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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고>는 텔룰라이드영화제, 토론토국제영화제,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를 거쳐 지난 10월12일 미국에서 개봉했다. 첫주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각종 영화제에 공개된 이래 2013년 오스카 후보로 강력하게 언급되는 중이다. <곤 베이비 곤> <타운>에 이어 안정된 연출을 보여준 벤 애플렉과, 극중 토니 멘데즈의 상관을 연기한 배우 브라이언 크랜스턴을 9월의 마지막 날에 만났다. 각본을 쓴 크리스 테리오와 <와이어드>에 기사를 쓴 조슈아 버먼과 가진 인터뷰도 전한다. 그리고 세편만으로 배우에서 감독으로 자리매김한 벤 애플렉에 대한 짧은 글도 함께 덧붙인다.
2007년 5월 조슈아 버먼이 <와이어드> 매거진에 기고한 ‘The Great Escape’라는 기사는, 어둠 속에 묻혀 있었던 30여년 전의 영화 같은 이야기를 전한다. 1979년 11월4일, 주 이란 미국대사관 직원들은 거리에서 들려오는 미국을 성토하는
[아르고] 미친 대탈출극? 톡 쏘는 정치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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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였더라. 방은진 감독이 연출 데뷔작 <오로라 공주>를 내놓았던 해가 말이다. 전국 관객 110만여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을 약간 넘은 성적과 비평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까닭에 두 번째 작품을 내놓기까지 이리 오래 걸릴 줄 누가 알았겠는가. <오로라 공주> 이후 거의 7년이 지난 지금, 그가 두 번째 장편영화를 들고나왔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용의자 X>다. 톱니바퀴처럼 정교하게 맞물리며 전개되는 논리적인 이야기와 강력한 반전으로 유명한 원작이 그의 손을 거치면서 어떻게 변했냐고? 취향에 따라 저마다 다른 판단을 내놓겠지만 분명한 건 <용의자 X>는 방은진의 색깔이 녹아든 작품이라는 것이다. 곧 개봉을 앞둔 어느 가을날 만난 그는 여유로워 보였다.
-예뻐진 것 같다.
=정말? 머리를 길러서 그런가.
-그런 것보다 오랜만이라 그런지 얼굴이 좋아진 것 같다.
=나 원래 예뻤다. (웃음) 안 그래도 제작보고
[방은진] 내게 없는 것을 원망하기보다 내가 가진 것을 충분히 즐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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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배우 전성시대다. 얼마 전까지 아역이라 하면 어리지만 ‘연기도 곧잘 하는 영특한 아이들’이라는 인식이 대부분이었지만 재능있는 아역들이 우후죽순 등장한 최근에는 한 사람 몫의 연기자로 대우받고 있다. 최근 드라마의 초반 성패를 좌우하는 건 대부분 아역의 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하지만 그런 만큼 경쟁도 치열해지고 고만고만한 아역 연기자들 중에서 눈에 띄기도 어려워졌다. 이전에는 어린아이가 연기를 잘한다는 것만으로 주목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 우리에게 기억되기 위해서는 영특함 이상의 것이 필요해졌다. 게다가 잠시 반짝이고 스러져간 수많은 아역 연기자들을 봐오지 않았던가. 어릴 때부터 연기에 입문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자라서 배우로 남기는 더욱 어렵다.
보기 드문 ‘어둠’
그래서, 김새론은 눈에 띈다. 그저 아역이라서, 귀여워서, 연기를 잘해서 주목을 받는 게 아니다. 성인 못지않게 연기를 잘하는 아역 연기자들은 많다. 성인보다 더 예쁘고 귀엽고 발랄한 아역들도 많
[김새론] 천천히, 그렇게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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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2012 영화 <회사원>
2011 영화 <최종병기 활>
2011 영화 <글러브>
2010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
2008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여기 펜이 있다. 영화에서 칼을 돌리던 것처럼 한번 돌려달라.
=(펜을 잡아 돌리면서) 이렇게 돌리다가, 이렇게 찌르는 거다. 촬영 3개월 전부터 소품을 받아서 돌리고 다녔다. 그냥 가방에 넣고 다녔는데, 지갑을 꺼낼 때마다 같이 삐져나와서 조금 민망하기도 했었다.
-무술 훈련은 어떻게 받았나.
=스케줄을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자주 와.” (웃음) 매일 스파링을 뛰었다. 영화 속 서민희 대리도 그렇게 남자들과 싸워가면서 대리를 달았을 것 같더라. 그렇게 훈련을 한 게 나에게는 큰 도움이 됐다.
-<회사원>을 본 관객이라면 내부순환로에서 소지섭과 싸우는 장면에서 분명 큰 인상을 받았을 거다.
=그 장면을 찍다가 갈비뼈에 금이 갔다. 바
[who are you] 장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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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떻게 보셨어요?” 초조하고 불안한 눈빛으로 계속 물어온다. 이상한 풍경이다. 신인배우라면 그럴 법하지만 눈앞에서 간절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을 기다리는 사람은 무려 ‘소간지’, 소지섭 아닌가. 으레 하는 좋았다는 말로는 성에 차지 않나보다. 꼼꼼하게 장면 하나하나 물어보더니 회사원의 고충을 잘 담아낸 것 같단 말을 듣고야 표정이 밝아진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그를 보고 있자니 어쩐지 나도 덩달아 마음이 놓인다.
<회사원>을 통해 살인청부업자가 되어 돌아온 소지섭은 여전히 슈트가 잘 어울리는 간지남이지만 재미있다는 말보다 영화의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었는지를 먼저 신경 쓰는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신인배우의 그것이다. 이제 익숙해질 법도 하건만 작품마다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이 성실한 17년차 배우의 한 걸음 한 걸음에는 신중함과 진지함이 가득하고, 그래서 여전히 성장 중인 신인배우다.
-부산영화제 무대인사에서 배우 곽도원과 함께 ‘트윙클’ 춤추신 것
[소지섭] 밥벌이의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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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변했다. 멜로영화의 대가 허진호 감독이 프랑스 작가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위험한 관계>로 돌아왔다. 하나 이 영화에서 소위 허진호식 멜로의 흔적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현실의 허리를 베어내며 사랑의 맨 얼굴을 들이밀던 그는 <위험한 관계>를 통해 화려하고 우아한 변신을 시도한다.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의 허진호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이 감각적이고 세련된 화면에 눈이 휘둥그레질 것이다. 무엇이 그를 이토록 바꾸었는지 이유를 물으려 찾아갔지만 얼굴을 마주한 지 10분도 되지 않아 그런 생각은 눈 녹듯 사라진다. 비록 붓놀림이 바뀌었을지라도 그 속에 흐르는 섬세한 감정을 건져 올리는 솜씨는 변함이 없다. 다른 어떤 수사가 필요할까. 허진호는 허진호일 따름이다.
-중국 박스오피스 1위 축하드린다.
=개봉 첫날 1위였다. 아직은 추이를 좀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많이 피곤해 보인다.
[허진호] 나 스스로에게 변화를 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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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화선(이요원)은 참으로 박복한 여자다. 어렵게 과거를 정리해놓고 아무도 모르는 곳에 와서 새 출발을 했는데 전남편이 찾아올 줄 어떻게 알았겠는가. 조카가 맞는 걸 보고 구해야겠다고 전남편의 목을 조른 것뿐인데 진짜 죽을 줄 어떻게 알았겠는가. 자수할 것인가, 아니면 시체를 은폐할 것인가.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선 그때, 정적을 깨는 벨소리가 울린다. 옆집 남자, 석고(류승범)다. 도와주겠단다, 지켜주겠단다, 자신의 말대로만 하면 안전할 거란다. 그때부터 화선은 어쩔 수 없이 석고의 공모자가 된다. 이번에 처음으로 스릴러 장르에 출연한 이요원은 화선을 두고 “답답한 여자인 만큼 촬영하는 내내 힘들었지만, 덕분에 그간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보람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드라마 <마의> 촬영으로 정신없다고 들었다.
=이제 시작됐다. 성인 분량이 방영되면 더 바빠질 것 같다.
-기자 시사 때 영화는 봤나.
=봤다.
-스릴
[이요원]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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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2012 영화 <스타: 빛나는 사랑>
2012 드라마 스페셜 <내가 가장 예뻤을 때>
2011 드라마 <레알스쿨>
2010 시트콤 <몽땅 내 사랑>
-모델이었는데, 연기를 시작한 계기는.
=연기는 중고생 때부터 하고 싶었다. 부모님께서 처음엔 반대하다가 대학을 연기 전공으로 가라고 하시더라. 모델 아르바이트는 카메라 앞에서 너무 떨려서 시작한 거다.
-<스타: 빛나는 사랑>에서는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 ‘아라’를 연기했다. 지금까지 맡았던 역할과 다르게 아라는 움직임이 크지 않은 캐릭터인데.
=전작들에서 다 밝은 역을 연기했다. 실제 성격은 더 밝은 편이다. 아라는 어릴 때 입양된 슬픔이 있어서 겉으로는 밝아 보여도 내면으로 슬픔을 많이 안은 캐릭터다. 성장배경도 써가면서 ‘아라가 가지고 있는 슬픔은 어떤 모양일까’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목소리 톤이 높고 말이 빠른 편인데 아라는 그러면 안될 것 같아서 말
[who are you] 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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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멜로영화이자 나를 놓고 연기한 첫 작품이다. 30대를 여는 첫 작품이기도 하고.” <용의자 X> 제작보고회 때 류승범은 유독 ‘처음’을 강조했다. 그 말은 무언가를 처음 경험했다는 뜻도 가지고 있겠지만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선언처럼 들리기도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용의자 X>에서 그가 연기한 ‘석고’는 그간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류승범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남자다. 언제나 에너지가 넘쳤던 전작과 달리 석고는 사회성이라고는 전혀 없이 오로지 수학에만 몰두하는 히키코모리 같은 남자다. 우연히 옆집에 사는 화선(이요원)이 전남편을 살해하는 것을 목격한 석고는 어떤 이유로 화선을 위한 완벽한 알리바이를 설계한다. 언제나 누군가가 낸 문제를 풀다가 처음으로 아무도 풀 수 없는 문제를 낸 석고는 어떤 의미에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류승범과 맞닿아 있는 인물이었다.
-얼마 전 <베를린> 촬영을 끝냈다.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쉼없이 달려
[류승범] 이 배우의 알리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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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원 감독을 만난 곳은 <점쟁이들> 제작사 사무실이 아니었다. 그는 벌써 네 번째 영화 <더 독>을 준비 중이었다. “시나리오 수정을 해야 하는데 머리가….” 그의 하소연은 개봉을 앞둔 여느 감독들의 푸념과는 달랐다. 알고 보니 <더 독>은 캐스팅까지 끝낸 상태였다. <점쟁이들>을 찍는 동안 ‘가께모찌’라도 한 것일까. 뜻한 대로 이뤄졌다면, <시실리 2km>(2004), <차우>(2009)에 이은 신정원 감독의 ‘코믹호러 3부작’은 <점쟁이들>이 아니라 <더 독>이 됐을 것이다. 지난해 초, <더 독>의 시나리오를 매만지던 그는 결국 다른 작가가 각본을 쓴 <점쟁이들>의 연출 의뢰를 받아들였다. 한시라도 빨리 현장에 가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전국 각지의 용한 점쟁이들이 원한을 품은 악령과 대결하기 위해 울진리에 모여든다는 설정의 시나리오를 받아든 그는 이번에도 자신만의
[신정원] 언제나 현장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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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사랑일까>에서 이별을 피할 수 없게 된 5년지기 부부, 루(세스 로건)와 마고(미셸 윌리엄스)는 힘겹게 마지막 대화를 나눈다. 루의 말은 조각나 있고, 마고의 말은 지워져 있다. 루는 떠나려는 마고를 앞에 두고 자기 얼굴을 마구 문지르며 완성되지 않는 문장을 뱉었다 삼켰다 한다. 이미 오래전에 완성해놨다고 믿었던 사랑이 실은 공기 중에서 느리게 부식해왔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그들의 대화도, 아니, 그의 독백도 하염없이 부스러진다. 그 비가역 반응의 부산물이 되어버린 루는 마고를 상대로 남몰래 진행해왔던 초장기 프로젝트 농담 하나를 털어놓는다. 중단된 농담과 함께, 멈춰선 사랑을 모른 척하려던 그의 노력은 그렇게 완전한 실패를 맞는다.
이 5분 남짓한 시간은, 약간 과장하자면, 세스 로건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비극적인 순간이다. 아무리 무거운 드라마를 운반해야 할 때도 늘 진담에 농담을 얼마간 섞어왔던 그다. <퍼니 피플>이나 <50/50>에
[세스 로건] 농담이 세상을 구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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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2012 <회사원>
2007 제국의 아이들 데뷔
-원래 연기를 할 생각이 있었나.
=꿈 많은 나이라 가수와 연기 모두 해보고 싶었다. 하나만 하는 시대는 아니니까. 성격상 열심히 하는 걸 잘한다.
-영화에서 연기한 훈 역시 의욕이 넘치는 회사의 ‘알바생’이다.
=사회 초년생이고,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는 점에서 훈과 비슷하다. 집이 부산이라 가족들에게 속내를 잘 드러내지 못하는 것도. 감독님께서 ‘네가 살아왔고, 듣고, 봐왔던 것을 표현하면 된다’고 말씀해주셨다.
-훈은 주인공 소지섭이 회사를 그만두게 하는 중요한 역할이다.
=데뷔작치고 굉장히 큰 역할이었다. (웃음) 촬영장 가는 내내 배우러 가는 기분이었다. 빨리 현장에 흡수되기 위해 촬영이 끝난 뒤에도 집에 가지 않고 모니터 앞에 앉아 선배들이 하는 연기를 지켜봤다.
-함께 출연한 소지섭, 이미연, 곽도원에게 배운 건 뭔가.
=(소)지섭이 형에게 배우의 자세를 배웠다. 배우가 자기감정에만
[who are you] 김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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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2012 <점쟁이들>
2007 <아들>
-<아들>(2007)에 출연한 적 있다.
=준석(류덕환)의 여자친구로 잠깐 나왔다. 대사는 달랑 한마디였다. “아, 나도 말 좀 해보고 싶다” 그러면서도 (현장에서) 되게 많이 떨었다.
-<점쟁이들>의 승희는 적지 않은 비중의 캐릭터다.
=예고편의 내 얼굴을 보면 어색하고 민망하다. 후시녹음할 때도 창피해서 화면을 제대로 못 봤다. 영화 개봉하면 혼자 극장에 가서 딱 한번만 진지하게 보고 싶다. 그래야 아쉬웠던 부분을 자세하게 뜯어볼 수 있을 것 같다.
-타로 점성술사인 승희는 과거를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캐스팅되고 나서 카드를 능숙하게 섞는 법부터 배웠다. 마술사 선생님이 가르쳐주셨는데, 긴 손톱을 붙이고 하려니 쉽지가 않더라. 전에 포커라도 해봤으면 더 빨리 배웠을 텐데. 고스톱밖에 안 쳐봐서. (웃음)
-다른 점쟁이들에 비해 의상이 독특하다.
=타로라는 점술
[who are you] 김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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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상반기와 여름 극장가를 주도한 한국영화는 각각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468만여명,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와 <도둑들>(9월18일 현재 1293만여명 동원)이었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모두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이하 쇼박스)가 투자배급한 영화다. 공교롭게도 쇼박스가 올해로 창사 10주년을 맞았다. 지난 10년 동안 쇼박스는 <괴물> <도둑들> <태극기 휘날리며> <국가대표> <디 워> 등 5편의 영화를 역대 최다 관객 수 10위권에 올리는 등 수많은 영화를 관객에게 선보였다. <도둑들>이 막판 스퍼트를 하고 있던 9월18일 오전, 쇼박스 사옥에서 그간 언론에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던 쇼박스 유정훈 대표를 만나 창사 10주년의 소회를 물었다.
-CJ의 <광해, 왕이 된 남자>, 롯데의 <간첩>과 달리 쇼박스는 이번 추석에 라인업을 내놓지
[유정훈] 영화에 대한 자신감이 우리의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