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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안녕~ 난~ 스폰지밥이야!” 특유의 명랑하고 쾌활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스폰지밥, 전태열 성우다. 전태열 성우는 서울예술대학교 방송연예과 졸업 뒤 1998년 EBS 성우 공채 17기로 데뷔했다. EBS 전속성우로 3년을 채우고 프리랜서로 전향하자마자 평생의 친구 ‘스폰지밥’을 만나 14년간 스폰지밥의 목소리를 도맡아왔다. 미국 니켈로디언사와 바이어컴인터내셔널의 TV시리즈 애니메이션 <스폰지밥 네모바지>를 EBS에서 수입해 <네모네모 스펀지송>으로 방영한 것이 최초의 국내 버전이다. 재능TV에서 다시 수입해 같은 제목으로 방영하다 2011년부터는 <스폰지밥 네모바지>라는 제목으로 최종 변경됐다. 2월18일 개봉하는 <스폰지밥 3D>는 육지로 올라와 ‘3D 실체(!)’를 갖게 된 스폰지밥의 모험을 다룬다.
-6전7기로 성우가 됐다.
=(자신의 얼굴을 가리키며) 이 ‘와꾸’, 아니 이 ‘테두리’로는 배우하면 안 될 것 같았다. (웃음
[flash on] 14년간 함께한 자식 같은 스폰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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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팬의 네버랜드에서 영원히 철들지 않는 ‘어른 아이’로 살 것만 같았던 조니 뎁이 어느새 오십대에 접어든 지 3년째.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조니 뎁에겐 더없이 적확한 표현이지만 구태여 그의 나이를 헤아려본 건, 여전히 그가 철들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워서다. 최근 3년 내 개봉한 작품들만 해도 그렇다. 변장에 가까운 분장으로 캐릭터 뒤에 단단히 숨어온 조니 뎁은 최근 들어 더욱 국적과 나이와 시대의 개념을 초월해 연기하는 듯 보인다. <다크 섀도우>(2012)에선 하얀 분칠을 한 18세기 뱀파이어의 모습으로 20세기에 재림했고, <론 레인저>(2013)에선 역시나 하얀 분칠을 하고 머리에 독수리 한 마리를 얹은 인디언의 모습으로 서부 사막에 나타났다. <트랜센던스>(2014)에선 아예 인공지능 컴퓨터로 되살아났으며, <숲속으로>(2014)에선 빨간 망토 소녀를 한끼 식사로 해결하려는 숲속의 늑대로 변신했다.
[조니 뎁] <모데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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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5 <엑스 마키나> <7번째 아들>
2013 <호텔>
2012 <안나 카레니나> <로얄 어페어>
2011 <소중한 유산>
2009 <퓨어>
TV
2007 TV시리즈 <Andre Avenyn>
2002 TV영화 <Min balsamerade mor>
<엑스 마키나>의 인공지능로봇 에이바는 모호함으로 둘러싸인 방정식 같다. 텅 빈 인형 혹은 영혼을 탐구하는 로봇, 어느 쪽으로도 치우칠 수 있는 매혹적인 존재다. 알리시아 비칸데르 역시 그렇다. 아마도 올해 가장 자주 얼굴을 보게될 그녀는 무채색 도화지 같은 배우다. 한때 발레리나를 꿈꿨던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잦은 부상 탓에 꿈을 접고 배우로 전향, 2002년부터 TV와 드라마에서 활동했다. 영화는 비교적 늦게 시작했지만 리자 랑세트 감독의 <퓨어>(2009)에서 신인답지 않게 영화 전체를 지배하는 강렬한
[who are you] 알리시아 비칸데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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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을 볼 때 둘 중 하나를 고르라는 질문을 하면 둘 다 하면 안 되냐고 되묻는 사람이 있다. 틀을 깨면 질문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답하면서도 왜 틀을 깨면 안 될까 스스로 반문한다.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이하 <조선명탐정2>)의 김석윤 감독은 영화를 들고 대중을 찾을 땐 감독이지만 평소 대부분의 시간은 JTBC 제작 PD로 지낸다. 그에게 감독이라고 불리고 싶은지, 아니면 PD라고 불러야 할지 묻자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선택의 문제도 아닐뿐더러 직업이라는 틀로 자신이 하는 작업을 규정짓고 싶지 않다는 대답에 실수를 깨닫는다. 우리는 종종 타이틀에 가려서 본질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중요한 건 직업이 무엇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하고 싶은가다. 김석윤 감독이 방송, 영화 두 가지 분야를 성공적으로 병행할 수 있었던 비결이 여기에 있다. 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이하 <올미다>)를 극장판으로 만들었던 그가 다음 선택한 영화는
[김석윤] 눈앞의 것들에 충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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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스티브 카렐이어야 했을까? 하나도 웃기지 않은 이야기의 주인공을, 뭘 해도 웃긴 배우가 굳이 연기할 필요가 있나? 실존 인물과 비슷하지도 않은 얼굴에 애써 가짜 코를 만들어 붙이면서까지? <폭스캐처>의 감독 베넷 밀러가 준비한 답은 이거다. “그를 캐스팅한 이유는, 존 듀폰을 연기하는 그를 상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스티브는 코미디 연기로 유명해졌고, 이전에 이같은 역할을 연기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듀폰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누구도 듀폰이 그런 일을 저지를 수 있다고 생각지 못했다. 예상 밖의 일을 저지른 인물을 연기하려면 그 역할로 상상할 수 없는 사람이 적임자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스티브 카렐이어야 한다. ‘그 역할로 상상할 수 없는 사람’이 맞기 때문이다. 그는 매번, 항상, 정말 웃긴 사람이었으니. <40살까지 못해본 남자>(2005)만 봐도 알 수 있다. 가슴털을 왁싱하는 장면에서 자신의 무성한 가슴털을 실제로 쫘악,
[스티브 카렐] <폭스캐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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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감상실 쎄시봉을 드나들던 남자들 모두가 민자영을 흠모한다. 첫사랑의 아이콘이자 쎄시봉 친구들의 뮤즈인 민자영은 그러니 단번에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만큼 매력적인 배우여야 했다. 한효주가 민자영의 옷을 입었다. 솔직 발랄함을 무기로 남자들의 마음을 녹이는 민자영과 한효주는 어느 순간 스크린에서 한몸이 되어 뛰어논다. 민자영은 <감시자들> <반창꼬>의 털털하고 괄괄한 미녀, <광해, 왕이 된 남자>와 드라마 <동이>의 단아한 사극 여인보다 더 한효주 본연의 모습에 가까워 보이는 캐릭터다. 20대의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는 한효주는 여전히 스무살의 싱그러움을 간직하고 있었고, 그녀의 환한 미소와 솔직한 태도는 모두가 그녀를 좋아하게끔 만들기에 손색없었다.
-<감시자들> 이후 일본영화 <미라클 데비쿠로군의 사랑과 마법>, 단편영화 <묘향산관>을 찍었다.
=좋아하는 일본영화들이 좀 있다. 이누도
[한효주] 마음이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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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를 단숨에 스타로 만들어버린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쓰레기’도 뜯어보면 순정남이었다. 잔정은 많지만 그리 내색하지 않는 경상도 순정남. 이제 막 뜨겁게 첫사랑을 통과하는 <쎄시봉>의 오근태는 쓰레기보다 풋풋하고 어수룩한 순정남이다. “날 위해 뭘 해줄 수 있어?” 라고 묻는 첫사랑 자영에게 “평생 널위해 노래할게”라고 대답하는 남자. 낯간지러운 멜로를 천연덕스러운 일상의 멜로로 탈바꿈하는 데 출중한 재주를 지닌 정우가 제대로 사랑에 빠졌다.
-<응답하라 1994> 이후 어떻게 지냈나. 불러주는 데가 많아 제대로 쉬지도 못했겠다.
=물리적으로 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정말 감사한 일이지만, 찾아주는 분들은 너무 많은데 그걸 다 소화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되다 보니 힘든 일들이 생기더라. 20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무조건 배운다는 생각으로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그런데 배우로서 자아가 생기기 시작한 30대 즈음부터는 내가 진심으로
[정우] 울었고 또 설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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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감상실 쎄시봉에서 노래했던 송창식, 윤형주, 이장희, 조영남…. 김현석 감독은 이 실존 인물들 사이에 오근태와 민자영이라는 허구의 두 인물을 만들어 넣는다. <쎄시봉>은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웨딩케이크> 같은 명곡 탄생의 배경에 민자영이라는 뮤즈가 있었고, 그 뮤즈를 향한 한 남자의 순수한 사랑이 있었다고 얘기하는 영화다.
#76. 충무. 바다 위 언덕
자영 근태야. 넌 날 위해 뭘 해줄 수 있어?
근태 … 평생 널 위해 노래할게.
자영 (엷은 미소만)
근태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 실체를 모르겠다)
당차고 솔직한 자영과 순진무구한 근태. 꾸밈없는 모습이 아름다운 두 배우 한효주와 정우가 그 시절 우리의 첫사랑과 첫사랑에 열병 앓던 스무살 시절 우리의 얼굴을 연기한다. 첫사랑 생각에 젖어 극장을 나서게 만드는 영화 <쎄시봉>은 정우와 한효주의 매력으로 가득한 영화이기도 하다.
[정우, 한효주] 영원히, 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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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하기에 관한 영화 <로맨스 조>(2012)로 신선한 데뷔를 알렸던 이광국 감독이 두 번째 장편을 만들었다. 이번에는 한 무명 여배우의 꿈 이야기다. <꿈보다 해몽>(2015)이라는 제목에서부터 짐작할 수 있듯, 영화는 주인공이 꾼 꿈과 그 꿈에 관한 일종의 해석들로 짜여 있다. 기본 틀은 간단하다. 주인공 연신(신동미)은 우연히 스스로 해몽에 소질이 있다고 말하는 형사(유준상)를 만나 자신이 꾼 꿈 이야기를 한다. 그사이 영화는 연신의 꿈이 현실이 되고 다시 그 현실이 꿈인가 싶은 기묘한 뫼비우스의 띠를 그리며 나아간다. 이 몽환적 여정 끝에 연신은 현실의 자신과 다시 마주앉는다. 로테르담국제영화제(<꿈보다 해몽>은 ‘빅 스크린 어워즈’ 부문에 진출했다)에서 막 돌아온 이광국 감독과 주연배우 신동미를 함께 만났다. <꿈보다 해몽>이 풀어내는 꿈 이야기를 미리 들어봤는데, 제법 재미나고 그럴듯하다.
-영화를 하면서 평생 가져가야 할
[flash on]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만들어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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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5 <서유기: 모험의 시작>
2014 <일보지요> <길 위에서> <미애지점입가경>
2013 <불이신탐> <월위자>
2012 <혈적자: 황제암살단> <신가과년>
2011 <백사대전> <실연 33일> <신기협려> <만유인력>
2010 <해양천국>(사진)
2009 <주착초>
드라마
2014 <사십구일•제>
2013 <소파파>
2011 <나혼시대>
2009 <애재일월담>
2007 <분투>
세상 가장 착한 얼굴. 예상외로 잔혹한 <서유기: 모험의 시작>에서 관객을 가장 안심시키는 건 단소저(서기)의 무공도, 스승님의 말씀도 아니다. 문장이 연기한 진현장의 얼굴이다. 동요 300수로 포악한 요괴들을 다스리겠다는 포부가 애초에 말이 되는가. 하지만 진현장의 말이기
[who are you] 문장 文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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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남, 윤형주, 송창식, 이장희, 김세환 등 한국 대중음악에 포크 바람을 불러일으킨 무교동 음악 감상실 쎄시봉. 김현석 감독의 신작 <쎄시봉>은 1960년대 후반 최고의 ‘핫플레이스’였던 쎄시봉을 스크린으로 불러들인 작품이다. 물론 쎄시봉 멤버들이 주인공은 아니다. 김현석 감독은 근태(정우, 김윤석)와 자영(한효주, 김희애)이라는 가상의 두 남녀를 주인공으로 설정해 <쎄시봉>이라는 사랑의 악보에 수놓는다. 김 감독은 “누구나 순애보를 가지고 있다. 평소 발현하지 못하며 살고 있을 뿐. 쎄시봉 멤버들이 젊게 사는 이유도 늘 사랑하며 살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우리 영화 주제는 사랑합시다일 수도 있겠다. 사랑하는 마음보다 더 좋은 건 없다”고 개봉을 앞둔 소감을 말했다.
-영화가 첫 공개됐는데 기분이 어떤가.
=잘 모르겠다. 그냥….
-쎄시봉 멤버들은 영화를 봤나.
=윤형주 선생님만 프로모션 쇼케이스를 도와주면서 미리 보셨다. 나머지 분들은 VIP 시사
[김현석] “누구에게나 순애보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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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단어의 의미를 안다면 만화가 김풍을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김풍은 <폐인의 세계> <폐인 가족> 등으로 디시인사이드로 대변되는 이른바 ‘폐인 문화’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10여년 전 얘기다. 지금 김풍은 <더 지니어스: 게임의 법칙>이나 <올리브쇼> 등의 프로그램에서 얼굴을 알리고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자취 요리를 선보이는 방송인 같다. 그래도 그는 웹툰 작가라는 타이틀을 버리지 않았고 지금 네이버 웹툰에 <찌질의 역사>라는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찌질의 역사>는 30대 중반의 아저씨가 된 대학 친구 4명이 모여, 자신들이 스무살이던 1999년부터 주인공 민기가 ‘설하’라는 이름의 3명의 여자들을 만나며 일어나는 찌질하고 미숙한 연애를 함께 돌아보는 형식의 작품이다. “방송은 곁다리”라고 말하는 ‘자취 요리 셰프’ 김풍이 아닌 ‘만화가’ 김풍을 만났다. 그의 호방한 웃음을 지면에 전하지 못하는 게
[trans × cross] 내 욕구 중 최고는 역시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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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드 챈들러의 소설 속 여성들이 머릿속을 맴돈다. 이연희를 만나기 전 ‘팜므파탈’이라는 단어를 준비해두었다. <이중배상>의 보험회사 직원 월터가 도와준 가엾고 아름다우며 섹시하고 치명적인 여인은 결국 부자 남편을 살해하기 위해 철저한 계산하에 움직인 여성 ‘필리스’였다.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미모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자, 남장과 게이샤를 오가며 김민(김명민)의 수사에 혼선을 가하는 히사코에게서 필리스의 이중성이 떠올랐다. 그녀의 정체를 아는 것은 곧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의 사건 속으로 들어가는 열쇠를 얻은 것, 코믹과 어드벤처로 점철된 탐정물에 묵직한 드라마의 기운을 불어넣어주는 핵심 키워드를 읽은 것이다.
팜므파탈 이연희
“팜므파탈?” 그 소리가 멋쩍은지 이연희가 한번 더 팜.므.파.탈 하고 되묻는다. “히사코는 자신이 의도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남자(김민)를 유혹하는 여자다. 대본만 볼 때는 크게 고민하지 않았는데, 막상 실전에 들어
[이연희] 이중적인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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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달수의 시계는 바쁘다. 무수한 크레딧을 장식하는 그 수많은 ‘오달수들’ 사이에서 그는 어떻게 자신의 개성을 잃지 않고 스타일을 지켜나갈 수 있을까. 오달수는 그렇게 많이 ‘소모되면서도’ 한번도 ‘소모된 적 없는’ 유일한 배우다. “배우들은 각자의 스타일이 있는데, 나는 그 인물로 가는 게 아니라 그 인물을 내게로 데려오는 스타일이다.” 1990년 연희패거리단 입단 이후 벌써 25년. 연기로 잔뼈가 굵은 오달수의 연기 비법이다. 셜록 홈스 옆의 왓슨처럼 탐정 김민(김명민)의 행동을 이유 있게 해주는 껌딱지 같은 캐릭터 서필. 각자 따로 행동했던 전편과 달리 이번엔 김민과 거의 행동을 같이하는 찰떡 커플이다. 1편과 달라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똑같으면 금세 외면당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 <조선명탐정> 시리즈는 오달수의 내공이 진짜 발휘된 매우 까다로운 도전이었다.
누적관객 1억명 배우
<국제시장>을 비롯해 <변호인> <도둑들> <7
[오달수] 한번도 소모된 적 없는 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