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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잣집 애완쥐 로디(휴 잭맨)는 아쉬운 게 없다. 주인이 휴가를 떠난 뒤, 대형 평면TV를 독차지하고, 온갖 장난감들에 둘러싸여 호화로운 생활을 만끽하던 그에게 시궁창쥐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시궁창쥐의 계략으로 변기에 빠지고 하수구를 통해 쥐들만의 지하세계 래트로폴리스에 도착한 로디는 우아한 일상으로 돌아오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터프한 암컷쥐 리타(케이트 윈슬럿)를 만나고, 리타와 두꺼비 토드(이안 매켈런) 일당의 대결에 휘말리고, 그 뒤에 도사리고 있는 더욱 큰 음모를 막으면서 로디는 자신이 미처 깨닫지도 못했던 결핍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 일련의 소동극 끝에 그는 함께 살아가는 것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플러쉬>는 기본적으로 따뜻한 성장극으로 정리될 수 있는 영화지만, 3D애니메이션이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미덕은 볼거리. 관객은 리타의 배 ‘제미 도저’호를 따라 하수구 곳곳을 누비며 수상액션의 주인공이 된다. <월래스와 그로밋> 등을 제작
지나치게 무난한 소동극 <플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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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석방된 한 남자가 고향으로 향한다. 그는 술을 마시면 칼도 피도 두려워하지 않는 주먹을 지닌 태식(김래원). 태식이 괴롭혔던 민석은 경찰이 되었고, 태식의 부하였던 양기(김정태)와 창무(한정수)는 시의원이자 지하조직을 움직이는 조판수 회장(김병옥)의 심복이 되었다. 양기와 창무는 태식의 귀향 소식에 긴장하지만 태식은 해바라기 식당 아줌마 덕자(김해숙)를 찾아가 조용하게 살려고 한다. 태식은 술도 마시지 않고 싸움도 하지 않고, 카센터에 일자리를 구한다. 덕자는 태식과 피가 섞이지 않은 사이지만 태식을 친아들처럼 맞아들인다. 하지만 덕자와 덕자의 딸 희주(허이재)와 함께 평범한 행복을 찾던 태식에게 폭력조직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해바라기>는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의 각본과 연출을 맡았으며, <투사부일체>의 각본을 쓴 강석범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이다. 피가 섞이지 않은 사람들이 가족애를 발견하는 드라마와
드라마보다는 액션에 치우쳐진 영화 <해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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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조직, 그 안에 연루된 여자, 그녀의 관능적인 육체, 그리고 비극적인 죽음. <로사리오>는 이러한 도식에서 단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 영화다. 게다가 그녀의 이름은 ‘로사리오’(플로라 마르티네즈)다. 그녀는 성녀와 창녀의 이미지가 노골적으로 공존하는 인물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강간당한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로사리오는 오빠를 따라 범죄조직에 가담하게 된다. 정확히 말하면, 범죄조직의 남자들에게 기꺼이 성적 대상이 되어준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에밀리오(마놀로 카르도나)와 안토니오(유나 유가데)라는 평범한 남자들을 만나게 되고 그 둘 모두에게서 사랑을 받는다. 결국 그녀는 안토니오라는 착한 남자에게 걷잡을 수 없이 망가져가는 자신의 인생을 맡기고 싶어하지만, 애초 행복은 그녀의 편이 아니다.
2005년 콜롬비아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는 <로사리오>는 언제나 예상 가능한 장면들과 그에 걸맞은 단조로운 이야기로 구성된다. 범죄조직의 냉혈함, 혹은
관능적인 몸을 끊임없이 대상화 <로사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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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내가 거침없는 걸음으로 식료품점에 들어선다. 꼬마 콜린에게 이것저것 사주며 용돈 벌고 싶으면 찾아오라 말하는 사내는 프랭크 코스텔로(잭 니콜슨), 아일랜드계 갱단 영토의 지배자다. 그를 아버지처럼 여기며 자라난 콜린 설리번(맷 데이먼)은 매사추세츠주 경찰청의 사복형사가 되어 경찰 내부 정보를 코스텔로에게 전해준다. 콜린과 비슷한 시기에 경찰이 된 빌리 코스티건(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은 그와 대척점에 서게 된다. 아버지를 제외한 친가쪽 핏줄 거의 전부가 범죄자였던 빌리는 그런 배경을 이용해 코스텔로 조직에 잠입해 신임을 받는 조직원이 된다. 빌리와 콜린을 통해 정보가 흘러나가기 시작하자 경찰과 코스텔로 조직은 첩자의 존재를 감지하고, 두 남자에게 서로의 정체를 폭로하도록 종용한다.
<무간도> 시리즈를 리메이크한 <디파티드>는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옛말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다. 우위를 논하고자 함이 아니라, 산수(山水)가 달라지면 그 열매
자신을 근심하기에 바쁜 남자들의 초상 <디파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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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버지가 있다. 사회주의를 열렬히 신봉하는 그는 이국땅 일본에서 평생을 혁명을 위해 살았다. 사춘기도 지나지 않은 세 아들을 북으로 보낸 아버지는 자신이 믿는 바를 단 한번도 의심하지 않는 듯 보였다. 회의없는 신념을 부정하는 그의 딸은 철이 들면서부터 아버지를 증오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 날 딸은 우연히 카메라를 들게 됐고, 특별한 가족, 그중에서도 아버지를 프레임 안에 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법이 시작된다. 카메라 뒤의 딸은 투사인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의 사랑스러운 모습에 눈을 뜨고, 카메라 앞의 아버지는 점차 자신의 진심을 보여준다. 다큐멘터리 <디어 평양>은 재일동포 양영희 감독이 십년에 걸쳐 홈비디오처럼 기록하고 완성한 결과물이다.
시종일관 감독의 시선과 일치하는 <디어 평양>의 카메라는 펜이나 눈이 아니라 손이고 마음이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던 두 존재가 카메라를 통해 손을 내밀고 진심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거북한 질문을 끝까지 미루는 망설
진심으로 그들의 안부를 묻게 만든다 <디어 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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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교외에서 살고 있는 하루노 가족의 일상은 저마다 분주한 편이다. 아들 하지메(사토 다카히로)는 짝사랑하던 소녀가 전학갈 때까지 고백을 하지 못했는데 새로운 전학생과 또다시 사랑에 빠지고 만다. 딸 사치코(바노 마야)는 언제나 따라다니는 커다란 자기 자신의 환영이 언제쯤 눈앞에서 사라져줄까 궁금하다. 엄마 요시코(데즈카 사토미)는 살림을 하는 틈틈이 애니메이터로 일하고 있고, 비밀스러운 골방에 틀어박힌 할아버지는 소리굽쇠의 소리를 즐기거나 이상한 쿵후 동작을 해보이곤 한다. 삼촌 아야노(아사노 다다노부)는 자신을 찼던 여자가 결혼했다는 사실에 쓸쓸해한다.
<녹차의 맛>은 사치코가 철봉 거꾸로 오르기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정도를 제외하면 궁금한 사건이 거의 없는 영화다. 그 대신 <녹차의 맛>은 길게 호흡하면서 순간을 바라볼 수 있는 여백을 주곤 한다. 좋아하는 여학생에게 우산을 줄 수 있었던 남자아이가 비를 맞으며 달리는 길이 어떻게 물리적인 법칙을
문득 녹차를 마시고 싶어지는 영화 <녹차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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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고 조잡한 욕망을 세련된 형태로 만드는 게 교양의 힘이다. 그건 학교는 물론 학원에서도 가르치는 게 아니다. 스스로 감수성을 훈련하는 수밖에 없다. 흑인 친구를 피부가 검다는 이유로 놀리거나 외국인 노동자를 열등한 존재로 여기고 차별하는 한심한 태도는 누가 바꿔주지 못하는 것이다. 메마른 감성의 눈을 뜨는 길 말고 다른 길이 없다. 그런데 그 둔감한 감수성은 누가 일깨워주나. 영화는 좋은 교양의 학교가 될 수 있는가. 문제는 이 까다롭고 거추장스러운 인권이라는 주제를 건드리면서 영화적 깊이도 훼손하지 않고 영화적 즐거움까지도 포획할 수 있느냐는 거다. 박찬욱 감독이 <여섯개의 시선> 중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에서 보여준 것처럼.
<여섯개의 시선>의 박찬욱, 박진표, 임순례 그리고 <다섯개의 시선>의 류승완, 정지우에 이어 정윤철, 노동석, 김곡·김선 등이 <시선> 세 번째 작품을 만들었다. 영화 경력을 따진다면
야만스런 사회를 꼬집는 감성교육, <세번째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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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은 우리나라 영화사에서는 한번도 주류 장르로 존재한 적이 없을뿐더러 거의 만들어진 적도 없었다. 그래서 영화팬들에게 뮤지컬이라는 단어는 40∼50년대의 휘황찬란한 스펙터클을 자랑했던 할리우드영화들만을 상기시킬 뿐 우리에게는 존재하지 않았던 이국의 영화사 속 장르로만 여겨진다. 그런데 올해는 노래방 스타일로 뮤지컬 형식을 차용한 <다세포 소녀>와 뮤지컬을 전면에 표방한 <구미호 가족>에 이어 <삼거리극장>까지 세편이나 만들어졌다. 두편의 선배들을 접한, 소수의 관객의 반응에는 작품 자체의 완성도에 대한 실망감과 함께 낯선 장르를 맞닥뜨린 당혹감이 섞여 있었다. 미국과 프랑스에서 건너온 뮤지컬들이 비싼 관람료에도 불구하고 열띤 관심 속에 소비되는 현상이 한국영화 속의 뮤지컬에 대한 관심과 이어지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 순진한 기대일까.
<삼거리극장>은 8억원이라는 적은 예산을 들였다는 것부터 호화 뮤지컬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음을 짐
감각적인 스타일, 패기만만한 시도, <삼거리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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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 더 씨>가 헌사를 바치는 인물 바비 대런은 1936년 뉴욕에서 태어나 1973년 LA에서 생을 마친 뮤지션이다. 영화의 제목은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는 그의 동명 히트곡에서 가져왔다. 어린 시절 앓았던 류머티즘 열병으로 심장이 파손되어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지만 의사가 생각했던 기간보다 훨씬 오래 살아 많은 삶의 일화와 노래를 남긴 바비 대런, 그의 37년간의 역정을 압축하여 그려낸 것이 이 영화다. 장애를 극복하고 꿈을 이룬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는 늘 누군가를 자극하게 마련인데, 바비 대런의 이 일대기에 크게 매혹된 건 다름 아니라 배우 케빈 스페이시다. 케빈 스페이시는 주인공 바비 대런 역을 맡고 있을 뿐 아니라, 프로듀서와 각본으로 일부 참여했고, 연출을 직접 맡았다. 유년 시절에 어머니를 비롯한 온 가족이 바비 대런의 음악에 빠져 있던 영향도 있었겠지만, 케빈 스페이시의 말에 따르면 바비 대런의 전기를 읽은 다음에야말로 이 영화를 정말 하고 싶은 생각이 생
케빈 스페이시의 꿈의 프로젝트, <비욘드 더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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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G. 웰스의 소설을 각색한 제임스 웨일의 <투명인간>(1933) 같은 고전을 제한다면, 폴 버호벤의 <할로우 맨>(2000)을 투명인간의 공포를 가장 쓸 만하게 재현한 장르영화라고 치켜세우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비록 평단과 관객의 반응은 미지근했지만, 폴 버호벤의 작품은 전형적인 버호벤식 장르영화의 묘미를 지닌 양질의 오락거리였다.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에 실패한 투명인간 케빈 베이컨의 살육은 음침하고 섹슈얼한 기운을 담고 있었고, 물과 증기 등으로 살짝살짝 내보이는 투명인간의 특수효과는 당대 최고의 기술진들이 성취한 업적이었다. 그러나 전편으로부터 6년이 지나 개봉하는 <할로우 맨2>는 제목 말고는 버호벤의 전작과 별 상관이 없다.
주정뱅이 박사가 파티장에서 살해당한다. 수사 중이던 형사 터너(피터 파시넬리)는 들이닥친 국방부 관계자들에게 수사권을 빼앗기고, 대신 살해당한 박사의 동료인 생물학 박사 매기(로라 리건)의 경호를 맡게 된다. 그
평범한 B급 정치스릴러, <할로우 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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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회를 하지 않은 영화입니다.)
엄격한 규율이 존재하는 미션스쿨 실라오 고등학교에 어느 날 눈부신 여자 교생 지영(김사랑)이 나타난다. 모든 남학생과 남자 교사들이 그녀에게 군침을 흘리지만, 학생 주임 시라소니(이혁재)만은 학교의 기강이 흐려졌다며 불만을 품는다. 그러던 중 실라오고에서 1년에 단 하루뿐인 교내 축제가 다가오고, 지영은 태요(하석진), 재성(박준규), 명섭(하동훈)과 함께 뮤지컬 공연을 준비한다. 공연이 성황리에 끝난 뒤, 도서관에서 수상한 기미를 포착한 시라소니는 두 남녀가 관계를 맺고 있는 현장을 덮치고, 범인들이 사라진 자리에서 지영이 공연 때 신었던 빨간 구두를 발견한다. 다음날 학교에는 태요, 재성, 명섭 중 한명이 지영과 잤다는 소문이 퍼지고, 시라소니는 범인 색출에 나선다.
<누가 그녀와 잤을까?>는 눈에 띄는 제목만큼이나 노골적인 영화다. <몽정기>의 조감독 출신으로, <누가 그녀와 잤을까?>로 데뷔 기회를
<몽정기>의 소년들이 고등학생이 된다면? <누가 그녀와 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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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가 한 여자를 놓고 치열한, 아니 목숨 내건 싸움을 벌인다. 그 두 남자는 아버지와 아들이다.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이런 설정에서 출발하는 영화지만, <데미지> 같은 심각한 분위기는 아니고 코미디이다. 홀아비 생활 5년차인 아버지 동철동(백윤식)은 겉으로는 환경파수꾼이자 정의사회 구현을 위해 애쓰는 시민이지만, 속을 알고 보면 온갖 고발과 투서로 떡고물을 챙겨 먹고사는 치사한 인물이다. 그런 아버지 밑에서 나름의 생존비법을 터득해 살아가는 동현(봉태규)은 17살 혈기 왕성한 고등학생이다. 한치의 양보도 없는 두 사람의 싸움은 육감적인 몸매의 이혼녀 미미(이혜영)가 세를 얻기 위해 찾아온 순간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그녀에게 잘 보이려 애쓰는 선의의 경쟁은 점차 상대를 링에서 몰아내기 위한 혈전으로 바뀌어간다.
아버지와 아들이 유교적 가치나 규범 따위는 던져버리고 오로지 본능에 충실한 경쟁을 벌인다는 설정이나 이율배반적인 동철동의 캐릭
‘애정결핍’에 특효약은 ‘애정’이 아니고 ‘돈’? <애정결핍 두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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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탕인 것은 아닐까? 비디오판 <주온>과 극장판 <주온> 1, 2편 그리고 할리우드에서 만들어진 <그루지>에 이어 <그루지2>까지. 여러 종류의 귀신이나 원한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가야코와 토시오의 조합만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그런 우려 때문인지 시미즈 다카시는 말한다. “<그루지2>가 <주온2>와 같은 내용이었다면 난 연출을 포기했을 것이다. 변화없는 리메이크는 전편 하나로도 충분하다.”
<그루지2>는 <주온>을 모사했던 <그루지>를 넘어 공간을 확대시킨다. 가야코 집에서 시작된 공포는 이제 태평양을 건너 미국 대륙까지 침투하게 된다. 1편의 주인공인 카렌의 여동생 오브리가 일본으로 건너온다. 카렌이 방화를 하고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다. 하지만 도착한 날, 카렌은 오브리의 눈앞에서 자살한다. 오브리는 기자인 도슨과 함
할리우드식 시스템에 맞춰진 답습, <그루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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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같이 사랑의 감정이나 고백이 넘쳐나는 시대에 “좋아해”라는 한마디는 발화되는 순간 쉽게 휘발되는 말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누군가에게는 가장 하기 힘든 한마디일 것이다. <좋아해>는 그 말을 하는 데 17년의 시간이 필요했던 남녀 이야기이다. 영화는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17살의 유와 요스케가 나누는 소소한 일상과 미묘한 감정의 떨림을 담은 앞부분과 34살의 유와 요스케의 재회와 고백을 보여주는 뒷부분 사이에 가로놓인 17년은 영화에 담겨져 있지 않다. 두 사람은 서로가 기억하고 있는 열일곱살 상대방의 모습을 하나씩 호출하면서 17년이라는 세월의 강을 훌쩍 넘는다. 말이 많지 않은 영화답게 지나온 세월에 대한 구구한 설명은 생략한다.
17살의 유(미야자키 아오이)와 요스케(에이타)가 나누는 감정의 교류는 말보다는 그들의 몸짓과 표정, 흘러가는 구름과 하늘을 담은 화면 등에 표현되어 있기에 줄거리로 요약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예를 들
너에게 말하고 싶었던 바로 그 말,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