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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트 어웨이>에 윌슨이 있다면, <터널>엔 탱이가 있다. 터널 속에 정수(하정우)와 함께 고립돼 동고동락하는 신스틸러, 탱이의 연기 비결은 바로 강성호 훈련사의 세심한 지도에 있다. 사전훈련, 현장지도까지 탱이의 모든 것을 책임진 강성호 훈련사는 곰탱이, 밤탱이 두 마리의 퍼그를 섭외했다. “개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촬영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돼 있다. 스트레스를 덜 주기 위해, 꼭 두 마리 이상이 한 역할을 번갈아 연기해야 한다”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곰탱이는 천방지축에 겁이 많아 잘 도망다녀서 차분한 밤탱이에게 기대를 많이 했다. 그런데 막상 촬영을 하니 곰탱이의 활동성이 돋보이더라. 대부분의 액션 연기는 곰탱이가 소화했다. (웃음)” 그들의 명연기 덕에, 포즈별로 만든 더미들은 영화에 사용될 일이 없었다는 후문이다.
어둡고 비좁은 세트에서의 촬영을 위해, 두 탱이는 정수의 차와 똑같은 폐차에서 3개월간 훈련을 거쳤다. “차 유리를 깨고, 시트
[영화人] 교감으로 연기한다 - 강성호 반려견 훈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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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점심 같이 먹고 가거라.” 박근형은 앞서 인터뷰를 마치고 나가는 고보결에게 다정히 말했다. 손녀의 식사를 살뜰히 챙기는 <그랜드 파더>의 기광이 거기 있었다. <그랜드 파더>에서 박근형이 연기하는 기광은 과거 유능한 군인으로서 베트남전에 참전했으나 전쟁 트라우마와 고엽제 후유증만을 안고 돌아온 외로운 노인이다. 자식과의 불화 탓에 기광은 아들의 자살 소식조차 남의 입을 통해 듣는다. 기광은 아들의 장례식장에서 손녀 보람(고보결)을 만난 뒤 기댈 곳 하나 없는 작은 새 같은 보람을 자신이 돌보기로 결심한다. 기광이 아니고도 그동안 많은 ‘아버지’들이 박근형을 거쳐갔다. 드라마 <형제의 강>(1996)에선 장남만 애지중지하는 가부장적인 아버지 복만 역으로 SBS 연기대상을 수상했고, 최근 마친 연극 <아버지 Le Père>에선 치매로 모든 걸 상실해가는 늙은 아버지를 열연해 박수를 받았다.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201
[씨네 인터뷰] "나는 아직도 꿈이 있다, 문화적 결과물을 누구하고나 나누고 싶다는" - <그랜드 파더> 배우 박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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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아모스 오즈의 자전적인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 <사랑과 어둠의 이야기>(2015)는 이스라엘에 대한 로맨틱한 이상향을 꿈꾸던 여성 파니아(내털리 포트먼)가 굴곡진 역사 속에서 자신의 재능을 펼치지 못한 채 자살을 택하기까지의 고통스러운 과정을, 노년이 된 아들 아모스(아미르 테슬러)의 회상을 통해서 관조하는 이야기다. 내털리 포트먼은 연출과 각색에 더해 훗날 이스라엘의 대문호가 되는 아모스 오즈에게 문학적 영감을 준 존재인 여성 파니아의 풍부한 내면을 직접 연기한다. 뉴욕에서 성장했지만, 이스라엘 예루살렘 태생인 내털리 포트먼은 13살 때까지 유대인 학교를 다니며 홀로코스트의 역사를 배웠으며, 집에서는 이민자인 조부모와 부모 세대의 영향을 받고 자란 유대인이다. “유대인 여배우가 된다는 것은 홀로코스트 관련 대본만 400개씩 받는다는 뜻이다”라는 말을 할 정도로 이스라엘 역사는 그녀에게 떼려야 뗄 수 없었던 밀접한 문제다. 1994년 <레옹>으로 데뷔한
[people] ‘감독’으로서 ‘배우’ 내털리 포트먼의 연기 디렉팅하기 - <사랑과 어둠의 이야기> 내털리 포트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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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외계인의 특수분장에도 가려지지 않는 기품이라니. <스타트렉 비욘드>의 메인 빌런, 크롤은 구시대 전쟁영웅이었으나 평화를 얻은 뒤 버려지자 비뚤어져서 살의를 키운 캐릭터다. 초록 분장보다도 보기 흉한 건 그의 ‘어버이연합’스러운 사고방식에 ‘중2병’스러운 인정욕구의 결합일 터인데, 그럼에도 근본 없는 괴물처럼 보이지 않는 건 오로지 배우 이드리스 엘바의 공이다. 외계인 분장이 걷어지고 마침내 발타자르 에디슨 함장의 모습이 드러날 때, 그는 괴물 뒤에 자리한 인간의 모습을 드러내며 만면에 감정을 싣는다. 떡 벌어진 어깨에 두툼한 손과 발을 지닌 190cm의 거구이지만, 그윽하고 선한 눈에서는 풍부한 감정들이 쏟아져나온다. 악당임에도 잠시 캐릭터에 대한 혼란에 빠지게 되는 대목이다.
탄탄한 몸과 섬세한 얼굴, 보기만 해도 든든한 이 영국 출신 미남자는 단단한 위압감과 품위를 지녔다. 추운 겨울에 넉넉한 모직코트를 휘감고, 두터운 양장본 서적을 품에 그러안았을 때 느껴지
[액터/액트리스] 허물어지지 않는 기품 - 이드리스 엘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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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석 감독의 스무 번째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가 9월7일 개봉한다. 영화는 대동여지도를 만든 고산자 김정호의 발자취를 따르며 조선의 땅과 민중의 삶을 사랑한 인간 김정호의 여정을 좇는다. 차승원이 역사 속 인물 김정호를 해학의 너울 아래서 번뇌하는 인간 김정호로 새롭게 해석해나갔다. 그의 옆에서 가족처럼 김정호를 살뜰히 챙기는 판각장이 바우 역을 소화한 배우는 김인권이다. 또 멀찍이 한발 떨어져 이들을 지켜보는 이도 있다. 통치의 한 방편으로 김정호의 지도가 필요해진 흥선대원군. 이 역은 유준상이 입었다. 차승원, 유준상, 김인권이 만들어낸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과연 어떤 그림일까. 연기 경력으로 치면 저마다 어림잡아도 20여년은 족히 되는 베테랑급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고산자, 대동여지도>에 대한 애정 고백으로 시작한 이날의 대화는 자연스레 강우석 감독과의 인연, 역할을 준비하는 배우의 자세, 배우로 살아간다는 의미와 현재 활동에
[커버스타] 완성으로 나아가다 - <고산자, 대동여지도> 차승원, 유준상, 김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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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아무렇게나 살다가 괴로우면 자살해버릴 거예요!”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데다 빚까지 떠안은 <그랜드 파더>의 보람은 너무 이른 나이에 세상의 혹독함을 접한 아이다. 그러던 어느 날, 보람 앞에 생판 모르는 노인이 친할아버지라며 나타난다. 고보결의 큰 눈과 굳은 표정은 보람의 당혹스러움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고보결은 서울예술대학 연기과를 졸업하고 한동안 연극 무대에 오르며 내공을 쌓았다. 박근형, 정진영 등 걸출한 선배들과의 협연에도 주눅 들지 않는 기운이 대견한 신인이다.
-제작자인 정윤철 감독의 눈에 띄어 캐스팅됐다.
=어느 시사회에서 뵀는데 그때 내 눈빛이 보람과 닮아 있었다 하시더라. 당시 나는 배우로서 필모그래피도 잘 안 쌓이고 여러 가지로 힘든 상황이라 굉장히 의기소침해 있었다. 그때 사람을 거리두고 관찰하듯 보는 습관이 있었는데 그게 보람과 비슷했던 것 같다.
-반항기 청소년들 특유의, ‘할 말은 많지만 당신에겐 하지 않겠다’는 투의 꿍한 태도가 인
[who are you] 기운이 대견한 신인 - <그랜드 파더> 고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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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하루>의 은희(한예리)는 하루 동안 걷고 또 걷는다. 그러면서 만나는 세 남자들 때문에 마음에 파문이 인다. 감정과 걷기, 그 사이에서 영화에 리듬감을 불어넣는 건 영화의 음악이다. 나래 음악감독은 리드미컬한 재즈풍의 곡을 메인 테마곡으로 잡았다. “영화를 보면 싱그러움이 전해진다. 그 서정성을 살리면서도 위트 있는 장면들을 돋보이게 하고 싶었다. 우디 앨런의 <미드나잇 인 파리>(2011) 같은 분위기의 음악을 떠올렸다. 클라리넷과 색소폰을 중심에 두고 기타, 피아노, 더블베이스, 드럼으로 구성된 밴드 연주를 시도했다.”
이번 작업에 특별한 애정이 있다는 나래 음악감독은 “김종관 감독님의 섬세한 감성과 미장센을 좋아하는 팬”이라 한다. 여기에 <아카이브의 유령들> <극적인 하룻밤> <최악의 하루>에 이어 후반작업 중인 <지나가는 마음들: 더 테이블>(가제)까지 네편째 함께하는 배우 한예리에 대한 마음도 크
[영화人] 튀려 하지 않고 든든하게 받쳐주기 - <최악의 하루> 나래 음악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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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김기덕 감독은 영화 <스톱>(2015)에 대해 정식 개봉 대신 ‘불법 다운로드를 허한다’는 발언을 전했다. 시장의 배급 상황에 대한 비판이자 관객을 향한 일종의 선포 이후 들려온 또 다른 소식은 400억원 규모의 미•중•한 합작영화 <무신>을 준비한다는 소식이었다. 디즈니 전 회장 딕 쿡이 설립한 딕 쿡 스튜디오와 중국 자매 회사인 필름 카니발이 함께 참여한 판타지 대작으로, 제작 형태로 볼 때 김기덕 감독의 기존 필모그래피에서 돌출된 것 같은 느낌도 있었다. 억측이 커져가는 가운데, 공식 입장을 좀체 표명하지 않았던 김기덕 감독이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마침 남북분단 상황에서 북한의 어부 철우(류승범)가 겪게 되는 고초를 그린 <그물>이 올 베니스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김지운 감독의 <밀정>과 함께 초청되었고, 올가을쯤 국내 개봉도 할 예정이다. 오랜만에 만난 김기덕 감독에게 그간의 변화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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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 인터뷰] "지금은 내가 사는 세계에 대해 발언하려고 한다" - <그물> 김기덕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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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렉 비욘드>의 엔터프라이즈호를 이끄는 세 배우 크리스 파인과 재커리 퀸토, 사이먼 페그가 지난 8월16일, 한국을 찾았다. 우주 최고의 콤비 커크와 스팍을 꼭 닮은 두 배우와의 만남은 마냥 가볍기만 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사뭇 진지한 문답이 오갔다. 물론 유쾌한 농담도 잊지 않은, <스타트렉> 시리즈의 균형감각을 닮은 인터뷰를 전한다.
-그동안 <스타트렉> 리부트 시리즈의 함장은 J. J. 에이브럼스 감독이었다. 수년 동안 똘똘 뭉쳐 일해왔던 제작진 틈에서 저스틴 린 감독은 잘 적응하던가.
=크리스 파인_ 알다시피 저스틴 감독이 우리 중에서 가장 꼴찌로 합류했다. 이미 친할 대로 친해진 팀원들을 지휘하는 게 쉽지 않았을 거다. 그런데 어려운 결정도 단호하게 내리더라.
-이번에는 사이먼 페그와 더그 정이 새로운 각본가로도 참여했다.
=재커리 퀸토_ 사이먼 페그는 본인 출연 분량이 없을 때에도 항상 촬영장에 상주하면서 우리를 지켜봐줬
[people] “<스타트렉>은 언제나 인류의 최고 버전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 <스타트렉 비욘드> 재커리 퀸토, 크리스 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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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J. 에이브럼스가 <스타트렉 비욘드>(2016)의 기획을 맡고 새로운 감독을 발탁한다고 했을 때 우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저스틴 린 감독은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며 팬들을 안심시켰다. 시리즈의 오랜 팬이기에 감히 도전할 수 있었다며 말문을 연 그는 <스타트렉>의 핵심이 각기 다른 캐릭터를 하나의 가족으로 묶어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어린 시절 미국에 정착한 이민자로서의 성장과정이 <스타트렉> 속 미지의 세계를 향한 모험과 닮았다는 것이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통해 블록버스터 프랜차이즈에 필요한 연출이 무엇인지 증명한 저스틴 린 감독은 <스타트렉>을 위해 준비된 최선의 선택처럼 보인다.
-“엄청난 제작비의 인디영화를 만들었다”는 인터뷰를 봤다(<씨네21> 1068호). 재밌는 표현이다.
=할리우드영화는 예산이 커질수록 흥행이라는 목적이 분명해질 수밖에 없다. 때론 만들고 싶지 않은 것들도 만들
[people] “<스타트렉>은 함께 자란 친구 같은 시리즈” - <스타트렉 비욘드> 저스틴 린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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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들의 섬>(2014)의 김정근 감독이 땀을 뻘뻘 흘리며 연신 통화 중이다. 한참 만에 돌아와 가쁜 숨을 고르던 김정근 감독은 “조직을 해야 한다!”며 함박 웃는다. 그의 통화 상대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이다. 인터뷰 다음날 진행될 <그림자들의 섬> VIP 시사회에 초대하기 위해 조합원들에게 전화를 돌리던 참이다. “<그림자들의 섬>은 한진중공업 현장을 통해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그분들에게 가장 먼저 보여드리고 싶다.” 영화는 대한조선공사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한진중공업 조선소 노동자들의 30년 노동조합사를 되짚는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을 비롯해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 각자의 노동의 기억을 소환한다. 김정근 감독은 사쪽의 노동 탄압에 맞선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을 응원한 희망버스 이야기 <버스를 타라>(2012) 이후에도 끈질기게 그곳의 노동자들을 기록했다. 2
[people] 계속 싸울 수밖에 없는 이들의 이야기 - <그림자들의 섬> 김정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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빤치 소 모 감독은 28년 전 미얀마영화계에 데뷔해 200여편에 달하는 TV영화와 64편의 극영화를 연출했다. 미얀마에선 사진작가이자 화가로도 활동 중이다. 제1회 독립운동국제영화제 개막작인 <별들의 기록>은 1940년대 영국의 식민 지배에 저항하던 시기의 미얀마를 배경으로 한다. 영국군에 대항하기 위해 미얀마의 민족주의 무장이었던 아웅산은 미얀마 독립군(Burma Independence Army, BIA)의 시초가 되는 ‘30인 결사’를 조직한 뒤 일본군에 입대해 군사교육을 받았다. 한동안 일본군과 협력해 영국에 맞선 아웅산은 일본이 미얀마 침략의 야욕을 드러내자 미얀마 국민군(Burma National Army, BNA)을 결성해 일본군과 싸우기 시작한다(아웅산 장군이 암살당했을 때 딸 아웅산 수치는 두살이었다.-편집자). 영화는 BIA 시절, 미얀마의 독립을 위해 싸웠던 청년 난다와 써땡아웅의 일대기를 통해 미얀마의 독립운동 역사를 돌아본다.
-미얀마와 유사하게
[people] 잔혹한 시대의 저항정신을 담았다 - <별들의 기록> 빤치 소 모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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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6 <올레>
2014 <빅매치>
2014 <순수의 시대>
2012 <런닝맨>
2012 <도둑들>
2011 <고지전>
2010 <페스티발>
2010 <퀴즈왕>
2008 <박쥐>
2008 <카페 느와르>
2007 <아들>
2007 <더 게임>
2006 <예의없는 것들>
2005 <웰컴 투 동막골>
2005 <친절한 금자씨>
2005 <박수칠 때 떠나라>
2004 <우리형>
2003 <지구를 지켜라!>
2003 <화성으로 간 사나이>
2002 <서프라이즈>
2002 <묻지마 패밀리>
2001 <복수는 나의 것>
2001 <킬러들의 수다>
2000 <반칙왕>
2000 <공동경비구역 JSA>
1999 <간첩 리철
[액터/액트리스] 능숙한 듯 서툴게 - <올레> 신하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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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디렉터 2016 <덕혜옹주>
2015 <대호>
미술팀장 2009 <김씨표류기>
미술팀 지원 2009 <전우치>
미술팀 2008 <바보>
2007 <기다리다 미쳐>
2006 <손님은 왕이다>
2004 <알포인트> 외
“공격적이다. ‘그만해도 됐다’고 해도 본인이 해내고자 하는 지점까지 끝까지 밀어붙이는 불같은 면이 있다.” <베테랑> <신세계> <친절한 금자씨> 등을 작업해온 베테랑 조화성 미술감독이 인정하는 팀원이 바로 박지희 아트 디렉터다. <덕혜옹주>도 조화성 미술감독과 함께 손발을 맞춰 완성한 결과물이다.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인 덕혜옹주(손예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보니 미술도 덕혜옹주의 심리를 좇는 데 집중됐다. 박지희 아트 디렉터가 공들인 공간은 영친왕의 일본 저택에 마련된 덕혜옹주의 방이다. “고국을 그리워하는 덕혜옹주의 외로
[영화人] “좋은 시나리오를 만나면 가슴이 벅차다” - <덕혜옹주> 박지희 아트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