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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엿보기와 엿듣기를 다루는 영화는, 예상치 못한 심리적 유대의 이야기로 전개되곤 한다. 역전된 스톡홀름 증후군(인질이 납치범에 동화되는 현상)과 비슷한 증상이, 엿듣고 훔쳐보는 쪽에 나타나는 것이다. 크지슈토프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의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에서 건너편 집 여자를 엿보는 남자 토멕은, 보는 것을 아는 것과 동일시했고, 다시 그것을 사랑과 혼동했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컨버세이션>에 나오는 고독한 도청 전문가 해리는, 그런 함정을 알았기에 자신이 엿듣는 내용에 무관심하려고 노력했다. 비록 실패했지만.
통일 5년 전 1984년의 동독을 배경으로 한 <타인의 삶>에서 도청은, 공무다. 1980년대 중반 동독에서는 9만명이 넘는 비밀경찰(슈타지)과 약 17만명의 정보원이 활동했다. 만인에 대한 만인의 밀고로 유지되는 세계에서는 더 끈덕지게 의심하는 자가 유능한 멤버다. 주인공 게르트 비즐러(울리히 뮈헤)는
기이한 우정의 연대기 <타인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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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연인은 오직 서로 다른 품성 때문에 치명적인 상처를 주고받는다. 존 큐런 감독의 <페인티드 베일>은 상대방이 갖지 못한 것들에 얽매여 스스로 마음의 감옥에 갇힌 연인의 사연을 따라간다. 1925년 영국, 사교 모임과 카드 게임을 즐기는 쾌활한 미인 키티(나오미 왓츠)는 영국 정부에 소속된 세균학자인 남편 월터(에드워드 노튼)를 따라 상하이로 건너온다. 월터의 사랑은 깊지만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서툴러 키티에게 아무 감흥도 주지 못한다. 열정없는 결혼 생활을 이어가던 키티는 그곳에서 매력적인 외교관 찰리 타운센드(리브 슈라이버)와 사랑에 빠진다. 언젠가는 아내가 자신을 돌아봐주리라는 소망이 배신당하자 월터는 그녀의 불륜을 벌하기 위해 콜레라가 창궐한 중국 오지로 발령을 자원한다. 후덥지근한 중국 남서부의 낙후된 마을 메이탄푸에서 키티는 남편의 철저한 무시 속에 유배나 다름없는 고통스런 시간을 보낸다. 영국에 대한 중국의 악감정과 콜레라의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두 사
한편의 낭만시 <페인티드 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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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해밀턴 지역의 가톨릭계 사립학교에 다니는 소년 랄프(애덤 버처)는 말썽쟁이 소년의 표본이다. 14살인 그는 이미 애연가이고, 일주일에 211번이나 신의 이름을 욕되게 부르는 죄인이고, 22번의 야한 생각을 하는 욕정어린 화신이며, 22번이라는 엄청난 횟수를 자랑하는 자위의 왕이다. 백주대낮 수영장에서도 그의 어린 욕정은 우스운 꼴로 발산된다. 엄숙한 학교 분위기에서 그런 행동은 지탄의 대상이자 체벌감이다. 교장 신부는 욕정을 다스리라며 강제로 크로스컨트리를 배우도록 명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랄프는 누구인지도 모르는 니체라는 사람의 문장에 감동할 줄 아는 남다른 감성을 가졌고, 이 세상에서 기적이 이뤄진다는 섭리를 굳게 믿는 보기 드문 신념의 소유자다. 아빠는 죽고, 아무도 없는 집에 덩그러니 혼자 살고 있는 랄프. 그가 기적을 바라는 건 병으로 누워 있던 엄마가 갑자기 혼수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말하기를 엄마가 병에서 낫는 건 기적이 일어나야만 가능하다고 했고, 그
기적을 좇는 소년의 의지 <리틀 러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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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 마운틴>은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 감독에게 ‘기괴한 컬트 감각의 소유자’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는 이유를 잘 설명해준다. 군인에게 집단 학살된 시체의 몸에서 끝없이 나오는 새들, 온갖 이교도와 주술의 낯선 상징들, 똥으로 금을 만드는 연금술. 더럽고 잔혹하며 펄펄 뛰는 풍자의 통렬함 때문에 뇌가 욱신거릴 정도다. 처음 20분이 지나면 묘하게 자극적이지 않은데 감각기관이 과부하된 원인도 있겠지만 감독이 각각의 문단을 아방가르드 미술의 분위기 안에서 신화 양식 안으로 끌어모으기 때문이다. 남성주의, 군사독재, 대통령, 기업가, 종교인, 제국주의 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부조리한 권위에 대한 육두문자 섞인 욕을 영상화한 것 같다.
예수를 닮은 사내가 나타났을 때 그를 진심으로 반긴 것은 손 잘린 난쟁이와 창녀들뿐이었다. 시민들은 독재정권에 영합했고 교회는 눈감고 있으며 미국은 이를 즐겼다. 그는 ‘우주적인’ 영적 지도자의 제자로 들어가면서 다른 일곱명의 태양계를 대
성산(聖山) 등반 프로젝트 <홀리 마운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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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말로 두더지인 엘 토포는 벌거벗은 아들과 동행하며 사막을 가로지르는 총잡이의 이름이다. 그는 마을 주민을 몰살시킨 산적을 응징한 뒤, 자신보다 강한 현자-총잡이들을 쓰러뜨리고 중원(?)을 평정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그는 네명의 현자로부터 한 가지씩을 깨닫고 결투에서 이긴다. 그러나 “이긴다 해도 진 것과 같아”라며 자책감에 곧 빠진다. 영화는 내용상 두 부분으로 나뉜다. ‘광야’의 선지자처럼 자기 내부의 악과 싸우는 부분과 집단화된 악에 둘러싸여 민중을 위해 깨달음을 실천하는 부분이 그것이다.
우리에게 <성스러운 피>(1989)로 잘 알려진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는 <엘 토포>의 감독·각본·주연· 음악·미술을 맡았다. 이 작품에서 그가 발휘한 ‘파괴적인’ 상상력 덕에 관객은 이전에는 보지 못한 기묘한 영화를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영화의 한축에는 약탈당하고 기형이 되어버린 삶에 대한 묘사가 그득하다. 시체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잔혹함, 사
이전에는 보지 못한 기묘한 영화 <엘 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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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로도토스 역사>는 크세르크세스의 부하의 입을 빌려 스파르타인을 설명하고 있다. “그들은 법이라는 왕을 섬기고 있습니다. … 이 왕이 명하는 것은 언제나 한 가지, 즉 어떠한 대군을 맞이하더라도 결코 적에게 뒷모습을 보이지 말고 끝까지 자기 자리를 지키며 적을 제압하든지 자신이 죽든지 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말은 진실이었다. 스파르타는 자유와 법을 지키고자 광대한 페르시아 제국과 맞서 싸웠고 병사 300명 모두가 전사했다. 프랭크 밀러의 동명 그래픽 노블을 각색한 <300>은 수십만명에 달하는 페르시아 대군의 발을 묶어두었던 그 테르모필레 전투를 신화로 끌어올리는 영화다.
B.C. 480년 페르시아 국왕 크세르크세스(로드리고 산토로)가 이끄는 대군이 그리스로 진군해온다. 1년 전 복종을 요구하는 페르시아 사자를 우물에 처넣었던 스파르타 국왕 레오니다스(제라드 버틀러)는 그리스 도시국가들과 연합군을 결성하려고 하지만, 신탁은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 그
신화가 되어 돌아온 전사들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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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만수(감우성)는 누구보다 모범 시민이며 걸어다니는 법의 실현이다. 윤리교사 아버지의 강제된 교육 탓에 어릴 적 품었던 카레이서의 꿈은 이미 날아가버린 뒤고, 지금은 그저 그런 공무원으로 지낸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아침 갑자기 아내는 이혼을 통보한다. 그의 지나친 준법정신이 불러온 무사안일의 삶에 질려버렸기 때문이다. 아내의 말을 뒷전으로 하고 회사에 가니 이번에는 직장 상사가 그를 불러 해고를 알린다. 그의 환송회장. 박만수는 끝내 모멸감을 주는 동료들을 참지 못하고 드디어 술상을 뒤엎는다. 이제부터 막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기껏해야 노상방뇨를 하던 중에 파출소로 붙잡혀 들어간다. 그때 거기서 이상한 인물 양철곤(김수로)을 만난다. 양철곤은 이런 힘겨운 세상에서 지내느니 때마다 가벼운 잡범으로 붙잡혀들어가 감옥에서 살다 나오는 게 훨씬 좋다는 주의다. 일은 아주 쉽게 풀릴 수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하다. 호송되던 박만수는 경찰의 권총을 빼앗아 달아나고, 엉겁결에 양철곤도
이해하기 힘든 상투의 덧칠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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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인가를 반대하는 행위는 그 행위에 대한 그 사람의 무의식적 끌림 또는 그 욕구에 대해 자기 스스로는 통제 불능이라는 사실을 방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까 지나친 ‘00포비아’는 자기 안에 있는 00적 경향을 인정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순진한 ‘호모포비아’들은 동성애를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로 그것을 허용하면 ‘비정상적’인 성적 취향이 만연하게 되리라는 것을 내세운다. 그런 논리는 동성애가 인간의 본성에 속하는 것이며 정치적, 사회적 차별에 의해 자연스런 성욕이 억압당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동시에 그렇게 말한 이의 내밀한 성적 욕망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자신의 성적 정체성이 분명하다면, 타인의 성적 취향에 의해 그것이 흔들릴 공포를 갖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동성애처럼 사회적으로 ‘전염성이 강한 나쁜(?) 욕망’으로 거론되는 또 다른 것은 죽음에 대한 욕망이다. 현대사회에서 가장 강력한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연예인들이 연이어 자살을 선택한 뒤 떠도는, 어르
잘 죽고 싶은 욕망 <씨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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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카나한의 신작 <스모킹 에이스>를 보고 있으면, 오락실에 앉아 <스트리트 파이터>라는 게임을 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야리야리한 소녀부터 꼬부랑 할아버지까지 상이한 외모에 다양한 장기를 갖춘 캐릭터를 골라 정말 ‘아무 이유없이’ 싸우는 이 게임은 단순한 폭력의 쾌감을 선사하곤 한다. 경찰살해범을 수사하는 경찰들의 위장근무를 다룬 <나크>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던 조 카나한은 이번에는 다른 종류의 위장근무와 조직원들의 갈등을 다루면서 자신의 전작을 변주한다. 아들처럼 아껴주던 마피아 보스를 배신하고 자신의 세력을 넓히려던 버디 ‘에이시스’ 이스라엘(제레미 피번)은 사정이 여의치 않자 FBI에 조직의 정보를 넘기고 증인보호 시스템으로 신변의 안전을 꾀한다. 그러나 보스인 스파라짜(조셉 러스킨)가 그의 심장에 100만달러를 걸었다는 이야기가 새어나가면서 일곱명의 킬러가 달라붙고, 그를 보호하기 위해 FBI 요원이 투입된다.
무식하기 이를 데 없어 보
정신없는 총질과 낭자한 선혈 <스모킹 에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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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아파트에서 둘이 살고 있는 마미야 형제는 생긴 것은 딴판이지만 취미는 같다. 커다란 팝콘 통을 가운데 놓고 TV 야구중계를 시청하거나 보드게임을 하고, 간식으로 군만두를 먹고, 동네 목욕탕에서 피로를 풀며 함께 여가 시간을 보낸다. 차이가 있다면 욕탕에서 나와 동생은 커피우유를, 형은 맥주를 마시는 정도다. 키가 작고 뚱뚱한 동생 테즈노부(쓰카지 무가)는 초등학교 급사이고, 키가 크고 마른 형 아키노부(사사키 구라노스케)는 맥주회사 품질관리사다. 동생은 초등학교 급사가 되기 위해 구급구명에서 원예 강습에 이르기까지 온갖 것을 닥치는 대로 배웠고, 형은 어려서부터 꽃을 짜서 갖가지 색의 물을 만들곤 했다. 이런 이력으로 보아 이들 형제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취미생활도 틈틈이 즐기는 소박하고 자족적인 삶을 누리고 있다. 이들에게 단지 하나 부족한 것이 있다면 여자친구가 없다는 것. 동생 테즈노부는 형에게 여자친구를 만들어주기 위해 카레파티를 계획한다. 테즈노부와 같은
일본 만화적인 형제 <마미야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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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속에 스포일러가 들어 있지만 영화의 감상을 방해하지는 않습니다.
<천년을 흐르는 사랑>은 저예산영화였던 <파이>(π, 1998)와 <레퀴엠>(Requiem for a Dream, 2000)을 통해 악몽 같은 인물 내면의 세계를 독특한 비주얼로 그려낸 바 있는 대런 애로노프스키의 세 번째 작품이다. 대런 애로노프스키가 전작에서 일관되게 그려냈던 편집증적인 인물의 내면이나 그의 비주얼에 대한 창조적 역량을 염두에 둔다면, 그의 세 번째 작품이 천년의 시간을 오가는 판타지 장르라는 사실이 그리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어떠한 면에서는 그의 영화 모두를 판타지라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16세기의 스페인, 21세기의 미국, 그리고 26세기의 어느 행성, 이렇게 세 층위의 시공간을 오가는 <천년을 흐르는 사랑>은 비주얼에 대한 애로노프스키의 야심을 다시금 확인시켜주는 작품이긴 하지만, 그것이 ‘너무 넘쳐’ 오히려 무중력의 시공간 속에서
넘쳐버린 이미지의 성찬 <천년을 흐르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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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도록 후회스런 과거를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면, 당신의 선택은? 이미 수편의 영화에서 반복된 시간 여행의 테마를 <나비효과>는 신선한 시각 효과와 흥미로운 기교로 풀어낸 바 있다. <나비효과2>는 전편의 기본 컨셉만 고스란히 추출해 20일 만에 촬영을 마친 다음 미국에서는 곧바로 DVD로 출시됐다. <마스크> <스콜피온 킹>의 촬영감독인 존 R. 레오네티 감독이 연출 데뷔작 <모탈 컴뱃2>에 이어 또 다른 속편에 도전했는데 그 결과는 감독의 전작만큼이나 부정적이다.
성공에 목마른 야심찬 젊은이 닉 라슨(에릭 라이블리)은 휴가도 반납하고 회사로 복귀하던 중 불의의 교통사고를 만난다. 동승한 애인과 친구들을 모두 잃고 혼자 살아남은 그는 직장에서도 낙오되며 고통스레 살아가다 우연히 한장의 사진을 통해 과거를 되돌리는 능력을 얻게 된다. 휴가 사진을 이용해 여자친구를 되살린 닉은 거만한 직장 상사를 곯려주는 데 능력을 쓰기
샐러리맨에게 주는 교훈 동화 <나비효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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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방만한 속성이 있어 때로 귀나 코를 속이는 것보다 훨씬 쉽다. 그 속임수의 능력을 직업으로 갖고 있는 장인을 두고 흔히 마술사라고 부르는데 그들은 악착같이 뒤쫓는 대중의 시선 어딘가에 어느새 빈틈을 만들고 그 빈틈이 있어야 할 구상의 설계를 미리 갖고 있으며 그 구상을 도울 기가 막힌 장치나 과학을 알고 있다. 환영을 보았는데 그것이 여전히 논리적으로 설명할 길 없을 경우에는 초자연적 현상이라고 말하게 되지만, 속임수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게 탄복할 만한 것이면 마술사의 장인적 기술이라고 인정하게 된다.
19세기 말 비엔나에 마술사가 있었다. 아이젠하임(에드워드 노튼)은 돌연 등장하자마자 간단하면서도 아름다운 마술부터 심령술사나 되어야 가능할 듯한 초자연적 현상까지 고루 펼치며 비엔나 사람들을 매혹시킨다. 아이젠하임의 쇼를 보던 경감(폴 지아매티)도, 국왕의 자리를 노리는 못된 황태자(루퍼스 스웰)도 그의 마술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 중 하나다. 황태자에게는 약혼녀 소피(
동화와 마술 쇼의 이중주 <일루셔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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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 9월29일, 도쿄에선 패전국 일본의 전범 처리를 위한 극동국제군사법정이 열렸다. 미국, 영국, 중국, 소련, 호주, 인도 등 11개국의 판사가 맡은 이 특별재판은 2년6개월, 818회에 걸쳐 진행됐으며 400여명의 증인과 4천여개의 증거를 동원해 동아시아를 짓밟은 일제의 잔학상을 증명했다. 도조 히데키, 도이하라 겐지, 이카가키 세이시로 등 28인의 A급 전범의 화려한 망언의 기록을 함께 남긴 유명한 전범 재판의 실화가, 중국 TV에서 <정복> 등의 인기 범죄드라마를 연출해온 고군서 감독에 의해 스크린에 옮겨졌다. <동경심판>은 중국 대표인 메이루아오 판사(류송인)와 젊은 중국인 기자 샤오난(주효천)의 눈에 비친 법정과 도쿄 거리의 풍경을 그린다. 서구 열강에서 온 다른 판사들의 보이지 않는 차별 속에서, 메이는 일제가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하려고 분투한다. 도쿄 유학생 출신인 샤오난은 오랜만에 만난 일본인 친구들이 패전의 상처로 망가져가는 과정을 지
중국인을 위한 격정의 애국가 <동경심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