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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이준)은 넘치는 의욕을 주체하지 못하는 신인배우다. 특히 대본을 따르지 않고 연기와 실제 사이를 제 맘대로 넘나들어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다. 그런 그에게 한 매니저가 다가와 ‘톱스타’로 만들어주겠다며 명함을 내민다. 하지만 정상까지 오르는 과정이 바람처럼 깨끗하고 순조로울 리 없다. 주/조연의 멸시, 스폰서 접대, 우스꽝스러운 광고 촬영, 원로 감독 비위 맞추기 등을 하나하나 견뎌내야 한다. 그런 뒤 잠시 달콤한 한때가 찾아오지만, 곧 오영도 앞서 그 자리를 스쳐간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내리막길을 맞이한다. 배우 지망 여고생 성추행, 스폰서의 여자와의 내연관계, 조직폭력배와의 술자리, 촬영현장에서의 잡음 등이 그를 나락으로 이끈다. 다시 처음의 위치까지 내려온 그는 “돌아가고 싶어”라며 흐느낀다.
“<배우는 배우다>는 바로 ‘인생은 인생이다’와 같은 뜻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제작과 각본을 맡은 김기덕 감독의 말이다. “누구나 자기 자신의 삶에서 일정한 롤
“우린 항상 제자리걸음” <배우는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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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태식(엄태웅)은 최고의 톱스타 원준(김민준)의 매니저다. 그는 원준을 ‘형님’이라 부르며 우상처럼 여긴다. 하지만 태식의 오랜 꿈 역시 배우다. 그러던 어느 날, 원준이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내면서 소속사는 일대 위기에 몰린다. 그때 태식은 원준을 대신해 거짓 자수를 하고, 원준은 보답으로 자신이 주인공인 드라마의 작은 배역을 맡게 해준다. 간절히 바라왔던 배우의 꿈을 이루게 됨과 동시에 그의 인기는 올라가게 되고, 오랜 친구(이준혁)가 매니저로 그와 함께한다. 어느덧 태식은 원준의 자리를 위협하는 톱스타가 되고, 원준의 애인이자 드라마 제작자인 미나(소이현)까지 그에게 관심을 보인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는 그의 앞에 치매에 걸린 아버지(정규수)가 등장하고 한 연예부 기자(강성진)가 이를 기삿감으로 놓치지 않으려 한다. 위기에 빠진 태식은 톱스타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으려 위험한 선택을 하게 된다.
<톱스타>는 ‘배우 박중훈의 감독 데뷔작’이라는 컨셉이 작품의 모
‘배우가 배우를 그린’ 작품 <톱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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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건축 시티:홀>은 ‘서울시의 새 청사’가 건립되는 7년간을 꿰뚫어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현장 관계자들의 목소리가 들리면서 시작된다. 누군가는 이 건물이 두바이의 고층빌딩 준공보다 더 난해했다고 말하며, 다른 누군가는 시장이 바뀔 때마다 디자인이 변경됐으며 자재 수급에도 문제가 생겼다고 토로한다. 한마디로 서울 한복판에서, 정권의 눈치를 살피며 거대한 공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는 이야기들이다. 디자인의 형태 또한 그사이 변화했다. 2006년에는 삼우건설의 ‘도자기 형태’가 초안이었지만, 2008년 디자이너 유걸의 컨셉이 채택되면서 현재의 모양으로 확정된다. 하지만 건설업체가 설계와 시공을 모두 거머쥔 ‘턴키방식’의 공사가 채택되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건설사가 공사를 진행하는 턴키의 구조상, 예산에 따라 디자인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골조가 끝나고 마감이 시작되는 단계에서, ‘총괄 디자이너’란 직책으로 유걸이 재등장하게 된다. 정재은
한국 건축의 현실 <말하는 건축 시티: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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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필립스(톰 행크스)는 평범한 가장이자 평생 컨테이너선을 몰아온 베테랑 선장이다. 오늘도 그는 구호물자를 가득 실은 앨라배마호를 이끌고 바다로 나서는데, 소말리아 해적이 자주 출몰하는 해역을 지나던 중 우려했던 대로 공격을 당한다. 다행히 그와 선원들은 지혜롭게 대처하여 해적들을 배 밖으로 몰아낸다. 다만 한 가지 조건이 있으니, 그가 해적들과 함께 구명보트에 올라야 한다는 것. 투철한 책임감을 자랑하는 그는 자청해 구명보트에 오르고, 구조의 손길이 올 때까지 침착함을 유지한다. 곧 현장에 도착한 미 해군은 총 몇 자루가 전부인 소말리아 해적들을 상대로 압도적인 소탕 작전을 펼친 끝에 그를 무사히 구출해낸다.
이것은 2009년 미 화물선 ‘머스크 앨라배마’호가 소말리아의 해적에 납치당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그러니 기승전결은 이미 정해져 있다. 여기에 어떻게 긴박함을 불어넣을 것인가. 영화는 위기에 빠진 인질, 필립스 선장의 시점에서 사건을 재구성하는 방법을 택한다
소말리아 해적 납치 사건 <캡틴 필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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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대 입시를 준비하는 고3 하늘(신재승)은 학교에서 ‘찐따’로 통하며 학교 짱 치우(최영성)에게 이유 없이 당하기 일쑤다. 그러던 어느 날 매사에 거침이 없는 중학교 동창 명호(김태윤)가 전학 오면서 하늘의 일상은 구세주를 만난 듯 바뀌기 시작한다. 하늘의 그림 실력을 알아본 명호는 온라인 성인만화 사이트의 오픈을 추진하고 여기에 전교 1등 재열(하수용)과 축구부였던 태희(이미노)까지 가세하면서 무서울 것 없는 환상의 조합으로 거듭난다. 게다가 갑작스레 여자 친구가 된 당돌한 세진(박연주)까지. 하늘은 이 모든 게 낯설지만 고민하기보다는 일단 받아들이는 데 익숙해진다. 한편 명호의 여자 친구인 아람(고은민)을 잊지 못하는 민식(이달)은 만만한 하늘을 괴롭히고 여기에 화가 난 하늘과 명호는 크게 한판 붙기에 이른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밑도 끝도 없이 부유하는 애먼 열정을 청춘의 속성으로 꼽는다면 <네버다이 버터플라이>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이로부터 자유롭지 못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네버다이 버터플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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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콩고민주공화국의 수도 킨샤사의 도시음악을 취재하러 간 르노드 바렛과 플로렝 드 라 툴라예는 거리의 삶을 노래하는 무명의 거장들을 만난다. 소아마비 장애가 있는 4명의 버스킹 밴드 ‘스태프 벤다 빌릴리’의 놀라운 재능과 한없는 긍정에 매료된 이들은 자비로 그들의 음반을 내기로 한다. 여기에 사통게(Satonge)라는 폐깡통으로 만든 한줄 기타를 연주하는 천재소년 로제가 합류하여 팀이 결성된다. 하지만 녹음 기간 중 숙소에 불이 나 녹음은 불발됐고, 이윽고 5년 뒤에야 이들은 동물원 야외에서 녹음한 음반을 들고 공연과 투어를 위해 유럽으로 떠나게 된다.
<벤다 빌릴리!>는 기타, 퍼커션, 트럼펫 등으로 구성된 콩고 버스킹 밴드의 성공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동시에 킨샤사라는 도시의 생존 조건을 배경으로 한 도시음악영화이기도 하다. 제목은 ‘저 너머를 보라!’는 의미의 콩고어 밴드명에서 따왔다. 무전취식, 소매치기, 싸움과 폭행이 횡행하는 수도 킨샤사에서 하루하루
콩고인의 유러피언 드림 <벤다 빌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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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서 혼자 샌드백만 치는 외골수 조지(발레리아 에이젠바르트)는 방학을 맞아 자신의 집을 방문한 사촌들, 줄리안(퀴린 에틀), 딕(유스투스 쉴린겐지펜), 앤(닐르 마리 니켈)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사촌들의 도움으로 자신의 유일한 친구인 애견 티미가 구출되자 비로소 조지는 마음의 빗장을 조금씩 풀기 시작한다. 그렇게 모여 다 함께 동굴을 탐험하던 중 조지는 식물에서 전기에너지를 얻는 방법을 연구 중인 자신의 아빠 키린 교수를 노리는 어둠의 무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키린섬에 홀로 들어간 아빠가 위험하다고 경찰에 신고하지만 누구 하나 아이들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는다. 마침내 네 아이들은 티미와 함께 아빠를 구출하기 위한 갖가지 단서를 모으기 시작하고 위기의 순간들은 거듭된다.
기본 설정은 전형적이고 단순하다. 악당의 존재는 명징하고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는 어른들은 아이들의 말을 믿지 않으며 그 틈바구니 속에서도 아이들은 자신들만의 기지와 용기로 함정을 피하고 위기의
‘명탐정 5인조’의 탄생 <페이머스 파이브: 키린섬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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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스물이 된 린다 보어먼(아만다 시프리드)은 숨 막히는 삶을 살고 있다. 혼외임신 전적이 있는 그녀를 부모는 엄하게 다스리고, 그녀도 어느 정도 부모에게 순종한다. 하지만 척 트레이너(피터 사스가드)라는 사업가를 만나 결혼하게 되면서 그녀의 삶은 급격한 변화를 맞는다. 부모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운 삶을 꿈꿨을 뿐인 그녀는 알고 보니 포주였던 척을 돕기 위해 린다 ‘러브레이스’란 애칭을 달고 포르노 배우 일에 뛰어든다. 다행히 <목구멍 깊숙이>에서 뛰어난 구강성교 기술로 일약 스타덤에 오르지만, 그녀 뒤에는 늘 그녀의 성공을 악착같이 착취하는 척이 있다.
<러브레이스>는 1970년대를 휩쓸었던 포르노 스타 린다 러브레이스의 일대기를 다룬 전기영화다. 명확한 구조는 이 영화의 의도를 손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한다. 전반부는 척, 혹은 당시 대중문화의 관점에서 서술한 린다 ‘러브레이스’의 역사다. 특히 전성기 전후 그녀의 가장 즐거웠던 순간들로 점철돼 있다. 하지만
포르노 스타 린다 러브레이스의 일대기 <러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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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20분에 달하는 오프닝 장면의 압도적 롱테이크 이후엔 더이상 영화 전개가 불가능해 보인다. 우주망원경을 고치던 비행사들은 재난을 만나 고립된다. 탑승했던 왕복선은 파괴됐고 산소는 희박해져간다. 초보 우주인 라이언 스톤(샌드라 불럭)은 끝내 망망한 우주에 홀로 남겨진다. 어떻게 살아 지구로 돌아갈 것인가? 환상과 기만을 빌리지 않고는 도저히 영화가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듯하다. 하지만 영화는 샌드라 불럭이라는 배우를 믿고 꿋꿋이 앞으로 나아간다. 영화는 먼 우주가 아니라 지구 대기권 위의 상공을 배경으로 했다. 지구라는 실제 공간이 없었다면 영화 배경과 스토리는 지극히 초현실적인 것이 되었을 것이다. 영화 초반 지구와 우주를 배경으로 한 넓은 앵글에서 시작된 컷은 라이언의 얼굴을 향한 익스트림 클로즈업으로 들어와 그녀 헬멧 속 시선으로 빨려들어간 뒤 라이언의 시점으로 전환되어 다시 먼 우주를 배경으로 한 넓은 앵글로 퍼져간다. 놀랍고 신기한 경험이다. 관객은 관찰자의 입장에서 라
살아야 한다, 하지만 죽고 싶다 <그래비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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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이나 지났지만 오드리 토투 특유의 매력을 기술하자면 <아멜리에>를 빼고 갈 수 없다. 로맨틱멜로 장르에 출연한 그녀에게선 어쩔 수 없이 아멜리에의 그림자를 찾게 된다. 그런 점에서 <뷰티풀 라이즈>의 에밀리는 조금 나이 든 아멜리에에 가깝다. 아멜리에가 세상 모든 이들을 위해 ‘오지랖형’ 친절을 베풀었다면, 에밀리는 그 대상이 엄마다. 또, 아멜리아가 밝고 맑았다면 에밀리는 사랑에 대해 조금 회의적이라는 점이 아멜리에와의 차이라면 차이다.
프랑스의 바닷가 마을, 친구와 미용실을 공동 경영하는 에밀리(오드리 토투)에게는 골칫거리가 하나 있다. 외도한 남편과 별거 뒤 사랑을 잃은 엄마 매디(내털리 베이) 때문이다. 삶의 의욕을 잃은 엄마는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집에 콕 박혀 지낸다. 그런 그녀가 걱정된 나머지 에밀리는 자신이 받은 익명의 연애편지를 마치 엄마에게 온 것처럼 꾸며 보낸다. 에밀리에게 편지를 보낸 사람은 그녀를 짝사랑하는 미용실 직원 장(사미
익명의 연애편지 <뷰티풀 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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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아이들의 오랜 친구, 올해로 탄생 68주년을 맞은 꼬마 기관차 토마스가 극장판으로 돌아왔다. 기차와 인간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소도어섬. 그곳 채석장에서 일하는 토마스(마틴 셔만) 앞에 처음 보는 초록색 작은 기차 루크(마이클 레게)가 나타났다. 궁금증 많은 토마스는 루크가 과거에 나쁜 짓을 했고 그 사실이 밝혀지면 섬에서 쫓겨날지도 몰라 두려움에 떨며 숨어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토마스와 친구들: 블루마운틴 미스터리>(이하 <토마스와 친구들>)의 미덕은 뭐니뭐니해도 개성 넘치는 기차들이 함께 만들어나가는 우정이다. 위축돼 있을 작고 여린 루크를 숨겨주려고 합심하는 기차들과 친구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토마스가 있어 우정은 단단해진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두고두고 생각해볼 만한 메시지도 있다. 토마스와 몇몇 기차들이 각자의 잘못을 이야기하며 반성하는 장면 이후에 토마스가 루크에게 “우리 모두 한번쯤은 나쁜 짓을 한 적이 있어”라
“우리 모두 한번쯤은 나쁜 짓을 한 적이 있어” <토마스와 친구들: 블루마운틴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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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천정명)는 맹하다 싶을 정도로 순진하고 소심한 남자다. 그는 샌드위치 가게에서 일하는 청순한 희주(김민정)를 보고 첫눈에 반한 뒤 끈질긴 구애 끝에 결혼에 성공한다. 둘은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만 3년 뒤, 우연히 참석한 부부 동반 동창회에서 사건이 벌어진다. 1등 상품에 욕심을 낸 희주가 갑자기 파격적인 섹시 댄스를 선보인 것이다. 게다가 이 날의 영상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영수는 더 큰 혼란에 빠진다. 알고보니 희주는 이십대 시절 ‘렉시’라는 이름으로 클럽계를 휩쓴 전설적 인물이었던 것. 과연 둘의 사랑은 어떤 결말을 맞을까, 그리고 희주의 정체는 무엇일까.
옛날에 ‘좀 놀았던’ 애인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코미디와 멜로로 풀어낸 <밤의 여왕>은 의심 많고 소심한 남자의 불안 해소용 드라마다. 영화는 클럽에서 놀았던 아내의 과거를 남편이 이혼을 생각할 정도의 심각한 흠집으로 그리지만 결과적으로 아내의 ‘흑역사’를 가정이라는 제도 속으로 통합시키며 어떻게든
‘좀 놀았던’ 애인을 대하는 방법 <밤의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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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잘나가는 축구선수였던 조지(제라드 버틀러)는 은퇴 뒤 이런저런 사업으로 재산을 다 탕진하고 신용카드회사의 빚독촉 전화를 받는 신세다. 한창일 때는 가족의 소중함을 알지 못했던 그였지만 아무것도 남지 않은 현재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어 이혼한 아내와 아들 곁으로 돌아와 살게 된다. 아들의 축구교실에 들렀다가 불성실한 코치 대신 아이들을 직접 지도하다가 그 모습에 반한 엄마들의 성화로 축구교실 코치까지 맡게 된다. 조지는 이미 초등학생이 된 아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허둥대고, 한번의 기회를 놓쳐버린 전부인에게도 다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지만 조지에 대한 관심이 지나친 학부모들(특히 엄마들의 육탄 공세)로 인해 일들이 꼬여만 간다.
<행복을 찾아서> <세븐 파운즈> 등을 통해서 가족과 사랑 등을 매우 보수적인 관점으로 풀어냈던 가브리엘 무치노는 이번 영화에서도 비슷한 흐름의 선택과 결정을 보여준다. 하나의 인간을 완성해주는 가장 의미 있는 울타리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고귀한 것 <당신에게도 사랑이 다시 찾아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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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하는 무당이자 무형문화재 보유자인 만신 김금화의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 <비단꽃길>은 크게 두 가지 이야기를 다룬다. 하나는 전통 무속 신앙이자 종합예술로서의 굿의 가치에 대한 것이며, 또 하나는 ‘인간 김금화’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를 위해 영화는 김금화 만신을 길게 인터뷰하며 그 사이에 프랑스에서 열렸던 ‘굿 공연’을 틈틈이 보여준다. 이때 푸른 눈의 외국인들이 방울을 흔들며 굿을 하는 모습도 흥미롭지만 더 인상적인 것은 평소 보기 어려웠던 김금화 만신의 인간적인 모습들이다. “하늘과 땅의 매개자이자 중개자, 그렇게 끔찍한 것이 무당이오.” 십대 시절부터 한평생을 무당으로 살아온 김금화 만신이 자신이 걸어온 길을 끔찍하다고 말한 것도 이 영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이웃에게 벌어질 나쁜 일을 얘기해주다 친구를 잃었으며, 한국전쟁 시기 인민군에게 핍박받고 그 뒤 빨갱이라고 괴롭힘을 당한 뒤, 새마을운동 시기에는 다시 미신 타파라는 명분하
만신 김금화의 삶 <비단꽃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