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각효과(VFX) 하면 떠오르는 영화들이 있다. 사람들의 뇌리에 특수효과는 아직 <쥬라기 공원>(1993)의 충격과 <아바타>(2009)의 경이로움으로 남아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영화산업은 찍는 영화에서 그리는 영화로 넘어간 지 오래다. CG는 그간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걸 보여주는 차원을 넘어 현실을 좀더 정교하고 경제적으로 구현하는 유용한 도구로 자리잡았다. 세계적인 시각효과 감독 중 한 사람인 토머스 호튼이 부산국제영화제와 미국영화협회(Motion Picture Association, 이하 MPA)가 공동 주최하는 제4회 BIFF-MPA 필름 워크숍의 강연과 멘토링을 위해 부산을 찾았다. MPA는 해마다 여러 전문가를 초빙해 영화학도에게 교육의 기회를, 실무진에겐 교류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 초청자 중 한 사람인 토머스 호튼은 <킹스 스피치>(2010)의 시각효과를 담당했고 TV드라마 <다빈치 디몬스>로 왕립텔레비전협회상
[people] 현실을 더욱 현실답게 보여주는 기술
-
거의 20년이 다 되어가지만,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을 말할 때 <식스 센스>(1999)는 빠지지 않고 따라온다. 샤말란 감독은 이후 <언브레이커블>(2000), <싸인>(2002), <레이디 인 더 워터>(2006), <해프닝>(2008) 등의 미스터리 호러 장르를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산하에서 꾸준하게 만들어왔고 상업적으로도 성공을 거두었다. <라스트 에어벤더>(2010)와 <애프터 어스>(2013) 이전까지는. 이 두편으로 아마 가능한 혹평이란 혹평은 모두 들었을 샤말란이 다시 그가 가장 자신있어하는 장르로 돌아온다. 2015년 샤말란 감독이 내놓은 두편의 영화 중 한편인 <더 비지트>다. 감독의 이름을 제외하면 익숙한 스타의 이름은 찾아보기 힘든 이 영화는 생전 처음 조부모를 찾아간 남매가 조부모의 집에서 겪는 이상한 일들을 그려낸 영화로, 9월 중순 미국에서 개봉해 조용히 호응을 이끌
[people] “이 영화의 장르는 파운드 푸티지 장르의 사촌 격”
-
영화
<아델라인: 멈춰진 시간>(2015)
<새비지: 디 인테러게이션스>(2012)
<파괴자들>(2012)
<런어웨이 걸>(2011)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2011)
<타운>(2010)
<피파 리의 특별한 로맨스>(2009)
<청바지 돌려입기2>(2008)
<뉴욕 아이 러브 유>(2008)
<엘비스와 아나벨레>(2007)
<사이몬 세이즈>(2006)
<억셉티드>(2006)
<청바지 돌려입기>(2005)
TV시리즈
<가십걸 시즌6>(2012)
<가십걸 시즌5>(2011)
<가십걸 시즌4>(2010)
<가십걸 시즌3>(2009)
<가십걸 시즌2>(2008)
<가십걸 시즌1>(2007)
댄과 사귀었다가 네이트와 사귀었다가 다시 또 댄과 사귀었다가…. 등장하는 인물 모두와 사
[블레이크 라이블리] 순진한 아름다움
-
영화
2015 <마션>
2015 <어 컨트리 콜드 홈>
2014 <댓 어쿼드 모먼트: 그 어색한 순간>
2013 <왓 이프>
2012 <스매쉬드>
드라마
2014 <홀트 앤드 캐치 파이어>
2013 <아이 저스트 원트 마이 팬츠 백>
아무리 수더분한 모습을 하고 있어도 눈에 띈다. <마션>에서 나사(NASA)의 말단 플라이트 컨트롤러 민디 파크 역할을 맡은 매켄지 데이비스는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의 생존 사실을 발견한 첫 번째 나사 직원이다. 그리 큰 비중도 아니고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줄 시간이 없었음에도 민디 파크의 모습이 자꾸 눈에 밟힌다면 당신도 매켄지 데이비스의 매력에 빠져든 거다. <마션>의 바이럴 마케팅 일환으로 직접 나사를 방문한 그녀의 투어는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영화보다 더 화제가 되었다. 1987년 캐나다에서 태어난 그녀는 어릴 적부터 품어온 배우의 꿈을 이루기
[who are you] 가릴 수 없는 화사함
-
-
디스코/펑크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리더 나잠 수가 애니메이션 <안녕, 전우치! 도술로봇대결전>(이하 <안녕, 전우치!>)의 음악감독으로 데뷔했다. 술탄 오브 더 디스코는 2006년 파격적인 아라비아풍 컨셉과 흥 넘치는 립싱크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인디신의 이단아로 등장한 밴드다. 멤버 보강을 거치며 2010년 발매한 EP 《그루브 오피셜》부터 라이브 밴드로 변화한 그들은 2013년 정규 1집 앨범 《The Golden Age》를 통해 1960~70년대 레트로풍의 음악색을 본격적으로 드러냈고, 2014년에는 한국 뮤지션 최초로 영국 최대 음악페스티벌인 글래스톤베리페스티벌에 초청되기도 했다. 독보적인 색채의 음악과 ‘똘기’로 무장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리더 나잠 수는 어떤 사람일까. 공연에서 보여준 이미지와는 딴판으로, 얼굴에서 장난기를 지워내고 단정한 재킷을 갖춰 입은 그를 붕가붕가레코드 사무실에서 만났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공연 당시 술탄 오브
[trans × cross] 한국 대중음악 퍼즐의 한 조각
-
이번에는 변호사다. 셰프부터 의사, 건축가, 형사 등을 두루 맡아온 ‘전문직’ 전문 배우 이선균이 <성난 변호사>로 돌아왔다. 드라마 <파스타>에서 샘 킴 셰프에게 직접 칼 쓰는 법과 요리를 배웠고, <하얀 거탑>과 <골든타임>에선 수술을 참관하며 의학지식을 익혔던 그는 이번 <성난 변호사>에선 재판을 참관하는 데서 나아가 교회 설교, 각종 홈쇼핑 및 토크쇼를 섭렵했다. 그렇게까지 한 이유는 “뛰어난 언변으로 법정을 압도하는 변호사 ‘변호성’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새로운 옷을 입고 관객과 마주할 준비를 마친 이선균을 만났다.
<성난 변호사>의 변호성은 ‘이기는 게 정의’라는 신념하에 돈 냄새 나는 사건만 맡아 일사천리로 해결하는 능력 있는 변호사다. 제목만 보면 본격적인 법정 드라마 같지만, 이 변호사는 발로 뛰어야 하는 사건에 맞닥뜨리고 급기야 구르고 깨지며 몸을 혹사시킨다. 가히 <
[이선균] 스펙트럼을 넓히다
-
올해의 기묘한 영화를 한편 꼽으라면 두말할 것 없이 <무서운 집>이다. 양병간 감독의 <무서운 집>은 지난 7월30일 단관 개봉 이후 온라인을 시작으로 컬트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뉴타입 호러’를 표방한 이 영화를 두고 조롱과 찬사를 넘나드는 아슬아슬한 반응들이 쏟아진다. <클레멘타인> 등 역대 망작과 비교하며 ‘나만 당할 수 없다’는 심정으로 평점 9점을 주는 사람도 있고, 전복적인 상상력과 만듦새에 진심으로 찬사를 보내며 호응하는 이들도 있다. 평단의 호의적인 반응이나 블로거들의 심도 깊은 해석도 간간이 들려온다. 이 무시할 수 없는 목소리들의 근원이 장르 전복이건 꼴찌에 대한 위안이건 일탈에 대한 동경이건 사실 상관없다. 분명한 것은 <무서운 집>이 만들어낸 모종의 영화적 에너지가 사람들에게 어떤 감흥을 준다는 사실이다. 다양성, 진정성, 전복적인 화법 등 그것을 뭐라 부르건 간에 <무서운 집>이 퍼트리는 오묘한
[people] 호러를 찍었는데 코미디였다
-
영화
<룸13>(2014)
<위험한 패밀리>(2013)
<그루지 매치>(2013)
<레드라이트>(2012)
<실버라이닝 플레이북>(2012)
<리미트리스>(2011)
<미트 페어런츠3>(2010)
<스톤>(2010)
<할리우드 폭로전>(2008)
<살인의 함정>(2008)
<갓센드>(2004)
<미트 페어런츠2>(2004)
<맨 오브 오너>(2000)
<미트 페어런츠>(2000)
<에널라이즈 디스>(1999)
<로닌>(1998)
<히트>(1995)
<프랑켄슈타인>(1994)
<사랑의 기적>(1990)
<좋은 친구들>(1990)
<브롱스 이야기>(1993)
<미드나이트 런>(1988)
<엔젤 하트>(1987)
<미션>(1986)
&
[로버트 드니로] 어깨 힘 빼기
-
영화
2015 <팬>
2013 <스펙타큘라 나우>
TV
2011 <테라노바>
때로 어떤 배역은 배우에게 운명처럼 찾아온다. 연기력이나 재능을 논하기 전에 단 한장의 이미지로 이미 완성되는 역할이 있다. <해리 포터> 시리즈를 만난 대니얼 래드클리프처럼 말이다. <팬>의 리바이 밀러도 그렇다. 호주에서 날아온 파란 눈망울의 소년은 수만 대 일의 경쟁을 뚫고 조 라이트 감독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피터팬이 거기 있었다”는 조 라이트 감독의 말은 어쩌면 리바이 밀러를 접한 관객의 심경을 대변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2003년 태어난 이 지켜주고 싶은 소년은 자신의 나이처럼 딱 12년 만에 다시 만들어지는 피터팬 영화(마지막은 2003년 개봉한 제레미 섬터 주연의 <피터팬>)의 주인공에 운명처럼 발탁됐다. 유치원 시절부터 연기를 하고 싶은 마음에 여러 차례 오디션 문을 두드렸고 2011년 TV드
[who are you] 피터팬이 될 운명
-
영화
<오피스>(2015) 각본, 제작
<소녀>(2013) 각본, 제작
<돈 크라이 마미>(2012) 투자진행
<용의자X>(2012) 제작책임
<나는 왕이로소이다>(2012) 제작책임
<무서운 이야기>(2012) 투자책임
<마당을 나온 암탉>(2011) 제작실장
<파주>(2009) 부제작투자
<눈부신 날에>(2007) 제작회계
<전설의 고향>(2006) 제작부장
<사랑해, 말순씨>(2005) 투자회계
<여섯 개의 시선>(2003) 제작팀
“실제 내가 사회생활에서 겪은 인물들을 바탕으로 했다.” <오피스>의 각본을 쓰고 제작한 최윤진 대표의 말이다. 그녀는 청어람, 명필름, 케이앤엔터테인먼트, 데이지엔터테인먼트 등을 거쳐 영화사 꽃을 설립했고, 그간 조직생활에서 본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포착하여 <오피스>에 녹여냈다. “청어람
[STAFF 37.5] 이야기를 하는 동시에 만드는 사람
-
아현동의 6차선 마포대로를 지난다면 유심히 한번 살펴보자. 양쪽 인도에 통유리로 된 문이 나 있고 ‘뮤지스땅스’(Musistance)라는 문패가 걸려 있다. 지하도의 초입인가 싶지만 계단을 따라 내려가보면 깔끔하고 너른 음악 연습실과 녹음실이 나타난다. 그리고 그곳에 가면, 가수 최백호를 만날 수 있다. 독립 음악인들의 창작을 지원할 계획으로 문을 연 뮤지스땅스의 소장으로 일하고 있는 그는, 희끗거리는 머리칼을 한 60대 중반의 나이가 무색하게도 청바지에 가벼운 스니커즈 차림으로 나타나 격의 없이 손님을 맞는다. 그런 그가 내년이면 가수로 데뷔한 지 40년이 된다. 차곡차곡 쌓아온 그간의 앨범들 속 노래들을 추려내 기념 앨범을 준비 중이다. 물론 8년째 이어져오고 있는 SBS 라디오 러브FM <최백호의 낭만시대>의 인기도 여전하다. 그를 만나 그의 음악 인생, 그 낭만에 대하여 들어봤다.
-도심 한복판 지하에 이렇게 크고 깔끔한 음악 창작 공간이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
[trans × cross] 그의 음악 인생, 그 낭만에 대하여
-
“아들 같지는 않다.” 여진구와의 인터뷰 자리에 동행한 설경구가 말한다. 우연하게도 여진구는 설경구의 딸과 같은 나이에 생일도 비슷하다. 그런데도 설경구는 여진구가 절대 아들 같지는 않아 보인다고 힘주어 말하는 것이다. “진구는 ‘배우’다. 진짜 배우. 현장에서 진구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며 한번도 진구의 나이가 어리다는 걸 생각해본 적이 없다.” 일례로 <서부전선> 현장에서의 어떤 하루. 설경구는 “온 힘을 다해 뛰어야 하는 장면”을 찍고 있었다고 한다. 그가 촬영을 마친 다음이 여진구 차례였다. “순식간에 사라지더라니까. 얼마나 빨리 뛰는지 카메라가 미처 못 담을 정도였다. 진구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잘해내고자 하는 욕심이 대단한 친구라는 걸 느꼈다.” 기라성 같은 선배 배우를 긴장시키는 후배. <서부전선> 촬영현장에서의 여진구는 그런 존재였다고 설경구는 말한다.
열아홉살 배우 여진구가 현재 한국영화계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는 독특하다. 그는 아직 풋풋한
[여진구] 영화를 삼킨 소년
-
바지 주머니에 두손을 푹 찔러 넣고, 둥그스름하게 앞으로 만 어깨를 설렁설렁 흔들며 설경구가 스튜디오로 걸어들어온다. 통이 넉넉한 바지에 슬리퍼 차림까지, 아주 익숙한 폼이다. 바로 엊저녁 동네 슈퍼에서 만났을 법한 장삼이사의 모습. <서부전선>의 장남복이 장씨의 몇째 아들인지는 모르겠으나 “남한 소시민을 대표”하는 캐릭터인 것은 분명하다. 소속사의 시나리오 검토 부서에서 장남복 캐릭터를 두고 “설경구와 싱크로율이 매우 높음”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니 사람들 보는 눈은 비슷한가보다. “사실 뭐, 다른 책(시나리오)을 봐도 희한하게 그 안에 내가 다 들어 있다. 내가 올곧게만 사는 사람은 아니라서. 그런데 내가 (장남복처럼) 그렇게 어리바리한가? 내가 그런가? (웃음)”
한국전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던 1953년 7월, 나이 마흔줄에 서부전선으로 끌려간 남복은 “힘도 없고, 백도 없고, 국가도 모르고, 민족도 모르고, 그저 빨리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는 게 목표”
[설경구] 비장미 싹 걷어내고
-
“가장 장난스럽게 웃고 가장 슬프게 울 수 있는 배우.” <서부전선>의 두 주연배우를 찾는 과정에서 천성일 감독은 이런 배우를 원했다고 한다. 그 대답이 바로 설경구와 여진구다. <서부전선>에서 그들은 자기도 모르게 어느새 한국전쟁의 한복판에 놓인 남한군 병사 남복(설경구)과 북한군 병사 영광(여진구)을 연기한다. 당장의 임무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어떻게든 살아남아 사랑하는 가족, 연인과 재회하는 것이라고 믿는 ‘보통 사람’의 감정을 이들보다 더 깊이 있게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얼마나 될까. 더불어 <서부전선>은 각자의 자리에서 인상적인 연기 궤적을 선보이고 있는 두 남자배우의 콤비 플레이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인터뷰 장소에 발을 내딛자마자 “진구는?”이라고 묻는 설경구와 하늘 같은 선배를 보자마자 애정어린 미소로 꾸벅 인사를 올리는 여진구의 모습을 통해 현장에서 이들이 나눴을 교감의 깊이를 짐작해보았다.
[설경구, 여진구] 연기전선 이상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