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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ography
<관상>(2013)
<불꽃처럼 나비처럼>(2008)
<궁녀>(2007)
<왕의 남자>(2005)
<효자동 이발사>(2004)
<관상>은 개성 강한 배우들의 격전장이다. 속세를 떠나 있다 한양으로 가는 관상가 내경(송강호)과 처남 팽헌(조정석), 옷매무새만으로 내경을 한양으로 유혹한 것이나 다름없는 기생 연홍(김혜수), 그리고 주도권을 쥐고 대립하는 김종서(백윤식)와 수양대군(이정재)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개성은 ‘관상’과 ‘의상’으로 드러난다. <왕의 남자>(2005)를 시작으로 <궁녀>(2007), <불꽃처럼 나비처럼>(2008) 등 역시 개성 강한 사극들을 작업해왔던 심현섭 의상실장은 캐릭터들 제각각의 매력을 조화롭게 조율한 장본인 중 하나다. “김혜수나 이정재는 실제로도 최고의 패셔니스타들이어서 자기가 입을 의상에 대한 눈높이도 상당한 배우들이다. 6개월 내
[STAFF 37.5] 김혜수의 눈높이를 맞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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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프로젝트>가 좌초 위기에 빠졌다. 개봉 이틀 만인 9월6일 멀티플렉스 체인인 메가박스가 상영 중단 통보를 해왔다. 심의를 통과한 영화가 극장쪽의 강제적 요구로 내려진 초유의 사태다. 9월9일 오전, 영화계 각 단체들은 상영 중단 사태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고, 영화인대책위원회도 발족했다. 기자회견 다음날인 10일 오전, 제작사인 아우라픽쳐스 사무실에서 <천안함 프로젝트>의 제작자 정지영 감독과 연출을 한 백승우 감독을 만났다. 그 시각, 메가박스는 상영 중단을 번복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아이러니하게도 상영 중단에 대한 관심에 힘입은 영화는 다양성영화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9월12일 현재 영화인진상규명위원회는 메가박스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에 면담을 요청한 상태다. <천안함 프로젝트>는 누적관객수 7361명으로 현재 7개 극장에서 상영 중이며 예술영화관으로 상영관 확대를 모색 중이다. 침몰 위기에 빠
[정지영, 백승우] 금기천국, 후진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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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네가 웃겨야 돼. 네가 웃겨야 영화가 살아.” 설경구가 문소리에게 해줬다는 이 얘기는 정확한 예언이 됐다. <스파이>는 첩보영화의 외피를 두른 코미디영화다. 그리고 그 웃음폭탄의 8할은 문소리가 투척한다. <스파이>에서 문소리는 자신의 남편이 능력 좋은 스파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출장이 잦은 남편에게 쉼 없이 잔소리를 늘어 놓는 안영희를 연기한다. 남편 철수가 국가의 중차대한 일을 처리하려 할 때마다 공교롭게도 자꾸만 철수의 레이더망에 잡히며 그의 집중을 흩뜨리는 영희는 자칫 민폐 캐릭터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영희는 문소리라는 배우를 만나 귀여움을 입는다. 고음역대에서 쉽게 갈라지는 목소리를 지닌 문소리가 애교를 섞지 않은 담백한 부산 사투리로 철수를 닦달하는 모습도 밉지 않다. 또한 그 목소리는 신기하게도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으며 영화 전체의 분위기마저 띄운다.
그런데 문소리가 이렇게 코미디 연기를 잘하는 배우였던가. 아니, 코미디
[문소리] 제대로 웃겨주신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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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일은 안 하면 된다. 안 해도 산다.” 무리없는 삶을 지향하는 설경구와 달리 <스파이>의 철수의 현실은 무리 막급이다. “월급쟁이 스파이” 철수에게 제임스 본드 같은 폼생폼사 스파이가 웬 말. 주어진 임무 완수하랴, 잘생긴 이중 스파이로부터 마누라 사수하랴. 그에게는 숨 돌릴 틈도 사치다. “피로도가 아주 높은 캐릭터다. 한시름 놓으려 하면 마누라가 딴 남자한테 한눈팔고 있고, 한시름 놓으려 하면 마누라가 납치됐다 그러고. 아무것도 모르는 영희(문소리)는 잘생긴 라이언(대니얼 헤니)이랑 연애도 하고 피로도 풀고 마지막에는 자기가 스파이인 줄 알고 스릴도 만끽하는데, 그런 상황을 빤히 다 보고 있는 철수 입장에서는 진짜 똥줄 탄다니까.”
팍팍한 철수의 삶에 숨통을 틔워주는 게 20년차 배우 설경구의 여유만만 생활연기다. 헤니의 라이언이 ‘아줌마’들의 환상을 담당한다면 그의 철수는 아줌마들의 현실을 보전한다. “<박하사탕>에서도 방금 전까지 물고문, 전
[설경구] 신경쇠약 직전의 스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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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따로따로 해? 무슨 비밀 얘기라도 하려고?” 한발 빨리 인터뷰를 시작한 설경구를 찾아와 문소리가 톡 쏘아붙인다. “어, 비밀이야. 여기 커튼 칠 거야.” 문소리의 뒷모습에 설경구도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응수한다. 한수 한수 주고받는 모습에서 15년차 커플의 진정한 내공이 절로 묻어난다. <박하사탕> <오아시스> 이후 11년 만에 본격 권태기 부부로 재결합한 설경구와 문소리, 그들다운 모습이다. “첩보영화의 탈을 쓴 코미디영화.” <스파이>에서 설경구는 “마누라 살리기”에 정신이 없는 “월급쟁이 스파이” 철수로, 문소리는 미워도 다시 한번 “남편 살리기”에 얼떨결에 도전하게 되는 초보 스파이 영희로 분한다. 아직 여름이 한창이던 8월 중순 마포구 서교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그들만의 스파이 부부로 살아남는 법에 대해 들었다.
[스파이]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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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예술과 구원에 대한 영화네.” 지난해 <러시안 소설>을 미리 본 부산국제영화제 관계자들은 신연식 감독에게 그렇게 말했다고 한다. 로맨스 장르의 외피를 두른 상업영화 <페어러브>를 제외하면, 신연식 감독의 작품(<피아노 레슨> <좋은 배우>)은 대개 예술 장르의 테두리 안에 위치한 사람들을 조명하며 삶과 예술에 대한 성찰을 풀어놓곤 했다. <러시안 소설> 역시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으나 27년 뒤 위대한 작가가 되어버린 한 소설가의 삶을 통해 예술의 본질을 탐구하는 영화다. “안 그런 시나리오도 많이 가지고 있는데, 여태까지 나온 영화들이 본의 아니게 영화 때려칠 생각을 하고 만든 작품이라 그런가보다. (웃음)” 그러나 막다른 골목에서 예상치 못한 힘을 발휘하는 것이 신연식 감독의 저력인 것 같다.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뒤 신 감독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자신의 스타일을 극단적으로 밀어붙여 완성한 <러시안 소설>은
[신연식] 눈 딱 감고 못된 짓을 해야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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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 이어 <슈퍼배드2>에서도 태연과 서현이 마고와 에디스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잔소리를 늘어놓으며 동생들을 살뜰히 챙기던 맏이 마고는 어느덧 첫사랑에 가슴 아파하는 사춘기를 맞이했고, 에디스는 온갖 운동과 무술을 섭렵한 말괄량이로 자라 있었다. 태연과 서현은 한마디를 물으면 서로 주거니받거니하며 열 마디 수다보따리를 풀어놓기 일쑤였다. 시간이 지났어도 왈가닥인 슈퍼배드 자매들처럼, 3년 만에 <씨네21> 지면으로 다시 만난 태연과 서현도 여전히 해맑고 천진한 소녀들이었다.
-1편에 이어 2편에도 참여한다.
=서현_‘다음 시리즈도 우리가 해야지!’ 생각했는데 다시 불러주셔서 정말 좋았다. 에디스는 더욱 개구쟁이가 됐더라.
태연_캐릭터는 변함없는데 목소리가 달라지면 관객이 싫어하지 않겠나. 마고는 사랑에도 빠지고, 더 성숙해졌다.
-마고의 첫사랑인 안토니오 같은 남자는 어떤가.
=태연_내 이상형과는 좀 먼데. (웃음) 덜 느끼했으면 좋겠다. 안토니오는
[flash on] 숨어 있는 목소리도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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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주식회사>(2001)의 10여년 만의 속편이자 프리퀄인 <몬스터 대학교>의 댄 스캔론 감독과 코리 라이 프로듀서가 한국을 찾았다. <몬스터 주식회사>가 만들어지던 해 픽사에 입사해 스토리보드 아티스트로 일하기 시작한 댄 스캔론은 <카>(2006) 등에 참여해 실력을 뽐낸 픽사의 기대주 중 하나다. 1993년 픽사의 광고 프로듀서로 입사한 코리 라이는 애니메이션 파트로 자리를 옮긴 뒤 <토이 스토리2>(1999), <인크레더블>(2004) 등에 부프로듀서로 참여하며 픽사의 현재를 만든 숨은 실세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니까 <몬스터 대학교>는 두 사람 모두 감독과 프로듀서로서 애타게 기다려온 입봉작이다.
-주인공 마이크가 꿈에 그리던 몬스터 대학교에 입학하던 순간은, 당신이 픽사에 입사하던 그때와 같은 심정이 아닐까.
=댄 스캔론_2001년 픽사에 첫 출근하던 날이 바로 <몬스터 주식회사>
[flash on] 실패의 순간에 선 두 친구의 성장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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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 시리즈의 일등공신인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이 <퍼시 잭슨과 번개도둑>(2010)을 <해리 포터>만큼 성공시키지 못한 건 사실이다(각축전을 뚫고 ‘넥스트 해리 포터’의 영광을 가로챈 건 제니퍼 로렌스를 발굴한 <헝거게임> 시리즈였다). 하지만 적어도 12살 해리 포터의 모험 대신, 퍼시 잭슨을 17살로 설정한 건 결과적으로 그 역을 연기한 로건 레먼에겐 참 다행이다 싶다. 굳이 관객에게 자신의 성장기를 고스란히 노출시키면서 일거수일투족 간섭을 받아야 했던 대니얼 래드클래프와 달리, 그는 이미 제법 큰 소년으로 출발했고, 그 기세를 몰아 속편 <퍼시 잭슨과 괴물의 바다>(2013)까지 출연했으니 말이다. 제작사인 폭스로서도 좀 뜸을 들인 속편 결정이었는지라, 레먼 역시 갑작스런 결정에 적응해야 했다. “속편 제작은 전혀 기대를 못했다. 1편 이후 시간도 많이 지났고. 제안이 오자마자 바로 오케이를 했는데, 워낙 빨리 진행
[로건 레먼] 도약보다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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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ography
<국제시장>(2014), <스파이>(2013), <댄싱퀸>(2012), <퀵>(2011), <거북이 달린다>(2009), <백야행: 하얀 어둠 속을 걷다>(2009)
고층 호텔의 안과 밖, 그리고 헬리콥터에 이르기까지 <스파이>는 난이도 높은 ‘현대물’ 액션 연출의 첨단을 보여준다. 촬영 도중 감독과 일부 스탭이 바뀌는 우여곡절 속에서 <스파이>의 중심을 잡았던 핵심인물 중 하나로 최동헌 무술감독을 꼽는 이들도 많다. 철수(설경구)가 13층 높이 건물의 난간에 매달릴 때 설경구 대신 와이어를 차고 매달리기도 했다. “오랜만에 높이 매달려보니까 다리가 후들거리더라. (웃음) 그래도 여전히 뭔가 해냈을 때, 배우나 스탭들이 내지르는 환호만큼 뿌듯한 게 없다. 예나 지금이나 그런 맛에 부딪히고 떨어지고 몸에 불을 지른다”는 게 그의 얘기다.
일산에 자리한 ‘트리플A’(All
[STAFF 37.5] 얼굴 없는 사람들 아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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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일들이 반복되면서 또 어떤 차이를 가지는 이 인생이라는 게 뭔지는 끝내 알 수 없겠지만, 제 손으로 두 그림을 붙여놓고 보고 싶었습니다.”
<우리 선희>의 문수(이선균)를 보며 불현듯 <옥희의 영화>의 마지막 대사가 생각났다. 파리의 북한 유학생으로 분했던 <밤과낮>부터 영화과 대학원생으로 출연하는 <우리 선희>까지, 홍상수 감독의 다섯 영화에 출연한 이선균의 비슷하면서도 다른 모습을 따로 떼어 붙여놓고 보고 싶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들 영화에서 이선균은 대개 지식인이었으며 어떤 여인을 잊지 못하고 그리워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의 모습은 비슷한 역할을 맡은 적이 있는 김태우, 김상경 등의 배우들과는 또 다르다. <옥희의 영화> 속 한 장면. 구애를 퍼붓는 진구(이선균)에게 옥희(정유미)는 “난 네가 착해서 좋아. 믿을 수가 있어”라고 말하는데, 그 말은 이선균이 진구를 연기하기 때문에 비로소 진심처럼 들린다. 젖먹
[이선균] 때때로 진심 때때로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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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던진 질문에 한참을 고민한다. 신중하게 단어를 고르는가 싶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잘 모르겠어요’. 처음엔 자신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좀처럼 드러내고 싶지 않는 건지도 모른다. 홍상수 감독의 <우리 선희>에서 선희로 분한 정유미는 선희처럼 모두의 눈길을 잡아끌고, 선희처럼 분명한 존재감을 드러내지만, 선희처럼 알 수 없다. 그녀를 설명하려는 말은 차고 넘치지만 그 어떤 것도 없는 미로에 빠진 기분. 몇번의 대화가 오가고 미로를 헤맨 끝에 겨우 실타래 한쪽 끝이 잡힌다. ‘모르겠다’는 대답이야말로 최선을 다한 진심의 형태다.
<우리 선희>에는 선희가 어떤 사람인지 설명하려는 시도들이 나온다. 선희는 어떤 아이니. 내성적이고 자기표현을 잘 하지 않지만 똑똑하고 똘기도 있는 용감한 친구. 마무리는 항상 착하고 예쁘다로 끝나는 두루뭉술한 답변. 이 모든 표현들은 정확히 선희를 묘사하고 있지만 동시에 선희를 완벽하게 오해하도록 만든다. 단어의
[정유미] 정유미라는 질문 오늘이라는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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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메이크업 받고 같이 촬영하는 거 이번이 처음이다. 그렇지?” <씨네21> 표지 촬영 현장에 들어선 <우리 선희>의 두 배우, 이선균과 정유미가 재미있어한다. 두 사람은 <첩첩산중>과 <옥희의 영화>, <우리 선희>까지 홍상수 감독의 세 영화에서 호흡을 맞췄다. 다른 드라마나 영화 현장에서 만났다면 지금과는 다른 관계가 되었을 수도 있겠다고 이선균이 말한다. “장르적으로나 캐릭터적으로나, 본연의 모습을 감출 수 있는 보호막이 없는” 홍상수 감독의 현장에서 모든 배우들은 “자연스럽고, 꾸밈없고, 편한” 모습으로 서로 마주하게 된다. 그렇다보니 정해진 컨셉과 설정이 있는 촬영과 만남이 두 배우에겐 오히려 어색하면서도 흥미롭게 느껴지는 것 같다. 세편의 영화에서 연인 사이로 호흡을 맞춘 그들이지만, 프레임 바깥에서 이선균은 정유미에게 “말 없이 곁에 서 있어도 안심이 되는” 선배고, 정유미는 이선균에게 “<우리 선희>
[우리 선희]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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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자들 사이에서 문와쳐 윤창업(37) 대표는 “아이디어가 많고, 도전을 즐기는 젊은 기획 프로듀서”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01년 영화 전문 투자사 아이엠픽쳐스에 들어가 기획, 투자, 제작 관리, 마케팅, 해외 세일즈를 두루 경험했고, 2004년부터서는 제작사 화인웍스의 창립 멤버로 합류해 <마음이…>로 프로듀서 데뷔를 했다. 2008년에는 자신의 회사 문와쳐를 창립해 <블라인드>(감독 안상훈/출연 김하늘, 유승호)로 236만여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이후 여러 편의 영화를 동시 기획하며 활발히 활동하던 윤 대표는 올해 초 2013년은 ‘안식년’이라며 숨고르기를 선언했다. 그랬던 그가 올해가 다 가기 전에 현장에 돌아왔다. 한/중 합작영화 <짜이찌엔 아니>, 한/미 합작영화 <더 캐치>, 한/일 합작영화 <핀란드 파파>, 세편의 합작 프로젝트를 한꺼번에 들고서 말이다.
-“2013년은 쉬어가는
[윤창업] “중국시장에 제대로 들어가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