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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근현 감독이 <번개맨>으로 돌아왔다. <번개맨>은 1999년부터 현재까지 EBS <모여라 딩동댕>을 통해 어린이들 사이에서 인기 캐릭터로 자리잡은 ‘번개맨’을 주인공으로 한 특수촬영물(이하 특촬물)이다. TV방송뿐 아니라 이미 공개방송과 뮤지컬을 통해 번개맨은 열성적인 어린이 팬층을 두텁게 확보해왔다. 영화는 사랑스러운 조이랜드와 하늘을 날고 싶어 하는 천진한 소녀 한나(루나) 등을 보호하는 번개맨(정현진)을 통해 꿈과 희망이라는 단순하지만 확실한 메시지를 전한다. 1980년 5월 광주민주화항쟁 때 상처 입은 이들이 펼치는 응징의 기록 <26년>(2012), 한 예술가의 번민을 풀어낸 <봄>(2014)이라는 감독의 전작들과 비교해보면 <번개맨>은 확실히 새로운 선택지처럼 보이기도 한다. 영화의 개봉(2월11일)을 앞둔 조근현 감독을 만나 어떤 이유로 이 작업에 참여하게 됐는지와 <번개맨>을 만들기까지의 과정
[people]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만들려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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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6 <감옥에서 온 편지>
2016 <동주>
2015 <검은 사제들>
2015 <성난 변호사>
2014 <패션왕>
드라마
2015 <용팔이>
188cm의 껑충한 키에 담박하고 수수한 얼굴. 소탈한 차림새로 스튜디오로 성큼 들어온 민진웅은 “큰 키 때문에 험상궂은 역할을 자주 맡는다”며 웃어 보였다. 드라마 <용팔이>의 우직한 경호원 상철, <성난 변호사>의 투박하고 어설픈 용역 갑수, <패션왕>의 마초 두치에 이어 곧 개봉할 <감옥에서 온 편지>에서 특수부대 출신 살인청부업자를 맡았다는 그다. 그런 그가 <동주>에서 맡은 역할은 여태까지와는 다르다. 동주(강하늘)와 몽규(박정민)의 연희전문학교 동기이자, 쾌활하고 속깊은 친구 처중 역을 맡은 그는 “처중의 평범하지만 인간미 있는 모습에 끌려 지원했다”고 한다.
“동주와 몽규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who are you] 평범함이 성실함과 만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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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6 <검사외전> <인천상륙작전>
2015 <강남 1970> <연평해전> <극비수사>
2014 <화장> <군도: 민란의 시대> <차이나타운>
2013 <친구2> <더 파이브>
2012 <인류멸망보고서>
2011 <완득이> <아이들…>
2010 <포화속으로>
드라마
2016 <동네의 영웅>
2015 <처용2>
2015 <식샤를 합시다> 시즌2
2013 <식샤를 합시다> 시즌1
황정민, 강동원 주연의 <검사외전>은 억울하게 누명을 쓴 전직 검사 재욱(황정민)과 철부지 사기꾼 치원(강동원)이 비리로 뒤덮인 검사 출신 국회의원 후보를 상대로 가망 없는 싸움을 벌이는 사회성 짙은 드라마다. 영화 속 배경도 대부분 교도소, 검찰청, 법정인 만큼 무겁고 칙칙한 분위기의 영화일 것
[STAFF 37.5] “무브먼트? 연륜으로 감성을 붙들어 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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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소리>에서 해관(이성민)은 약속대로 자신이 소리를 무사히 ‘그녀’에게로 보내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리를 무역선에 태워주려는 정도의 노력은 한다. 어떻게든 약속에 대한 의지를 보이려 애쓰는 것이다. 현실로 가정하면 황당한 일로 치부되겠지만, 그런 해관의 모습이 마냥 허무맹랑해 보이지만은 않는 건 이호재 감독이 하나를 받으면 적어도 반은 돌려주려는 사람이기 때문일 터다. 내놓는 말마다 약간의 냉소가 묻어나지만 그 너머엔 지킬 것은 지키며 살자는, 아니 지키겠다는 생각이라도 하면서 살자는 최소한의 선이 있다. 그는 “명함을 받아도 관리가 제대로 안 된다”며 명함의 무용을 이야기하면서도 “그렇다면 눈앞에서 전화번호를 저장하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예의일 것”이라고 말하고는 바로 전화번호를 입력하는 사람이다. 또는 이야기 도중 잠시 이름이 헷갈린 스탭의 이름을 기어코 검색해 정확하게 확인시켜주(고선 자기 말이 맞지 않냐며 확답을 받아
[이호재] “결국 우리 인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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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x)의 루나가 <번개맨>의 주연으로 스크린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몇 가지 의외의 사실들이 있었다. 메인 보컬인 루나가 영화 주연으로 데뷔한다는 것, 그리고 그 영화가 ‘특수촬영물’(이하 특촬물) <번개맨>이라는 것. 루나의 <번개맨> 출연은 확실히 예상치 못한 행보다. 하지만 <번개맨>은 어린이 뮤지컬을 다룬 영화이고, 루나가 <인 더 하이츠> <하이스쿨 뮤지컬> 등 뮤지컬 출연 경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인과관계의 나열은 보다 쉬워진다. 남아 있던 의문은 인터뷰 후에 말끔히 해소됐다. 루나의 아이들에 대한 애정과 장르물에 대한 호의, 무엇보다 <번개맨>의 ‘한나’와 루나의 천진성이 일맥상통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이제 루나는 곧 한나인 것처럼 보일 차례다. 루나의 소속그룹 f(x)는 어느덧 데뷔 7년차를 맞았다. 알쏭달쏭한 미지의 신호들로 이루어진 소녀들은 이제 다른 차원의 무엇으로 훌쩍 발돋움해버
[trans x cross] “보고 있으면 즐겁고 행복해지는 사람 되는 게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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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보일러가 얼어 물이 안 나오는 통에 동네 목욕탕에서 씻고 오는 길이다.” 한파 때문에 인터뷰를 하기 전부터 제대로 고생한 이일형 감독의 얼굴은 기대 반, 긴장 반이 뒤섞여 있었다. 기대감이라면 언론 시사회에서 나쁘지 않은 반응이 나왔다는 것이고, 긴장감이라면 아직 개봉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강제규 감독의 <마이웨이>(2011), 윤종빈 감독의 <비스티 보이즈>(2007)와 <군도: 민란의 시대>(2013) 조감독을 맡았던 그가 <검사외전>으로 감독 데뷔했다. <검사외전>은 검사 변재욱(황정민)이 가까운 지인으로부터 배신을 당하고, 누명을 쓰면서 감옥에 들어간다. 그곳에서 사기꾼 한치원(강동원)을 만나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고, 복수를 하기 위해 계획을 꾸미는 이야기다. 서사가 다소 느슨한 부분이 있지만, 황정민과 강동원 두 주인공의 매력을 영리하게 활용하며 서사의 빈틈을 메운다. 분명한 건 명절 오락영화로 손색없
[people] 허구와 실제 사이의 균형을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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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은 쉬지 않는 배우다. 데뷔 후 작품을 멈추지 않고 달려온 열정도 그렇고, 한결같이 잘생긴 얼굴 또한 그렇다. 그는 최근 직접 제작자로 나선 멜로 스릴러 <나를 잊지 말아요>를 개봉하고, <아수라> 촬영을 마무리하는 단계이며, <더 킹>의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다. 그중에서도 그를 청춘스타로 발돋움시켜준 <비트>(1997), <태양은 없다>(1998)의 김성수 감독과 <아수라>로 재회한 것은 남다른 감회를 주는 사건이다. 처음부터 완성형의 얼굴인 그였지만, <비트>의 스물다섯 그에겐 다신 올 수 없는 청춘의 풋풋함과 열정, 불안이 서려 한 시절의 아름다움을 만들어냈다. 자유분방한 청재킷 차림에 이어폰을 끼고 담배를 문 그의 얼굴은 불온하고 위태롭지만 사랑스러운 청춘의 표상이었다. “과거 지켜본 우성씨는 고독하고 외로운 청년 이미지가 강했다면, <아수라> 현장에서 본 그는 한층 더 안정된 모습이었
[메모리] 완연한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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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5 <울보>
2015 <조선마술사>
2014 <거인>
2014 <원나잇온리>
단편영화
2015 <면허시험>
2015 <윤리거리규칙>
드라마
2015 <앵그리맘>
웹드라마
2015 <도전에 반하다>
2015 <우리 옆집에 엑소가 산다>
여우 같은 아이. 김태용 감독은 장유상이 “‘여시’ 같아서 예뻐했다”고 말했다. “타고난 끼를 이용해 유연한 연기를 할 줄 안다”는 의미란다. 그의 ‘끼’를 가장 먼저 알아본 김태용 감독은 장유상을 <밤벌레>와 <거인>에 두 차례나 캐스팅했다. <밤벌레>에서 장유상은 한재(박수진)가 자신을 이용한다는 걸 알면서도 그를 좋아하는 마음에 그의 의지대로 움직여주는 훈을 연기했다. 선이 얇은 얼굴에 애달픈 처지까지 겹쳐 그 처연한 표정이 관객의 가슴에 생채기를 남기는, 훈은 그런 청년이었다. <거인>
[who are you] 타고난 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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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5 <내부자들> <대호> <히말라야> <검은 사제들> <암살> <베테랑>
2014 <국제시장> <해무> <군도: 민란의 시대>
2013 <끝까지 간다>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관상> <감기> <미스터 고>
2012 <신세계> <베를린> <늑대소년> <도둑들> <하울링>
2011 <인류멸망보고서> <한반도의 공룡: 점박이>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2010 <부당거래> <악마를 보았다> <아저씨>
<로봇, 소리>의 주연 ‘소리’ 뒤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소리’의 원격 조종을 맡아 ‘소리 삼촌’이라 불린 영화 특수분장업체 셀의 김호식 팀장 말이다. 그는 “영화 속 소리는 단
[STAFF 37.5] 로봇 더미 조종을 연기의 차원으로 끌어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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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 감독을 두고 사람들은 말한다. 착한 영화를 만드는 착한 감독이라고. 스스로는 어떻게 생각할까. “거북하다. (웃음) 다만 내가 착해지고 싶은 욕망, 나의 지향점이 영화에 드러나는 것 같다. 어쩌면 한상렬 소위(임시완)의 모습이 내가 바라는 이상향일 수는 있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야 내 마음이 편하더라.” 적어도 그가 착한 사람임은 맞는 것 같다. 캐릭터에 대한 배우의 해석을 존중해 자신의 의견은 일단 꾹 참고 접어둔다거나, 노래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어여뻐 빠듯한 러닝타임에도 굳이 모든 아이들의 얼굴을 하나씩 다 넣었다는 등의 일화를 듣다보면, 그의 세계관에서 영화나 연출보다 사람과의 관계가 우선인 듯도 하다.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는 아무도 함부로 판단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이한 감독의 그런 연출관이 <오빠생각> 안에 어떤 형태로 스몄는지를 짚어보는 건 유의미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빠생각>은 <연애소설>(2002), <청춘만화>(
[이한] “비극을 뛰어넘는 순수함의 힘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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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사제들>(2015)에서 사제복은 단순한 의상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목적에 맞게 제작되어 의상이 캐릭터를 특별하게 만드는 무엇이 아닌, 되레 강동원을 만나는 순간, 의상이 가진 일정의 역할은 상당한 수준으로 확장된다. 바로 캐릭터가 독특함으로 치환되는 효과다. <검은 사제들>에서 사제복을 입은 보조사제는 충무로에서 낯설었던 소재를 불식시키며 500만 관객에게 어필했으며, <군도: 민란의 시대>(2014)에서 도포 차림의 서자 조윤은 사극의 구도 안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독특한 악당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한국영화의 배우 카테고리에서 강동원은 그렇게 언제나 예측불허의 이질감을 선사하며 차근차근 스텝을 밟아온 배우다.
32살, 전과 10범을 기록한 <검사외전> 속 치원이 입은 건 푸른 죄수복이다. 비극으로 맺음될 아픈 사랑에 관객을 눈물바다로 만든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2006)의 사형수 윤수의 슬픔이 묻어나는 얌전한
[강동원] 제대로 웃게 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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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뭐 어쩌라고?” 황정민을 한번이라도 만나본 이들은 그의 말투를 흉내내며 이 말을 따라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심각하게 의미 부여하는 것을 싫어하는 그에게 괜히 <국제시장>(2014)과 <베테랑>(2015)의 연이은 천만 관객 돌파와 750만 관객(1월20일 기준)을 불러모은 <히말라야>(2015)의 흥행 얘기를 꺼냈다가 들은 얘기다. “천만이란 숫자? 아무 의미 없다. 단지 감사할 뿐이지, 그래서 뭐 어쩌라고?” 황정민은 지나간 캐릭터에 미련을 두지 않는다. 그렇게 고생하며 ‘히말라야’에 올랐지만 하산한 뒤엔 까맣게 잊는 게 그의 방식이다. “작품 끝나면 (앞서 연기한 캐릭터를) 금방 잊는다. 작업하는 동안 미친 듯이 몰두했으니까 ‘이젠 꼴도 보기 싫다’ 그런 느낌인 거지. 그러니 아쉬울 것도 없고, 박수치면서 잊는다.” 황정민은 그렇게 미련 없이 <히말라야>의 엄홍길 대장에서 <검사외전>의 폭력검사 변재욱으로 옷을 갈아입
[황정민] 강한 한결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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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외전>으로 황정민과 강동원이 만났다. 부지런히 영화라는 애정의 대상을 좇아온 두 배우의 만남이 이번이 처음이란 게 조금은 의외다. 이일형 감독의 <검사외전>은 억울하게 감옥에 간 검사 변재욱(황정민)이 꽃미남 사기꾼 한치원(강동원)과 손을 잡고 누명을 벗는 내용의 버디무비다. 이일형 감독은 <검사외전>의 방점을 누차 버디무비에 찍은 바 있다. 상극의 캐릭터 검사와 사기꾼의 아웅다웅, 티격태격은 정치 비리의 일면을 다루는 영화의 무게감을 덜어주는 동시에 배우들의 연기 향연을 만끽하게끔 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어떤 그림이 나올까, 처음엔 나도 잘 모르겠더라. 다행스러웠던 건 (강동원과의) 첫 촬영 때 투숏의 느낌이 좋아서 굳이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하지 않아도 되었다는 거다.”(황정민) 성실함과 완벽주의적 기질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닌 두 배우의 투숏은 정말이지 근사했다.
[황정민, 강동원] 두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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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6 <리얼>
2016 <검사외전>
2016 <로봇, 소리>
2015 <손님>
2014 <빅매치>
2014 <두근두근 내 인생>
2014 <군도: 민란의 시대> 2013 <방황하는 칼날>
2013 <관능의 법칙>
2013 <변호인>
2012 <마이 리틀 히어로> 외 다수
드라마
2016 <기억>
2015 <구여친클럽>
2015 <화정>
2014 <미생>
2013 <미스 코리아>
2012 <골든 타임>
2012 <더킹 투하츠> 외 다수
“소리, 깨워라. (웃음)” 인터뷰 시작 전. <로봇, 소리>의 주연배우 이성민이 카페 한쪽에 있던 ‘소리’라는 이름의 로봇을 보며 말을 건다. 모르고 들으면 꼭 손님을 맞는 아버지가 자고 있는 자식을 깨우는 소리 같다. 그 말을 용케도
[이성민] 인간 이성민의 연장(延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