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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번째 전사>는 피와 살점이 튀는 활극이지만, 서사극의 외피를 두르고 있다. 실존인물 아메드 이븐 파들란의 모험담을 토대로, 마이클 크라이튼이 펴낸 소설 <시체 먹는 사람들>이 영화의 원전. 따라서 이야기는 북구인의 삶과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아랍 시인 아메드의 순진한 시점에서 전개된다. 북구의 오지를 삶의 터전으로 나눈 바이킹의 선조들과 식인 부족들의 대결 구도 사이에서 그가 전사의 용태를 갖춰가는 과정엔, 서로 다른 두 민족 사이에 이뤄지는 교환수업의 의미가 보태진다. 아랍인은 북구인에게 글의 쓰임새와 일신교의 의미를, 북구인은 아랍인에게 자기방어의 능력을 일깨워 준다. 우정과 의리는 민족의 담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해묵은 주제와 함께.
이 영화에서 가장 매력적이고 강렬한 요소는 역사적인 맥락이나 배경도, 신의를 강조하는 목소리도 아니다. 비장미와 역동감의 전투신이다. 안개 속에 펼쳐지는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의 장대한 숲과 벌판, 500여명의 기
전형적인 마초적 세계관, <13번째 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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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 우드의 B급 SF 영화에 대한 기억에서 <에드 우드>와 <화성침공>을 끄집어낸 팀 버튼이 이번에 들고나온 발명품은 해머 공포 영화의 이미지로 채색한 <슬리피 할로우>다. 50∼60년대 영국 영화사 해머 프로덕션은 드라큐라, 프랑켄슈타인, 미이라 등 30년대 미국 유니버설 공포 영화 캐릭터들을 소생시켜 인기를 누렸다. 팀 버튼은 그 시절 해머 영화의 특징인 기괴하면서도 로맨틱한 이미지를 머리없는 귀신 호스맨의 전설에서 찾아 환상적 세트 위에 펼쳐놓는다.
괴담을 구성하는 요소는 단순하다. 살인사건을 조사하는 주인공이 있고, 댕강댕강 목을 치는 무서운 귀신 호스맨이 등장하며, 주인공을 매혹시키는 신비의 여인이 끼어든다. 하지만 정색을 하고 덤비는 해머 공포 영화와 달리 팀 버튼은 어깨에 힘을 빼고 조니 뎁을 코믹하게 만든다. 애당초 명탐정이 되기엔 겁이 너무 많은 주인공 크레인은 놀란 토끼눈을 한 채 꺼벙한 표정을 지으며 요란스런 모양에 비해 별
잔혹함과 순수함이 어우러진 팀 버튼의 마을, <슬리피 할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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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내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면? “오직 어머니만이 슬퍼할 것이다.”(롤랑 바르트) 망자(亡者)로 인해 삶의 궤도를 바꿀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지만, 여기에 어머니라는 존재는 예외라는 것이다.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은 이처럼 아들을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낸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는 한 어머니, 그녀가 상실의 슬픔을 더욱 숭고하고 폭넓은 사랑으로 승화하는 여정을 그린 영화다. 죽은 아들의 빈 자리를 메우려는 노력 속에서 타인에 대한 헌신을 실천하는 주인공 마뉴엘라의 이야기는 꽤 따뜻한 온기를 품고 있다. 어느덧 50줄에 들어선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역시 어머니의 원숙함을 체현한 탓일까? 그의 13번째 장편 영화인 이 작품이 이른바 알모도바르적이라 불리는 요소들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그것들에 일종의 평정(平靜)의 미학을 덧씌워주고 있는 것이. 예컨대 <내 어머니의 모든 것>에서 알모도바르 특유의 알록달록한 야만적인 원색주의는 온
상실의 슬픔을 사랑으로 승화하는 여정, <내 어머니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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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뎐>의 줄거리를 말하는 건 부질없는 짓이다. 한국에서 중등교육 받은 사람이라면 모를 리 없는 이야기, 불멸의 고전 <춘향전>을 영화로 만든다는 건 그래서 대단한 모험이다. 줄거리야 이미 뻔하고 게다다 수십번 영화로 TV드라마로 재탕돼온 이 오래된 이야기에 아직 말해지지 않은 게 아직 남아 있기나 한 걸까. 임권택 감독은 조상현씨의 판소리 완창 ‘춘향가’를 듣고 전율을 느꼈다고 했다. “어떤 좋은 시나리오를 봤을 때보다도 더 감동적이었다.” 영화 만드는 일로 평생을 보낸 사람이라 그 느낌을 자기 안에 가둬둘 수 없었던 모양이다. 귀에서 판소리가 계속 윙윙거려 임 감독은 결국 영화 <춘향뎐>에 손을 댔다.
그러니까 애초부터 문제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야기를 전하는 방식’이었다. 판소리의 리듬과 감흥을 판소리 자체보다 훨씬 뜨겁게 살려내는 방식. 임 감독이 택한 길은 판소리와 영화의 경계를 없애는 것, 그래서 판소리의 효과를 끌어오는 게 아니라
한국적 영화미학, <춘향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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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중반, 증기기관이 산업혁명을 가속화시킨 빅토리아 시대. 맨체스터에서 기술자로 일하는 소년 레이는 발명가문 ‘스팀가(家)’의 일원이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아 기계에 천부적인 재능을 보이는 그는 연구를 위해 미국에 머무르고 있던 할아버지의 소포를 받는다. 소포 속에는 스팀볼이라 불리는 무한 증기 에너지원이 들어 있었고,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연구를 후원하는 미국의 오하라 재단은 스팀볼의 행방을 찾아 레이의 뒤를 쫓는다. 그들에게 납치된 레이는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만나지만 두 사람은 과학에 대한 의견 차이로 극심한 대립을 보이고 있었고, 오하라 재단은 런던 만국박람회를 혼돈 속으로 몰아넣으며 모종의 음모를 꾸민다. 그리고 세상을 파괴할 만한 위력을 지닌 거대한 스팀성(城)이 런던의 땅밑에서 솟아오르기 시작한다.
오토모 가쓰히로는 새로운 에너지가 들끓는 산업혁명기를 배경으로 각기 다른 비전을 지닌 삼부자의 갈등을 드라마 속에 담아낸다. 할아버지는 준비되지 않은 대중에게
시각적 쾌감을 극한으로 밀어붙이다, <스팀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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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는 시속 200km를 훌쩍 넘기는 폭풍설과 영하 100도를 밑도는 추위, 몇 개월씩 걸어 바닷가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먹을 수 없는 굶주림뿐이다. 그곳에서 존재하는 것 자체가 천형으로 느껴지는 장소, 남극의 오모크. 그런데 이 저주받은 땅을 새 생명을 창조하는 비밀스런 장소로 택한 이들이 바로 황제펭귄이다. 1년 내내 굳은 땅이 존재하고, 가혹한 날씨 덕에 천적이 접근할 수 없는 곳을 선택한 결과 이들이 치르는 대가는 가혹하다. 짝을 만나기 위해, 번갈아 새끼를 돌보고 먹이를 구하기 위해 몇번씩 목숨을 건 여행을 떠나야 하고, 남은 가족들은 기나긴 허기와 추위를 이겨내야 한다. 귀한 생명이 태어나는 만큼 많은 목숨이 희생될 것이다.
부모의 극진한 희생만큼 강렬한 드라마가 또 있을까. 짝짓기와 산란, 포란과 양육, 귀환까지 이어지는 단순한 줄거리를 그 어떤 픽션보다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것은, 눈물겨운 가족애와 이를 방해하는 혹독한 환경이다. 알이 얼음땅에 떨어질세라 고도
치열하게 삶을 지키는 숭고한 영웅들, <펭귄: 위대한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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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막골에 이르는 길은 오직 하나뿐이다. 풀숲 사이에 숨은 오솔길과 그 끝에 놓인 작은 다리. 먼지와 피에 젖은 군인들은 하나씩 그 길을 지나 느닷없이 햇빛이 쏟아지는, 이 세상엔 존재할 리 없는 천진한 마을과 마주치고선 말을 잊고 만다. 동막골은 그런 곳이다. “아이들처럼 막살라”는 뜻을 가진 마을 이름처럼, 일년을 보낼 감자와 옥수수만 있다면 무엇이 더 필요한지도 모르는, 원시의 낙원이다. 그러므로 이 영화는 전체가 커다란 거짓말이나 꿈일지도 모르겠다. 세상과 이어지지 않았다고 하여 모두가 착하기만 할 수는 없고 행복하기만 한 건 아닐 테니까. 그럼에도 군인들은 환상을 지키기 위해 혹은 거짓말을 유지하기 위해 버리고 떠나온 전쟁터로 돌아가는 길을 택한다. 거짓과 환상이 있어서, 사람들은 살아가는 법이다.
한국전쟁이 절정에 이른 1950년 늦가을, 북한군 중대장 리수화(정재영)는 패잔병을 이끌고 퇴각하다가 중사 장영희(임하룡)와 병사 서택기(류덕환)와 산속에 낙오된다. 그들은 우연
적으로 만난 여섯 군인, 전우가 되다, <웰컴 투 동막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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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그리스 로마신화 올림포스 가디언: 기간테스 대역습>은 말 그대로 ‘신화’로부터 시작됐다. 원작은 전 20권으로 출간되어 총 1천만부 이상이 팔려나간 초베스트셀러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신화 열풍이 한창이던 2000년부터 선보인 이 만화는 ‘2003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대상’을 비롯해 각종 상을 휩쓸며 에듀테인먼트(교육+오락)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2002년 SBS에서 총 39부작이 방영돼 10% 이상의 시청률을 올렸고, 올해 6월부터 재방에 들어갔다. 극장판에서 특기할 만한 점은 원작 신화에서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한 무명의 신이 화려한 액션의 영웅으로 되살아난다는 점이다.
주인공은 TV애니메이션 마지막 39편에서 소개된 14살 소년 트리톤. 그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바다의 정령 암피트리테의 아들이다(신화상에서는 하반신이 물고기인 반신반인의 모습 때문에 아버지와 신들에게 무시당하는 신이다). 열세 번째 올림포스 신으로 강하게 성장
전형적인 액션판타지 영웅물, <그리스 로마신화 올림포스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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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서양 공포영화에 대한 찬사는 “무섭다”가 아니라 “끔찍하다”이며, 가장 순도가 높아지면 “재밌다”가 된다. 공포의 감정이 ‘재미’가 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거리두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귀신은 다르다. 보이지 않아도 늘 곁에 있다고 생각되는 귀신은, 거리를 둘 수가 없고 따라서 즐길 수도 없다. 그래서 훌륭한 동양 공포영화를 칭찬할 때 사람들은 “진짜 무섭다”고 한다.
호러에 대한 본능적인 감각을 가진 샘 레이미는 그 점을 알아차렸고, 동양의 공포를 서양 호러에 접목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알다시피 그는 할리우드판 <주온> <그루지>로 나쁘지 않은 결과를 뽑아냈다. <부기맨>은 그런 그의 역사에 두 번째 (저예산) 실험쯤 된다.
어린 팀은 벽장이나 어두운 곳에서 나타나 사람을 잡아간다는 부기맨이 두려워 잠을 이루지 못한다. 팀의 아버지는 그런 아들을 안심시키려다 오히려 뭔가에 의해 벽장 속으로 끌려가버린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동양의 공포와 서양 호러의 접목, <부기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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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하늘이다. 갱스터 총격전을 곁들인 자동차 경주 영화 <분노의 질주>, 007 시리즈의 헤비메탈 버전이랄 수 있는 <트리플X> 등 터프하고 스피디한 액션으로 일관해온 롭 코언 감독이 이번엔 무대를 하늘로 잡았다. “영화감독이 되면서부터 하늘 위에서 펼쳐지는 격렬한 액션을 그려보고 싶었다”는 그는 이 영화 <스텔스>를 잡기 위해 <트리플X> 속편을 놓아버렸다. 인공지능 스텔스기와 최정예 파일럿들. 스피드 중독자인 그로선 거부하기 힘든 카드였다.
국제 테러를 막기 위해 비밀리에 개발된 전투기가 있다. 레이더망에 노출되지 않고 은밀하게 움직일 수 있는 이 미래형 전폭기 ‘에디’에는 인공지능 시스템이 장착돼 있어서, 정확한 정보 분석과 판단으로 독자적인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악천후 속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중 사라졌다 나타난 에디는 인간의 명령은 물론 필요한 정비도 거부하기 시작한다. 또 다른 스텔스 ‘텔론’ 편대의 최정예 파일럿 3인방(
하늘 위에서 펼쳐지는 격렬한 액션, <스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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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망 포르노 영화로 영화계에 입문했던 구로사와 기요시는 스릴러의 외양을 빌려 <큐어>의 모양새를 다듬었지만, 범인은 누구인가라는 장르의 관습에는 무심하다. 로망 포르노 영화가 포르노의 외피 속에 감독의 자의식을 짙게 깔았던 것처럼, <큐어>에서 구로사와 기요시는 장르적 유희가 아닌 탈수기처럼 같은 방향으로의 순환을 반복하면서 삶을 건조시키는 일상의 잔인한 힘과 그 평온함 뒤에 숨겨진 ‘문명 속의 불만’을 까발리려 한다. 일상은 자신의 평온함을 위해 인간에게 너무도 많은 포기를 요구하고, 그럼으로써 출구를 상실한 불만은 가슴을 짓누른다. 그것이 <큐어>의 묵시론적 세계관에 담긴 구로사와 기요시의 불만이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연쇄살인. 더구나 이 사건은 시체에 X자를 새기는 것 외에는 관련이 없는 살인자들에 의한 것이다. 용의자들은 살인의 이유조차 명확하게 알지 못하지만, 담당 형사인 타나베(야쿠쇼 고지)는 이들 모두가 범행 직전에 마미야(하기와라 마
일상의 잔인한 힘, <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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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SF소설과 영화 속에 등장하는 모든 로봇은 인간과의 관계에 따라 그 캐릭터가 결정됐다. 그들은 인간의 권위에 대항하여 인류를 위협하는 나쁜 로봇이거나(<메트로폴리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아이, 로봇> 등), 인간을 부끄럽게 만들 정도로 인간적인, 착한 로봇이었다(<블레이드 러너> <터미네이터> <바이센테니얼 맨> <A.I.> 등). 그들은 인간적인 것이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일깨우기 위해 존재했다. 그러므로 결혼을 하고, 배달받은 아이를 조립하고, 때에 맞춰 아이의 부품을 바꿔주면서 키우고, 오래 되면 병드는 등 인간의 희로애락, 생로병사를 동일하게 경험하는 로봇만의 세계가 있다는 <로봇>의 가정은 왠지 낯설다.
<로봇>의 세계는 빈부격차, 비인간적인 이윤추구 등 우리 사회의 어두운 요소까지 그대로 닮았다. 검소하고 자애로운 부모 밑에서 자란 로드니(이완 맥그리거)의 꿈
희로애락, 생로병사를 경험하는 로봇만의 세계,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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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국가 내의 폭력의 권리는 국가가 독점한다. 그 권리를 탈취해 누군가에게 복수하는 일은 금지되어 있다. 그것은 신과 법의 지위를 찬탈하는 일이다. 누구에게 벌을 준다는 것은 자신의 척도로 세상을 재단하는 일인 것이다. 박찬욱 감독의 복수 삼부작은 이 일을 해낸다. 그것도 자기만의 원칙 아래 그렇게 한다. 신장엔 신장, 혀에는 혀인 동해보복의 원리로 복수가 이루어진다. 쓸데없이 사람을 죽이는 법이 없다. 그리고 징벌을 내리고 복수를 한 이들은 자기의 혀를 자르거나 손가락을 자름으로써 속죄한다. 복수의 왕국을 떠받치고 있는 이 원칙과 화려한 스타일 때문에, 복수의 인과율은 쉽게 파묻힌다. 또는 관객은 알아차리지 못한다. 정신지체아가 자동차 번호판을 정확히 외워도(<복수는 나의 것>), 열렬한 포교의지로 가득했던 전도사가 뜬금없이 범인의 하수인이 되어도(<친절한 금자씨>), 우리는 복수의 왕국을 빛내는 곰팡이톤의 극적인 구조물만 보게 되어 있으니 말이다.
복수를
복수 삼부작을 마무리하는 디저트, <친절한 금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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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널리 알려진 감독은 아니지만 앨런 루돌프는 미국 인디영화계에서 상당히 인정받는 인물이다. 70년대 <내쉬빌> 등 로버트 알트먼 영화 4편의 조감독으로 입문, <메이드 인 헤븐> <위험한 상상> <미세스 파커> 등을 만든 루돌프는 97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애프터글로>를 통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브루스 윌리스의 챔피언>은 그가 <위험한 상상>에서 같이 작업했던 브루스 윌리스를 파트너 삼아 만든 신작. 앨런 루돌프의 시나리오를 본 브루스 윌리스가 제작에도 직접 참여했고 닉 놀테, 바버라 허시, 알버트 피니 등 중량감 있는 연기자들이 대거 등장한다.
영화의 원작인 커트 보니깃 주니어의 소설은 60년대 미국 반문화운동이 70년대 풍요와 성공을 추구하는 소비주의 문화에 흡수되는 과정을 풍자한 작품. 주인공 드웨인 후버는 그 전형이 될 만한 인물이다. 그는 미국 자본주의의 첨병인 자동차 판매업
60년대와 70년대의 극단적 대립, <브루스 윌리스의 챔피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