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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화가>
2013 <마이 보이>
2012 <소리 없는 남자>
2012 <무게>
“초콜릿 어디 있어?” <마이 보이>의 스탭들은 당이 필요할 때면 전혜림 스크립터를 찾는다. 그녀의 양쪽 주머니와 가방에는 언제나 미니 초콜릿 바가 두둑하게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감독님의 간식이다. 부족하지 않게 미리 챙겨두다 보니 스탭들도 종종 찾는다.” 스크립터의 위치와 업무의 특성을 들여다보면 초콜릿 공급원이 된 그녀가 낯선 일도 아닌 것 같다. “현장에서 감독 다음으로 모니터를 많이 보는 사람”이 바로 스크립터이다. 감독의 바로 옆에 바짝 붙어 앉아서 배우의 연기, 동선, 현장의 소품과 의상 등의 위치와 상태를 스크립트지에 꼼꼼하게 적는다. 바로 전 신과 다음 신의 연결이 매끄러우려면 이런 디테일들을 놓쳐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감독의 지시 사항도 빠르게 기록하는 게 스크립터의 일이다 보니 평소 감독의 스타일과 습관을 알아
[STAFF 37.5] 뛰면서 배우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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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을 죽인 소년을 살해한 상현(정재영), 그를 잡아야 하는 형사(이성민)의 숨막히는 추격전.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방황하는 칼날>(2009년 동명의 일본영화로도 제작됐다)은 설득력 있는 캐릭터와 이를 뒷받침하는 비주얼, 감상적 부추김을 걷어낸 균형감 있는 시선으로 울림을 만들어낸다. 데뷔작 <베스트셀러> 이후 4년 만에 돌아온 이정호 감독은 충격적 소재를 그저 장르영화의 좋은 먹잇감으로 사용하는 대신 부조리한 사회의 마디마디를 들쑤시는 민감한 질문으로 치환한다. 더불어 정재영과 이성민이라는 따로 떼어놓아도 훌륭한 두 배우가 한편의 영화에서 만났을 때 어떤 방식으로 호응하는지에 대한 증명이라는 점에서도 절대 놓칠 수 없는 강점을 지닌 작품이다.
-<백야행> <용의자 X의 헌신> 등 히가시노 게이고 원작은 영화, 드라마로 수차례 만들어졌다. 소재나 스토리가 영화화하기에 좋아 보이는 원작이 막상 영화화할 때는 걸림돌이 될
[이정호] “법의 모순을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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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현빈은 배우로서 가장 정점에 섰을 때 돌연 입대해 대중을 놀라게 했다. 군생활이 현빈에게는 긍정적인 휴식기가 돼주었던 모양이다. “군대에서 좋은 기운을 많이 받았다”는 현빈은 “연기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공간에서 배우로서 다져온 일들과 연기를 하며 보낸 이십대를 찬찬히 돌아보고 싶었다”고 했다. 3년간의 ‘휴식’을 끝내고 돌아온 현빈은 복귀작으로 이재규 감독의 <역린>을 택했다.
<조선왕조실록> ‘정조 4권’에 기록된 1777년(정조 1년) 7월28일의 정유역변은 ‘궁궐 내에 도둑이 들어 사방을 수색하게 하다’ 라는 기록에서 출발한다. 아비 홍지해를 귀양 보낸 정조에게 앙심을 품은 홍상범이 호위군관 강용휘, 자객 전흥문과 궁중나인을 매수해 정조를 암살하려 한 사건이다. 건드려서는 안 될, ‘용의 턱밑에 거꾸로 난 비늘’을 뜻하는 <역린>은 정유역변이 벌어진 그날 하루를 배경으로 정조와 정조를 죽이려는 자, 정조를 지키려는 자의 관계를 15년
[현빈] 청년 정조의 육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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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4 <다이버전트>
2013 <스펙터큘러 나우>
2011 <디센던트>
드라마
2008~2013 <미국 십대의 비밀생활1~5>
2007 <콜드케이스>
2005 <펠리시티: 언 아메리칸 걸 어드벤처> <원스 어폰 어 매트리스>
2004 <잭 & 바비>
2003~2004 <오씨>
2001~2004 <크로싱 조던>
2001~2003 <더 디스트릭트>
“뉘 집 딸인지 야무지게도 생겼다”란 소리 꽤 듣고 자랐을 것 같다. 무언가를 결심한 듯 앙다문 입과 그러면서도 흔들리는 커다란 눈. 그녀의 얼굴은 20대의 고집과 10대의 불안을 동시에 품고 있다. <다이버전트>에서 그녀와 함께 연기한 케이트 윈슬럿이 그녀를 두고 “예전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다”라고 말한 것도 무리는 아닌 것 같다. 흔들리면서도 본능을 향해 내달리는 트리스는 <타이타닉
[who are you] 셰일린 우들리 Shailene Wood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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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ography
영화
촬영팀 <방황하는 칼날> <소원>(2013) <은교> <무서운 이야기> <26년> <남영동1985>(2012) <원더풀 라디오>(2011) <심야의 FM> <비밀애>(2010) <행복>(2007) <도시락> <해변의 여인> <괴물>(2006) <극장전>(2005) <역도산>(2004) <영어 완전 정복>(2003) <결혼은, 미친 짓이다>(2001)
편집팀 <빗자루, 금붕어 되다>(2008)
드라마
촬영 <내 사랑 금지옥엽> <아빠 셋, 엄마 하나>(2008)
촬영팀 스탭을 만난다는 선입견 때문이었을까? 영화 <방황하는 칼날> 자체가 카메라를 든 이들에 관한 영화로 보였다. 비단 핸드헬드 카메라 때문만은 아니었지만, 그것도 중
[STAFF 37.5] 포커스와 롱테이크와의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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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GV 프로그램팀에서 편성을 담당하고 있는 원은주 대리는 일주일 중 월요일이 가장 바쁘다. 체크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주 개봉작의 주말 반응부터 챙긴다. 관객수부터 좌석점유율, 상영관 수, 예매율, 상영관 규모, 영화를 본 관객의 감상평, SNS에 올라오는 영화계 관계자의 멘션까지 모두 이 반응에 포함된다. 개봉예정작의 정보도 살펴봐야 한다. 감독, 출연배우, 배급사, 감독의 전작 관객수 등 영화와 관련한 모든 정보를 점검한다.
가장 중요한 건 오후 2시와 4시 반에 진행되는 언론배급 시사회에 참석하는 것. 직접 보는 것만큼 영화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 영화를 본 뒤 팀원들과 함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20대 중반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됐고, 취향도 각기 다른 까닭에 팀원들의 영화에 대한 감상도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최대한 “일반 관객의 눈으로 보려고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모든 정보를 취합해 극장에 걸려
[STAFF 37.5] “예상치 못한 흥행을 보면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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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에 입문하고 나서 배성우의 영화 속 첫 이름은 ‘박찬욱’이었다. <미쓰 홍당무>의 조금 순진해 보이는 피부과 의사 박찬욱. 그러더니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에서는 무시무시한 인간 말종, 수시로 형수를 성폭행하는 시동생 ‘철종’으로 출연하여 암암리에 악명을 떨쳤다. <모비딕>에서는 어수룩해 보이는데도 약삭빠른 도박 중개인 맹 사장으로 우리를 포복절도시켰다. <파파로티>에서는 잘난 척 뻐기기 일쑤여서 좀 얄미운 유학파 성악가였다. 적은 분량의 조역인데도 그는 매번 깊은 인상을 주었으며 때마다 다른 재미를 주었다. 당연하게도 우리는 그를 점점 더 많은 영화에서 더 자주 만나게 됐다. 최근에만 해도 <몬스터>와 <보호자>에서 연이어 그를 만나고 있다.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조연계의 흥미로운 새 얼굴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때가 된 것이다.
-출연작 중 가장 최근 개봉작은 <보호자>다.
=<공정사회
[배성우] “소소하고 평범한 역할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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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이 끝까지 비밀로 하고 싶었던 일이 당신 사후에 세상에 공개된다면? 김중혁의 세 번째 장편소설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의 짜릿한 질문이다.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은 망자의 비밀을 깨끗이 지워주는 딜리터(deleter)를 등장시켜 사람들 사이의 비밀 관계를 파헤치는 그만의 독특한 탐정소설이다. 사람들 사이, 사람과 사물간의 은밀한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그 틈새에 생기는 뭉근한 온기를 누구보다 사랑해온 작가답다. 어쩌면 그에게 세상의 비밀이란 수많은 사이들이 빚어낸 관계 지형도의 이음동의어일지도 모른다. 그가 글쓰기뿐 아니라 일러스트를 그리고 수영과 테니스를 하고 야구를 보고 즐기며 음악을 수집하고 연주하는 것도 세상의 비밀을 하나라도 더 읽어나가기 위함인 걸까. 소설가 김중혁에게 그 비밀스러운 독법에 대해 물었다.
-의뢰인 사후에 그의 비밀을 삭제하는 ‘딜리터’라니 특이하다. 어떻게 구상하게 된 건가.
=‘딜리팅, 딜리터’라는 말은 이번에 생각해낸
[trans x cross] 올해는 ‘몸의 해’로 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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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선배님의 눈두덩을 좋아합니다. (웃음)” 이정호 감독이 말했다. <방황하는 칼날>에 이성민을 캐스팅한 이유를 묻자, 그런 대답이 돌아온 것이다. 배우의 눈두덩이 영화와 대체 무슨 관계가 있나 싶겠지만, <방황하는 칼날>을 보면 알게 될 거다. 이 작품이 이성민의 눈매에 많은 걸 빚지고 있다는 것을. 성폭행당한 뒤 잔혹하게 살해된 딸의 복수를 위해 강원도 일대를 헤매는 아버지, 그 아버지를 쫓는 형사 억관을 연기하는 이성민의 눈 밑 그늘은 영화를 보는 내내 단 한순간도 사라지는 법이 없다. 그것은 때로는 사회의 온갖 추악한 일들을 경험한 자의 얼굴에만 나타날 법한 표식이 되기도 하고, 피해자 가족에게 늘 ‘참으라’고 말해왔던 17년차 강력계 형사의 응어리진 마음을 에둘러 느낄 수 있게도 해준다. 그러니 두툼하게 내려앉은 그의 눈두덩을, 세월의 무게가 만들어낸 깊은 주름을, 가벼이 지나쳐선 안 될 것이다. 이성민의 눈매가, 곧 억관이란 인물의 실마리이므로.
[이성민] 예리한 보통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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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을 잃고 모든 걸 포기한 인간의 모습이 바로 이런 걸까. 눈 덮인 자작나무 숲에 웅숭그리고 있는 <방황하는 칼날>의 이상현 말이다. 시간조차 얼어붙은 듯한 그곳에서 돌처럼 굳어버린 사내 이상현을 배우 정재영이 연기한다. 올해 초 <플랜맨>에서 1분 1초까지도 딱딱 맞춰 살아가는 한정석이던 때의 정재영과는 전혀 포개질 수 없는 다른 세계의 얼굴을 하고 그는 나타났다. <실미도> <내가 살인범이다> <카운트다운> 같은 묵직한 전작들과 비교해봐도 그의 눈빛은 유난히 공허하다. 눈빛뿐만이 아니다. 얼굴, 심지어 온몸이 텅텅 비어 모든 기운이 빠져나간 것 같은 그는 산 자라기보다는 살아 있으나 죽은 자에 훨씬 더 근접해 보인다. 아마도 그건 상현이 딸 수진의 죽음을 알게 된 순간부터였을 거다. 절대로 메워질 수 없는 커다란 구멍이 그의 마음에 생긴 것이다. 곧이어 그에게 도착한 한통의 문자. 수진이 또래 아이들에게 성폭행을 당해 죽음
[정재영] 긍정을 위한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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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이렇게 멍하니 앉아 있는 게, 정말 최선의 방법이에요?” 하나의 질문이 두 남자의 마음을 뒤흔든다. <방황하는 칼날>은 각자가 ‘최선’이라고 믿는 길을 향해 전력질주하는 두 남자의 이야기다. 그 길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도 모르면서. 딸을 죽인 놈들을 찾아 아버지는 강원도 숲속을 헤매고 세상의 부조리에 이골이 난 형사는 그런 아버지를 추적하면서도 안타까워한다. 무엇을 믿어야 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 누구도 확신하지 못하는 이 잿빛 세상에, 배우 정재영과 이성민이 서 있다. 이번 영화가 첫 협업이라는 두 배우는 뼛속까지 시리도록 추웠던 1년 전 겨울, <방황하는 칼날>의 현장에서 어떤 것들을 느끼고 경험했을까. 다음은 유난히 혹독했던 그 겨울에 대한, 두 남자의 치열한 기록이다.
[방황하는 칼날] 잿빛 길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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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영화
2014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2009 <노먼> <캐리어스>
2007 <블랙 아이리쉬>
2005 <링2>
2004 <실종>
2002 <노 굿 디드> <상실의 시대>
드라마
2011∼2013 <리벤지1∼3>
2011 <비욘드 더 블랙보드>
2010 <벤허>
2006∼2010 <브러더스 앤드 시스터스1∼5>
2007 <Law& Order: 성범죄 전담반8>
2002∼2006 <에버우드1∼4>
2002 <글로리데이즈> <속죄>
2000 <세기의 연인 재키> <유령캠프>
오랫동안 춤을 춰온 사람은 몸뿐만 아니라 얼굴에도 그것이 고스란히 드러나나보다. 검색 사이트에서 그녀의 얼굴사진을 몇초간 쳐다보면서 든 생각은 “체조 선수처럼 생겼다”였다. 아니나 다를까
[who are you] 에밀리 반캠프 Emily Van Ca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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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찌뿌둥한 날씨가 사람으로 변한다면? 바로 스티브 쿠간 같은 모습의 인간이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웬만해선 잘 펴지는 법이 없는 그의 미간은 처음 만난 사람이 오해하기 딱 좋을 정도의 주름이 잡혀 있다. 대개의 작품에서 단정한 슈트에 바바리코트를 입고 나타나는 이 남자는 겉모습만 봐서는 전형적인 영국 신사이나, 그의 차분한 목소리엔 상대방에 대한 거리감과 퉁명스러움이 묻어난다. 그런데 그런 남자가 곤경에 처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 그 모습이 큰 웃음을 준다. 짐 자무시가 연출한 옴니버스영화 <커피와 담배>의 아홉 번째 에피소드, <사촌?>의 한 장면. 배우 앨프리드 몰리나를 만난 스티브 쿠간은(실명으로 출연한다!) 자신이 더 잘나가는 배우라고 생각하며 ‘알고 보니 우리는 사촌 지간’이라는 몰리나의 말을 들은 체만 체 한다. 연락이나 하고 지내게 전화번호나 알려달라는 몰리나의 제안을 모호한 대답만 늘어놓으며 교묘하게 거절하던 쿠간은, 촉망받는
[스티브 쿠간] 나의 진심을 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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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블릭 오브 시네마’(Republic of Cinema). 충무로에 있는 이준익 감독의 사무실 문에 크게 붙어 있는 문구다. 그 아래에는 타이거픽쳐스, 영화사 아침, 씨네월드, 세개의 제작사 로고가 나란히 있다. 제작사 3개가 모여 영화 공화국을 꿈꾼다는 뜻일까. 이준익 감독은 “영화 공화국이라는 단어를 붙인 지 오래됐다. 거창한 건 아니고, 따로 또 같이 영화를 만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아나키스트를 자처하는 그가 한국영화감독조합(이하 감독조합)의 조합장을 맡은 지 1년이 지났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지난 1년 동안 그는 복귀작 <소원>을 만들었고, 동료 감독들과 함께 감독 표준계약서를 내놓았고, 한국영화산업전략센터(소장 최현용)와 함께 한국 영화산업 불공정 행위 모니터링 작업에 참여했다. 현재 그가 바라보고 있는 ‘한국영화 공화국’은 어떤 모습일까.
-감독조합장을 맡은 지 1년이 지났다.
=조합장으로서 성실하지 못했다. 지난해 <소원>에 ‘몰
[이준익] 감독 표준계약서가 영화산업 상생의 길 이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