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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에 물든 13구역은 높다란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곳을 지배하는 룰은 오직 하나, 독재자 타하(비비 나세리)의 말뿐이다. 그러나 악의 소굴에도 희망은 있다. 13구역에서 나고 자란 레이토(다비드 벨르)는 타하의 범죄에 홀로 맞서면서도 13구역을 쉽게 포기해버린 정부 역시 믿지 않는다. 그러던 중 핵미사일이 탈취당하는 일이 벌어지고, 특수요원 다미엔(시릴 라파엘리)은 미사일을 해체하기 위해 레이토와 함께 13구역으로 향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그곳에 말 못할 음모가 도사리고 있음을 깨닫는다.
맨몸 액션
마약을 하수구로 흘려보낸 레이토가 악당들에게서 도망치는 초반부 시퀀스. 레이토는 동네 토박이답게 벽을 타고 넘는가 하면, 난간과 난간을 오가며 계단을 내려가고, 13구역 내의 모든 옥상 구조를 훤히 꿰고 있는 듯 건물과 건물 사이를 훌쩍훌쩍 건너뛴다. 그 어떤 와이어나 특수효과도 사용하지 않았음을 과시라도 하듯 배우의 몸을 집요하게 쫓는 카메라가 관객의 눈을 현혹한다. 러
맨몸 액션, <13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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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되기 위해 웃통 벗고 씨름판에 나선 뚱보 소년의 이야기. 어릴 때부터 마돈나를 동경하며 자란 소년 동구(류덕환)는 졸업하는 즉시 ‘여자’가 되겠다는 야무진 꿈을 갖고 있다. 그는 수술비 마련을 위해 학업도 뒤로하고 갖가지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정신없다. 하지만 일자리를 잃은 뒤 매일 술로 삶을 탕진하는 아버지 때문에 동구는 알뜰히 모아뒀던 돈을 하루아침에 날리게 된다. 실의에 빠져 지내던 동구는 어느 날 우연히 씨름부 감독(백윤식)을 만나게 되고, 씨름대회에서 우승하면 5백만원의 장학금을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마돈나가 되기 위해 샅바를 잡은 소년은 과연 자신의 꿈을 멋진 뒤집기 한판으로 이룰 수 있을까. <품행제로> <안녕! 유에프오> <아라한 장풍대작전> 등의 시나리오를 함께 썼던 이해영, 이해준 감독의 데뷔작. 영화를 보면, “동구를 통해 경쾌하고 즐거운 성장의 도약을 보여주겠다”는 두 감독의 출사표가 헛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씨름부
여자가 되기 위해 씨름판에 나선 소년 이야기, <천하장사 마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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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패러디영화의 왕도를 가고 있는 <무서운 영화>. 그 네 번째 이야기가 왔다. 귀여운 팔불출 안나 패리스와 귀신도 두려워하지 않는 레지나 홀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레슬리 닐슨의 모습도 볼 수 있다(그는 <총알탄 사나이> 때의 인연 덕분인지 데이비드 주커가 연출하기 시작한 <무서운 영화3> 때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무서운 영화가 패러디하는 영화는 <쏘우> <우주전쟁> <브로크백 마운틴> <밀리언 달러 베이비> <그루지> 등이다.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주접을 떨던 톰 크루즈도 <무서운 영화>의 레이더를 벗어나지 못했다.
<무서운 영화>는 공포영화인가요?
물론 아니다. 2000년 처음 시작된 이 시리즈물은 당시 인기를 끌었던 영화들을 패러디하며 ‘B급 웃음 지랄탄’을 날렸다. 코미디언 키넌 아이보리 웨이언스가 연출을 맡았고 그의 형제인
시리즈 패러디영화의 왕도, <무서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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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먹은 영래(박지빈)는 엄마(신애라) 때문에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 외제 화장품을 밀수해서 팔러 다니는 엄마는 시장통에서 언제나 싸움을 벌이다 경찰에게 번번이 잡혀간다. 아버지가 없다고 놀림받는 영래로선 하나밖에 없는 엄마의 소동이 속상할 수밖에. 박치기 대장 영래는 그때마다 아이스케키를 팔러 다니는 먹보대장 송수(장준영)에게 괜한 화풀이를 하는 것으로 마음을 푼다. 온 나라가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에 숨 죽이고 있을 그 무렵, 영래 또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죽은 줄만 알았던 아버지가 서울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엄마는 아버지의 존재를 부인하고, 영래는 제 발로 아버지 찾아 나서겠다고 맘먹는다. 비싼 기찻삯을 마련하기 위해 영래는 송수를 따라 아이스케키 박스를 들고 나서지만, 처음 해본 장사가 제대로 될 리 없다.
<아이스케키>의 배우들
가족영화 <아이스케키>에서 단연 돋보이는 건 박지빈을 비롯한 아역배우들이다. <
아역배우들의 돋보이는 연기, <아이스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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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라(신하균)는 혀가 짧다. 그래서 그는 벙어리인 척하고 살아간다. 혀수술을 위해서는 1억원이 필요하다. 킬라는 원래 요리사였다. 채소를 썰던 그에게 반한 똥무게(박길수)의 제안으로 수술비용을 벌기 위해 그는 살인청부업에 뛰어든다. 선배 발레(김민준)는 킬라에게 작업의 기준과 철학을 조언한다. 발레와 함께 사람을 죽이는 현장을 접한 킬라는 ‘예의없는 것들’을 자기 작업의 원칙으로 삼는다.
한편 킬라는 작업이 끝날 때마다 좋아하는 해물요리를 마음껏 먹은 뒤, 피 냄새를 지우기 위해 끈적바에 들러 독한 위스키를 마신다. 킬라에게 느닷없이 키스하던 끈적바 마담(윤지혜)은 결국 킬라의 집에까지 쳐들어온다. 이틀 동안 집에 머물며 킬라를 마음껏 범한 마담은 홀연히 사라진다. 킬라는 힘들게 작업을 끝내고 귀가하는 길에 꼬마 강산과 마주친다. 마음이 약한 킬라는 강산을 집으로 데려와 함께 산다. 킬라는 발레와 함께 재개발 사업과 연관된 깡패들을 처리하던 중 사람을 잘못 알아보고 실수를 범한
매너있게 골라서 처리한다! <예의없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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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으로 환생한 아빠 이야기. 권성국 감독의 데뷔작인 영화 <원탁의 천사>는 사기를 일삼다가 감옥에 들어간 아버지가 우연한 죽음과 환생을 계기로 아들과 추억을 만들어간다는 내용이다. 복역 중인 영규(임하룡)는 지금까지 아들 원탁(이민우)에게 아빠 노릇 한번 제대로 못했다. 출소만 하면 아들과 좋은 시간을 갖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발야구를 하던 영규는 우연히 사고를 당하고 뇌진탕으로 죽게 된다. 아들에 대한 미안함이 죽음보다 안타까운 영규. 그때 천사가 나타난다. 원탁을 향한 영규의 뒤늦은 사랑이 천사를 감동시키고, 영규는 고등학생으로 다시 태어난다.
한편 천사가 구제해야 할 사람이 한명 더 있다. 조폭 장석조(김상중). 영규의 감옥 동기인 석조는 출소 뒤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다시 등장한 천사. 영규와 원탁의 화해를 어떻게 이끌어낼지 고민하던 그는 석조의 몸을 빌리기로 결심한다. 부자의 화해를 위해 ‘다시 태어난’ 천사. 이후 영규는 천사의 힘으로
고등학생으로 환생한 아빠 이야기, <원탁의 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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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는 아름답다. 그러나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한 대가는 크다. 파리는 샹젤리제에 어울리지 않는 유색의 이방인들을 시내에서 몰아냄으로써 스스로의 아름다움을 지켜왔고, 교외는 아랍인 이민자 계층이 살아가는 처절한 게토로 썩어왔다. 그래서 격리된 <증오>의 교외 소년들은 “21세기가 될 때까지 살아남는 것”을 삶의 목표라 했고, 교외의 21세기 소년들은 울분을 참지 못해 자동차를 불태우며 항거했다. <13구역>에 등장하는 미래의 파리는 숫제 교외와 시내 사이에 높은 벽을 쌓아버렸다. 정부도 손을 쓸 수 없어서 높은 벽으로 막아놓은 교외 13구역. 그곳을 정화하려는 꿈을 지닌 레이토(데이빗 벨)는 13구역의 독재자 타하(비비 나세리)가 거래하는 마약을 훔친다. 타하 일당은 레이토를 붙잡기 위해 여동생인 로라(대니 베리시모)를 납치하고, 레이토는 부패한 경찰서장에 의해 오히려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그로부터 6개월 뒤, 핵미사일을 호송 중이던 군용 트럭이 타하 일당
특수효과를 사용하지 않는 ‘몸의 액션’, <13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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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네가 지난 <우주전쟁> 때 <브로크백 마운틴>에 있는 어느 <빌리지>에서 <밀리언 달러 베이비>에게 <그루지>(원한)를 품은 것을 보았다.’ 줄거리를 요약하면 대강 이 정도 되겠다. 그러나 플롯은 없고 무차별 패러디만 있으니, 스토리를 읊어대는 것도 무의미한 것처럼 보인다. 독창성 없음, 내러티브와 논리 무시, 민망한 슬랩스틱코미디, 뻔한 화장실 유머…. 영화 상식을 잊어버린 <무서운 영화> 시리즈는 누군가에게는 ‘쓰레기’ 취급을 받았지만, 누군가에게는 영화 수준의 경계를 무너뜨린 ‘최고의 팝콘무비’로 자리매김해왔다. 그리고 4편까지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오고 있다.
‘질보다 양으로 승부하겠다’는 제작진의 태도는 4편에서도 여전하다. 첫 장면, NBA 스타 샤킬 오닐의 <쏘우>팀이 등장한다. 갇힌 공간에서 한참이나 뻘소리를 늘어놓는 녀석들. 결국 탈출을 위해 처절하게 다리를 잘랐는데, 자르고 보니 엉
목표는 낮게, 실천은 완벽에 가깝게, <무서운 영화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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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출소를 하루 앞둔 영규(임하룡)는 우연한 사고로 죽게 된다. 갑작스러운 죽음에 영규가 충격을 받은 이유는 자유로운 세상에 대한 갈망 때문이 아니라 오랫동안 보지 못한 아들 원탁(이민우)과의 재회를 놓치게 되었다는 이유. 천사의 방문을 받은 영규의 영혼은 아들과 친구처럼 시간을 조금이라도 보내게 해달라고 천사에게 간청한다. 영규는 아들 원탁 또래인 동훈(하동훈)으로 살아날 기회를 갖게 되고, 천사 역시 영규의 감방동료이자 갓 출소한 조폭두목 장석조(김상중)의 몸을 빌려 인간이 되어 예쁜 간호사에게 접근한다.
죽은 남자가 새로운 몸을 얻어 그간 돌보지 못했던 아내와 아들의 삶을 좀더 나아지게 도와준다는 기본 설정은 드라마와 코미디에 모두 길을 열어준다. 특히 되살아난 아버지가 아들과 같은 또래의 고등학생이 된다는 설정은 <원탁의 천사>에 웃음을 불어넣는다. 몸은 고등학생이지만 교도소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다 죽은 영규는 CD를 구우라는 말에 정말 불에 구워오는가 하면
매끈하지 못한 이야기, <원탁의 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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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없는 것들>의 킬라(신하균)는 세상의 법률이 아니라 자신이 세운 ‘예의’를 기준으로 살아간다. 짧은 혀 때문에 장애인 행세를 하는 그는 혀수술을 하는 날까지 타인과의 대화를 스스로 봉인한다. 수술비 마련을 위해 청부살인을 하는 킬라는 작업 뒤 위스키를 마시며 피를 씻어낸다. 도둑키스를 일삼던 술집 끈적바의 마담(윤지혜)이 그에게 육탄공세를 펼치며 외롭게 살아가던 생활에 변화가 생겨난다. 마담은 킬라가 말이 없어서 좋다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귀가하는 길에 마주친 꼬마(강산)도 그와 함께 살게 된다. 식구들이 생기면서 킬라의 계획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블랙코미디를 표방하는 <예의없는 것들>은 이질적인 요소들을 극단적으로 대비시키는 영화다. 살인을 업으로 삼고 있으나 맑고 순박한 영혼을 가진 킬라는 시를 쓰고 거리에 버려진 아이를 거둬들인다. ‘사람을 죽이는 가장 비도덕적인 일을 통해 사회의 부조리를 청산한다’는 아이러니를 담은 <예의없는 것들&
재미와 풍자가 없는 블랙코미디, <예의없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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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살 꼬맹이 영래(박지빈)에겐 엄마(신애가)가 유일한 피붙이다. 세상에 둘도 없는 엄마지만, 그런 엄마가 부끄럽기도 하다. 육성회비를 내지 못하는 창피함은 둘째다. 밀수한 화장품을 몰래 파는 엄마는 하루가 멀다하고 선창가 선술집 앞에서 외상값 때문에 곰보 춘자와 머리 드잡이를 하다 망신을 사기 일쑤다. 경찰들도 영래 엄마라면 혀를 내두를 정도다. 엄마가 사고를 칠 때마다 영래는 아이들로부터 ‘아비없는 자식’이라고 놀림을 받는다. 풀이 죽어 지내던 영래는 어느 날 아버지 강성욱(이재룡)이 서울에 살고 있음을 춘자로부터 듣게 된다. 엄마에게 캐묻지만 영래는 아무 답도 듣지 못한다. 서울로 가는 기차표를 사기 위해 영래는 아이스케키 장사를 시작하고, 또 밀수 심부름을 하러 서울 가는 인백(진구)에게 아버지의 주소를 알아달라고 부탁한다.
<아이스케키>는 “아빠 찾아 삼만리”를 외치는 소년의 간절함을 따르는 가족영화다. 영래는 텃세 부리며 주먹질하는 승일 패거리가 무섭지 않다.
아빠 찾아 삼만리, <아이스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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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삶을 살아간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아끼는 사람의 죽음 혹은 재회나 방문…. 잊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시간은 아랑곳하지 않고 흘러간다. <나인 라이브즈>는 다른 사람들은 스쳐보내고 마는 작은 순간들이 이루는 거대한 우주를 끌어안고 삶을 살아가는 아홉 여성이 만들어내는 잊을 수 없는 이야기들의 모음이다.
다이애나(로빈 라이트 펜)는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다. 임신 중인 다이애나는 옛 연인 데이미안(제이슨 아이작스)을 우연히 만난다. 각자 다른 사람과 결혼했다. 별볼일 없는 대화가 이어지고 각자 장보기를 계속하는데 데이미안이 그녀에게 다가온다. 그렇게 과거가 서서히 되살아난다. 겨우 몇분 사이에 오랫동안 쌓아온 안온한 삶에 균열이 생긴다. 원치 않은 일이지만, 막을 수 없다. 데이미안과 아내 로라가 새로 산 집에 소니아(홀리 헌터)가 찾아온다. 소니아는 방 구경에만 한참 시간이 걸리는 멋진 로라의 집을 구경하고 잡담을 한다
아홉 여성이 만들어내는 잊을 수 없는 이야기들, <나인 라이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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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쓴 여자가 성형외과 문을 나선다. 세희(박지연)가 마스크 쓴 여자와 부딪치는 바람에 마스크 쓴 여자는 사진이 든 액자를 떨어뜨린다. 마스크를 쓴 여자는 세희가 성형수술을 한 뒤의 새희(성현아)다. 한 사람이 두 사람으로 나뉘어 부딪칠힐 수 있을까. 또는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나’가 부딪칠 수 있을까. 이것은 현실에선 불가능하다. 이것은 ‘나’가 미래에 다른 ‘나’로 바뀌거나, 미래의 ‘나’가 과거의 ‘나’로 돌아갈 수 없다는 시간의 불가역성을 예시한 것이 아닐까. 영화는 이 불가역성에 대한 도전과 실패 및 그 확인이며, 그 불가역성이 사랑을 어떻게 마모시키는지에 대한 탐색이다. 이 점에서 <시간>은 김기덕의 10년 가운데 가장 선명하고도 낯선 주제를 다루고 있다.
<시간>에서 시간은 일정 구간 사이의 경과 시간이 아니라 한번 지나가면 다시는 마주칠 수 없는, 어떤 시간대와도 호환할 수 없는, 필름 돌리듯 되돌릴 수 없는 단일한 시간의 지층에 가깝
사랑 일반이 주는 지겨움의 공포,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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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사진작가 타케루(오다기리 조)는 어머니의 기일을 맞아 고향집을 찾는다. 집에는 형 미노루(가가와 데루유키)가 아버지를 모시고 살고 있다. 형의 주유소에서 일하는 치에코(마키 요코)와 마주친 타케루. 어릴 적 알던 소녀가 예쁜 아가씨가 되어 형과 일하는 걸 보고 묘한 기분이 된다. 질투, 설렘, 될 대로 되라는 마음이 뒤섞인 심정으로 치에코와 관계를 가지고 집에 돌아오니, 형은 내일 치에코와 계곡에 놀러 가자고 한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지만 세 사람 사이에는 어색함이 흐른다. 불편한 분위기를 피해 계곡을 건너온 타케루는 계곡을 가로지르는 낡고 위태로운 다리 위에 서 있는 형과 치에코를 본다. 그리고 다음 순간. 치에코가 까마득한 다리 아래로 추락한다. 타케루는 태연히 사건을 덮어버리지만 그때부터 두 형제의 마음은 점점 흔들리기 시작한다. 선명히 밝혀지지 않은 사건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되지만, 사건의 진위가 중요한 미스터리물은 아니다. 제멋대로 굴지만 매력적인 동생과 착하고
엇갈리는 감정 속의 위태로운 줄타기, <유레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