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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총상을 입고 도주 중이다. 급기야 도로를 가로질러 달리다 차에 받혀 쓰러지고는 주변 사람들에 의해 병원에 후송된다. 그가 해외에서 오래 일한 민간 특수부대원 여훈(류승룡)이라는 사실은 뒤에 밝혀진다. 여훈이 병원에 실려왔을 때 응급실 담당의였던 태준(이진욱)의 집에 다음날 괴한(진구)이 침입하여 태준의 임신한 아내(조여정)를 납치해간다. 괴한은 태준에게 여훈을 살려내 자기 앞으로 데려오라고 한다. 하지만 방법이 여의치 않다. 한동안은 여훈과 태준이 티격태격하더니만 뒤이어 등장한 여형사(김성령)가 여훈과 태준을 가로막기 일쑤다. 게다가 광역 수사대의 송 반장(유준상)까지 나서며 일이 커진다. 여훈과 태준은 뒤늦게나마 자신들이 어떤 모종의 함정에 빠졌다는 걸 알게 되고 사건의 실체에 접근해간다.
<표적>은 프레드 카바예가 연출했고 질 를루슈, 로쉬디 젬, 제라르 랑방 등이 출연했던 프랑스 액션영화 <포인트 블랭크>(2010)를 원작으로 삼았다. 곤경에
킬러로 돌아온 류승룡 <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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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려진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니니의 삶을 극화한 작품이다. 니콜로 파가니니(데이비드 가레트)는 한 허름한 공연장에서 막간 공연을 하는 신세다. 파가니니는 혼신의 힘을 다해 연주를 하지만 그의 연주에 귀 기울이는 사람은 없다. 그는 바이올린으로 동물 소리를 흉내내는 기예를 벌인 뒤에야 겨우 대중의 주목을 받는다. 이런 그의 모습을 누군가가 의미심장하게 지켜본다. 그의 이름은 우르바니(자레드 해리스). 단번에 파가니니의 천재성을 간파한 그는 파가니니에게 성공한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 만들어주겠다고 제안한다.
<불멸의 연인>에서 베토벤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했던 버나드 로즈는 이번에는 파가니니의 (음악가로서의) 탄생에서 시작한다. 여기에서 감독은 우르바니라는 가상의 인물을 등장시키는데 이야기를 이끌고 가는 힘의 대부분이 둘의 관계에서 비롯된다. 우르바니는 오늘날로 치면 스타의 매니저라고 할 텐데 감독은 둘의 관계를 마치 <아마데우스>의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처럼 그린다.
파가니니 명곡의 재발견 <파가니니: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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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 방콕에서 킥복싱 체육관을 운영하는 줄리언(라이언 고슬링)은 형 빌리(톰 버크)가 잔인하게 살해당하자 범인을 찾아 나선다. 이 과정에서 줄리언은 빌리가 어린 소녀를 강간하고 죽인 뒤, 그 소녀의 아버지에 의해 살해당했음을 인지하고 복수를 멈춘다. 하지만 아들의 장례식을 위해 방콕으로 온 어머니 크리스탈(크리스틴 스콧 토머스)은 줄리언에게 형을 죽인 사람을 찾아 당장 죽일 것을 지시한다. 얼마 뒤 줄리언은 형의 죽음의 배후에 ‘악마’라 불리는 경찰 챙(비데야 판스링감)이 연루돼 있음을 알게 된다.
<드라이브>(2011)로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니콜라스 윈딩 레픈이 다시 라이언 고슬링과 만났다. 그들은 여전히 ‘잔혹한 복수’를 테마로, ‘액션 누아르’라는 장르로 또 한번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올랐다. 하지만 그 세계는 더욱 어두워졌다. 방콕이라는 낯선 공간은 <드라이브>의 LA에 비해 거의 초현실적으로 느껴지고, 세상 모든 짐을 다 짊어진 것 같은 표정의
출구 없는 복수극의 세계 <온리 갓 포기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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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23일 아침 8시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아버지의 이메일>은 아버지의 죽음을 알리는 건조하고 담담한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그 속에는 어떤 회한도 아쉬움도 없다. 뒤늦게 컴퓨터를 배운 아버지는 죽기 직전 1년간, 2녀 1남 중 둘째인 감독에게 자신의 삶이 담긴 43통의 이메일을 보냈다. 감독은 아버지의 장례식이 끝난 뒤 이메일을 열어보고는 어머니와 형제들에게도 보여주지만, 가족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아버지의 죽음만으로는 해소할 수 없는 감정의 골이 아버지와 가족들간에 남은 탓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6.25 전쟁 발발 2년 전인 1948년, 고향인 황해도를 떠나 월남한 이북 실향민이다. 죽기 직전 그는 평생 일궈온 자신의 집을 지키기 위해 재개발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활동을 한다. 떠남과 집, 이 두 단어는 아버지의 삶에 있어 거의 모든 것이다. 남한에서도 그는 늘 어딘가로 떠나야만 했는데 베트남전쟁 때는 자청해서 베트남에 갔고 중동 붐이 일때는 사우
아버지와 가족들간에 남은 감정 <아버지의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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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구제의 길이 안 보인다. 만년 취업준비생인 윤서(김혜나)는 가족과도 절연하고 살아가는 신세다. 그러나 구질구질한 인생에도 숨통 트일 기회가 한번은 오는 모양이다. 부러울 것 없는 재력과 세련된 라이프 스타일을 갖춘, 게다가 건강한 연애관까지 지닌 태인(이선호)이 그녀 앞에 나타난 것이다. 초상화 모델 제의를 핑계로 시작된 두 사람의 관계는 황홀하리만치 완벽하다. 물론 태인의 옛 여자가 등장해 둘 사이에 제동을 걸기 전까지 얘기다. 윤서에게 태인을 잃는다는 것은 모든 것을 전부 토해내고 시궁창의 삶으로 다시 돌아가야 함을 뜻한다. 태인을 붙잡아둬야 한다는 윤서의 강박이 서서히 광기를 띠면서, <멜로>는 스릴러 장르로 궤도를 바꾼다.
윤서의 궁극적인 목적은 태인과의 무결한 사랑이다. 이미 괴물이 되어버린 윤서는 태인에게만큼은 성녀처럼 헌신한다. 윤서는 얻으려 애쓰면 더 많이 잃는 수렁에 빠져 허우적댄다. <멜로>는 점점 병적인 상태에 빠져드는 윤서의 심리
얻으려 애쓰면 더 많이 잃는 수렁 <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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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후반 TV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90년대 초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시리즈가 실사로 만들어졌다. TV판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던 오시이 마모루 감독은 원작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애니메이션 실사판과 달리 설정을 제외하고 모든 것을 바꿨다. 레이버라 불리는 인간형 로봇이 범죄에 악용되는 세계, 레이버 범죄를 상대하기 위해 창설된 경찰 특수부대 특차 2과는 원작의 주인공이었던 1세대 대원들이 은퇴하고 최악이라는 2세대를 지나 3세대 대원들로 교체되었다. 장기불황과 유지, 보수의 어려움을 이유로 레이버가 골칫덩어리 취급을 받는 2013년을 배경으로 낙오자들의 집합소가 된 특차 2과는 경찰용 레이버 98식 잉그램과 함께 다시 현장에 투입된다.
<넥스트 제네레이션: 패트레이버>는 예상 가능한 거의 모든 지점에서 원작 팬들의 기대를 배신한다. 팬들의 지지를 받았던 원작의 주인공들도 사라졌고 오시이 마모루 특유의 어둡고 진지한 철학적 성
실사로 돌아온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시리즈 <넥스트 제네레이션: 패트레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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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들을 모아 낯설게 만들기, <셔틀콕>이 그런 영화다. 영화를 구성하는 이야기들은 매우 익숙한데 장면은 진부하지 않으며, 바탕에 깔린 정서는 보편적인데 대사는 상투적이지 않다. <셔틀콕>은 로드무비의 공식을 십분 활용하지만 빤한 여정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셔틀콕>의 여행은 생생하고 신선하다.
첫사랑, 이복 남매, 이 두 요소는 매력적이나 잘못 결합되면 낭패를 본다. 그런데도 반복적인 모티브가 되는 까닭은 치명적인 서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셔틀콕>의 세 형제는 부모의 재혼으로 만난 관계다. 첫째딸 은주(공예지)와 막내 은호(김태용)의 엄마와, 둘째아들 민재(이주승)의 아빠가 결혼하여 셋은 형제가 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이들은 사이가 좋다. 그런데 부모가 교통사고로 한날 사망하자 셋은 고아가 된다. 정확히 언제부터인지 알 수 없지만, 민재는 은주를 누나가 아니라 여자로 느낀다. 영화의 첫 장면은 민재의 휴대폰에
첫사랑을 경험한 모든 이들에게 <셔틀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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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살기 힘들다, <10분>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이게 남의 일이면 그냥 슬플 텐데 남의 일 같지 않아 아프다. 강호찬(백종환)은 공공기관인 한국 콘텐츠 센터에 인턴 직원으로 들어간다. 방송국 PD 2차 시험을 치른 호찬은 경험도 쌓고 돈도 벌기 위해 일을 시작한다. 물론 호찬의 꿈은 교양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기에 잠시 머물 생각이었다. 하지만 진지하고 성실한 호찬은 밤샘 작업까지 하며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한다. 호찬이 일하는 부서는 지방이전사업팀이다. 함평으로 이주하게 된 센터에서 이전을 위한 사업 부서를 꾸린 것이라 임시 사무실은 좁고 어설픈 모양새다. 부장(김종구), 노조지 부장(정희태)을 비롯해 6명으로 꾸려진 부서는 단출하지만 제각각 인물들의 성격은 천양지차다. 사람 좋아 보이는 부장은 실은 노회한 인물이고, 불평불만이 많은 지부장은 알고 보면 복지부동하는 성격이다.
호찬은 뜻밖의 정규직 제안에 당황하다 현실의 안정을 선택하기로 한다. PD 2차 시험에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뇌하는 청년들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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탭댄서 도니(데릭 허프)는 형 닉(웨슬리 조너선)이 운영하는 댄스 클럽 ‘스태틱’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북 공연을 선보인 아야(보아)를 보고는 첫눈에 반한다. 그런데 자신의 형과 아야의 오빠 카즈(윌 윤 리)가 오래전 친구 사이였다가 이제는 라이벌 관계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럼에도 도니는 아야를 향한 마음을 거두지 않고, 두 사람은 춤을 통해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카즈는 스태틱을 문 닫게 하려는 사건을 꾸민다.
<메이크 유어 무브>는 <로미오와 줄리엣>에 바탕을 둔 댄스영화다. <스텝업> 1편과 2편, 그리고 <세이브 더 라스트 댄스>(2001)의 시나리오를 쓴 듀안 에들러 감독의 야심은 ‘댄스 배틀’ 위주의 드라마를 벗어나는 데 있다. 과거 <플래시댄스>(1983)나 <더티 댄싱>(1987) 혹은 <열정의 무대>(2000)처럼 성장영화 혹은 멜로영화 컨셉의 댄스영화들은
‘배우 보아’를 발견하는 순간 <메이크 유어 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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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누피를 능가할 영리한 견공이 나타났다. 아니, 영리하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IQ가 무려 800이다. 이제껏 어떤 특출한 강아지도 ‘인간의 친구’ 이상의 영예를 얻지 못했지만 피바디만큼은 예외다. 그는 남자아이 셔먼을 입양해 인간의 아버지 노릇까지 하고 있다. 하지만 능력 있는 아빠가 꼭 좋은 아빠는 아니듯, 유례없는 ‘사기 캐릭터’에게도 육아는 만만치가 않다. 셔먼은 귀엽고 사랑스럽지만 때때로 통제 불능이고, 뒤치다꺼리는 피바디의 몫이다. 게다가 이번엔 사고를 크게 쳤다. 셔먼의 현장학습(?)용으로 비밀리에 발명한 타임머신을 타고, 셔먼과 그의 친구 페니가 멋대로 시간여행을 떠나버린 것이다.
고대 이집트,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고대 그리스를 오가는 왁자지껄한 모험을 거치며 피바디와 셔먼이 배우는 것은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방법이다. 아버지는 아이가 결코 의도대로 자라지 않음을 인정하고, 아이는 책임과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는 것이다. 주제는 제법 진지하지만 <천
스누피를 능가하는 IQ 800의 견공 <천재 강아지 미스터 피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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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피스>는 <아키라> <스팀보이> 등으로 잘 알려진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오토모 가쓰히로가 만화가 시절 그린 단편 <쇼트피스>에서 제목을 가져왔다. <메모리즈>의 모리모토 고지 감독의 오프닝 애니메이션에 이어 각기 다른 네명의 감독이 저마다의 이야기, 다른 시대적 배경과 작화를 선보이며 만들어낸 옴니버스식 애니메이션이다. <쇼트피스>의 네 작품은 하나의 주제의식을 갖고 만들어진 건 아니지만 일본의 과거와 미래, 일본의 민담과 민화, 공상 과학적 상상력을 오가며 기이한 분위기를 뿜는 게 공통적이다.
첫 번째는 <코이센트>의 연출가인 모리타 슈헤이 감독의 <구십구>. 숲속에서 길을 잃은 나그네가 허름한 사당에 묵으며 겪는 하룻밤의 기담이다. 일본의 민간신앙으로 신이나 정령이 깃든 오래된 물건을 총칭하는 ‘쓰쿠모가미’에서 비롯된 이야기로 낡은 사물이 나그네의 손재주로 새롭게 탄생한다는 내용이다.
네명의 감독이 만든 옴니버스식 애니메이션 <쇼트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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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여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를 강타한다. 놀란(폴 워커)은 조산기가 있는 아내 애비게일(제네시스 로드리게즈)과 함께 병원을 찾는다. 잠시 뒤 놀란은 태어난 아기가 딸이고, 아내는 과다출혈로 사망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심지어 아기는 너무 일찍 태어난 탓에 최소 48시간 동안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어야 한다. 사람들은 허리케인을 피해 다른 곳으로 대피하고, 놀란은 아기와 함께 전력이 끊긴 병원에 고립되는데 설상가상으로 아기의 인공호흡기는 3분마다 한번씩 수동으로 충전해줘야만 하는 상황이다.
<아워즈>는 폴 워커가 홀로 움직이고 독백하면서 끌어가는 영화다. 사이사이에 삽입된 뉴스 클립과 플래시백은 상황의 긴장감을 증폭시키거나 놀란의 고립감을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 <나이트메어>(2010)와 <더 씽>(2011)의 각본을 썼던 에릭 헤이저러의 감독 데뷔작인 <아워즈>는 무난하긴 하나, 재난영화치고 지나치게 별일이 안 생
폴 워커의 유작 <아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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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학기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재학생들과 학교를 갓 졸업한 졸업생 11명이 7개 팀을 구성해 학교 주변의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찾아가 10주간의 예술교육을 진행한다. 미술원, 음악원, 무용원, 영상원 등 다양한 전공의 젊은 예술가 선생들은 각자의 기획안을 가지고 학생들과 소통하면서 프로젝트를 완성해나간다. 학생들과 시장에 가서 일상의 물건을 상상력을 통해 그들의 놀이동산으로 디자인화하기도 하고 쓰레기 매립장에 가서 버려진 물건들을 위해 제사를 지내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하고 재한 몽골학교에 가서 몽골 학생들과 영상작업을 하기도 한다. 미래의 예술가들은 공동체 속 어린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예술 활동을 하면서 예술의 가치를 경험해나간다.
영화는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7월 결과 발표회까지의 과정을 카메라에 담아낸다. 영화적 완성도에서는 아쉬운 점들이 많이 보인다. 정해진 시간 안에 각 팀들의 과정을 다 담으려다 보니 다큐멘터리보다는 프로젝트가 끝난 뒤 결과를 보고하는 보고서가 되어버
예술의 가치를 경험하다 <카토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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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살, 십년째 사시 공부를 하고 있다면 아마도 이런 짐작을 하리라. 더벅머리에 후줄근한 티셔츠를 꿰차고, 병든 부모님 한분쯤 계시고, 철없는 동생은 용돈 달라고 징징대고, 이게 우리의 통념이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변해 이런 모습이 예전만큼 흔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유산을 짊어진 고시생 한정도(정겨운)는 아직도 이런 몰골이다. 지지리 공부를 못하던 정도가 공부에 도가 튼 것은 전적으로 사교육 덕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사교육을 전파하기 위해 방문한 여교사들의 풍만한 육체 덕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든가, 여하튼 정도는 서울대에 당당히 입학했다. <이쁜 것들이 되어라>는 현재의 평범한 가장 한정도의 과거사를 보여주는 영화다. 그러다보니 영화의 상당 부분이 과거 회상이다.
여기서 <용의주도 미스 신>이 떠오른다. 정도에게도 사시 합격할 날만을 고대하며 뒷바라지하는 속물 여자친구가 있다. 부잣집 딸 진경(이지연)은 아르마
말처럼 쉽지 않은 문제 <이쁜 것들이 되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