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 J. 에이브럼스가 <스타트렉 비욘드>(2016)의 기획을 맡고 새로운 감독을 발탁한다고 했을 때 우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저스틴 린 감독은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며 팬들을 안심시켰다. 시리즈의 오랜 팬이기에 감히 도전할 수 있었다며 말문을 연 그는 <스타트렉>의 핵심이 각기 다른 캐릭터를 하나의 가족으로 묶어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어린 시절 미국에 정착한 이민자로서의 성장과정이 <스타트렉> 속 미지의 세계를 향한 모험과 닮았다는 것이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통해 블록버스터 프랜차이즈에 필요한 연출이 무엇인지 증명한 저스틴 린 감독은 <스타트렉>을 위해 준비된 최선의 선택처럼 보인다.
-“엄청난 제작비의 인디영화를 만들었다”는 인터뷰를 봤다(<씨네21> 1068호). 재밌는 표현이다.
=할리우드영화는 예산이 커질수록 흥행이라는 목적이 분명해질 수밖에 없다. 때론 만들고 싶지 않은 것들도 만들
[people] “<스타트렉>은 함께 자란 친구 같은 시리즈” - <스타트렉 비욘드> 저스틴 린 감독
-
<그림자들의 섬>(2014)의 김정근 감독이 땀을 뻘뻘 흘리며 연신 통화 중이다. 한참 만에 돌아와 가쁜 숨을 고르던 김정근 감독은 “조직을 해야 한다!”며 함박 웃는다. 그의 통화 상대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이다. 인터뷰 다음날 진행될 <그림자들의 섬> VIP 시사회에 초대하기 위해 조합원들에게 전화를 돌리던 참이다. “<그림자들의 섬>은 한진중공업 현장을 통해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그분들에게 가장 먼저 보여드리고 싶다.” 영화는 대한조선공사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한진중공업 조선소 노동자들의 30년 노동조합사를 되짚는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을 비롯해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 각자의 노동의 기억을 소환한다. 김정근 감독은 사쪽의 노동 탄압에 맞선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을 응원한 희망버스 이야기 <버스를 타라>(2012) 이후에도 끈질기게 그곳의 노동자들을 기록했다. 2
[people] 계속 싸울 수밖에 없는 이들의 이야기 - <그림자들의 섬> 김정근 감독
-
빤치 소 모 감독은 28년 전 미얀마영화계에 데뷔해 200여편에 달하는 TV영화와 64편의 극영화를 연출했다. 미얀마에선 사진작가이자 화가로도 활동 중이다. 제1회 독립운동국제영화제 개막작인 <별들의 기록>은 1940년대 영국의 식민 지배에 저항하던 시기의 미얀마를 배경으로 한다. 영국군에 대항하기 위해 미얀마의 민족주의 무장이었던 아웅산은 미얀마 독립군(Burma Independence Army, BIA)의 시초가 되는 ‘30인 결사’를 조직한 뒤 일본군에 입대해 군사교육을 받았다. 한동안 일본군과 협력해 영국에 맞선 아웅산은 일본이 미얀마 침략의 야욕을 드러내자 미얀마 국민군(Burma National Army, BNA)을 결성해 일본군과 싸우기 시작한다(아웅산 장군이 암살당했을 때 딸 아웅산 수치는 두살이었다.-편집자). 영화는 BIA 시절, 미얀마의 독립을 위해 싸웠던 청년 난다와 써땡아웅의 일대기를 통해 미얀마의 독립운동 역사를 돌아본다.
-미얀마와 유사하게
[people] 잔혹한 시대의 저항정신을 담았다 - <별들의 기록> 빤치 소 모 감독
-
영화
2016 <올레>
2014 <빅매치>
2014 <순수의 시대>
2012 <런닝맨>
2012 <도둑들>
2011 <고지전>
2010 <페스티발>
2010 <퀴즈왕>
2008 <박쥐>
2008 <카페 느와르>
2007 <아들>
2007 <더 게임>
2006 <예의없는 것들>
2005 <웰컴 투 동막골>
2005 <친절한 금자씨>
2005 <박수칠 때 떠나라>
2004 <우리형>
2003 <지구를 지켜라!>
2003 <화성으로 간 사나이>
2002 <서프라이즈>
2002 <묻지마 패밀리>
2001 <복수는 나의 것>
2001 <킬러들의 수다>
2000 <반칙왕>
2000 <공동경비구역 JSA>
1999 <간첩 리철
[액터/액트리스] 능숙한 듯 서툴게 - <올레> 신하균
-
-
아트 디렉터 2016 <덕혜옹주>
2015 <대호>
미술팀장 2009 <김씨표류기>
미술팀 지원 2009 <전우치>
미술팀 2008 <바보>
2007 <기다리다 미쳐>
2006 <손님은 왕이다>
2004 <알포인트> 외
“공격적이다. ‘그만해도 됐다’고 해도 본인이 해내고자 하는 지점까지 끝까지 밀어붙이는 불같은 면이 있다.” <베테랑> <신세계> <친절한 금자씨> 등을 작업해온 베테랑 조화성 미술감독이 인정하는 팀원이 바로 박지희 아트 디렉터다. <덕혜옹주>도 조화성 미술감독과 함께 손발을 맞춰 완성한 결과물이다.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인 덕혜옹주(손예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보니 미술도 덕혜옹주의 심리를 좇는 데 집중됐다. 박지희 아트 디렉터가 공들인 공간은 영친왕의 일본 저택에 마련된 덕혜옹주의 방이다. “고국을 그리워하는 덕혜옹주의 외로
[영화人] “좋은 시나리오를 만나면 가슴이 벅차다” - <덕혜옹주> 박지희 아트 디렉터
-
“Just like a star across my sky/ Just like an angel off the page~.” 얇은 유리문 너머에서 중저음의 목소리가 흘러넘어온다. 수애가 코린 베일리 래의 <Like a Star>를 따라 부르는 중이다. 약속한 인터뷰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 여유 있게 준비까지 마친 상태였다. 그 짧은 기다림의 시간에도 수애는 자신만의 호흡으로 여유로운 분위기를 마련해두었다. 서두름이나 분주함 하나 없이. 똑똑똑. 슬며시 문을 열고 들어선 그곳에서 수수하고 말간 얼굴의 수애가 마중한다. 이번에 수애는 <국가대표2>에서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급조된 국가대표 여자 아이스하키팀의 에이스 리지원 역을 맡았다. 북한에서 국가대표 아이스하키 선수로 뛰다가 남한으로 온 리지원에게는 아픈 가족사가 있다. 스포츠 현장의 빠른 호흡과 뜨거운 기운을 만들어내는 일 못지 않게 깊이 있는 감정 연기까지 선보여야 했던 과정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 <감기&
[씨네 인터뷰] "도전하고 부딪히고 즐기고… 배우 하길 정말 잘했다" - <국가대표2> 수애
-
이랑의 말버릇은 “~하거나 할 때”다. 음악을 만들거나 할 때, 영화를 만들거나 할 때, 글을 쓰거나 할 때. 그도 그럴 것이, 이랑은 그 모두를 다 하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를 나와 단편 <유도리> <변해야 한다>를 쓰고 연출했고, 만화책 <이랑 네컷 만화>와 <내가 30代가 됐다>를 냈고, 웹드라마 <출출한 여자>와 <게임회사 여직원들>을 연출했으며, 음반으로 말하면 1집 《욘욘슨》에 이어 2집 《신의 놀이》를 발표했다. 《신의 놀이》는 CD 없이, 책을 구입하면 음원을 다운로드해 들을 수 있게 했고, 1집과 2집은 일본에서 동시에 발매되었다(일본의 《신의 놀이》는 CD가 출시된다). “언제 어떻게 개죽음을 맞을지 모르는 일이었다. 그래서 더더욱 오늘 하루 스트레스받지 않고 즐거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중략) ‘즐겁게 살자’고 마음먹고 사는데도 즐겁지가 않았다.” 이랑은 ‘나’의 세계와 바깥의 세
[trans x cross]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작업해봐야 한다” - 2집 《신의 놀이》 발표한 이랑
-
자유분방하고 의로운 쾌남. 이민호가 연기한 <바운티 헌터스>(감독 신태라)의 이산은 그런 남자다. 평상시엔 세상만사 관심없다는 듯 무심한 얼굴을 하고 있다가도 일이 터지면 누구보다 먼저 나서서 제 영역을 지키려 하는,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동물 같은 남자다. 이산 곁에 형제처럼 붙어다니는 파트너 아요(종한량)가 실리에 빠르고 유들유들한 재간둥이라면, 이산은 정반대로 실리보단 의리가 먼저인 사람이다. 정의란 게 대체 뭔지, 그 정과 의 때문에 이산과 아요는 매번 고난의 수렁에 빠지고 만다. <바운티 헌터스>의 재미는 이산과 아요가 스스로 만든 고난으로부터 어떻게 기지를 발휘해 빠져나오는지를 지켜보는 데에 있다. 유쾌하고 시원한 첩보코미디영화 속의 매력적인 주인공 이산은 대중과 매체가 이민호라는 배우에게서 보고 싶어하는, 이민호의 매력과 장점을 최대한으로 끌어낸 캐릭터다. 이민호의 중국에서의 인기도 인기지만, 마침 맞은 적역이라서인지 지난 7월1일 중국에서 개봉한 &
[커버스타] 살아 있는 눈빛으로 끝까지 - <바운티 헌터스> 이민호
-
영화
2016 <크리피: 일가족 연쇄 실종 사건>
2015 <솔로몬의 위증 후편: 재판>
2015 <솔로몬의 위증 전편: 사건>
말 그대로 일본영화계의 기린아다. 후지노 료코는 지원자만 1만명이었던, 일본영화 역사상 최대 인원이 몰린 오디션인 <솔로몬의 위증> 시리즈에서 주연을 꿰차며 혜성처럼 데뷔했다. 당시 그의 나이 겨우 열네살, 데뷔 기념으로 원작 소설가 미야베 미유키의 동의를 얻어 주인공 이름인 후지노 료코를 그대로 배우로서의 예명으로 쓰기 시작했다. 본명은 알려져 있지 않다. 신예 후지노 료코는 <솔로몬의 위증> 시리즈에서 친구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굳건히 싸우는 깨끗하고 믿음직한 모습으로 많은 관객의 뇌리에 각인되었다. <크리피: 일가족 연쇄 실종 사건>에서도 그는 가가와 데루유키의 신묘한 연기에 조금도 밀리지 않고 호연한다. 미오(후지노 료코)는 니시노(가가와 데루유키)의 신경질적이고 호들갑
[who are you] 비범한 소녀 - <크리피: 일가족 연쇄 실종 사건> 후지노 료코
-
2016 인디다큐페스티발 집행위원, EIDF 프로그래머
2010~2014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
2011 KU시네마테크 프로그래머
2008~2010 시네마디지털 서울 영화제(CINDI)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2006~2008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2004 서울환경영화제 프로그래머
8월22일 개막하는 제13회 EBS국제다큐영화제(이하 EIDF)의 슬로건은 ‘다큐로 보는 세상’이다. 슬로건의 의미에 맞게 올해 EIDF는 30개국에서 온 53편의 다양한 상영작을 갖췄다. “난민 문제, 국제 분쟁과 테러가 격화되면서 관련 영화들이 다수 나왔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IS와 싸우는 쿠르드족 무장 독립운동단체 PKK 여성 전사들의 일상과 투쟁을 그려낸 <장미의 땅: 쿠르드의 여전사들>과 유럽의 난민 문제를 다룬 <화염의 바다>가 그 대표작이다.” EIDF의 프로그램 구성을 맡은 신은실 프로그래머는 “공중파 교육방송에서 주최하는 영화제인 만큼
[영화人] 장르도, 형식도 경계를 넘어 - 신은실 EBS국제다큐영화제 프로그래머
-
“좋아요. 그런 가벼운 자세.” 영화사 람 최아람 대표를 촬영하던 사진기자의 한마디다. 재미난 시그니처 포즈를 한결같이 고수하며 촬영에 임하는 최 대표의 태도를 독려(?)하고자 꺼낸 말이지만, 그 한마디가 최아람이란 사람의 핵심을 말해주고 있다. 최근 210만 관객을 동원한 뒤 극장에서 내려온 <굿바이 싱글>(감독 김태곤)이 영화사 람의 창립작이다(공동 제작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제작자로서의 첫 작품을 안정적으로 성공시킨 최아람 대표의 이력이 궁금해 그를 만나러 한남동에 자리한 영화사 람 사무실을 방문했다. 모든 스탭이 영화사 람의 두 번째 작품 <임금님의 사건수첩> 현장에 나가 있느라 사무실엔 최아람 대표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기자들이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접시에 남은 “한알의 김밥”을 황급히 입에 털어넣은 최아람 대표는 특유의 넉살과 유머로 인터뷰하는 동안에도 계속 기자들을 ‘빵빵 터지게’ 만들었다. 그는 “올 한해도 맛있는 거 많이 먹게 해주소서”라는
[씨네 인터뷰] "괜찮은 오락영화를 계속 만들고 싶다" - 영화사 람 최아람 대표
-
4055발. 양궁 국가대표팀에 선발된 선수가 대표팀에 선발되기 위해 나선 평가전과 선발전에서 쏜 화살의 숫자다. 얼마 전 방영된 KBS 다큐멘터리 <2016 리우올림픽 특집-숫자의 게임>(이하 <숫자의 게임>, KBS 홈페이지에서 다시보기 할 수 있다.-편집자)에서 아주 미세한 점수 차이로 희비가 교차되는 양궁 선수들을 보면서 피가 마를 뻔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보다 국가대표팀에 선발되는 게 훨씬 어렵다는 양궁 대표팀을 카메라에 담아낸 사람은 KBS 스포츠국 이태웅 PD다. 2003년 KBS 스포츠국 PD로 입사해 축구 전문 해설 프로그램인 <비바 K리그>, <일요스포츠>의 ‘그때 그 경기’ 코너 등 여러 스포츠 프로그램과 중계방송을 연출하고, 한국 씨름 현대사를 2부작으로 구성한 다큐멘터리 <천하장사 만만세>, 홍명보 감독이 이끈 런던올림픽 축구 대표팀의 일거수일투족을 생생하게 담아낸 <공간과 압박>과 &l
[trans x cross]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의 시스템이 주인공이다” - 다큐멘터리 <2016 리우올림픽 특집-숫자의 게임> 만든 KBS 스포츠국 이태웅 PD
-
“가짜 같지 않은 무엇, 진정성이라고 표현하면 맞으려나.” <덕혜옹주>의 허진호 감독은 박해일을 두고 진정성을 이야기했다. 허진호 감독의 영화 속 남자들, <8월의 크리스마스>(1998)의 정원(한석규), <봄날은 간다>(2001)의 상우(유지태), <외출>(2005)의 인수(배용준) 등을 떠올리면 두 사람의 이 뒤늦은 조우가 이상스레 여겨질 정도다. 박해일은 항시 적당히 우울하고 수줍고 솔직한, 2000년대 이후 한국영화에서 박해일이 아니면 안 될 법한 어떤 남성 캐릭터의 전형을 만든 배우다. 데뷔 초의 박해일을 동시에 눈여겨본 두 여성 감독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을 거다. 임순례 감독이 연극 <청춘예찬>(2000)의 고등학생 ‘청춘’에게서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의, 해변의 로커를 꿈꾸는 철부지 고등학생 ‘성우’의 모습을 보았을 때. 그리고 박찬옥 감독이 <질투는 나의 힘>(2003)을 구상하며 “2
[메모리] 적당히 우울하고 수줍고 솔직한 - 박해일
-
후드득, 후드득, 쾅쾅. 인터뷰 도중, 한여름의 폭우가 매섭게 쏟아진다. 바로 앞 상대의 말소리도 음소거해버릴 기세의 폭우에 오달수가 천장을 한번 올려다본다. “그러니 무너진 터널에 갇힌 정수(하정우)가 얼마나 두려웠을까.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터널>에서 오달수는 구조대책 본부의 김대경 대장을 연기하며 정수를 구하는데 온 힘을 쏟는다. 그래서인지 앞선 오달수의 말이 꼭 김대경 대장의 마음의 소리 같다. “정수를 구하는 과정에서 대경은 정수에게 생존을 위한 이런저런 정보를 전해준다. 그때 대경은 자신은 해보지도 않은 일을 정수에게 권해야 하자 ‘죄송하다’고 말한다. 그것만 봐도 대경이 양심적이며 우직한 사람임을 알 수 있다.” 대경은 재난영화에서 주인공의 분투를 돕는 조력자의 전형이기도 하다. 오달수가 그 전형성에 세세한 결을 만들어갔다는 게 김성훈 감독의 귀띔이다. “누군가가 그러더라. ‘우리는 오달수가 어떻게 연기할지를 알고 있다. 그런데도 매번 그의 연기에 당
[커버스타] 전형성에 세세한 결을 더하다 - <터널> 오달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