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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그런 가벼운 자세.” 영화사 람 최아람 대표를 촬영하던 사진기자의 한마디다. 재미난 시그니처 포즈를 한결같이 고수하며 촬영에 임하는 최 대표의 태도를 독려(?)하고자 꺼낸 말이지만, 그 한마디가 최아람이란 사람의 핵심을 말해주고 있다. 최근 210만 관객을 동원한 뒤 극장에서 내려온 <굿바이 싱글>(감독 김태곤)이 영화사 람의 창립작이다(공동 제작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제작자로서의 첫 작품을 안정적으로 성공시킨 최아람 대표의 이력이 궁금해 그를 만나러 한남동에 자리한 영화사 람 사무실을 방문했다. 모든 스탭이 영화사 람의 두 번째 작품 <임금님의 사건수첩> 현장에 나가 있느라 사무실엔 최아람 대표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기자들이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접시에 남은 “한알의 김밥”을 황급히 입에 털어넣은 최아람 대표는 특유의 넉살과 유머로 인터뷰하는 동안에도 계속 기자들을 ‘빵빵 터지게’ 만들었다. 그는 “올 한해도 맛있는 거 많이 먹게 해주소서”라는
[씨네 인터뷰] "괜찮은 오락영화를 계속 만들고 싶다" - 영화사 람 최아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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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5발. 양궁 국가대표팀에 선발된 선수가 대표팀에 선발되기 위해 나선 평가전과 선발전에서 쏜 화살의 숫자다. 얼마 전 방영된 KBS 다큐멘터리 <2016 리우올림픽 특집-숫자의 게임>(이하 <숫자의 게임>, KBS 홈페이지에서 다시보기 할 수 있다.-편집자)에서 아주 미세한 점수 차이로 희비가 교차되는 양궁 선수들을 보면서 피가 마를 뻔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보다 국가대표팀에 선발되는 게 훨씬 어렵다는 양궁 대표팀을 카메라에 담아낸 사람은 KBS 스포츠국 이태웅 PD다. 2003년 KBS 스포츠국 PD로 입사해 축구 전문 해설 프로그램인 <비바 K리그>, <일요스포츠>의 ‘그때 그 경기’ 코너 등 여러 스포츠 프로그램과 중계방송을 연출하고, 한국 씨름 현대사를 2부작으로 구성한 다큐멘터리 <천하장사 만만세>, 홍명보 감독이 이끈 런던올림픽 축구 대표팀의 일거수일투족을 생생하게 담아낸 <공간과 압박>과 &l
[trans x cross]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의 시스템이 주인공이다” - 다큐멘터리 <2016 리우올림픽 특집-숫자의 게임> 만든 KBS 스포츠국 이태웅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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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같지 않은 무엇, 진정성이라고 표현하면 맞으려나.” <덕혜옹주>의 허진호 감독은 박해일을 두고 진정성을 이야기했다. 허진호 감독의 영화 속 남자들, <8월의 크리스마스>(1998)의 정원(한석규), <봄날은 간다>(2001)의 상우(유지태), <외출>(2005)의 인수(배용준) 등을 떠올리면 두 사람의 이 뒤늦은 조우가 이상스레 여겨질 정도다. 박해일은 항시 적당히 우울하고 수줍고 솔직한, 2000년대 이후 한국영화에서 박해일이 아니면 안 될 법한 어떤 남성 캐릭터의 전형을 만든 배우다. 데뷔 초의 박해일을 동시에 눈여겨본 두 여성 감독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을 거다. 임순례 감독이 연극 <청춘예찬>(2000)의 고등학생 ‘청춘’에게서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의, 해변의 로커를 꿈꾸는 철부지 고등학생 ‘성우’의 모습을 보았을 때. 그리고 박찬옥 감독이 <질투는 나의 힘>(2003)을 구상하며 “2
[메모리] 적당히 우울하고 수줍고 솔직한 - 박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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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드득, 후드득, 쾅쾅. 인터뷰 도중, 한여름의 폭우가 매섭게 쏟아진다. 바로 앞 상대의 말소리도 음소거해버릴 기세의 폭우에 오달수가 천장을 한번 올려다본다. “그러니 무너진 터널에 갇힌 정수(하정우)가 얼마나 두려웠을까.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터널>에서 오달수는 구조대책 본부의 김대경 대장을 연기하며 정수를 구하는데 온 힘을 쏟는다. 그래서인지 앞선 오달수의 말이 꼭 김대경 대장의 마음의 소리 같다. “정수를 구하는 과정에서 대경은 정수에게 생존을 위한 이런저런 정보를 전해준다. 그때 대경은 자신은 해보지도 않은 일을 정수에게 권해야 하자 ‘죄송하다’고 말한다. 그것만 봐도 대경이 양심적이며 우직한 사람임을 알 수 있다.” 대경은 재난영화에서 주인공의 분투를 돕는 조력자의 전형이기도 하다. 오달수가 그 전형성에 세세한 결을 만들어갔다는 게 김성훈 감독의 귀띔이다. “누군가가 그러더라. ‘우리는 오달수가 어떻게 연기할지를 알고 있다. 그런데도 매번 그의 연기에 당
[커버스타] 전형성에 세세한 결을 더하다 - <터널> 오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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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의 재치, 하정우의 능청, 하정우의 여유, 하정우의 입담, 하정우의 끈기, 하정우의 의리… 이 모든 것이 한데 섞여 <터널>의 이정수는 탄생했다. 하정우는 제 고유의 모습을 캐릭터에 조화롭게 이식하는 배우다. 근작인 <아가씨>(2016)의 백작과 <암살>(2015)의 하와이 피스톨처럼 장르영화의 선명한 캐릭터에도 틈틈이 제 특징을 심어놓는다. <터널>은 그러한 하정우의 자기 이식이 심화된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정우의 말로 요약하면 <터널>은 “보편적인 직업을 가진 보통 사람이 어느 보통날 갑자기 터널 붕괴 사고를 당하는” 이야기다. 극중 이정수는 자동차 세일즈맨이자 어린 딸과 아내를 둔 가장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채 10분도 되지 않아 터널이 무너지고, 그때부터 정수는 고립된 공간에서 혼자 생존기를 펼쳐나간다. 어쩌면, 보이지 않는 테러범의 위협 전화를 받고 혼자 고군분투해야 했던 <더 테러 라이브>
[커버스타] 긴장의 조성도 이완도 모두 그의 몫 - <터널> 하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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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에는 무슨 안주가 드시고 싶으세요?” “아구찜 어때?!” 형 오달수를 살뜰히 챙기는 동생 하정우, 그런 하정우를 지그시 바라보는 오달수. 척하면 척. 서로의 마음을 읽어가는 두 사람이 이번엔 생과 사를 넘나드는 처참한 현장을 배경으로 호흡을 맞췄다. 김성훈 감독의 <터널>(개봉8월10일)에서 하정우는 갑작스럽게 붕괴한 터널 안에 갇힌 이정수를, 오달수는 그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구조대책본부의 김대경 대장을 연기한다. 이정수를 구조하기 위해 대책반과 정부가 나서지만 구조가 진행될수록 재난 대처 시스템과 정부의 대책, 그리고 언론 보도에 크고 작은 허점과 문제들이 발견된다. 터널 밖 상황이 이 모양이라고 해도 이정수는 ‘생존하기’를 포기할 수 없다. 꿋꿋하게 버티고 또 버틴다. 이보다 더 최악은 없어도, 이정수의 생존기, 김대경의 구조기는 계속된다. 하정우와 오달수를 만나 <터널>에 대해 미리 들어봤다.
[커버스타] 척하면 척 - <터널> 하정우, 오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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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6 <서울역>
2016 <부산행>
2014 단편 <집>
2012 단편 <창>
2011 단편 <핫 코너>
연극
2008 <The Road>
2007 <오이디푸스-섬> <오이디푸스-성>
<부산행>의 수많은 좀비 중 최초 감염자인 승무원 민지(우도임)와 애타게 무전을 하던 열차 팀장을 기억하는가. 그를 연기한 배우 한성수는 <부산행>의 1호 좀비였다. 배우 공유 다음, 두 번째로 캐스팅된 그는 5개월간 좀비 움직임 트레이닝을 받아 교육용 영상을 찍고, 좀비 특수분장의 첫 모델이 되어 많은 좀비들과 스탭들의 살아 있는 교본이 됐다. 긴 무명생활 끝에 관객 앞에 첫 영화 연기를 선보인 그는 이 모든 과정이 “전혀 고생스럽지 않고 뿌듯했다”고 회상했다.
-연상호 감독에게 <부산행> 1호 좀비를 제안받았다.
=깜짝 놀랐다. 연상호 감독의 단편애니메이션 <
[who are you] “그저 원 없이 작품을 해보고 싶다” - <부산행> 한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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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명탐정 코난: 순흑의 악몽>
2015 <명탐정 코난: 화염의 해바라기>
2014 <스퀴시랜드>
2013 <루팡3세 VS 명탐정 코난>
2012 <볼츠와 블립>
2012 <명탐정 코난: 11번째 스트라이커>
2010 <명탐정 코난: 천공의 난파선>
2010 <극장판 포켓 몬스터 DP: 환영의 패왕 조로아크>
2009 <명탐정 코난: 칠흑의 추적자>
2009 <케로로 더 무비: 드래곤 워리어>
2006 <나루토-대흥분! 초승달 섬의 애니멀 소동>
2004 <명탐정 코난: 은빛 날개의 마술사>
2002 <명탐정 코난: 베이커가의 망령>
“내 이름은 코난, 탐정이죠.” 올해로 20주년을 맞았지만, 8살의 모습 그대로 변함없이 우리 곁을 지키고 있는 코난의 명대사다. 이 익숙한 대사 뒤에는 코난을 연기해온 성우 김선혜가 있다. 그녀는 TV시
[영화人] 코난과 13년을 동고동락해온 목소리 - <명탐정 코난: 순흑의 악몽> 김선혜 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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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브러더스가 폭스에 이어 한국 로컬 프로덕션을 세워 본격적으로 한국영화 투자·제작에 나섰다. 9월 개봉예정인 김지운 감독의 <밀정>은 워너브러더스코리아가 제작한 첫 작품이다. 아이픽쳐스, 바른손, NEW, 위더스필름의 대표로 있는 동안 <결혼은, 미친 짓이다>(2001),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변호인>(2013) 등을 제작한 최재원 대표는 지난해부터 워너브러더스코리아 대표로 업무를 시작했다. 그는 워너브러더스가 “현지 프로덕션에 거의 모든 권한을 쥐여줬다”며 “좋은 영화 발굴, 재능 있는 신인 발굴이 가능한 구조”에 대해 강조했다. 모니크 에스크라비삿, 마크 가레통 워너브러더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부문 사장단도 한국을 찾았다. 이들은 거듭 “한국영화계와 장기적으로 상생”하고자 하는 뜻을 내비쳤다. 지난 7월27일 세 사람을 만났다.
-워너브러더스의 한국 로컬 프로덕션은 지난해 설립했지만 8년 전부터 한국영
[씨네 인터뷰] 워너브러더스코리아 대표 최재원, 워너브러더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사장 모니크 에스크라비삿, 마크 가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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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2016 <헤일, 시저!>
2015 <007 스펙터>
2015 <비거 스플래쉬>
2014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2013 <인비저블 우먼>
2011 <코리올라누스: 세기의
라이벌>
2008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2005 <해리 포터와 불의 잔>
2005 <콘스탄트 가드너>
2002 <레드 드래곤>
1997 <오스카와 루신다>
1996 <잉글리쉬 페이션트>
1993 <쉰들러 리스트>
1990 <아라비아의 로렌스,
그 후의 이야기>
연출
2013 <인비저블 우먼>
2011 <코리올라누스: 세기의
라이벌>
목소리를 잃어버린 전설의 록스타 마리안(틸다 스윈튼)과 그의 연인 폴(마티아스 쇼에나에츠)이 인적 드문 이탈리아의 작은 섬 판텔레리아의 공항에서 누군가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다. 입국장 문 뒤로
[액터/액트리스] 나이 듦 이상의 자유 - <비거 스플래쉬> 레이프 파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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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영화
2016 <부산행>
2016 <비연>
2014 <상의원>
단편영화
2015 <모두의 비밀>
2014 <황천>
2014 <탐>
2014 <서른꽃>
2013 <수인>
2012 <라이더>
2012 <그날들>
<부산행>의 좀비 바이러스가 처음으로 열차 안에 퍼져나가는 그 순간, 신인배우 우도임이 있었다. 부산행 KTX의 출발 직전, 기차에 오른 소녀(심은경)를 도우려다 되레 소녀에게 물리며 좀비가 되는 승무원 민지 역이다. 민지를 시작으로 삽시간에 좀비 바이러스가 기차를 장악해간다. 실제로 본 적도, 볼 수도 없는 좀비를 표현한다는 게 신예에게는 큰 산이었을 텐데도 우도임은 “즐거웠다”는 말부터 들려줬다.
-모든 매체를 통틀어 생애 첫 번째 인터뷰라고 들었다.
=<부산행>으로 주목받게 될 줄이야. 신기하고 긴장된다. 관객이 영화를 어떻게 봤을지
[who are you] “내년에도 파이팅 넘치게” - <부산행> 우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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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실장 2015 <봉이 김선달>
2014 <카트>
2013 <방황하는 칼날>
2011 <마마>
2011 <건축학개론>
2010 <시라노; 연애조작단>
2009 <주문진>
2008 <외톨이>
아슬아슬하고 경쾌한 <봉이 김선달>의 추격 신들은 다채로운 로케이션에 빚진 바가 크다. 로케이션 장소 물색은 “북한과 제주도를 빼면 전국에 안 간 곳이 없다”는 문용찬 제작실장이 책임졌다. 프리 프로덕션 중 가장 중요한 단계도 장소 헌팅이었다. 박대민 감독과 함께 시나리오를 보며 로케이션 컨셉을 정한 기간이 한달 반, 그 뒤 4개월쯤 전국을 돌며 헌팅을 다녔다. 4개월 중 반은 <봉이 김선달>의 클라이맥스 장면에 쓸 계곡을 찾는 데 사용했다. 야외 로케이션이 많은 곳에선 앵글을 넓게 잡아 풍광을 보여주고, 추격 장면은 좁고 가파른 곳 위주로 촬영해 긴박감을 살리도록 했다. “촬영을 시작
[영화人] 산속에 길을 뚫으며 - <봉이 김선달> 로케이션 매니저 문용찬 제작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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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분의 1. 1950년 9월15일로 예정된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할 확률이었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할 때, 오직 한 사람만이 희박한 확률에 베팅을 걸었고 역사가 바뀌었다. 7월27일 개봉하는 이재한 감독의 <인천상륙작전>에서 그 한 사람,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을 연기하는 이는 영국 배우 리암 니슨이다. 저돌적인 의지와 치밀한 전략으로 맡은 바를 완수하는 강인한 남자의 초상을 떠올렸을 때, 리암 니슨은 최근의 할리우드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 중 하나다. 그런 그가 첫 한국영화 출연작 <인천상륙작전>으로 지난 7월13일 한국을 찾았다. 이날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들을 수 있었던 리암 니슨의 촬영담은 그가 유엔 연합군의 전설적이고 논쟁적인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결코 소홀함이 없었음을 확인시켜줬다.
-한국영화에 출연하는 건 처음이다.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한국전쟁에 대해 늘 관심을 두고 있었다. 영국과 미국의 기준으로 한국전쟁은
[액터/액트리스] 수백만명의 생명이 걸린 의사결정, 그 결정의 순간을 연기한다는 것 - <인천상륙작전> 리암 니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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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만 남게 되더라도 해야 할 일.” 1950년 9월15일의 인천상륙작전은 수세에 몰린 남한군에 그토록 절박한 임무였다. 7월27일 개봉하는 이재한 감독의 <인천상륙작전>은 이 전쟁의 승패를 가른 건 한 사람의 뛰어난 전략뿐만이 아니었다고 말하는 영화다. 더글러스 맥아더의 손과 발이 되어준 이름 모를 병사들, 이정재가 연기하는 해군 첩보부대 대위 장학수는 그 수많은 무명의 영웅들 가운데 한명이다. 한때 공산주의에 빠져들었다가 전향한 소련 유학생 출신의 해군 대위는 전쟁의 흐름을 어떻게 바꿔놓았을까. 그 향방이 이토록 궁금한 이유는 고전적인 느낌의 액션 히어로를 연기하는 이정재의 모습을 굉장히 오랜만에 본다는 자각 때문이기도 하다. <도둑들>부터 <암살>에 이르기까지 최근 몇년간 판세를 뒤흔드는 반전 있는 인물을 연기하며 주목받아온 이정재의 변화에 대해 그에게 직접 물었다.
7월12일 베이징, 13일 서울, 14일 다시 광저우…. 2016년
[커버스타] 새로움을 향해 정면 돌파 - <인천상륙작전> 이정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