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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의 분주함과 낭만성이 적당히 뒤섞인 듯한 스페인 남자 페레(샌티 밀란)를 즐겁게 해주는 건 진토닉뿐이다. 그는 15살 때 어리석음이라는 불치병에 걸려 낫지 않고 있다고 믿고 있다. “내 인생은 어리석음의 연속”이라는 독백을 자신에게만 늘어놓는 건 아니다. 다른 사람들 역시 어리석은 행동을 평생 멈추지 않을 거라고 확신한다.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결심한 것도 자기 같은 바보를 또 만들지 않기위해서라고 공언한다. 그래서 대부의 생일 파티에 진토닉 범벅이 돼 나타나서는 속죄의 의식을 치르겠노라고 한다. 지퍼를 내리고, 성기를 꺼내 파티 음식인 소시지 옆에 나란히 놓고 날카로운 포크를 위로 치켜든다. 물론 기겁한 친구들이 그의 손을 낚아챘고, 성기를 치워버렸다.
대부가 운영하는 기업형 학교에서 강사로 먹고사는 것이나 음울한 시 같은 말을 일상 대화처럼 늘어놓는 솜씨를 보면 자학적 지식인에 가깝다. 줄기차게 연애를 해왔으나 지금은 잠시 휴지기 상태라 자신의 삶이 더욱 맥없이 보이
스토커 애정극 <그들만의 러브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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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남 래리(벤 스틸러)는 무능력하다. 발명에 몰두하느라 재산을 탕진한 래리는 어떤 직장도 두달 이상 견디지 못한다. 아들 니키가 새아빠에게 호감을 보이자 위기감을 느낀 래리는 마지못해 자연사박물관 야간 경비원으로 취직한다. 첫날부터 수상쩍은 동료 경비원들은 열쇠, 매뉴얼, 플래시만 건네고 떠나버린다. 박물관에 어둠이 찾아오고 전시물은 제목처럼 잠에서 깨어나 활개친다. 티라노사우루스, 훈족, 로마 병정, 원시인, 사자, 원숭이 심지어 이스터 석상까지 래리를 괴롭히고 박물관은 아수라장이 된다. 테디 루즈벨트(로빈 윌리엄스)의 도움으로 겨우 살아남은 래리. 당장 그만두려는 래리를 만류하는 테디는 모든 소동이 파라오가 가진 ‘아크멘라의 보물’ 때문임을 알려준다.
<박물관이 살아있다!>는 <애들이 줄었어요> <쥬만지> 같은 판타지 아동물과 벤 스틸러의 코미디가 결합한 가족영화다. 자연사박물관이라는 미국인과 가장 친근한 무대에서 밀랍 인형을 부활시키는 정교
판타지 아동물과 코미디가 결합된 가족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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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의 아침이다. 뉴욕은 각기 다른 표정으로 크리스마스를 맞이한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어머니를 살피느라 정작 자신은 돌보지 못한 로즈(수잔 서랜던)는 크리스마스로 들뜬 도시가 오히려 우울하다. 결혼을 앞둔 니나(페넬로페 크루즈)와 마이크(폴 워커)는 마이크의 병적인 의처증 탓에 이별 위기에 놓이고, 카페에서 만난 이상한 노인 아티(앨런 아킨)는 마이크에게 미묘한 시선을 던지며 그의 성질을 돋운다. 매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병원 응급실을 찾는 줄스(마커스 토머스)는 상태가 더 심각하다. 어린 시절 병원에서 보낸 크리스마스 파티의 행복한 잔영을 간직한 그는 환자가 아니면 낄 수 없는 병원의 크리스마스 파티에 동석하기 위해 자신의 팔까지 부러뜨리는 지경에 이른다.
현실에 지치고, 사랑에 목마르고, 외로움에 몸서리치는 사람들은 1년에 딱 하루 크리스마스를 통해 구원받는다. 이는 크리스마스에 대한 일반적인 기대이자 크리스마스 시즌의 영화가 전해주는 익숙한 행복이다. 하지만 <
‘착해빠진’ 영화 <스위트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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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보다 부화가 늦은 알을 앞에 두고 근심하는 아버지 펭귄, 멤피스(휴 잭맨). 아들 멈블(엘리야 우드)이 남과 달리 부리가 아닌 두발부터 알을 박차고 나온 뒤로, 춤을 멈추지 않는 아들의 ‘행복한 발’이 그에겐 큰 고민이다. 펭귄이라면 누구나 자기만의 ‘하트송’를 불러 운명의 짝을 찾아야 할진대 멈블은 최악의 음치인데다가 멈블이 좋아하는 탭댄스는 전혀 펭귄답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는 차마 들어줄 수 없는 노래실력 때문에 친구들에게 따돌림당하고 펭귄학교 졸업장도 따지 못한 채 실의에 빠진 멈블이 탭댄스 역시 엄연한 하트송임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좇는다. 그 길에서 멈블은 자신과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아델리 펭귄 라몬(로빈 윌리엄스), 느끼한 허풍쟁이 예언자 러브레이스(또 로빈 윌리엄스) 등을 만난다.
난데없이 펭귄 열풍이라도 분 것일까. 지난해 여름, 죽음 같은 추위가 이어지는 남극에서 꿋꿋하게 생존하는 황제펭귄의 생태를 담은 동물다큐멘터리 <펭귄: 위대한 모험>에
알찬 연말 선물세트 <해피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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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해본 지 5년이 넘은 서른두살의 미혼여성 최미자(예지원)는 일거리가 없어 놀고 있는 성우다. 그녀는 선배의 추천으로 모처럼 고정배역을 얻지만 단역조차 제대로 해내지 못해 나이 어린 지현우 PD(지현우)에게 날마다 구박을 받는다. 그러나 현우와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던 미자는 문득 이 남자와 연애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처럼 두근거리는 봄바람은 미자를 건너 그녀의 집에까지 불어온다. 미자의 이모할머니 승현(서승현)은 자매인 영옥(김영옥)과 혜옥(김혜옥)에게 죽기 전에 연애 한번 해봐야겠다고 선언한다. 성미 드센 영옥과 예쁘지만 철없는 혜옥은 가운데 끼어 언제나 참고 살기만 했던 승현에게 표구사 할아버지를 짝지워주고자 여러모로 코치를 하지만, 일은 제대로 풀리지 않는다.
<올드미스 다이어리> 시트콤과 극장판을 모두 연출한 김석윤 감독은 “<올드미스 다이어리>는 여자 셋, 여자 셋의 시트콤”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 말처럼 시트콤 <올
사랑스런 코미디 <올드미스 다이어리_극장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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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남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이곽(정우성). 귀신을 불러들였다는 누명을 쓰고 죽어간 연인 연화(김태희)를 잊지 못하는 그에겐 신비한 능력이 있으니 그건 귀신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왕실 산하 퇴마부대 ‘처용대’의 리더 반추(허준호)는 그의 재능을 높이 사 함께 활약을 펼친다. 하지만 왕실에 반기를 든 처용대가 몰살당하는 와중에 이곽은 홀로 살아남게 되고, 이상한 기운에 휘말려 이승과 저승 사이에 놓인 공간 중천으로 들어간다. 중천에서 연화와 똑같이 생긴 천인 소화를 만나게 된 이곽은 그녀를 쫓지만, 이승에서의 기억을 모두 지운 소화는 이곽을 알아보지 못한다. 게다가 반추를 비롯한 처용대는 중천을 장악하기 위해 소화가 가진 영체를 노리고 있다. 이제 이곽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한때 우정을 나눴던 동지들과 맞서야 한다.
<중천>은 <무사>의 연장선상에 놓인 프로젝트다. 조동오 감독, 최정화 프로듀서, 김영호 촬영감독, 양우상 조명감독 등 이 영화의 주
<무사>의 연장선상 <중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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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에 대한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다. 특히 명실상부한 흥행 프랜차이즈 속편의 제작진이라면 누구라도 ‘이전과 다른 것’을 원할 것이다. 그것은 감독의 자존심과 스튜디오의 돈이 걸린 문제다. <007 카지노 로얄>은 해외 영화리뷰모음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 95%를 얻었다. 영미권 평단이 <007 카지노 로얄>에 일제히 손가락을 치켜세운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속편이 하나 더해질 때마다 강도를 높여온 비현실적인 설정의 거품을 뺐다는 것. 다른 하나는 그렇게 현실화된 세계 안에서 만들어진 제임스 본드의 캐릭터가 색다르다는 것. <롤링 스톤스> <LA타임스> <빌리지 보이스> 등은 <007 카지노 로얄>이 “007 시리즈의 진정한 리얼리티를 높였다”고 결론지었다. 아버지 앨버트 브로콜리의 사망으로 1996년부터 제작자 자리를 물려받은 바버라 브로콜리는 이번에 본드의 교체와 함께 영화의 성격을 바꾸고 싶어했다. 정확히
변한 듯 그대로인 제임스 본드 <007 카지노 로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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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리틀 선샤인>은 가족영화이고 로드무비이며 코미디다. 후버 가족은 막내딸 올리브의 미인대회 참가를 위해 갑작스레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뉴멕시코에서 캘리포니아 라돈도 비치까지 가는 1박2일의 여정에서 이들은 온갖 사건과 사고를 겪게 된다. 고물 미니버스를 타고 함께 이동하는 후버 가족은 총 6명으로 후버 부부와 두 자녀, 할아버지, 외삼촌이다.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들 가족은 처음부터 한 버스를 타고 함께 여행을 떠날 작정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좋으나 싫으나 꼼짝없이 고물버스에 동승한 이들은 비좁은 버스 안에서 함께 보내는 시간만큼 서로를 느끼고 알게 된다.
이 여행의 계기를 제공한 7살짜리 올리브(아비게일 브레슬린)는 배가 좀 나오고 안경을 낀 귀엽고 명랑한 집안의 막내이다. 올리브는 미인대회에 썩 어울리는 외모는 아니지만 미인대회 비디오를 보면서 열심히 동작을 흉내내고 무대에 설 꿈에 부풀어 있다. 성공학 강사인 올리브의 아빠는 세상에는 ‘승자
후버 가족의 파란만장 여행기 <미스 리틀 선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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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라고 질문하지 않으면서 나의 아이디어, 이미지, 컨셉들을 표현하고 싶었다. 제한받지 않고 내 머릿속을 탐험해보고 싶었다”며 <수면의 과학>의 감독 미셸 공드리는 털어놓았다고 한다. 그 말을 생각해보면, 이 영화는 사실 수면의 과학이기보다는 수면의 비과학에 대해 훨씬 동조하는 편이고, 그 상태에 대한 매혹에서 출발한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감독은 ‘나도 프로이트 책 몇권쯤은 읽었다’는 티를 초반부에 내고 싶어하지만, 이내 자기의 방식대로 나아가며 비과학적 수면의 세계가 얼마나 마음껏 상상할 수 있는 무의식의 터가 되는지를 역설하려고 한다. 그리고 거기에 자리잡은 사랑은 바로 이런 무질서한 모양새가 아니겠냐고 묻는다. <빌리지 보이스>의 평론가 짐 호버먼은 아마 동의하는 마음으로, “감미롭고, 광기어린, 그러면서도 비애의 색조를 띤 공드리의 새 영화 <수면의 과학>은 놀라운 혼성물”이라며 첫 문장을 시작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문제는 호버
미셸 공드리 세계의 종합 <수면의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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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김상경)는 어렸을 때 ‘괴물’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어렸을 적 <기인열전>에 나갈 정도로 특이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첫사랑이었던 소녀의 죽음을 극복하지 못하고 미국으로 떠났다가 사진작가가 되어 15년 만에 귀국한 참이다. 그의 능력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영화는 말을 아끼고, 대신 그의 행동들을 보여준다. 정호는 지하철에서 소매치기를 시도하려는 일당을 발견하고는 사전에 저지하는데, 어쩐 일인지 그는 소매치기의 대상이 될 뻔했던 아주머니가 가지고 있던 돈의 쓰임새까지 알고 있다. 정호는 우연히 위탁아동 수연(한보배)을 맡게 되는데, 혼자만의 세계에서 살아가던 정호는 점차 수연에게 마음을 연다. 어린 소녀들의 연쇄실종사건을 추적하던 김 형사(박용우)는 수연이 다음 희생자일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소매치기 사건 등 자꾸 마주치는 정호를 주시한다. <조용한 세상>은 제목처럼 조용하고 차분하게, 두 남자와 한 소녀를 중심으로 한 연쇄살인사건과 소통의
조용한 스릴러, 묘한 드라마 <조용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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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시작되고 꽤 한참 지나서야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영화인지 알게 된다. 이제 막 사회에 나가려는 발랄한 세 처녀와 우중충한 폴란드 거리 분위기가 왠지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화면들이 이어진 다음, 드디어 이야기의 초점은 마리올라에게 모아진다. 새로 사귄 연인 아처(라파엘 매코비치)와 독일로 밀월여행을 떠나려는 마리올라는 사랑의 기쁨에 들떠서 할머니의 걱정을 뒤로한 채 짐을 꾸리기에 바쁘다. 다정다감한 아처는 선물을 준비하고 디지털카메라로 마리올라의 사진을 찍어준다. 그런 아처의 달콤한 말과 행동으로 마리올라는 친구들의 부러움을 산다.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해서 아이 낳고 행복하게 살기를 꿈꾸는 소박한 폴란드 처녀는 자기 앞에 기다리고 있는 현실이 무엇인지 짐작조차 못하고 여행을 떠난다.
마리올라는 하룻밤 묵기 위해 찾아간 아처의 친구 집에서 이상한 기운을 느끼기 시작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믿고 사랑하는 연인 아처는 순식간에 돌변하고, 다정했던 아처의 행동들이 마리올라를 옭아
폴란드판 ‘나쁜 남자’ <저스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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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조로운 일상이 사라진 자리를 채우는 것은 낯선 풍광을 받아들이는 너그러움이다. 나른해진 신경은 스스로를 진짜 사랑하는 방법, 그리하여 누군가를 향한 진심어린 호의까지 발견할 수 있는 촉수를 발달시킨다. 휴가를 이용한 여행은 그런 것이다. <왓 위민 원트>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처럼 의미심장한 제목의 영화를 만들던 낸시 메이어스 감독의 새 영화 <로맨틱 홀리데이>의 원제는 ‘휴가’ 혹은 ‘휴일’(The Holiday). 명확하고 함축적이다. 연말연시의 풍요로움, 여행지의 낭만, 로맨스의 설렘까지 우리가 휴가에 기대하는 모든 것들을 담아낸 종합선물세트의 제목으로는 제격이다.
선물세트에 있어 다양함은 필수조건, <로맨틱 홀리데이>는 두명의 주인공을 좇는 이중 플롯을 구사한다. 예고편 제작자 아만다(카메론 디아즈)와 웨딩 칼럼니스트 아이리스(케이트 윈슬럿)는 각각 따뜻하지만 삭막한 LA와 춥지만 아기자기한 런던에 살고 있다. 일
여자들이 원하는 것 <로맨틱 홀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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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3월13일의 비극. 이날 크지슈토프 키에슬로프스키는 심장수술을 받다가 세상을 떠났다. 그것으로 키에슬로프스키가 친우 크지슈토프 피시비츠와 계획하고 있던 ‘천국-지옥-연옥’ 3부작은 완전히 끝이 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대가의 유산은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지난 2002년에 <천국>(Heaven)을 연출한 <롤라 런>의 톰 티크베어에 이어 두 번째로 거장의 봉인된 원고를 풀어젖힌 것은 <노맨스 랜드>의 의기양양한 보스니아 감독 다니스 타노비치다.
‘랑페르’(L’Enfer: 지옥)로 떨어진 주인공들은 세명의 자매다. 그들은 유년기에 겪은 무시무시한 사건 이후 교류도 없이 각자의 상처를 속으로 곰기며 살아간다. 잘나가는 사진작가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맏딸 소피(에마뉘엘 베아르)는 남편의 외도로 고통받고 있으며, 남편의 뒤를 몰래 밟아 남편이 사랑하는 여자의 모습을 보며 배신감으로 스스로를 무너뜨린다. 대학생인 막내 안느(마리 질랭)는
키에슬로프스키 보다 호사스러운 지옥 <랑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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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와 사랑, 게임과 사랑, 돈과 사랑. 에로티시즘을 주제로 기획된 장편영화 프로젝트 <러브 콜렉션>은 섹스와 사랑의 관계를 다양한 방식으로 질문하는 6편의 작품 모음이다. 일본의 광고회사, 영화사, 케이블 채널이 ‘러브콜렉션제작위원회’라는 이름의 제작사를 결성, 2개월 만에 완성된 작품들은 일본에서 한달여에 걸쳐 2편씩 개봉했으며, 국내에서는 여섯편이 동시에 공개된다. 단편 옴니버스 형식이 아닌 동일한 테마를 가지고 제작된 장편 모음 영화는 일본에서 <러브 콜렉션>이 처음이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히로키 류이치 감독의 <걸프렌드>다. 한국에서는 <바이브레이터>로 잘 알려진 히로키 류이치 감독은 두 여자의 동성애를 소재로 사랑의 교감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헤어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나카사키에서 상경한 여자 미호(가와이 아오바). 그녀는 미용실에서 견습생으로 일하고 있다. 미호의 아버지는 십여년 전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나 이혼했고, 미
일본 에로틱 영화의 여섯 가지 맛 <러브 콜렉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