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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화 감독은 단편 <숲>(2012)으로 2012년 미쟝센단편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이듬해 한국영화아카데미 장편과정 <잉투기>(2013)로 주목해야 할 젊은 감독의 선봉에 서게 됐다. 그의 첫 번째 장편영화 <잉투기>가 갈 데까지 가보자는 청춘의 패기로 가득한 영화였다면 그의 첫 번째 ‘상업’영화 <가려진 시간>(2016)은 판타지 멜로의 아름답고 신비한 결을 잘 살린 영화다. <가려진 시간>은, 시간이 멈춘 세계에 갇혀 홀로 나이를 먹어버린 성민(강동원)과 그러한 성민을 믿고 지켜주는 소녀 수린(신은수)의 이야기다. 만화적 상상력과 내밀한 감정에 밀착한 연출은 이번에도 여전하다. 발칙하고 과감한 그의 작품들과 달리 수줍음이 많고 말수도 적은 엄태화 감독을 언론시사 다음날 만났다. 깊게 고민하다 운을 떼고, 말이 막혔을 땐 볼이 빨개지기도 했던 엄태화 감독의 모습이 왠지 <가려진 시간>의 두 주인공과 겹쳐 보였다.
[씨네 인터뷰] "볼거리의 영화보다 정서가 중심인 이야기가 좋다" - <가려진 시간> 엄태화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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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감독의 <연애담>은 개봉(11월17일) 전부터 이미 알 만한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의 영화였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시작된 영화에 대한 관심은 급기야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 이르러 <연애담> 티켓을 구하기 위해 새벽 5시부터 줄을 섰다는 열성 팬들까지 낳을 정도였으니까. <연애담>은 두 여성 윤주(이상희)와 지수(류선영)가 서로에게 빠져들고, 보듬고, 또 그 사랑 때문에 아파하는 일련의 연애 서사다. 어찌보면 너무도 흔한 연애담이다. 그럼에도 이들의 사랑을 조금이라도 더 응원하고 싶어지는 건 아마도 페미니즘 이슈가 뜨거운 2016년 한국에서 만나게 된 이 레즈비언 멜로물에 대한 반색이 아닐까 싶다. 한국영화아카데미 장편연구과정 8기 졸업작품 <연애담>으로 장편 데뷔한 이현주 감독을 만나 영화 안팎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전주국제영화제 때부터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 이어 한국영
[people] <연애담> 이현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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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만 폴란스키의 신작은 2017년에 개봉예정으로 제작 준비 중인 <실화를 바탕으로>다. 올리비에 아사야스가 폴란스키와 함께 각색에 참여하고 에바 그린과 에마뉘엘 세니에가 주인공으로 캐스팅되었다. <실화를 바탕으로>의 원작 소설을 쓴 델핀 드 비강이 한국을 찾았다. 소설 초반, 비평적으로나 상업적으로나 성공을 거둔 소설가 비강은 북투어를 다니며 독자들의 관심에 기뻐하는 동시에 힘들어한다. 작가 자신을 연상시키는 주인공은 차기작에 대한 압박감에 시달리는데 그 정신적 긴장을 따라가다 보면 작가가 놓은 덫에 걸리게 된다. 델핀 드 비강은 한국에서 <귀여운 남자들> <지하의 시간들>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을 비롯, <길 위의 소녀> <실화를 바탕으로>까지 적지 않은 소설이 소개된 프랑스 소설가다. 자전적인 요소가 완전한 상상과 맞물려 이야기를 풍성하게 하는 방법이 궁금했다.
-<실화를 바탕으로>로 프랑
[trans x cross] “작가라는 정체성을 묻는 질문에 대한 나의 답” - <실화를 바탕으로> 출간으로 한국 찾은 델핀 드 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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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티나 페이가 안경을 벗는 순간에는 늘 드라마틱한 변화가 뒤따랐다. 고전의 반열에 오른 하이틴 코미디 <퀸카로 살아남는 법>의 클라이맥스는 교내 여학생들의 퀸이자 공공의 적인 레지나(레이첼 맥애덤스)의 뒷담화 노트가 공개되는 사건이었다. 학교 전체가 아수라장이 된 그때, 수학 교사 노버리(티나 페이)는 체육관에 소집한 여학생들에게 안경을 벗고 열변을 토하며 사태 수습을 주도한다. “걸레니 창녀니 이게 다 뭐죠? 그건 남자들이나 쓰는 말이에요.” <브로큰 데이트>에서 모처럼 안경 벗고 남편과의 데이트를 즐기려 했던 주부 클레어(티나 페이)는 그날 밤 히치콕식의 오인 플롯에 휘말려 권력형 범죄의 타깃이 된다. <베이비 마마>에서 37살에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한 케이트(티나 페이)는 아기를 갖고 싶어 하지만 불임 판정을 받고 대리모를 구한다. 직장에서 늘 안경을 썼던 그녀는 엄마 되기를 준비하면서 맨 얼굴을 드러낸다.
물론 티나 페이가 시종일관
[액터/액트리스] 완벽한 건 지루해 - <위스키 탱고 폭스트롯> 티나 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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뺏으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 <스플릿>의 두꺼비(정성화)와 희진(이정현)에겐 한치의 물러섬도 있을 수 없다. 희진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토우볼링장을 지키려 고군분투하지만 두꺼비는 토우볼링장을 인질 삼아 사사건건 희진과 철종(유지태)을 압박한다.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사이건만 실제로 마주한 두 배우의 분위기는 한없이 친근했다. “토우볼링장에서 두꺼비가 희진을 위협하는 장면은 살벌하지만 실제론 재미있게 찍었다. 서로간의 신뢰가 있었고, (정성화)오빠는 테이크 전에 ‘정현아, 미안해’ 라고 꼭 말하곤 했다. (웃음)” 이정현의 말에 정성화 역시 동의한다. “긴장이 많이 됐는데, 호흡이 척척 잘 맞아 대부분 첫 테이크 만에 오케이가 난 신이다.”
신뢰감이 단단히 형성된 두 배우 사이엔 오랜 역사가 있다. “정현이가 가수로 활동할 때부터 팬이었다. 뮤지컬 데뷔작인 <아이러브유> 때 정현이가 공연을 보러왔었는데, 얼마나 좋던지. (웃음) 배우로서 멋있게 연기하는 모습도 응
[커버스타] 도전은 나의 힘 - <스플릿> 이정현과 정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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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렸다 하면 스트라이크. 핀 하나를 놓치더라도 스페어(볼링에서 첫 번째 기회에서 남은 핀을 두 번째에 모두 처리하는 것을 뜻하는 용어)를 할 수 있다는 믿음이 굳건하다. <스플릿>에서 유지태와 이다윗이 각각 연기 한 철종과 영훈은 환상의 복식조다. 일면식도 없는 둘은 한조가 되어 일생을 건 내기 볼링에 도전한다. 볼링장 레인 안팎에서 둘의 호흡이 중요한 것도 그래서다. 유지태는 “(이)다윗이 현장에서 소통을 참 잘하는 배우”라고 칭찬했다. 이다윗 역시 “(유)지태 선배님이 카메라 안팎에서 판을 잘 깔아주셨다. 찍어야 할 장면의 90%를 준비해주신 덕분에 어떤 대사를 해도 아귀가 맞았다”고 유지태에게 공을 돌렸다. 형님 먼저, 아우 먼저 챙기는 훈훈한 모습도 “술이 소통의 좋은 매개체”였다는 유지태의 말로 가까스로 정리됐다.
철종과 영훈은 아픈 과거를 가진 아웃사이더다. 철종은 한때 승승장구했던 볼링 선수였다. 그런데 어떤 사건을 겪으면서 나락으로 떨어졌다. 사고를 당하
[커버스타] 환상의 연기 복식조 - <스플릿> 유지태와 이다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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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에 들어온 볼링, 아니 연기 선수들은 서로의 안부를 묻느라 분주했다. 유지태 선수는 “유독 감독님, 동료 배우들과 궁합이 잘 맞았다”고 자랑했다. 멀리 떨어진 두 핀을 쓰러뜨리기 위해서는 찰떡같은 궁합이 필요했을 것이다(볼링에서 다른 핀이 전부 쓰러지고 양쪽 구석에 핀이 각각 남은 경우를 스플릿이라고 한다.-편집자). <스플릿>은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철종(유지태)과 영훈(이다윗)이 파트너가 되어 자신의 과거를 극복하기 위해 내기 볼링 시합에 나가는 성장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희진(이정현)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볼링장을 지키려고 하고, 두꺼비(정성화)는 희진이 빚을 갚지 않으면 그녀의 볼링장을 팔려고 한다. 유지태, 이정현, 이다윗, 정성화 네 배우들로 가득 찬 스튜디오는 영화 속 볼링장 못지않은 열기로 뜨거웠다.
[커버스타] 함께 승리하는 법 - <스플릿> 유지태, 이다윗, 이정현, 정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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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어느 한국영화의 명대사가 이번만큼은 온전히 동자건의 것이다. <카페6>에서 말썽꾼 고등학생 관민록(동자건)은 이심예(안탁령)에게 첫눈에 반해 온 마음을 다해 헌신한다. 심예의 진학으로 인해 물리적 거리는 멀어졌지만 민록의 순애보는 그칠 줄 모른다. 밤새워 아르바이트를 하며 심예가 있는 곳으로 갈 기차표를 사 잠깐이나마 심예의 얼굴을 보고 오는 정도로 한참을 만족하는, 민록의 서글픈 사랑은 한 방향으로 흐른다. 두 사람은 장거리 연애를 지속하지 못하지만 민록에게 사랑은 죽을 때까지 오로지 심예뿐이다.
<카페6>의 제작자 유걸은 자신의 연출작이자 동자건의 데뷔작 <청춘파>에서부터 끈덕진 짝사랑의 주인공으로 동자건을 점찍어두었던 모양이다. <청춘파>에서 동자건은 좋아하는 여자아이에게 고백을 하고 차인 뒤 그 충격으로 재수하게 된 쥐란을 연기했다. 쥐란은 그녀가 진학한 학교에 가려고 부단히 노력하지만 그 노력 역시 좌
[who are you] 청춘의 소신 - <카페6> 동자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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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스물>은 대화로 옛사랑을 확인하는 과정을 그린 멜로드라마이자 카라바조의 그림을 따라 이탈리아 10개 도시를 구석구석 탐방하는 로드무비다. 12억원의 저예산으로 이탈리아 올 로케이션을 완성한 제작자, 살뜰히 현장을 챙긴 조감독, 그리고 미련과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동행을 섬세하게 이어붙인 편집 스탭이 모두 한 사람이라면 믿겠는가. 제작사 민영화사 대표이자 박흥식 감독의 아내이고 30년간 수백편의 영화들을 편집해온 베테랑, 박곡지 편집감독이 그 한 사람이다. <두 번째 스물>은 박흥식 감독의 전작 <경의선>(2006)에 이어 십년 만에 두 사람이 다시 함께 만든 영화다.
“어지간해선 싸우지 않는다”는 잉꼬부부이지만 “편집할 때만큼은 각자 의견을 관철하려다 크게 충돌할 때도 많다”고 한다. 통역가 정임숙씨와 데메트리오 부부의 집 장면은 가장 의견이 팽팽한 지점이었다. “남편은 그 장면의 현장성과 은인인 정임숙씨에 대한 보답으로 최대한 길게 넣
[영화人] <두 번째 스물> 박곡지 편집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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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의 영수(김주혁)는 애인 민정(이유영)을 안다고 생각하고, 그녀에게 더 바람직한 일이 무엇인지 자기가 더 잘 안다고 믿는다. 민정이 그의 통제를 거부하고 등을 돌리자 영수는 목발을 짚고 연락이 두절된 그녀의 자취를 애타게 찾아 헤맨다. 그러는 동안 민정은 어디선가 그녀를 본 적이 있다며 접근하는 다른 두 남자를 만난다. 단 “나는 민정이가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 이 부정이 환멸 끝에 고안한 전략인지, 아니면 그녀가 말하는 대로 우리는 민정의 도플갱어를 보고 있는 것인지 관객은 100% 확신할 수 없다. 다리의 흉터마저 동일한 걸로 보면 전자가 맞지만 “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는 그녀의 대사는 민정의 진실을 다시 앎 너머의 영역으로 보낸다. 그러니까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은 가장 직접적으로는 <우리 선희>에 이어, 패턴을 좇는 남자와 거기에 포획되지 않는 여자의 이야기이며, 앎과 사랑의 차이에 관한 교훈적인 로맨스다. 영
[씨네 인터뷰] 홍상수 감독이 말하는 열여덟 번째 장편영화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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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금요일 아침, ‘음란마귀’의 영화 낭독 시간이 찾아온다. 개그맨 장도연이 진행을 맡은 채널CGV 영화 소개 프로그램 <아가씨-네>다. 영화 <아가씨>의 히데코(김민희)처럼, 장도연은 초록빛깔 기모노에 잔뜩 부풀린 머리를 하고 매주 영화 한편씩을 소개한다. 평소 장도연이 즐겨온(?) ‘19금 개그’를 십분 활용하고 있기에 적어도 영화를 궁금하게 만드는 데는 적중한 것 같다. 2007년 데뷔한 장도연은 <개그콘서트> <코미디 빅리그> 등의 공개 무대와 <롤러코스터2>(2012), <썰전>(2013) 등의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단련한 거침없는 입담과 몸개그로 최근 방송가를 종횡무진하는 중이다. 이날도 장도연은 바삐 라디오를 마치고 인터뷰를 하러 왔다. 여러 방송국이 모여 있는 상암동에서 그를 만나 <아가씨-네> 진행 소감과 희극인으로서의 지난 10년의 삶에 대해 물었다.
-현재까지 2회 방영했다. 주변 반
[trans x cross] “해온 것보다 앞으로 할 게 더 많다” - 채널CGV 영화 프로그램 <아가씨-네> 진행 맡은 개그맨 장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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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겨울. 김주혁은 제주도에서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이하 <홍반장>, 2004)을 찍고 있었다. 상대역인 엄정화와의 뽀뽀 신(사진)은 영화 속 한 장면이 아니라 현장에 취재나온 기자들 앞에서 리허설해 보인 것. 제주도의 매서운 바람에 얼어 있는 김주혁의 ‘무표정’이 그저 풋풋하기만 하다. <홍반장>은 김주혁의 첫 단독 주연작이었다. 넉살과 오지랖이 지나친 만능 재주꾼 혹은 그저 백수 홍두식. 특별해 보이지만 특별할 것 없고, 완벽해 보이지만 허당인 이 남자를 김주혁은 허허실실 잘도 연기해냈다. 정확히 각 잡힌 캐릭터보다 허점이 보이는 캐릭터를 연기할 때 김주혁의 인간적 매력은 부각됐다. 홍상수 감독의 신작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에선 다투고 난 뒤 연락이 두절된 여자친구를 찾아다니는 남자 영수를 연기했다. “본능에 따라 움직였다”는 표현으로 홍 감독과의 첫 작업을 설명한 그는 자연스럽게 영화
[메모리] 지질한 매력의 발견 - 김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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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이하 <당자당>)이 홍상수 감독의 영화 중 유난히 밝고 발랄하게 느껴진다면 대부분은 이유영의 공이다. 영화 속 민정은 천연덕스러운 건지 완벽하게 거짓말을 잘하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스스로도 자신의 정체를 혼란스러워하는 건지 알 수 없게 그려진다. 누가 어떤 시각에서 어떻게 보고 싶어 하는가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이는 이 비어 있는 캐릭터는 한편으론 의뭉스럽고 한편으론 한없이 투명하다. 이유영은 언어로 형용하기 어려운 이 모호한 캐릭터를 거의 완벽에 가깝게 소화한다. 아니, 배우가 캐릭터를 소화한 건지 배우에게서 캐릭터를 뽑아낸 건지조차 헷갈린다. 개성 넘치는 역할들을 도맡아오던 그녀는 이번엔 누구도 설명할 수 없는 여인이 되어 영화 한가운데 서 있다. 발랄함을 풍기면서도 화면 전체를 잠식하고 있는 존재감은 그녀를 배우 이유영이 아니라 <당자당>의 민정으로 만든다. 적어도 20대 여배우 중 이만큼 자신을 지우고 역할로 기억되는
[액터/액트리스] "맡은 역할로만 기억되는 배우였으면 한다" -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이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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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마이 갓. 넌 진짜 이상해. 힙합하는 빌리 엘리어트 같아.” 방 안에서 신시사이저 음악을 틀어놓고 허우적대며 근본 모를 춤을 추는 동생 콘래드를 보며 형 조나(제시 아이젠버그)는 이렇게 말한다. <라우더 댄 밤즈>에서 콘래드는 종종 ‘이상한 애’로 불린다. 늘 헤드폰을 머리에 쓰고, 자기만의 세계에 침잠해 살아가는 소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엄마(이자벨 위페르)의 무덤을 찾지 못하자 누군가의 무덤 앞에 누워보는 엉뚱함을 지닌 소년. 그런 그에게도 빛나는 재능이 있다. 격앙된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는 콘래드는 종군 사진기자였던 엄마의 예술적 피를 이어받아 누구와도 같지 않은 글을 쓴다. 죽음에 대해, 가족에 대해, 스스로에 대해. ‘폭탄보다 더 거대한’이라는 이 영화의 제목은 어쩌면 콘래드가 내면에 담고 있는 강력한 에너지의 크기를 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를 연기하는 배우는 미국 버지니아주 출신의 열아홉살 신인 데빈 드루이드다. 이자벨 위페르와 가브리엘 번
[who are you] 어디로 튈지 모르는 - <라우더 댄 밤즈> 데빈 드루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