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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시네마 천국>. 한국에 도착하기 전 몇몇 외국영화제에서 먼저 선보인 뒤 이 영화가 얻은 별칭이다. 이 말이 크게 틀리지는 않는다. <영화소년 샤오핑>은 오직 영화(보기)를 통해서만 삶을 생각하는 것이 가능한 사람들의 영화 천지에 대한 향수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영화를 <시네마 천국>과 비교하여 중국판 <시네마 천국>이라고 부를 때 그것은 몇 가지 연상작용에 기인한 것이다. 가령, 특정한 화자의 시점을 따라 거슬러올라가 도착하는 과거, 그중에서도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바로 그 유년 시절, 그리고 그 유년을 함께 보냈던 추억 속의 영화 친구, 그 친구와 함께했던 영화에 대한 연정의 에피소드 등이다.
청년(시아유)은 생수 배달로 연명하는 하층 노동자지만, 영화 한편을 보기 위해 며칠치 급료를 한번에 쓸 만큼 영화광이다. 어느 날 그는 영화를 보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달려가다 벽돌더미에 부딪혀 균형을 잃고 쓰러진다.
낭만적인 ‘중국영화 키드의 생애’, <영화소년 샤오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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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스톰>의 수중장면은 매혹적이다. 차세대 섹스 심벌로 부상한 제시카 알바가 비키니 차림으로 바하마의 푸른 바다 속을 인어처럼 유영한다. 군살 한점 없이 다져진 몸매로 산소통도 없이 모래바닥을 헤집는 폴 워커의 야성미도 여성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하기에 충분하다. 수중 다큐멘터리 감독 출신이자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펄의 저주> <C.S.I. 마이애미> 등에서 실력을 발휘했던 피터 즈카리니의 수중 촬영은 간결하면서도 인상적이다. 컴퓨터그래픽이 아닌 실제 상어들과 인물들이 어우러지는 장면은 이런 촬영진의 노력과 배우들의 담력으로 얻어낸 결실이다.
다이버인 자레드(폴 워커)는 보물선을 발견하겠다는 꿈으로 살아간다. 리조트의 상어조련사로 일하는 여자친구 샘(제시카 알바)과 행복한 일상을 보내던 자레드에게 뉴욕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는 친구 브라이스(스콧 칸)와 아만다(애슐리 스콧)가 찾아온다. 브라이스의 요트를 타고 바다로 나간 네 사람은 우연히 코카인 8
폭력적인 수영복 달력? <블루스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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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디자이너인 드류 베일러(올랜도 블룸)는 8년을 준비한 신제품을 선보이지만, 작품은 회사에 10억달러 가까운 손해를 입히는 대참사를 부르고 그는 해고된다. 어머니와 여동생은 자살하려는 베일러에게 전화를 걸어 아버지의 부고를 알린다. 베일러는 켄터키 루이빌을 향하는 비행기에 오르고 스튜어디스 클레어(커스틴 던스트)를 만난다. 루이빌에 도착한 베일러는 아버지의 흔적을 따라 많은 사람들과 만나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클레어는 그를 위로한다.
<엘리자베스타운>의 초반부는 이 영화의 제작자 톰 크루즈가 주연한 <제리 맥과이어>의 후렴구처럼 보인다. 제리 맥과이어는 재기를 노리지만 드류 베일러는 뜬금없이 떠난 여행을 통해 성찰하는 발길을 택한다. 켄터키의 풍광과 네브래스카의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미국 남부 고속도로를 달리며 클레어가 골라준 음악을 듣는 베일러의 마지막 여행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듯하다. 이처럼 카메론 크로의 영화는 한적한 오후에 선곡이 좋은 카페
자아를 찾아 떠난 낯선 여행, <엘리자베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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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크루(애덤 샌들러)는 승부조작 사건에 휘말린 뒤 은퇴해 방탕하게 살고 있는 전직 미식축구 스타다. 어느 날 술에 취한 채 여자친구의 자동차를 몰고가다 경찰에 붙들린 그는 텍사스의 한 교도소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미식축구에 남다른 애정을 쏟고 있는 교도소장은 그에게 교도관으로 구성된 미식축구팀을 지도해줄 것을 요구하지만 크루는 거절한다. 얼마 뒤 소장은 크루에게 죄수들의 미식축구팀을 만들어 교도관팀과 대결하도록 명령한다. 크루는 미식축구에선 생짜초보인 아마추어들을 데리고서 탄탄한 조직력의 팀을 이길 수 있을까.
<롱기스트 야드>는 1974년 로버트 알드리치 감독이 만든 동명의 작품을 원작으로 삼는다. 어떤 목표를 위해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던 거친 남자들을 하나씩 규합하는 과정을 그린다는 점에서 알드리치 자신의 성공작 <더티더즌>과 똑 빼닮은 원작은 주류에 대해 항상 비판적이었던 알드리치의 정치적 성향을 내포하는 코미디였다. 권위적인 소장의 모습에 당시 대
스포츠영화 자체의 드라마틱함, <롱기스트 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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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뉴라인시네마의 투자와 배급을 약속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무영검>은 많은 이들의 기대와 관심 안에 있었다. 이 프로젝트의 어떤 매력이 보수적인 할리우드의 자본을 끌어당긴 것일까. 이는 아마도 <와호장룡> <영웅> <연인> 등 아시아의 무협이 서구시장에서 쌓아온 신용 덕일 것이다. 후발주자일 뿐 아니라, 무협의 전통도 약한 한국에서 내놓은 <무영검>의 승부수는, 따라서 ‘다른’ 개성을 선보이는 것이어야 한다. 대외적인 성과에 국한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이 ‘국산품 애용’ 차원이 아니라 취향에 따라 영화를 고르는 요즘 관객을 매혹하는 길이기도 하다.
때는 926년, 거란에 의해 발해의 수도가 함락되고 왕세자도 암살당하자, 대신들은 권력 투쟁에서 밀려나 ‘야인’으로 살고 있는 마지막 왕자 대정현(이서진)을 찾아나서기에 이른다. 대정현을 발해까지 비호할 임무를 맡은 무사 연소하(윤소이)는 왕위 계승에 뜻이 없다며 돌아가길 거
화려한 모험과 비장한 각성의 여정, <무영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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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감독 윤종빈의 대학 졸업작품이자 첫 장편영화인 <용서받지 못한 자>는 군대 ‘생활’을 소재로 한 영화다. 군대에서의 생활과 그곳에서의 사회적 관계가 영화의 소재가 될 때 그것이 대중 장르영화로 구현될 가능성은 아주 적다. 물론 한국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라면 이 말은 틀린 표현이다. <어 퓨 굿 맨>처럼 잘 다듬어진 법정드라마의 한 꼬투리로 발전할 수도 있고, <풀 메탈 자켓>처럼 전쟁영화라는 큰 장르 안에서 지옥의 한 단면을 그려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경우는 군대라는 곳이 쉽게 현실로 인지되지 않을 만큼 장르적 재현 가능성의 영토로 남아 있거나, 소수의 특별한 경험으로 치부될 만큼 독특한 자리라고 여겨질 때 가능하다. 여기 한국에서의 의미 부여는 다르다. 그리고 윤종빈이 이 영화에서 시도하고 있는 그 의미 부여는 군대를 배경으로 한 다른 한국영화들과도 다르다(이해를 돕기 위해 단적으로 쓰자면, 김기덕의 <해안선>).
즉, <
대중성과 작가성을 동시에 쥐고 있는 데뷔작, <용서받지 못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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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소련에서 탈출, 뉴욕 브루클린에 정착하면서 유대인보다 더 유대인스러운 생존방식을 훈계받던 유리 올로프(니콜라스 케이지)가 계시처럼 비즈니스에 눈을 뜬다. 기관총과 소총이 주고받던 총격전을 지켜보던 유리가 총을 직접 쥔 마피아보다 총을 건네주는 무기상의 이문을 문득 깨달은 것이다. 그의 시작은 ‘보따리장수’에 불과했으나 곧 구세군을 뺀 모든 군에 무기를 팔아치우는 세계적 무역가로 발돋움한다. ‘인간은 다리 둘 달린 개’라는 격한 인류애와 코카인 중독과 총거래 중에 어느 것이 더 빨리 수명을 단축시킬지 알 수 없다는 동물적인 현실감각이 그의 유효 자본이다.
<가타카>와 <트루먼 쇼>의 앤드루 니콜은 살짝 트릭을 구사한다. 부도덕한 유리에게 자전적 내레이션을 맡겨 무기상의 시점에 동승하도록 했다. 앤드루 니콜의 진짜 타깃은 무기상들의 머리 위에서 움직이는 진정한 무기상 미국에 있기 때문이다. 니콜의 왼편 조력자는 무력한 이데올로기의 잔여물이다. 유리는 냉전이 끝나
거대한 무기상 미국의 정체, <로드 오브 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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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말 독일에서 태어난 야곱과 빌헬름 그림은 입으로 전해지던 민담과 설화를 채집해 동화책으로 엮어냈다. 그들의 책 <그림 동화>는 중유럽의 어두운 분위기를 품었고, 새들에게 눈알을 쪼여 장님이 된 신데렐라의 언니들의 후일담처럼, 비슷한 뿌리를 가진 <페로동화>보다 훨씬 잔혹했다. 그러나 <그림형제: 마르바덴 숲의 전설>의 그림 형제는 역사 속의 형제와 비슷한 시기를 탐험하되, 그들 자신은 아니다. 심지어 형과 동생의 관계도 거꾸로다. <그림 동화>의 세계로 던져진 가짜 그림 형제는 창조자가 아니라 불가해한 미로의 방들을 헤매다니는 앨리스와 비슷한 존재일 뿐이다.
윌(맷 데이먼)과 제이크(히스 레저) 그림은 기계장치를 이용해 마녀와 괴물을 만들어내고, 그들을 퇴치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는 사기꾼 형제다. 어릴 적부터 동화를 믿었던 제이크는 학자에서 사기꾼으로 전락한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지만, 현실적인 윌은 돈과 명성에 만족하며 살고 있다
아름답고 음산한 꿈, <그림 형제: 마르바덴 숲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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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잡을 수 없이 번진 종양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빅터(제비어 알바라)는 이상한 결심을 한다. 자기의 목숨을 구하는 방법을 찾으려 하기보다 폐허의 삶을 살고 있는 한 여자를 구하기로 한 것이다. 그의 여자 애나(아드리아나 다비도바)는 미용사지만 지독한 마약 중독자. 빅터는 언제나 몰래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훔쳐본다. 그러고는 마침내 구원의 손길을 뻗기라도 하듯 그녀를 납치하여 말 그대로 개목걸이를 채운 뒤 감금시킨다. 그러면서 영화는 의외의 방향으로 튄다. 애나는 금단현상으로 점점 힘들어하고, 빅터는 그녀의 정신을 구하기 위해 그녀의 육체를 혹사시킨다. 불행한 과거를 지니고 있는 애나의 정신을 자유롭게 해주는 것이 빅터가 죽기 전에 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빅터와 애나는 서로 무언가를 이해하는 지점까지 나아간다.
스페인영화 <감각의 신드롬>은 숭고하지만 흔해빠진 말, 구원의 드라마를 펼쳐 보이고 싶어한다. 그래서 최악의 상황에 처한 두 사람을 주인공으로 내
숭고하지만 흔해빠진 구원의 드라마, <감각의 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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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에 살던 미국인 카일(조디 포스터)은 남편이 추락사한 뒤 6살 난 딸 줄리아와 뉴욕의 친정집으로 향한다. 깜박 잠이 든 사이 딸이 없어진 것을 알게 된 카일은 전직 항공사 엔지니어답게 기내 구조에 관한 지식을 총동원, 승무원들의 협조를 요구한다. 그러나 지상 항공사로부터 줄리아의 탑승 기록이 없다는 전갈이 날아오고, 기장 리치(숀 빈)를 비롯해 승무원들은 그녀가 남편을 상실한 충격으로 정신착란을 일으킨다고 여긴다. 기내 보안관 카슨(피터 사스가드)은 승무원들을 설득하는 한편 카일을 진정시키려 한다.
<플라이트 플랜>은 비행기 안에서 벌어지는 스릴러다. 이 스릴러는 영화 안에서 두 종류로 나뉘는데, 줄리아는 탑승한 적이 없고 모든 것이 카일의 착각이라는 분위기로 몰고가는 전반까지는 사이코스릴러에 가깝다. 카일이 남편의 시신을 확인하는 순간과 사망 전날 남편과 함께했던 기억이 교차하는 오프닝 시퀀스는 호러영화의 공포심마저 유발한다. 그러다 줄리아의 탑승이 카일에게나 관
새롭지 않은 ‘비행기 영화’, <플라이트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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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기적은 그렇게 온다. “연탄 간다는 핑계로 학교를 땡땡이치는” 품행제로 소년 네모(김관우). 그의 꿈은 미혼모의 남편이 되겠다는 것이다. 감옥에 있는 아버지를 면회하고 돌아온 뒤, 엄마가 정신을 잃고 목숨까지 버리자, 네모의 “골때리는” 꿈은 더욱 굳건해진다. 게다가 상대까지 만났다. 바로, 엄마가 운영하던 시계방 자리에 만화방을 차린 미혼모 부자(염정아). 스무살 많은 여인을 향해 연애편지를 보내는 네모의 엉뚱한 순정은 ‘어느 날 갑자기’ 현실이 된다. 부자의 어린 아들 기철을 구하기 위해 불구덩이 극장으로 뛰어들었던 날 이후, 네모는 보송보송 솜털 대신 까칠한 수염을 단 서른셋의 어른이 되어 있다.
<소년, 천국에 가다>는 몸은 어른이되, 마음은 아이인 네모(박해일)의 소동과 진심을 담으려는 성장영화다. 하루에 1년씩 늙어가는 시한부 삶을 결국 받아들이는 네모의 안간힘은 그저 사춘기 소년의 무모한 애정 때문만은 아니다. 기적 뒤에는 언제나 갈망이
기적을 불러낸 소년의 진심을 담은 성장담, <소년, 천국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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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실패한 사랑의 기억을 지우고 싶어한다. 그들도 처음엔 그랬다. 먼저 여자가 충동적으로 남자의 기억을 지워버렸고, 배신감을 느낀 남자도 여자의 기억을 지우려 한다. 문제는 멜로의 관객으로서 우리가 주인공의 이별을 바라지 않는 것처럼, 아니 그 이상으로 절박하게, 그 자신이 지나간 사랑과 추억을 되돌리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부터 그 남자, 조엘의 머릿속으로 들어가 무너지고 사라져가는 사랑의 추억들과 그것들을 부여잡는 남자의 안간힘을 접하게 된다. 그렇게 누군가의 의식과 무의식 위를 떠다니는 경험이란 것이 가능한 일일까. 의심스럽다면 이 조합을 눈여겨보라. 찰리 카우프만의 시나리오를 미셸 공드리가 연출했다. 의식과 무의식, 꿈과 현실, 현상과 실재의 분열과 융합을 즐겨 다루는 그들이 손을 잡았다. “망각한 자는 복이 있나니, 자신의 실수조차 잊기 때문이라”는 니체의 말이 ‘연애’의 실전에서 과연 유효한가, 하는 물음을 던지며.
<이터널 선샤인>의 도입부는
대단히 감상적이면서도 성찰적인 사랑 이야기, <이터널 선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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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혁(김래원)은 동료 깡패들마저 악질이라고 치를 떠는 나쁜 청년이다. 형사로 심어둔 끄나풀을 잃은 조직은 동혁을 그 대타로 키우기로 결정하고, 폐교에 가두어둔 채 조련사 범표(강신일)에게 훈련을 맡긴다. 아침부터 밤까지 공부만 해야 하는 동혁. 그는 차라리 죽겠다고 발버둥을 치지만, 마침내 검정고시와 경찰시험을 통과하여 순경이 된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아무 놈이나 팰 수 있으니까” 형사가 돼도 좋다고 생각했던 동혁은 차츰 조직의 개보다는 형사로 살고 싶어진다.
형사와 깡패는 종이 한장 차이다. <미스터 소크라테스>는 깡패처럼 막무가내로 범인만 잡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형사의 모습을 <공공의 적> <와일드 카드>보다도 과감하게 밀어붙인다. 그럴 수밖에 없다. 구동혁은 타고난 나쁜 놈, 출신이 깡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영화의 가장 분명한 전제인 ‘천하의 나쁜 놈’은 영화 내내 이리저리 방황한다. 구동혁은 진정 하늘도 눈을 가릴 패륜아였을까. 그
깡패의 자질을 발휘하는 형사 코미디, <미스터 소크라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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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토크>는 <여자, 정혜>로 가능성을 보여준 이윤기의 두 번째 장편영화다. 첫 장편영화 <여자, 정혜>에서 주목의 요점이 된 이윤기의 그 가능성이란 주인공 심정의 솜털까지도 만지는 듯한 세심한 관찰도와 정확한 재현력이었다. 그런데 이 두 번째 영화에 와서 보니 그 관찰과 재현의 관심이 어디에서 출발하고 있는지가 좀더 분명해졌다. 감독 스스로가 의식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두 번째 영화인 지금까지 그의 영화적 관심은 오로지 정박의 삶을 사는 사람들로부터 기인한다. 더러는 그 정박의 삶에 바탕하고 나서야 이야기이자 주제인 사랑의 시작과 또 다른 시작을 상상하는 것이 가능하다. <여자, 정혜> 역시 마찬가지이지만, <러브토크>에서 먼저 알아차려야 할 것은 이 영화의 주인공들이 ‘언제나, 그 시간, 그 자리에서, 어김없이 사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 점은 이 영화를 볼 때 중요한 실마리다. <러브토크>는 인
정박의 삶을 털고 일어나다, <러브토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