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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빈 감독
“영화의 시작 단계부터 서늘하면서도 강한 악당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내 머릿속에는 강동원이라는 이름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강동원을 생각하며 조윤이란 인물을 만들었다. 직감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강동원이라는 배우를 생각했을 때 오이디푸스적인 실내극의 느낌을 주고 싶더라. 약간 신화적인 느낌? 군도 무리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홍길동, 장길산, 임꺽정 같은 인물이 나올 것 같은 옛날 구전동화 느낌의 이야기 형식을 취했다면, 조윤이 등장하는 대목은 그리스 실내극 같은 느낌을 주려 했다.”
최찬민 촬영감독
“조윤은 미워할 수 없는 악당이다. 불운할 수밖에 없는 시대와 환경속에 살아가기 때문에 가질 수밖에 없는 조윤 특유의 어둡고 불행한 면모가 있다. 그런 느낌을 살리고 싶어 정면 클로즈업숏을 많이 갔다. 이번에 동원씨와 처음 작품을 했는데, 굉장히 많은 감정을 담고 있더라. 표정이나 눈빛의 떨림 등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컨트롤을 정말 잘하는
[강동원] ‘경상도 남자아이’에서 ‘선녀’ ‘스턴트맨’ ‘신화 속 인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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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걱정이다.” 정두홍 무술감독이 말한다. <군도: 민란의 시대>(이하 <군도>)의 조윤이 너무 아름답고 사연 많은 악당이라 여성 관객에게 수많은 동정표를 얻을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흐트러짐 없는 선비 복장을 하고, 긴 칼을 자유자재로 휘두르는 <군도>의 조윤은 그렇게 선인들의 존재감을 위협하는 매력적인 악인이다. “귀한 곳에서 태어나면 제왕이 될 운명”이었지만, 탐관오리의 아들로 태어나 파란만장한 삶을 살게 된 남자. 그런 조윤을 연기하는 강동원이 주목한 키워드는 ‘인간다움’이었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얻고 싶었던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한 서자 출신의 조윤은 세상에 대한 분노를 긴 칼끝에 실어 앞을 가로막는 모든 것들을 베어버린다. 이러한 강동원의 모습에서 처음으로 남성적이고 파괴적인 힘을 느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닐 것이다. <형사 Duelist>(이하 <형사>)의 ‘슬픈 눈’은 날렵하고 우아했다. 하늘을 자유롭게 활
[강동원] 호방하게 아름답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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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썰미가 있는 독자라면 익숙한 이름일 것이다. 4년 전 <씨네21> 창간 15주년 기념호 특집기사 ‘충무로 팔팔세대 50’에 소개됐던 배우 구교환. 기사에 실린 뒤 그는 연출(<거북이들>(2011), <술래잡기>(2012))과 연기(<늑대소년>(2012), <서울연애>(2013), 단편 <4학년 보경이>(2014), 단편 <희야>(2014))를 종횡무진 오가며 한시도 멈추지 않았다. 구교환 감독이 연출하고, 주연을 맡은 단편영화 <왜 독립영화 감독들은 DVD를 주지 않는가?>가 얼마 전 막을 내린 제13회 미쟝센단편영화제 희극지왕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수상 소감부터 듣고 싶다.
=동작구 이수 토박이다. 동네 극장 아트나인에서 열린 영화제에서 상을 받아 기분이 좋다. 영화 만드는 사람들을 응원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외려 응원을 받은 것 같아 힘이 난다.
-지금까지 만든 영화의
[flash on] 연출과 연기 모두 놓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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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4 <에덴> <더 험블링>
2013 <프란시스 하>
2012 <로마 위드 러브>
2011 <방황하는 소녀들> <친구와 연인 사이> <아서>
2010 <그린버그> <노던 컴포트>
2009 <하우스 오브 더 데블>
2008 <나이트 앤 위켄드>
2007 <한나 테이크스 더 스테어즈>
2006 <LOL>
아호이, 섹시! ‘썸’ 타던 남자가 보낸 멘트를 친구들에게 두고두고 써먹는 프란시스는, 얼굴에 장난기가 한가득인 스물일곱 아가씨다. 세상을 다 가진 듯 뉴욕 시내를 춤추고 활보하던 그녀지만, 더이상 즐거울 수 없는 일들이 자꾸만 생긴다. 애인보다 아끼던 친구는 사랑을 찾아 떠났고, 안정된 직업을 갖지 못한 프란시스는 다음달 집세를 보전하기 위해 전전긍긍한다.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될 수 없다는 절망에 쉽게 빠지는
[who are you] 그레타 거윅 Greta Gerw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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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스 포 쉐어링>은 팬티 바람에 무릎까지 꿇고 기도하는 마크 러팔로의 모습에서 시작한다. ‘건실한 중년남인가’라는 생각이 들려는데 가만, 어딘가 석연치 않다. “오늘로 5년째. 한때는 5일도 못 참던 나였다”로 이어지는 그의 고백 때문이다. ‘아니, 대체 뭘 참았다는 건가, 아니 그렇게까지 참을 건 또 뭐람.’ 이런 생각을 읽기라도 했다는 듯 그는 뜸들이지 않고 곧장 말한다. “나는 섹스중독자죠.”
섹스중독. <땡스 포 쉐어링>에서 마크 러팔로가 연기하는 아담의 병명이다. 그는 지금 섹스 때문에 하루아침에 인생을 날려버릴지도 모르는 자신과 같은 섹스중독자들과 함께 상담 치료를 받고 있다. 각자가 그동안 어떤 식으로 통제 불가능한 성욕을 참아왔는지, 또 어떻게 해야 그걸 계속 참아낼 수 있는지 말하고 들으며 인내의 방법을 공유한다. 그들 사이에서 아담은 참는 데 도가 튼 모범생으로 통한다. 이럴 때 보면 마크 러팔로의 지극히도 평범한 외모가 한몫 단단히 하는
[마크 러팔로] <땡스 포 쉐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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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 크리에이티브 랩
2014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 <무뢰한> <마담 뺑덕> <맨홀> <군도: 민란의 시대> <좋은 친구들> <남자가 사랑할 때> <피 끓는 청춘>
2013 <친구2> <공범> <설국열차> <변호인> 티저 예고편
2012 <타워> <이웃사람>
2011 <만추>
예고편 만드는 톰 아저씨. 탐 크리에이티브 랩(TOMM Creative Lab) 대표 황정현 예고편 감독의 별명이다. “탐스럽다 할 때의 탐인데 아무도 탐이라고 불러주지 않는다. 다들 톰 아저씨라고 부르지. (웃음)” 탐 크리에이티브 랩은 황정현 감독이 “영화하다 알게 된 후배” 김진석 예고편 감독과 의기투합해 차린 예고편 제작 회사다. 두 감독은 “학교 다니던 시절부터 영화하겠다고 홍대 인근을 들쑤시고 다니던” 콤비다. 영상제작을 전공한 황정
[STAFF 37.5] 예고편도, 연출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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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한 수>에서 살수(이범수) 일당은 바둑알을 보자기에 싸 철퇴처럼 휘두르고, 바둑에 진 태석(정우성)의 형(김명수)에게 바닥의 바둑알을 몽땅 삼키게 한다. 그저 고상하고 우아한, 한편으로는 지루하다고 생각되던 바둑에 원시적인 ‘촉각’을 느끼게 만든 장면이다. 장편데뷔작 <양아치어조>(2004) 이후 <뚝방전설>(2006), <퀵>(2011)에 이은 조범구 감독의 네 번째 영화 <신의 한 수>는 바로 바둑을 소재로 한 액션누아르영화다. 물론 후자에 방점이 찍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는 장르의 컨벤션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필사적으로 그 안에 ‘인생’을 담으려 했다. 그것은 부끄러움으로 점철된 전작에 대한 깊은 회한과 장차 만들고 싶은 영화 사이의 거리감을 좁히려는 노력이었다. 그렇게 그는 자신의 영화에 대한 감각을 새롭게 일깨우는 중이다. ‘순도 높은 내 영화’를 만들고 싶은 생각뿐이었다는 조범구 감독을 만났다.
-전작 <
[조범구] 고수에겐 놀이터, 하수에겐 생지옥, 그게 세상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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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객은 떠나지 않는다, 다만 판을 옮길 뿐이다. 90년대 <미학 오디세이>와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를 비롯한 책들을 발표하며 미학자로, 정치논객으로 명성을 얻은 진중권이라는 이름은 ‘동양대 교수’라는 부연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잘 알려진 고유명사다. 한동안 <씨네21>에서 미학 칼럼을 연재하며 트위터로 쉬지 않고 정치적 멘션을 이어가던 그가, 최근 팟캐스트를 두개 시작했다. 문화계 인사를 초청해 대화하는 팟캐스트 <진중권의 문화다방>과 정의당에서 만든 정치평론 팟캐스트 <노유진의 정치카페>. 신간 <이미지 인문학>도 두권으로 펴냈다. 매체 환경 변화와 정치판에 대해 묻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정작 그의 관심사는 여느 저자와 같았다. “책이 좀 잘 팔려야 하는데. 이번에는 야심 있게 쓴 건데….”
-SNS에는 진보 성향인 사람들이 주류를 이룬다. 대선 이후, 그게 결국 찻잔 속 태풍이 아닌가 하는 비판이 있어왔다. 꾸
[trans x cross] “디지털 시대의 독해력을 갖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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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작가의 <내 심장을 쏴라>에서 하늘로 날아오르기 전의 승민에게 수명은 말한다. “널 따라온 건 알고 싶어서야. 내가 뭘 원하는지, 뭘 할 수 있는지, 단서를 찾을 수 있을까 해서.” 여진구가 수명의 자취를 쫓기 시작한 것도 그래서가 아닐까. 자신의 “무지개 너머 세상”은 어떤 풍경을 품고 있는지 궁금하기 때문에. 한창 <내 심장을 쏴라>를 촬영 중인 여진구를 조금 일찍 불러냈다. 평범한 소년인 동시에 주목받는 젊은 배우의 일상과 비일상에 대해, 여진구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인터뷰 직전에 기말고사를 마치고 왔다고. 공부는 많이 했나.
=사실 많이 못했다. 아… 성적이 걱정된다.
-배우로서 인정받고 있으니 공부까지 욕심내지 않아도 될 텐데. (웃음) 전에 심리학을 전공하고 싶다고도 공공연히 이야기했다.
=공부를 놓치기는 싫다. 연기도, 공부도 할 땐 진지하게 한다. 심리학을 전공하겠다고 한 건 연기에 도움이 될 만한 공부를 하고 싶어서였다. 대학
[여진구] 무지개 넘어 소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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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역사만화로 오해할까봐 미리 일러둔다. ‘섹스를 합니다’라는 도발적인 문장으로 시작하는 강도하 작가의 웹툰 <발광하는 현대사>는 ‘민주’를 끊임없이 원하는 ‘현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섹스와 욕망과 사랑에 관한 보고서다. 2012년 1월부터 포털사이트 ‘다음’에 연재됐던 <발광하는 현대사>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7월10일부터 IPTV, 디지털 케이블TV, 인터넷, 모바일 등을 통해 서비스된다. <돼지의 왕> <사이비>의 연상호(사진 왼쪽) 감독이 프로듀서로 나서 웹툰에 숨결을 불어넣었고, 단편애니메이션 <사이> <남자다운 수다> 등을 만든 홍덕표(오른쪽)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배급은 NEW가 설립한 콘텐츠 유통 전문회사 (주)콘텐츠판다가 담당한다. 누군가는 강도하와 연상호의 만남에 기대를 걸 테고, 누군가는 ‘19금 애니메이션’이라는 문구에 혹할 것이다. 영화 관계자라면 (주)콘텐츠판다가 첫선을 보이는 ‘
[flash on] 욕망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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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무엇을’ 상상하는지보다 ‘어떻게’ 표현할지가 더 중요하다. <더 시그널>은 데뷔작 <LOVE>를 통해 독창적인 세계관을 선보인 윌리엄 유뱅크 감독이 한층 다듬어진 상상력으로 그려낸 충격과 반전의 SF영화다. 외계인 납치, 미 공군과 NASA의 비밀 실험기지 등 여러 SF영화들이 깔아둔 장치를 여전히 사용하지만 그 표현 방식에는 이전에 접하지 못했던 참신함이 깃들어 있다. 올해 선댄스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은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그의 차기작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외계인과 우주는 흥미를 끄는 소재지만 한편으론 익숙하다. 어떤 지점에서 차별을 두려고 했나.
=외계인이나 우주가 핵심은 아니다. 그보다는 어딘가에 갇혀서 빠져나올 수 없는, 그리고 그곳에서 빠져나갈 길을 찾고자 하는 젊음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문제는 그들이 나가는 길이라고 생각했던 곳에도 사실은 출구가 없다는 점이다. 그게 이 영화의 출발점이다.
-첫 영화 <
[flash on] 한계상황이야말로 상상력의 출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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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관객 세명이 극장을 빠져나오며 이런 대화를 나눈다. “최진혁, 몸도 좋고 얼굴도 잘생겼더라.” “<구가의 서>에 나왔던 애지?” “<구가의 서>에서 진짜 멋있었지.” 여릿여릿한 꽃미남과보다 상남자 스타일에 더 끌리는 나이대, 그러니까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쯤으로 보이는 여성들이 막 <신의 한 수>를 보고 나와 영화의 여운을 곱씹던 참이다. 앞서 걸어가던 이들의 대화를 본의 아니게 엿들으며 생각했다. ‘최진혁, 영화배우로도 뜨겠구나!’ 2006년 <서바이벌 스타오디션>에서 우승하며 배우가 됐으니 벌써 데뷔 8년차. <파스타> <로맨스가 필요해> <내 딸 꽃님이> 때의 최진혁을 기억하는 눈 밝은 이들도 있겠으나, ‘어제 뭐 봤어?’류의 대화에 최진혁이란 이름이 끼어들기 시작한 건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구가의 서> 이후부터다. 그리고 <상속자들> <응급남녀>에 연거푸 출연
[최진혁] <신의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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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4 <어플루엔자>
2014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
2012 <아이 오브 더 허리케인>
2010 <라스트 에어벤더>
2008 <해롤드>
2006 <내 생애 가장 징글징글한 크리스마스>
TV시리즈
2013 <베이츠 모텔>
제31회 골든라즈베리 시상식 최악의 여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됐던 ‘흑역사’는 잊자. <라스트 에어벤더>의 꼬맹이, 니콜라 펠츠가 어느새 파파라치를 몰고 다니며 이모티콘과 감탄사로 꽉 찬 트윗을 한두 시간 간격으로 올려대는 틴에이저 스타로 성장했다. 마이클 베이의 새 뮤즈가 된 그녀는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에서 “능력자 아빠” 예거(마크 월버그)의 “되바라진 딸” 테사를 연기한다. 친딸이라 해도 믿을 만큼 좁은 미간과 동글동글한 코끝이 신기하게도 마크 월버그를 빼닮았다. 하지만 진짜 아버지는 트라이언펀드 매니지먼트의 최고경영자이자 ‘기업 사냥꾼’으로
[who are you] 니콜라 펠츠 Nicola Pel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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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턴트 및 무술지도 참여 작품
2014 <신의 한 수>
2014 <남자가 사랑할 때>
2013 <감시자들>
2012 <내가 살인범이다>
2011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2010 <초능력자> <악마를 보았다>
…외 다수
<신의 한 수>는 서울액션스쿨 최봉록 무술감독의 입봉작이다. 그는 서울액션스쿨의 ‘OO기’라고 말할 수 있는, 이른바 기수생 출신이 아니다. 일종의 방송국 특채처럼 재능을 인정받아 ‘수시’로 뽑힌 경우다. 그 계기가 된 작품이 바로 류승완 감독의 <주먹이 운다>(2005)다. 그때만 해도 그는 20대 초반의 현역 복서였다. 복싱을 소재로 한 만큼 누군가의 소개로 시나리오에 대한 자문을 해줄 일이 생겼고, 압구정의 한 호텔방에서 2박3일을 지내며 함께했다. 복싱을 쉬고 있던 동안 짧게 도와주기 위해 참여했던 일이 평생 직업이 됐다고나 할까. “시나리오라는
[STAFF 37.5] 느끼지 못하면 뻗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