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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고대 만리장성의 신화를 다룬 판타지 시대극이다. 동양의 흑색 가루가 세계 제일 천하무적 무기라는 소문이 서양에까지 퍼지자, 용병들이 이를 구하기 위해 중국 땅을 밟는다. 하나 무수히 많은 용병들이 사막에서 도적떼를 만나 죽는 등, 소문만 무성한 흑색 가루를 찾는 자가 없어 미지의 가루로만 남아 있는 상황. 도적떼에 쫓기던 전사 윌리엄(맷 데이먼)과 페로(페드로 파스칼) 역시 그러한 용병 무리 중 하나인데 우연히 괴상한 생명체와 맞서 싸우는 바람에 고대 신화적인 집단인 ‘무명군’의 부름을 받게 된다. 미국과 중국의 거대 합작 프로젝트답게 레전더리 픽처스와 손잡은 장이머우 감독 이하 제작진의 면면이 화려하다. 작가 맥스 브룩스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것으로 알려진 시나리오에 1억3천만달러에 달하는 제작비가 투입됐으며 ILM과 웨타 워크숍이 시각 및 특수효과에 참여했다. 만리장성을 휘감고 도는 엄청난 무리의 괴수떼가 돌진하는 장면의 완성도는 기대 이상이다. 크리처 디자인 또한 오
고대 만리장성의 신화를 다룬 판타지 시대극 <그레이트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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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학생 마리네뜨는 마법의 보석 미라클 스톤의 선택을 받아 슈퍼히어로 레이디버그로 거듭난다. 같은 반 친구인 훈남 아드리앙 역시 슈퍼히어로 블랙캣으로 이중생활을 하고 있다. 위기가 닥칠 때마다 나타나는 레이디버그와 블랙캣은 파리 시민의 영웅이다. 한편 악당 호크모스는 뭐든지 창조할 수 있는 레이디버그의 미라클 스톤 귀걸이와 뭐든지 파괴할 수 있는 블랙캣의 미라클 스톤 반지를 빼앗아 신과 같은 힘을 얻으려 한다. 더불어 마리네뜨의 주변인을 조종해 레이디버그의 정체를 까발릴 계획을 세운다.
<레이디버그>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10대 히어로물이다. 히어로의 활약상, 히어로의 이중생활에 대한 묘사, 코스튬과 변신 과정 등은 익숙한 방식으로 그려진다. 무당벌레를 모티브로 한 레이디버그는 요요를 이용해 빌딩숲을 날아다니는데, 빨간 슈트부터 하늘을 나는 방식까지 스파이더맨과 유사하다. 블랙캣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배트맨>의 캣우먼을 연상시킨다. 발랄하고 친근한
소녀들의 취향을 적극 반영한 히어로 <레이디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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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청라만에는 인어들이 모여 살고 있다. 하지만 젊은 부동산 재벌 류헌(덩차오)이 청라만까지 개발하려 하자 생존의 위협을 느낀 인어들은 특단의 대책을 강구한다. 인어 중 가장 예쁜 산산(임윤)을 육지로 보내 미인계로 류헌을 제거할 계획을 꾸민 것. 한편 성공을 위해 밑바닥부터 치고 올라온 류헌은 자신을 시기하면서도 깔보는 부자들에게 질려 있다. 욱하는 마음에 산산과 만남을 시도한 류헌. 서로 다른 속내를 감추고 만남을 이어가는 류헌과 산산은 어느새 서로에게 진심으로 빠져든다.
<미인어>는 감독으로서 주성치의 지향점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영화다. <서유기: 모험의 시작>(2013)에 이어 또 한번 판타지적인 소재를 끌어온 주성치가 끝내 들려주고 싶은 건 착하고 재미난 동화다. 보기에 따라선 지나치게 만화적이고 유치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끝내 마음을 두드리는 선한 시선에 동의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영화의 호불호도 갈린다. 착한
주성치가 들려주는 착하고 재미난 동화 <미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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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터에서 총이 아니라 꽃 같은 마음만으로 사람을 구한다는 게 가능한 일일까? 이 불가능해 보이는 질문을 가능하게 한 실존 인물이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미국 군인 데즈먼드 도스가 그다. 데즈먼드는 독특하게도 무기를 거부하면서도 병역을 거부하지는 않았다. 의무병으로 지원해 미군에 입대한 그는 맨몸으로 전장을 뛰어다니며 75명의 생명을 구했고, 미국 정부는 그에게 ‘명예의 훈장’(Medal of Honor)을 수여했다. 멜 깁슨이 <아포칼립토>(2006) 이후 10여년 만에 연출을 맡은 <핵소 고지>는 이 데즈먼드 도스의 실화를 극화한 전쟁영화다. 할리우드에서 뭇 폭력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멜 깁슨이 비폭력주의자에 대한 영화를 차기작으로 선택했다는 점이 아이러니하지만 어찌됐던 <핵소 고지>는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멜 깁슨의 화려한 귀환을 알리는 작품이 됐다.
영화는 데즈먼드 도스(앤드루 가필드)라는 인물의 일대기를 두
전쟁터에서 총이 아닌 마음만으로 사람을 구할 수 있을까? <핵소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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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들의 세계에서 은퇴한 전설의 킬러 존 윅(키아누 리브스)이 돌아왔다. 옛 동료 산티노와 맺은 피의 맹세(‘표식을 남겼다’고 표현한다) 때문에 그의 청(사실상의 협박)을 들어줘야 한다. 표식을 빚진 자는 선택권이 없다. 어느새 국제 암살단 연합의 최고 자리를 차지하려는 산티노는 존 윅을 노린다. 이유? 따질 것 없다. 누구나 가장 두려워하는 자, 존 윅이 그 이유다.
전편에서는 죽은 아내의 마지막 선물인 강아지를 잃으면서 존 윅의 응징이 시작됐지만, 이번엔 보다 거대한 조직의 이권 쟁탈에 휘말리며 복수심에 불이 붙는다. 그러다보니 존 윅의 활동 반경은 뉴욕시와 로마를 오가며 보다 넓어졌고 액션 분량도 훨씬 많아졌다. 주짓수, 유도, 사격 등으로 단련한 키아누 리브스는 쿵후와 총격 신이 결합한 액션에 최적화됐다.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간결함 속에 박력이 넘친다. 근거리 공격이 빛나는 대표적인 장면이 지하철 안에서의 싸움이다. 존 윅과 적수는 한참 전에 서로를 알아보지만 곧바로 공격
액션 하나는 똑소리 나는 영화 <존 윅: 리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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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호(고수)는 대기업의 비리를 고발해온 기자다. 그가 어린 아들과 놀이동산에 놀러간 어느 날 대호의 아들은 납치된다. 유괴사건에 대한 별다른 진척 없이 3년의 시간이 흐르고, 대호는 자각몽을 꾸는 상태에서 과거의 기억을 소환해내는 ‘루시드 드림’에 관한 기사를 접한다. 대호는 정신과 의사 소현(강혜정)의 도움을 받아 납치 당일의 기억을 반복해 소환하기 시작한다. 루시드 드림이 반복될수록 사건의 단서는 늘어나고, 담당 형사 방섭(설경구)의 수사도 활기를 띤다. 이 과정에서 사건의 전모에 관한 사실들이 밝혀지며 영화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루시드 드림>은 자각몽이라는 비교적 생소한 소재를 다룬 김준성 감독의 첫 장편영화다. 이 영화의 가장 뛰어난 점은 영화가 초반에 긴장감과 쾌감을 유지하는 방식에 있다. 같은 영상을 반복하여 보여주며 이미 지나간 장면에서 새로운 단서들을 찾아낼 때, 관객은 대호의 시선에서 함께 단서를 수집하며 마치 숨은그림찾기를 하는 것과 같은 쾌감
'자각몽'이라는 소재가 신선하기는 했지만 <루시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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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에 살고 있는 샤이론(알렉스 히버트)은 ‘리틀’이라고 불리는 작고 마른 흑인 소년이다. 내성적이고 말수 없는 그는 반 아이들에게 놀림과 괴롭힘을 받기 일쑤다. 어느 날 아이들의 괴롭힘을 피하려던 리틀은 후안(마허샬라 알리)의 창고로 들어가고, 그와 가까이 지내게 된다. 그는 마약 중독에 감정 기복이 심한 엄마(나오미 해리스)보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고 지지해주는 후안에게서 많은 것을 배운다. 2막, 10대 청소년이 된 샤이론(애슈턴 샌더스)은 유일하게 자신을 무시하지 않는 친구 케빈(제이든 파이너)에게 애틋한 감정을 느끼지만, 그를 괴롭히는 패거리는 둘 사이를 갈라놓는다. 시간이 흐르고, 근육질 체격에 금니, 금목걸이까지 하는 등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의 성인이 된 샤이론(트래반트 로즈). 하지만 어느 날 케빈에게서 한통의 전화를 받은 그는 마치 다시 예전의 숫기 없는 소년으로 돌아간 것만 같다.
푸르스름한 달빛과 소년 샤이론의 오롯한 두눈, 고조되는 바이올린
진정한 자신을 마주하기까지의 과정 <문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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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에서 아파트 관리인으로 일하는 리(케이시 애플렉)는 혼자 무미건조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는 형 조(카일 챈들러)가 위독하다는 소식에 고향 맨체스터 바이 더 씨로 향하고, 형의 죽음 후 조카 패트릭(루카스 헤지스)의 후견인이 된다. 리는 패트릭과 보스턴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패트릭은 자신이 뿌리내린 고향을 떠나려 하지 않는다. 한편 전 부인 랜디(미셸 윌리엄스)에게서 연락이 오고, 잊을 수 없는 과거의 기억이 리를 점점 조여온다.
“모르겠어요.” 리가 궁지에 몰릴 때마다 탄식처럼 내뱉는 말이다. 격렬한 상실의 고통과 마주했을 때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어쩌면 그것을 마주하고 극복하기보다는 ‘모른다’는 회피와 망각에 몸을 의탁하는 것일 터다. 맨체스터 바이 더 씨에서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겪고 마음의 문을 닫은 남자, 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도망치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외면했던 것은 끝내 귀환하고야 말고, 소금기 섞인 겨울바람에 외면하고 있었던 상처가 다시
격렬한 상실의 고통과 마주했을 때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 <맨체스터 바이 더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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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관의 간극을 넘어서지 못하고 멀어진 그레이(제이미 도넌)와 아나(다코타 존슨). 그사이, 아나는 한 출판사 편집팀장의 비서로 취직한다.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으며 승승장구하는 아나 앞에 어느 날 그레이가 나타난다. 돌아온 그레이는 자신이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고 자신한다. 그의 말대로 그레이는 더이상 둘 사이의 계약에 집착하지도 않고, 심지어 내밀한 아픔을 털어 놓기도 하며 아나와의 관계 발전을 꾀한다. 아나 역시 그레이에 대한 애정을 회복하던 차, 그레이의 과거 여인들이 아나 주변을 맴돌기 시작한다.
<50가지 그림자: 심연>은 BDSM을 소재로 일탈적 성적 관계를 묘사하는 데에서 한 발짝 나아가 관계를 다지려는 연인의 모습을 그린다. 에로티카 소설로서 원작이 지니는 정체성은 한층 옅어졌다. 대신 베일에 싸인 인물들을 등장시키며 스릴러 무드를 조성한다. 하지만 이야기의 서막이 오를 지점에 결말을 지어버리던 전작과 마찬가지로 인물들의 본격적인 사연은 다음 편을 기약하
관능적 매력은 사라지고 엉뚱하게 더 우스워진 속편 <50가지 그림자: 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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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계 명망가인 구겐하임 가문의 특이한 상속녀 페기는 사치스런 백만장자의 버릇없는 딸과는 달랐다. 외로웠고 기이했던 페기는 자신을 매료하는 것들에 인생을 기꺼이 던졌고, 어딘가 일그러진 자신을 비추는 거울로 예술을 택했다. <페기 구겐하임: 아트 애딕트>는 20세기를 앞서간 여성이자 탁월한 아트 컬렉터였던 페기 구겐하임의 예술과 욕망에 대한 끝없는 열정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뉴욕, 파리, 런던, 베네치아를 편력하며 살아온 코스모폴리탄 페기 구겐하임의 생애를 다룬다. 그런 만큼 1920년대부터 전후 현대미술의 방대한 카탈로그가 작품 내내 화려하게 펼쳐진다. 페기는 공허를 메우듯 예술에 탐닉했고 섹스에 골몰했다. 두번의 결혼 후 끊임없이 남자들을 갈아치웠고 이에 대한 은밀한 사생활의 기록을 책으로 남기는 당돌한 모험도 감행했다. 삶의 후반기에는 베네치아에 수십년 머물면서, 거주지인 페기 구겐하임 팔라초에 현대미술의 인상적인 컬렉션을 마련했다. 패션계에서 활동해왔던 리사
시크하고 유머러스하며 거침없는 <페기 구겐하임: 아트 애딕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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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고 노래하고 서로 안아주며 정답게 살아가는 트롤족. 반면 옆동네 버겐족은 늘 우울에 젖어 있다. 어느 날, 버겐들 사이에서 트롤을 먹으면 행복해진다는 속설이 돈다. 덩치 큰 버겐들은 ‘트롤데이’라는 기념일을 만들어 트롤들을 마구 잡아먹기에 이른다. 트롤 종족의 지혜로운 지도자 패피왕은 땅굴을 파 버겐에게서 백성들을 데리고 도망친다. 이후 20년의 세월이 흐른다. 트롤들은 태평무사했던 지난 20년을 자축하는 파티를 연다. 하지만 파티가 너무 시끄러웠던 나머지 버겐에게 거처가 들통나고 만다. 트롤 왕국의 공주 파피(안나 켄드릭)는 왕국의 유일무이한 비관주의자 브랜치(저스틴 팀버레이크)와 함께 버겐에게 잡혀간 친구들을 구하러 떠난다.
풍성하고 부스스한 머리카락이 트레이드 마크인 트롤 인형을 소재로 삼았다. 영화는 촉감이 느껴질 정도로 머리카락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소재의 매력을 십분 활용한다. 캐릭터와 종족에 따라 털과 피부의 표현을 달리한 것도 흥미롭다. 드림웍스가 만든 첫 뮤지
알록달록 즐거운 친구들 <트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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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가족들이 모여든다. <그래, 가족>은 과거 어떤 연유로 멀어져 생사도 잘 모르고 살았던 ‘콩가루’ 가족의 재회로 영화의 포문을 연다. 성질 급한 큰오빠 성호(정만식), 장례비용은 정확히 ‘n분의 1’로 계산하자는 냉철한 둘째 수경(이요원), 식장에 들어서자마자 가족들에게 택시비부터 빌리는 대책 없는 셋째 주미(이솜). 같은 핏줄이라고 하지만 달라도 너무 다른 이들은 영정 사진도 준비하지 못한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만나자마자 신경전을 시작한다. 그 자리에 자신이 오씨 가족의 막내라고 주장하는 소년 ‘낙’(정준원)이 나타난다. 고아원에만 보내지 말아달라는 낙의 간청에 가족들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낙이와 한때를 보내기 시작한다. 밝고 쾌활하며 때로는 능청맞게 어른들을 리드하기도 하는 낙의 존재는 가족들의 단조로운 일상에 파장을 일으킨다. “우리가 뭐 가족이야? 말만 가족이지. 먼저 연락하고 지낸 적도 없고, 각자 알아서 좋을 대로 사는 거지 뭐.” 언니
어쩌면 남보다 못한 관계 속에서 찾는 혈연의 의미 <그래,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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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8월, 익산의 약촌오거리에서 택시기사가 칼에 찔려 죽는다. 다방에서 배달일을 하던 10대 소년 현우(강하늘)가 우연히 사건 현장을 지나간다. 현장 조사 중인 형사는 현우를 범인으로 의심하고 강압수사를 펼친다. 건장한 형사들에 둘러싸여 구타를 당하고 허위 자백을 강요당한 현우는 결국 누명을 쓰고 10년을 감옥에서 보낸다. 한편 변호사 준영(정우)은 기대했던 아파트 집단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변호사 생활의 위기를 맞는다. 사법연수원 동기 창환(이동휘)의 소개로 대형 로펌에서 일할 기회를 얻은 그는 이미지를 중시하는 대표의 환심을 사기 위해 무료법률서비스 출장에 나서고, 그곳에서 현우의 가족을 만난다. 처음엔 자신의 성공을 위해 현우의 재심에 관심을 보이지만, 사건을 들여다볼수록 현우의 무죄가 확실해 보인다.
<재심>은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살인범으로 누명을 쓴 최씨(극중 현우 캐릭터의 모티브가 된 실제 인물)는 결국 영화가 만들어
영화보다 영화 같은 실화의 무게 <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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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세상을 떠났다. 소설가 사치오(모토키 마사히로)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무명 시절 자신을 먹여살린 아내에 대한 묘한 열등감과 부채의식 탓에 진즉에 관계가 소원해졌기 때문이다. 출판사에선 아내의 죽음을 토대로 글을 써보라고 권유하지만 진척은 없다. 한편 함께 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난 아내의 친구에게도 가족이 있다. 아내 친구의 남편인 요이치(다케하라 피스톨)는 아내를 떠나보내고 두 아이를 키우는 일이 버겁다. 요이치의 가족에게 호감을 느낀 사치오는 시간이 날 때 아이들을 돌봐주며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는 기쁨을 느낀다. 그런 후에야 자신의 무심함에 상처 입었을 아내 나츠코(후카쓰 에리)의 아픔을 조금씩 깨닫는다.
니시카와 미와 감독이 직접 쓴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아주 긴 변명>은 섬세한 감성과 차분한 시선으로 마음을 나누며 산다는 것의 의미를 돌아본다. 변명이 길어지는 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오직 자신만을 사랑하며 쏟아낸 이기적인 말들
슬프고 고맙고 애틋하고 따뜻하다. <아주 긴 변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