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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5 <소셜포비아>
2014 <미드나잇 썬>
롤모델은 해피 아이콘 스폰지밥, 5시면 꼬박꼬박 기상하는 아침형 인간, 술자리 대신 축구와 등산을 즐기는 스포츠맨, 밤마다 손으로 일기를 쓰는 습관까지. 류준열은 여러 가지로 예상을 뛰어넘는다. <소셜포비아>에서 류준열은 “인기를 되살리기 위해 더욱 자극적인 소재를 찾아다니는” 하이에나 같은 남자, BJ 양게를 연기했다.
그 인상이 퍽 현실적이고 자연스러워 류준열도 BJ 양게의 연장선에 있는 사람이 아닐까 슬쩍 짐작해봤다. 그의 가방에 매달려 활짝 웃고 있는 스폰지밥 완구를 발견하기 전까지.
단편 <미드나잇 썬>(2014)을 본 형슬우 조감독이 현피(온라인 싸움을 현실세계까지 연결하는 행위) 멤버 중 한 사람으로 류준열에게 오디션을 제의했고 시나리오를 읽은 류준열은 BJ 양게 역까지 함께 준비해갔다. “소품으로 마우스를 챙겨가 BJ 양게가 중계하는 모습도 같이 보여드렸는데 그걸
[who are you] 류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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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대로 <스물>은 청춘의 기운이 물씬한 성장영화다. 첫사랑, 꿈과 현실, 진로 고민 등 스물 하면 으레 떠올릴 법한 소재를 이병헌 감독은 재기발랄하고 경쾌하게 풀어냈다. <과속스캔들>(2008), <써니>(2011), <타짜-신의 손>(2014)의 각색을 맡았고, 장편 데뷔작이자 페이크 다큐멘터리 <힘내세요, 병헌씨>(2012)를 연출했던 그다. 최근 칼질이 난무하고, 피가 낭자한 한국영화가 많았던 까닭일까. 언론배급 시사가 끝난 뒤 <스물>은 여기저기서 ‘독특하고 신선한 코미디 감각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같은 호평 때문인지 언론배급 시사가 끝난 뒤 만난 이병헌 감독은 상업영화 첫 연출작을 만든이라는 사실이 무색하게 여유로웠다. “자신있냐고?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반응을 보니 망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웃음)”
-언론배급 시사 반응이 좋은 것 같다.
=나쁜 평보다 좋은 평이 많아 기분은 좋다. 이제 막
[이병헌]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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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재미없다’는 박한 평가를 들으며 침체기에 빠졌던 <웃음을 찾는 사람들 시즌2>(이하 <웃찾사>)가 명실공히 부활했다. 개그맨 안시우, 이수한, 이융성의 ‘배우고 싶어요’는 <웃찾사>의 부활을 주도한 인기 코너 중 하나다. 안시우는 잔뜩 갈라진 목소리로 “테니스가 배우고 싶어요~ 스파이크, 강시브, 리시브~ 테니스~ 테니스~”만 무한 반복한다. 낯설고 황당하지만 어느샌가 같은 리듬으로 “테니스”를 외치게 되는 무서운 중독성이 있다. 안시우는 2007년 SBS 개그맨 공채 9기로 데뷔해 KBS 드라마 <굿닥터>(2013)에서 모티브를 따온 ‘굿닥터’로 2013년 SBS 연예대상 코미디부문 우수상을 차지했다. 현재 ‘배우고 싶어요’와 ‘막둥이’ 두 코너에 출연 중이다. 지난해 12월 새로 오픈한 엔터식스 한양대점 웃찾사전용관을 찾아가 안시우를 만났다. 진지한 얘기를 하다가도 개그로 마무리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그는 천생 개그맨이었다.
[trans × cross] 축구, 농구, 탁구 다 할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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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은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작품이다. 암에 걸려 죽은 아내(김호정)를 화장으로 떠나보내고, 그 와중에 눈앞에 아른거리는 젊은 여자 추은주(김규리) 때문에 마음이 흔들리는 중년 남자 오 상무(안성기)의 이야기다. 원작인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이 오 상무의 내면과 생각의 흐름에 따라 전개된다면 영화 <화장>은 아내의 병간호를 비롯해 회사에서 추은주와 있었던 여러 에피소드들을 구체적으로 펼쳐놓는다. 삶과 죽음, 병과 젊음, 어느 날 불쑥 찾아온 성에 대한 중년 남자의 호기심 등 여러 가치를 담아낸 작품이다. 안성기, 김호정, 김규리 세 배우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이후 오랜만에 만났다”며 스튜디오에 들어오자마자 안부부터 나눴다. 다음 장부터 세 배우의 <화장> 작업기가 펼쳐진다.
-이렇게 만난 건 얼마 만인가.
=안성기_1년하고도 좀 지났나.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이후 처음 만났다. 오랜만에 모여 시선을 맞추고 포즈를 취하니 영화의 감
[안성기, 김호정, 김규리] 임권택 감독님과 함께했다는 것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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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스타 중 하나다. 프로의 세계에서 실력과 인기를 가늠하는 가장 세속적인 잣대인 연봉이 그렇고, 야구 게시판에서 가장 자주 ‘빠’와 ‘까’가 맞붙는 논란의 주인공인 데다, 감독으로서 열네번의 해고를 당하고도 팬들의 열화와 같은 요청으로 열다섯 번째의 기회를 얻은 점이 그렇다. 그에게 야구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다큐멘터리 <파울볼> 개봉을 앞두고, 한화 이글스에서 보내는 첫 시즌을 준비 중인 김성근 감독을 만났다. 한국 최초의 독립 야구단 고양 원더스는 어떤 팀이었고 감독과 코치, 선수들은 어떤 꿈을 꾸었나.
-해임을 많이 당했지만 이번 고양 원더스를 떠날 땐 (퓨처스리그 진입 실패로 인한 팀 해체라는) 특수한 경우였다. 씁쓸한 감정은 없었나.
=끝났을 때 좌절해본 적이 한번도 없다. 중학교든 고등학교든 어디든 가서 야구를 가르치고 있었다. LG 트윈스를 나왔을 때는 전국을 돌아다녔다. 끝나고 떠났을 때, 해고시킨 사람을 원망해본
[flash on] “끝났을 때 좌절한 적, 한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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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낙원상가에 위치한 서울아트시네마가 ‘시네마테크 서울’로 명칭을 변경하고 4월에 종로의 서울극장으로 이전한다. 서울아트시네마는 2002년 5월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문을 연 뒤 2005년 4월 현재의 낙원상가 4층으로 이사했다. 낙원에서의 10년을 정리하는 의미로 3월17일부터 29일까지 ‘아듀, 파라다이스’ 기획전을 진행한다. 이전 이후에는 영화 관련 교육사업에 보다 집중해나갈 계획이다. 개관 때부터 지금까지 서울아트시네마를 꾸려온 김성욱 프로그래머를 만나 이전을 하게 된 과정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었다.
-10년간 머문 공간을 떠나 이전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나.
=운영상의 한계가 왔다. 2006년 시네마테크 전용관 설립 문제가 논의되다 엎어졌다. 2010년에는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시네마테크 지원 자체가 중단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게다가 낙후된 시설에 관객이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고 실버 영화관과 공간을 공유하면서 크고 작은 어려움
[flash on] ‘아듀, 파라다이스’ 뒤엔 ‘헬로우 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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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을 등에 업은 청년. <스물>의 동우를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혈기왕성한 친구들이 클럽을 돌아다니며 운명의 그녀를 찾고 위의 학번 선배에게 반해 관심도 없는 투자 동아리 가입신청서를 작성할 무렵, 가진 게 너무 없어 고달픈 스무살 청년은 오늘 저녁 슈퍼에서 쌀을 살 수 있을지를 걱정하며 밤거리를 터벅터벅 걷는다. 마음 가는 여자에게 그가 해줄 수 있는 거라곤 오랫동안 모아온 게 틀림없을 피자 쿠폰을 돌돌 말아 무심하게 건네는 것뿐. 취해서 웃고, 실수해서 웃고, 차여도 웃는 <스물>의 해맑은 청춘들 사이에서, 동우는 그들이 미처 가늠하지 못하는 현실의 비정함을 미리 체감하는 캐릭터다. ‘그곳’의 기원을 탐구하다 우주까지 상상력을 확장시키는 이 영화의 저돌적인 재기발랄함에 어느 정도의 무게감을 실어주는 인물이기도 하고.
<스물>의 이병헌 감독은 “큰아버지의 회사를 물려받기 위해 공장에서 일하기로 결심했던” 친구의 일화
[이준호] <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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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5 <대니 콜린스>
2015 <더 롱기스트 라이드>
2015 <위플래쉬>
2008 <테네시>
드라마
2015 <슈퍼걸>
2013~14 <글리5>
2012~13 <글리4>
2011 <홈랜드>
2010 <굿와이프>
2010 <로 앤 오더: 성범죄 전담반>
시종일관 긴장감으로 옥죄어오는 <위플래쉬>에서 한 템포 쉬어갈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주인공의 여자친구 니콜(멜리사 베노이스트)이다. 니콜은 광기 어린 강박에 시달리는 앤드류(마일스 텔러)에게 악의 하나 없는 말간 얼굴로 일상적인 행복을 제안한다. 앤드류는 그런 그녀의 평범한 세계를 거부하고 일류의 세계를 좇지만, 결국 구질구질한 구남친처럼 재기의 공연에 와달라며 니콜에게 전화를 건다. ‘남자친구의 허락을 받고’ 공연에 갈지 생각해보겠다는 쿨한 대답으로 <위플래쉬>의 쿨함에 일조하는 그녀
[who are you] 멜리사 베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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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의 왼팔’로 불리던 작화감독 안도 마사시의 이탈은 당시 스튜디오 지브리 체제에 큰 영향을 미쳤다. <추억의 마니>로 13년 만에 지브리로 돌아온 그에게 변한 것과 지켜야 할 것에 대해 물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후 지브리를 잠시 떠났다가 <추억의 마니>로 돌아왔다. 어떤 과정이 있었나.
=미야자키 감독님과 함께 작업을 하면 아무래도 감독님의 재능에 빚지게 되는 부분이 많다. 스튜디오 지브리를 잠시 떠나기로 결정한 이유는 내 능력을 정확히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떠나 있는 동안 다양한 재능을 지닌 분들과 함께 일하며 스스로의 재능을 시험할 수 있었다. 부족한 부분,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에 대해 많은 기회를 얻었다. <가구야 공주 이야기>, 그리고 <추억의 마니>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도 그 경험들 덕분이었다.
-3D애니메이션이 대세인 와중에 지브리는 여전히 2D 방식을 고집한다. <가구
이상적인 판타지엔 리얼리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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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와 호흡을 맞춘 프로듀서가 스즈키 도시오였다면, 차세대 지브리를 이끌어갈 프로듀서는 단연 니시무라 요시아키다. <가구야 공주 이야기>(2013)로 첫 프로듀싱을 맡은 그는 이미 차세대 일본 애니메이션을 대표하는 프로듀서 중 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에게 스튜디오 지브리의 미래에 대해 물었고, 일본 애니메이션 전반의 변화에 대한 사려 깊은 답변이 돌아왔다.
-<추억의 마니>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마지막 작품인가. 혹 <가구야 공주 이야기>의 아쉬운 흥행 성적이 스튜디오의 해산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닌지.
=그 부분은 내가 지브리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답변하기 어렵다. 다만 <가구야 공주 이야기>의 흥행 성적과 스튜디오 지브리의 제작 부문 해산과는 관계없다고 생각한다.
-<추억의 마니>는 <가구야 공주 이야기>의 스탭과 <에반게리온>의 스탭까지, 현재 모을 수 있는 최고의
앞으로 영상물은 신작 아닌 아카이브와 싸우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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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여름, <바람이 분다>의 주인공 목소리를 연기한 <에반게리온>의 감독 안노 히데아키가 스승 미야자키 하야오의 출세작 <바람계곡의 나우시카>(1984)의 속편을 만들지 모른다는 소문이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곧 당사자인 둘은 가능성이 없다며 소문을 일소했다. 하지만 이런 얘기가 나온 것은 스튜디오 지브리의 불확실한 후계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명감독의 퇴장을 아쉬워한 사람들이 그를 이을 마땅한 인재를 무의식중에 갈망했다고 보는 것이다. 물론 재정 문제로 휴식기에 들어간 지브리의 현 상황에서 당장 그 출현을 바라기는 무리다. 하지만 그것을 향한 움직임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다. 그러면 포스트 미야자키에 도전했던 그들은 대체 누구였을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그 포스트 미야자키의 인물사를, 혹시 지브리의 마지막 장편이 될 수도 있는 <추억의 마니>의 국내 개봉 즈음에 정리해본다.
아버지를 넘지 못한 아들, 미야자키 고로
지
포스트 미야자키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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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지브리는 미야자키 하야오와 함께 성장했고 미야자키의 은퇴와 더불어 한 시대를 마감 중이다. 이번 스튜디오 지브리의 제작부문 해산 결정을 흥행 부진과 경영 악화 탓으로만 미루는 건 단순하고 게으른 해석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문화에서 지브리가 차지하고 있는 의미가 무엇인지, 지브리가 어떤 변화의 과정을 겪어왔는지를 살펴본 후에야 이번 결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를 위해 김일림 필자에게 스튜디오 지브리가 일본 애니메이션에 남긴 족적과 의미에 대한 정리를 부탁했다. 찬찬히 읽어보면 큰 그림이 보인다.
새삼스럽지만,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한국 사회에서 ‘일본’은 금기였다. 1998년에 시작된 일본 대중문화 개방을 계기로 ‘일본’은 비로소 평범한 외국이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뜨거운 감자는 단연코 애니메이션이었다. 우려와 달리 일본 애니메이션 개방으로 인해 한국 영화 시장의 판도가 흔들리는 일은 없었다. 폭력성과 선정성이 큰 문제가 된 적도 없었다. 다만 일본
지브리라는 ‘낮’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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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기대를 짊어진 감독들이 있다. 요네바야시 히로마사도 그중 한명이다. 첫 작품 <마루 밑 아리에티>(2010)에서는 성실함과 탄탄함을 증명했지만 본인이 색깔을 충분히 드러내지 못했다. 짐작건대 <추억의 마니> 앞에는 스튜디오 지브리라는 이름보다 요네바야시 히로마사라는 수식어가 먼저 붙을 것 같다. 지브리의 과거와 미래를 이을 징검다리가 될 그에게 시시콜콜하게 질문을 던졌고 꼼꼼한 답변을 건네받았다. 차분한 듯 핵심을 찌르는 어른스러움.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스타일이다.
-영국 작가 조앤 G. 로빈슨의 동명의 아동문학 작품을 원작으로 했다. 전작 <마루 밑 아리에티>도 영국 아동문학이 원작이었는데.
=스즈키 도시오 프로듀서가 책을 가져왔다. 애니메이션으로 그리기에는 어려운 소재라 한번 거절했지만, 이야기가 갖고 있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분위기가 좋았다. 무엇보다 세상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고리가 존재하며, 그 내면과 외면에
미야자키 감독보다 관객을 먼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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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지브리(이하 지브리)의 간판을 거는 순간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것들이 있다. 거대한 환상, 푸근한 작화, 모험과 동심, 잃어버린 세계에 대한 향수 등. 30년 가까이 지브리 작품을 사랑했던 관객의 기대라 해도 좋겠다. 무엇보다 ‘토토로’의 푹신한 배, ‘포뇨’의 둥그스름한 파도, ‘라퓨타’ 거신병의 완만한 곡선은 오직 지브리만의 것이다. 그 이미지들만으로도 이미 마음의 빗장이 풀린다.
대개 일관된 경향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를 더하기 마련이지만 빼어난 전통은 종종 가능성을 제한하는 딱딱한 틀로 작동하기도 한다. 어느 순간부터 지브리는 창작‘집단’이라기보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동의어처럼 인식되고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상상력이 워낙 빼어나고 넓은 까닭에 그 한계를 넘으려는 시도는 드물었다. 간혹 있었던 시도도 이런저런 이유로 번번이 좌절됐다. 이것은 스튜디오의 생명력 문제다. 후계자를 양성하지 못하는 한 1세대 감독인 미야자키 하야오와 다카하타 이사오가 펜을 놓는 순간 지브
그림처럼 완성되는 교감의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