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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크루즈가 고독한 영웅이 되어 돌아온다. 4월11일 개봉하는 조셉 코신스키의 신작 <오블리비언>에서 그는 황폐한 지구에서 자신의 과거를 추적하는 드론 조종사 잭 하퍼를 연기한다. 그가 수많은 전작에서 선보였던 ‘곤경에 처한 남자’들과 <오블리비언>의 잭은 어떻게 다를 것인가. 자신과의 싸움에서 막 돌아온 톰 크루즈의 이야기를 전한다.
올해 여름이면 톰 크루즈도 51살이 된다(그의 생일은 7월3일이다). 영원히 늙지 않을 것만 같던 이 꽃미남 스타 배우의 미간에도 어느새 가느다란 주름이 겹겹이 잡혔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화끈한 액션장면을 장착한 블록버스터영화의 주인공이다. 동갑내기 배우 브래드 피트가 레드카펫을 자주 밟을 수 있는 예술영화로 눈을 돌리고, 역시 비슷한 나이의 톱스타 조니 뎁이 세월을 가늠할 수 없는 만화적인 캐릭터를 트레이드 마크로 삼으며 중년의 위기를 돌파할 때, 톰 크루즈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아로새겨진 얼굴로 20년 전에도 맡았을
[톰 크루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스턴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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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키스트의 역습이라고 해야 할까. 자칭 “도시의 기마족”, 평소 오토바이를 타고 바람을 가르며 “프리덤~”을 외치는 이준익 감독이 한국영화감독조합 사단법인 조합장으로 나섰다. 그는 취임 뒤인 지난 1월 한국영화제작가협회(이하 제협) 총회를 찾아 “감독조합은 영화산업의 여러 구성원과 함께 제협이라는 버스에 올라타겠다. 단, 그 버스가 종점까지 제대로 가지 못하면 버스를 폭발시켜버리겠다”는 뜨거운 농담도 던진 바 있다. 그렇다면 그와 감독조합이 향하는 종점은 어디일까. 그 답을 듣고자 4월1일 창립총회를 앞두고 그를 만났다. 더불어 그의 3년 만의 복귀작 <소원>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그가 극히 말을 꺼렸음에도, 우리가 알던 이준익이 아닌 다른 이준익들이 몸을 사리고 있는 영화임은 확실해 보였다. 동시에 olleh국제스마트폰영화제 집행위원장, 부산영상위원회 운영위원 자리도 맡고 있는 그는 스스로의 표현대로 자타를 위해 마구 “분열 중인” 멀티플레이어였다.
-어떻게 총대를
[이준익] 생산자의 생태계 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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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 왓슨은 에마 왓슨이다. 당연한 소리. 다르게 말해보자. 에마 왓슨은 헤르미온느가 될 수 있어도 헤르미온느는 에마 왓슨이 될 수 없다. 금세기 최고의 프랜차이즈 인기 캐릭터도 그녀의 존재감을 넘어서진 못했다. 파파라치를 몰고 다니는 패셔니스타이자 주목받는 할리우드 청춘 스타는 이제 호그와트 마법학교를 졸업하고 배우로 도약 중이다. ‘아름다운’이란 수식어 뒤에 가린 그녀의 총명한 눈빛을 마주할 준비를 하라.
신은 불공평하다. 무슨 말인지 궁금하면 에마 왓슨을 한번 보라. 그녀는 아름답다. 훈훈하게 자라준 대표적인 아역배우 출신 여배우로, 2011년에는 (비록 조사기관의 권위와 신빙성을 그리 높이 쳐줄 수 없다고 하더라도) 미국의 한 영화전문 사이트에서 뽑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배우 1위’에 뽑히기도 했다. 그녀는 인기가 많다. 빼어난 미모로 화장품 모델과 잡지화보 속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건 물론이고 각종 설문에서 늘 상위권을 차지하며 일거수일투족이 대중의 시선 한가운데
[에마 왓슨] 내 옷은 내가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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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2013 영화 <노리개> 정지희 역
2012 드라마 <노란 복수초> 설수애 역
2011 드라마 <TV방자전> 향단 역
2009 드라마 <청춘예찬> 양상미 역
2008 영화 <울학교 이티> 기호 짝 역
2008 영화 <쌍화점> 후궁 역
2007 드라마 <달려라 고등어> 기여운 역
민지현의 가장 큰 장점은 볼 때마다 새롭다는 게 아닐까. 알려지지 않은 배우라서가 아니라 깨끗한 얼굴을 가졌기 때문일 터. 그녀가 알려진 것은 <TV방자전>의 향단 역을 맡으면서였다. 도발적인 향단은 세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귀여운 팜므파탈의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만들었으니 이제 굳히기에 들어갈 차례. 하나 이후 민지현은 여섯살 지능을 가진 지적장애인 수애로 분한다. <노란 복수초>의 수애는 민지현의 순진한 눈과 더없이 잘 어울렸다. 고생 모르고 자랐을 것 같은 무구한 얼굴 뒤엔 남모를 그
[who are you] 민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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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이 이름을 적고 있네. 누구를 풀어주고 누구를 벌할 것인지. 모두 같은 취급을 받을 수 없을 것이네. 황금 사다리가 내려올 것이다. 그분이 오시는 날.” 너무나 절묘한 선곡인 조니 캐시의 <The Man Comes Around>에 맞춰 브래드 피트가 등장한다. 잔뜩 찌푸린 표정으로 담배를 피워대며 오직 옆, 뒷모습으로만 등장하는 킬러 잭키 코건(브래드 피트)은 도박장을 턴 멍청한 도둑들을 처리하기 위해 고용된 ‘집행자’다. 등장과 동시에 작업을 의뢰한 드라이버(<번 애프터 리딩>에서 같은 헬스클럽 동료였던 리처드 젠킨스)와 그저 미동도 없이 오직 차 안에서 긴 얘기만 나눌 뿐이지만 여전히 그는 섹시하고 매력적이다. 이제껏 보기 드물었던 색다른 킬러의 모습이랄까. 차 안에서 담배 피우지 말라는 얘기에도 아랑곳없이 한번 상대를 무심히 째려보고는 연기를 길게 내뿜는다. 아무도 그를 건드릴 수 없다. 이제 올해로 그의 나이 딱 쉰살이다. 하지만 브래드 피트의 시간
[브래드 피트] 야심만만 냉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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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1985년 학생운동 시절 구속되면서 <항소이유서>를 통해 필력을 알리기 시작했다. <거꾸로 읽는 세계사>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등의 베스트셀러를 내며 시사평론가, 토론진행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다 2003년 정계에 입문, 최근 10년간의 정치활동을 끝내며 지식소매상으로 다시 돌아왔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환한 얼굴로 인사를 건넨다. 팬이라며 사인을 부탁하는 사람도 있고 꼭 만나고 싶었다며 편지를 남기고 간 사람도 있다. 대부분 책 잘 보겠다는 말로 인사를 마무리한다. 자연인 유시민이 있는 풍경은 정치인 유시민이 머물던 풍경과는 사뭇 달랐다. 필요한 정치인을 잃었다는 아쉬움도 잠시, 환하게 밝아져 있는 그의 표정을 마주하니 어느새 그의 선택을 지지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인다. 하긴 대신 좋은 글쟁이 한명을 얻었으니 그리 나쁘지 않은 거래다. 10년 만에 지식소매상으로 돌아온 유시민 전 의원을 만났다.
-정치하다 그만두면
[유시민] 출발은 ‘어떻게 죽을 것인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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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 여배우가 할리우드를 사로잡았다. 두번의 오스카 후보 지명, 한번의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지난 2년간 10여편의 주목할 만한 영화에 출연…. 그녀의 정체는 <제로 다크 서티>의 히로인, 제시카 채스테인이다. 그녀는 요즘 들어 할리우드에서 가장 자주 들려오는 이름치곤 아직 한국 관객에게 생소한 존재다. 올 3월 개봉한 <제로 다크 서티>, 4월18일 개봉을 앞둔 <테이크 쉘터>를 통해 제시카 채스테인의 매력을 짚어봤다.
유명하지 않은 유명인. 이 어불성설 같은 말이 제시카 채스테인을 설명할 때 필요하다. <제로 다크 서티>의 마야 역으로 올해의 가장 강력한 오스카 여우주연상 후보로 거론되던 그녀에게 무슨 실례냐고? 솔직히 말해보자. <트리 오브 라이프>의 자애로운 어머니, <헬프>의 푼수 새댁, <제로 다크 서티>의 CIA 여성 요원으로부터 제시카 채스테인의 이름을 곧바로 떠올리는 이들은 많지 않
[제시카 채스테인] 미지와의 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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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2013 영화 <호스트>
2011 영화 <레드 라이딩 후드>
2011 드라마 <더 런어웨이>
2009 영화 <도리언 그레이>
2004 영화 <빙 줄리아>
연기에 대한 호기심, 190cm의 신장, 그리고 강인한 느낌의 성씨. 맥스 아이언스가 아버지 제레미 아이언스에게 물려받은 목록의 전부다. 제레미 아이언스는 우아한 외모와 중후한 음색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우리에게 찾아온 두 번째 아이언스는 촉촉하고 부드러운 눈빛을 지닌 스물일곱살의 영국 청년이다. <레드 라이딩 후드>에서 순수한 마음씨를 지닌 도련님을 연기했던 그는 <호스트>에서도 두개의 인격을 지닌 소녀 멜라니의 첫사랑 제러드 역을 맡아 특유의 로맨틱한 분위기로 스크린을 채운다. “15살 때 학교 축제에서 처음 무대에 올랐는데, 그때 느낌이 왔다. 합법적인 일들 가운데서는 연기만큼 재밌는 것이 없겠구나 싶었다.” 이후 높은 경쟁률을
[who are you] 맥스 아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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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처 슈퍼바이저 유태경
-<미스터 고>에서 크리처팀의 역할은 무엇인가.
=모델링팀이 고릴라의 형태를 만들어 크리처팀에 보낸다. 크리처팀은 고릴라가 움직일 수 있도록뼈대를 만들어 심고, 움직임에 따라 적절하게 형태가 변형될 수 있도록 만든다. 고릴라의 여러 움직임을 테스트한 뒤, 그 데이터를 애니메이션팀에 전달한다. 애니메이션팀은 그 데이터를 이용하여 이야기가 요구하는 고릴라의 움직임을 연출한다. 애니메이션을 끝낸 데이터는 다시 크리처팀으로 보내지고, 크리처팀은 털을 붙이고 옷을 입히는 등 필요한 요소들을 점검한 뒤 여러 파트에 전달한다. VFX 제작 파이프라인의 중간에서 크리처팀은 렌더링팀, R&D/FX팀, 애니메이션팀 등 여러 팀이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릴라의 움직임을 구상하기 위해 참고했던 자료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감독님, 정성진 슈퍼바이저와 함께 일본의 동물원에 갔다. 그곳에서 만난 ‘하오코’라는 고릴라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긴 시간 동안
[미스터 고] 진짜 고릴라와 영화적 고릴라의 접점 찾았다+털의 디테일에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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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슈퍼바이저의 역할은 무엇인가.
=애니메이터들이 고릴라의 표정, 움직임을 보다 섬세하게 표현해낼 수 있도록 조율하는 일이다.
-애니메이션팀은 총 몇명이고, 역할 분담은 어떻게 했나.
=총 26명이다. 일단 2명은 모션 캡처를 담당하고, 애니메이터마다 장기가 다 달랐다. 드라마적인 움직임을 잘 구현해내는 아티스트가 있는 반면, 액션 연기를 잘 만들어내는 아티스트가 있다. 물리적인 움직임을 잘 표현하는 아티스트도 있고. 슈퍼바이저로서 적재적소에 이들의 업무를 배치하는 게 중요했다.
-이 영화는 모션 캡처보다 애니메이션의 비중이 훨씬 컸다고 들었다.
=영화 <아바타>나 <킹콩>은 모션 캡처를 기반으로 한 작품이다. 하지만 고릴라의 신체 구조가 사람과 다르다보니 모션 캡처보다는 애니메이션이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른 동물에 비해 고릴라가 작업하기가 수월한 편인가. 아니면 어려운 편인가.
=수월한 편은 아니다. 때로는 두발로 걷기도 하고, 때
[미스터 고] 내가 직접 고릴라가 돼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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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로듀서라는 파트는 낯설다.
=3D 촬영에 필요한 시스템 선정과 운영 예산 관리부터 촬영팀과 함께 3D 촬영 기술공정을 개발하기까지 3D와 관련한 모든 일을 관장한다. <미스터 고> 박성준 총괄 프로듀서는 “예산과 시간 소요가 보통 2D영화 제작비의 20%가 넘어가면 대한민국에서 3D영화의 정착은 힘들다고 누누이 강조”해왔다. 할리우드나 <용문비갑> 같은 중화권 프로젝트에서는 3D 프로듀서가 따로 있어 3D 파트가 다른 파트와 원활하게 소통하며 효율적으로 촬영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미스터 고>에 합류했을 때 이 영화만의 3D 촬영에 어떤 기대감이 있었나.
=고릴라라는 디지털 캐릭터를 실사 촬영한 3D 영상에 얹는 시도가 도전이었다.
-촬영 전, 테스트 과정에서 레퍼런스로 활용한 영화나 영상이 따로 있었나.
=매일 아침 러닝머신에서 <아바타>를 100번 이상 봤다는 감독님의 말씀에 자극받아, 박현철 촬영감독님과 촬영팀
[미스터 고] 기술보다 감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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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처? 매치 무비? 들어는 봤으나 정확한 뜻을 모르는 VFX 전문용어들을 알기 쉽게 정리했다.
creture 크리처
말 그대로 ‘창조물’을 내놓는 공정이자 VFX 제작 파이프라인의 가장 중심에 위치한 공정이다. <미스터 고>의 크리처팀은 고릴라 모형이 움직일 수 있도록 뼈대를 만들어 심고, 움직임에 따라 적절하게 고릴라가 변형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을 한다. 그리고 R&D팀과 애니메이션팀 사이에서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도록 돕는다.
lighting 라이팅
영화의 조명과 마찬가지로 3D애니메이션에서도 빛이 중요하다. 색온도, 노출량, 방향 등 빛의 여러 요소가 이야기와 캐릭터의 분위기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보통 영화 속 조명과 차이라면 털의 재질까지 라이팅 영역에 포함된다는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미스터 고>의 라이팅은 털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게 관건이었다. 보통 조명을 받은 부분은 반짝거리게, 그렇지 않은 부분은 그림자로 표현해야 한
[미스터 고] 온전한 생명이 이렇게 태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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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떤 ‘물건’이 나오려고. <미스터 고>의 제작진은 현재 4년째 출산의 진통을 겪고 있는 중이다. 거대한 고릴라 두 마리가 이 난산의 주범이다. <라이프 오브 파이>의 호랑이조차 150컷 이상은 등장하지 않았는데, <미스터 고>의 고릴라들은 무려 1천컷이 넘는 장면에 등장하며 주연배우 자리에서 물러나려 하지 않는다. 난산의 원인은 깐깐한 ‘부모’에게도 있다. <미스터 고>의 연출적, 기술적 총괄 지휘를 맡은 김용화 감독과 정성진 슈퍼바이저는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적인 디지털 캐릭터가 완성되기까지 자식 같은 고릴라들을 세상에 내놓을 생각이 없다. 그들의 공식적인 출산 예정달인 7월까지 마냥 기다릴 수는 없었다. ‘미스터 고’(릴라)가 자라고 있는 덱스터디지털을 찾아 한국 영화계의 최전방에 자리한 VFX 기술의 양수 속을 파고드는 수밖에. 그리고 이미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라는 ‘아이’를 함께 키워본
[미스터 고] 내가 고릴라인가, 고릴라가 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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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한국 극장가에 고릴라 ‘배우’가 등판한다. 내로라하는 배우들과 연기 대결을 펼칠 이 고릴라는 과연 디지털 캐릭터의 한계를 뛰어넘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아시아 최초로 주연급 디지털 캐릭터를 선보이는 김용화 감독의 <미스터 고>에 대한 기대가 크다.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에서 선보인 김용화 감독의 흥행 감각, 한국영화 최초의 풀 3D 촬영 등 이 영화를 기대하게 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있지만 역시 화제의 중심에는 주인공 고릴라 링링이 있다. 150여명이 넘는 국내 VFX(시각 특수 효과) 전문가들이 4년간 매달려 키워내고 있는 이 주연급 디지털 배우에 대한 실마리를 얻기 위해 김용화 감독의 제작사 덱스터디지털을 찾았다. 제작비 250억원의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제작진이 경험했을 수많은 우여곡절을 듣는 것은 영화가 개봉하는 7월 즈음으로 미뤄두고, 지금은 고릴라를 직접 키워본 사람들의 경험담을 들을 때다.
[미스터 고] 3D 고릴라 이렇게 키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