 있다. 아프지만 아프다고 말하지 못하는 윤희를 세상은 동정하는 대신 경멸한다. 유쾌하고 씩씩한 캐릭터가 더 어울릴 법한 성유리는 왜 굳이 고행을 자처한 것일까. 연기를 시작한 지 10년. 성유리에게 드라마가 주어진 경로였다면, 영화는 찾아야 할 돌파구인지 모른다. 그녀 역시 의외의 선택을 “고심의 결과”라고 말했다.
-드라마 <신들의 만찬>(2012)을 끝내고 어떻게 지냈나.
=여행 겸해서 홍콩에 화보촬영하러 다녀왔다. 2년 동안 거의 쉬지 못했다. 요즘은 필라테스와 발레를 접목한 자이로토닉을 하면서 체력을 보강하고 있
[성유리] 포기는 없다, 진짜 배우가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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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2012 <레미제라블> 2011 <힉>
2011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
2008 <천일의 스캔들> 2007 <세비지 그레이스>
2006 <굿 셰퍼드>
-<레미제라블>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일곱살 때 뮤지컬을 처음 봤고, 그때부터 이 작품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었다. 어른이 되어 <힉>이라는 영화를 찍던 도중, 영화 <레미제라블>이 제작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촬영장에서 카우보이 복장으로 노래를 불렀다. 그 영상을 아이폰으로 찍어 에이전트에게 보여줬다. 즉시 에이전트가 <레미제라블>의 프로듀서에게 내 노래 영상을 보여줬고, 그 이후로 <더 엑스 팩터> <아메리칸 아이돌> 스타일의 영화 오디션이 시작됐다.
-마리우스 역은 어떻게 준비했나.
=빅토르 위고의 책으로 돌아갔다. 그의 소설에는 마리우스를 생동감있게 표현하는 데 도
[who are you] 에디 레드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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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곰곰이 되살려보자. 영화에서 쉴새없이 뛰고 구르는 손예진을 본 적이 있던가. 남의 지갑을 슬쩍한 적은 있긴 하다고?(<무방비도시> (2007)) 매력적인 소매치기이긴 했다. 대체로 그는 경험 많은 여자였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두려워했으며(<내 머리 속의 지우개>(2004)), 헤어진 남편과 다시 시작하기도 했다(드라마 <연애시대>(2006)). 그뿐이랴. 두명의 남편을 두려는 대담한 시도를 하기도 했다(<아내가 결혼했다>(2008)). 그러니까 어떤 장르보다 감정을 섬세하고 예민하게 다루어야 하는 멜로 장르에 주로 출연해온 손예진이다.
그래서일까. 그가 <타워>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 블록버스터 속 그의 모습이 선뜻 떠오르지 않았나보다. <타워>에서 그가 맡은 서윤희는 초고층 주상복합빌딩 내 푸드몰의 매니저다. 크리스마스이브, 타워스카이에 화재가 발생하자 건물 안은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그는
[손예진] 이상하지 않은 나라의 손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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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좋은 배우다. 적어도 그 점에선 의심의 여지가 없다. 연극판에서 다져진 연기는 데뷔작 <꽃잎>(1996)에서부터 범상치 않은 기운을 풍겼고 대중에게 이름을 각인시킨 <박하사탕>은 물론이거니와 2009년 최고의 블록버스터 <해운대>에서조차 ‘설경구’라는 세 글자는 연기력으로 상징되는 이름이었다. 그저 작품성있는 영화 몇편의 주연이었기 때문은 아니다. 그의 필모그래피가 멜로부터 코미디, 시대극, 블록버스터, 심지어 시리즈물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넓게 퍼져 있다는 걸 알려주면 의외로 놀라는 사람들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이토록 경계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영화에 출연했음에도 대중은 그를 여전히 스타가 아닌 색깔있는 연기자로 기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평범해서 그런 거 아닐까 싶다. 어디에서든 볼 수 있는 얼굴 아닌가. 지금 <감시>를 찍고 있는데 (한)효주가 난간위에 걸치고 서 있는 (정)우성이를 보고 ‘진짜 배우 같다’고 감탄하더라.
[설경구] 눈으로 묻고 얼굴로 대답하는 설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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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먹서먹할 줄 알았다. 크랭크업한 지 1년 가까이 지났기 때문이다. 우려는 기우였다. 스튜디오에 들어오자마자 설경구와 손예진은 서로의 안부부터 챙겼다. 마치 어제도 만난 사이처럼 둘은 아무렇지 않게 농담도 주고받았다. 오누이 같았다. 손예진은 “원래 (설)경구 오빠와 친해요. 경구 오빠 덕분에 현장도 즐거웠어요”라고 <타워>의 현장을 떠올렸다. 알려진 대로 <타워>는 108층 규모의 초고층 빌딩에서 일어난 대형 화재사고를 소재로 한 재난 블록버스터다. 이 영화에서 설경구는 소방대장 영기 역을, 손예진은 빌딩 내 푸드몰의 매니저 윤희 역을 맡았다. 그러니까 두 사람은 화재 속에서 동지애를 나눈 전우인 셈이다. 다음 장부터 설경구, 손예진의 <타워> 출연기를 전한다.
[타워] 돌아보라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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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맨이 되고 싶다. 취업을 하고 싶다. 대기업이라고 겁낼 필요도 없다. PT가 입사시험에 포함되어 있다고? 그렇다면 더 의욕충전이다. 윤태호의 <미생: 아직 살아있지 못한 자>(이하 <미생>)를 봤기 때문이다. <미생>에는 직장 생활의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어떤 자기계발서보다 낫다. 또한 <미생>에는 모든 회사원의 애환이 녹아 있다. 엄마를 기다리는 어린이집의 아이들이 우르르 뛰어나오는 장면(21수)을 보고 코가 찡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반면 윤태호는 한국사회를 움직이는 사람들의 이면을 다루는 <내부자들>도 연재했다. 2012년 대선과 함께 종지부를 찍을 이 웹툰은 <미생>과는 다른 결을 품고 있는 듯하지만 결국 한 사람의 손에서 탄생했다. 그는 윤태호다.
Profile
1988 허영만 문하로 만화계에 입문
1993 <비상착륙>으로 데뷔
1997 <연씨별곡>
1998 <야후 Y
[윤태호] 삶에서 완생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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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2013 <배우는 배우다>(예정)
2012 <러시안 소설>
-‘2012 CINE ICON: KT&G상상마당시네마 배우기획전’에서 2013년 기대주로 선정됐다.
=영광이다. 다만 같이 출연한 친구들도 함께 선정됐다면 좋았을 텐데. 신연식 감독님 아래서 다같이 연기수업 들었던 친구들이다.
-다들 인상적이더라. 연기수업에서 무엇을 얻었나.
=연기 학원은 다녀보니 몇 개월 지나면 그 선생님의 연기가 나한테 그대로 입혀지더라. 근데 신 감독님은 각자의 스타일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 같은 대사도 다른 배우가 하면 달라야 한다고. 그렇게 8개월쯤 지났을 때 우리를 데리고 영화를 찍어보고 싶다고 하셨다.
-<러시안 소설>에서 김기진 선생에게 인정받기 위해 고집스럽게 소설을 계속 쓰는 문학청년 신효로 등장한다.
=실제 내 모습과 비슷한 면이 많다. 한 가지에 매달리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승부를 봐야 한다. 주말마다 동네에서
[who are you] 강신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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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이란 무섭다. 언제부터 그녀를 멜로의 여왕으로 생각하게 된 걸까. 하얗게 빛나는 피부, 긴 생머리, 사슴 같은 눈망울을 마주하는 순간 으레 그럴 거라고 짐작해버린 건지도 모른다. 청초함에 관한 한 한효주의 외모는 ‘압도적’이다. 하지만 그녀의 경력을 찬찬히 훑어보면 의외로, 아니 당연히 폭넓은 스펙트럼을 발견할 수 있다. “친근한 이미지 덕분이 아닐까 싶다. 다가가기 쉽고 편안한 매력? 뚜렷하게 예쁘다기보다는 자연스러우니까”라는 그녀의 겸손이 괜한 소리로 들리지 않는 것은 그 때문이다. 똑같은 로맨틱코미디라도 한번도 똑같은 캐릭터를 반복한적 없는 그녀에게 연기 변신은 의도나 강박이 아닌 그저 자연스런 호흡이며 거스르지 않고 자신에게 솔직했던 결과다. “이렇게 해야지 하고 일부러 선택하는 건 아니다. ‘연기 변신을 할 거야!’라기보다는 그때그때 마음 가는 역할을 하는 편이다. 그러다보면 달라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거고. 그래도 이제까지 연기했던 역할들이 한번도 비슷하다고
[한효주] 자체발광 청순발랄 순수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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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만 콕콕 찍어 말하는 모범생. 고수가 딱 그랬다. 그의 얘기엔 틀린 말이 하나 없었다. 진실되지 않다는 인상을 주진 않았다. 오히려 그는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엔 한참 뜸을 들인 뒤 “죄송하지만 거기에 대해선 생각을 못해봤습니다”라고 정중하게 그러나 정직하게 대답을 피했다.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을까 싶은 반듯함은 애써 만들어낸 이미지가 아니었다. 그의 연기에도 억지스러운 면이 없다. 고수는 파격적인 변신을 섣불리 시도한 적이 별로 없는 배우다. <썸>으로 시작해 <백야행: 하얀 어둠 속을 걷다> <초능력자> <고지전>을 거치면서 고수는 조금씩 전진해왔다. 그것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과 자신이 하고 싶은 것 사이에서 절묘하게 균형을 이룬 결과다.
<반창꼬>의 강일이란 인물도 그렇게 만났다. “지금까지 장르적 성향이 짙은 작품들을 했는데 일상의 모습들을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를 하고 싶었어요. <반창꼬>를 찍으면
[고수] 꾸밈없는 반듯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