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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이(최성국)와 민국씨(공형진)는 정신적인 성장이 멈춘 사람들이다. 어린 시절 고아원에서 만나 대한과 민국이란 이름을 나누고 평생의 우정을 다짐한 그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함께 세차일을 하며 살아간다. 자기들만의 세상에서 자족하는 이들에게는 입신양명의 꿈 따위는 애초부터 없다. 대한이는 같이 고아원에서 자란 지은이(최정원)와 결혼하는 게 꿈이고,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인생의 목표로 받아들이는 민국씨는 택시기사, 비행기 조종사에 이어 권투선수가 되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이들에게 일생일대의 꿈이 생긴다. 지은이가 군인 손님의 기를 세워주려 “군인이 최고의 신랑감”이라고 한 말을 대한이가 곧이곧대로 믿어버린 것. 학력 미달로 군입대를 면제받았던 이들은 생애 처음으로 공부를 시작한다.
<대한이, 민국씨>의 원제는 <인생은 아름다워>였다. 그처럼 대한이와 민국씨에게는 세상의 온갖 말들이 선의로 들린다. 모자라서 순수한, 그래서 욕할 수 없는 이들이 세상과 부딪혀가
모자라지만 착한 어른들이 사는 법 <대한이, 민국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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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실화다. 이 한 문장만으로도 <잠수종과 나비>를 보고 눈물 흘릴 준비가 된 관객도 있을 게다. 프랑스 패션지 <엘르>의 편집장 장 도미니크 보비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것은 1995년 12월8일 금요일 오후였다. 20일 뒤 장 도미니크는 눈을 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왼쪽 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의 신체에서 움직이는 부위는 오직 왼쪽 눈꺼풀뿐이었다. 장 도미니크의 몸은 이미 무거운 잠수종에 갇힌 신세였다. 의식은 멀쩡하나 전신은 마비상태인 ‘록트인 신드롬’(Locked-In syndrome)이 찾아온 것이다. 파리 상류사회의 빛나는 나비였던 장 도미니크는 절망으로 몸부림치고 싶었지만 몸부림이라는 행위 역시 타인의 사치일 따름이었다. 그는 (거의) 죽었다.
하지만 장 도미니크는 절망 앞에서 쓰러져내릴 만큼 나약한 인간은 아니었다. 아니, 넘겨짚어보건대 그는 나약한 척 울부짖기에는 에고가 지나치게 강한 남자였다. 하긴 프랑스판 <엘르>의 편
잠수종에 갇힌 남자 <잠수종과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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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는 어둠만이 아니라 고요한 햇빛도 무서울 때가 있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커튼이 이따금 그림자를 만들었다가 지울 때면 뒤에서 누군가 어른거리는 듯하여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되곤 했다. 빛과 정적과 짧은 흔들림이 만들어내던, 매우 고요한 공포. 스페인·멕시코 합작 공포영화 <오퍼나지: 비밀의 계단>은 성장과 더불어 잊혀진 듯했으나 문득문득 자신의 존재를 환기시키곤 하는 그 두려움을 기억하게 만드는 영화다. <헬보이>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개의 열쇠>의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가 제작자로 나선 이 영화로 주목받은 신예 후안 안토니오 바요다는 “이 영화에서 두려운 것은 두려움 그 자체뿐이다. 어쩌면 이 영화는 초자연적인 현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오퍼나지…>는 그처럼 현실과 환상의 흐릿한 경계에서 긴장을 찾아낸다.
고아원에서 자라다가 입양된 로라(벨렌 루에다)는 의사인 남편 카를로스(페르난도 카요)와 어린
스페인산 호러판타지 <오퍼나지 - 비밀의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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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 메리’는 요코하마의 명물이자 유명 인사인 한 노파의 별명이다. 하얗게 분칠한 얼굴에 진한 눈 화장과 새빨간 립스틱을 칠하고 하이힐을 신은 노파의 그로테스크한 외모는 어디서나 눈에 띄었다. 메리는 과거 미군을 상대로 한 창부였는데 젊은 시절부터 독특한 화장법과 특이한 의상으로 유명했다. 그 시절 메리는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거리의 창부로 일하면서 왕족 같은 모자에다 레이스 장갑을 끼고 장교들만 상대했다고 한다.
이 영화는 1995년 당시 74살이었던 메리가 사라진 이유를 추적하는 다큐멘터리다. 사람들은 메리의 과거와 현재를 제멋대로 추측했고 갖가지 소문이 요코하마를 떠돌았으나 정확히 그녀가 누구이고 어디로 갔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감독은 메리가 창부생활을 했던 도시들과 요코하마에서 이용했던 미용실, 세탁소 등 그녀와 관련된 모든 장소들을 탐방하고 그녀를 아는 사람들을 인터뷰했다. 특히, 메리를 후원했던 게이 샹송 가수 나가토 간지로는 메리에 관한 가장 많은 추억과 정보
메리가 사라진 이유 추적 <요코하마 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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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판돈이 커지면 이성은 자취를 감춘다. 여자친구(은성)의 빚을 갚아줘야 하는 거리의 화가 민희도(신하균)가 금융계의 거물 강노식 회장(변희봉)의 제안에 응한 것도 그 때문이다. 이기면 현금 30억원을 손에 쥘 수 있지만, 지면 자신의 젊은 육체를 넘겨야 하는 내기. 민희도는 모든 것을 거는 자신과, 재산의 일부를 건 강 회장의 판돈이 애초에 서로 다름을 눈치채지 못한다. 정해진 수순처럼 민희도는 패하며, 둘은 서로의 뇌를 바꿔 이식한 뒤, 각자의 방식으로 2라운드를 준비한다. 일본 만화 <체인지>에서 차용한 <더 게임>의 아이디어는 제법 흥미롭다. 노인의 육체 안에서 눈을 뜬 청년, 젊은 몸을 얻었지만 말투와 사고방식, 행동거지는 과거를 잊지 못하는 노인의 한계는 꽤나 쏠쏠한 유머의 코드가 된다. 갑자기 나타난 할아버지를 조카로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희도의 삼촌(손현주)이 보여주는 반응이 시종일관 웃음을 유발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빅> <
네 젊음을 가지고 무엇을 했니 <더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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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소리만 듣고 눈빛만 봐도 모든 것이 통하는 출판기획자 다진(김하늘)과 홈쇼핑 PD 재영(윤계상)은 어느덧 6년째 연애 중인 커플이다. 테라스 하나를 사이에 두고 옆집에 살며 거의 동거하듯 지내는 그들은, 이제는 연애의 긴장감이라고는 전혀 없는 익숙한 부부나 마찬가지다. 그러던 어느 날, 재영은 회사에서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는 지은(차현정)과 깊은 사이로 발전하고, 다진 역시 비즈니스 관계로 만나던 북디자이너 진성(신성록)과 가까워진다. 그렇게 서른을 앞두고 점차 소원해지면서 서로에 대한 불만이 쌓여가던 두 사람은 종종 큰 싸움을 하게 된다. 그럴수록 두 사람은 각각 지은과 진성에게 끌리게 된다.
두 사람은 6년째 연애를 했고, 막연히 언젠가 결혼을 하게 될 것이라 생각하는 커플이다. 영화는 자연스레 김하늘의 이전 출연작들인 <동갑내기 과외하기> <그녀를 믿지 마세요> <청춘만화> 등 일련의 청춘 로맨틱코미디를 연상시키지만, 예상과 달리 ‘서른 즈
‘서른 즈음의 여자’라는 현실적 고민 <6년째 연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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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혼자 살아가는 엠마(조디스 트리벨)는 키우고 있는 돼지들처럼 욕망에 솔직한 여자다. 힘있는 대로 일하고,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는 그녀의 생활에서 특별한 게 있다면 오토바이를 타면서 성욕을 충족한다는 점 정도다. 그렇게 조용하던 엠마의 일상은 농장 안으로 말 그대로 날아온 자동차와 그 안에 타고 있던 남자 막스(위르겐 포겔)로 복잡해진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막스는 친구이자 사업 파트너의 돈을 도둑질해서 도주하다 사고를 당해 엠마의 집으로 들어온 것. 이제 엠마에게 막스는 하늘에서 떨어진 운명의 남자이고, 막스에게 엠마는 생명을 구해(또는 조금 연장시켜)줬고 마음의 평화를 주는 여자다. 순수한 여성과 시한부 남성을 내세운 <행복한 엠마…>는 한국에도 번역돼 출간된 클라우디아 슈라이버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삼는 영화다. 구도상 애절한 러브스토리일 수밖에 없지만, 이 영화는 그에 앞서 평화롭고 행복한 삶의 조건을 묻는다. 돈이나 과도한 집착이 평온한 생의 장
삶에 대한 진중한 통찰력 <행복한 엠마 행복한 돼지 그리고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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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이브, 천체망원경을 들여다보던 중학생 쇼타는 병원 옥상 난간에 위험하게 서 있는 젊은 여성을 본다. 병석에 누운 아버지는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비밀을 고백하고, 아들은 병원서 나와 아내가 기다리는 집이 아닌 연인이 기다리는 호텔로 가 이별을 선언한다. 폐업을 앞둔 재즈바 마스터인 키도(도요카와 에쓰시)는 첫사랑을 기다리고, 맞은편 캔들숍의 노조미는 양초를 켜고 키도를 위해 기도한다.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긴지는 전 부인 레이코(테라지마 시노부)를 만나나 그녀는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해 출산 직전이다. 작고도 사소한 엇갈림과 오해와 기다림 속에 크리스마스를 맞은 도쿄에는 대대적인 정전이 일어나고 도시는 어둠에 잠긴다.
빌딩숲의 반짝이는 야경으로 세속화된 별빛은 대정전으로 인해 오롯이 다시 하늘의 제자리를 찾는다. 사랑과 은총이 가득해야 할 크리스마스는 나름의 사연을 품은 헛헛한 사람들에겐 여전히 일상의 일부분일 뿐이다. 한번의 기다림, 작은 이해, 그리고 사소한 인정이
잔잔한 크리스마스용 영화 <대정전의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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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친구 사이인 영우(허준호)와 태주(신현준)는 한명은 경찰로 한명은 살인죄를 지은 무기수로 재회한다. 두 사람이 다시 만나게 된 계기는 영우의 딸 세희(조수민)의 병 때문이다. 간질환을 앓고 있는 세희는 시급히 이식을 받아야 하고 공교롭게도 태주와 세희의 조직검사 결과가 일치한다. 태주는 세희에게 간을 떼어주기 위해 10일간의 귀휴를 받아 교도소를 나오게 되고 영우의 집에 머문다. 그러나 애정이나 인정을 잊고 살아간 지 오래된 태주에게 간 이식은 바깥세상을 구경할 좋은 핑계일 뿐이어서 나오자마자 술과 담배에 손을 대고 제멋대로 행동한다. 태주는 오로지 탈출하려는 목표 외에는 안중에도 없다. 그러나 이렇게 비정한 태주의 걸음을 머뭇거리게 하는 사람이 바로 세희다. 태주는 몰래 도망치는 자신의 손을 잡아끄는 세희를 차마 뿌리치지 못하고 이들 부녀의 삶에 얽혀들게 된다.
지난해 유독 부성애를 다룬 영화들이 많이 나왔다. <눈부신 날에> <날아라 허동구> &
순박한 가족의 의미와 가족애 <마지막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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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하면 명예 CIA 요원이 되기 위해 연단에 선 찰리 윌슨(톰 행크스)이 보인다. 텍사스 출신 하원의원인 그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소련의 침공을 막아냄으로써 냉전을 종결시킨 공로로 그 자리에 섰다. 여기는 백악관이나 국회의사당이 아니라 CIA 본부다. 8년간 10억달러에 달하는 예산을 퍼부었던 그의 모든 활동이 비밀리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마약과 섹스 스캔들이 연루된 알코올 중독자 민주당 의원이, 망나니 같은 CIA 요원(필립 세이무어 호프먼), 미모의 극우반공주의자 로비스트(줄리아 로버츠)와 손잡고, 이집트며 이스라엘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을 돕는다는 아이러니의 실화를 정치코미디로 그려낸 <찰리 윌슨의 전쟁>은 감독 마이크 니콜슨이 아닌 각본가 아론 소킨의 영화다. 사회와 개인이 연관된 넓은 의미의 정치를 고찰했던 니콜스 감독(<졸업> <실크우드> <프라이머리 컬러스> <클로저>)의 연출력보다는 민주당이 집권한 백악관 집무
인간 승리의 드라마 <찰리 윌슨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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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도시를 내려다보는 부감숏의 초월성은 아마도 천사의 시선에서나 나오는 것이다. 있을 것 같지 않은 미모의 후카타 교코가 천사로 나와 사뿐사뿐 날아다니는 영화 <천사>는 소녀만화로 유명한 사쿠라자와 에리카의 <천사가 사는 곳>을 원작으로 했다. 유난히 칵테일 라임진을 좋아하는 이 미모의 천사는 호기심 많고 온정적이어서 고독하고 소심한 사람들의 사소한 사정들을 지나치지 못한다. 적극적이지 못한 편의점 직원 가토(우치다 아사히)는 어느 날 클럽에서 라임진을 빼앗아 마시는 하얀 옷의 낯선 여자를 만난다. 그녀는 가토를 쫓아와 그의 곁을 떠나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혼자 아이를 키우는 요시카와에게는 사랑하는 여자가 있지만 그녀는 아이를 다룰 줄 몰라 그와의 결혼에 회의적이다. 요시카와의 딸 치이에게는 천사가 보이는데, 천사는 외로운 아이의 친구가 되어 아름다운 환상을 선물한다. 여고생 미즈호는 친구들의 따돌림으로 학교 밖을
엄청난 기적이 아닌 사소한 이해와 위로 <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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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 어폰 어 타임>의 이야기는 1945년 8월12일이란 자막과 함께 시작한다. 민족의 해피엔딩인 광복까지 남은 시간은 3박4일. 영화의 사건이 결국에는 조국의 광복과 함께 해피엔딩을 맞는다는 걸 미리 예견하는 부분이다. 또한 1945년이란 시대적 상황을 영화가 흡수하는 방식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할 것이다. 안중근 의사, 김구 주석 등이 이름 혹은 사진으로 모습을 비추고 천황의 항복선언이 영화의 클라이맥스에 결정적인 계기를 만드는 <원스 어폰 어 타임>은 제목 그대로 “옛날 옛적에 있었을 법한 일”이라는 컨셉의 오락영화다.
석굴암 본존불상의 이마에서 떨어져나가 오랜 시간 자취를 감추었던 전설의 보석이 발견된다. 이름하여 ‘동방의 빛’. 몇 십년간 동방의 빛을 찾아다녔던 총감은 입신양명의 기대를 품고 이 보석을 본국으로 이송하려 하지만 동방의 빛을 노린 건 이들만이 아니었다. 화려한 말발로 조선의 보물들을 일본인들에게 팔아넘기는 사기꾼 봉구(박용우)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오락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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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이에 있어서 더 많이 사랑하는 자가 약자’라는 말이 있다. 덜 사랑하는 사람은 상대에 대해 집착이 없으니 쿨하게 자기 페이스를 지킬 수 있고, 사랑하는 사람은 거기에 맞춰주느라 허덕대고 그러다보면 모양새 구기고 매력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니 마음이 없는 자는 언제나 우위에 서게 되는 법이라는 거다. 그러니 사랑에 빠진 자여, 상대의 마음을 얻으려면 언제나 도도하게 굴지어다. 그런데 문제는 그럴라치면 ‘이러다가 이 사람 정말 떠나버리면 어쩌지’라는 의구심이 불현듯 마음을 파고들어 초연함을 망가뜨린다.
이레나 파블라스코바의 <나쁜여자 길들이기>는 이런 밀고 당기기를 경험하면서 조금씩 사랑의 권력함수를 깨달아가는 여성 캐롤리나(다니카 줄코바)의 이야기다. 어느 비오는 날 그녀는 우연히 알렉스(카렐 로든)라는 남자를 만나게 되고 좀체 속을 보여주지 않는 그에게 매료된다. 가까워지는가 싶으면 밀어내고 홀로 서려고 하면 어느새 다가오는 알렉스에게서 헤어나
나쁜 여자로 길들이는 방법 <나쁜여자 길들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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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슈퍼맨(황정민)이다. 스스로 그렇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그가 태안반도에 퍼진 기름 찌꺼기를 제거할 수 있거나 조지 부시를 지구 바깥으로 던져버리지는 못한다. 그는 사실 슈퍼맨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단지 자기가 슈퍼맨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미친놈이다. 맨홀 밑에 괴물이 산다며 동분서주하고 주유소 앞 풍선 인형을 향해 돈키호테처럼 달려들 때는 영락없이 그렇다. 하지만 그를 유명하게 만든 건 대체로 남들이 잘 하지 않으려는 작은 선행들을 하기 때문이다. 길가는 노인 짐 들어주기, 건널목에서 차 막아주기, 다친 사람 병원에 데려가기, 소매치기 잡아 주기 등등. 엉터리 감동을 짜내는 방송 다큐 프로듀서 송수정(전지현)이 이 사람을 우연히 알게 된다. 처음에는 그저 그럴싸한 방송용 취잿거리로만 생각했는데, 그에게 아픈 과거가 있다는 걸 하나둘 접하게 되면서 생각이 달라진다. 그의 머릿속에 박힌 크립토 나이트(이 영화의 슈퍼맨은 원작 <슈퍼맨>에 나오는 대머리 악한이 자기 머
곱게 미친 광인, 초인을 꿈꾸다 <슈퍼맨이었던 사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