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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신용문객잔>(1992)으로부터 3년 뒤를 배경으로 한다. 명나라 영락제 시절, 주유안(이연걸)은 충신을 죽이려는 동창의 환관 만유루를 제거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동창의 세력이 약해진 자리에는 귀비를 등에 업은 서창의 우두머리 우화전(진곤)이 득세한다. 한편 주유안을 사모하여 객잔마저 불태우며 그의 흔적을 쫓던 용문객잔의 전 주인 능안추(주신)는 여행 도중 서창에 살해되기 직전의 궁녀 소혜용(범효훤)을 구해준다. 추격을 피해 용문객잔으로 향하는 두 여인. 그러나 용문에는 이미 60년마다 돌아오는 모래폭풍으로 황금이 숨겨진 고대 도시가 나타날 거란 소문을 듣고 모여든 강호의 무뢰배들이 득실대고 있다. 몽골부족장 소문(계륜미), 암기의 달인 고소당(이우춘), 주유안을 추격하는 우화전과 그런 우화전을 암살하려는 주유안까지. 모두의 발걸음이 용문을 향하고 객잔에는 다시금 피비린내가 진동한다.
무려 20년 만의 귀환이다. 아시아의 스필버그, 서극 감독이 자신이 제작
빠르고, 화려하고, 손에 땀을 쥐게하는 액션 <용문비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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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이다. 전수일 감독의 여덟 번째 장편 <핑크>는 어쩌면 진부하리만치 당연한 명제, 보는 것으로써의 영화가 무엇인지를 증명하고자 하는 영화다. 사각의 프레임 안에 말 그대로 감정을 ‘그리고 있는’ 이 영화의 장면 장면은 심혈을 기울인 정물화처럼 공간의 정서로 가득 차 있다.
부둣가 구석에 자리한 선술집 ‘핑크’에는 수많은 인간 군상의 찌든 삶이 묻어 있다. 어느 날 ‘핑크’를 찾아온 수진(이승연)은 주인인 옥련(서갑숙)과 같이 일하기로 한다. 지체장애를 앓고 있는 아들 상국(박현우)과 함께 10년 넘게 ‘핑크’에서 장사를 해온 옥련은 동네 철거에 항의하며 주민들의 반대운동을 뒷바라지한다. 경찰 간부이자 옥련의 기둥서방인 경수(이원종)가 만류해보지만 ‘핑크’를 포기할 수 없는 옥련은 반대시위에 동참했다가 유치장에 갇히기도 한다. 종종 가게에 들러 노래를 부르는 방랑객(강산에)처럼 ‘핑크’에 모여드는 사람들은 그렇게 각자 가슴에 상처와 애
제법 넉넉한 울림을 남긴다 <핑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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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한달 전 약혼녀가 사라진다. 선영(김민희)을 찾기 위해 문호(이선균)는 그녀의 집에 가보지만 급하게 이사한 흔적이 역력한 집 안엔 지문조차 남아 있지 않다. 문호는 전직 형사인 사촌형 종근(조성하)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고, 종근과 문호는 선영의 행적을 쫓다가 이상한 점들을 발견한다. 강선영으로 살았던 그녀는 실은 강선영이 아니라 차경선이었으며, 정작 진짜 강선영은 증발해버렸다는 것. 양파껍질처럼 한겹 벗기면 또 다른 진실이 한겹 드러나는 형국에서 문호는 무엇이 진짜 그녀의 모습인지 점점 혼란스러워하고 종근은 문호의 약혼녀가 단순 실종사건이 아니라 살인사건과 관계되어 있음을 직감하고 수사에 집중한다.
<화차>는 미야베 미유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문호는 소설에는 등장하지 않는 새롭게 창조된 캐릭터인데 문호를 중심 인물로 내세운 이유를 변영주 감독은 이렇게 설명한다. “원작의 주인공 혼마 형사와는 다르게 사건의 중심인물인 그녀를 사랑하며 그녀를 잘 알고 있다
오랫동안 달라붙는 섬뜩함 <화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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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馬) 그림이 벽에 걸린 모텔, 이곳에 노부부가 등장한다. 이들은 ‘담’(김동현)이란 청년을 불러 행방이 묘연한 아들의 뒤를 캐묻는데, 그렇게 담의 ‘로맨스 조’(김영필)에 대한 회상이 시작된다. 감독 데뷔를 준비하던 ‘조’는 배우의 자살 소식을 듣고 우울해지고, 고향으로 돌아가 목숨을 끊겠다고 결심한다. 손목을 긋는 순간, 그는 어린 시절 첫사랑을 떠올리고 목숨을 건진다. 영화 전반부의 노부부 이야기는 극의 액자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내 ‘이감독’(조한철)의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상황은 단순한 이중구조를 벗어난다. 다방종업원(신동미)이 옮기는 조의 이야기가 앞서 담이 언급했던 스토리와 연결되고, ‘담과 레지’의 관계가 파악되지 않으며 관객은 혼란스럽다. 이후 다방종업원이 담의 ‘시나리오 속 가상인물’이란 것이 밝혀지면서, 영화는 적어도 세겹의 외피를 입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한명의 주인공을 여러 화자가 소개하는 화법은 대개 내면의 다양함을 드러내기 위해 사
흥미로운 ‘말(言)의 향연’ <로맨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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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의 도시락>의 제목을 조금 길게 풀어 바꾸면 ‘스탠리와 친구들의 도시락 사수 대작전’쯤 될 것이다. 스탠리(파르토 A. 굽테)는 반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이야기를 재밌게 하는 재주가 있고 춤과 노래에 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스탠리의 얼굴엔 언제나 멍이 들어 있고 점심시간이 되면 수돗물로 배를 채우기 일쑤다. 한편 이 학교에는 후각과 미각이 특히 발달한 베르마 선생(아몰 굽테)이 있다. 베르마 선생은 도시락을 싸오지 않는 스탠리를 늘 탐탁지 않게 여긴다. 보충수업이 시작된 뒤 어느 날, 스탠리의 같은 반 친구인 아만(누만 쉐이크)이 4단 도시락을 싸오자 베르마 선생은 그것을 자기 것인 양 게걸스레 먹어치운다. 그것도 하루이틀이지, 도시락을 빼앗겨 뿔이 난 스탠리와 친구들은 도시락을 사수하기 위해 작전을 펼친다. 그러나 아이들이 자신을 농락한 것에 화가 난 베르마 선생이 급기야 스탠리에게 “도시락을 싸오지 않을 거면 학교에 나오지도 말라”는 말을 내뱉자 스탠리는
“인생은 단순한 것. 국수가락처럼 이어진 우정만 있다면” <스탠리의 도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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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한국영화아카데미(KAFA)가 한국영화계의 한축을 이끌고 있음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중에서도 최근 2007년부터 신설된 제작연구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장례식의 맴버> <나는 곤경에 처했다> <파수꾼> 등의 장편영화들은 각종 해외 영화제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둠은 물론 성공적인 상업영화의 가능성마저 제시하며 그간 독립영화계에 파란을 일으켜왔다. 그 KAFA의 작품들이 올해부터는 <KAFA Films 2012: 그 네 번째 데뷔작>이란 타이틀로 관객과 안정적인 만남을 시도한다. 특히 이번 4기 개봉작 4편의 경우, 각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현직 영화인들의 충실한 멘토 과정을 통해 완성도있는 작품으로 거듭나 더욱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양정호 감독의 <밀월도 가는 길>은 학원폭력을 소재로 하여 현실과 가상이 섞여들어가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선보인다. 사람들이 사라지는 섬 ‘밀월도’에 대한 소설로 신춘문예에
주목할만한 독립영화 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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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담이 열린 2010년 11월11일, 일민미술관에선 <감응: 풍토, 풍경과의 대화>란 제목으로 <정기용 건축전>이 개최된다. 이날의 전시회는 단일 건축전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였고, 관객 동원 면에서도 가히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듣는다. 다큐멘터리 <말하는 건축가>는 바로 이 전시를 구성하는 과정을 중심축으로 삼는다. <고양이를 부탁해>와 <태풍태양>의 연출자 정재은이 1여년간 정기용의 뒤를 따랐고, 상황에 따라 건축가를 유연하게 바라보며 자신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정리했다. 당시는 건축가가 대장암 후유증으로 죽음을 향하던 시기였다. 영화는 정기용이 목표로 한 ‘인간과 자연과 건축의 조화로움’을 본인의 삶에 어떻게 접목했는지에 주목한다.
삼청동 소재의 ‘기용건축 사무실’이 시작부의 배경이다. 건축가로서 주인공의 포트폴리오와 간략한 프로필이 소개되고, 이어서 ‘무주 공공 건축물 프로젝트’를 통해 정기용식 건축의 특성이 드
봄날과 썩 잘 어울리는 다큐멘터리 <말하는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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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릴린 먼로처럼 이미지만 허상으로 남아 구천을 떠도는 배우도 흔치 않다. 어쩌면 우리는 이 모든 걸 앤디 워홀의 탓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만, 어쨌거나 우리가 마릴린 먼로에 대해서 아는 모든 것은 이미지들이다. 지하철 통풍구 위에서 치마를 날리는 <7년 만의 외출>(1955)의 먼로. “다이아몬드는 여자의 가장 좋은 친구”라고 핑크색 드레스를 입고 노래하는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1953)의 먼로. 그리고 수면제 과용으로 침대에 쓰러져 누워 있는 먼로.
사실 그녀는 꽤 좋은 배우이기도 했다는 걸 세상은 기억하지 않는다. 존 휴스턴의 <기인들>(1961) 같은 후기작들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나? 그녀가 메소드 연기(배우가 극중 인물에게 완벽하게 몰입해서 연기하는 방식)를 본격적으로 공부하는 배우였다는 사실은?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한 먼로의 야망이 본격적으로 폭발했던 건 <왕자와 무희>(1957) 때였다. 발칸반도 소국의 왕자가 런던에 갔
위험천만하게 아름다운 연기 <마릴린 먼로와 함께 한 일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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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류까지는 아닌 것 같고 2.5류쯤 되어 보이는 소설가 구주월(하정우)은 출판사 사장인 선배의 일을 돕기 위해 베를린에 갔다가 운명의 여인을 만나게 된다. 이희진(공효진), 영화 수입사 직원이라는데 보는 순간 구주월의 마음에는 바람이 분다. 어딘가 좀 서투르고 고집 세지만 때로는 낭만으로 가득한 이 시대의 고전주의자 구주월과 알래스카 출신의 예쁘고 상냥하며 모던한 여인 이희진의 연애는 구주월의 노력과 전략으로 이내 성사된다. 처음에는 꿈결 같은 연애의 나날들이지만 현실은 물러서지 않고 또다시 찾아온다. 그것도 참 구질구질하게 찾아와서는 문제를 점점 더 크게 만든다. 구주월은 우연히 이희진의 과거사를 들은 날부터 혼자만의 고민에 빠지게 된다.
<러브픽션>은 <삼거리 극장> <뭘 또 그렇게까지>를 연출했던 전계수 감독의 로맨틱코미디다. 두편의 전작 모두 일정한 장르적 쾌활함과 소소한 영화사적 지식 그리고 감독 자신의 것으로 보이는 기질적 낭만성이 어우
곳곳에 매설되어 있는 강력한 웃음폭탄들 <러브픽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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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소년이 있다. 그의 이름은 준(이바울). 탈북자 1.5세대로 남한으로 넘어오던 중 어머니를 여의고, 다른 여자와 새살림을 차린 아버지와도 헤어져 혈혈단신으로 세상을 헤쳐나가는 중이다. 주유소 아르바이트와 전단지 배포 아르바이트가 그의 주요 생계수단이다. 하지만 그는 <무산일기>의 승철처럼 순박함을, 미련함을 무기로 내세우지 않는다. 그는 딱 그를 대하는 세상만큼 약았다. 주유소에서 함께 일하는 동포 순희(김새벽)가 저지른 실수를 자신이 떠안을까봐 “쟤가 그랬어요”라고 말하고, 순희를 어떻게 해보려는 음흉한 사장에게는 신고해버린다고 협박까지 한다. 그렇지만 아무리 발버둥쳐도 그는 이쪽 사람도 저쪽 사람도 아닌 경계인일 뿐이다.
여기 또 한 소년이 있다. 그의 이름은 현(엄현준). 채팅방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몸을 파는 게이 소년이다. 성훈(임형국)도 아마 그렇게 만났을지 모른다. 부유한 펀드매니저인 성훈은 그에게 자신의 초고층 오피스텔을 거처로 내주며 그를 먹여주
두 소년이 알을 깨고 나오는 방법 <줄탁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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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1년 프랑스 파리의 기차역, 12살 소년 휴고(에이사 버터필드)는 역사 내 커다란 시계탑을 혼자 관리하며 숨어 살고 있다. 휴고에겐 아버지(주드 로)와의 추억이 담긴 고장난 로봇인형만이 유일한 친구다. 로봇인형을 고치려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휴고는 어느 날 인형 부품을 훔쳤다는 이유로 장난감 가게 주인 조르주(벤 킹슬리)에게 아버지의 수첩을 뺏기고 만다. 조르주 할아버지의 손녀딸 이자벨(크로 모레츠)의 도움으로 로봇인형의 설계도가 담긴 아버지의 수첩을 되찾으려는 휴고는 그 로봇인형이 조르주 할아버지와 밀접한 관계에 있음을 알게 된다.
뤼미에르 형제의 <열차의 도착>(1895)을 보면서 기차가 달려온다며 난리법석이었던 사람들에게 그 장면은 3D영화의 ‘팝업 효과’처럼 다가왔을 것이다. 그렇게 영화는 어쩌면 태생부터 3D의 잠재력을 안고 태어났을지도 모른다. 히치콕 역시 당시의 기술력이 소화 가능했다면 <현기증>(1958)에서 줌인 트랙아웃 기법이 아니라
마틴 스코시즈의 또 다른 전기영화 <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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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가옥’이라는 뜻을 가진 세이프 하우스는 범죄자가 이송되어 수사가 이루어지는 CIA의 작은 기지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자리한 한 세이프 하우스. CIA 역사상 가장 뛰어난 요원이었지만 조국과 CIA를 배신한 뒤 고급 정보를 밀매하던 토빈 프로스트(덴젤 워싱턴)가 정체불명의 무리의 공격을 피해 미국 영사관에 제 발로 들어가면서 이곳으로 이송된다. 호시탐탐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기다리며 따분하게 세이프 하우스를 지키고 있던 신참 요원 맷 웨스턴(라이언 레이놀스)은 토빈 프로스트를 잘 감시하라는 생애 첫 임무를 맡게 된다. 그러나 감시도 잠시뿐이다. 어떤 무리가 세이프 하우스를 침입해 그곳을 지키고 있던 CIA 요원들을 살해하고, 맷은 토빈을 데리고 가까스로 그곳을 탈출한다.
신구 조합이 제법 훌륭하다. 덴젤 워싱턴과 라이언 레이놀스. 두 배우는 신참 요원이 한때 최고였던 전직 요원을 데리고 다니면서 사건의 음모를 캐내야 하는 영화의 설정과 잘 어울린다. 특히
적절한 캐스팅과 묘한 액션의 매력 <세이프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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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카지노를 무대로 한 오프닝신은 첩보영화의 그것이다. 두 CIA 요원 터크(톰 하디)와 프랭클린(크리스 파인)은 임무 중 작은 실수로 내근을 명받는다. 한편 물건은 잘 고르지만 남자 볼 줄은 모르는 로렌(리즈 위더스푼)을 위해 친구 트리시(첼시 핸들러)가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에 로렌의 프로필을 올린다. 터크와 로렌은 그렇게 데이트 사이트를 통해 첫 만남을 가진다. 그런데 하필이면 터크의 절친 프랭클린도 로렌과 사랑에 빠진다. 곧 두 친구는 서로 호감을 가진 상대가 동일 인물이란 것을 알게 되고, 여자에 관해서라면 모르는 게 없다고 자부하는 프랭클린은 이혼남에 아들까지 둔 터크에게 “내가 끼면 불공평한 게임이 된다”며 도발한다. 결국 두 남자는 “여자 때문에 우정에 금 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선의의 경쟁- 실제로는 첩보작전을 방불케 하는 ‘전쟁’을 시작한다.
<디스 민즈 워>의 재미는 상반된 매력을 지닌 두 캐릭터의 충돌에서 비롯한다. 순수하지만 어딘가 어수룩해
첩보와 로맨스와 코미디 사이 <디스 민즈 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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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덟, 열아홉>이란 제목은 열여덟에서 열아홉으로 넘어가는 청춘의 길목을 가리킨다. 고2 겨울, 주민등록증을 취득한 서야(백진희)는 사랑도, 결혼도 자유롭게 택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음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쌍둥이 남매 호야(유연석)에게 그동안 꼭꼭 눌러뒀던 사랑을 고백한다. 어찌할 줄 모르던 호야는 서야의 친구 도미(엄현경)와 교제를 시작하고, 서야도 반항심에 여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인 복싱부 선배 일강(정헌)과 사귀어버린다. 여기까지 로맨스 학원물처럼 진행되던 영화는 서야의 임신과 중절수술을 계기로 권투영화와 성장영화 사이로 길을 돌린다. 그 전환점이 되는 한 장면이 재밌다. 일강의 패거리에게 서야의 복수를 하려다 도리어 맞아서 눈이 퉁퉁 붓게 된 호야가 얼떨결에 동네 복싱장에 딸린 화장실 세면대를 부수고 마는 장면이다. 아이러니한 코미디가 담겨 있으면서 코치 기주(이영진)의 등장까지 경제적으로 처리한 재치가 돋보인다. 호야는 기주를 만나 ‘쭈그리’ 신세에서 벗어나고
평이한 청춘영화 <열여덟, 열아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