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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 드 프랑스’는 자전거 라이더들에게 그야말로 월드컵과 같은 경기다. 세계 각지의 내로라하는 자전거 선수들이 모여드는 축제이자, 알프스와 피레네산맥이 포함된 3500km를 21일 만에 완주하는, 극한의 코스를 보유한 레이스이기도 하다. <뚜르: 내 생애 최고의 49일>(이하 <뚜르>)은 그런 투르 드 프랑스의 코스를 최초로 완주한 청년, 이윤혁씨 이야기다(자세한 내용은 46쪽 프리뷰 참조). 전세계에서 오직 200여명이 앓고 있다는, ‘결체조작작은원형세포암’에 걸린 그는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어느 날 프랑스로 자전거 투어를 떠나기로 결심한다. 다큐멘터리 제작부터 개봉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을 거친 이 작품의 감독은 무려 네명(전일우, 임정하, 박형준, 김양래)이다. 이들 중 윤혁씨의 프랑스 투어를 카메라에 담은 전일우 감독과 영화의 편집을 도맡은 임정하 감독을 만나 제작과정에 대해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처음 이윤혁씨를 알게 된 계기는.
=전
[people] <뚜르: 내 생애 최고의 49일> 전일우, 임정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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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감독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고 있다.” 남기진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CGK, 공동대표 김형구·조용규·이모개) 사무국장의 말이다.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은 이같은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촬영감독의 권익을 대변하는 조합이다. 영화촬영감독을 업으로 삼아도 정작 현장에서 일하고 그 소득으로 생활을 영위하는 촬영감독은 절반 정도에 그치는 게 현실이다. 대부분은 광고 촬영, 학교 강연, 웹드라마 촬영, 각종 아르바이트 등 영화현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실질적 소득을 충당한다. 회원수 90명. 2013년 설립해 햇수로 4년차에 이른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은 영화 관련 여러 협회 중 아직 ‘청년기’라 할 만큼 역사가 길지 않은 신생 단체다. 하지만 그간 촬영감독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조합이 해온 일은 적지 않다.
지난 기간 동안 조합의 1차 목표는 ‘현장에서 거부감 없이 표준계약서가 받아들여지는 것’이었다. 영화업계의 불공정 계약, 구습을 타파해 건강한 환경을 마련하
[영화人] 남기진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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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민수와 그의 아들 최유성을 만났다. 최유성은 예능 프로그램 <엄마가 뭐길래>를 통해 얼굴을 비춘 적이 있다. 토론토대학교에서 정치학을 전공하는 그는 지난해 휴학을 하고 현재 조심스레 연기에 대한 꿈을 키워가고 있다. 만약 최유성이 본격적으로 연기를 한다면 배우 집안의 명맥을 4대째 이어가게 되는 셈이다. 최민수의 부모님은 1950~70년대를 풍미한 스타배우 최무룡과 연극과 영화 매체를 오가며 각광받았던 배우 강효실이고, 강효실의 부모님은 북에서 영화배우와 감독으로 활동한 강홍식과 다수의 작품에서 비극의 여주인공으로 활약한 전옥이다. 배우의 피가 대대로 전해지고 있다는 말이 거창할 수 있지만 최민수, 최유성 부자와 같은 공간에서 3시간을 함께 있다보니 두 사람의 비슷한 본질을 어렴풋하게나마 느낄 수 있었다. 아직 한국말이 서툰 최유성을 위해 어머니 강주은씨도 통역 겸 매니저로 동석했다.
-아들과 함께 인터뷰 자리에 나선 이유는.
=최민수_ 다른 이유가 있었던
[씨네 인터뷰]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배우의 길 - 배우 최민수와 아들 최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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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는 밀라 요보비치로 인해 성립한다. 15년간 시리즈를 끌고 오며 기복 없는 연기를 선보인 여전사 앨리스는 이번에도 우아한 액션들을 직접 소화하며 시리즈를 완성했다. 냉철하고 강인한 앨리스의 옷을 벗은 자연인 밀라 요보비치를 만나 일과 사랑, 가족과 행복, 여배우로서의 책임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시리즈의 최종이다. 앨리스의 인간적인 면모가 더해지면서 애크러배틱한 액션의 비중이 좀더 늘어났는데.
=속편은 더 크고 더 화려하고 더 강력해야 한다. 눈으로 확인할 수 있듯이 이번 영화 역시 육체적으로 힘든 작품이었다. 어떤 격투 장면은 250개가 넘는 동작과 합을 맞추기도 했고 숙적 아이작과의 트럭 위 격투 장면은 촬영에만 2주가 걸릴 정도로 공을 들였다. 주어지는 과제가 어려울수록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커진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액션은 함정에 걸려 거꾸로 매달린 채 엄브렐라 요원들과 격투를 벌이는 장면이다. 강렬하고 힘이 넘칠 뿐 아니라
[people]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 밀라 요보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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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간 6편을 제작한 <레지던트 이블>은 이미 게임과 별개인 독자적인 시리즈라 할 만하다. 폴 앤더슨 감독은 그중 4편을 직접 연출했고 각본 작업에는 전부 참여했으며 시리즈의 전체 그림을 그린 장본인이다. 드디어 파이널 챕터에 접어든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의 시작과 끝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15년을 이어온 시리즈다. 이번 영화의 첫 번째 목표는 무엇이었나.
=나만 알고 있었던 설정이 있다. 1편은 앞뒤 과정을 설명하지 않고 앨리스(밀라 요보비치)의 등장부터 시작한다. 앨리스가 누구인지, 무엇을 위해 태어났는지는 앨리스를 연기하는 밀라 요보비치도 몰랐다. 그간 입이 근질근질해서 혼났다. (웃음) 이번 영화를 통해 비로소 원점으로 돌아가 애초에 구상했던 이야기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단도직입으로 묻겠다. 엔딩을 보면 속편이 또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이번이 정말 마지막인가.
=1편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이번 결말을 구상했다. 물론 정
[people]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 폴 앤더슨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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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조>에서 림철령(현빈)을 처음부터 끝까지 움직이게 만드는 인물. 신현빈이 연기한 철령의 부인 화령이다. 영화 초반부에 잠깐 등장하고 곧 차기성(김주혁)의 손에 죽지만, 철령은 화령의 기억을 안고 남한에까지 내려가 복수를 위해 지독한 추격전을 벌인다. 신현빈을 만나 화령의 막중한 책임(?)에 관해 들었다.
-<공조>의 초반부, 등장과 퇴장이 인상적이다.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감독님께서 어느 행사장에선가 나를 보시고 얼굴이 인상에 오래 남았다고 하셨다. 화령은 영화 앞에만 잠깐 나오지만 철령이 왜 이렇게까지 복수에 집착하는지를 설명하려면 그만큼 화령의 이미지가 인상 깊게 남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행복한 순간이란 게 없는 남자처럼 보이는 철령이 유일하게 일상적인 행복을 느끼는 게 화령과 있을 때이지 않았겠나. 분량 대비 무척 어려운 캐릭터였다. (웃음) 회차만도 4~5회차나 찍었으니까.
-“분량 대비 어려운 캐릭터”를 준비하기 위해선 뭐가 필요했나
[who are you] 캐릭터를 상상하다 - <공조> 신현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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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지 못한 이의 욕망과 파국을 적나라하게 그려낸 <여교사>는 무엇보다 인물이 중요한 영화였다. 무미건조하지만 때때로 희망이 찾아드는 효주(김하늘)의 서늘한 얼굴만큼 그녀의 의상은 영화에서 중요한 요소였다. 김은숙 의상감독은 효주를 “교사에 대해 사회규범이 요구하는 이미지를 가진 인물”이라고 말한다. 그는 효주라면 “계약직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갖춰입고, 자기가 차릴 수 있는 최대한의 예의를 차릴 인물”이라고 생각했기에 블라우스에 정장 바지를 받쳐입는 단정하고 포멀한 컨셉을 잡았다. 그는 직업만큼이나 내면에도 주목했다. “효주는 규범에 억눌려 있는 인물이다. 학교라는 조직 안에서도, 무신경한 남자친구에게도 하고픈 말은 눌러 참는다. 있는 듯 없는 듯한 계약직이기도 하다. 그를 표현하기 위해 블랙과 그레이, 화이트의 뉴트럴 계열 모노톤을 컨셉으로 잡았고 디자인도 미니멀하게 갔다.”
그가 디자인이나 색조보다 우선한 것은 배우에게 맞는 ‘핏’을 찾는 것이었다. “너무 스타일
[영화人] <여교사> 김은숙 의상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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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독립영화제(이하 서독제) 폐막식 현장에서 조영각 집행위원장이 ‘굿바이 인사’를 전했다. 2002년부터 집행위원장으로서 서독제를 이끈 그에게 독립영화인들은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이제, 조영각 다음이다. 독립영화인들의 시선은 이미 김동현 서독제 부집행위원장 겸 사무국장에게로 향했다. 조영각 전 집행위원장도 “김동현 집행위원장 체제에서 영화제의 안정적인 운영 못지않게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주길 기대한다”는 애정의 조언을 전해왔다. 주변의 기대도 크다. 강릉 독립예술극장 신영과 정동진독립영화제의 박광수 프로그래머는 “워낙에 꼼꼼한 사람이다. 행정가들과의 협업에 그 누구보다 능하다. 이를 바탕으로 그만의 스타일을 구축해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여성 집행위원장에 대한 지지와 응원의 말도 이어졌다. 제작사 딥 포커스의 안보영 프로듀서는 “강릉시네마테크 활동부터 서독제까지 독립영화의 역사를 꿰고 있는 영화인이다. 김동현 선배의 행보가 후배 여성 영화인들에게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씨네 인터뷰] 서울독립영화제의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김동현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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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2016) 이전, 배우 김태리의 주연작. 이것만으로도 김소연 감독의 데뷔작 <문영>(2015, 개봉 1월12일)은 주목받고 있다. 18살 소녀 문영(김태리)은 캠코더를 들고 홀로 거리를 헤맨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본 세상 속에서 문영은 집을 나간 엄마를 발견할지도 모른다고 기약 없는 기대를 해본다. 세상과 등을 지고 살게 된 문영은 의도적으로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런 문영에게 희수(정현)가 다가온다. <문영>은 문영이 차마 말하지 못했던 말, 그 한마디를 꺼내기까지를 따른다. 문영의 용기에 대한 영화다.
-<문영>으로 데뷔하기 전부터 영화 일을 해왔나.
=2011년 서울예술대학 영화과를 졸업했다. 휴학하고 윤성현 감독님의 <파수꾼>의 스크립터로 영화 일을 시작했다. 이후 김희정 감독님의 <청포도 사탕: 17년 전의 약속>을 비롯해 <그댄 나의 뱀파이어> <기술자들> <뷰티 인
[people] <문영> 김소연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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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할 줄 아는 사람은 단언하지 않는다. 자신이 보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런 사려 깊은 태도가 <피터팬의 공식>(2005)을 세상에 내어놓는 거름이 되었을 것이다. <폭풍전야>(2010) 이후 7년 만에 세 번째 장편 <다른 길이 있다>로 돌아온 조창호 감독은 여전히 신중하고 차분했다. 자살을 하려는 남자와 여자의 스쳐지나가는 인연에 대해 그린 <다른 길이 있다>는 자살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단지 소재로 낭비하지 않는다. 그들 각자의 사정에 대해 함부로 판단하는 대신 가만히 지켜보고 다독이는 이 영화는 해답이 아닌 질문에 가깝다. <폭풍전야>의 부진한 흥행에 책임을 느낀 조창호 감독은 그동안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과 오랜 번민을 떨치고 이 영화를 통해 응답한다. 제 목소리를 내는 작은 영화가 관객과 만나기 어려운 시대, 여기 소중하고 기억할 만한 다른 길이 있다.
-7년 만이다. 차기작을 내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people] <다른 길이 있다> 조창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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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형사보다 세련된 북한 형사. 코미디보다는 액션에 방점을 찍는 영화. 김성훈 감독의 신작 <공조>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짐작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영화였다. 남북 최초의 공조수사를 조명하는 이 작품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상업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김성훈 감독의 엔터테이너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영화다. 전작 <마이 리틀 히어로>(2012)의 흥행 부진에 대한 부담감에서 벗어나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하지만 결코 방심하지 않는 자세로 <공조>를 만들었다는 김성훈 감독에게 두 번째 장편 상업영화를 마친 소회를 물었다.
-어떻게 시작하게 된 프로젝트인가.
=JK필름에서 제안을 받았다. 북한 형사가 주인공인 시나리오가 있는데, 남과 북이 최초의 공조수사를 한다는 포인트가 재밌더라. 스파이물이나 진중한 액션영화가 아닌, 가벼운 필치의 오락영화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이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북한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그동안 꽤 있
[people] <공조> 김성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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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50박51일로 잠깐 도망갈게요.” 지난해 2월 크랭크인, 1년간의 작업을 거쳐 이제 막 개봉을 앞둔 <더 킹>의 주연 조인성이 한재림 감독에게 귀여운 엄살을 부렸다. 2008년 <쌍화점> 개봉 이후 지금까지 햇수로 9년 만의 신작이니 긴장과 흥분의 무게가 더해졌을 테다. 그간 조인성은 스크린 공백기, 아니 스크린이 ‘조인성 공백기’를 거쳐야 했다.
<더 킹>은, 오랜 기다림 끝의 선택지는 권력의 흥에 취해 정점으로 향했으나 결국 그 끝을 보게 된 검사 태수의 흥망성쇠기다. 80년대부터 거쳐온 ‘가짜 왕’ 태수의 수난사가 마치 대한민국의 현재를 비추는 거울과도 같아 조인성이 그리는 태수의 얼굴이 낯설지 않다. 영화의 90%를 장악한 <더 킹>의 중심. 한재림 감독은 그런 조인성을 두고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확실히 달라진 조인성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그렸던, 그러나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2017년의 조인성.
[커버스타] 지금의 조인성 - <더 킹> 조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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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직 교사와 그를 밀어내고 정규직 자리를 차지한 교사, 그리고 그들 사이의 한 소년. 관계를 조망하는 동시에 파고드는 <여교사>는 카메라와 인물간의 거리의 중요성을 아는 영화다. 효주(김하늘)의 얼굴을 세밀하게 담아내는 타이트한 숏이 있는가 하면, 너른 운동장을 배경으로 효주가 혜영(유인영)에게 무릎을 꿇는 와이드한 풀숏도 있다. <여교사>에 다양한 숏들을 담아낸 장본인은, 김상범 편집감독이 “사이즈감이 뛰어나다”고 평한 김태수 촬영감독이다. “인물들의 긴장을 효과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방법을 고심했다”는 그는 “카메라가 인물과 거리를 두고 건조하게 바라보는 방식”을 택했다. “표면이 차가워야 들끓는 심연을 더 부각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김하늘 배우의 얼굴을 보여주는 클로즈업 외에는 넓은 사이즈의 숏들을 사용하며 관조적인 시선을 유지하려 했다.”
카메라는 되도록 한대를 사용하고 셋업을 자주 바꾸지 않았다는 김태수 촬영감독은 단순한 구성을 지향했다. “요
[영화人] <여교사> 김태수 촬영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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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언론 생태계의 붕괴, 그 전조는 어디서부터였을까. 1월12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7년-그들이 없는 언론>(2016)이 이 질문에 대한 하나의 자료일 것이다. 영화는 2008년 YTN 언론노조와 2012년 MBC 언론노조가 정부의 ‘낙하산 사장’ 선임에 반대하며 시작한 싸움의 과정을 기록했다. 이 투쟁 끝에 언론인들은 해직됐고 중징계를 받았다. 다른 한편에선 언론이 스스로 정권 앞으로 가 머리를 조아리기도 했다. 많은 이들이 언론을 ‘기레기’라 부르기 시작한 때도 이 무렵부터였다. 그렇기 때문에, 언론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말하는 언론인들이 있다.
<7년-그들이 없는 언론>이 해직 언론인들을 통해 전하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전 EBS 프로듀서였던 김진혁 감독이 이 영화를 연출했다. 감독과 함께 해직 언론인으로서 영화에 출연한 <뉴스타파>의 최승호 감독을 한자리에 초대했다. 지난해 최승호 감독은 국정원의 간첩조작사건을 다룬 <자백>
[씨네 인터뷰] <7년-그들이 없는 언론> 연출한 김진혁 감독과 <자백>의 최승호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