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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작가, 퍼포먼스 아티스트 등으로 활동해온 미란다 줄라이 감독은 그녀가 쓰고 연출한 첫 영화 <미 앤 유 앤 에브리원>에서 주인공 크리스틴을 직접 연기한다. 노인을 위한 택시 ‘엘더 캡’을 운전하는 크리스틴은 아마추어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비디오, 사진, 음악을 혼합해 세상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크리스틴의 예술. 영화의 첫 장면에서 크리스틴은 혼자 음색을 바꿔가며 사랑하는 두 남녀의 서약을 녹음한다. “나는 자유로워질 거야. 나는 용감해질 거야. 매일이 생의 마지막 날인 양 살겠어.” 감독이 이렇게 선포한 주제는 <미 앤 유 앤 에브리원>의 여러 인물을 통해 거듭 메아리치고, 부연된다. 그러니까 이 영화의 화법은 일종의 복화술이다. 크리스틴의 동네 이웃인 등장인물들은 모두 삶이 그저 ‘살다’의 명사형이 아니라 예술품처럼 특별한 무엇이기를 은밀히 열망한다. 그중에는 “마냥 사는 건 싫어. 나는 마술적인 일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어”라고 호언하는 구둣가게
사춘기적인 어색함을 간직한 영화, <미 앤 유 앤 에브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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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명의 감독이 탈북 청소년, 장애우, 비정규직, 재중동포 등 사회적 약자, 소수자에 대한 차별 문제를 다룬다. 장애우 소녀가 직접 출연하여 자신의 일상을 담담하게 보여주는가 하면, 이미 사망한 주인공을 대신한 카메라가 이야기를 쫓아가는 등 감독별로 다양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2003년 <여섯 개의 시선>에 이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옴니버스 프로젝트 2탄인 이 영화는 인권과 차별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의 인권 감수성을 드높이고자 기획됐다.
이것만은 놓치지 말자!
정지우 감독 <배낭을 멘 소년>
열아홉 현이와 진선은 같은 아파트에 사는 탈북 청소년. 진선은 학교에서 동급생에게 시달리는 것이 싫어 말을 못하는 척하고, 현이는 고향을 그리워하며 항상 배낭에 부모님에게 드릴 선물을 넣고 다닌다. 그들에게는 오토바이 질주만이 잠시 답답한 현실을 잊을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다. <사랑니>에서 첫사랑과 재회한 서른살 여성의 심리를 미세하게 그려
인권과 차별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 <다섯 개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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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B(why be로도 읽힐 수 있는)로 다시 거듭나는 윤도현밴드가 길 위에서 고통과 즐거움을 얻으며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로드무비. 2005년 봄, 걱정과 희망을 반씩 섞어 트렁크와 함께 런던행 비행기에 올라탄 윤도현밴드. 영국 신인 록밴드 스테랑코와 더불어 영국, 네덜란드, 독일, 이탈리아 등지를 한달간 돌며 순회공연에 나선다. 아무도 모르는 신인 밴드로 다시 시작한다는 게 쉬운 일이 결코 아니다. 밤새 버스를 달리며 햇반과 라면으로 허기를 채우고 겨우 50명도 안 되는 관객 앞에서 그들을 감동시켜야 한다. 이러다가 밀라노 공연, 대규모의 런던 코코 마지막 공연까지 치를 수 있을까. 참고로 <온 더 로드, 원>이란 작품은 없다. <사랑, Two>에서 영감을 받은 이 제목은 그들의 첫 번째 유럽 투어가 그들의 히트곡처럼 오랫동안 기억되는 도전이 되길 바라는 염원이자, 초년 시절로 돌아가 그때의 열정으로 YB시대를 다시 열겠다는 다짐이다.
제각각 공연장
밴드의 성장 과정을 담은 로드무비, <온 더 로드, 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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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선수로 활동했던 대학생 우재(설경구)는 사귄 지 2백일 되는 날 여자친구에게 이별통보를 받는다. 청천벽력과도 같던 그 말에 좌절한 우재는 매일 술과 함께 보낸다. 이런 그 옆에는 늘 연수(송윤아)가 있다. ‘친구’라는 이름으로. 우재를 남몰래 좋아했던 연수는 돌연 군대에 간 우재를 면회간다. 그 자리에서 연수는 우재의 시선이 자신의 어깨 너머에 있음을 깨닫는다. 그리하여 연수는 우재에 관한 모든 것을 잊는다. 수년이 흐른 뒤 우재와 연수는 한 파출소에서 다시 만난다. 대학 시절부터 이어진 이 긴 시간 동안 우재와 연수는 뚜렷한 이유없이 우연처럼 또 필연처럼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한다.
토이뮤직이 내놓은 감미로운 OST
감미로운 발라드 음악을 주로 발매한 토이뮤직에서 제작한 이 영화의 OST 앨범은 발매 전부터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예고편과 뮤직비디오를 통해 공개된 곡은 그룹 토이의 객원가수로 이름을 알려온 김연우의 3집 앨범의 타이틀곡 <사랑한다는 흔한
10년을 망설인 사랑, <사랑을 놓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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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10월, 서울은 온통 뒤숭숭했다. 88 올림픽으로 세상은 떠들썩했지만, 12명의 재소자가 교도소를 탈출하고 그 가운데 지강혁 등 6명이 상경해 8박9일 동안 탈주극을 벌였기 때문이다. 10월16일, 그들은 북가좌동에서 경찰과 대치하며 마지막 인질극을 벌였고,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외쳤다. 16시간의 인질극 끝에 주범 지강혁은 사살됐고, 두 사람은 자살한 끝에 사건이 종결됐다. 영화는 18년 전의 억울한 외침소리를 지강혁을 중심으로 담아냈다. 도둑질을 하며 다리가 불편한 동생을 돕던 지강혁(이성재)은 공사판에서 악랄한 경찰 김안석(최민수)의 총에 동생을 잃는다. 강혁은 여기에 맞서다가 교도소에 수감되고 안석은 교도소 부소장으로 부임한다. 강혁은 복수의 기회를 노리고, 안석은 권력으로 강혁을 철저하게 짓밟으려 한다. 강혁은 탈옥을 결심하고 동료들을 규합한다. 지강혁 일당이 이송 도중 교도관의 총과 실탄을 빼앗아 탈주를 하자 안석은 모든 걸 걸고 이들을 끝까지 쫓기로 한다.
18년 전의 억울한 외침소리, <홀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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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형제 쿠말과 샹가는 엄마와 함께 정글에서 본연의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형제는 인간에 의해 헤어져 각각 갑작스럽고 낯선 길을 걷게 된다. 사냥꾼에게 잡혀 서커스 호랑이로 길들여진 형과 소년의 애완동물이 되어 파이터 호랑이가 된 동생은 어른이 되어 서로 재회하고, 서로 싸우게끔 설정된 상황에서 자신들이 형제임을 기억해낸다. 그들을 갈라놓았던 인간들은 재회한 호랑이 형제를 다시 정글로 돌려보내기로 하고, 형제는 그렇게 고향을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 <불을 찾아서> <장미의 이름> <베어>의 장 자크 아노 감독이 선물하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동물영화.
다큐멘터리야, CG야?
두 마리 호랑이에 관한 영화라니, <펭귄: 위대한 모험> 같은 다큐멘터리영화인지 <킹콩> 같은 실사 뺨치는 컴퓨터그래픽영화인지 궁금하실 것이다. 그러나 <투 브라더스>는 (장 자크 아노의 전작 <베어>와 마찬가지로) 실제 동물을 주
따뜻하고 감동적인 동물영화, <투 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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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도영(권상우)은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불 같은 성격의 강력반 형사다. 반면 오진우는 냉철하고 완벽한 엘리트로 서울중앙지검 검사다. 이들은 각자 맡은 사건이 연관돼 있음이 드러나면서 한 팀이 된다. 그리고 이 사건에 정계 진출을 노리는 구룡파 보스 유강진(손병호)이 개입되어 있음을 밝혀낸다. 이제 이야기는 비열한 건달 유강진의 파렴치한 행동들을 까발리는 데 집중한다. 살아남기 위해 장도영의 가족을 위협하고, 유강진을 협박하는. 이처럼 <야수>는 두 남자와 한 남자의 ‘살벌한’ 대립구도를 중심에 두는 ‘누아르’풍 영화다. ‘주인공의 운명에 대한 불안감’을 수반하는 장르적 특성을 그대로 살린 <야수>의 결말은 과연 어떻게 될까. 두 남자는 살아남아 이 세상이 아직 정의롭다고 말할 수 있을까.
2006년 대결하는 두 남자들
<홀리데이>의 최민수 vs 이성재영화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을 남긴 채 자살한 탈주범 지강헌의 이야기다. 이성재는 비록
두 남자와 한 남자의 ‘살벌한’ 대립구도, <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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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사부일체>는 <두사부일체>(2001)의 속편이다. “고졸은 돼야지”라는 보스의 명령에 따라 고등학교에 입학한 조직 2인자 계두식(정준호)이 졸업장을 손에 쥔 장면에서 영화를 끝낸 <두사부일체>의 속편은 계두식이 대학에 입학한 이후 이야기를 다룬다. 1편에서 계두식이 기부금으로 고등학교에 입학한 것을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이해할 텐데, 무식한 계두식이 어떻게 대학에 들어갔을까, 하는 과정은 이 시리즈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다. <투사부일체>는 1편처럼 윤리적·규범적·제도적 공간의 모범이 되는 학교와 그 공간에 결코 어울리지 않는 조폭을 어떻게든 겹쳐놓음으로써 이후 벌어지는 불협화음에 초점을 두는 코미디다.
계두식은 사범대생이다. 그것도 윤리교육과 학생이다! 그런데다가 그는 졸업을 앞두고 교생 실습을 나가게 됐다! 왜 하필 조폭은 ‘윤리’ ‘교육’과를 전공으로 선택했을까, 무척 궁금하지만 <투사부일체>는 계두식의 수능시험 장면
학교와 조폭의 불협화음, <투사부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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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방외무과 특별수사요원 람(양조위)은 위조지폐 제작용 동판을 훔치기 위해 범죄조직 건물에 잠입했다가 도둑 JJ(서기)를 만난다. JJ는 람과 경비요원들이 다투는 동안 동판을 가로채려 하지만, 람의 계책에 넘어가고 만다. 그러나 람도 곧바로 함정에 빠진다. 동판을 받고 현상금을 건네주기로 했던 미국 대사관 직원 오웬(임현제)이 그를 속인 채 사라진 것이다. 람은 오웬이 거래하리라고 짐작되는 중국 위조지폐 조직의 보스 북극곰을 쫓아 한국으로 건너오고, 오웬의 흔적을 찾아낸다.
제목을 보면 짐작할 수 있듯 <서울공략>은 마초성이 2000년 만들었던 <동경공략>의 속편이다. 가끔 실수도 하지만 대체로 영리한 주인공과 애써 복잡하게 얽어보려고 한 듯한 드라마, 거대도시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액션이 이 시리즈의 특징일 것이다. <서울공략> 또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곳곳에 액션을 박아넣은 영화다. 같은 서울이라고 해도 한국영화에선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자
거대도시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액션, <서울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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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가 된 사원의 터에서 두 형제가 태어났다. 어느 날 사악한 인간들이 몰려와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헤어진 두 형제는 각각 냉혹한 서커스단과 왕국의 지하감옥으로 보내진다. 용감했던 쿠말은 서커스단에서 소심한 겁쟁이로, 겁 많던 샹가는 고독한 독방에서 사나운 맹수로 길러진다. 먼 훗날 둘은 왕이 주최하는 격투 경기에서 서로 싸워야 하는 운명으로 재회한다. 서로 어린 시절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세월이 흘렀다. 과연 둘은 서로를 알아보고 비극을 피해갈 수 있을까. 빼앗긴 유년과 잊혀진 가족을 되찾을 수 있을까.
신화 속 위대한 형제의 수난기처럼 들리는 줄거리는 매우 단순하다. 익숙함을 경이로 바꾸는 것은 주인공이 다름 아닌 호랑이라는 점. 게다가 CG도 애니메이션도 아닌 ‘진짜’ 호랑이들이 인간을 능가하는 연기를 선보인다. 그렇다. 이것은 14년 전 험악한 곰을 주인공으로, 눈물없이 볼 수 없는 휴먼(?) 드라마 <베어>를 만들었던 장 자크 아노 감독의 신작이
인간을 능가하는 호랑이들의 연기, <투 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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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10월, 이감 호송 중이던 한 무리의 죄수가 탈주하여 서울로 잠입해 들어온 사건이 있었다. 8박 9일 동안 은신처를 옮겨 다니던 그들은 끝내 경찰과 대치하여 인질극을 벌이다 일부는 자살하고, 일부는 사살되었다. 영화 <홀리데이>는 지강헌 사건이라고 불리던 그 실화를 소재로 하고 있다.
절도잡범으로 살고 있는 지강혁(이성재). 어느 날 그의 판자촌 마을에 용역깡패들이 몰려든다. 거기에는 권력을 위해서 물불을 가리지 않는 악인 김안석(최민수)도 있다. 강혁이 친동생처럼 아끼는 후배 주환(설성미)은 안석의 총에 맞아 죽고, 강혁은 교도소에 갇힌다. 강혁과 안석의 운명은 안석이 교도소 부소장으로 오면서 다시 시작된다. 안석을 죽이려는 강혁과 강혁을 괴롭히는 안석. 그러던 중 강혁은 탈주를 결심하고 실행한다. 같은 감방 동료 장경(장세진), 대철(이얼),민석(여현수),광팔(동현),상호(문영동),덕만(이봉규)등이 합세한다. 그러나 덕만은 교도소로 돌아가고, 무리에서 이
서럽고 힘없는 자들의 표상, <홀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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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에게 자매가 있다는 건 축복인 동시에 저주다. 자매는 평생을 함께할 친구가 되어주는 동시에 걸핏하면 옷이나 장신구를 말도 없이 빌려가서 망가뜨리는 애물단지가 되게 마련이니까. <당신이 그녀라면>의 두 자매, 로즈(토니 콜레트)와 매기(카메론 디아즈)가 서로에게 느끼는 감정은 세상천지가 다 알고 있는 그와 같은 사실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지만, 놀랍게도 지루하거나 식상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 로즈는 성공한 변호사지만 통통한 몸매에 콤플렉스를 느껴 신지도 않을 예쁜 하이힐을 사 모으는 게 취미다. 매기는 아르바이트를 전전하지만 타고난 미모와 몸매로 남녀상열지사에 타고난 재능을 보인다. 로즈는 철없는 여동생이 실업자가 되어 집에 쳐들어올 때마다 그녀를 돌보는 데 큰 불만이 없었지만, 자신이 모처럼 사귄 남자친구가 매기와 침대에서 뒹굴고 있는 모습을 보고 반쯤 미쳐버린다. 언니 집에서 쫓겨난 매기는 죽은 줄만 알았던 외할머니(셜리 매클레인)가 살아 있다는 걸 알고 외할머니에게
두 자매의 아주 특별한 연애담, <당신이 그녀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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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등장인물이 곧 사건, 사고인 영화들이 있다. 그런 경우에 그들은 드라마의 주인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말썽의 원인과 결과이다. 그러므로 등장하는 인물의 수가 많아질수록 일은 더 꼬이게 마련이다. 그 사이 어딘가 난처함에 빠져 있는 주인공이라도 한명 있다면, 그는 오해와 누명의 틈바구니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진땀을 빼게 마련이다. <알리바이>의 주인공 레이가 바로 그 말썽 많은 게임에 빠진 난처한 주인공이다.
레이(스티브 쿠간)는 일명 ‘알리바이 컨설턴트’다. 이 희귀 직종의 역할은 누군가의 알리바이를 조작해주고 돈을 받는 것이다. 그런데 그가 일선에서 물러나려고 마음먹는 순간 진짜 사건이 시작된다. 약혼자 몰래 다른 여자와 여행을 가는 데 알리바이를 만들어달라는 고객의 부탁을 받는다. 레이는 그의 행선지를 조작하고, 자신이 대신 의뢰인 행세를 하기로 한다. 그러나 의뢰인이 실수로 여자를 죽이게 되고, 레이는 범인으로 누명을 쓸 처
군더더기 없는 ‘플롯상의 놀이’, <알리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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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사 노인 네스토(에밀리오 구티에레즈 카바)는 아내의 죽음으로 실의에 빠져 산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그를 위해 딸과 사위는 밤새 영화를 볼 수 있도록 위성채널을 달아준다. 그런데 밤마다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것은 온통 야한 영화뿐이다. 점잖던 노인은 어느새 매일 밤 텔레비전 앞에 앉아 수음하는 것이 일이 되고 만다. 때마침 마리벨(잉그리도 루비오)이라는 아가씨가 점원으로 일하게 되고, 네스토는 그녀에게 마음을 뺏긴다. 마리벨은 푼돈이나 벌기 위해 몸을 팔며 청춘을 보내지만, 늘 발칙하고 도발적인 것을 사랑하고 꿈꾸는 여자다. 그녀는 어느 날 마놀로(알베르토 산 후안)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마놀로는 토끼 옷을 입고 채무자를 쫓아다니며 망신을 줘서 돈을 받아내는 소극적인 수금원이다. 그러나 마리벨을 만난 그날만은 과격하고 충동적인 면모를 보여주어 마리벨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마침내 마리벨은 연애는 마놀로와 결혼은 네스토와 한다. 이때부터 네스토, 마리벨, 마놀로 세 사람의 삶은 얽히고
과장과 소란을 앞세운 매력적인 스페인 영화, <죽여주는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