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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라고까지 할 순 없겠지만, 최근 개봉한 다큐멘터리 중 종교를 주제로 삼은 작품이 적지 않다. 지난해 <소명>에 이어 올해에도 <소명2: 모겐족의 월드컵> <위대한 침묵> <회복> <잊혀진 가방> <울지마, 톤즈> 등이 관객과 만났다. “불교의 선종에서 스승이 참선하는 사람을 인도할 때 질타하는 일종의 고함소리”, 즉 절대진리를 뜻하는 <할>(喝) 또한 참된 진리, 선한 삶이 무엇인지를 되묻는 종교영화다. 다큐멘터리가 아닌 극영화라는 점에서, <만다라>(1981),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1986), <유리>(1996> 등을 떠올릴 수도 있겠다. 수행자의 구도가 그간 코미디라는 장르 안에서 단지 웃음거리로 여겨졌음을 고려한다면 <할>은 예외라고 할 만큼 진지한 불교영화다.
보육원에서 함께 자란 미카엘(안홍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출가해 법복을 입은
서로 다른 종교들 사이의 진리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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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인자한 얼굴을 하고 있는 여인의 주름진 얼굴로 시작한다. 그녀의 곁에는 자신의 주름진 뺨을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어루만지는 손자와 그녀를 부드럽게 안아주는 늙은 아들이 있다. 이들 부자는 여인이 만들어준 음식을 받아 길을 나선다. 그리고 영화는 해변에서 연을 날리며 노는 아들과 그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아내, 이 모습을 온화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어머니, 그리고 함박웃음 짓는 딸과 포옹하는 아버지의 모습으로 끝난다.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 흐르는 가운데 슬로모션이 펼쳐진다. 아버지는 은퇴한 마피아의 대부인 찰리(장 르노)이다. 이 두 장면 사이, 22발의 총탄을 맞은 찰리가 기적적으로 살아나고 찰리에게 총을 겨눈 수많은 갱스터가 죽음을 맞이한다.
<22블렛>은 액션영화라기보다는 차라리 가족영화에 가깝다. <레옹>의 장 르노도 이십년의 세월을 극복하기엔 벅차 보인다. 그럴듯한 총격전이나 추격, 액션도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장 피에르 멜빌의 영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영화 <22블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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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로맨스영화를 보고 나면 심장에 조그맣게 구멍이 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무언가가 심장에 콕 박히고, 무언가가 콕 박힐 때 난 조그만 구멍으로 바람이 들어왔다가 빠져나가는 느낌. 구멍을 통해 환상이 새로 생겨나고 그 환상은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다 마음에 작은 문양을 새긴다. 싱숭생숭하다는 말은 이렇게 심장에 구멍이 나 별별 환상을 품게 되는 상태를 표현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레터스 투 줄리엣>을 보고 나면 아마도 싱숭생숭한 마음에 수첩을 꺼내 이런 메모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탈리아의 베로나에 가면… 줄리엣의 하우스에 들러 줄리엣의 발코니 앞을 서성이다, 그 순간 떠오르는 옛사랑의 추억을 건져올려 손글씨로 꾹꾹 눌러 편지를 써야겠어.’
소피(아만다 시프리드)는 잡지사 <뉴요커>의 자료조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작가지망생이다. 소피에겐 식당 개업을 앞두고 있는 약혼자 빅토(가엘 가르시아 베르날)가 있다. 함께 떠난 이탈리아 여행에서 빅토는 자신의
사랑은 50년의 기다림이 아닌 현재다. <레터스 투 줄리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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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가 폴린 카엘은 <대부2>를 가리켜 “우리가 태어나기 전 부모의 모습이 어땠는지, 그들이 겪은 일이 지금의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고 싶어하는 인간의 기본적 욕망을 채워주는 영화”라고 썼다. <대부2>는 가족을 잃은 아홉살 시실리 소년 비토 콜레오네(로버트 드 니로)가 뉴욕으로 도망쳐 이탈리아 이민자 사회의 ‘대부’로 변모하기까지와 후계자 마이클(알 파치노)이 미국 최대 마피아 조직의 냉혹한 보스로 군림하는 과정을 나란히 보여준다. 인서트에 가까운 한 장면을 제외하면 총 열두 토막으로 구성된 <대부2>는 정확히 여섯 단락씩 차지하는 과거와 현재를 오간다(로버트 드 니로와 알 파치노는 끝내 한 프레임에 잡히지 않는다). 성스러운 결혼식과 세례식을, 은밀한 거래 및 피투성이 학살과 교차편집하며 서스펜스를 높였던 <대부>의 시퀀스 편집 기법을 영화 전체의 구성 원리로 확대한 셈이다.
<대부2>는 ‘파트2’라고 제목을 표
<대부>가 암시하고 예고한 모든것을 보여준다<대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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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한 아이들이 꿈과 희망의 길로 가게 하소서. 그 속에서 시대를 변화시킬 영웅이 탄생하게 하소서.” 다큐멘터리 <희망의 별: 이퀘지레템바>의 주인공 임흥세 축구감독의 마음속엔 늘 이 기도문이 자리잡고 있다. 임흥세 감독은 성수중학교, 광희중학교 등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며 축구 선수 김주성, 홍명보 등을 길러낸 이로 이름을 떨쳤다. 그런 그가 2006년, 축구 선교를 하러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떠났다. 2010년 월드컵 개최지인 남아공은 케이프타운, 요하네스버그 등의 관광지로 유명하지만 조금만 도시를 벗어나면 살인과 강간, 마약과 에이즈의 위험이 길거리를 점령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임흥세 감독은 고아원과 에이즈센터를 돌며 나면서부터 위험에 노출된 남아공 아이들에게 축구로 희망을 심어준다. 이 아이들이 아프리카 출신의 세계적인 축구 스타 드로그바와 아데바요르처럼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제목의 ‘이퀘지레템바’는 아프리카어로 ‘희망의 별’이란 뜻이다.
<희망의 별
임흥세 축구감독의 다큐멘터리<희망의 별:이퀘지레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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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나라 시대의 전설적인 두 실존 인물인 측천무후(유가령)와 적인걸(유덕화)이 스크린에 불려왔다. 그들에게 숨결을 불어넣은 건 서극 감독이다. <적인걸: 측천무후의 비밀>은 서극이 <칠검> 이후 5년 만에 내놓는 무협영화다. 영화의 배경은 경제적으로도 문화적으로 풍요로웠던 당나라 시대. 중국 최초의 여황제 측천무후와 중국인들의 영웅으로 추앙받는 천재 수사관 적인걸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이다. 측천무후의 황제 즉위식이 있기 얼마 전인 서기 690년, 영문 모를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즉위식에 맞춰 완성 예정인 거대 불상 ‘통천부도’ 작업 현장에서 두명의 대신이 불타죽는다. 뚜렷한 외부 발화 원인 없이 신체가 타버리는 인체자연발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측천무후는 변방으로 내쫓았던 천재 수사관 적인걸을 궁으로 불러들인다. 적인걸은 측천무후의 최측근인 정아(이빙빙)와 범죄수사관인 배동래(등초)와 함께 살인사건의 배후세력을 밝혀낸다. 그 과정에서 적인걸은 가
추리극에 액션이 어우러지는 영화 <적인걸:측천무후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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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1993)의 일본은 낯설었다. 필리핀, 한국인, 이란인이 뒤엉켜 살아가는 1990년대 초반의 일본은 모든 노동력을 자체적으로 공급하던 한국의 관점에서는 대단히 흥미로운 공간이었다. 그로부터 20년 가까이 흘렀다. 한국은 20년 전 일본처럼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국가에서 노동력을 수입하는 다민족 국가가 됐다. 많은 독립 다큐멘타리들을 제외하자면, 본격적으로 영화계가 이주노동자 문제를 다루기 시작한 건 신동일 감독의 <반두비>(2009)부터다. 육상효 감독은 <방가?방가!>에서 이주노동자 문제를 아예 충무로 코미디의 소재로 빌려온다. 어딘가 아슬아슬한 시도다.
주인공 방태식(김인권)은 공장, 막노동, 커피숍 아르바이트 등을 전전하며 살아온 백수다. 고향에서 함께 상경해 노래방을 운영하는 친구 용철(김정태)의 조언에 따라 태식은 평소 동남아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큼 이국적인 자신의 외모를 이용해 중앙아시아 부탄 출신 노동자 ‘
말랑말랑한 감상주의로 포장된 이주노동자들의 현실 <방가? 방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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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제목이 이 영화의 내용을 충실히 요약한다. 주인공 리즈(줄리아 로버츠)는 정말 차례대로 먹고 기도하고 사랑한다. 어느 날 문득 인생에 대한 심한 회의감에 시달리자, 리즈는 모든 생활을 접고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실력있는 저널리스트의 자리도, 모자람없는 결혼 8년차의 생활도 모두 뒤로하고 혈혈단신으로 결심을 실행한다. 그녀가 첫 번째 가는 곳은 이탈리아의 로마다. 여기서 리즈는 잘 먹는 법을 배운다. 촌각을 다투며 돌아가는 뉴욕에서 온 이 뉴요커는 이탈리아인들의 생활의 지혜인 ‘아름다운 게으름’을 배우고 나서야 느긋하게 여유를 즐기며 스파게티를 음미할 줄 알게 된다. 리즈가 여기서 배운 건 음식의 맛이 아니라 음식을 음미하는 여유다. 그녀의 변화를 위한 일단의 감각이 열린 것이다. 그녀가 두 번째 가는 곳은 인도의 한 아쉬람(힌두교 수행원)이다. 리즈는 여기서 기도함으로써 나를 세우고 타인을 이해하는 마음을 배운다. 과거의 나쁜 기억에서 벗어나
여행 독려 장르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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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것 없는 중년 남자 장필(유순웅)은 신림동 고시촌의 한 허름한 방에서 홀로 살아가고 있다. 포스터 붙이기, 폐품 수집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정성껏 목각인형을 만들어 팔기도 한다. 어느 날, 같은 고시원에 사는 청년(김재록)에게 돈을 빌려주지만 도박에 빠져 있는 그에게 돈을 받아내기란 힘들다. 게다가 그에게 고시원 총무 자리마저 뺏긴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장필은 우연히 만난 동네 여자에게 불과 몇 만원의 사기까지 당하면서 우발적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그 여자가 누군가 내다버린 모니터를 마치 중고 상품인 양 속여서 장필에게 되팔았던 것이다.
시작부터 <빗자루, 금붕어 되다>라는 제목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다. 사실상 이 영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나 소품이라기보다 영화를 다 보고났을 때 그저 해석의 단초 중 하나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 빗자루라는 무생물이 금붕어 같은 생명을 얻는다고 해봐야 어항 속에 갇혀 살아갈 뿐이다. 주인공은 살인을 저
지루한 삶과 사회에 대한 초상화 <빗자루,금붕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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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예산의 홈무비가 기적처럼 대중을 만나는 사건이 드물게 일어나곤 한다. 2010년의 기적은 올해 부천영화제에서 첫 공개되며 극소수의 컬트팬을 만든 뒤 마침내 개봉하는 초저예산 SF영화 <불청객>이다. 만년 고시생 진식(김진식)과 두 백수인 응일(이응일), 강영(원강영)이 사는 신림동 고시촌 자취방에 갑자기 택배 상자가 떨어진다. 세 사람이 상자를 열자마자 온몸이 시커먼 외계인 포인트맨(이응일)이 나타난다. 그는 은하연방 론리스타 수명은행과 세 백수의 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말한다. 포인트맨은 주인공들 같은 루저들의 생명을 적립해 늙은 거부들의 수명을 연장해주는 일을 하고 있는 불한당이다. 주인공들이 계약을 거부하자 포인트맨은 그들의 자취방을 통째로 우주로 날려보낸다. 이제 세명의 백수는 우주에서 지구로 귀환하기 위해 머리를 굴리기 시작한다.
<불청객>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88만원 세대에게 바치는 SF 어드벤처’라고 할 수 있을 거다. 세 고시 백수들은 자신
88만원 세대에게 바치는 SF 어드벤처 <불청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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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시골 마을 여중생 살인사건에서 시작하여 1998년 동두천 미군부대 윤락녀 살인사건으로 이어지는 이 영화는 한국 현대사의 숨막히는 공적 순간들이 거주자들의 사적 삶에 어떤 그림자를 드리우고 어떤 식으로 방향을 틀어버리는지를 진중하게 관찰한다. 1985년, 같은 학교 여학생 명희를 짝사랑했던 두 소년 승호(이다윗)와 동식(정세인)은 비밀스런 내기를 벌인다. 그날 밤 명희는 강가 갈대밭에서 처참한 시체로 발견되고, 동식의 형 경식이 범인으로 지목된다. 충격받은 동식은 자퇴하고 마을을 떠난다. 1991년 법대생 승호(김다현)는 학생운동으로 쫓겨다니던 중 구로공단 술집에서 동식의 누나 진희(황인영)와, 수감된 감옥에서는 경식과 마주친다. 원양어선을 타고 떠돌던 동식(신성록)은 점차 승호에게 의혹을 품게 된다.
시대별로 뚝뚝 끊어지는 에피소드의 연결이라는 전체 구성상, 내러티브 진행은 다소 불친절하거나 혹은 우연에 지나치게 기대어 연속성을 억지로 만들어내는 편이다. 특히 영화의
한국 현대사의 숨막히는 순간들 <살인의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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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프롬 어스>는 ‘불사’(不死)에 관한 흥미진진한 SF영화다. 지난 10년간 지방 소도시의 대학에서 고고학자로 일하던 존 올드맨 교수(데이비드 리 스미스)가 갑자기 사직서를 제출하고 이사를 가려고 한다. 고고학자, 신학자, 생물학자 등 다양한 친구들이 떠나는 길을 배웅하기 위해 올드맨의 집에 모인다. 친구들은 올드맨 교수가 왜 갑자기 모든 것을 뒤로 남기고 떠나려는지 이유를 캐묻는다. 그러자 올드맨은 갑자기 환송회에서 이상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사실은 그가 1만4천년 전부터 살아온 인간이었으며, 10년마다 자신이 늙지 않는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아차리기 전에 다른 장소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농담처럼 여기던 친구들이 게임처럼 그의 과거를 캐묻기 시작하는데 이상하게도 올드맨의 이야기는 지나칠 정도로 논리정연하다.
<맨 프롬 어스>는 <환상특급>의 한 에피소드로 어울릴 만한, 20만달러 제작비의 소품이다. 영화는 오로지 올드맨의 작은
‘불사’(不死)에 관한 흥미진진한 SF영화 <맨 프럼 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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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가기 전에>로 주목을 모았던 성지혜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유명 화랑의 큐레이터로 일하고 초원의 한 마리 들짐승을 꿈꾸는 나머지 술에 취하면 냅다 뛰기도 잘하는, 엉뚱하지만 귀여운 구석이 있는 남자 종훈(김영호)이 주인공이다. 그가 여자들의 주위를 맴돈다. 부산에 일 때문에 내려가서는 오랜만에 후배 은주(윤주희)에게 연락을 한다. 간호사로 일하는 은주와 종훈은 곧장 사랑에 빠진다. 서울로 돌아와서는 좀 불편한 관계에 접어든 옛 연인 선영(황인영)에게 “나 여자 생겼다”고 말하고 완전한 이별을 선언한다. 한편으로는 화랑에서 만난 신인 화가에게 호감을 갖는다. 하지만 결혼은 예정대로 은주와 한다. 파국의 징조는 이미 여럿이다. 결혼 전 내내 갈등하는 것 같더니 종훈과 은주는 신혼여행 때부터 삐걱거린다. 둘이 얼마나 다른 ‘종’(種)인지 다소 코믹한 내레이션으로 잘 설명된다. 종훈은 광활한 초원과 계곡 사이를 날뛰며 활보하고 싶어 하지만 은주는 평온함이 깃든 바다의 저
주인공 종훈의 감정의 변화 <여덟번의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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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정보국 요원인 키티 갤로어(베트 미들러)는 작전 중 경비견에게 쫓기다 탈모제통에 빠지는 바람에 온몸의 털이 녹아내린다. 말 그대로 ‘캣 우먼’의 환생인 그녀는 인간 가족마저도 흉측해진 자신을 외면하자 세상을 향한 복수를 다짐한다. 멍멍이 정보국장 루(닐 패트릭 해리스)와 부치(닉 놀테)는 말썽쟁이 경찰견 딕스(제임스 마스던)와 고양이 요원 캐서린(크리스티나 애플게이트), 비둘기 세이무스와 함께 키티의 음모를 분쇄하고자 한다.
2001년 흥행작 <캣츠 앤 독스>를 본 사람이라면 전편 주인공들의 변화를 눈여겨보는 즐거움이 클 것이다. 전편의 주인공 루(비글 종)는 멍멍이 정보국장으로 수직상승하여 터틀넥이라든가 와이셔츠, 날렵한 뿔테 안경 등으로 멋을 부렸고, 충직한 현장요원 부치(아나톨리안 셰퍼드 종)는 “이 나이에도 여전히 현장을 뛰어야 하나”라며 불평을 늘어놓고, 악당 고양이 팅클스(페르시안 친칠라 종)는 <양들의 침묵>에서 클라리스와 첫 대면하는 순
전편 주인공들의 변화를 눈여겨보는 즐거움 <캣츠 앤 독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