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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범일신)는 록밴드의 꿈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우체부로 일하지만 우편물들을 그저 집에 쌓아두기만 할 뿐이다. 그러다 아가는 일본 유명 가수와의 공연을 위해 마을 사람들이 만든 아마추어 밴드에 참여하게 되고, 행사를 돕는 일본 여성 토모코(다나카 치에)와 티격태격하다 어느덧 호감을 느끼게 된다. 한편, 아가의 방 안 우편물 더미 속에는 일본에서 온, 이젠 존재하지 않은 옛 주소로 보내는 오래된 편지가 있다. 그것은 놀랍게도 60여년 전에 쓰여진 7통의 러브레터다.
지난 2008년 <제7봉>이라는 제목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하오자이 7번지>는 당시 대만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영화다. <비정성시>(1989)의 흥행 1위 이후 거의 기적처럼 10년도 더 지나 대만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자국영화다. 위덕성 감독이 곧장 제작비 100억원 규모의 블록버스터 <싸이더커바라이>에 착수했으니 <하오자이 7번지&g
가슴 따뜻한 휴먼코미디 <하이자오 7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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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나문희), 영희(김수미), 신자(김혜옥)는 기초생활수급 대상 노인들이다. 온갖 허드렛일을 하며 근근이 살아가는 그들은 얼마 뒤면 이 지긋지긋한 서울을 떠난다는 생각에 들떠 있다. 와이키키 관광 여비를 마련하기 위해 8년 동안 이 악물고 뛰었던 그들은, 그러나 디데이(D-day)를 앞두고 봉변을 당한다. 하와이 여행 경비를 입금하기 위해 은행에 들렀다 은행강도 준석(임창정) 일당한테 돈을 모두 빼앗긴 것이다. 경찰도 은행도 ‘나 몰라라’ 하는 상황에서 세 친구는 급기야 자신들의 돈을 되찾기 위해 원대한(?) 계획을 꾸민다. 동료에게 뒤통수 맞고 낙동강 오리알이 된 준석에게서 특훈을 받은 세 노인은 은행을 털어 하와이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을까.
‘걸스카우트’가 또 나타났다. <육혈포 강도단>은 <걸스카우트>의 업그레이드판이다. 곗돈 되찾기 위해 머리 풀어헤치고 고군분투하던 아줌마들은 칠순잔치가 내일모레인 할멈들로 바뀌었다. 살날 얼마 안
도시를 휘젓는 할멈들의 소동 <육혈포 강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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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2019년. 대부분의 인류는 전염병으로 뱀파이어가 된 상태다. 뱀파이어들은 인간 문명과 비슷한 사회를 만들고 살아가지만 혈액 공급을 위해 사육하는 인간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인간 사육회사 블러드 뱅크의 연구원 에드워드 달튼(에단 호크)은 인간과 뱀파이어가 공존할 수 있도록 혈액 대체재를 개발하려던 중 뱀파이어들의 사냥을 피해 숨어사는 라이오넬(윌렘 데포) 일행을 만난다. 그리고 에드워드는 뱀파이어를 인간으로 돌릴 수 있는 치료제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지능적인 뱀파이어들이 세상을 지배한다면? 딱 <데이브레이커스>와 같은 세상이 올 법도 하다. 1950년대 스타일의 검은 슈트로 쫙 빼입고 다니는 뱀파이어들은 직장도 다니고 교육도 받는다. 그럼 낮엔 대체 뭘 하느냐고? 고도로 발전한 문명의 뱀파이어들이 집에서 잠이나 잘 리 있겠는가. 도시는 지하보도로 연결되어 있고, 자동차에는 낮에도 운전할 수 있도록 자외선 차단막과 원격 조종 시스템
미래 뱀파이어 사회 <데이브레이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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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제후간의 전쟁이 치열하던 춘추전국시대, 전쟁터에서 살아남은 양나라의 늙은 병사(성룡)가 있다. 그는 가슴에 가짜 화살촉을 붙이고 죽은 시늉을 해 오랫동안 살아남았다. 여느 때처럼 죽은 척하여 살아남은 어느 날, 그는 병사들의 시체 가운데서 부상당한 위나라의 장군(왕리홍)을 발견하고 그를 포로삼아 고향으로 향한다. 한편 형을 죽이고 위나라의 황권을 차지하려는 장군의 동생 문공자(유승준)가 병사와 장군 일행을 추격한다.
큰 병사와 작은 장군. ‘대병소장’(大兵小將)이란 제목은 이 영화가 지향하는 바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전쟁터가 배경이지만 <대병소장>의 관심은 장군 대신 병사, 비극보다 희극, 벌판 대신 오솔길에 있다. ‘떼신’으로 대변되는 중국 역사극 블록버스터와 달리 아기자기한 매력으로 승부하겠다는 심산인 것이다. <대병소장>으로 중국에서 처음으로 제작, 기획, 무술에 출연까지 맡은 성룡은 중국인에게 친숙한 전쟁사극과 자신의 개인기를
전쟁사극과 로드무비의 결합 <대병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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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여느 때와 다름없는 평화로운 아침을 시작한 가정주부 샌디(캐서린 제타 존스). 그녀는 적어도 남들만큼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믿었을 것이다. 컴퓨터에 저장된 남편의 섹스 동영상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남편의 불륜에 충격을 받은 샌디는 남편과 이혼하고 두 아이와 함께 뉴욕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그녀는 우연히 커피 가게 아르바이트생인 애럼(저스틴 바사)을 만난다. 굉장히 여성적이고 부드러운 성격과 아이를 잘 다루는 모습을 보고 샌디는 그를 유모로 고용한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자꾸 부딪히게 되고, 점점 사랑에 빠진다.
‘왓 위민 원트’를 충족시켜주는 꿈의 남자는 이런 사람일까. 25살이라는 풋풋한 나이에 꽃미남은 기본이요, 여성학 전공자답게 남자랍시고 으스대는 권위는 눈곱만큼도 없는데다, 청소와 요리에 능하고 말썽꾸러기 아이들과도 잘 놀 줄 안다. 심지어 외로울 때면 훌륭한 잠자리 상대가 되어준기도 한다. 권위적
마흔살 여성의 연하남 판타지 <사랑은 언제나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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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라디오 방송의 PD인 타마키(히로스에 료코)는 자신을 라디오의 세계로 입문시킨 소년을 생각하며 옛 추억을 떠올린다. 중학생 타마키(후쿠다 마유코)는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병원의 점심 방송 DJ인 타로(가미키 류노스케)를 만나게 된다. 타로는 중학교에서 야구 선수로 활동하다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에 입원하게 된 소년이다. 우연한 계기로 DJ가 된 타로는 환자들에게 사연과 신청곡을 받으면서 병원의 분위기를 바꿔놓는다.
라디오를 듣는다는 것은 어쩌면 일면식도 없는 타인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또 어루만지는 행위인지도 모른다. 누군가와 사연을 공유하고, 음악을 공유하고, 시간을 공유함으로써 사람들은 큰 위안을 얻는다. <리틀 디제이>의 인물들도 라디오를 통해 진심을 전하고 진심을 확인받는다. <리틀 디제이>는 그런 라디오의 힘을 믿는 영화다. 이야기 자체는 단순하다. <리틀 디제이>는 백혈병에 걸린 소년과 건강하고 어여쁜
라디오의 힘을 믿는 영화 <리틀 디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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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소녀 앨리스 킹슬리(미와 와시코스카)는 날마다 이상한 나라를 방문하는 꿈에 시달린다. 이상한 나라의 비밀을 풀지 못한 채 시간은 흘러 19살 되던 날. 애스콧 경 부부가 주최한 파티에서 그녀는 부부의 덜떨어진 아들 해미쉬에게 청혼을 받는다. 반드시 구혼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 대답을 주저하던 앨리스는 갑자기 나타난 토끼를 따라 토끼굴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그곳에서 앨리스는 모자장수, 체셔 고양이, 애벌레 압솔렘 등 원더랜드의 주민들을 만난다. 그들은 앨리스가 폭군 붉은 여왕에 대항해 하얀 여왕의 직위를 돌려줄 전사라 확신하고 임무를 부여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같은 고전을 끄집어내려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아님 팀 버튼같이 당연히 앨리스를 만들어줘야 할 것 같은 감독이든가. 애니메이션 버전(<뭐?>), 포르노뮤지컬 버전(<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퍼펫 애니메이션(<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지금까지 나온
판타지 액션극 속의 여전사 앨리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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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뒤 베이커리숍을 운영하며 안정적인 궤도에 오른 제인(메릴 스트립). 자신보다 스무살이나 어린 여자와 바람피우고 재혼한 전남편 제이크(알렉 볼드윈)에 대한 미움도 사라진 상태다. 그러던 중 아들의 대학 졸업식 참석을 위해 간 뉴욕에서 둘은 뜻하지 않게 섹스를 즐긴다. 재결합을 바라는 제이크. 바람피운 남편을 뒀던 전적의 제인이 이제 오히려 가해자가 된 셈이다. 한편 제인의 집 리모델링을 맡은 건축가 아담(스티브 마틴) 역시 제인에게 구애한다.
로맨틱코미디의 장인 낸시 메이어스의 장기는 이런 거다. 이를 테면 여자의 마음을 모른다면 과감히 여자가 되어보는 것. <왓 위민 원트>의 닉(멜 깁슨)은 얇은 스타킹이 행여나 찢어질세라 고이 신고, 제모의 수고스러움과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여성의 고통을 십분 헤아리는 동안 사랑을 알게 된다. 이때 먼저 수반되는 것은 사랑이 아닌, 여성 곧 인간에 대한 이해다.
메이어스가 <사랑은 너무 복잡해>의
어려운 인생 <사랑은 너무 복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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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제임스(조너선 리스 메이어스)는 투잡을 하고 있다. 주프랑스 미대사관 직원인 한편, 미국 정부의 인턴 비밀요원이다. 정식 요원을 향해 자잘한 임무를 수행하던 어느 날, 공항에 나가 손님을 맞으라는 명령을 받는다. 입국 심사부터 사고를 일으킨 이 손님은 자폭 테러조직으로부터 미국의 1급 정부인사를 보호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은 베테랑 요원 왁스(존 트래볼타)다. 실력은 수준급이지만, 다혈질 성격에 종종 규정을 어기는 왁스와 공무집행 원칙만을 내세우는 제임스는 사사건건 부딪친다. 하지만 정식 요원이 되기를 바라는 제임스로서는 이번 임무가 일종의 입사시험이나 다름없다.
뤽 베송의 파리는 소음이 끊이질 않는 도시다. 제한속도를 무시하는 자동차들의 습격, 1 대 다수의 결투, 그리고 쉴새없이 떠드는 남자들. 그리고 뤽 베송 사단의 기대주인 피에르 모렐은 프랑스 국경 밖의 인물들을 데려와 이 소동의 크기를 불린다. <13구역>은 미래의 파리에서 격리된 채 살
전형적인 뤽 베송 사단의 액션영화 <프롬 파리 위드 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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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살의 말리크(타하 라임)는 6년형의 선고를 받고 감옥에 들어간다. 가족도, 친구나 원수도, 신앙도 없는 그에게 감옥은 낯설고 두려운 공간이다. 늘 혼자 지내던 그에게 감옥을 장악하고 있던 코르시카 갱 두목 루치아니(닐스 아르스트럽)가 접근해 어떤 소송의 중요한 증인인 아랍계 수감자 레예브를 살인하라고 강요한다. 임무에 성공하면 뒤를 봐주겠다는 조건과 함께. 어쩔 수 없이 레예브를 살인한 말리크는 루치아니의 신임을 얻게 되고, 그의 지도 아래 감옥의 정치학을 하나하나 익힌다. 감옥 안팎에서 조직의 임무를 수행하면서 거물로 성장한 말리크는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나간다.
거래는 결핍에서 시작된다. 그런 의미에서 말리크는 코르시카 갱 두목 루치아니가 탐낼 만하다. 감옥에 갓 들어온 애송이인데다 감옥 내 주요 범죄조직인 코르시카, 아랍계 어디에도 속해 있지 않아서 목표물인 레예브에게 접근하는 데 수월하기 때문이다. 설령 살해에 실패하더라도 루치아니 자신과 조직의 손에
근래 보기 드문 범죄영화의 수작 <예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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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윤하)에게는 짝사랑하는 선배 현준(양진우)이 있다. 소라는 일본으로 영화를 공부하러 간 현준을 따라온다. 하지만 현준은 이미 가족에게 일어난 사고로 한국에 돌아간 뒤다. 소라는 어쩔 수 없이 일본에 혼자 남아 영화를 공부한다. 소라는 수업시간에 내준 과제 중 하나로 주변에서 흥미로운 사람을 찍어오라는 선생(다케나카 나오토)의 말을 따라 인물을 찾던 중 언제인가부터 주변에 자주 출몰하는 한 사람을 떠올리게 된다. 마츠모토(이치카와 소메고로). 잘생기지도 매력적이지도 않은 이 아저씨에게 소라는 점점 관심이 간다.
<이번 일요일에>는 지고지순한 러브스토리처럼 시작한다. 현준과 소라의 엇갈림 그리고 재회의 과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러브스토리는 아니다. 현준이 서울로 돌아가고 혹은 다시 만난 다음에도 사랑의 진전은 없다. 영화는 지나가는 마음을 애석해하기보다 앞으로 찾아올 새로운 것들에 눈을 돌린다. 그때부터가 이 영화의 진짜 시작이다. 어디선가
모범생 같은 성장영화 <이번 일요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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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1막 <이상한 여자>는 니콜라이 고골의 <비이>를 각색해 <마녀의 관>이라는 영화를 만들려는 한 영화감독의 이야기다. 우울증에 걸린 감독은 캐스팅한 신인 여배우에게 묘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데, 자기만의 환상에 빠지면서 그녀에게 어떤 일(?)을 저지르게 된다. 2막 <마녀의 관>은 1막에 등장했던 배우들이 공연하는 연극 버전 <비이>다. 3막 <커튼콜>은 주점에서 밴드 일을 하는 시각장애인 앙리 박이 밤에는 극단 음악감독으로 활동하는 내용이다. 앙리 박을 미행한 그의 룸메이트가 극단 연습실을 훔쳐보다가 무서운 비밀을 알게 된다.
아무리 각색을 잘해도 원전을 넘어서기란 어렵다. 지방색이 강한 작품이라면 더욱 그렇다. 특히, 러시아 대문호 고골의 두 번째 소설집 <미르고로드>에 수록된 <비이>(VIY)는 영화감독들이 각색을 꺼려하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
감독의 자기반영적인 생각과 공포의 본질 <마녀의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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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무 중 휴가를 맞아 고향을 찾은 존(채닝 테이텀)은 여대생 사바나(아만다 시프리드)를 우연히 만난다. 급속도로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2주간의 휴가 동안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쌓고, 서로에 대한 감정이 충만해 있을 때 두 남녀는 헤어진다. 그때부터 두 사람은 서로를 그리워하며 매일 편지를 쓴다. 그러나 이런 행복한 시간도 잠시. 군에 비상사태가 발생해 존이 복무 기간을 연장할 수밖에 없게 되면서 관계에 균열이 일어난다. 그때 존에게 온 사바나의 편지 한통이 두 남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마저도 멀어진다. 이 말은 멜로드라마로서 <디어 존>의 출발점이다.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두 남녀의 만남에서 갈등을 예상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휴가가 끝나면 당연히 떨어질 운명이니 말이다. 그런 면에서 존과 사바나가 함께 있는 시간을 최대한 행복하고 로맨틱하게 포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는 원작을 쓴 소설가 니콜라스 스파크스의 주특
연애를 통해 배우는 인생의 교훈들 <디어 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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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살의 배드 블레이크(제프 브리지스)는 왕년에 잘나가던 컨트리 가수였다. 지금은 미국 남서부 작은 마을을 전전하며 볼링장이나 주점에서 노래를 부른다. 그러던 어느 날 신문기자 진 크래독(매기 질렌홀)이 배드 블레이크에게 인터뷰를 요청한다. 둘은 인터뷰를 통해 가까워진다. 챙겨주는 사람 하나 없던 배드 블레이크는 진 크래독과의 만남을 진지하게 이어가려 하지만 엉망진창이었던 그간의 생활을 쉽게 떨쳐내지 못한다. 음악을 통해 재기할 꿈도 꾸지만 그것 역시 쉽지 않다.
한 남자가 있다. 이름도 못됐다. 배드 블레이크(Bad Blake). 나쁜 남자 배드 블레이크는 오래돼 색까지 바랜 자동차를 몰고 사방이 논밭인 미국 남부 시골길을 달린다. 전국 투어라고 이름 붙이면 좋겠지만 그럴 리는 없다. 매니저가 잡아둔 공연 약속은 볼링장 콘서트이거나 선술집 콘서트일 뿐이다. 물론 객석에선 왕년의 히트곡을 기억하는 팬들이 그에게 환호를 보내지만(심지어 추파도 던진다) 배드 블레이
삶의 황혼기에 찾아온 새로운 기회 <크레이지 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