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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피와 밀짚모자 해적단 앞에 악명 높은 전설의 해적 ‘금사자 시키’가 나타난다. 시키는 ‘둥실둥실 열매’를 먹어 손대는 모든 것을 공중부양시킬 수 있는 능력자다. 밀짚모자 해적단의 최고 항해사 나미를 납치한 시키는 루피와 친구들을 강자만이 살아남는 정체 모를 수상한 하늘섬에 떨어뜨린다. 약육강식의 전투가 끊이지 않는 그곳에선 시키를 중심으로 음모가 진행되고 있다. 루피와 밀짚모자 해적단은 이스트블루 섬을 파괴하고 세계정부와 맞서려는 시키 앞에서 힘을 모은다.
1997년 일본의 <주간 소년점프>에 처음 연재된 것을 시작으로 <원피스>는 지금까지 56권의 단행본을 발행했다. 거기에 400회가 넘는 TV애니메이션으로 장수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열 번째 극장판 <원피스 극장판: 스트롱 월드>(이하 <스트롱 월드>)가 일본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원피스> 시리즈를 아끼는 이들이야 새로운 에디션이 추가될 때마다 가슴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수작 <원피스 극장판: 스트롱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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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의 틈 사이에 숨은 괴물에 공격당해 좀비가 되는 남자(<틈 사이>). 연인 사이인 좀비 남자와 인간 여자(<도망가자>). 자기 몸을 바쳐 좀비 어머니를 돌보는 딸(<뼈를 깎는 사랑>). 좀비 바이러스를 퇴치하려는 과학자, 그를 제거하려는 암살자, 그리고 그들을 쫓는 경찰(<백신의 시대>). 좀비였던 남자와 그에게 부모를 잃은 여자(<그 이후… 미안해요>). 그리고 짧은 에필로그 속 한 남자(<폐인 킬러>). 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여섯개의 좀비 이야기.
<이웃집 좀비>는 좀비를 소재로 한 여섯개의 에피소드를 묶은 옴니버스영화다. 기본적으로는 공동 작업이지만 각본과 연출은 4인의 감독이 돌아가며 에피소드별로 맡았다. 제도권 내에서 만들어진 영화가 아닐뿐더러 친구들 몇몇이 모여 초저예산의 제작비로 만들어냈다. 한눈에도 여러 가지 제작의 열악한 조건들이 있었음이 보이는데 그것이 오히려 아이
여섯개의 좀비 이야기 <이웃집 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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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스타 키사라기 미키의 자살 1주년 날, 오타쿠 팬들이 모여 추도식을 거행한다. 최고의 팬을 자처하는 경찰 ‘이에모토’(오구리 슌), 팬시점 직원 ‘스네이크’(고이데 게이스케), 어딘지 살벌한 그늘을 감추고 있는 냉정남 ‘오다 유지’(유스케 산타마리아), 시골 출신 농부 ‘야스오’(쓰카지 무가), 그리고 첫 출연부터 심상치 않은 딸기소녀(가가와 데루유키)가 참석한 추도식은 처음엔 화기애애했지만, 오다 유지가 미키의 죽음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사태가 급반전된다. 미키는 살해된 것일 수도 있다…?
애초엔 연극으로 시작한 프로젝트였다. 영화를 보면 짐작할 수 있듯, <키사라기 미키짱>은 추도식이 열린 방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않는다. 등장인물도 단 다섯명, 키사라기 미키의 오타쿠를 자처하는 팬클럽 회원들뿐이다. 자칫 단조로워질 수 있고, 혹은 일본 코미디에서 가끔 보이는 특유의 소란스러움이나 호들갑이 영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그
소소한 미스터리 해결의 짜릿함 <키사라기 미키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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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산업과 주식이 정어리인 섬마을 꿀꺽퐁당. 과학자 플린트(빌 하더)는 물을 음식으로 변환하는 슈퍼음식복제기를 발명한다. 실험 도중 기계가 하늘로 날아가버리는 사고가 벌어지며 플린트는 마을의 비난을 동시에 받지만, 갑자기 공중의 음식복제기가 치즈버거 비를 내리기 시작한다. 플린트는 마을 사람들의 요청에 따라 매일매일 다른 음식들을 내리게 만들고 기상 캐스터인 샘(안나 패리스)과 연애를 시작하지만, 식탐 많은 시장이 기계를 고장내면서 작은 도시만한 음식들이 전세계를 초토화할 위기에 처하게 된다.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은 1978년 초판 발행 이후 100만부 이상 판매된 동명의 그림책이 원작이다. 물론 아동용으로 만들어진 그림책과 애니메이션의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소니픽처스에서 제작한 이 CG(그리고 3D)애니메이션은 하루 세번 음식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마을이라는 소재에 제리 루이스 스타일의 ‘미치광이 과학자’ 이야기를 더했다.
무엇보다 눈에
근사한 CG애니메이션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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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집 주인인 제네비브(니아 바르달로스)에게 사랑은 즐겁기만 한 것이다. 어떤 남자든 5번의 데이트로 관계를 정리하는 그녀에게 밀고 당기기의 스트레스나 이별의 상처 따위가 있을 리 없기 때문이다. 어느 날 그녀는 동네에 스페인 식당을 개업한 그레그(존 코벳)와 새로운 데이트를 시작한다. 연애를 할 때마다 번번이 차였던 그에게도 상처받을 일 없는 제네비브와의 만남은 꽤 합리적인 데이트다. 문제는 만남이 거듭될수록 서로에게 빠진 이들이 결국 데이트의 룰을 어기고 싶어지는 데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여전히 상처를 두려워하는 두 남녀 중에 먼저 룰을 깨려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어디선가 많이 본 커플이라면 제대로 본 거다. 영화 <나의 그리스식 웨딩>에서 결혼식을 올렸던 두 배우, 니아 바르달로스와 존 코벳이 다시 만났다. 문화적 차이로 해프닝을 겪었던 이들이 이번에는 사랑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갈등을 빚는다. 사랑에 빠질수록 상처는 크다고
밸런타인데이용 데이트영화 <헤이트 발렌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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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능력있는 부동산 중개업자 메릴 모건(사라 제시카 파커)과 잘나가는 변호사 폴 모건(휴 그랜트)은 별거 중이다. 폴은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고 틀어진 관계를 바로잡기 위해 메릴에게 구애한다. 함께 저녁 식사를 하게 된 어느 날, 둘은 귀갓길에 살인 현장을 목격하고, 졸지에 킬러의 먹잇감이 된다. FBI의 증인보호프로그램에 등록된 모건 부부는 뉴욕을 떠나 와이오밍주의 시골 마을에 보내지는데, 도시 생활에 익숙한 이들 부부에게 시골 생활이 만만할 리 없다.
미국 언론도 그러했듯 영화의 제목을 패러디해 <들어는 봤니? 모건부부>의 감상을 전하자면 ‘들어는 봤으니 됐고!’ 정도랄까. 마크 로렌스 감독의 전작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을 재밌게 본 사람이라면 이 영화에 적잖이 실망할 테고, 전작을 보지 못한 이라면 지나치게 착한 이 영화가 싱거울지도 모르겠다. 이혼 위기에 처한 부부가 예상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면서 외딴곳에서 함께 지내게 되
뉴요커의 시골 생활기 <들어는봤니? 모건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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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코 음악에 중독된 댄스 신동 ‘배리’. 어느 날 TV에서 슈퍼스타 콘테스트 소식을 본 그는 대회참가를 위해 친구들을 불러모은다. 얼굴과 몸매는 뛰어나지만 음치인 코러스 ‘글로리아’, 뚱땡이 베이시스트 ‘티토’, 헤비메탈 마니아인 기타리스트 ‘지미’, 그리고 배리의 직장 상사이자 밴드의 정신적인 지주인 드럼 ‘도나’ 등이 바로 그 주인공. 이들은 ‘춤추는 꿈틀이 밴드’를 결성해 땅속마을 최고의 스타를 꿈꾼다. 하지만 지렁이라는 이유만으로 꿈틀이 밴드는 탈락 위기에 처한다. 여기에 인기가수 토니의 방해공작까지 더해지면서 밴드는 어려움을 겪게 된다.
창조는 미처 상상하지 못한 것에서부터 나오는 법이다. 팔다리가 없는 지렁이와 능숙한 손놀림이 필수인 밴드가 어디 어울리기나 한가. 자칫 불협화음이 될지도 모르는, ‘지렁이가 밴드를 한다’는 설정이 덴마크산 애니메이션 <춤추는 꿈틀이 밴드>의 출발점이다. 지렁이는 긴 꼬리를 손 삼아 기타를 연주하고, 드럼을
밴드하는 지렁이들 <춤추는 꿈틀이 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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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프(필리프 프티)는 외줄 타는 곡예사다. 그의 꿈은 뉴욕에 있는 세계무역센터 빌딩 사이를 외줄 하나 놓고 건너는 것이다. 17살이 되던 해 그의 꿈은 일찌감치 정해졌다. 신문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 세워질 것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필리프는 가슴이 뛴다. 시작은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 얼마 뒤 그는 시드니의 하버브리지를 건넌다. 생명을 내놓아야 하는 위험천만한 모험을 감행한 끝에 필리프는 친구들을 꼬드겨 드디어 뉴욕으로 간다. 과연 필리프는 꿈을 이룰 수 있을까.
히말라야 16좌 등정은 흔히 인간 의지의 극한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세기의 ‘똘아이’ 필리프 프티의 무모한 도전을 보고 있노라면 생각이 조금 달라질 것이다. 필리프 프티의 손엔 오직 기다란 봉 하나. 그의 허리엔 안전용 로프 따윈 없다. 발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다. 아래서 위를 올려다봐도 현기증이 이는 아찔한 높이다. 그런데 그 위를 필리프는 아무렇지 않게 쓱쓱 지나다닌다. 그것만으로 모자
‘구름 위를 걷는 남자’의 여행 <맨 온 와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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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난 의문의 총격전. 국정원 요원 한규(송강호)와 남파 공작원 지원(강동원)은 우연히 만난다. 작전 실패를 이유로 한규는 국정원에서 파면당하고, 지원은 배신자로 낙인찍혀 북에서 버림받는다. 6년 뒤 우연히 마주친 두 사람은 서로의 신분을 속이는데, 지원은 도망간 동남아 신부들을 찾아주는 흥신소 일을 하고 있는 한규의 일을 거들게 된다. 서로 의심의 골은 깊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두 사람은 의형제처럼 가까워진다.
<의형제>는 설정부터 버디무비의 정석을 보여준다. 남과 북으로 갈린 두 남자의 성분도 그렇고, 서로 자신의 존재를 알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 그리고 결국 각자의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운명에 이르기까지 줄곧 두 남자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그것은 장훈 감독이 이미 소지섭, 강지환 주연의 데뷔작 <영화는 영화다>(2008)에서 보여준 장기의 재현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전작과 달리 사회적 풍경이 더 치밀하게 겹쳐진다
앙상블 좋은 두 배우의 버디무비 <의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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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 공장에서 일하는 케이티(알렉산드라 라미)는 외국인 파코(세르지 로페즈)와 동거를 시작한다. 케이티의 7살 먹은 딸 리자(멜루신느 메이앙스)는 자신에게 관심이 줄어든 엄마가 못마땅하다. 리자의 질투는 케이티가 사내아이 리키를 낳으면서 더욱 심해지고, 케이티와 파코 또한 리키 때문에 자주 다투게 된다. 파코가 케이티와 다투고 집을 떠난 얼마 뒤 리키의 몸에 믿지 못할 변화가 일어난다.
첫 장면에서 케이티는 사회복지사에게 하소연하며 울고 있다. 파코는 아무런 말도 없이 그녀의 곁을 떠났다. 일주일이 지났지만 연락조차 되지 않는다. 갓난아이를 돌보느라 일을 하지 못해 수입도 없다. 케이티는 눈물을 떨구며 아이를 보육시설에 맡길 수 없느냐고 하소연한다. 장난친 뒤 시치미 뚝 떼는 포스터 속 아기 얼굴에 홀려 티켓을 구매했다면 ‘아차’ 싶을 거다. <리키>는 <세 남자와 아기 바구니>류의 흔한 코미디가 아니다. 로즈 트레멘의 단편소설 <
독특한 가족영화 <리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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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낙으로 삼아 일정한 직업도 방향도 없이 살아가는 20대 중반의 아트. 동거 중인 여자친구가 결별을 선언하자 다시 부모 집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아들의 고민에는 전혀 무관심한 부모. 가족에게조차 냉대받는 아트는 어느 날 우연히 심리치료사인 레비 박사의 존재를 알게 되고 캐나다에 살고 있는 그를 영국으로 초청, 도움을 받게 된다. 그러나 생각처럼 일이 풀리지는 않고 아트는 좌절의 나날을 보낸다.
아트는 쉽게 친해지기 힘든 인물이다. 영화의 처음, 그가 음악에 관한 애정을 드러낼 때만 하더라도 그는 그냥 꼴통 같거나 머저리 같거나 그 어디쯤에 위치하는 20대 청년으로 비친다. 여자친구도 부모도, 어눌하고 대책없는 그를 참아내지 못한다. 그러니 <하우 투 비>는 이 ‘못난’ 아트의 그렇고 그런 성장담이 될 뻔했다.
아트가 우연히 <네 탓이 아냐>라는 심리학책을 보게 되고, 저자인 레비 박사를 집으로 초청하면서 영화는 좀더 다른 양상으로
영국식 유머와 성장통, 록음악 <하우 투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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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바이블 <보그>의 편집장이자, 전세계 패션계를 쥐고 흔드는 영향력있는 인물 안나 윈투어. 타고난 패션감각과 결단력있는 일처리방식으로 그녀는 20년간 미국 <보그>의 편집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일에 대한 성과보다 그녀를 더 주목하게 만드는 것은 특유의 차가운 캐릭터다. <셉템버 이슈>는 ‘얼음공주’, ‘핵폭탄 윈투어’ 등의 별명으로 유명한 안나 윈투어의 작업공간에 대한 기록이다. 패션지의 꽃으로 불리는 9월호 제작과정을 통해 비공개된 패션지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매해 1천억달러의 가치를 창출하는 패션 비즈니스. 오로지 힘에 의해서 먹고 먹히는 정글의 세계. 그곳에서 20년 넘도록 한번도 정상의 자리를 놓친 적 없는 1인자. <셉템버 이슈>는 바로 이 무소불위의 권력자 안나 윈투어에서 출발한 다큐멘터리다. 빌 클린턴 대통령 후보 캠페인에 관한 다큐멘터리 <워 룸>의 프로듀서로 이름을 알린 R. J.
안나 윈투어의 작업공간에 대한 기록 <셉템버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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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그만두고 할아버지의 땅을 팔아 빚을 갚으려는 노가미(니시지마 히데토시). 오래된 아파트가 있는 그곳의 땅은 할아버지의 것, 아파트는 동네 주점의 후지코(가가와 교코)의 것이다. 고집스런 할아버지를 설득하지 못해 애쓰던 중, 노가미는 우연히 같은 시기 직장을 그만둔 미사키(가세 료)와 맞선녀였던 프리랜서 푸드 코디네이터 료코(다케하나 아즈사)를 만나게 된다. 갈 곳 없는 둘은 곧 노가미의 낡은 아파트에서 함께 살기로 한다. 그리고 셋은 그곳에서 아무도 살지 않는 미스터리한 방 201호를 발견하고, 그곳에서 할아버지의 비밀을 알게 된다.
세 남녀가 있다. 한명은 아버지가 남긴 빚을 갚을 요량으로 직장을 그만두었고, 또 한명은 거래처의 부당함에 욱해서 그만두었다. 맞선을 본 여자는, 결혼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저 결혼을 하면 삶이 달라질까 하는 희망에서 맞선을 봤다. 지금 세 청춘의 미래는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우연이라는 이름으로 무기력한 세 남녀를
느린 삶에 대한 소품 같은 예찬 <도쿄 랑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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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한 펜션. 사랑하던 연인을 잃은 슬픔에 고스트(김기범)는 그곳을 떠나지 못한다. 그렇게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으로 문을 닫게 된 펜션에 순수하고 호기심 많은 소녀 지니(황보라)가 온다. 고스트를 만난 그녀는 그가 유령이 아닌 사람임을 직감하고 계속 다가서려 한다. 그러는 와중에 동네 사람들은 무당도 부르고 퇴마사도 불러 그를 몰아내려 한다. 그럼에도 지니는 그를 도와주려고 하지만 그럴수록 고스트는 강하게 거부한다.
강릉시의 제작지원을 받은 <주문진>은 제목에서부터 지역색을 풍긴다. 영화 속 공간도 그렇다. 오대산의 숲길과 숲속의 펜션, 바다가 훤히 보이는 해안도로, 그리고 계속 거친 파도가 넘실대는 절벽 등 <주문진>은 바로 그 공간에서 출발한 영화다. 그런데 그런 공간을 채워넣은 건 의외로 초현실적인 멜로드라마다. 하명중 감독의 실질적인 연출 복귀작이라 할 수 있었던 한혜숙 주연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2007)와 비교해
초현실적인 멜로드라마 <주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