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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아이를 낳는 일은 자연스런 삶의 과정이라기보다 전 인생을 건 실존적 결단이다. 아이를 낳는 순간 포기해야 하는 기회비용은 산더미고 지출비용은 급증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아이를 포기하고 자신의 삶을 선택한다. 그러나 재생산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존재의 지속을 일정 부분 포기하는 것과 같다. 포기로 인해 삶은 풍요로워질 수 있지만 이것이 무엇을 위한 풍요인가라는 회의가 밀려오기도 한다.
<설인>은 아이들과 가족을 둘러싸고 한국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들을 은유적으로 내포한 스릴러물이다. 아내 뱃속의 아이가 달갑지 않은 연수(김태훈)는 실직한 뒤 강원도 산속으로 도망친다. 그곳에서 그는 대학 시절 친구와 함께했던 여행의 기억과 절박한 상황에서 내밀었던 친구의 손을 뿌리쳤던 자신의 과거와 조우한다. 친구는 실종되었고 그 친구와 묵었던 방에는 친구의 딸처럼 보이는 어린 소녀 안나(지우)가 묵고 있다. 같은 층에 투숙한 두명의 젊은 친구 박(아용주)과 조(김종엽)는
맨살로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 <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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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냄새, 사물과 사물 사이의 거리로 세상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영화의 주인공 유시앙(황유시앙)과 같은 시각장애인들이 그러하다. 계단 수를 외우고 문과 문 사이가 몇 걸음인지 알고 있어야 한다. 시각이라는 중요한 감각을 잃은 대신 다른 감각들을 확장시켰기에 유시앙이 세상을 감지하는 폭과 깊이는 좁거나 얕지 않다. 선천적으로 장애를 안고 태어난 유시앙은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타고난 재능을 발견하고 자신감을 갖게 된다. 각종 대회에 나가 상을 타고 유명세를 얻은 유시앙이 음악대학에 입학하면서 영화가 시작된다. 처음으로 집을 떠나는 아들과 동행한 엄마는 유시앙에게 기숙사의 실내 구조부터 강의실로 가는 길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일러준다.
또 다른 주인공 치에(상드린 피나)는 가정 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음료수 가게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치에는 춤을 추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엄마와 대학에 들어가자 다른 여자에게 한눈파는 남자친구 때문에 우울하고 괴로운 나날
눈으로 볼 수 없는 것 <터치 오브 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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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이렇다. 좌절된 꿈에 상처받고 그 어떤 일에도 그저 시큰둥하기만 한 김천예고 음악 교사 상진(한석규) 앞에 어느 날 ‘조폭’ 고등학생 장호(이제훈)가 전학온다. 조폭 동생들의 호위를 받으며 노랗게 염색한 머리와 검정 양복 차림으로 세단을 타고 등교하는 장호가 못마땅하기 짝이 없지만, 교장(오달수)의 특별 부탁에 상진은 장호를 자신의 수업에 마지못해 받아들인다. 하지만 낮에는 고등학생으로 노래를 배우기 위해 학교에 다니고, 밤에는 조폭 ‘형님’으로 업소를 관리해야 하는 장호의 이중생활이 순조로울 리 없다. 영화의 전반부가 두개의 분리된 삶을 오가는 장호가 벌이는 에피소드로 관객의 웃음을 끌어냈다면, 후반부에서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호와 헌신적인 주변 인물들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웃음기를 거두고 준비되어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이 영화는 한 TV프로그램에서 ‘고딩 파바로티’라는 이름으로 소개됐던 고등학생의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실화를 바탕으
‘조폭’ 고딩 파바로티 <파파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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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사업’으로 북한에 거주하게 된 성호(아라타)는 25년 만에 뇌종양 치료차 일본에 사는 가족들을 방문한다. 일본에 체류할 수 있는 기간은 단 3개월뿐. 가족들과 떨어져 살아야 했던 그에게 가혹할 만큼 짧은 시간이다. 게다가 지근거리에는 늘 북한 감시원(양익준)이 있다. 동생 리애(안도 사쿠라)는 이 모든 상황을 도무지 납득할 수가 없다. 그저 화가 나고 원망스러울 뿐이다.
저마다 마음속에 말할 수 없는 것들을 묻어두는 우물이 있다면, 재일동포 2세인 양영희 감독의 우물에는 비극적인 가족사가 잠겨 있다. 그가 만든 두편의 다큐멘터리, <디어 평양>(2006)과 <굿바이, 평양>(2011)을 봤다면, <가족의 나라>의 인물과 설정이 감독 자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임을 쉽게 알아차릴 것이다. 다큐멘터리에서 극영화로, 같은 이야기의 다른 풀이를 시도한 이유는 뭘까. 이미 말한 것보다 아직 말하지 못한, 그러나 꼭 말해야 할 것들을 말하고야
거대한 역사적 소용돌이 속 가족 <가족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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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다크 서티’는 자정이 30분 지난 시각을 가리키는 군사용어다. 2011년 5월 미국 CIA가 벌인 오사마 빈 라덴 체포 작전이 행해진 시각이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 적외선 안경을 낀 특수부대를 태운 블랙호크 헬기 두대가 파키스탄 국경을 넘어 빈 라덴의 거처 앞마당에 내려앉는다. 빈 라덴을 잡을 생각만으로 이 악물고 버텨온 CIA 요원 마야(제시카 채스테인)가 고대해온 순간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CIA에 영입된 그녀는 지난 10년간 알 카에다의 연락책이자 빈 라덴의 최측근인 한 남자를 추적하는 일에 매달려왔다. 그녀에게 다른 삶은 없다. <제로 다크 서티>의 8할은 그녀가 그 지독한 시간을 버텨내는 데, 나머지 2할은 최후 작전의 긴박함을 전달하는 데 소요된다. 그리고 마지막 찰나가 그 10년의 시간에 마침표를 찍어야 할 때 그녀의 표정에 깃든 허탈함에 할애된다.
전작 <허트 로커>의 연장선에 서 있는 캐스린 비글로 감독의 욕망은 분명해 보인다
빈 라덴 체포작전 <제로 다크 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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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키스>는 키스를 소재로 한 8편의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현철 감독의 <러블리>는 키스 신을 넣을 건지 말 건지에 대해 영화감독과 시나리오작가가 벌이는 승강이를 중심 소재로 다룬다. 로맨틱코미디에서의 키스, 남자가 생각하는 키스와 섹스, 여자가 생각하는 키스와 섹스에 대한 단상을 보여준다. 강호준 감독의 <행복한 오후 2시>는 북한의 미사일 공격으로 스튜디오에 갇힌 PD와 아나운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죽음의 문턱에서 그들의 키스는 살아 있음과 삶에 대한 뜨거운 존재 증명이며 사랑과 고백의 표현이다. 김진희 감독의 <키스 미>에서는 인간의 충동과 욕망으로서의 키스를 먹는 행위와 맛과 향에 빗대어 버무려낸다. 황희성 감독의 <달인>에서 키스는 노동으로서의 키스이며 돈을 버는 수단이자 직업이다. 키스방에서의 에피소드를 통해 자본의 논리에 의해 키스마저 돈을 받고 파는 세태를 보여준다. 서용호 감독의 <소녀시대>
키스의 수많은 양상 <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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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조(매튜 매커너헤이)는 경찰이지만 부업으로 청부살인을 한다. 크리스(에밀 허시)는 여동생 도티(주노 템플)와 아버지 안셀, 그리고 새어머니 샬라와 살고 있다. 빚 독촉에 시달리던 크리스는 친어머니가 보험에 든 사실을 알게 되고 친어머니가 죽게 되면 여동생 도티에게 보험금이 지급된다는 얘기를 듣는다. 크리스는 아버지 안셀을 찾아가 그 사실을 얘기한다. 둘은 보험금을 나누기로 합의하고 킬러조에게 살인을 청부한다. 하지만 선불을 요구하는 킬러조에게 줄 돈이 없자 크리스는 일이 끝나면 돈을 주기로 하고 대신 킬러조는 도티를 담보로 삼는다. 도티를 담보로 삼은 킬러조는 도티와 지속적으로 성관계를 가진다.
영화는 상황 설정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아버지와 아들은 돈 때문에 자신의 부인이자 어머니를 죽이고 오빠는 돈 때문에 어린 여동생을 살인청부업자한테 넘긴다. 법을 수호해야 할 경찰은 돈 때문에 청부살인을 부업으로 하고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맺는다. 또 부인은 남편의 전 부인의 애인과 지속
인간이 가진 욕망의 모습 <킬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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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더 자이언트 킬러>는 영국의 전래민화 ‘잭과 콩나무’와 그와는 또 다른 ‘잭 더 자이언트 킬러’ 이야기를 합쳐놓은 변형이지만, 무엇보다 <반지의 제왕>의 아동용 롤러코스터 버전이다. 핵심 모티브로 작동하는 구전민담 속의 ‘절대 왕관’은 바로 ‘절대 반지’의 또 다른 이름이며, 거인족은 누가 봐도 보다 덩치가 큰 오크족들이다. 게다가 그 거인들의 존재로 인간들은 본의 아니게 상대적으로 작고 귀여운 호빗이 된다. 그들은 인간세계와 거인세계를 오가며 끝없는 추격전을 벌인다. 그러다 보니 콩나무의 성장속도는 그야말로 LTE급이다. 콩나무의 줄기가 바로 액션을 위한 와이어로 기능한다. 물론 가장 핵심적인 것은 CG로 만들어낸 거인족들의 비주얼이다. <아바타>에 사용된 실시간 증강현실 시스템인 ‘시뮬캠’을 도입해 날렵한 신장 8m가량의 거인들을 만들어냈다. 종아리만 드러나는 첫 등장부터 거인은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다가온다.
삼촌과 함께 살고 있는 잭(니
하늘과 땅 사이의 거인세계 <잭 더 자이언트 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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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리테일: 봉황의 무녀>는 만화에서 TV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많은 사랑을 받아온 <페어리테일>의 첫 번째 극장판 애니메이션이다. 불, 영혼, 얼음, 바람을 다루는 마법을 사용하여 의뢰인의 사건을 해결하는 마법 길드 페어리테일은 이번 작품에서 세계를 파멸로 몰아넣을 봉황의 부활을 막는다. 사건은 페어리테일의 멤버 루시(서유리)가 신비의 돌 봉황석을 손에 쥔 채 떠도는 소녀 에클레어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한때 봉황석을 지키는 무녀였지만 모든 기억을 잃은 에클레어는 봉황석을 노리는 어둠의 길드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준 페어리테일과 가까워진다. 어느 날 어둠의 길드의 급습에 의해 에클레어가 납치되고 에클레어가 지니고 있던 봉황석을 통해 봉황이 부활하면 세계가 멸망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페어리테일은 에클레어와 세계를 구하기 위해 어둠의 길드와 맞서게 된다.
<페어리테일: 봉황의 무녀>는 캐릭터의 개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는 각각의 캐릭터가
두 소녀의 연민과 우정 <페어리테일: 봉황의 무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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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능력을 갖췄지만 언제나 한발 앞서 나가는 버릇 때문에 위험에 처하는 소방구조대 스카이포스의 비행기 에이스(여진구). 소방구조대를 이끄는 캡틴 호크는 언제나 자신만만한 에이스가 걱정스러워 그의 단독 행동을 만류한다. 하지만 평소처럼 사고현장에서 독단적인 행동을 한 에이스 때문에 동료까지 위험에 빠지는 사건이 벌어지고 죄책감에 괴로워하던 에이스는 스카이포스 팀을 떠나게 된다. 에이스는 또 다른 일자리를 구하려 하지만 실패한다. 그때 에이스는 친구이자 조종사인 프레드의 설득으로 스카이포스 팀에 다시 합류하기로 한다. 스카이포스 팀에 돌아가기로 한 아침, 에이스는 눈보라 때문에 위험에 빠진 친구 캐틀을 구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스카이포스 3D>는 비행기라는 교통수단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3D애니메이션이다. 특히 단순한 여객기가 아닌 소방구조 활동을 하는 비행기라는 특수한 설정이 돋보인다. 하지만 이런 독특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는 그간 항공액션을 선보인 영화가
소방구조대 에이스 <스카이포스 3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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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행 비행이 있던 날 아침, 윕 휘태커(덴젤 워싱턴)는 전날의 숙취를 코카인으로 간단히 날려버린 뒤 항공기 조종석에 앉는다. 베테랑 조종사 윕은 폭우에도 여유롭다. 난기류를 뚫고 사우스젯 227 항공기를 이륙시킨 그는 승무원 음료서비스칸으로 가 오렌지주스에 미니 보드카 두병을 섞어 음주비행을 감행한다. 그리고 몇분 뒤, 기체의 결함이 발견돼 항공기가 손쓸 도리 없이 추락한다.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상황에서 윕은 배면비행을 시도해 추락속도를 떨어뜨리고 들판에 불시착하는 데 성공한다. 102명의 승객과 4명의 승무원 중 살아남은 자는 98명. 기적과도 같은 비행으로 승객 다수의 목숨을 살린 윕을 언론은 영웅으로 치켜세운다. 윕 역시 자신이 충분히 대접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하고, 항공사 노조 역시 변호사까지 붙여 상황을 윕에게 유리하게 만들려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윕은 자신의 음주•마약 사실이 까발려질까 노심초사다.
<플라이트>는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이 <캐
어느 알코올 중독자의 고백담 <플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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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와 용감한 녀석들2>는 뭄바이에서 이야기가 시작돼 인도 중부의 바도다라를 거쳐, 북쪽 도시 델리까지 이어지는 ‘3D 어드벤처 애니메이션’ 영화다. 광활한 남아시아의 자연을 배경으로 다양한 동물 캐릭터들의 유쾌한 행진을 그린 이 작품은 독일의 콘스탄틴 스튜디오가 제작한 1편과 달리 크레욘 픽처스가 제작한 인도산 작품이다. 때문에 캐릭터나 스토리가 전작과 직접 연관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무분별한 개발에 반대한 동물들의 이야기란 점에서 그리고 <개그콘서트>의 ‘용감한 녀석들’팀이 더빙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전편의 분위기는 그대로 이어진다.
무분별한 도시계획 탓에 아빠를 잃은 새끼표범 빌리가 주인공이다. 정글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서 꼬마 빌리는 엄마표범 지젤(신보라), 원숭이 대장 토토(박성광), 곰 베가와 함께 동물특공대를 결성해 고향을 지키기로 마음먹는다. 이들은 외눈박이 하이에나와 싸우며 꿀벌 군단의 공격을 거쳐서 마침내 국회가 열리는 델리에 입성하게 된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동물 <빌리와 용감한 녀석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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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도시 슈테른빌트는 평범한 인간과 초능력을 가진 넥스트가 공존하는 도시다. 넥스트 중에서도 특히나 걸출한 여덟명은 기업의 서포트를 받게 되는데, 이 여덟 히어로들의 활약은 TV프로그램 <HERO TV>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되고, 가장 훌륭한 성과를 보인 히어로는 킹 오브 히어로로 선택된다. 와일드 타이거(히라타 히로아키)는 젊고 유망한 다른 히어로들에게 밀려 점차 입지가 좁아지는 가운데 하나뿐인 가족인 딸과의 관계도 순탄치 않다. 그 와중에 타이거는 떠오르는 신예인 버나비(모리타 마사카즈)의 들러리 격으로 새로운 포지션을 맡아 강력한 악당에 맞서게 된다.
<극장판: 타이거 앤 버니>는 대중이 히어로를 상품으로 소비하고 있음을 숨기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는 현실에서 각종 콘텐츠를 소비하는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그래서 우스우면서도 통렬하다. 대중과 기업은 광고를 붙인 히어로들을 (흡사 스테이지처럼 보이는) 싸움터에 밀어넣고 점수를 매기거
‘히어로’라는 상품 <극장판: 타이거 앤 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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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발견은 우연한 기회에 시작된다. 이재용 감독은 스마트폰 프로모션을 위한 단편영화 연출 의뢰를 받으면서, 감독이 현장에 가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영화를 찍는 것도 가능하리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결국 감독의 감언이설에 애꿎은 배우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그들이 맞닥뜨린 것은 이 감독이 사상 최초로 인터넷을 이용해 원격 연출 영화를 찍겠다며 할리우드로 홀연히 떠났다는 것. 실제로 그가 인터넷 화상을 통해 그 모습을 드러내자 배우들은 경악을 감추지 못한다.
이재용 감독의 전작 <여배우들>(2009)이 패션잡지 특집 화보 촬영을 위해 모인 여섯 여배우들의 팽팽한 기싸움이었다면,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이하 <뒷담화>)는 그보다 더 많은 14명의 배우뿐만 아니라 제작자와 스탭, 그리고 기자들까지 뒤엉켜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두 작품 모두 현장의 생생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훔쳐보는 재미가 큰데, <뒷담화>는 거기서 더 나아
영화가 되고 싶은 메이킹 필름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