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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만수(감우성)는 누구보다 모범 시민이며 걸어다니는 법의 실현이다. 윤리교사 아버지의 강제된 교육 탓에 어릴 적 품었던 카레이서의 꿈은 이미 날아가버린 뒤고, 지금은 그저 그런 공무원으로 지낸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아침 갑자기 아내는 이혼을 통보한다. 그의 지나친 준법정신이 불러온 무사안일의 삶에 질려버렸기 때문이다. 아내의 말을 뒷전으로 하고 회사에 가니 이번에는 직장 상사가 그를 불러 해고를 알린다. 그의 환송회장. 박만수는 끝내 모멸감을 주는 동료들을 참지 못하고 드디어 술상을 뒤엎는다. 이제부터 막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기껏해야 노상방뇨를 하던 중에 파출소로 붙잡혀 들어간다. 그때 거기서 이상한 인물 양철곤(김수로)을 만난다. 양철곤은 이런 힘겨운 세상에서 지내느니 때마다 가벼운 잡범으로 붙잡혀들어가 감옥에서 살다 나오는 게 훨씬 좋다는 주의다. 일은 아주 쉽게 풀릴 수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하다. 호송되던 박만수는 경찰의 권총을 빼앗아 달아나고, 엉겁결에 양철곤도
이해하기 힘든 상투의 덧칠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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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인가를 반대하는 행위는 그 행위에 대한 그 사람의 무의식적 끌림 또는 그 욕구에 대해 자기 스스로는 통제 불능이라는 사실을 방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까 지나친 ‘00포비아’는 자기 안에 있는 00적 경향을 인정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순진한 ‘호모포비아’들은 동성애를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로 그것을 허용하면 ‘비정상적’인 성적 취향이 만연하게 되리라는 것을 내세운다. 그런 논리는 동성애가 인간의 본성에 속하는 것이며 정치적, 사회적 차별에 의해 자연스런 성욕이 억압당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동시에 그렇게 말한 이의 내밀한 성적 욕망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자신의 성적 정체성이 분명하다면, 타인의 성적 취향에 의해 그것이 흔들릴 공포를 갖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동성애처럼 사회적으로 ‘전염성이 강한 나쁜(?) 욕망’으로 거론되는 또 다른 것은 죽음에 대한 욕망이다. 현대사회에서 가장 강력한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연예인들이 연이어 자살을 선택한 뒤 떠도는, 어르
잘 죽고 싶은 욕망 <씨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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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카나한의 신작 <스모킹 에이스>를 보고 있으면, 오락실에 앉아 <스트리트 파이터>라는 게임을 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야리야리한 소녀부터 꼬부랑 할아버지까지 상이한 외모에 다양한 장기를 갖춘 캐릭터를 골라 정말 ‘아무 이유없이’ 싸우는 이 게임은 단순한 폭력의 쾌감을 선사하곤 한다. 경찰살해범을 수사하는 경찰들의 위장근무를 다룬 <나크>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던 조 카나한은 이번에는 다른 종류의 위장근무와 조직원들의 갈등을 다루면서 자신의 전작을 변주한다. 아들처럼 아껴주던 마피아 보스를 배신하고 자신의 세력을 넓히려던 버디 ‘에이시스’ 이스라엘(제레미 피번)은 사정이 여의치 않자 FBI에 조직의 정보를 넘기고 증인보호 시스템으로 신변의 안전을 꾀한다. 그러나 보스인 스파라짜(조셉 러스킨)가 그의 심장에 100만달러를 걸었다는 이야기가 새어나가면서 일곱명의 킬러가 달라붙고, 그를 보호하기 위해 FBI 요원이 투입된다.
무식하기 이를 데 없어 보
정신없는 총질과 낭자한 선혈 <스모킹 에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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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아파트에서 둘이 살고 있는 마미야 형제는 생긴 것은 딴판이지만 취미는 같다. 커다란 팝콘 통을 가운데 놓고 TV 야구중계를 시청하거나 보드게임을 하고, 간식으로 군만두를 먹고, 동네 목욕탕에서 피로를 풀며 함께 여가 시간을 보낸다. 차이가 있다면 욕탕에서 나와 동생은 커피우유를, 형은 맥주를 마시는 정도다. 키가 작고 뚱뚱한 동생 테즈노부(쓰카지 무가)는 초등학교 급사이고, 키가 크고 마른 형 아키노부(사사키 구라노스케)는 맥주회사 품질관리사다. 동생은 초등학교 급사가 되기 위해 구급구명에서 원예 강습에 이르기까지 온갖 것을 닥치는 대로 배웠고, 형은 어려서부터 꽃을 짜서 갖가지 색의 물을 만들곤 했다. 이런 이력으로 보아 이들 형제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취미생활도 틈틈이 즐기는 소박하고 자족적인 삶을 누리고 있다. 이들에게 단지 하나 부족한 것이 있다면 여자친구가 없다는 것. 동생 테즈노부는 형에게 여자친구를 만들어주기 위해 카레파티를 계획한다. 테즈노부와 같은
일본 만화적인 형제 <마미야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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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속에 스포일러가 들어 있지만 영화의 감상을 방해하지는 않습니다.
<천년을 흐르는 사랑>은 저예산영화였던 <파이>(π, 1998)와 <레퀴엠>(Requiem for a Dream, 2000)을 통해 악몽 같은 인물 내면의 세계를 독특한 비주얼로 그려낸 바 있는 대런 애로노프스키의 세 번째 작품이다. 대런 애로노프스키가 전작에서 일관되게 그려냈던 편집증적인 인물의 내면이나 그의 비주얼에 대한 창조적 역량을 염두에 둔다면, 그의 세 번째 작품이 천년의 시간을 오가는 판타지 장르라는 사실이 그리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어떠한 면에서는 그의 영화 모두를 판타지라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16세기의 스페인, 21세기의 미국, 그리고 26세기의 어느 행성, 이렇게 세 층위의 시공간을 오가는 <천년을 흐르는 사랑>은 비주얼에 대한 애로노프스키의 야심을 다시금 확인시켜주는 작품이긴 하지만, 그것이 ‘너무 넘쳐’ 오히려 무중력의 시공간 속에서
넘쳐버린 이미지의 성찬 <천년을 흐르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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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도록 후회스런 과거를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면, 당신의 선택은? 이미 수편의 영화에서 반복된 시간 여행의 테마를 <나비효과>는 신선한 시각 효과와 흥미로운 기교로 풀어낸 바 있다. <나비효과2>는 전편의 기본 컨셉만 고스란히 추출해 20일 만에 촬영을 마친 다음 미국에서는 곧바로 DVD로 출시됐다. <마스크> <스콜피온 킹>의 촬영감독인 존 R. 레오네티 감독이 연출 데뷔작 <모탈 컴뱃2>에 이어 또 다른 속편에 도전했는데 그 결과는 감독의 전작만큼이나 부정적이다.
성공에 목마른 야심찬 젊은이 닉 라슨(에릭 라이블리)은 휴가도 반납하고 회사로 복귀하던 중 불의의 교통사고를 만난다. 동승한 애인과 친구들을 모두 잃고 혼자 살아남은 그는 직장에서도 낙오되며 고통스레 살아가다 우연히 한장의 사진을 통해 과거를 되돌리는 능력을 얻게 된다. 휴가 사진을 이용해 여자친구를 되살린 닉은 거만한 직장 상사를 곯려주는 데 능력을 쓰기
샐러리맨에게 주는 교훈 동화 <나비효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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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방만한 속성이 있어 때로 귀나 코를 속이는 것보다 훨씬 쉽다. 그 속임수의 능력을 직업으로 갖고 있는 장인을 두고 흔히 마술사라고 부르는데 그들은 악착같이 뒤쫓는 대중의 시선 어딘가에 어느새 빈틈을 만들고 그 빈틈이 있어야 할 구상의 설계를 미리 갖고 있으며 그 구상을 도울 기가 막힌 장치나 과학을 알고 있다. 환영을 보았는데 그것이 여전히 논리적으로 설명할 길 없을 경우에는 초자연적 현상이라고 말하게 되지만, 속임수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게 탄복할 만한 것이면 마술사의 장인적 기술이라고 인정하게 된다.
19세기 말 비엔나에 마술사가 있었다. 아이젠하임(에드워드 노튼)은 돌연 등장하자마자 간단하면서도 아름다운 마술부터 심령술사나 되어야 가능할 듯한 초자연적 현상까지 고루 펼치며 비엔나 사람들을 매혹시킨다. 아이젠하임의 쇼를 보던 경감(폴 지아매티)도, 국왕의 자리를 노리는 못된 황태자(루퍼스 스웰)도 그의 마술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 중 하나다. 황태자에게는 약혼녀 소피(
동화와 마술 쇼의 이중주 <일루셔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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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 9월29일, 도쿄에선 패전국 일본의 전범 처리를 위한 극동국제군사법정이 열렸다. 미국, 영국, 중국, 소련, 호주, 인도 등 11개국의 판사가 맡은 이 특별재판은 2년6개월, 818회에 걸쳐 진행됐으며 400여명의 증인과 4천여개의 증거를 동원해 동아시아를 짓밟은 일제의 잔학상을 증명했다. 도조 히데키, 도이하라 겐지, 이카가키 세이시로 등 28인의 A급 전범의 화려한 망언의 기록을 함께 남긴 유명한 전범 재판의 실화가, 중국 TV에서 <정복> 등의 인기 범죄드라마를 연출해온 고군서 감독에 의해 스크린에 옮겨졌다. <동경심판>은 중국 대표인 메이루아오 판사(류송인)와 젊은 중국인 기자 샤오난(주효천)의 눈에 비친 법정과 도쿄 거리의 풍경을 그린다. 서구 열강에서 온 다른 판사들의 보이지 않는 차별 속에서, 메이는 일제가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하려고 분투한다. 도쿄 유학생 출신인 샤오난은 오랜만에 만난 일본인 친구들이 패전의 상처로 망가져가는 과정을 지
중국인을 위한 격정의 애국가 <동경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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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최고의 인기듀오인 ‘팝’의 멤버였던 알렉스(휴 그랜트)는 21세기인 지금 젊은 오빠로서의 칭송만을 간직한 기억 속의 가수다. 아줌마가 된 팬들의 환호는 여전하고 달라붙는 가죽바지도 아직은 쓸 만한 뒤태를 선사하지만, 골반의 힘은 예전만큼 리드미컬하지 않다. 놀이공원이나 동창회 등의 행사가수로 불려다니던 그에게 어느 날, 인기 댄스가수인 코라 콜만이 듀엣을 제의해온다. 단, 알렉스가 직접 노래를 만들어야 한다는 조건. 작곡은 손뗀 지 오래고, 작사라곤 해본 적 없는 그에겐 기회이자 위기다. 작사에 골머리를 앓던 알렉스는 어느 날 화초에 물을 주러 오던 수다쟁이 아가씨 소피(드루 배리모어)에게 작사가로서의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말 그대로 “입만 열면 옥구슬”. 한때 작가지망생이었던 소피는 알렉스의 동업 제안에 머뭇거리지만, 이내 곧 두 사람은 각각 피아노와 노트를 손에 쥐고 한곡의 노래를 완성시킨다.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의 설정은 단순명쾌하
80년대 팝음악에 대한 재현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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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니발 렉터는 어떤 유년기를 거쳐 육식동물로 성장했을까. 한니발은 이미 클라리스에게 살인마의 탄생 설화를 설명한 적이 있다. “폭력과 관계된 유년 시절의 정신적 장애를 찾아. 빌리는 살인마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학대의 세월을 통해 살인마로 만들어진 거야.” <한니발 라이징>은 한니발의 대답에 대한 영화적 각주로서의 프리퀄이자, 악마의 유년기 트라우마를 분석하려는 뒤늦은 프로파일링이다. 때는 2차대전이 한창인 리투아니아. 소년 한니발과 여동생 미셸은 오두막에 숨어 있던 중 도주하던 독일군 패잔병에게 발각된다. 한겨울의 오두막에 갇혀버린 패잔병들은 배고픔에 시달리다가 결국 한니발의 여동생을 잡아먹고, 살아남은 한니발(가스파르 울리엘)은 삼촌이 살고 있는 프랑스로 탈출한다. 불행히도 삼촌은 이미 저세상으로 갔지만 숙모 ‘레이디 무라사키’(공리)가 한니발을 거둬들인다. 무라사키에게서 사무라이 법도와 검술을 익히며 의대에 진학한 한니발은 여동생을 소화시킨 위장의 장본인들을
악마의 유년기 트라우마 분석 <한니발 라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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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라걸스>는 1965년 일본 후쿠시마현을 배경으로 순박하고 따뜻한 훌라춤 도전기를 그려낸다. 우리나라로 말하자면 강원도 태백 같은 그곳에 어느 날 ‘훌라댄서 모집’ 공고가 나붙는다. 생뚱맞아 보이는 전단지가 나붙게 된 사연은 이렇다. 석유에 밀려 석탄 산업은 사양길에 접어든 시절, 탄광이 폐쇄되고 직원들은 정리해고된다. 고육지책으로 마련한 안이 하와이언 센터를 세우는 것이다. 회사에선 일부 직원들도 다시 고용할 수 있고 관광수입도 올릴 수 있다고 설득하지만 대대로 탄광 일에 종사하며 살아온 주민들은 선뜻 찬성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더구나 댄서로 지원하려던 마을 여자들은 거의 벗은 차림으로 춤을 추는 영상물을 보고는 기겁을 한다. 결국 도쿄에서 모셔온 마도카 선생(마쓰유키 야스코)이 도착했을 때 남은 지원자는 새로운 세계를 동경하는 소녀 사나에와 기미코(아오이 유우)를 비롯해 달랑 4명이다.
완전 문외한이 스포츠나 악기, 무용을 배워 멋진 공연을 해낸다, 라는 스토리는
탄광촌 소녀들의 훌라춤 도전기 <훌라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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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각 분야에서 최고라고 인정받는 인물들의 삶을 통해 성공하기 위해 갖춰야 할 자질에 대해 알아보는 <성공시대>라는 TV프로그램이 있었다. 모두 뛰어난 재능과 투지를 갖추었기에 성공했겠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시청자에게 감동을 주는 인물은 어려운 환경에서 불굴의 의지로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달성한 이들이었다. 윌 스미스 부자가 열연한 <행복을 찾아서>는 그런 성공실화의 주인공인 크리스 가드너의 21세기판 아메리칸 드림을 보여주는 영화다. 그는 빈털터리 노숙자로 월스트리트에 입성해 불우한 환경과 흑인이라는 인종적 핸디캡을 이겨내고 ‘가드너 리치 앤드 컴퍼니’ 회장이 된, 그야말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극심한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아내가 떠난 뒤, 크리스 가드너(윌 스미스)의 삶을 지탱해주는 것은 자신에 대한 강한 믿음과 아들에 대한 사랑이다. 자신의 비천한 태생을 노래했던 서정주의 <자화상>의 마지막 구절처럼 이 작품은 개처럼 헐떡거리며 뛰어다
오로지 영웅적인 성공담 <행복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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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 앤 퀸>이라는 제목만 본다면, 이 영화는 중세를 배경으로 하는 궁정의 치정극일 것만 같다. 게다가 ‘왕과 왕비들’이 아니라 ‘왕들과 왕비’라는 제목은 일처다부제를 연상시키며 어쩐지 신선한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든다. 자연히 고혹적인 왕비와 그녀를 둘러싼 왕들의 인정투쟁, 치명적인 사랑과 파멸의 이야기를 상상하게 된다. <킹스 앤 퀸>은 그러한 기대를 반은 채워주고 반은 빗나간다. 이 영화에는 왕과 왕비가 등장하지 않고 시대적 배경 또한 당대 프랑스지만, 위의 기본 구도를 세련되게 변주하고 확장시킨 듯한 인상을 준다. 여왕벌 같은 여주인공 노라(에마뉘엘 다보스)와 그녀의 수컷 벌들이 맺는 관계는 과잉된 감정, 자극적인 이미지로 형상화되지 않는다. <킹스 앤 퀸>은 표면보다는 이면에, 등장인물의 꼿꼿한 언어보다는 그 뒤에 은폐된 흔들리는 진심을 담아내는 데 강한 영화다. 그래서 실은 현대의 팜므파탈이라고 할 만한 노라의 캐릭터도 관능적이고 자극적인
은폐된 흔들리는 진심 <킹스 앤 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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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좋지 아니한가>의 제목은 <좋지 아니한家>로 표기됐다. 썩 좋지 못한 가족이라는 뜻과 “이 얼마나 좋은가!”라는 감탄이 홀로그램처럼 겹친 제목인 셈이다. 그처럼 속셈 교묘한 이 영화는 지구를 바라보는 달의 시점에서 눈을 뜬다. 달의 시선이 내리꽂히는 지점은 북반구 남한 어느 지방도시의 이층집. 그 지붕 밑에는 고등학교 영어교사 심창수(천호진)와 아내인 희경(문희경), 용태(유아인)와 용선(황보라) 남매, 그리고 무위도식하는 틈틈이 무협소설을 쓰는 희경의 동생 미경(김혜수)이 살고 있다. 교사로서 보람이 시들해진 창수는 심인성 발기불능 증세를 보인 지 몇해째다. 희경은 욕구불만과 살림의 피로가 겹쳐 퉁명스럽다. 남편의 책상과 아내의 화장대는 정확히 등을 돌려 앉도록 놓여 있다. 밤이면 인터넷 방송 DJ가 되는 소녀 용선은 영화를 가르치는 임시교사 경호(박해일)에게 호기심을 품는다. 미스터리 서클의 지도교사이기도 한 경호는 “쪽팔려서 죽을 수도 있을까요?”
더불어 사는 법 <좋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