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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 체육관, 문화센터 등 다양한 문화시설로 구성된 마포아트센터는 매주 화요일 오후 3시에 독립/예술영화를 튼다. 상영 프로그램 이름도 아예 ‘화요일 오후 3시’다. 관람료는 3천원. 무료 상영이 아닌데도 평균 객석점유율이 50%에 달한다. 마포구에 공동체 상영 바람이 불고 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마포아트센터는 올해 1월부터 시작해 2월 마지막주까지 총 4편의 독립/예술영화(<안녕?! 오케스트라> <길 위에서> <위 캔 두 댓!> <노라노>)를 상영했다. 3월 첫쨋주엔 <늑대아이>를 상영 중이다. ‘화요일 오후 3시’의 운영자인 마포문화재단 백효진 주임은 지난 10년 동안 연극, 뮤지컬, 콘서트 제작에 참여한 공연기획자. 뒤늦게 독립, 예술영화 상영에 나선 이유를 물었다.
-마포문화재단이 공동체 상영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지난해 11월, 한국영상위원회가 독립/예술영화의 상영 기회를 늘리고 관객의 저변을 확
[flash on] 화요일엔 무조건 독립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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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하지만 올해 8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메리칸 허슬>은 ‘충격의 무관’으로 남았다. 흑인감독으로서는 최초로 작품상을 받은 <노예 12년>의 반대편에서, 최다 10개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정작 한개의 트로피도 가져가지 못한 것. 이같은 결과가 아카데미 위원회의 ‘허슬’(사기)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아메리칸 허슬>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 배우들의 매력이 반짝반짝 빛나는 영화다. 그 안에서 충격의 무관은 따로 있다. 크리스천 베일은 같은 감독 데이비드 O. 러셀의 <파이터>(2010)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제니퍼 로렌스도 역시 같은 감독의 <실버라이닝 플레이북>(2012)으로 무려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에이미 애덤스는 <아메리칸 허슬>로 올해 골든글로브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브래들리 쿠퍼야말로 진정 운이 없었다. 그럼에도 이제 곧 그의 시대가 열리리라 짐작하는 것은 그리
[브래들리 쿠퍼] 종잡을 수 없는 미남배우의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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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영화
2014 <논스톱>
2013 <노예 12년>
드라마
2009~2012 <슈가>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수상. 이보다 더 화려한 데뷔가 있을까. 케냐 출신의 루피타 니옹고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칼라 퍼플>에서 우피 골드버그와 오프라 윈프리를 보고 영화배우가 되기로 결심했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연극영화과를 다니며 연기수업을 받았으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제작부 스탭으로 일하며 간간이 단편영화에 출연할 뿐이었다. 그녀의 스타성은 케냐에서 먼저 드러났다. 인종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In My Genes> 감독으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처음으로 출연한 TV드라마 <슈가>를 통해 단번에 케냐의 최고 스타가 되었다. 그녀는 모든 관심과 주목을 뒤로한 채 “내 꿈은 영화에 출연하는 것이었다. 이 꿈을 이루지 못하면 분명 후회하게 될 것”이라며 다시 미국 유학길에 올라 예일대학
[who are you] 루피타 니옹고 Lupita Nyo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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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ography
미술 <무서운 이야기2>(2013) <만신>(2013) <Mr. 아이돌>(2011) <돌이킬 수 없는>(2010) <그녀에게>(2009) <계몽영화>(2009) <여행자>(2009) <나는 행복합니다>(2008) <판타스틱 자살 소동>(2007) <좋지 아니한가>(2007) <삼거리 극장>(2006)
“그런데 전 감독이 아니라 미술감독인데요.” 백경인 미술감독은 첫 전화 통화에서 자신을 ‘미술감독’이라고 정확히 고쳐 불렀다. 그 이유가 ‘미술’에 대한 자부심 때문이었다는 건 그를 만나고 나서야 알았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던 백경인 미술감독은 처음에는 “광고나 뮤직비디오 감독이 되고 싶어” 영화과에 들어갔다. 거기서 만난 박동훈 감독의 제안으로 처음 미술 작업에 참여했다. “처음에는 배경이나 그려주고, 밥이나 얻어먹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나
[STAFF 37.5] 진실과 거짓말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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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깡패 같은 애인>은 소박하고 성실한 영화였다. 백수와 깡패의 색다른 연애 이야기는 취업 경쟁에 내몰린 청춘들의 얼굴을 비추며 적지 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감독의 차기작을 기대하게끔 만들었다. 탄탄한 짜임새는 물론이고 적은 예산 안에서 시도된 참신한 장면들이 즐거움과 함께 하나의 가능성으로 남았다. 방송작가 출신으로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 조감독을 거쳐 <내 깡패 같은 애인>으로 데뷔한 김광식 감독이 이번에는 화려한 장르영화 <찌라시: 위험한 소문>(이하 <찌라시>)을 들고 찾아왔다. 증권가의 사설 정보지, 속칭 ‘찌라시’의 세계에 발을 담근 한 매니저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 사회의 정치/경제/문화적 고리를 꿰뚫는 솜씨는 여전하다. 충무로의 기대주에서 우량주로 거듭난 김광식 감독을 만나 그 비결을 들어봤다.
-첫주 성적이 나쁘지 않다.
=개봉 전 예매율은 4위였다. 엄청 불안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
[김광식] 웃음과 디테일,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밑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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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도 함부로 안 버리던 바른 친구예요.” <돼지의 왕> <사이비>의 연상호 감독이 말하는 만화가 최규석이다. 둘은 대학 시절부터 친구로 지냈고 만화가 최규석은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원화를 그렸다. 연상호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면 제일 먼저 보여주는 사람도 최규석이다. 올바른 사람. “그런 사람이었던” 최규석이 자신과 비슷한 성격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을 네이버 웹툰에 연재한다. 제목은 <송곳>. ‘떼인 임금 받아드립니다’라는 명함을 지닌 노동상담소 소장 구고신과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하며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푸르미 마트 야채청과 과장 이수인이 주인공이다. 노동문제를 다룬 <송곳>은 이제 고작 10회 연재했을뿐인데 제목처럼 독자들의 양심을 송곳처럼 뚫고 있다.
-웹툰 연재는 처음이다. 반응이 어떤가.
=순위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웃음)
-순위가 떨어지는 이유가 ‘일베’의 공격 때문이라는 댓글도 봤다.
=그건 아닌 것
[trans x cross] 사서 고생하는 인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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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 요나의 여진이 채 가시기도 전에 고아성은 방향의 키를 틀었다. 현실과 한참 떨어진 열차 칸을 벗어나 지극히 일상적인 시공간으로의 급선회. <우아한 거짓말>에서 그녀는 여고생 만지가 돼 돌아왔다. 거대했던 전작의 뒤라 조금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택한 작품이었을까 싶지만 이번에도 만만찮아 보인다. 어떤 면에선 전작들에 비해 좀더 감정의 음영이 짙어졌다고 해야 맞다. 매사에 무관심하고 시크한 만지가 살갑던 동생 천지(김향기)의 갑작스런 자살과 마주해야 하는 것부터가 그렇다. “만지에겐 캐릭터보다 상황이 더 중요했어요. 상실감에서 시작해서 죽음을 부정하다가 나중에는 천지가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를 알아가는 그 상황에 중점을 뒀죠.” 이때 만지에게는 상실감 이상의 복잡한 감정이 흐른다. 그건 가족으로서 천지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미안함과는 다른 유의 것이다. 동생이 죽음을 결심할 때까지 무관심했던 방관자로서, 직간접적으로 천지를 따돌린 아이들과 자신이 별반 다를
[고아성] 묵직하고 깊은 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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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다. 식상하지만 달리 적합한 단어를 찾을 길이 없다. 배우 김희애는 고지식한 시골처녀에서 화려한 팜므파탈까지 천변만화의 다채로운 연기를 펼쳐왔지만 어떤 역할을 맡을 때도 ‘김희애’라는 심지를 잃지 않는다. 주변을 불편하게 만드는 긴장감과는 사뭇 다르다. 오랜 시간 층층이 몸에 밴 꼿꼿함이랄까. 성긴 언어의 그물로는 그저 ‘우아함’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그 분위기는 긴 시간 동안 배우로 쌓아올린 마음의 결기다. “작품에 임할 때 마음을 다하지 않은 적 없는” 진심, “작품을 고를 때 과한 욕심을 부리지 않는” 여유, “주어진 여건하에서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태도는 ‘김희애스러운’ 공기로 그녀 주변을 맴돌고 있다.
“예전에 함께 일했던 사람들은 이제는 전부 팀장급이 되거나 다른 일을 하는지 대부분 찾아볼 수 없다”라는 그녀의 말처럼 영화판은 빠르게 변해간다. 하지만 세월이 모든 걸 바꾼다 해도 변치 않는 것들도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영화계에서
[김희애] ‘김희애’라는 우아한 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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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가족이 있다. 겉으로는 아무 일 없는 듯 평온하다. 엄마는 씩씩하게 살자고 애써 다짐하고 딸은 그런 엄마에게 호들갑 떨지 말라고 짜증을 낸다. 딸을 잃은 어머니와 동생을 잃은 언니가 공유하는 것은 그 무엇으로도 메울 수 없는 상실감이다. <우아한 거짓말>의 김희애와 고아성은 그렇게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가족이 되어 관객을 울릴 준비를 마쳤다. 20년 만에 영화에 복귀한 김희애는 그간의 공백이 거짓말인 것처럼 완숙한 연기로 스크린에 녹아들었다. 고아성 역시 대선배 앞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은 채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간 브라운관을 통해 폭발적인 감정연기를 선보인 김희애는 감정을 절제하며 한 걸음 내려왔고, 특유의 자연스러움으로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았던 고아성은 이례적으로 감정을 폭발시키며 한 걸음 올라갔다. 서로가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 조금씩 닮아가는 두 여배우에게 물었다. 어떻게 가족이 되나요. 어떻게 배우가 되나요.
[우아한 거짓말] 조용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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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서비스 1본부는 영화, 뮤직, 동영상, 책, 지식백과, 네이버 캐스트, 어학사전, 웹툰 등 주요 문화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핵심 사업부다. 최근 들어 서비스 1본부의 주도 아래 영화 서비스가 대폭 늘어났다. 500편의 고전작품에 대한 기본 개요와 주제, 역사적 배경 등을 총망라해 소개하는 ‘테마로 보는 세계영화작품사전 500’과 한국독립영화협회와 함께 독립영화를 무료로 스트리밍하는 ‘온라인 인디극장’ 등이 신설됐다. 서비스 1본부를 총괄하고 있는 한성숙 본부장에게 영화 서비스 확장에 관한 변을 들어보았다.
-‘테마로 보는 세계영화작품사전 500’은 어떤 취지에서 시작한 서비스인가.
=네이버에는 영화 서비스가 이미 서비스되고 있는데 사전 작업을 왜 하냐는 의견이 많았다. 상영 중인 영화에 대해서라면 정보가 쏟아지고 있으니 맞는 말일 수 있다. 하지만 예전 영화는 검색이 안 되는 아쉬움이 있었다. 사용자가 영화별 자료를 찾을 때도 위키피디아나 IMDb 같은 외국 자료를 해석하
[flash on]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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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난자들>은 ‘고립’의 영화다. 눈 쌓인 강원도 산골 마을의 아름다운 풍광이 순식간에 무시무시한 오싹함으로 바뀌면서 여행자는 순식간에 곤경에 처한다. <조난자들>에서 상진이 겪어내야 할 공포는 유타주의 협곡에서 팔을 잃었던 <127시간>의 아론이나 우주공간에서 미아가 될 뻔한 <그래비티>의 라이언의 그것들과는 별개다. 공포는 ‘자연’이 아니라 ‘사람’이 일으킨다. <조난자들>이 안겨주는 긴장과 스릴의 핵심에 배우 오태경이 있다. 오태경이 연기하는 마을 토박이 학수는 서울서 여행을 온 시나리오작가 상진(전석호)이 마을에서 만난 기피 대상이다. 상진처럼 관객 역시 학수에게서 곧장 이물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막 교도소를 출감했다며 상진에게 대화를 청하는 학수는 원신연 감독의 <구타유발자들> 속 폭력의 화신들과 한패 같아 보인다. 낡은 가죽 점퍼에 해진 청바지, 짧게 깎은 머리와 듬성듬성 자란 수염 보다 상진을 향해 ‘아저
[오태경] 낭떠러지 끝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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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ography
작화감독, 레이아웃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2014)
원화, 캐릭터 디자인 <돼지의 왕>(2011)
원화, 레이아웃 <마법천자문: 대마왕의 부활을 막아라>(2010) <무림일검의 사생활>(2007) <천년여우 여우비>(2006)
원화감독 <사랑은 단백질>(2008)
“작화감독으로서 어떤 일을 했느냐”라는 질문에 김창수 감독은 곤란해했다. ‘지금이 아니면 안돼’와 같은 소규모 제작사에서 서로의 업무를 명확히 가르는 것은, 관객이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각각의 스탭들의 몫을 가르는 것만큼 어렵다. “물론 최초의 구상과 아이디어는 장형윤 감독의 머리에서 나왔지만, 작업과정에서 스탭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감독의 스타일상 내 입김이 들어간 부분이 어디까지인지 짚어서 말하기는 어렵다”고 김창수 감독은 말한다.
그 대신 김 감독이 건넨 “애니메이터는 연기자다”라는 말은 작화감독을 포함한 범애니메
[STAFF 37.5] “애니메이터는 연기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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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의외로 아무런 압박이 없었다고 했다. 지금은 압박을 참을 수 없다고 호소하는 중이다. 삼성반도체에 근무하다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고 황유미씨의 사연을 다룬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은 제작 과정에서부터 화제였다. 투자사들이 꺼린 탓에 크라우드 펀딩으로 종잣돈을 마련했고, 뜻있는 개인 기부자들의 힘이 모여 결국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정작 영화가 완성된 지금 영화를 볼 곳이 없어 관객과 만나지 못한다고 아우성이다. <잔혹한 출근>(2006)으로 데뷔한 김태윤 감독은 이후 오랜 시나리오작가 생활 끝에 충무로 제작 시스템에 한계를 느끼고 차기작으로 <또 하나의 약속>의 제작을 선택했다. <또 하나의 약속>의 제작, 각본, 감독을 도맡은 그가 상영, 배급에서 다시금 한계를 맞이한 지금 사태를 바라보는 심경은 어떨까.
-이제 개봉 3주차에 접어든다. 어떻게 지냈나.
=찍을 때만큼 바빴다. 인터뷰도 하고 무대 인사도 다니고 마음고
[김태윤] 죽지 않고 계속 살아나는 이 영화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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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다기리즘’(オダギリズム)이라는 말이 있었다. 오다기리 조가 <가면 라이더 쿠우가>(2000)를 할 때 홈페이지에 썼던 글들을 모은 문집의 제목이다. 오다기리 조의 분위기를 닮은 문화 현상을 뜻하는 단어로 봐도 무방하다. 이 단어가 2001년부터 사용됐으니 오다기리 조는 이미 하나의 브랜드가 된 지 오래다. 만약 ‘오다기리 조’라는 단어가 사전에 실려 있다면 풀이는 이러하지 않을까.
오다기리 조(オダギリジョ- | 小田切譲 | Odagiri Joe) [형용사] 1. 대체할 수 없는 2. 어떤 것도 정해지지 않은 3. 긴장하는 일 없이 편안한
오다기리 조의 본격적인 데뷔는 2000년이다. ‘오다기리 조’라는 형용사가 실제로 존재했다면 그 형용사가 생겨난 지도 벌써 14년이 지난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언어도 변한다.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뜻이 더해진다. 누구로도 대체할 수 없는 배우 오다기리 조도 조금씩 변해간다. 아니다. 전과는 또 다른 모습이, 다른 의미가 그에게
[오다기리 조] 이런 남자 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