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ofile
2013 영화 <1999, 면회>
2012 경기대학교 연기학과 졸업
-학교에서 연극만 했는데, 처음 겪은 영화 촬영 현장은 어땠나.
=연극무대와 달리 영화 촬영 현장은 현실감이 있는 실제 공간이라 낯설었다. 카메라 앞에 서 있는 것도 어색했다. 연극은 2~3개월 동안 합을 맞춰보고 올리는데 영화는 개인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뽑아내야 하는 부분도 많아서 힘들었다. 그래도 현장 분위기가 워낙 좋아서(주요 배우들이 모두 1986년생이다) 그런 걸 다 내려놓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부담감이 없었다.
-심희섭을 한마디로 소개한다면.
=(한참을 고민하다) 투명해지고 싶은 사람? 가끔 주변 사람들에게 ‘널 잘 모르겠다’는 말을 듣는다. 그게 나의 장단점이다. 사람들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알 것 같다. 그래서 맑은 느낌으로 다가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상원은 순진하지만 투명한 느낌은 아니었다. 의뭉스럽달까.
=김태곤 감독
[who are you] 심희섭
-
정은채는 영화 속 해원과 비슷한 옷차림을 한 채로 스튜디오에 들어왔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긴 코트를 걸치고, 청바지를 입은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해원이었다. 들어오자마자 소파에 앉아 난로를 쬐며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낯선 공간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듯 곧장 편안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촬영은 정은채의 <씨네21> 첫 표지 촬영이다. 데뷔작 <초능력자>(2010)로 ‘후아유’ 지면에 처음 소개된 뒤 두 번째 출연작 <플레이>(2011)로 ‘액터 앤 액트리스’에 나와 자신의 배우론을 이야기하더니, 네 번째 출연작인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으로 표지까지 점령한 것이다. 표지 촬영이 훌륭한 배우를 가늠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데뷔한 뒤 이토록 짧은 시간 안에 표지를 찍은 건 최근에 그 말고 또 없을 것이다. “첫 표지인 거 알고 왔어요. 사실 예상도 못했던 일이죠.”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에서 해원 역을 맡은 정은채에게 홍상수 감
[정은채] 나를 연기하고 얻은 용기
-
박훈정 감독은 <신세계> 개봉을 앞두고 잠을 설쳤다. 개봉이 코앞인 어느 감독이 그렇지 않겠느냐마는, <신세계>에 대한 박훈정 감독의 마음은 각별하다. 그의 첫 연출작 <혈투>가 저예산영화의 한계를 실감하게 한 작품이라면, 충무로 A급 배우와 스탭들의 수혈을 받은 <신세계>야말로 상업영화계에 출사표를 던진 감독 박훈정의 진정한 면모를 가늠할 작품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집필한 시나리오 <악마를 보았다> <부당거래>를 김지운, 류승완 감독이 연출했듯 <신세계> 역시 “다른 감독이 더 잘 만들 수도 있을” 작품이라 고민도 했건만, 박훈정 감독은 결국 “다 함께 만든다는 생각으로” 잠시 펜대를 내려놓고 비정한 남자들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신세계> 개봉(2월21일)이 일주일도 안 남았다.
=잠을 설치고 있다. 죽겠다.
-어떤 점이 그렇게 힘드나.
=개봉 스트레스겠지 뭐. 어쨌든 본격적인 상업영화는
[박훈정] 갱스터 누아르의 적통 잇고 싶다
-
수고하셨습니다, 인사까지 끝내고 오정세가 스튜디오를 빠져나갔다. 그리고 몇분이나 흘렀을까. 그가 다시 스튜디오로 걸어들어왔다. 무언가 빠뜨리고 갔나보다 싶었는데 대뜸 휴대폰 카메라를 셀카 모드로 전환한 뒤 기자에게 다가왔다. 함께 사진을 찍자는 거였다. 서로 훈훈하게 인증숏을 찍고 헤어진 뒤 생각했다. ‘나 지금 마성의 남자에게 홀린 건가?’ <남자사용설명서>를 보기 전까진 오정세를 평범한 배우라고 생각했다. 오정세는 자주 눈에 띄었지만 크게 돋보이지 않았다. 그의 기복 없는 꾸준함이 그런 인상을 공고히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번엔 조금 다르다. <남자사용설명서>에서 오정세는 날고뛴다. 소름 돋는 발연기로 하루아침에 무명배우에서 거만한 톱스타가 된 이승재. 그런 말도 안되는 캐릭터를 오정세는 뻔뻔하게 연기한다. 발군의 코미디 연기다. 정작 본인은 사람들에게 각인되는 배우가 되기 싫다고 했지만 <남자사용설명서>를 본 관객이라면 오정세를 각인하게 될 것
[오정세] 사람들이 몰라봐주면 더 좋다
-
-
독자가 묻고 조진웅이 답하다
-그동안 강한 인상을 남기는 배역을 많이 맡았는데, 부드럽고 젠틀한 역할을 맡고 싶은 의향은 없나._Hanna Lee(페이스북)
=어떤 역할이 올지 미리 알고 그에 대비할 수는 없다. 하지만 배역을 맡았을 때, 그 당시 배우가갖고 있는 내적인 것들에 기반해 마음이 쏠리는 방향으로 향하게 된다. 어떤 작품을 하고 싶다기보다는 마음 가는 재밌는 배역이 있으면 하게 되더라.
독자가 묻고 곽도원이 답하다
-이제까지 본격적인 코믹 연기는 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코미디영화에 욕심이 있나. _angelyeeun13(미투데이)
=코미디에 대한 무한한 욕심이 있다. 개그맨들을 정말 존경하는데, 그분들은 자신을 낮추고 세상 사람들이 웃는 얼굴을 보며 행복해한다. 나는 그게 배우가 가져야 할 가장 큰 덕목인 것 같다.
독자가 묻고 문소리가 답하다
-조진웅, 곽도원, 김태훈, 이제훈씨 중 멜로 연기를 한다면 누구와 가장 잘 맞을 것 같나. _유미성(페이스북)
[분노의 윤리학] 배우 그리고 친구 사이(2)
-
“너나 잘하세요.” <친절한 금자씨>의 이 대사는 <분노의 윤리학>의 다섯 등장인물에게 딱 들어맞는 말이다. 살인자 주제에, 스토커 주제에, 바람 핀 주제에, 남들 등쳐먹는 주제에, 자기 잘못은 생각 안 하고 남들에게 분노를 표출하는 인간 군상의 모습이 아이러니한 웃음을 자아낸다. 이들을 ‘다 같은 나쁜 놈’으로 보이지 않게 하는 건 전적으로 배우들의 몫이었다. <분노의 윤리학>은 베테랑 배우 문소리, 곽도원, 조진웅, 김태훈과 청춘스타 이제훈이 선보이는 5인5색 ‘악인 캐릭터의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영화다. 장면마다 배틀을 벌이듯 서로 충돌하고 엉켜들며 캐릭터의 색깔을 사수하던 네 배우를 한자리에 불러모았다(군 복무 중인 이제훈은 아쉽게도 참석하지 못했다). 아등바등 싸우던 영화 속 모습과 달리 “인간적으로 너무 친한” 네 배우들의 수다는 두 시간이 훌쩍 넘도록 끝날 줄을 몰랐다.
네 사람 모두 같은 소속사지만, 평소에도 개인적 친분이 있다고
[분노의 윤리학] 배우 그리고 친구 사이(1)
-
SNS를 통해 ‘인품으로나 능력으로나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며 우스개를 하던 리얼라이즈픽쳐스 원동연 대표는 탈락했다. 대신 명필름 이은 대표가 지난 1월30일 열린 총회를 통해 한국영화제작가협회(이하 제협)의 새로운 회장으로 선출됐다. 전임 차승재 대표가 3번 연임했으니 6년 만의 새 얼굴이다. 올해는 연초부터 <7번방의 선물>이 700만명을 넘기면서 지난해 극장 관객 1억만명 시대의 활기를 이어나가고 있는, 이른바 영화계 활황의 시점이다. 제협이 이 시점에서 영화인들을 위해 고민해야 할 것, 풀어나가야 할 시급한 문제는 무엇일까. 회장직의 바통을 막 이어받은 이은 대표를 만나 각오를 들었다.
-제협 회장으로 선출된 걸 축하한다.
=축하를 받아야 할 일인지 모르겠다. (웃음) 영화계에서는 이런 성질의 일을 두고 ‘공익근무’라고 한다. 각자 프로젝트나 할 일이 산더미인데 동료를 위해, 업계를 위해 대신 나서주니 공익근무란 말이 생긴 거다. 차승재 대표가 6년 동안 회장직
[이은] “이제 영화산업 총량의 발전을 생각할 때”
-
사진 촬영이 아니라 무슨 1인극을 보는 듯했다. 배수빈은 사진기자의 주문에 맞춰 뚝딱 광대 하선이 됐다가 금세 광해가 됐다. 턱을 아래로 쭉 당겨 호탕하게 웃을 땐 영락없는 하선이었고, 두눈에서 장난기가 싹 걷히면 영락없는 광해였다. 그는 별로 힘들이지 않고 그 모든 표정을 만들어냈다. 턱 전체를 덮은 무성한 검은 수염도 썩 잘 어울렸다. 사실 이날 배수빈은 인터뷰에 두 시간 넘게 늦었다. 인터뷰 전달 과정에서 착오가 생겼기 때문이다. 부랴부랴 스튜디오로 달려온 그는 충분히 정중하게 사과를 했다. 그는 자신이 놓쳐버린 두 시간을 어떻게든 만회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인터뷰 내내 배수빈은 집중력과 진정성으로 무장한 채 앞에 앉은 상대를 대했다. 어쩌면 배수빈이라는 사람이 원래 그런 사람일지도 모른다.
2월23일 첫선을 보이는 연극 <광해,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에서 배수빈은 김도현과 함께 광해/하선 역에 더블캐스팅됐다. 연극 연습 기간 동안 매일 오후
[배수빈] 고루하게 늙고 싶지 않아
-
Profile
2013 영화 <남쪽으로 튀어>
2011 영화 <도가니>
2007 영화 <리턴>
-키가 몇인가.
=173cm쯤 된다. 원하는 키는 딱 186cm인데, 엄마는 일단 180cm만 넘자 그러신다.
-<남쪽으로 튀어>에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오디션을 4차까지 봤다. 오디션 대본이 나라가 중학생 형들이랑 싸우는 장면이었다. 독한 연기를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대본이 딱 그런 대본이라 안 떨고 연기했던 것 같다.
-<도가니>에선 청각장애아동 민수로 출연했다. 영화 출연 전 망설임은 없었나.
=전혀. 촬영장 분위기가 좋았다. 내용은 심각하지만, 어리다보니까 영화와 현실이 따로따로 구분이 됐다. 또 영화 출연 이후 주위에서 진짜로 맞았냐, 안 힘들었냐, 불쌍하더라라는 반응이 많았다. 그런 말 들으니까 기분 좋더라. 내가 연기를 잘했다는 뜻이니까.
-<남쪽으로 튀어> 때는 백승환의 삶과 최나라의
[who are you] 백승환
-
TV를 보며 자동적으로 입담이 거칠어진다. 광고 속 조인성이 태연자약하게 웃으며 스테이크 타령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팬심이 들끓어 그 집 스테이크 맛이 싹 달아난다. 이 상태면 광고 효과 제로다. 김수현이 연기 에너지를 마구 분출하고, 송중기가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 같은 착한 얼굴로 치고 나오는 세상에 조인성이 저럴 때는 아니지 싶었다. 애꿎게도 한동안은 <권법>을 준비 중인 박광현 감독에게 조인성 책임론을 물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충무로에서 전에 없는 SF 히어로물을 만든다고 하곤, 예의 열과 성과 에너지를 모두 보여주고선, 그리고 시나리오를 읽은 조인성과 함께 펑펑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다던 박광현 감독은 ‘곧 들어갑니다’라는 말로만 그를 묶어둔 장본인이다. 조인성이 자의로 발목을 잡힌 건 분명하지만, 그 때문에 그는 꿈쩍 않은 채 그의 재가만을 기다리는, 분명 괜찮은 시나리오를 하나둘 남김없이 고사하고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도 TV를 켜니 또다시 스테이크 광고
[조인성] 우아한 파격 조인성의 진화
-
“말 한마디가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으면 모르겠는데, 말 한마디가 또 다른 억측을 낳고 오해를 낳을 수 있는 상황이라….” <남쪽으로 튀어> 막바지 촬영이 한창이던 지난해 8월, 임순례 감독은 연출권을 침해받았다며 촬영을 중단하고 현장에서 하차했다. 그리고 일주일 만에 현장에 복귀했다. 당연히 말들이 많았다. 제작자와 주연배우간에 마찰이 있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고 사람들은 그 마찰의 수위를 궁금해했다. 하지만 임순례 감독은 말을 아꼈다. 공개된 사실을 감추진 않았지만 적극적인 해명 또한 하지 않았다. 6편의 장편영화를 만들어오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 스스로도 정리의 시간이 필요한 듯 보였다. 원작을 각색하는 작업부터 한여름 섬에서의 촬영까지 고단한 일의 연속이었다는 <남쪽으로 튀어> 개봉을 앞두고 임순례 감독을 만났다. 인터뷰 말미, 국민의 의무 따위 안중에 없는 주인공 최해갑이 가족들을 데리고 남쪽으로 훌쩍 떠나듯 임순례 감독도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지도
[임순례] 너무 정색하기 싫어서 코미디가 필요했다
-
오연수는 그동안 왜 영화에 출연하지 않았을까. 15년 만에 출연하는 영화인데 왜 좀더 개성있는 캐릭터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첫사랑과 결혼해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는 삶은 어떨까. 40대 여배우로서의 고민은 뭘까. 꾸준히 드라마로 만나온 배우였기에 신비감보다는 익숙함이 앞섰다. 그런데 정작 오연수는 미지의 이름이었다. 그녀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았다. <남쪽으로 튀어>에서 최해갑의 아내 안봉희 역을 맡은 오연수를 만났다. 다섯 가지 키워드로 배우 오연수를 탐구해보았다.
15년 만의 외출
“예전에 영화할 때는 스포츠지 두세 군데 인터뷰하면 끝이었는데 매체가 이렇게 많아진 것도 놀랍고, 이런 일대일 인터뷰도 새삼스럽다. 마지막으로 영화한 게 98년이었으니까.” 오연수는 장진 감독의 <기막힌 사내들>을 마지막으로 더이상 영화에 출연하지 않았다. 일부러 영화와 담을 쌓은 건 아니었다. 그저 “TV드라마 스케줄 때문에 시간이 맞지 않아”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오연수] 우리는 아직 그녀를 모른다
-
스튜디오는 클럽으로 변했다. 표지 촬영을 위해 틀어놓은, 긴장감 넘치는 음악에 류승범은 눈을 감고 몸을 맡겼다. 하정우와 전지현이 ‘뭐하는 거야?’라는 시선으로 바라보았지만 류승범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낸 뒤 스피커와 연결해 더 빠른 비트의 음악을 튼다. <베를린>에서 동명수(류승범)가 표종성(하정우)과 련정희(전지현)를 토끼 사냥할 때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는 것처럼.
“<베를린>의 악, 그 자체.” 당을 배신한 스파이를 찾아내고 베를린 주재 북한대사관을 장악하기 위해 베를린에 온 동명수를 류승범은 간단하게 설명했다. 북한 군부 세력인 동중호 장군의 아들이기도 한 동명수의 목표는 단 하나. 새 대장(김정은 국방위원장) 동지를 따라 강성대국으로 가는 데 방해가 되는 건 전부 제거하는 것. 욕망에 충실한 악당이라는 점에서 동명수는 전형적인 캐릭터인지도 모른다. 류승범 역시 “처음에는 접근하기가 편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캐릭터에
[류승범] 욕망은 나의 것
-
<도둑들>이 전지현에게 남긴 건 ‘1천만 관객’이라는 흥행 성적뿐만이 아니다. 여러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그는 자신감을 얻었다. <도둑들>이 그랬듯 “다음 작품도 주연이 아니라도 상관없었”다. “기분이 너무 좋았거든요. 작품을 쉬기보다 그 기분을 연장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베를린>의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 류승완 감독에게 시나리오를 먼저 요청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표종성(하정우)의 아내이자 베를린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일하는 통역관 련정희 역은 그렇게 전지현의 손에 쥐어졌다. “외롭고 음울하고 아름다운 여인이다.” <베를린> 제작발표회 때 류승완 감독은 련정희를 그렇게 소개했다. 비밀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그의 운명을 설명하기에 적합한 표현이자 냉전 시대의 마지막 격전지인 베를린의 잿빛 하늘과 더없이 어울리는 소개다. 남편 표종성이 남과 북 양쪽으로부터 쫓기는 신세가 되면서 련정희 역시 남편과 함께 거대한 파도 앞에 서게
[전지현] 엽기녀, 예니콜은 저 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