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ilmography
미술 <무서운 이야기2>(2013) <만신>(2013) <Mr. 아이돌>(2011) <돌이킬 수 없는>(2010) <그녀에게>(2009) <계몽영화>(2009) <여행자>(2009) <나는 행복합니다>(2008) <판타스틱 자살 소동>(2007) <좋지 아니한가>(2007) <삼거리 극장>(2006)
“그런데 전 감독이 아니라 미술감독인데요.” 백경인 미술감독은 첫 전화 통화에서 자신을 ‘미술감독’이라고 정확히 고쳐 불렀다. 그 이유가 ‘미술’에 대한 자부심 때문이었다는 건 그를 만나고 나서야 알았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던 백경인 미술감독은 처음에는 “광고나 뮤직비디오 감독이 되고 싶어” 영화과에 들어갔다. 거기서 만난 박동훈 감독의 제안으로 처음 미술 작업에 참여했다. “처음에는 배경이나 그려주고, 밥이나 얻어먹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나
[STAFF 37.5] 진실과 거짓말 사이에서
-
<내 깡패 같은 애인>은 소박하고 성실한 영화였다. 백수와 깡패의 색다른 연애 이야기는 취업 경쟁에 내몰린 청춘들의 얼굴을 비추며 적지 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감독의 차기작을 기대하게끔 만들었다. 탄탄한 짜임새는 물론이고 적은 예산 안에서 시도된 참신한 장면들이 즐거움과 함께 하나의 가능성으로 남았다. 방송작가 출신으로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 조감독을 거쳐 <내 깡패 같은 애인>으로 데뷔한 김광식 감독이 이번에는 화려한 장르영화 <찌라시: 위험한 소문>(이하 <찌라시>)을 들고 찾아왔다. 증권가의 사설 정보지, 속칭 ‘찌라시’의 세계에 발을 담근 한 매니저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 사회의 정치/경제/문화적 고리를 꿰뚫는 솜씨는 여전하다. 충무로의 기대주에서 우량주로 거듭난 김광식 감독을 만나 그 비결을 들어봤다.
-첫주 성적이 나쁘지 않다.
=개봉 전 예매율은 4위였다. 엄청 불안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
[김광식] 웃음과 디테일,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밑그림
-
“쓰레기도 함부로 안 버리던 바른 친구예요.” <돼지의 왕> <사이비>의 연상호 감독이 말하는 만화가 최규석이다. 둘은 대학 시절부터 친구로 지냈고 만화가 최규석은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원화를 그렸다. 연상호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면 제일 먼저 보여주는 사람도 최규석이다. 올바른 사람. “그런 사람이었던” 최규석이 자신과 비슷한 성격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을 네이버 웹툰에 연재한다. 제목은 <송곳>. ‘떼인 임금 받아드립니다’라는 명함을 지닌 노동상담소 소장 구고신과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하며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푸르미 마트 야채청과 과장 이수인이 주인공이다. 노동문제를 다룬 <송곳>은 이제 고작 10회 연재했을뿐인데 제목처럼 독자들의 양심을 송곳처럼 뚫고 있다.
-웹툰 연재는 처음이다. 반응이 어떤가.
=순위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웃음)
-순위가 떨어지는 이유가 ‘일베’의 공격 때문이라는 댓글도 봤다.
=그건 아닌 것
[trans x cross] 사서 고생하는 인간(들)
-
<설국열차> 요나의 여진이 채 가시기도 전에 고아성은 방향의 키를 틀었다. 현실과 한참 떨어진 열차 칸을 벗어나 지극히 일상적인 시공간으로의 급선회. <우아한 거짓말>에서 그녀는 여고생 만지가 돼 돌아왔다. 거대했던 전작의 뒤라 조금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택한 작품이었을까 싶지만 이번에도 만만찮아 보인다. 어떤 면에선 전작들에 비해 좀더 감정의 음영이 짙어졌다고 해야 맞다. 매사에 무관심하고 시크한 만지가 살갑던 동생 천지(김향기)의 갑작스런 자살과 마주해야 하는 것부터가 그렇다. “만지에겐 캐릭터보다 상황이 더 중요했어요. 상실감에서 시작해서 죽음을 부정하다가 나중에는 천지가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를 알아가는 그 상황에 중점을 뒀죠.” 이때 만지에게는 상실감 이상의 복잡한 감정이 흐른다. 그건 가족으로서 천지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미안함과는 다른 유의 것이다. 동생이 죽음을 결심할 때까지 무관심했던 방관자로서, 직간접적으로 천지를 따돌린 아이들과 자신이 별반 다를
[고아성] 묵직하고 깊은 한수
-
-
우아하다. 식상하지만 달리 적합한 단어를 찾을 길이 없다. 배우 김희애는 고지식한 시골처녀에서 화려한 팜므파탈까지 천변만화의 다채로운 연기를 펼쳐왔지만 어떤 역할을 맡을 때도 ‘김희애’라는 심지를 잃지 않는다. 주변을 불편하게 만드는 긴장감과는 사뭇 다르다. 오랜 시간 층층이 몸에 밴 꼿꼿함이랄까. 성긴 언어의 그물로는 그저 ‘우아함’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그 분위기는 긴 시간 동안 배우로 쌓아올린 마음의 결기다. “작품에 임할 때 마음을 다하지 않은 적 없는” 진심, “작품을 고를 때 과한 욕심을 부리지 않는” 여유, “주어진 여건하에서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태도는 ‘김희애스러운’ 공기로 그녀 주변을 맴돌고 있다.
“예전에 함께 일했던 사람들은 이제는 전부 팀장급이 되거나 다른 일을 하는지 대부분 찾아볼 수 없다”라는 그녀의 말처럼 영화판은 빠르게 변해간다. 하지만 세월이 모든 걸 바꾼다 해도 변치 않는 것들도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영화계에서
[김희애] ‘김희애’라는 우아한 심지
-
여기 한 가족이 있다. 겉으로는 아무 일 없는 듯 평온하다. 엄마는 씩씩하게 살자고 애써 다짐하고 딸은 그런 엄마에게 호들갑 떨지 말라고 짜증을 낸다. 딸을 잃은 어머니와 동생을 잃은 언니가 공유하는 것은 그 무엇으로도 메울 수 없는 상실감이다. <우아한 거짓말>의 김희애와 고아성은 그렇게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가족이 되어 관객을 울릴 준비를 마쳤다. 20년 만에 영화에 복귀한 김희애는 그간의 공백이 거짓말인 것처럼 완숙한 연기로 스크린에 녹아들었다. 고아성 역시 대선배 앞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은 채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간 브라운관을 통해 폭발적인 감정연기를 선보인 김희애는 감정을 절제하며 한 걸음 내려왔고, 특유의 자연스러움으로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았던 고아성은 이례적으로 감정을 폭발시키며 한 걸음 올라갔다. 서로가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 조금씩 닮아가는 두 여배우에게 물었다. 어떻게 가족이 되나요. 어떻게 배우가 되나요.
[우아한 거짓말] 조용한 가족
-
네이버의 서비스 1본부는 영화, 뮤직, 동영상, 책, 지식백과, 네이버 캐스트, 어학사전, 웹툰 등 주요 문화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핵심 사업부다. 최근 들어 서비스 1본부의 주도 아래 영화 서비스가 대폭 늘어났다. 500편의 고전작품에 대한 기본 개요와 주제, 역사적 배경 등을 총망라해 소개하는 ‘테마로 보는 세계영화작품사전 500’과 한국독립영화협회와 함께 독립영화를 무료로 스트리밍하는 ‘온라인 인디극장’ 등이 신설됐다. 서비스 1본부를 총괄하고 있는 한성숙 본부장에게 영화 서비스 확장에 관한 변을 들어보았다.
-‘테마로 보는 세계영화작품사전 500’은 어떤 취지에서 시작한 서비스인가.
=네이버에는 영화 서비스가 이미 서비스되고 있는데 사전 작업을 왜 하냐는 의견이 많았다. 상영 중인 영화에 대해서라면 정보가 쏟아지고 있으니 맞는 말일 수 있다. 하지만 예전 영화는 검색이 안 되는 아쉬움이 있었다. 사용자가 영화별 자료를 찾을 때도 위키피디아나 IMDb 같은 외국 자료를 해석하
[flash on]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
-
<조난자들>은 ‘고립’의 영화다. 눈 쌓인 강원도 산골 마을의 아름다운 풍광이 순식간에 무시무시한 오싹함으로 바뀌면서 여행자는 순식간에 곤경에 처한다. <조난자들>에서 상진이 겪어내야 할 공포는 유타주의 협곡에서 팔을 잃었던 <127시간>의 아론이나 우주공간에서 미아가 될 뻔한 <그래비티>의 라이언의 그것들과는 별개다. 공포는 ‘자연’이 아니라 ‘사람’이 일으킨다. <조난자들>이 안겨주는 긴장과 스릴의 핵심에 배우 오태경이 있다. 오태경이 연기하는 마을 토박이 학수는 서울서 여행을 온 시나리오작가 상진(전석호)이 마을에서 만난 기피 대상이다. 상진처럼 관객 역시 학수에게서 곧장 이물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막 교도소를 출감했다며 상진에게 대화를 청하는 학수는 원신연 감독의 <구타유발자들> 속 폭력의 화신들과 한패 같아 보인다. 낡은 가죽 점퍼에 해진 청바지, 짧게 깎은 머리와 듬성듬성 자란 수염 보다 상진을 향해 ‘아저
[오태경] 낭떠러지 끝에 서다
-
Filmography
작화감독, 레이아웃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2014)
원화, 캐릭터 디자인 <돼지의 왕>(2011)
원화, 레이아웃 <마법천자문: 대마왕의 부활을 막아라>(2010) <무림일검의 사생활>(2007) <천년여우 여우비>(2006)
원화감독 <사랑은 단백질>(2008)
“작화감독으로서 어떤 일을 했느냐”라는 질문에 김창수 감독은 곤란해했다. ‘지금이 아니면 안돼’와 같은 소규모 제작사에서 서로의 업무를 명확히 가르는 것은, 관객이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각각의 스탭들의 몫을 가르는 것만큼 어렵다. “물론 최초의 구상과 아이디어는 장형윤 감독의 머리에서 나왔지만, 작업과정에서 스탭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감독의 스타일상 내 입김이 들어간 부분이 어디까지인지 짚어서 말하기는 어렵다”고 김창수 감독은 말한다.
그 대신 김 감독이 건넨 “애니메이터는 연기자다”라는 말은 작화감독을 포함한 범애니메
[STAFF 37.5] “애니메이터는 연기자다”
-
처음엔 의외로 아무런 압박이 없었다고 했다. 지금은 압박을 참을 수 없다고 호소하는 중이다. 삼성반도체에 근무하다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고 황유미씨의 사연을 다룬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은 제작 과정에서부터 화제였다. 투자사들이 꺼린 탓에 크라우드 펀딩으로 종잣돈을 마련했고, 뜻있는 개인 기부자들의 힘이 모여 결국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정작 영화가 완성된 지금 영화를 볼 곳이 없어 관객과 만나지 못한다고 아우성이다. <잔혹한 출근>(2006)으로 데뷔한 김태윤 감독은 이후 오랜 시나리오작가 생활 끝에 충무로 제작 시스템에 한계를 느끼고 차기작으로 <또 하나의 약속>의 제작을 선택했다. <또 하나의 약속>의 제작, 각본, 감독을 도맡은 그가 상영, 배급에서 다시금 한계를 맞이한 지금 사태를 바라보는 심경은 어떨까.
-이제 개봉 3주차에 접어든다. 어떻게 지냈나.
=찍을 때만큼 바빴다. 인터뷰도 하고 무대 인사도 다니고 마음고
[김태윤] 죽지 않고 계속 살아나는 이 영화를 보라
-
‘오다기리즘’(オダギリズム)이라는 말이 있었다. 오다기리 조가 <가면 라이더 쿠우가>(2000)를 할 때 홈페이지에 썼던 글들을 모은 문집의 제목이다. 오다기리 조의 분위기를 닮은 문화 현상을 뜻하는 단어로 봐도 무방하다. 이 단어가 2001년부터 사용됐으니 오다기리 조는 이미 하나의 브랜드가 된 지 오래다. 만약 ‘오다기리 조’라는 단어가 사전에 실려 있다면 풀이는 이러하지 않을까.
오다기리 조(オダギリジョ- | 小田切譲 | Odagiri Joe) [형용사] 1. 대체할 수 없는 2. 어떤 것도 정해지지 않은 3. 긴장하는 일 없이 편안한
오다기리 조의 본격적인 데뷔는 2000년이다. ‘오다기리 조’라는 형용사가 실제로 존재했다면 그 형용사가 생겨난 지도 벌써 14년이 지난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언어도 변한다.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뜻이 더해진다. 누구로도 대체할 수 없는 배우 오다기리 조도 조금씩 변해간다. 아니다. 전과는 또 다른 모습이, 다른 의미가 그에게
[오다기리 조] 이런 남자 또 없습니다
-
올해로 3회째를 맞은 마리끌레르영화제는 공식 명칭만 세번 바뀌는 곡절을 겪었다. 소규모 영화제라 출발이 순조롭지 않은가 싶어 일단 지켜보는데 준비된 작품들이 하나같이 예사롭지 않다. 개/폐막작으로 선정된 <아메리칸 허슬> <노예 12년>을 비롯해 지난해부터 영화계가 주목하고 있는 34편의 국내외 극영화와 다큐멘터리가 총집합했다. 기우뚱거리는 소형선에 뷔페식 만찬을 차려낸 사람은 지난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장직을 사임하고 곧장 마리끌레르영화제로 돌아온 오동진 집행위원장이다. 그는 영화제 비수기라는 2월을 틈타 강남 한복판인 청담동에 “화톳불 앞에 옹기종기 모여 노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고 한다. 어딘가 이질적인 것들의 모음 같다는 인상이다. 그것부터 물어봤다.
-2012년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JIMFF)와 패션지 <마리끌레르>가 함께한 ‘마리끌레르필름페스티벌+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시작이었다.
=당시 제천시는 큰 예산을 들이는데 영화제가 일
[flash on] 예술적이되 ‘더’ 대중적으로
-
에이미 애덤스는 세살짜리 딸을 둔 올해 마흔한살의 엄마로서 평소 일상을 물어보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담담하게 말한 적이 있다. “알다시피 제가 VIP는 아니잖아요?” 실제로 그녀는 1999년 <드롭 데드 고저스>(감독 마이클 패트릭 잔)에서 작은 역할을 맡으며 영화에 데뷔한 뒤(참고로 이 작품의 주연은 커스틴 던스트였다) 한순간도 쉬지 않고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쳤지만 할리우드 파파라치가 따라붙는 화려한 스타의 삶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는 물론 화려함을 즐기지 않는 그녀의 성격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녀가 맡아온 캐릭터들의 일관된 특징 때문에 굳어진 그녀의 이미지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를테면 에이미 애덤스가 처음으로 비중 있는 역할을 맡은 작품인 필 모리슨 감독의 <준벅>(2005)에서 그녀는 사랑을 갈구하는 해맑은 임신부를 맡았다. 애슐리란 이름의 이 여성은 물론 매력적이었고 에이미 애덤스의 연기도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지만(이 영화로 그녀는 선댄스영
[에이미 애덤스] 과시하지 않고 응시하는
-
Profile
영화
2015 <일곱번째 아들>
2014 <드래곤 길들이기2>
2014 <폼페이: 최후의 날>
2012 <사일런트 힐: 레버레이션>
드라마
2011∼14 <왕좌의 게임> 시즌1∼4
키트 해링턴은 <왕좌의 게임>을 통해 우리에게 존재감을 알렸다. 제작진이 무명배우나 다름없었던 그에게 ‘존 스노’라는 큰 배역을 허락한 이유는 그가 오디션을 보기 위해 준비해온 세심한 캐릭터 연구에 있었다. “원작을 몇번이나 반복해서 봤는지 모르겠다. 다른 배역에는 관심도 없었다. 철저하게 ‘존 스노’의 관점에서 캐릭터 연구를 했다.” ‘서자’ 출신의 존 스노와 달리 그는 윌리엄 1세의 후손으로 귀족 집안에서 태어났다. 극작가인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럽게 연극을 접했고, 런던의 로열 센트럴 스쿨 오브 스피치 앤드 드라마(Royal Central School of Speech & Drama)에 입학해 연기를
[who are you] 키트 해링턴 Kit Haring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