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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최고의 인기듀오인 ‘팝’의 멤버였던 알렉스(휴 그랜트)는 21세기인 지금 젊은 오빠로서의 칭송만을 간직한 기억 속의 가수다. 아줌마가 된 팬들의 환호는 여전하고 달라붙는 가죽바지도 아직은 쓸 만한 뒤태를 선사하지만, 골반의 힘은 예전만큼 리드미컬하지 않다. 놀이공원이나 동창회 등의 행사가수로 불려다니던 그에게 어느 날, 인기 댄스가수인 코라 콜만이 듀엣을 제의해온다. 단, 알렉스가 직접 노래를 만들어야 한다는 조건. 작곡은 손뗀 지 오래고, 작사라곤 해본 적 없는 그에겐 기회이자 위기다. 작사에 골머리를 앓던 알렉스는 어느 날 화초에 물을 주러 오던 수다쟁이 아가씨 소피(드루 배리모어)에게 작사가로서의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말 그대로 “입만 열면 옥구슬”. 한때 작가지망생이었던 소피는 알렉스의 동업 제안에 머뭇거리지만, 이내 곧 두 사람은 각각 피아노와 노트를 손에 쥐고 한곡의 노래를 완성시킨다.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의 설정은 단순명쾌하
80년대 팝음악에 대한 재현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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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니발 렉터는 어떤 유년기를 거쳐 육식동물로 성장했을까. 한니발은 이미 클라리스에게 살인마의 탄생 설화를 설명한 적이 있다. “폭력과 관계된 유년 시절의 정신적 장애를 찾아. 빌리는 살인마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학대의 세월을 통해 살인마로 만들어진 거야.” <한니발 라이징>은 한니발의 대답에 대한 영화적 각주로서의 프리퀄이자, 악마의 유년기 트라우마를 분석하려는 뒤늦은 프로파일링이다. 때는 2차대전이 한창인 리투아니아. 소년 한니발과 여동생 미셸은 오두막에 숨어 있던 중 도주하던 독일군 패잔병에게 발각된다. 한겨울의 오두막에 갇혀버린 패잔병들은 배고픔에 시달리다가 결국 한니발의 여동생을 잡아먹고, 살아남은 한니발(가스파르 울리엘)은 삼촌이 살고 있는 프랑스로 탈출한다. 불행히도 삼촌은 이미 저세상으로 갔지만 숙모 ‘레이디 무라사키’(공리)가 한니발을 거둬들인다. 무라사키에게서 사무라이 법도와 검술을 익히며 의대에 진학한 한니발은 여동생을 소화시킨 위장의 장본인들을
악마의 유년기 트라우마 분석 <한니발 라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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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라걸스>는 1965년 일본 후쿠시마현을 배경으로 순박하고 따뜻한 훌라춤 도전기를 그려낸다. 우리나라로 말하자면 강원도 태백 같은 그곳에 어느 날 ‘훌라댄서 모집’ 공고가 나붙는다. 생뚱맞아 보이는 전단지가 나붙게 된 사연은 이렇다. 석유에 밀려 석탄 산업은 사양길에 접어든 시절, 탄광이 폐쇄되고 직원들은 정리해고된다. 고육지책으로 마련한 안이 하와이언 센터를 세우는 것이다. 회사에선 일부 직원들도 다시 고용할 수 있고 관광수입도 올릴 수 있다고 설득하지만 대대로 탄광 일에 종사하며 살아온 주민들은 선뜻 찬성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더구나 댄서로 지원하려던 마을 여자들은 거의 벗은 차림으로 춤을 추는 영상물을 보고는 기겁을 한다. 결국 도쿄에서 모셔온 마도카 선생(마쓰유키 야스코)이 도착했을 때 남은 지원자는 새로운 세계를 동경하는 소녀 사나에와 기미코(아오이 유우)를 비롯해 달랑 4명이다.
완전 문외한이 스포츠나 악기, 무용을 배워 멋진 공연을 해낸다, 라는 스토리는
탄광촌 소녀들의 훌라춤 도전기 <훌라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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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각 분야에서 최고라고 인정받는 인물들의 삶을 통해 성공하기 위해 갖춰야 할 자질에 대해 알아보는 <성공시대>라는 TV프로그램이 있었다. 모두 뛰어난 재능과 투지를 갖추었기에 성공했겠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시청자에게 감동을 주는 인물은 어려운 환경에서 불굴의 의지로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달성한 이들이었다. 윌 스미스 부자가 열연한 <행복을 찾아서>는 그런 성공실화의 주인공인 크리스 가드너의 21세기판 아메리칸 드림을 보여주는 영화다. 그는 빈털터리 노숙자로 월스트리트에 입성해 불우한 환경과 흑인이라는 인종적 핸디캡을 이겨내고 ‘가드너 리치 앤드 컴퍼니’ 회장이 된, 그야말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극심한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아내가 떠난 뒤, 크리스 가드너(윌 스미스)의 삶을 지탱해주는 것은 자신에 대한 강한 믿음과 아들에 대한 사랑이다. 자신의 비천한 태생을 노래했던 서정주의 <자화상>의 마지막 구절처럼 이 작품은 개처럼 헐떡거리며 뛰어다
오로지 영웅적인 성공담 <행복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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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 앤 퀸>이라는 제목만 본다면, 이 영화는 중세를 배경으로 하는 궁정의 치정극일 것만 같다. 게다가 ‘왕과 왕비들’이 아니라 ‘왕들과 왕비’라는 제목은 일처다부제를 연상시키며 어쩐지 신선한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든다. 자연히 고혹적인 왕비와 그녀를 둘러싼 왕들의 인정투쟁, 치명적인 사랑과 파멸의 이야기를 상상하게 된다. <킹스 앤 퀸>은 그러한 기대를 반은 채워주고 반은 빗나간다. 이 영화에는 왕과 왕비가 등장하지 않고 시대적 배경 또한 당대 프랑스지만, 위의 기본 구도를 세련되게 변주하고 확장시킨 듯한 인상을 준다. 여왕벌 같은 여주인공 노라(에마뉘엘 다보스)와 그녀의 수컷 벌들이 맺는 관계는 과잉된 감정, 자극적인 이미지로 형상화되지 않는다. <킹스 앤 퀸>은 표면보다는 이면에, 등장인물의 꼿꼿한 언어보다는 그 뒤에 은폐된 흔들리는 진심을 담아내는 데 강한 영화다. 그래서 실은 현대의 팜므파탈이라고 할 만한 노라의 캐릭터도 관능적이고 자극적인
은폐된 흔들리는 진심 <킹스 앤 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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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좋지 아니한가>의 제목은 <좋지 아니한家>로 표기됐다. 썩 좋지 못한 가족이라는 뜻과 “이 얼마나 좋은가!”라는 감탄이 홀로그램처럼 겹친 제목인 셈이다. 그처럼 속셈 교묘한 이 영화는 지구를 바라보는 달의 시점에서 눈을 뜬다. 달의 시선이 내리꽂히는 지점은 북반구 남한 어느 지방도시의 이층집. 그 지붕 밑에는 고등학교 영어교사 심창수(천호진)와 아내인 희경(문희경), 용태(유아인)와 용선(황보라) 남매, 그리고 무위도식하는 틈틈이 무협소설을 쓰는 희경의 동생 미경(김혜수)이 살고 있다. 교사로서 보람이 시들해진 창수는 심인성 발기불능 증세를 보인 지 몇해째다. 희경은 욕구불만과 살림의 피로가 겹쳐 퉁명스럽다. 남편의 책상과 아내의 화장대는 정확히 등을 돌려 앉도록 놓여 있다. 밤이면 인터넷 방송 DJ가 되는 소녀 용선은 영화를 가르치는 임시교사 경호(박해일)에게 호기심을 품는다. 미스터리 서클의 지도교사이기도 한 경호는 “쪽팔려서 죽을 수도 있을까요?”
더불어 사는 법 <좋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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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은 사랑과 이념을 저울에 올려놓고 이들의 무게를 가늠하는 영화다. 처음에는 화해의 가능성이 있었고 지금이라면 양립할 수도 있을 두 가치는 짙어가는 냉전의 안개 속에서 시기하고 반목한다. 그리고 마침내는 서로를 향해 한 발짝도 다가서지 못한 채 영원히 안녕을 고하고 만다. 이념을 선택한 남자는 어두운 방에서 피아노를 치며 옛 시간을 그리워하겠지만 그를 사랑하나 그의 이념을 체화하지는 못한 여자는 눈부신 햇살 아래 아이들과 뛰놀며 또 다른 미래를 꿈꿀 것이다.
이국적인 향취가 물씬 풍기는 이곳은 베이루트. 미국인 화가 샐리 타일러(샤론 스톤)는 오랜 결혼 생활과 안온한 일상이 지루하다. 지인들의 소개로 영국 정보부 출신의 <런던타임스> 기자 레오 카우필드(루퍼트 에버렛)와 마주한 샐리는 그에게 강렬하게 이끌리고 결국 이혼도 불사한 채 그와 결합한다. 하지만 이토록 불완전한 세상에 완벽한 사랑이란 없는 법. 행복하기 그지없던 어느 날 레오는 아무런 설명 없
샤론 스톤의 안타까운 고군분투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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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과 포스터에 현혹되지 말 것.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는 스펙터클을 앞세운 판타지영화가 아니다. <반지의 제왕>의 웨타 스튜디오가 참여했음을 대대적으로 부각시킨 홍보 문구가 무색하게, <비밀의 숲…>에 등장하는 CG 분량은 절대적으로 적을 뿐 아니라 그나마도 움직이는 나무 거인과 다람쥐 괴물 정도다. 섣불리 ‘할리우드 판타지’를 기대했다가는 배신감을 느끼며 돌아서기 십상이다. 뉴베리상을 수상한 캐서린 패터슨의 동화를 영화화한 <비밀의 숲…>은 <해리 포터> <나니아 연대기>가 아닌 <스탠 바이 미> <마이걸> 옆에 나란히 놓일 성장드라마다. 애니메이션 <러그래츠> 시리즈의 제작자로 이름을 알린 가보 크수포가 메가폰을 잡았다.
12살 소년 제시(조시 허처슨)의 하루는 고난의 연속이다. 경제난에 허덕이는 부모님은 집안일을 시키는 것 외에는 관심이 없고, 학교의 아이들은 허름한 차림
가슴을 울리는 성장드라마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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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베스터 스탤론은 자신의 출세작 <록키>(1976) 이후 꼭 30년 만에, 시리즈 마지막 편인 <록키5>(1990)로부터는 무려 16년이 지나서 <록키 발보아>로 돌아왔다. <록키>를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그의 귀환을 바라보는 심정이 복잡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록키 발보아>는 정확히 <록키>에 대응되는 후일담이다. 그래서 시리즈 2편부터 5편까지를 몰라도 아무 문제가 없지만 1편에 대한 추억이 없다면 내러티브의 여백을 메우기 어렵다.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를 간직한 시선과 단지 늙어버린 현재의 모습만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전세계 헤비급 챔피언 록키 발보아(실베스터 스탤론)는 아직도 필라델피아인들의 기억 속에 생생히 살아 있는 영웅이다. 은퇴 뒤 아내 이름을 딴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가게를 찾는 손님들에게 현역 시절 자신의 무용담을 들려주면서 살아가고 있다. 일년 전 암으로 사망한
실베스터 스탤론 노익장 과시용 <록키 발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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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비도 없지만 ‘가오’ 때문에 고급 승용차를 몰고 다니는 필제(임창정). 철거 전문 깡패인 그는 어수룩한 똘마니를 데리고 재개발 대상지인 청송마을에 도착한다. 필제는 보스에게 사흘 안에 모조리 쓸어버리겠다고 호언하지만 처음부터 뜻대로, 맘대로 되는 일이 하나없다. 약 오르고, 독 오른 마을 사람들이 덤벼드는 통에 필제는 외려 도망다니기 바쁘다. 어찌 하다보니 임무는 뒷전. 필제는 지구를 수호하겠다는 엉뚱한 꼬맹이들에게 시달리게 되고, 게다가 사내인지 계집인지 모를 복서 명란(하지원)의 수발을 들어야 하는 등 원치 않게 마을 반장 노릇을 하게 된다.
예상하듯이, <1번가의 기적>은 진흙탕 세상에 휩쓸려 살아온 한 남자가 오지나 다름없는 마을에 발을 딛게 되면서 순한 양으로 교화한다는 줄거리다. 굳이 표현하자면 필제는 철거촌으로 떠난 <선생 김봉두>라고 해야 할까. 아이들을 전학시키기 위해 갖은 애를 쓰지만 결국 참선생 칭찬을 들었던 봉두처럼, 청송마을에 당도
성선설에 기초한 교훈 코미디극 <1번가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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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치병이라는 소재는 마음 놓고 엉엉 울 수 있는 기회를 관객에게 제공하지만 대개는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한다. 소재의 진부함을 사려깊게 요리해 보편적인 삶의 문제로 승화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작품이 자주 찾아오는 건 아니다. <태양의 노래>가 선택한 불치병은 색소성건피증(XP)이라는 특이한 병이다. 태양빛을 쬐면 치명적인 신경질환을 앓게 되는 16살의 카오루(유이)는 또래 학생들이 재잘재잘 떠들며 학교를 향할 때 커튼을 닫고 잠을 청한다. 소꿉친구 미사키와 부모의 극진한 배려로 외로움은 덜하지만, 식구들과 둘러앉은 저녁 식탁에서 혼자 아침 식사로 하루를 시작하는 카오루에겐 타인과 함께하는 순간조차도 묘하게 고립감을 자아낸다. 그녀가 애타게 바깥을 갈망하는 순간은 매일 새벽 서핑보드를 들고 집 앞을 지나가는 이름 모를 소년을 훔쳐볼 때다. 밤이 깊어지면 쓸쓸한 거리에 나와 직접 쓴 곡으로 혼자만의 거리 콘서트를 계속하던 어느 날, 그녀의 노래가 짝사랑하는 코지(쓰카모토 다카
인기 가수 유이를 내세운 청춘영화 <태양의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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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사람들이 갖는 흔한 편견으로 ‘록은 간지나고 뽕짝은 촌스럽다’. 물론 진정한 음악은 장르에 상관없이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복면달호>는 록가수를 최고로 알던 젊은이가 트로트 가수로 이름을 날리는 이야기 속에 저 같은 주제를 담고자 한다. 봉달호(차태현)는 지방 나이트클럽에서 3류 트로트 가수의 무대 반주를 하는 밴드 리더다. 서울의 음반기획사 사장(임채무)이 앨범을 내준다기에 무작정 상경. 좋아라 했는데 사장은 달호를 트로트 가수를 시키려고 한다. 달호는 “뽕 필(feel)”이 있단 이유로 ‘봉필’이란 예명까지 얻어 활동을 시작한다.
사실 <복면달호>는 <복수혈전>을 제작, 연출, 주연까지 겸했던 이경규가 15년 만에 만든 영화란 점 하나만으로 지저분한 취재 경쟁의 대상이 되어왔다. 이번에는 그가 제작자로만 역할했음에도, 편견을 쉽게 바꾸지 않는 대중의 속성상 <복면달호>가 제2의 <복수혈전>이 되진 않으려나 예의 주
좋은 노래 한곡이 영화를 살리다 <복면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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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2월19일 오전 9시. 미 해병대는 2만2천명의 일본군이 주둔한 이오지마섬에 상륙한다. 5일이면 함락이 가능하다는 윗대가리들의 호언은 틀렸다. 3월26일에야 미군은 이오지마를 함락할 수 있었고, 2만여명이 부상당하고 6천여명이 전사했다. <아버지의 깃발>의 상륙 작전이 압도적인 스펙터클이라는 걸 부정할 수는 없다. 톰 스턴의 카메라가 ‘유황섬’(硫黃島)의 언덕으로부터 해변을 굽어보는 순간, ILM이 새겨넣은 수백척의 군함과 수만명의 군인은 신이 만든 디오라마처럼 역설적으로 아름답다. 하지만 잔혹한 스펙터클의 감흥이 영화를 지배하던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는 달리,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서둘러 스펙터클을 끝낸 뒤 한장의 사진 속으로 관객을 데려간다. 수리바치산 정상에 6명의 해병이 성조기를 꽂는 순간. 사진작가 조 로젠탈의 플래시가 작렬한다. 미 정부는 사진 속의 군인 중 전사하지 않은 3명을 본국으로 불러들여 전쟁기금 마련을 위한 홍보활동에 참여시킨다.
이오지마 연작, 그 첫 번째 마스터피스 <아버지의 깃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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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 타임즈>는 세 가지 에피스드로 구성된 옴니버스영화다. ‘연애몽’, ‘자유몽’, ‘청춘몽’은 허우샤오시엔 자신의 이전 작품들인 <펑구이에서 온 소년> <해상화> <밀레니엄 맘보>와 각각 조응하며 발전된 것이기도 하지만, 전작들과 굳이 비교하지 않더라도 사랑에 대해 각 에피소드들이 내뿜는 자신만의 빛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작품이다. <쓰리 타임즈>는 ‘최호적시광’(最好的時光)이라는 또 다른 제목을 지니고 있는데, 이에 가장 근접해 있는 작품이 ‘연애몽’이다. 1966년 어느 날 군 입대를 위해 떠나는 날 첸(장첸)은 당구장에서 일하는 하루코에게 사랑의 편지를 건넨다. 그 편지를 받아든 하루코는 이내 그것을 봉인해버리고, 첸의 고백도 관객에게 전달되지 못한 채 그 속에 가둬지고 만다. 허우샤오시엔은 첸의 고백을 편지 주인인 하루코가 아닌 그녀를 대신해 당구장에서 일하게 된 메이(서기)를 통해서 들려줌으로써 그 사랑의 진짜 임자가
사랑의 세가지 맛 <쓰리 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