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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 부분을 로케이션 촬영으로 진행했다.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촬영 몇달 전부터 리허설을 많이 했다. 최대한 자연광을 이용해야 했기 때문에 촬영 때마다 적절한 시간대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매 순간 적응해야 했다. 너무 추워서 카메라가 작동하지 않을 때도 있었고, 배우들이 연기가 안 될 때도 있었다. 반대로 지구 온난화 때문에 때로는 너무 더워서 촬영하기 어렵기도 했고. 마치 자연이 우리에게 말을 건네는 듯 느껴졌다. 감독의 비전은 명확했지만 그것을 시각화하기까지는 엄청난 어려움이 따랐다.
-아들을 잃은 아버지를 연기해야 했다.
=직접 그런 슬픔을 경험한 적은 없다. 사실 나는 내가 연기하는 모든 배역을 직접 경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난 축복받은 인생을 살고 있기는 하지만,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비교될 수 없는 수준이라 해도 개인적인 아픈 경험들을 이용할 때도 있다. 아버지와 아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니까. 아들이 원주민과의 사이에서 태어났기 때
“걸작을 만나기 위해 계속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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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는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거대한 모험극이다. 전작 <버드맨>(2014)으로 쇠락한 예술가의 내적 갈등과 그 각성을 집요하게 들이팠다면 이번에는 보다 광대한 자연 앞에 인간을 던져놓고 지켜본다. 영화는 대자연, 그것도 19세기 초 아메리카 대륙에 내동댕이쳐지듯 던져진 한 남자의 생존 투쟁을 그린다. 극의 주인공이자 실존 인물이기도 한 휴 글래스는 곰의 습격을 받고 유일한 가족인 아들의 죽음을 목도하며, 동료들의 배신을 지켜보게 된다. 그럼에도 그는 끝내 살아서 돌아온다. 마치 ‘나비 효과’처럼 예기치 못한 하나의 사건이 어떤 식으로 한 개인을, 그 개인이 속한 공동체의 일원을 뒤흔들고 바꾸어놓는지를 묻는 것 같다. 이 질문이 생존이라는 극한의 목표와 만났을 때, 자연이라는 거대한 품 안에서 펼쳐질 때 어떤 모습으로 뻗어나갈지 궁금하다면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가 그 하나의 대답이 돼줄 것이다. 할리
운명을 거슬러 살아남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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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의 땅>(2012)은 폐허가 된 기지촌, 그 공간이 간직하고 있는 역사성을 붙잡기 위해 세명의 기지촌 여성들의 이야기를 차례로 이어간다. 그런데 각각의 여성이 관객에게 말을 거는 방식이 저마다 다르다. 첫 번째 여성은 카메라 앞에 앉아 자신의 과거사를 덤덤히 들려준다. 두 번째 여성은 카메라와의 직접적인 대화가 아니라 보이스 오버 내레이션을 통해 미국에 있는 자식들에게 편지를 보낸다. 세 번째 여성은 자신의 과거 속 기억을 끄집어내 본인이 직접 재연까지 해 보이며 환상적인 장면 연출의 주인공이 된다. 극화된 장치 없이 대상을 담는 다큐멘터리의 화법과 비교해보면, 대상에 접근해가는 <거미의 땅>의 방식은 생경하다. 영화를 둘러싼 논쟁이 있다면 바로 이 지점에서 비롯될 것이다. 물론 이 영화를 눈에 띄게 하는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기지촌 여성들의 문제를 꾸준히 주목해온 김동령, 박경태 감독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다큐멘터리에서의 형식적 실험이 어떤 의
[people] “상처를 보듬는 각자의 방식을 하나의 필름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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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애니메이터가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총체적 단어로 인식되지만, 분업이 확실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애니메이터는 캐릭터의 감정 연기와 액션 연기를 담당하는 이들을 말한다. 한국에서 의사로 일하다 2006년 픽사에 입사한 김재형 애니메이터는 <업>(2009), <토이 스토리3>(2010), <메리다와 마법의 숲>(2012), <인사이드 아웃>(2015) 등에 애니메이터로 참여했다. <굿 다이노>에선 알로와 스팟 캐릭터의 연기를 맡았다. 알로와 스팟이 베리 열매를 따기 위해 끊어진 절벽을 건너는 장면은 그의 아이디어가 빛을 발한 대표적 신이다. 김재형 애니메이터는 이 장면이 어떤 공정을 거쳐 완성되었는지 보여주기 위해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직접 만들어왔다. 백문이 불여일견이었다.
-알로는 코끼리의 움직임을, 스팟은 강아지의 움직임을 참고했다고 들었다. 두 캐릭터의 특성을 어떻게 파악하고 작업했나.
=움직임도 움직
[people] “디테일의 힘으로 캐릭터를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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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다이노>(2015)를 연출한 피터 손 감독은 디즈니•픽사 최초의 동양인 감독이다. 2000년에 픽사 스튜디오에 입사해 <니모를 찾아서>(2003)와 <인크레더블>(2004)의 아트, 스토리, 애니메이션에 참여했고, <라따뚜이>(2007)와 <몬스터 대학교>(2013)에선 목소리 연기를 맡았으며, <월•Ⓔ>(2008)의 스토리 아티스트로 활약했다. <업>(2009)의 오프닝 단편 <구름 조금>도 연출했는데, 참고로 <업>의 러셀 캐릭터의 모델이 피터 손 감독이다(실제로 꽤 닮았다). 꼬마 공룡 알로와 야생 소년 스팟의 모험으로 뭉클한 가족애와 성장담을 전한 피터 손 감독이 내한했다. 함께 온 드니스 림 프로듀서는 “픽사의 경영진이 굳게 신뢰하는, 재능 많은 젊은 감독”이라고 그를 거듭 칭찬했다.
-<굿 다이노>는 애초에 밥 피터슨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가 하차하면서 중단된
[people] “사랑으로 두려움을 버텨내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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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
<셜록: 유령신부>(2016)
<호빗: 다섯 군대 전투>(2014)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2013)
<세이빙 산타>(2013)
<더 월즈 엔드>(2013)
<호빗: 뜻밖의 여정>(2012)
<허당 해적단>(2012)
<크리스마스 스타!>(2009)
<와일드 타겟>(2009)
<뜨거운 녀석들>(2007)
<올 투게더>(2007)
<굿나잇>(2006)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2005)
<새벽의 저주>(2004)
<러브 액츄얼리>(2003)
<못 말리는 알리>(2002)
드라마
<아이히만 쇼>(2015)
<파고>(2015)
<셜록>(2010~)
<하드웨어>(2003)
<오피스>(2
[마틴 프리먼] 매혹적인 평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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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6 <프랑스 영화처럼>
웹드라마
2014 <꿈꾸는 대표님>
방송
2015 <언프리티 랩스타2>
“가장 반듯하고 성실한 아이돌”이라는 신연식 감독의 말 그대로였다. 전지윤은 인터뷰할 공간이 마땅치 않자 벌떡 일어나 무거운 테이블을 직접 옮겼고, “영화지와의 인터뷰는 처음”이라며 해맑게 인사를 건넸다. 걸그룹 포미닛의 멤버이자 <언프리티 랩스타2>의 출연자로 알려진 그녀가 독립영화인 <프랑스 영화처럼>으로 스크린에 데뷔한 것은 의외의 행보였다. 그녀는 사석에서 신연식 감독을 만난 계기로 영화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 “감독님이 연기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으시더라. 가수로서도 무대 위에서 연기를 하는 것이기에, 영화 연기도 장르가 다를 뿐 본질은 같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가수도 <미쳐>라는 곡을 부르면 ‘얘네가 미쳐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몰입해서 연기해야 하지 않나. (웃음)”
그녀는
[who are you] 영화 연기든 무대 퍼포먼스든 본질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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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킬리만자로의 표범>(1998) 마술 자문
영화
<조선마술사>(2015) 마술감독
<박쥐>(2009) 마술 지도
<연애술사>(2005) 마술감독
<남남북녀>(2003) 마술 자문
<조선마술사>는 마술을 통해 드라마를 극대화하는 영화다. 마술은 조선 최고의 마술사인 환희(유승호)와 청나라 왕자빈으로 간택된 청명(고아라)과의 사랑을 위험에 빠뜨리는 요소이자 극복해내는 수단이다. 영화에 빠져서는 안될 마술을 감독한 박종국 마술감독은 <조선마술사> 속 모든 마술들을 기획하고 감독했다. “영화 속 마술들은 대부분 라이브로 진행했다. 편집은 들어갔지만 CG의 힘은 살짝만 빌린 정도다.” 현장에서 선보인 마술들은 “공 마술, 비둘기 마술, 배우를 인형과 바꿔치기하는 마술 등” 다양하다. 심지어 “물 위를 걷는 마술도 실제로 한 마술”이란다. “비밀은 단순하다. 유리판을 보이지 않게 설치하는 기술이다.” 그는
[STAFF 37.5] “마술과 영화 오가는 작업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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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병도 없으면 가시내야. 슬픈일좀 슬픈일좀, 있어야겠다.’ <조선마술사>(2015)의 두 배우, 유승호와 고아라를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김대승 감독은 미당 서정주의 시 <봄>을 적은 편지를 그들에게 건넸다고 한다. 첫사랑을 시작하는 이들이 경험하게 되는 설렘과 아픔의 이중적인 감정을 두 배우가 공유했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고 한다. <번지점프를 하다>(2000)와 <가을로>(2006), <후궁: 제왕의 첩>(2012)처럼 김대승 감독이 연출한 멜로영화들은 대개 이미 상실되었거나 멈춰버린 관계에서부터 진한 드라마를 길어올리는 경우가 많았다. <조선마술사>는 관계의 시작을 조명한다는 점에서, 또는 이제 막 성장통을 경험하기 시작한 나이의 청춘남녀를 주인공으로 한다는 점에서 김대승 감독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작품이다. 언론 시사회 직후 이 영화에 대한 반응은 첨예하게 나뉘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조선마술사
[김대승] ‘신파’와 ‘건조한 정서’, 그 경계를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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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만 꿈을 이뤘다”고 말했던 유연석은 여전히 바쁘게 지내고 있다. 지난여름, TV드라마 <맨도롱 또똣>을 마치자마자 영화 <뷰티 인사이드>(2015)가 개봉했고 10월 초 <해어화>(감독 박흥식)를 한창 찍고 있을 땐 이태원에 바 ‘루아’를 열었다. 12월 초부턴 격일 간격으로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를 공연 중이다. “전부터 공연을 해보고 싶었지만 작품이 연달아 있어서 시간이 나지 않았다. 연말에는 쉴 수 있을 것 같아 무대에 서볼까 불쑥 생각했다.… 내가 왜 그랬을까. (웃음)” 마침 <벽을 뚫는 남자> 쪽에서 제안이 들어왔고, 지금 유연석은 ‘연티율’로 불린다. 송스루 뮤지컬인 데다 주인공 듀티율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공연마다 48곡 중 29곡을 부르는 벅찬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친화력이 좋은 그답게 “같은 목표를 가진 배우들끼리 매일 모여 부딪치고 연습하고, 가까운 중국집 가서 밥 먹는 시간들”을 무척이나 즐기고 있
[유연석] 전문성과 진정성을 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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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실험이었다.” 문채원은 <그날의 분위기>의 수정 역에 대해 그렇게 말문을 열었다. 수정은 화장품 회사 마케팅팀 팀장으로 일하며 하루하루 별일 없이 산다. 연애 중이기도 하다. 10년째 오직 한 남자와만의 연애다. 그게 문제는 아니다. 다만, 그녀는 알고 있다. 자신의 연애 전선에 이상이 생겼음을. 뜨뜻미지근한 상태. 그것을 권태라고 불러도 좋다. 게다가 연애에 있어서는 남들이 답답해 할 정도로 정도(正道)만 걷는다. 서로간의 순순한 믿음이 사랑의 모든 것이라는 확고한 입장이다. 이런 수정을 보고 누군가는 답답하고 미련한 곰, 연애 앞의 ‘철벽녀’라고 할 수도 있다. 돌아가보면, 남들과 다를 것 하나 없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남들보다 좀더 꽉 막힌 수정이라는 인물이 문채원의 “실험”의 대상이었다는 얘기다.
그 실험의 이유는 이러했다. “‘수정처럼 평범한 인물을 연기했을 때 과연 내가 배우로서 매력적으로 보일까. 그때 내 연기에서 어떤 좋은 점을 발견할 수 있을까
[문채원] 평범함을 빛나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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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는 젊은 남녀 사이에 분위기가 좋다면? 뭔가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조금 더 커진다. 그‘일’이 로맨스로 이어진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로맨스에서 분위기는 그만큼 중요하다. 로맨틱 코미디물 <그날의 분위기>(개봉 2016년 1월14일)의 제목 한번 똑소리난다. 일단 영화 속 남녀 주인공 사이의 분위기 파악 좀 해보자. 사랑에 있어서 한 우물만 파는 ‘철벽녀’ 수정과 사랑 앞에서 거침이 없는 오픈 마인드 재현이 우연히 만났다. 수정에게 맹렬히 들이대는 재현이 하는 말, “오늘 웬만하면 그쪽이랑 자려고요”. 이 뜬금없는 대시에 어이없어하는 수정의 대답은 당연히 “No!” 두 사람은 성격도, 연애 스타일도 반대, 반대, 정반대다. 험해질 대로 험해진 분위기에서도 과연 로맨스는 싹틀 수 있을까. <그날의 분위기>에서 각각 수정과 재현을 연기한 문채원과 유연석을 만나서 물어봤다. “극과 극인 두 남녀, 과연 통할 수 있는 건가요?”
[문채원, 유연석] 극과 극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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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잊지 말아요>는 교통사고로 10년치 기억을 잃어버린 남자 연석원(정우성)과 그 앞에 불현듯 나타난 여자 김진영(김하늘)의 사랑을 아슬아슬하게 비추는 영화다. <이터널 선샤인>(2004), <러브레터>(1995), <라빠르망>(1996)처럼 미스터리 구조를 취한 멜로영화들에 적잖이 영향을 받았다는 이윤정 감독은 자신의 장편 데뷔작 <나를 잊지 말아요>가 “시간이 지나 꺼내봤을 때도 촌스럽지 않은 영화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윤정 감독은 서강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칼아츠 대학원에서 영화를 공부한 뒤 <달콤, 살벌한 연인>(2006),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의 스크립터 등으로 영화 경력을 쌓았다.
-제10회 미쟝센단편영화제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서 상영된 단편 <나를 잊지 말아요>를 장편으로 확장했다.
=단편은, 기억을 잃어버린 한 남자(김정
[people] 기억과 사랑의 상관관계에 대한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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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6 <잡아야 산다>
방송
2015 <VIXX의 어느 멋진 날>
2014 <정글의 법칙 in 브라질>
2014 <형돈이와 대준이의 히트제조기> 시즌2
2014 <형돈이와 대준이의 히트제조기>
2013 <플랜V 다이어리>
2012 <다이어리>
2012 <마이돌>
“좋은 영향을 미치고 싶다.” 아이돌그룹 빅스(VIXX)의 막내 혁으로 더 잘 알려진 한상혁의 말버릇이다. 연기에 대한 포부를 말할 때도, 배우 친구들을 사귄 얘길 들려줄 때도, 신년 계획을 꺼내놓을 때도 끝말은 항상 같았다. 아이돌로 데뷔하면서는 “당장은 아니어도 언젠가 연기를 시작하면 먼 훗날에라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소망했고, 첫 영화 출연작인 <잡아야 산다> 현장에서 만난 신강우, 김민규, 문용석과는 “지금 같이 (영화) 데뷔한 순간을 잊지 말고 서로 좋은 영향을 미치는 동료가 되자고 약
[who are you] 좋은 영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