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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ography
미술감독 <피끓는 청춘>(2014) <렛 미 아웃>(2012) <봄, 눈>(2011) <아부지>(2009)
미술팀장 <고지전>(2011) <핸드폰>(2009)
미술팀 <어깨너머의 연인>(2007) <흡혈형사 나도열>(2006) <달마야 서울가자>(2004)
“전체 스탭들 중 그 시절을 제대로 살아본 사람은 딱 세명밖에 없었다.” 1982년 충청도가 배경인 <피끓는 청춘>에서 이하나 미술감독이 맡은 과제는 “살아보지 못한 시대와 공간을 표현하는 일”이었다. 이를 위해 “TV, 잡지, 신문기사, 광고 등 당시의 생활상을 담은 자료를 닥치는 대로 모았”음은 물론이고 “주위 어르신들의 고증을 통해 80년대를 사실적으로 표현”하려 노력했다. 공간이 갖는 리얼리티가 중요한 영화지만 1982년은 마지막 교복세대라는 시대적 배경을, 충청도는 그동안 한국영화에서 많이
[STAFF 37.5] 아날로그 정서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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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논현동에 있는 강제규 감독의 사무실은 토요일인데도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단편영화 <민우씨 오는 날>의 스탭들이 다음날 예정된 촬영의 사전 점검을 위해 끊임없이 사무실을 들락거리고 있었다. 이번 단편 작업은 강제규 감독의 단순한 워밍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마이웨이>(2011) 이후 지난 2년 동안 그는 영화계 공식 석상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 때문에 확인되지 않는 괴담 풍문이 돈 적도 있었다. <은행나무 침대>(1996), <쉬리>(1999), <태극기 휘날리며>(2004) 까지 잇달아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기록을 갈아치우며 흥행 신기록 제조기라 불렸던 그가 <마이웨이>로 참담한 흥행 참패를 맛볼 것이라 예상했던 이는 많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해 <마이웨이>의 홍콩 상영으로 인연을 맺은 홍콩국제영화제가 그에게 제안한 단편 프로젝트를 재기의 발판으로 삼은 그는 지난 시련을 어떻게 견뎌냈을까
[강제규] 모든 걸 내려놓고 마음껏 뒹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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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팬더 댄스> <차이니즈 봉봉 클럽>으로 유명한 조경규 작가가 지난 몇 년간 주력해온 또 하나의 프로젝트가 있다면, 포털 사이트 ‘다음’에 연재하고 있는 <오무라이스 잼잼>이다. 2010년에 시작하여 벌써 시즌5에 돌입했고 얼마 전에는 4번째 단행본이 또 나왔다. 자신과 가족을 주인공으로 하여 그려내는 생활 속 식도락 만화다. 과연 “1일 5식, 1식 5찬”을 주장하는 그답게, 등 뒤의 칠판에 배경 그림 하나 그려 달라는 사진기자의 부탁에 햄버거, 연어알쌈, 닭다리 등을 그리더니 “오늘도 맛있는 거 많이 먹게 해주소서”라고 쓰고 나서는 인터뷰가 시작됐다.
-작가 소개글의 내용 일부가 압권이다. 1986년 MBC 어린이큰잔치 한강백일장 입선, 1987년 서울특별시교육회 바른 어린이상 수상이라고 적혀 있다. 이거 정체가 뭔가.
=마땅한 수상 경력이 없다. 아무도 상을 안 줬으니까. 그런데 수상 경력 적는 칸은 있더라. 그래서 비워두기도 그렇고 해
[trans x cross] 오늘은 뭘 먹으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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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카사노바’ 중길은 블링블링 눈빛 하나, 샤방샤방 숨결 한번에 주변 여학생들을 초토화시킨다. 앉는 자리도 언제나 맨 뒤 창가여서 복도를 지나가며 훔쳐보는 여학생들에게 최고의 각도를 제공한다. 하는 일이라곤 도시락 까먹고 잠자는 것밖에 없지만 어쨌건 그가 지나갈 때마다 여학생들은 수줍게 비명을 지른다. 이종석의 존재를 본격적으로 알린 <코리아>(2012)의 ‘각 잡힌’ 북한 탁구선수 시절을 떠올려보면, 그동안 참 많이도 ‘때가 탄’ 것 같은 능청스런 캐릭터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그로부터 그리 많은 시간이 흐르지도 않았다. 말하자면 지난 몇년간 가장 무섭게 성장한 남자배우가 바로 이종석일 것이다.
그런데 그 성장에는 이유가 있다. “답답함과 불안함에 나만큼 자신의 연기를 깊이 모니터링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라는 게 그의 얘기다. 그래서 그동안 한번도 빼놓지 않았던 것이 바로 캠코더 촬영이다. “원래 내 연기를 꼼꼼하게 체크하는 편이다. 그래서 TV드라마든 영화든 캠
[이종석] 태양은 단순함 위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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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끓는 청춘>의 영숙은 작지만 또래들의 ‘짱’이다. <과속스캔들>에서도 아들 하나를 억척스레 키운 어린 엄마였지만, 이번에도 집안 식당 일과 학교 불량서클 일 모두를 관리하느라 힘들다. 그에 비하면 <늑대소년>은 너무 편한 동화의 세계였다. 무표정한 얼굴로 무리를 끌고 다니며, 손에는 비장의 무기인 뾰족한 컴퍼스를 든 영숙은 영락없이 ‘일진’이다. 하지만 박보영은 ‘일진’이라는 표현이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다. “영화를 보면 아시겠지만, 영숙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가 캐릭터 이해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말장난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영숙은 일진이라는 사나운 단어로 묘사하기에는 딱히 아이들을 괴롭히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정의로운 쪽에 가깝다. 그저 어쩌다보니 짱의 자리에 오르게 된 여자다. “제작발표회 때부터 ‘일진이냐?’는 질문에 뭐라고 딱히 답을 못했다. 그 단어에 거부감이 있었다기보다 영숙 캐릭터의 본질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영화
[박보영] 망하거나 죽지 않고 살 수 있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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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청춘스타의 만남이 ‘촌 동네’에서 이뤄진다. 1982년 충청도 홍성농고. 영숙(박보영)은 충청도를 접수한 여자 일진이지만, 홍성농고 전설의 카사노바 중길(이종석)을 바라보며 애만 태운다. 홍성 일대 최고의 ‘짱’ 광식(김영광)과 어울려 다니지만 마음은 오직 중길에게로만 향해 있다. 그러던 중 서울 전학생 소희(이세영)가 등장하면서 삼각관계는 더욱 복잡해진다. 중길의 마음이 도도한 소희에게 온통 뺏겨버린 것이다. 박보영과 이종석은 이른바 ‘농촌 로맨스’의 주인공이 됐다. 헐렁한 충청도 사투리를 쓰면서 그 어느 때보다 느릿느릿한 그들이지만, 마찬가지로 그 어느 때보다 자유롭게 보이는 그들이다. <과속스캔들>(2008), <늑대소년>(2012)에서 ‘작지만 강해 보였던’ 박보영은 그보다 더 강하고 억센 여자가 됐고, <관상>(2013)과 <노브레싱>(2013) 그리고 TV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로 지난해 그야말로 최고의 해를
[피끓는 청춘] 깨지면 어때, 하나 둘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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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창립 40주년. 지난 1월15일 한국영상자료원(이하 영상자료원)은 ‘2014년 한국영상자료원 주요사업’기자간담회를 열고 반세기 한국 대중가요사를 정리한 <가요반세기>(김광수, 1968) 발굴과 창립 40주년 기념사업에 대해 개괄하고 시네마테크KOFA 기획전, 한국영화 VOD온라인 기획전, 유튜브를 통한 한국고전영화 70편 상영, 한국영상자료원 디지털 복원사업 등 중점 추진 사업에 대해 발표했다. 영상자료원의 2014년은 40주년이라는 상징성과 파주센터 이전 등 현재의 이슈가 교차하는 중요한 해다. 영상자료원에 들어온 지 어느덧 10년을 훌쩍 지나, 여러 주축 사업들을 담당하고 있는 조소연 경영기획부장을 만나 좀더 자세한 40주년의 얘기를 들었다.
-최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와 함께 부산에서 합동 워크숍을 가졌다고.
=3년째 합동 워크숍을 갖고 있다. 기관별 협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3년째 이어오고 있는데, 첫회의 반응이
[flash on] 필름 보존이 위기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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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1천만명을 넘은 흥행영화 <변호인>에서 곽도원은 썩은 애국심과 신념에 눈이 먼 악랄한 고문 경찰관 차동영을 맡았다. 그의 말처럼 <변호인>은 “동물 같은 감각을 지닌” 주연배우 송강호의 힘이 큰 영화였으나 중요한 순간에 맞서 버티는 곽도원도 훌륭한 조역이었다. 지독한 악역을 연기하고도 관객에게 “고맙다, 감사하다”는 말을 들은 건 그 때문일 것이다. 그는 칭찬받는 악당이 된 것이다. 눈에 보이는 나쁜 짓도 없었는데 그냥 한눈에 악당처럼 보였던 <황해>의 김승현 교수, 범죄를 소탕하는 검사인데도 오히려 깡패보다 더 깡패처럼 보였던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이하 <범죄와의 전쟁>)의 조 검사. 그에 비견할 만한 또 하나의 곽도원식 악역이 나온 것이다.
-그러고 보면 검사, 고위급 경찰관 등 권력 지향적 인물들을 꽤 많이 맡는다.
=원래 그런 인물들은 좀 매끈하고 그렇지 않나. 그런데 나는 좀 예외 아닌가. 현실
[곽도원] 어느 날 악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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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영화
2014 <남자가 사랑할 때>
2011 <통증>
2009 단편영화 <바다에서>
드라마
2013 <장옥정, 사랑에 살다>
2012 드라마 <TV소설 사랑아 사랑아>
“까만 콩.” 맞다. 오뚝한 코와 쌍꺼풀 짙은 커다란 눈이 조막만 한 얼굴에 조밀히 모여 있는데다 까무잡잡한 피부톤까지. 별명 한번 제대로다. “애니메이션 <알라딘>의 자스민”에 “인도쪽 얼굴”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뽀얗고 청초한 느낌의 또래 여자 아역배우들 사이에서 확연히 구별되는 마스크가 열여덟살 강민아를 돋보이게 한다.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건 지난해 SBS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서 김태희의 아역인 어린 장옥정으로 등장하면서부터다. 이름 있는 성인 배우의 어린 시절을 연기해야 하는 데 대한 부담은 없었냐는 질문에 “경력이 제일 짧은데 못하는 게 당연”하다며 쿨한 답변을 내
[who are you] 강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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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ography
<타짜: 신의 손>(가제, 촬영 중) <신의 한 수>(2014) <수상한 그녀>(2014) <살인자>(2014) <집으로 가는 길>(2013) <더 테러 라이브>(2013) <미스터 고>(2013) <뜨거운 안녕>(2013) <몽타주>(2013) <내가 살인범이다>(2012) <써니>(2011) <황해>(2010) <평행이론>(2010) <주유소 습격사건2>(2010) <추격자>(2008) <기담>(2007) <모노폴리>(2006) <사랑따윈 필요없어>(2006) <여자, 정혜>(2005) <내사랑 싸가지>(2004)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2002) <강원도의 힘>(1998) <파트너>(1997) <지상만가&
[STAFF 37.5] 나의 보물창고는 동묘풍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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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ography
<신의 한 수>(2014) <역린>(2014) <빅매치>(2014) <용의자>(2013) <감시자들>(2013) <스파이>(2013) <나는 왕이로소이다>(2012) <박수건달>(2012) <도둑들>(2012) <알투비: 리턴투베이스>(2012) <카운트다운>(2011) <블라인드>(2011) <체포왕>(2011) <퀵>(2011) <이층의 악당>(2010) <심야의 FM>(2010) <베스트셀러>(2010) <전우치>(2009) <해운대>(2009) <미쓰 홍당무>(2008) <바보>(2008) <세븐 데이즈>(2007) <극락도 살인사건>(2007) <타짜>(2006) <달콤, 살벌한 연인>(
[STAFF 37.5] 감정으로 액션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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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당일, 명필름 심재명 대표에게서 약속 시간을 늦추자는 연락이 왔다. 바쁘기도 할 것이다. <관능의 법칙> 제작 발표회까지 있던 날이다. 1995년 창립 이래 명필름은 한해도 거르지 않고 작품을 발표해왔는데 2013년 딱 한해만 예외였다고 한다. 부진했거나 게을렀던 게 아니라 도약을 준비하고 있었다. 2014년에 그 결과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관능의 법칙>이 2월 개봉을 앞두고 있고 임권택 감독의 <화장>과 부지영 감독의 <카트> 촬영을 동시에 진행 중이며 명필름영화학교의 첫 신입생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로도 분주하다. 이것저것 궁금하고 물어볼 것이 많은 만남이었다.
-<관능의 법칙>은 롯데 시나리오 공모전 대상작이다.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나.
=원래 시나리오에는 갱년기를 맞은 여자의 고민이 있었다. 그게 발칙하고 신선했다. 하지만 주인공의 연령대를 50대에서 40대로 낮췄다. 그렇게 하면 단순한 로맨틱
[심재명] 명필름답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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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시인은 <각설하고,>의 ‘작가의 말’ 마지막을 이런 문장으로 끝맺는다. “그래 맞다. 사람들 때문에, 가 아니라 사람들 덕분에, 나는 여기 있는 것이다.” 1999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해 <날으는 고슴도치 아가씨> <그녀가 처음, 느끼기 시작했다> 두권의 시집을 내놓은 김민정 시인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첫 산문집 <각설하고,>를 펴냈다. <각설하고,>는 시와 사람에 대한 사랑을 일상 언어로 리드미컬하게 풀어놓은 산문집이다. 그녀는 출판사 난다와 문학동네에서 편집자로도 일하고 있는데, 그런 그녀를 두고 신형철 문학평론가는 “세상에서 제일 바쁜 사람”이라 칭했다. 한편 의사는 제 몸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미친년처럼” 일해온 시인에게 “3개월은 일하지 말고 쉬어야 한다”고 명했다. 그러면 뭐하랴. 회사 대신 집에서 일 붙들고 있는 걸. 선후배 문인들이 밤낮 상관없이 술값 없다, 쌀 떨어졌다 전화하는 걸
[trans x cross] 각설하고, 내 글은 똥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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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삶에서 웃은 기억이 얼마나 될까. 수협에서 일하면서 병상에 누워 있는 아버지의 수발을 드는 것도 모자라 아버지의 악성 채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 호정(한혜진)은 삶의 막다른 골목에 내몰렸다. 감당해본 적 없는 삶의 무게에 짓눌린 그가 의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채무 문제가 아니면 평소 만날 일이 없는 사채업자 태일(황정민)이 그 앞에 나타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한혜진이 <남자가 사랑할 때>의 시나리오를 처음 읽으면서 만났던 호정은 “자신 앞에 놓인 상황 외에 다른 것은 보이지 않는 여자”였다. “식사하셨어? 얘기 좀 하게”라는 태일의 끈질긴 구애가 호정의 마음을 쉽게 열지 못하는 이유도 “나 아니면 다른 것에 요만큼도 관심 없는 호정의 상황” 때문이다. 사랑할 여유가 없는 여자가 자기 좋다고 쫓아다니는 남자에게 어떻게 마음을 열까. “그걸 영화적인 장치의 도움을 받지 않고 오로지 배우의 감정만 가지고 설득력 있게 보여줘야 한다”는 점에서 호정은 한혜진에게 새로운
[한혜진] 벌거벗은 사랑의 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