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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되면 카메라는 텅 빈 성당 안에서 벌어지는 쓸쓸한 장례식들을 순례한다. 누구도 기억하지 않았던 자의 죽음에 오직 한 남자만 동참하고 있다. 구청 고객관리과 22년차 공무원 존 메이(에디 마산)의 삶은 영화 제목처럼 변화 없는 정물(Still Life)과도 같다. 고독사한 고인의 유품을 조사하여 아무도 듣지 않을 정성스러운 추도사를 쓴다. 좁은 사무실에선 단정하게 서류를 정리하고 고인의 사진을 모아 그들을 기억한다. 퇴근 뒤엔 참치캔에 식빵 한쪽이 전부인 일인용 식탁 앞에 앉는다. 그런데 매일처럼 같은 일을 반복하던 그의 미니멀한 삶에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겨난다. 자신의 방 맞은편 아파트에 살던 노인 빌리가 고독사한 채 발견된 것이다. 자신도 모르던 이웃의 죽음에 그는 마음이 편치 않다. 설상가상으로 존은 효율과 비용을 강조하는 시장에게 해고통보까지 받는다. 결국 최후의 공무를 완수하기 위해 그는 난생처음 관할구역을 벗어나 빌리의 연고자를 찾아 생의 단서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압도적 고독감에 감염되다 <스틸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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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같기도 하고 현재 같기도 하다. 나이가 많고 행동도 제멋대로인 여배우 로빈 라이트(로빈 라이트)는 스튜디오로부터 최후통첩을 받는다. 컴퓨터 스캔을 통해 그녀의 외모와 연기 데이터를 통째로 팔라는 것이다. 실제 연기는 완전히 포기해야 하지만 그렇게라도 경력을 유지하며 아픈 아들을 보살피고자 그녀는 계약을 수락한다. 그리고 20년 뒤 영화도 유물이 된 시대, 그녀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가상 세계에 초청받아 갔다가 추가 조항 수락을 요구받는다. 자신을 화학식 형태로 팔게 허락하는 조건이다. 이제 누구든 그녀를 섭취함으로써 그녀로 변할 수 있다. 영화도 환각제를 팔기 위한 광고에 불과하다. 로빈은 스튜디오가 테크놀로지를 통해 대중의 욕망을 길들이는 것에 반대하다 가상 세계에 그만 갇히고 만다.
<바시르와 왈츠를>의 아리 폴만이 스타니스와프 렘의 SF소설 <미래학 회의>를 각색한 작품이다. 전작에서 다큐멘터리와 애니메이션을 접목해 학살의 기억과 망각을 다뤘던
누구나 모두가 될 수 있다 <더 콩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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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의 공존을 꿈꾼 순수한 요정 말레피센트(안젤리나 졸리)는 인간 스테판(샬토 코플리)과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권력을 탐한 스테판은 말레피센트를 희생시켜 왕관을 차지하고 그 일로 말레피센트는 인간을 미워하게 된다. 사나워진 그녀의 곁에 머무는 유일한 친구는 수족 같은 까마귀 디아발(샘 라일리)뿐이다. 그사이 스테판 왕은 인간 여자와 혼인해 오로라(엘르 패닝)를 낳는다. 말레피센트는 스테판 왕에 대한 복수로 오로라에게 저주를 거는데 예기치 않게도 그 저주로 인해 그녀는 오로라와 더 깊은 연을 맺게 된다.
감독 로버트 스트롬버그는 <아바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미술감독이었고,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의 시각효과 디자인을 책임졌던 이다. 분장을 맡은 릭 베이커는 <스타워즈> <혹성탈출> <맨 인 블랙>의 특수분장 마스터다. 할리우드 대표 시각효과 전문가들이 참여했고, 2억달러의 거대 제작비가 투입된
안젤리나 졸리의 완벽한 싱크로율 <말레피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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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 감독이 지난 영화들을 쉬엄쉬엄 찍었다는 말은 결코 아니지만, <하이힐>은 분명 감독 장진과 배우 차승원의 ‘독기’가 서린 영화다. 단지 견고한 누아르 장르의 외피를 두르고 있다고 해서 그렇게 느껴지는 건 아니다. 이전까지 장진의 영화들은 대사의 성찬이 빚어내는 절묘한 상황극의 묘미 그 자체가 종종 다루고자 하는 주제보다 앞서는 경우가 많았다면, <하이힐>은 자신을 숨기며 살아올 수밖에 없었던 성소수자의 뒤늦은 선택이라는 주제를 전면에 내세운다. 장진으로서는 이전과 달리 ‘발언’하는 영화를 택한 셈이고, 차승원으로서는 이전과 비교해 가장 강도 높은 액션은 물론 은밀한 ‘여장’까지 소화했다. 어쩌면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지욱(차승원)은 지난 몇년간 TV 오디션 프로그램 심사위원, 인천아시안게임 개/폐회식 총연출감독, 뮤지컬 연출가, <SNL 코리아> 진행자 등 여러 포지션으로 지내온 그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의 반영이 아닐까.
거칠고 강한 강
성소수자의 뒤늦은 선택 <하이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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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인 질(케이틀린 폴리)과 아담(이안 덩컨)은 연인 사이다. 아담은 질의 작품을 알릴 목적으로 그녀의 일상을 촬영한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릴 계획이다. 질의 전시회 장소를 찾던 둘은 폐쇄된 한 병원에 몰래 들어간다. 그 병원은 미혼모들의 낙태를 전문적으로 시술하던 병원이었고 질은 그 공간에 매혹된다. 둘은 공간을 둘러보다가 수술 침대에서 관계를 맺게 되고 질은 갑자기 많은 양의 코피를 흘린다. 두려움을 느낀 둘은 병원 밖으로 나오고 친구인 엘리(다이애나 가르시아)와 바비(크리스 코이)가 둘을 도우러 온다. 하지만 바비와 엘리는 호기심이 발동하고 넷은 다시 병원으로 들어간다.
영화는 거의 대부분이 아담이 촬영한 화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관객은 아담이 보는 것만 볼 수 있다. 다른 인물들이 카메라 밖으로 나가면 우리는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다. 이렇듯 관객이 알 수 있는 정보는 제한되어 있고 제한된 정보는 관객이 느끼는 공포와 두려움을 배가시킨다. 하지만 이러한 주관적인 시
성적 욕망에 집착하는 인간 욕망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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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의 여인을 살해한 진짜 범인은 누구일까. 외동딸을 둔 재벌 임태(손홍뢰)는 인기 절정의 연예인과 연애하며 화제를 일으킨다. 그런데 이들에게 아무도 예상 못한 사건이 벌어진다. 외동딸이 아빠의 애인을 살해한 것이다.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이 사건의 재판을 위해 최고의 검사인 동도(곽부성)와 최고의 변호사 주리(위난)가 모이고 재판이 벌어진다. 그리고 의외의 진범이 밝혀지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영화는 갑자기 시간을 뒤로 돌려 같은 사건을 다른 인물의 시점에서 재구성하고, 그때마다 진범의 정체는 매번 다르게 드러난다.
중국의 신예감독 비행이 연출한 법정 스릴러 <침묵의 목격자>는 한편의 영화에서 배우가 어떤 역할을 해낼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 영화 자체는 우리가 법정 스릴러에 기대하는 것들을 평범한 화법으로 보여준다. 그다지 새로운 모습은 찾기 힘들며 몇몇 장면에서는 뚜렷한 단점이 보이기도 한다. 이를테면 치밀하지 않은 트릭으로 반전을 만드는 것이나 과도하게 음악
손홍뢰의 탄탄한 연기만으로도 충분하다 <침묵의 목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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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케일리(카렌 길런)와 팀(브렌튼 스웨이츠) 남매는 충격적인 사고로 부모를 잃었고, 그 일로 팀은 소년원에 수감됐다. 세월이 흘러 동생이 출감하기를 기다린 누나는, 과거 그 사건이 부모가 새집에 이사오며 들여놓았던 거울로 인한 것이라 믿는다. 케일리는 그 거울의 역대 주인들을 추적하고, 4세기에 걸쳐 무려 45명이 죽었을 정도로 모두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그들의 부모 또한 거울의 조종을 받은 것이다. 그렇게 남매는 거울 앞에 캠코더를 고정시켜놓고 벌어지는 일들을 모두 녹화해 그 정체를 밝혀내려 한다.
“너 정말 기억 못하는구나?”라는 누나의 확신에 찬 지적은 팀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마찬가지로 그것은 관객의 호기심이기도 하다. 영화는 줄곧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데, 11년 전 거울을 들여놓은 다음부터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늙어빠진 년’이라고 욕을 해서 어머니가 따져 물으면 아버지는 전혀 그런 말을
음산하게 옥죄어오는 미스터리영화 <오큘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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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도둑 루팡 3세와 최고의 탐정 코난이 만났다. 루팡 3세가 공개적으로 핑크 사파이어를 훔친다는 소문이 퍼지고 이를 막기 위해 경찰들이 나서지만 루팡 3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결국 코난이 루팡 3세를 잡기 위해 나서면서 사건은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든다. 인기가수 에밀리오의 배후에 핑크 사파이어를 둘러싼 음모가 포착된 것이다. 과연 코난은 루팡 3세를 체포할 수 있을까, 그리고 루팡 3세가 핑크 사파이어를 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극장판 루팡 3세 vs 명탐정 코난>은 2009년 TV에서 방송한 <루팡 3세 vs 명탐정 코난>에 이은 두 번째 시리즈이다. 복잡한 마지막 트릭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편을 미리 보아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지만 이번 극장판만 따로 보아도 흥미로운 점이 많다. 특히 서로 다른 세계에서 매력을 뽐내던 인물들이 한 세계에서 만나 만드는 긴장은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들며 재미를 더한다. 이를테면 산드라와 홍장미의 목욕 장면이
핑크 사파이어를 지켜라 <극장판 루팡 3세 vs 명탐정 코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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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연수(이언정)는 동생 연희(박수인)와 둘이서 살고 있다. 어느 날부터 연수는 밤마다 귀신에게 강제로 귀접을 당한다. 연수는 혹시라도 연희에게 피해가 갈까봐 집을 떠난다. 3년 뒤, 대학생인 연희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겹게 학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러던 중 연희의 첫사랑이었지만 스토커로 변해 연희를 괴롭혔던 학철(김재승)이 군 제대 뒤 복학한다. 학교를 그만둘 수 없는 연희는 고민하고, 학철은 그녀를 괴롭힌다. 그러던 중 연희는 언니에게 붙어 있던 귀신에게 귀접을 당하고, 배가 점점 불러온다.
귀신과의 만남은 많은 영화들이 다루어온 소재 중 하나이다. <귀접>은 귀신이 산 사람을 강간한다는 특이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영화는 귀신과의 만남을 성적인 관계에만 국한한다. 이 영화에선 귀신이 어떤 이유에서 두 자매를 강간하는지, 귀신이 누구인지 설명하지 않는다. 영화가 중심을 맞추는 곳은 자매의 정, 즉 가족간의 사랑이다. 영화는 초반에 연희와
귀신이 산 사람을 강간한다 <귀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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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소설가이자 영화감독인 필립 클로델의 신작 <차가운 장미>의 원제는 ‘겨울이 오기 전에’다. 장미는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촉매제이고, 겨울은 의미가 열려 있는 주제어다. 의문의 장미가 배달되면서 한 가정의 비밀이 조금씩 드러나는 <차가운 장미>는 명확한 사실을 알려주지 않는다. 그런 모호함, 애매함은 단점이 아니라 장점이라 할 수 있다. 개인과 가정에 내재된 위선은 두터운 켜를 이루고 있으며 종종 다른 얼굴로 위장한다. 실력과 인품을 갖춘 신경외과의 폴(다니엘 오테유)은 우아하고 섬세한 아내 루시(크리스틴 스콧 토머스)와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삶을 살고 있다. 숲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저택에서 평화롭게 와인을 마시는 부부의 모습은 행복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이 너무 완벽해서 불안하다. 커다란 통유리로 된 집은 마치 전시장을 방불케 하며 그 속에 있는 부부 사이도 어딘지 건조하게 느껴진다.
사건은 병원과 집으로 장미꽃 다발이 배달되면
멜로와 스릴러의 접경지대 <차가운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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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제(후아오 기에메 아빌라)는 “내 안에는 악마가 살고 있다”거나 “기차에 치어 죽고 싶다”라는 말을 스스럼없이 내뱉을 정도로 고독한 소년이지만 가족의 냉대와 마을 아이들의 비난을 상상으로 극복하며 살아간다. 마당의 어린 오렌지나무 밍기뉴와 놀 때 제제는 잠시나마 행복하다. 밍기뉴만큼이나 제제가 의지하는 친구가 또 있다. 마을 아이들이 무서워하는 포르투갈인 아저씨 뽀르뚜가(호세 드 아브레우)이다. 제제는 뽀르뚜가와 비밀 친구로 지내며 사랑과 신뢰, 우정의 가치를 배운다. 그러나 뽀르뚜가는 망가라치바 열차에 치어 죽고 만다. 심한 충격에 앓고 난 제제는 그 뒤로 밍기뉴의 속삭임이 들리지 않게 된다.
<중앙역>의 각본을 썼던 마르코스 번스테인의 두 번째 극영화 연출작이다. 제제의 상상 속 동물원, 밍기뉴와의 놀이와 대화, 뽀르뚜가의 멋진 차와 “격자무늬 식탁보”까지 영화는 원작을 충실하게 스크린에 옮겼다. 감독은 종종 할아버지 얼굴에 새겨진 주름, 날아가는 연 등을 오래도
원작을 그대로 스크린에 옮기다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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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기 힘들 겁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이시가미 타케토(니시지마 히데토시)의 말과 함께 영화는 그가 직접 겪은 기담 속으로 들어간다. 디자인 회사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고 있는 그는 결혼 1주년을 맞은 행복한 새신랑이다. 하지만 기념일 당일, 아내의 생사를 확인도 못한 채 이상한 사람들에게 쫓기게 되고, 심지어 자신의 기억이 조작된 것임을 깨달으면서 정체성 혼란에까지 빠진다. 그런 그를 얼떨결에 돕게 되는 이가 취재차 일본에 와 있던 열혈 기자 강지원(김효진)이다. 그녀의 도움을 얻어 이시가미는 자신이 지난 1년간 다른 사람으로 살게 된 이유를 파헤치고,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했던 아내에 대한 기억도 되찾는다.
방송작가 출신 소설가 쓰카사키 시로의 <게놈 해저드>를 옮긴 영화답게 국면을 전화해나가는 호흡이 두드러진다. 진실에 도달하기까지 거쳐야 하는 단서와 인물들이 복잡다단하게 깔려 있기 때문에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재미도 없지 않다. 하지만 두 가지가 이 미스터리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재미 <무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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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반 형사 고건수(이선균)는 감찰반이 들이닥쳤다는 소식에 어머니 장례식장에서 급히 경찰서로 향한다. 가는 길에 사람을 친 건수는 당황한 나머지 얼떨결에 사체 유기까지 하고 만다. 모든 걸 무사히 덮었다는 안도감도 잠시, 그의 범행을 알고 있는 정체불명의 목격자 박창민(조진웅)으로부터 협박전화가 걸려오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꼬여가기 시작한다.
한놈만 팬다. 아니, 한놈만 따라간다. 서스펜스란 각자가 ‘나는 알고 너는 모른다’고 믿는 정보들을 가지고 노는 한판의 카드게임과 같다. 상대를 속이기 위해선 상대로 하여금 모든 정보를 통제하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이때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릴 틈을 주지 않는 건 언제나 잘 먹히는 기술 중 하나다. <끝까지 간다>는 특별한 반전이나 숨김 패에 주력하는 영화는 아니다. 대신 한눈팔 틈을 주지 않으려는 듯 끝을 향해 치고 달려나간다. 곁가지를 과감히 쳐내고 오직 한 인물, 한 사건에 집중한 덕분에 영화의 호흡은
한놈만 따라간다 <끝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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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 교수 아담(제이크 질렌홀)의 일상은 평화롭지만 건조하다. 그러던 어느 날 아담은 동료가 추천해준 영화에서 자신과 똑같은 외모의 배우 앤서니를 발견한다. 알 수 없는 호기심에 이끌려 앤서니를 찾아나서던 아담은 결국 앤서니와 직접 대면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둘의 첫 만남 이후 도리어 앤서니가 아담에게 집착하기 시작한다. 이윽고 아담의 여자친구에게 흥미를 느낀 앤서니가 아담에게 서로의 신분을 바꿔볼 것을 제안하고 아담이 이를 받아들이며 상황은 점점 서로의 통제를 벗어나기 시작한다.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 <도플갱어>(The Double)를 영화화한 <에너미>는 <그을린 사랑>(2010)으로 주목받은 드니 빌뇌브 감독의 신작이다. 전작 <프리즈너스>(2013)에서 함께한 제이크 질렌홀이 아담과 앤서니, 1인2역을 소화하며 다시 한번 감독의 욕망을 대변했다. 드니 빌뇌브 감독의 의중을 알고싶다면 이 영화의 제목이 왜 ‘더블’이 아닌 ‘에너미
똑같은 외모의 두 남자 <에너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