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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로 낙타가 때아닌 곤욕을 치른 한주였다. 올해로 4회를 맞이한 아랍영화제(6월4~10일, 아트하우스 모모)에 괜한 불똥이 튈까 걱정이 앞섰다. 극장에 가서 기우라는 걸 알았다. 상영작 거의가 매진이었다. “계단에 앉아서라도 보고 싶다는 관객이 꽤 많았어요.” 영화제 관계자의 귀띔이다. 영화제를 향한 호응은 사무국의 예상보다 훨씬 더 뜨거웠다. 요르단,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이집트 등 아랍권 10개국에서 만든 영화 10편을 극장에서 만날 흔치 않은 기회. 해마다 더해진 기대가 올해 보란 듯이 폭발했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아랍에미리트 작품 <아부다비에서 베이루트까지>는 두바이에 사는 세 친구가 의기투합해 죽은 친구의 기억을 찾아 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의 수도)에서 베이루트(레바논의 수도)로 향하는 과정을 그린 로드무비다. 머릿속으로 그리던 낯선 중동 대신 고민의 지점도, 친구와 가족이 겪는 갈등도, 심지어 같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우리와 다를
[flash on] 새로운 인프라가 구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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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5 <성난 화가>
2012 <모피를 입은 비너스>
뮤지컬
2014 <블러드 브라더스>
2013 <노트르담 드 파리>
2012 <레미제라블>
2011 <조로> <올 댓 재즈>
2010 <아이다> 외
연극
2014 <맨 프럼 어스>
2013 <스테디레인>
2012 <백야>
또렷한 쌍꺼풀, 검디검은 눈썹, 푸르스름한 기운이 도는 턱수염까지. 문종원의 얼굴선은 진하고 또 강하다. 단 한번을 봐도 쉽게 잊히지 않을 얼굴이다. 이런 그의 인상이 <성난 화가>에서 더없이 도드라져 보인다. 그가 맡은 이름도 알 수 없는 ‘드라이버’라는 인물은 ‘진하다’는 단어가 미처 품지 못하는 찐득함까지 표현해내는 남자다. 낮에는 택시 기사로 도로 위를 거침없이 질주하고, 밤에는 그가 절대적으로 믿고 의지하는 화가(유준상)와 함께 여성들을 괴롭히는 세상의 악마들을
[who are you] 문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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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자의 권리를 지키고자 국내 제작사들이 힘을 모아 설립한 중견배급사 리틀빅픽쳐스는 올해 안팎으로 크고 작은 변화를 맞이하는 중이다. 올해 초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2014)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은 후 엄용훈 대표가 사임하자 주주총회를 거쳐 권지원 영화사업부장이 새로이 대표직을 이어받았다. 권지원 대표는 영화계에 첫발을 들였을 때부터 꾸준히 배급일을 맡아온 경험을 살려 안정적으로 리틀빅픽쳐스를 이끌고 있다. 특히 리틀빅픽쳐스는 한국영화 기근이라는 제68회 칸국제영화제에 2편의 영화를 출품, 호평을 이끌어내며 올해 칸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성장통을 겪고 성숙한 청년으로 거듭나고 있는 리틀빅픽쳐스의 권지원 대표를 만나 칸영화제에서의 즐거운 경험에 대해 들어봤다. 또다시 유령처럼 위기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한국영화계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되짚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올해 칸에서 호평을 받은 <오피스>와 <마돈나>는 모두 리틀빅픽쳐스가 배급을
[권지원] 최소한의 상식을 지키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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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 많은 형제가 떴다. 씨스타의 소유, 효린과 <착해 빠졌어> <견딜만해> 등을 함께 불러 화제가 된 힙합 뮤지션 매드 클라운(Mad Clown)과 최근 개봉작 <차이나타운>(2015)에서 심신이 불안정한 홍주 역으로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은 배우 조현철이 그들이다. 두 사람은 한살 터울의 친형제다. 형인 매드 클라운은 6월5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FILM LIVE: KT&G 상상마당 음악영화제(이하 상상마당 음악영화제)의 홍보대사로 영화계와 첫 인연을 맺었다. 동생 조현철은 이미 독립영화계에서 개성 있는 연기로 인정받고 있는 배우이자 단편 <척추측만>(2010)을 비롯한 여러 편의 연출작까지 내놓은 감독이다. 음악과 영화라는 서로 다른 분야에서 자기만의 또렷한 색깔을 만들어가고 있는 두 사람을 한자리에서 만났다. 함께 인터뷰를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는 형제는 인터뷰 내내 쑥스러운 듯, 어색한 듯 웃고 또 웃었다.
-서로 오랜만
[trans × cross] 다들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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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만이다. 존재하지 않는 공룡을 되살려 일약 록스타의 반열로 끌어올린 <쥬라기 공원>(1993)이 속편을 들고 돌아왔다. 굳이 22년 만이라고 하는 건 <쥬라기 월드>가 2, 3편이 아니라 1편을 계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선택은 전세계 영화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던 1편, 초심으로의 귀환이다. 그는 <쥬라기 월드>가 마이클 크라이튼의 1990년 동명 베스트셀러의 세계관을 이어받았다고 밝혔다. 개봉 직전까지 엠바고에 붙여져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쥬라기 월드>의 이모저모를 미리 살펴봤다. 기다리기 힘든 이에겐 이 기획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본편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제공하리라는 기대와 함께 세계 최대의 테마파크 <쥬라기 월드>의 가이드맵을 전한다.
1. 꿈을 현실로 만드는 테마파크
가장 완벽하고 가장 거대한 테마파크가 여기에 있다. 22년 전 <쥬라기 공원>의 존 해먼
[쥬라기 월드] 진짜처럼 느끼게 될 공룡과의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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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베에르셰바에서 출생한 슐로미 엘카베츠는 대학강사로 일하며 틈틈이 각본가로도 활동했다. 유명 배우인 누나 로니트 엘카베츠와 <아내를 얻는 법>(2004)을 공동 연출한 이후 쭉 함께 영화를 만들고 있다. <7일장>(2007)과 <비비안의 이혼재판>(2014)까지 로니트와 공동 연출한 세 작품을 아울러 ‘비비안 3부작’이라 부른다. 세 영화는 모두 비비안이라는 한 주인공의 삶을 다룬다. 비비안은 로니트가 연기했다. 그사이 슐로미는 <증언>(2011)을 혼자 연출하기도 했다. 제67회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 초청작이었던 <비비안의 이혼재판>은 올해 제1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새로운 물결 섹션에서 상영됐다. 비비안은 남편과 이혼하려 하지만 이스라엘에선 남편의 완전한 동의가 있어야만 이혼이 성립한다. 남편이 동의해주지 않아 비비안은 재판정과 대기소를 오가며 지난한 시간을 보낸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사무국에서 로니트 없이 홀로 방한한
[flash on] 입 밖으로 이야기를 꺼낼 때 싸울 수 있는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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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특별전은 21편의 스웨덴 여성영화들로 꾸려졌다. 여성들이 직면한 사적이고 정치적인 이슈들을 여성감독의 시선으로 풀어낸 작품들이다. 이는 자국 영화 산업의 성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여성 영화인에게 꾸준한 지원을 해온 스웨덴 영화 정책의 결과물들이기도 하다. 이러한 성과를 견인한 곳이 스웨덴영화진흥원(Swedish Film Institute, 이하 SFI)으로, 스웨덴영화계 전반을 든든하게 떠받치고 있는 스웨덴 제일의 영화 기관이다. 그곳의 대표인 안나 세르네르가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찾았다. 그를 만나 스웨덴에서 여성영화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와, 정부 지원 비중을 늘려나가는 스웨덴 영화 정책의 중요한 변화들에 대해서 들어봤다.
-이번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는 스웨덴의 젊은 여성감독들이 만든 성장영화들이 눈에 띈다. 특별히 소개하고 싶은 작품이 있나.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수정곰상을 수상한 산나 렌켄 감독의 <마이 스키니 시스터>를 꼽겠다.
[flash on] 영화 산업에 공적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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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미국의 대법원장 후보였던 클라렌스 토머스가 부하직원인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 아니타 힐을 지속적으로 성희롱한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인 아니타의 증언 후 이 사건은 청문회에 소환됐다. 아니타는 성희롱에 대한 개념조차 정립되지 않던 시절, 흑인, 여성이라는 차별을 딛고 거대권력에 당당히 맞선 히로인이었다. 미국 내 페미니즘 운동에 영향을 미친 중요한 사건인 아니타 스토리는 많은 이들이 영화화하려 했지만 당사자의 허락을 구하지 못해 이루어지지 못했다. 2010년 그녀를 다시 카메라 앞에 서게 한 건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 프리다 리 모크 감독이었다. 다큐멘터리 <아니타 힐>(2013)로 한국을 찾은 프리다 리 모크 감독을 만났다.
-설치미술 작가인 중국계 미국인 마야 린(<마야 린: 어 스트롱 클리어 비전>(1994), 아카데미 최우수장편다큐멘터리상 수상), 베스트셀러 작가 앤 라모트(<버드 바이 버드 위드 앤>(1999)), <뮌헨&g
[flash on] 우리가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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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지금 이 순간, 가장 핫한 리버럴 아이콘을 꼽으라면 단연 샤를리즈 테론이다. 테론은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 이하 <분노의 도로>)와 관련해 페미니스트로서 적극 발언 중이다. 테론이 젠더 이슈에 대한 의견을 피력해온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니며 젠더 이슈에만 목소리를 보태온 것도 물론 아니다. “쉽사리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 싸우렴.” 샤를리즈 테론의 어머니는 항상 그에게 당부했다. 아마도 그는 그 말을 깊이 새기고 살았을 것이다. 2007년 테론은 CTAOP(The Charlize Theron Africa Outreach Project)를 창설해 오스카 위너이자 유엔 친선대사라는 명예를 에이즈와 싸우는 아프리카의 청소년을 돕는 데 썼다. 폭력과 무관심에 갇힌 아동을 위해 기꺼이 광고에 출연했고, 동물의 생존권을 주장하며 모피 반대 캠페인을 벌였다. 성 소수자의 결혼권을 지지하며 “미국 땅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되기 전
[샤를리즈 테론]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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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5 <투모로우랜드>
2015 <몰리 문 앤드 디 인크레더블 북 오브 히프너티즘>
2012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2012 <다크 섀도우>
TV
2013 <미스터 셀프리지>
2012 <스테핑 업>
13살 영국 출신의 주근깨 빼빼 마른 신인배우 래피 캐시디는 주인공의 아역으로 스치듯 등장했던 지난 출연작과 달리 <투모로우랜드>에서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지구의 평행세계 ‘투모로우랜드’에 입성할 꿈 많은 아이들을 선발하는 아테나는 광선총을 쏘며 곡예에 가까운 와이어 액션을 선보인다. <한나>의 시얼샤 로넌이나 <킥애스: 영웅의 탄생>의 클로이 머레츠에 이어 ‘소녀 액션’ 분야의 적통을 잇는 캐릭터라 할 만하다. 그녀의 등장은 개봉 이전에는 비밀에 부쳐졌는데 브래드 버드 감독과 각본가인 데이먼 린델로프가 래피 캐시디가 맡은 캐릭터를 철저히 숨기길 원했기 때문이
[who are you] 래피 캐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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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2015 <무뢰한>
2014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 <아버지의 이메일> <소리굽쇠>
2012 <줄탁동시>
2011 <스파이 파파>
촬영부
2011 <체포왕>
2007 <해부학교실>
2005 <너는 내 운명>
2004 <발레교습소>
“<줄탁동시>(감독 김경묵)에 나오는 새벽 장면을 보는데 화면에서 느껴지는 힘이 굉장하더라. 누가 촬영했는지 궁금해서 수소문해 연락을 넣었다.” 오승욱 감독이 15년 만에 신작 <무뢰한>을 준비하며 강국현 촬영감독을 파트너로 꼽은 이유다. 강국현 촬영감독은 평소 오 감독과는 일면식도 없었고, 상업영화 촬영팀을 이끈 경력도 전무했다. 하지만 그 어떤 편견도 없이 자신이 촬영한 작품만 보고 “과감해서 좋다”고 말해주는 오 감독이라면 한번 제대로 작품으로 만나고 싶다는 생각에 <무뢰한>을 찍어나가기 시작했다.
[STAFF 37.5] 현실을 바라보는 영화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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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브>(2003)의 백운학 감독이 돌아왔다. 그가 12년 만에 연출한 두 번째 장편 <악의 연대기>는 승진을 앞둔 시점에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만 형사반장 최창식(손현주)의 심리적 궤적을 따라가는 영화다. 은폐하려던 사건을 누군가가 최창식 반장의 면전에 던져놓는다. 최창식 반장은 자신의 손으로 사건을 수사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인다. 경찰들은 살인사건의 진범을 찾아서, 최창식 반장은 자신을 수렁으로 몰아넣은 누군가를 찾아서 각기 수사망을 좁혀간다. 최창식 반장의 곁엔 그를 수족처럼 따르는 후배 오 형사(마동석), 차동재 형사(박서준)가 있고 그들 앞에 유력한 용의자로 보이는 김진규(최다니엘)가 제 발로 나타난다. 12년 만의 연출이라 과욕 혹은 독기가 엿보이지 않을까 짐작했으나 오히려 백운학 감독은 여전히 낭만을 가슴에 품고 사는 사람이었다. 연하의 배우를 존중하는 마음에 그를 형이라 부르길 주저하지 않았고, 후배인 제작자에게 쓴소리를 들을 때조차
[백운학] “손현주 선배에게 몸 아닌 눈으로 연기해달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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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한은 팝재즈 그룹 윈터플레이의 멤버이자 작곡가, 트럼펫 연주자로 활동해온 뮤지션이다. ‘누보송 프로젝트’로 한국 가요를 재즈풍으로 리메이크하여 프로듀싱하고, 유희열, 김조한, 다이나믹듀오 등 10명의 아티스트들과 공연 <텐플러스원>을 선보이는 등 재즈를 기반으로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다양한 작업을 해왔다. 그런 그가 최근엔 드라마 음악감독으로 나섰다. 훅이 있는 신파조의 발라드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보편적 한국 드라마와 달리 그는 재즈를 다양하게 변주한 50여곡을 상황에 따라 사용했고 빅밴드를 기용하여 연주했다. 안방에서 예상치 못한 귀호강을 시켜준 이주한 음악감독을 작업실이자 제작사인 라우드피그에서 만났다. 음악에 대한 질문에 O.S.T를 일일이 들려주며 설명하다 즉석에서 트럼펫을 한 소절 연주해 보이기까지 한 그는, 재즈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지닌 뮤지션이었다.
-드라마 O.S.T 발매 최초로, 지난 5월12일 명동성당 마리아홀에서 <앵그리맘> O.S
[trans × cross] 재즈와 드라마의 신선한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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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배우 다 곽경택 감독과는 첫 작업이다.
=유해진_곽 감독님은 잘생긴 배우들과만 작업하시지 않나. 윤석이 형이야 잘생기셨지만. (웃음)
김윤석_아이고 또 그런다. 허허. 내가 보기와 달리 ‘의외로’(웃음) 강한 남자들이 나오는 장르를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장르적으로 보면 곽 감독님과는 만나기 힘들었는데 <극비수사>로는 꼭 만나뵙고 싶었다. 직접 작업을 해보니 감독님은 배우들에게 콘티뿐 아니라 참고가 될 만한 사진까지 일일이 다 챙겨서 보내주실 정도로 정석대로 작업하는 분이더라. 서로 대화도 많이 나누고 굉장히 편했다.
-두 배우는 <타짜>(2006), <전우치>(2009), <타짜-신의 손>(2014, 이 작품에서는 두 사람이 함께 나오는 장면이 없다.-편집자)에 이어 <극비수사>로 네 번째 한 작품 안에서 만났다.
=유해진_<극비수사>는 유괴라는 무거운 주제라 조심스러웠지만 아이를 구하려는 공
[김윤석, 유해진] “인간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더 치열한 작품이 나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