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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ography
<좋은 친구들>(촬영 준비 중)
<변호인>(2013)
<설국열차>(2013)
<도둑들>(2012)
<쌍화점>(2008)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타짜>(2006)
<말죽거리 잔혹사>(2004)
<킬리만자로>(2000)
눈썰미 좋은 관객은 금세 알아볼 것이다. 2:8로 쩍 갈라진 가르마가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그 순간을, 그 의미를 말이다. 혹시라도 놓쳤다면, <변호인>의 송우석이 속물근성의 세무변호사에서 양심을 지닌 인권변호사로 거듭나는 대목에서의 송강호 얼굴을 되새겨보라. 어떤 모습이 떠오르는가. “그건 배우 송강호가 가진 연기력과 파워가 이뤄낸 거다. 내가 한 건 별로 없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송우석의 헤어와 메이크업을 담당한 김서영씨는 자신의 역할을 애써 축소하려고 든다. 하지만 그녀의 손사래와 달리 <변호인&g
[STAFF 37.5] 내가 먼저 배우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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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가족을 보지 못하고,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이 바로 감옥 아닐까.” 그렇게 방은진 감독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일들이 벌어지는 현실을 본다. 평범한 주부 정연(전도연)이 대서양 감옥에서 악몽 같은 2년을 보내고, 한국의 남편 종배(고수) 또한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한 채 하나뿐인 딸과 함께 빚을 갚고 생계를 해결하며 역시 악몽 같은 시간을 보낸다. <오로라공주>(2005)로 데뷔해 <용의자X>(2012)를 거쳐 세 번째 장편영화 <집으로 가는 길>에 이르기까지, 그는 ‘배우 출신’이라는 표현이 어색할 만큼 굵직한 감독의 행보를 보여왔다. 방은진 감독이 이미 존재하는 실화로부터 더 캐내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어느덧 감독으로서 10년의 시간을 지나온 그녀를 만났다.
-<집으로 가는 길>의 시작점이 궁금하다. 혹시 한국을 떠나 작업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였나.
=아니다. 어떤 순간에도 ‘이야기’가 먼저였다
[방은진] 진짜 바다를 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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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치는 당신>은 희한한 책이다. 흑백 동물도감 같기도 하고, 동물에 관한 시집이나 에세이집 같기도 하며, 내 멋대로 동물사전 같기도 하다. 심지어는 때때로 자못 의미심장하게 인간 세상을 기록한 도록으로 분신술을 부리기도 한다. 그런 책이 참을 수 없이 신박하여 책을 쓴 권혁웅 시인을 만나보기로 했다. 그는 얼마 전 <애인은 토막 난 순대처럼 운다>는 시집도 낸 참이다. 순댓국집과 부대찌개집과 감자탕집과 김밥천국집을 어슬렁거리며 시 한 사발에 웃음과 눈물을 같이 말아내는 그의 솜씨는 또 얼마나 정겨운지. “첫 시집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쓴 서정시들로 채우고 나니 뭔 시가 다 울기만 하나, 웃는 시도 있어야지, 하는 깨달음이 오더라”고 말하는 그는 그렇게 동물과 인간 세계를 모두 한 풍경으로 끌어안는다. 그와 함께 두 세계 사이에 놓인 돌다리를 두들겨보았다.
-책이 참 예쁩니다. 동물 책에 애착을 갖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원래 교회돌이 캐릭터
[trans x cross] 태초에 입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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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고> <내니 맥피2: 유모와 마법소동>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의 그 귀여운 꼬마가 이만큼 자랐다. 오슨 스콧 카드의 SF소설을 원작으로 한 <엔더스 게임>에서 아사 버터필드는 “인류의 운명을 위해 선택된 영웅이자 천부적인 지능과 전술 능력을 갖춘 천재” 엔더가 되어 우주함대를 지휘한다. 우주함대가 아닌 한편의 블록버스터를 책임지게 된 아사 버터필드. 우리가 그의 이름을 기억해야 할 이유를 전한다.
8살. 부모님에게서 고운 아쿠아마린 색 눈동자를 물려받은 아사 버터필드가 처음으로 연기라는 것을 접한 나이다. 11살의 버터필드는 홀로코스트영화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에서 브루노를 연기하며 연기 신동 소리를 들었고, 영국에 기가 막히게 연기 잘하는 꼬마가 있다는 소식은 금세 대서양을 건너 할리우드에까지 퍼졌다. 마틴 스코시즈 감독의 귀에도 아사 버터필드라는 이름이 흘러들어갔던지 14살의 버터필드는 스코시즈의 첫 3D
[아사 버터필드] 블록버스터의 운명을 짊어진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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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한결같은 얼굴도 없다. 벌써 스물다섯 청년으로 커버린 이주승은 지금도 <청계천의 개>로 데뷔했던 열아홉살 때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부루퉁해 보이는 긴 눈과 꾹 다문 입도 여전하다. 여러 감독들이 꾸준히 이주승에게서 비뚤어진 소년의 모습을 찾는 이유인 것 같다. 이유빈 감독의 <셔틀콕>에서 이주승은 부모를 잃고 도망간 누나를 찾으러 나선 소년 민재를 연기한다. 어린 동생 은호(김태용)를 짐처럼 데리고 다니며 여기저기 부딪치고 쓰러지는 동안 조금씩 자라는 민재는 이주승의 지금 모습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셔틀콕>으로 얼마 전 폐막한 제39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독립스타상을 수상한 이주승과의 만남.
-수상을 축하한다.
=기쁜 나머지 뒤풀이 파티에서 정신없이 취해버렸다. (웃음)
-이유빈 감독이 꼭 캐스팅하고 싶어 했다는데.
=싸이월드 쪽지로 캐스팅 제의를 하셨다. 대본을 먼저 주고 부대로 면회를 오셨다. 틈틈이 대본을 분석하면서 준비했
[flash on] 서서히 늙고 있는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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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강아지 그 고양이>는 민병우 감독의 연애사를 그대로 녹여넣은 영화다. 두 남녀가 우연히 키우게 된 강아지와 고양이를 통해 사랑을 쌓는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민병우 감독은 비를 쫄딱 맞은 배고픈 길고양이를 반려묘 ‘나비’로 맞아들였고, 동물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던 감독의 전 여자친구는 유기견을 키웠다고 한다.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은 <그 강아지 그 고양이>가 전세계 최초로 극장 개봉한 스마트폰 장편영화라는 사실이다. 민병우 감독을 만나 반려동물 데리고 영화찍기의 고충에 관해, 또 ‘스마트폰영화의 거장’이 되길 꿈꾸는 그의 야심에 대해 들어봤다.
-스마트폰 장편영화로 입봉했다.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 기르던 고양이를 데리고 찍은 단편 <도둑고양이들>이 1회 olleh국제스마트폰영화제에서 최고상을 탔다. 수상작을 상영하는데 생각보다 화질이 좋더라. 그때 생각했다. 앞으로 누군가는 스마트폰으로 장편영화를 찍겠지? 스타트는 내가 끊어야겠다! 노
[flash on] 기다려, 유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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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예능, 영화, 뮤지컬. 올해 주원의 행보는 경쾌한 스타카토 같다. 브라운관(드라마 <7급 공무원> <굿 닥터>, 리얼 버라이어티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 무대(뮤지컬 <고스트>)로, 그리고 다시 스크린(<캐치미>)으로. 데뷔 3년차의 배우 주원에게 지금 필요한 건 휴식이 아니라 부딪혀봐야만 얻을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인듯하다. 하지만 변곡선처럼 느껴지는 그의 궤적이 품고 있는 공통의 단어가 있다. 그건 바로 ‘로맨스’다. “<7급 공무원>을 촬영하며 정말 재밌었다. 캐릭터도 캐릭터지만, 자신의 진짜 모습이 많이 반영되는 게 로맨틱 코미디 장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스럽게 연기해야 하는 장르이다 보니, 내 모습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으면서 캐릭터를 끌어안아야 하는 로맨스 장르에서 자유를 느꼈다.”
‘자유’를 느꼈다는 말에 눈길이 간다면, 잠시 시간을 돌려보자. 2012년은 배우 주원에게 진중한 한해였다. 무
[주원] 경쾌한 밸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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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영화
2013 <어바웃 타임>
2012 <저지 드레드> <안나 카레니나> <섀도우 댄서>
2011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2010 <네버 렛미고> <더 브레이브> <센세이션>
주황색의 긴 머리와 덥수룩한 수염. 리처드 커티스 감독은 돔놀 글리슨을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으로 내세우길 주저했다. <저지 드레드>의 너저분한 프로그래머 역할이나, 역시나 덥수룩한 수염이 얼굴을 가득 채웠던 <안나 카레니나>의 ‘레빈’ 캐릭터도 그와 한참 멀었다. 물론 <안나 카레니나>에서 키티(알리시아 비칸데르)에게 마음을 바치던 레빈의 모습이 <어바웃 타임>의 순정파 시간여행자와 닮아 있긴 했다. 이후 머리를 자르고 나타난(그야말로 최고의 선택!) 그와 대화를 나눈 리처드 커티스는 그의 비범함을 대번에 알아봤다. 그렇게 <어바웃 타임>에서 오직
[who are you] 돔놀 글리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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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영화 세일즈 관계자와 바이어의 달력은 2월의 베를린에서 시작해 12월의 LA에서 끝난다. 2월에 열리는 베를린국제영화제 마켓인 유러피언필름마켓(EFM)을 시작으로 3월의 홍콩필름마켓, 5월의 칸필름마켓, 9월의 토론토국제영화제 필름마켓, 10월의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안필름마켓과 도쿄필름마켓, 11월의 아메리칸필름마켓(AFM)까지 세계 주요 필름마켓을 돌면서 그들은 자신의 영화를 알리고, 따끈따끈한 신작을 구매한다. 돈이 오가는 거래뿐만 아니라 수많은 미팅을 통해 거래처의 동향을 파악해 관계를 지속한다. 또 영화제에 초청된 감독과 배우가 영화제 일정을 원활하게 소화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해외 세일즈 관계자가 하는 일 중 하나다.
CJ엔터테인먼트 해외영업팀은 해외 마케팅, 해외 세일즈, 영화제 및 직접 배급 등 총 3개 파트로 구분되어 있다. 올해로 입사 3년차인 김현우(31) 대리는 해외 세일즈 파트에서 미주/유럽 지역을 담당하고 있다. 관리해야 할 국가가 무려 200여개국
[STAFF 37.5] 가장 중요한 건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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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27일 유튜브에 공개된 <출출한 여자>는 호응에 힘입어 네이버, 카카오스토리 등에서 확대 상영 중이다. <출출한 여자>는 ‘먹방’을 표방한 트렌디한 소재와 ‘온라인 개봉’이라는 상영방식의 접점을 꾀한 신개념 영화. 총 6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됐으며, 1화와 6화를 윤성호 감독이 연출하고 이병헌, 이랑, 달재, 박현진 감독이 나머지 에피소드를 각각 연출했다. 10분 남짓의 개별 에피소드에선 직장생활, 친구와의 관계, 연애 문제로 골치 아픈 33살 제갈재영의 일상과 그녀의 스트레스를 날려줄 오늘의 요리와 실용적인 레시피가 소개된다. <고독한 미식가><하나씨의 간단요리> 등과 같은 일본 드라마를 떠올리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기획단계에서부터 참여했던 윤성호 감독과 주연배우 박희본에게 <출출한 여자>만의 독특한 레시피를 물었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은하해방전선> <도약선생> 등을
[윤성호, 박희본] 며느리 하나, 시어머니 다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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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사랑스런 사람들/ 외로워서 사랑스런 사람들/ 아 사랑스런 사람들/ 외로워서 사랑스런 사람들.”(<그게 다 외로워서래> 중에서) 김목인의 2집 ≪한 다발의 시선≫을 듣고 나면 어김없이 저 구절이 머릿속에 맴맴 돈다. 외로운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이 복잡한 세상을 관찰하고 포용하는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하고 다정하다. 그의 경험이 묻어 있는 <지망생>부터, 비판적인 시선이 담긴 뾰족한 노래 <새로운 언어>, 한편의 드라마 같은 <결심>, 여러 시제를 한 노래의 구조에 담아보려 한 <흑백사진>까지. 각기 다른 시선으로 이 세상을 내려다보는 노래들을 ‘한 다발’로 가지런히 묶어낸 그의 목소리에 또 한번 귀 기울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1집 ≪음악가 자신의 노래≫ 이후 2년 만에 김목인 자신의 노래로 돌아온 그를 만났다.
-앨범 커버 속 책상이 본인의 책상이라고. 붙여놓은 사진 속 인물들의 공통분모가 궁금하다.
=내가 영향을 많
[trans x cross] 그게 다… 외로워서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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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을 보는 동안 희한한 동시상영을 관람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송강호가 연기한 송우석 변호사가 단무지를 가져오지 않은 중국집 배달 소년에게 “까묵었으면 까묵었다고 이야기해라” 하며 나무젓가락을 가를 때, 돈 주고 사람 써놓고도 누구보다 많은 이삿짐을 나를 때, 그리고 법정에서 “인정해라, 인정하란 말이다!” 하고 고문경관을 향해 품위고 나발이고 고성을 내지를 때 관객의 뇌리에는 ‘노무현’이라는 또 한편의 필름이 돌아간다. 분리하기 불가능한 두 ‘영화’의 중첩은 관객을 울리는 한편 <변호인>에 대한 영화적 판단을 망설이게 한다. 역사가 세워놓은 이중의 스크린. 그것은 1996년 데뷔 이래 한국영화의 등줄기를 고스란히 등반해온 송강호라는 배우에게도 전에 없던 여행이었을 것이다. 아프고 어두운 사건을 다루지만 <변호인>은 역설적으로 인간 노무현이 가장 반짝였던 시절의 재연이다. 뒷날 “내 이름은 더럽혀졌다. 이제 노무현은 정의나 진보와 같은 아름다
[송강호] “기념할 만한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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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라 했던가. 이 문장대로라면 세계 최초로 스스로 동성애자임을 밝히고 성공회 서품을 받은 진 로빈슨 주교에게 누가 함부로 돌을 던질 수 있을까. 그러나 현실은 하느님과 파트너를 향한 그의 사랑을 죄라 말하고, 살해 위협은 그의 일상이 된다. 그런 주교를 4년간 카메라에 담아온 이가 있다. 지난해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한 다큐멘터리 <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의 매키 알스톤 감독이다. 성적 소수자, 사회적 약자에 대한 그의 시선을 두고 국내외를 막론하고 지지와 비난이 엇갈린다. 사랑과 사람에 대해서라면 할 말이 많아 보이는 그에게 영화의 국내 개봉에 맞춰 질문을 건네봤다, 세상의 편견과 편견의 저편에 대해서.
-<The Truth Shall Set You Free>부터 <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이하 <로빈슨>)까지 오랫동안 로빈슨 주교를 카메라에 담아왔다.
=사회 평등을 위해 일한
[flash on] 말하지 않으면 바뀌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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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코미디’를 가장한 ‘로맨틱 성장영화’라고 할까. <노팅힐> <러브 액츄얼리>의 리처드 커티스 감독이 워킹타이틀과 오랜만에 작업한 신작 <어바웃 타임>이 12월5일 개봉했다. 지난 8월8일, 런던의 만다린 호텔에서는 영국 내 영화 개봉에 맞춰 <어바웃 타임>의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리처드 커티스 감독을 비롯해 레이첼 맥애덤스와 빌 나이가 참석했다. 유럽 전역에서 모인 기자들의 상당수는 행사 하루 전 관람한 영화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특히 커티스 감독이 인터뷰 장소에 입장했을 때에는 참석했던 기자들이 모두 입을 모아 “영화를 잘 봤다”는 인사를 전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커티스 감독은 간담회에 참여한 모든 기자들과 차례차례 악수를 하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감독 은퇴 소식을 들은 뒤 이 작품을 감상하게 되어서인지 영화가 어쩐지 더 당신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럴
[flash on] 패밀리와 로맨스의 변증법에 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