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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는 예상과 짐작, 상상없이 닥치는 충격과는 다르다. 이를테면 목청껏 소리쳐도 아무도 와줄 것 같지 않은 벌건 대낮의 교외, 일말의 상식도 공유하고 있지 못한 듯 보이는 현지인과 맞닥뜨린 알량한 도시인의 상황. 인적 드문 곳으로 젊은 제자를 꾀어낸 음대 교수 영선(이병준)과 그의 의도를 알면서도 모른 척 따라왔던 인정(차예련)의 줄다리기를 보여주며 블랙코미디처럼 시작한 <구타유발자들>은 기본적으로 공포영화다. 다시 보고 싶지 않지만, 헤어날 수 없는 악몽이다. 달아난 인정을 기다리던 영선 앞에 심상찮은 동네 토박이 오근(오달수)이 출현한다. 여기에 나사가 빠진 듯한 홍배(정경호)와 원룡(신현탁) 무리와 이들이 악랄하게 왕따를 시키는 고등학생 현재(김시후), 마지막으로 이들의 우두머리 봉연(이문식)까지 합류하면, 이 악랄한 마당극의 무대는 완성된다.
<구타유발자들>이 진짜 무서운 것은 그 순환에 있다. 끝을 보기 전에는 퇴장할 수 없는 문제적 상황. 이는 인
악랄한 마당극, <구타유발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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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 11월14일 캔자스주의 작은 마을 홀컴에서 일가족 4명이 잔인하게 몰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당시 미국사회를 깜짝 놀라게 한 이 사건에 관심을 가진 이 중에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작가이자 뉴욕 사교계의 명사인 트루먼 카포티(필립 세이무어 호프먼)도 있었다. <뉴요커>의 기고자로도 활약했던 그는 어릴 적부터 친구였던 넬 하퍼 리(캐서린 키너, <앵무새 죽이기>의 저자)와 함께 캔자스로 내려가 주변을 취재하기 시작한다. 얼마 뒤 두명의 범인이 잡히고, 그는 자신의 명성을 이용해 그들을 집중적으로 인터뷰하기 시작한다. 특히 지적으로 예민하고 예술적인 감성이 두드러진 범인 페리 스미스(클리프톤 콜린스 주니어)에게 큰 관심을 갖고 매우 친밀한 관계를 형성한다.
<카포티>는 트루먼 카포티가 훗날 ‘뉴 저널리즘의 선구작’으로 꼽히게 되는 논픽션 <인 콜드 블러드>를 쓰는 과정을 그리는 영화다. 뉴욕 최상류층의 파티를 누비고
트루먼 카포티에 관한 ‘논픽션 소설’, <카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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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외모로 모든 남자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는 여자 케이트(프랭카 포텐테). 파티에 참석한 남자들은 쉴새없이 그녀에게 추파를 던진다. 하지만 케이트의 콧대는 하늘 높은 줄 모를 정도. 조지 클루니를 만난다며 파티장을 나선 그녀는 지하철 플랫폼에서 자기도 모르게 잠이 든다. 한참이 지난 뒤, 눈을 뜬 그녀 앞에 마지막 지하철이 도착하고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승차한다. 그러나 지하철 안에는 아무도 없고 적막함만이 맴돈다. 제한된 공간에 홀로 놓인 그녀는 점점 커지는 초조함과 공포에 불안해 하고, 어디선가 나타난 한 남자는 그녀를 강간하려 한다. 움직이던 지하철은 터널 가장 깊숙한 공간에서 정차하고, 케이트는 스피커로 들려오는 비명소리 속에서 살육의 공포에 몸을 떤다.
영화 속 지하철
<튜브>
김석훈, 배두나 주연의 영화 <튜브>는 지하철을 테러의 공간으로 변신시킨다. 멈추지 않는 열차는 1300만 시민의 목숨을 향해 미친듯이 달려가고, 이를 제지하
폐쇄된 공간 안 공포의 게임, <크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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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거대한 재난영화를 리메이크하는 방법은? 해답은 간단하다. 더 거대한 특수효과로 만든 더 거대한 재난이다. <포세이돈>은 1972년작 <포세이돈 어드벤쳐>를 새롭게 리메이크한 재난 블록버스터. 갑자기 몰려온 47m의 쓰나미로 말미암어 엄청난 규모의 호화 유람선 ‘포세이돈’이 북대서양 한가운데서 전복당한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수백명의 사람들은 중앙홀에 모여서 구조를 기다리지만, 도박사 딜런(조지 루카스)과 전직 뉴욕시장 로버트(커트 러셀)을 위시한 몇몇 사람들은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바깥으로 나가는 길을 찾아헤맨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거꾸로 뒤집힌 유람선 속으로 이제 점점 바닷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과연 그들 중 몇명이나 살아남을 수 있을까?
무엇이 원작과 달라졌나
1972년작 <포세이돈 어드벤쳐>는 70년대 재난영화의 전성기를 열어젖힌 기념비적인 작품. 이후 등장한 재난영화는 모두 <포세이돈 어드벤쳐>의 공식을 그대로
거대한 특수효과로 만든 더 거대한 재난, <포세이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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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를 졸업한 천재 프로그래머 경호(양동근)는 대한민국 은행 전산망의 관리자로 일한다. 액션 피겨를 모으는 경호는 자신과 같은 취미를 가진 존(김성수)과 마주친다. 존을 따라 상류사회를 경험하는 경호. 존의 연인 앨리(윤지민)는 경호에게 존을 믿지 말라고 경고한다. 경호에게 존은 세상의 1%가 되기 위한 범죄를 제안한다. 그것은 모든 계좌에서 소액의 금액을 인출하여 천문학적 금액의 자금을 확보하는 일. 범죄는 계획대로 진행되고, 원하는 금액을 손에 넣은 그들은 해외로 도피하려 한다. 그러나 약속 장소에 나타난 경호를 기다린 것은 국정원 요원들. 존은 경호를 배반하고 거액의 무기명 채권을 소지한 채 유유히 사라진다. 남겨진 경호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하이스트 무비의 세계
범죄의 목적이나 성패보다는 치밀한 준비나 과정에 초점을 맞추는 범죄영화를 케이퍼 무비(Caper Movie)나 하이스트 무비(Heist Movie)라 부른다. 21세기에 관객을 즐겁게 했던 세편의 하
하이스트 무비, <모노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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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동물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평화로운 숲 속. 어느 날 이곳에 동물들을 위협하는 정체불명의 물체가 생긴다. 그것은 바로 인간들이 숲을 개발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울타리(Hedge).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잃어버린 동물들은 먹고사는 것까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된다. 이때 인간세상에서 살았던 경험 많은 너구리 R.J.(브루스 윌리스)가 먹을 것이 넘쳐나는 인간세상을 습격하자고 제안한다. 굶을 대로 굶은 이 동물들에게 어차피 선택의 여지는 없다. 결국 ‘식량 전문 털이범’이 된 그들은 ‘미션 임파서블’을 꿈꾼다. 하지만 단지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시작된 이들의 절도행각은 점점 더 지능적이고 대범하며 이젠 자신들의 잘못도 모를 정도로 뻔뻔해져간다. 잔꾀 하면 당할 동물이 없는 주인공 너구리인 R.J.,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거북 번(게리 샌들링), 그리고 언제나 사고만 치지만 결코 밉지 않은 다람쥐 해미(스티브 카렐), 그리고 살인적인 가스를 자랑하는 스컹크 스텔라(완다 사익스). 그
애니메이션으로 부활한 만화, <헷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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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다. 항상 매사에 행운이 뒤따랐던 애쉴리(린제이 로한). 즐거운 일만 가득한 그녀에게 어느 날부터 불행의 잔치가 계속된다. 머리를 말리다가 건물 전체의 전기를 끊어먹는가 하면, 폭우 속에서 우산이 뒤집힌다. 원인이 뭘까 고민하던 애쉴리는 제이크(크리스 파인)와 한 키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제이크는 길을 피하다가 진창에 빠지고, 진창에서 벗어나다 차에 치일 정도로 지지리 운없는 남자. 자신에게 불행이 겹치는 게 그와 키스했기 때문이라고 여긴 애쉴리는 잃어버린 행운을 되찾기 위해 그와 또 한번 키스하려 한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제이크를 향한 사랑의 감정이 싹트는 것을 느낀다. 과연 그녀는 사랑하는 그에게서 잃어버린 자신의 행운을 되찾을 수 있을까? <10일 안에 남자친구에게 차이는 법>을 만든 도널드 페트리 감독의 신작이다.
린제이 로한의 그때 그 시절
나이를 먹는 일은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린제이 로한을
잃어버린 행운을 찾아서, <행운을 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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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지수(엄정화)는 작은 동네로 이사와 낡은 피아노학원을 차렸다. 지수는 동네 최고 말썽꾸러기로 소문난 고물상집 손자 7살 경민(신이재)이 피아노에 남다른 재능이 있음을 발견한다. 경민을 유명 콩쿠르에 내보내면 자신은 유명 강사가 될 거라 생각한 지수. 그녀는 어릴 때 부모를 잃은 손자를 홀로 키워온 할머니에게 자기가 경민을 돌보겠다고 말한다. 지수의 생각 이상으로 경민의 실력은 천재에 가까운 수준이다.
클래식 음악 영화
주인공이 악기를 다루면 영화는 음악영화가 된다. 음악영화는 백 마디 말을 대신하는 선율 한 자락으로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마력을 지녔다. 영상과 줄거리도 훌륭하지만 이를 넘어서는 음악이 있는 음악영화들 중 클래식 음악영화 두편. 플러스, 영화 삽입곡 추천 리스트.
<샤인>(1996)
호주 출신의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헬프갓의 전기영화. 일찍이 천재로 주목받았던 그는 정신질환으로 10년이나 병원에 수용돼 있다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음악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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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호(박건형)은 놀고 먹자는 것이 삶의 캐치 프레이즈다. 그러나 대대로 교직에 종사해온 주호의 집안은 그를 가만두지 않는다. 대를 이어온 가업이 이어지기를 바라는 할아버지는 주호의 돈줄을 끊는 극약 처방으로 손자를 굴복시킨다. 낙하산 발령을 받아 울며 겨자 먹기로 교사생활을 시작한 주호, 만사 귀찮은데 짤린들 뭐가 걱정이랴. 지각하기, 수업 빼먹기, 전화로 종례하기 등 전혀 성실하지 못한 일을 일삼으며 퇴출 1순위를 꿈꾼다. 그러나 어딜 가든 난관은 있게 마련. 학창시절에는 학교 짱이었고 지금은 학생부 선생님으로 군림하고 있는 윤소주(김효진)가 불량선생 주호를 딱 찍는다. 주호를 선도하려는 소주, 어떻게든 도망다니려는 주호. 둘의 잡기놀이가 시작된다.
철 안 난 남자들
<달콤한 백수의 사랑 만들기> 트립/
그는 보는 것만으로는 정말 매력남이다. 근육질 몸매에 시원한 눈웃음, 재치있는 말솜씨까지. 그러나 그 나이 되도록 백수다. 침대 정리, 세탁, 매끼 식사가 호텔
불량선생 선도하기, <생,날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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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형사 일을 하는 태수(정두홍)는 어느 날 죽마고우 왕재(안길강)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고향 충남 온성의 장례식장에서 유년 시절 함께 뭉쳐다녔던 필호(이범수)와 석환(류승완)을 만난 태수. 그들은 왕재가 세상 무서울 것 없는 10대들과 싸움에 휘말려 살해당했다고 전한다. 태수는 서울행을 미룬 채 왕재에게 칼을 꽂은 이들을 찾아나서고, 평소 왕재를 친형처럼 따르던 석환 또한 복수의 대상을 찾기 위해 싸움의 한복판에 뛰어든다. 추적 끝에 두 사람은 왕재의 죽음이 그저 그런 10대들의 소행 때문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짝패>는 액션키드 류승완 감독의 5번째 장편영화. 데뷔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이후 처음으로 연기까지 도맡았다. <피도 눈물도 없이> <아라한 장풍대작전> <주먹이 운다> 등에서 액션 안무를 함께 짰던 정두홍 무술감독이 류승완 감독과 ‘짝패’를 이뤄 가짜 아닌 진짜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생짜 액션
가짜 아닌 진짜 액션 연기, <짝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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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루(혼고 가나타)는 교통사고로 엄마를 잃고, 휠체어 신세가 된다. 자신에게 닥친 불행이 엄마에게 소홀히 한 아빠 탓이라고 여긴 사토루는 방문을 걸어 잠그고, 입을 닫는다. 그리고 원격조종 로봇 ‘H-603’으로만 세상과 소통하려든다. 이런 사토루에게 유일한 희소식은 원격조종 로봇의 대리등교를 허용하는 법안이 통과돼, 그가 첫 수혜자로 선정됐다는 것. 그리하여 사토루는 로봇 ‘H-603’을 자신을 대신해 학교에 보낸다. 반 친구들은 노송(히노키)나무로 만들어진 H-603에게 ‘히노키오’라는 별명을 붙여준다. 히노키오는 전학오자마자 학교의 스타가 되지만 타인에게는 도통 관심을 두지 않는다. 히노키오는 오직 자신을 원격 조종하는 사토루에 의해서만 감정을 가질 수 있는데, 사토루가 세상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히노키오의 무관심에 화가 난 골목대장 준(다베 미카코)과 조이치, 겐타는 그를 괴롭힐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히노키오가 그들을 괴롭히는 상급생을 가볍게 물리쳐주자 그와 친구가 되
아역배우들의 놀라운 열연, <히노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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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레브리티 프로그램 속, 그러니까 현실의 린제이 로한과 스크린 속 캐릭터로서의 린제이 로한은 어찌나 그리 다른지. 현실의 로한은 패리스 힐튼 뺨치게 눈꼴 사나운 초절정 재수녀지만, 희한하게도 영화 안에서는 풋풋한 매력을 선보여왔다. 그건 린제이 로한의, 린제이 로한을 위한, 린제이 로한에 의한 영화라 할 만한 <행운을 돌려줘!>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영화에서 로한은 뉴욕의 잘나가는 홍보회사 직원 애쉴리 역으로 출연한다. 애쉴리의 삶을 보고 있노라면 타고난 행운아라는 말밖엔 할 수가 없다. 손만 들면 택시가 멈춰서고, 긁기만 하면 복권도 척척 당첨되며, 야외로 나오기만 하면 쏟아붓던 비까지 멈출 정도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반면 한 클럽의 말단 종업원이면서 ‘맥플라이’라는 밴드의 매니저로 활약하는 제이크(크리스 파인)의 인생은 불운으로 점철돼 있다. 나타나기만 하면 불행의 구름을 몰고 다니는 그이다보니 음반계의 거물 필립스에게 이 밴드를 소개하는 일은 불가능해
린제이 로한의 놀라운 ‘변신술’, <행운을 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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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박건형)는 직업이란 걸 가질 생각이 없다. 할아버지가 로또에 당첨된 뒤, 컨버터블을 타고 ‘밤마실’을 다니며 그 돈을 사회로 환원하는 게 그의 일상이다. 전직 교장이었던 할아버지는 그의 카드를 볼모로 잡고 딱 2년만 학교에서 일하라고 제안한다. 돈이 없으면 언니들과 술을 못 마시고, 언니들과 술 없으면 인생에 낙이 없고…. 억지춘향꼴로 선생은 되었으나 열심일 리 만무하다. 수업은 자습, 종례는 전화로, 나이트 가야 하는데 야자 감독 웬말이냐. 그런 그에게 여선생 소주(김효진)는 심술 같기도 하고 애정 같기도 한 관심을 표해온다.
설정과 줄거리를 놓고 보면 <생, 날선생>은 흔한 억지 코미디다. ‘양아치’가 ‘학교’에 가서 ‘무서운 고딩’ 그리고 ‘여선생’과 어떤 종류의 해프닝을 벌일 것인지는 대체로 짐작가는 바다. 주호의 날선생짓, 소주와의 티격태격 연애담, 심지 굳은 반항아와 모범생, 힘없는 교권, 양아치가 말하는 정의 등 식상한 얘기들이 산만하게 전개된다. 그
식상한 코미디를 덮어 주는 캐릭터의 매력, <생, 날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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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을 앞둔 부부의 모습으로 시작하는 <5X2>는 현재에서 과거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두’ 사람이 공유했던 ‘다섯’ 가지 에피소드(이혼, 결혼 생활의 불륜, 출산, 결혼식, 사랑의 시작)를 관객에게 제시한다. 다섯편의 단편영화가 묶여 있는 듯한 이 작품은 결별의 순간에서 출발하여 마치 에릭 로메르 영화의 주인공인 듯한 두 남녀에게서 사랑의 설렘이 출렁이기 시작할 때 영화를 끝맺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 관객은 결별에 대한 직접적인 이유를 원하겠지만, 이는 프랑수아 오종의 관심이 아니다. 물론 <시트콤>과 <크리미널 러버> <8명의 여인들>을 연출한 오종을 염두에 둔다면, 이 결별의 과정에서 성적 무의식에 근거한 급작스러운 사건의 비약이 기이한 유머와 만나기를 기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5X2>에서 오종이 참고하는 작품은 이들 작품이 아닌 자신의 최고작이자 가장 예외적인 작품인 <사랑의 추억>이다. 이는
담담한 시선이 돋보이는 소품 같은 느낌의 영화, <5X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