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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미국 사회는 여권신장운동과 흑인인권운동으로 뜨거웠다. 다시 말해 그 시절 미국에서 흑인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이중의 차별에 맞서야 했다는 얘기다. 미국과 러시아가 한창 우주 개발 경쟁을 벌이던 1960년대 초반,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 소속 세 여성 캐서린(타라지 P. 헨슨), 도로시(옥타비아 스펜서), 메리(저넬 모네이)는 자신들의 능력을 과소평가받으며 일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수학 천재 캐서린은 미국 최초의 우주 궤도 비행 프로젝트에 임시직으로 합류하게 된다. 하지만 백인 남성 동료들은 캐서린을 동료로 여기지 않으며 사물과 공간을 공유하는 것도 꺼려한다. 탁월한 리더십을 가진 도로시는 부서 관리자로의 진급을 요구하지만 번번이 좌절을 맛보고, 엔지니어가 되고자 하는 메리 역시 백인들만 입학 가능한 학교에서 교육과정을 이수해야지만 엔지니어가 될 수 있다는 규정 때문에 법을 바꿔야 할 판이다.
<히든 피겨스>는 백인 남성 위주로 쓰인 미국 나
최초가 되기 위해 이들이 겪어야 했던 불합리한 차별 <히든 피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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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 마왕을 무찌르고 개구리 왕국 최고의 전사로 거듭난 재키 공주(사문영). 재키와 함께 활약했던 프레디(이경태)는 모험이 끝나고 종적을 감춰버린다. 그로부터 1년이 흐르고, 개구리 왕국은 새로운 위협에 직면한다. 생태계를 지키는 ‘크리스탈 개구리’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이를 차지하려는 세력이 생겨난 것. 크리스탈 개구리의 거처로 향하는 문은 100년에 한번 열린다. 그 시기가 가까워오자 왕은 개구리 전사들을 소집한다. 재키는 크리스탈 개구리를 수호하는 임무에 동참하고 프레디도 화려하게 복귀한다.
<개구리 왕국2>는 전편과 비슷한 구성을 따른다. 공주가 된 재키는 또다시 왕의 명령을 어기고 친구들과 함께 나라를 구하는 여정에 오른다. 전작에선 ‘개구리 올림픽’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배경으로, 다채로운 공간과 인물간의 경기 양상을 담아냈다. <개구리 왕국2>에선 전작의 장점들을 그대로 취하려 하지만 평범해진 설정 탓에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개구리
평화롭던 왕국에 또 다시 어둠이 찾아든다 <개구리 왕국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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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카우보이 축제날, 소녀 켈리가 갑작스럽게 사라진다. 아버지 알랭(프랑수아 다미앙)과 남동생 키드(피네건 올드필드)는 딸이자 누이인 그를 찾아 나서지만, 곧 켈리가 모슬렘 남자친구와 함께 자발적으로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알랭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시리아 등지를 떠돌며 딸을 찾아 헤매고, 그가 실패하자 그 일은 키드에게 넘어온다. 키드는 누나의 남편을 찾지만 그를 우발적으로 죽이게 되고, 누이를 찾는 여정도 길어진다.
존 포드의 <수색자>(1957)를 떠오르게 하는 작품이다. 이든(존 웨인)이 인디언에게 잡혀간 조카를 찾아갔다면 알랭은 모슬렘을 자발적으로 따라간 딸을 찾아나선다. <나의 딸, 나의 누나>는 9·11 테러 장면 등 IS의 테러 장면들도 보여주지만 모슬렘을 적대적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켈리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모슬렘을 선택하고, 알랭의 과업을 받은 키드는 누구 편이냐는 물음에 나는 “누구의 편도 아니”라고 대답하며, 자신이 죽인 모
문화권간의 갈등을 포용하려는 시도는 좋았지만 <나의 딸, 나의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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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쾰른에 거주 중인 미국인 케이시(니콜라스 홀트)는 줄리엣(펠리시티 존스)을 보고 한눈에 반한다. 케이시는 줄리엣의 마음을 얻기 위해 범법 행위로 돈을 벌었던 과거를 청산하고, 둘은 행복한 한때를 보낸다. 그러나 케이시는 줄리엣이 신장 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녀의 병을 고칠 돈을 벌기 위해 과거 동업자를 찾아가 위험한 사건을 맡는다. 그것은 건실한 기업가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마약으로 돈을 버는 하겐(앤서니 홉킨스)의 마약 트럭을 탈취해 빼돌리는 것. 성공하는 듯 보였으나 케이시는 곧 하겐에게 잡힌다. 돈가방이 든 차를 타고 탈출한 케이시는 줄리엣을 데리고 위험천만한 도주를 시작한다.
앞뒤 가리지 않고 무작정 달리는 영화다. 쾌속 질주하는 이 영화의 동력은 상식도, 개연성도, 고민도 없이 스펙터클을 보여주겠다는 일념 하나다. 여주인공의 수술비를 벌기 위해 딱 한번만 더 범죄를 저지른다는 남주인공이라는 전형적인 클리셰로 시작해, 쾰른에서 독일 소도시들, 아우토반
앞뒤 가리지 않고 무작정 달리는 영화 <아우토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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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의 고수들이 쉬어가는 풍림객잔. 점룡혈객(정지혁) 일당과 화화공자(김창후)는 미모의 여성을 두고 실랑이를 벌이는 중이다. 말다툼이 몸싸움으로 번진다. 그 순간,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객잔 벽을 뚫고 날아든다. 쓰러진 남자의 품엔 무림 고수로 거듭나는 비결을 담은 책 한권이 안겨 있다. 이후 비책을 노리는 고수들이 차례로 객잔을 방문한다. 웃음이 그치는 순간 누군가는 죽어나갈 거라 경고하는 소소할배, 거문고 선율 하나로 상대의 귀에 피가나게 만드는 음공고수, 불공으로 다져진 소림사 주방장 등이 등장해 객잔 내 고수들과 대결을 벌인다.
2000년대 초반 인기를 끌던 웹애니메이션이 극장판으로 만들어졌다. 창작집단 오인용이 연재하던 동명의 플래시애니메이션을 모아 완성했다. “옛날 옛적, 강호에 깽값이 두려워 말로만 싸우는 자들이 있었으니…”라는 말로 시작하는 <만담강호>는 무협 장르에 기반을 두지만 정통 무술보다는 협객들의 만담과 슬랩스틱에 주목한다. 엽기적인 캐릭터,
옛날 옛적, 강호에 깽값이 두려워 말로만 싸우는 자들이 있었으니 <만담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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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니(매튜 매커너헤이)는 그의 증조부부터 키워온 ‘워쇼 채광’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성공하길 원하지만 현재 적은 투자금조차 조달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케니는 한때 최대 규모의 구리 맥을 찾아낸 지질학자 마이크(에드가르 라미레스)를 찾아가 동업을 제안한다. 두 사람은 인도네시아로 건너가 금광을 찾겠다는 일념하에 모든 것을 건 도전을 감행한다. 질병과 싸우고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고행 끝에 마침내 역대 최대 규모의 금광을 발견한다. 케니의 이야기는 뉴스에 소개되고 투자자들이 몰려든다. 이제 모두가 그의 사업에 동참하기를 원한다. 성공의 달콤함을 즐기려는 케니에게 또 다른 상황이 펼쳐진다.
<골드>는 1993년에 실제로 있었던 골든 게이트 사건을 기반으로 한다. 영화는 주인공에게 ‘골드’의 의미가 무엇이었는지를 탐색한다. 종종 진지할 때도 있으나 영화의 흐름은 대체로 경쾌하다. 서류가 오가는 차가운 사무실과 덥고 위험한 인도네시아의 정글, 이 대조적인 공간을 오가는 진행이
고행 끝에 발견한 역대 최대 규모의 금광 <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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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윤아영), 뚱이(이소은), 똘이(최정현). 아기돼지 3남매는 하수구 구석구석을 탐험하는 것이 취미다. 남매는 우연히 매직램프의 위치를 표시한 지도를 줍는다. 매직램프는 100년마다 깨어나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요술램프. 하지만 지도의 주인은 따로 있었다. 바로 모험을 좋아하는 늑대 늑냥이다. 넷은 아웅다웅하다 함께 매직램프를 발견하지만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램프의 불
빛은 도망쳐버린다. 이들은 다시 불빛을 잡으러 떠난다. 한편 동물들의 왕으로 군림하는 늑냥이의 아빠는 돼지 남매와 함께 있는 아들을 발견한다.
아기돼지 3형제 우화를 모티브로 삼은 판타지애니메이션이다. 겁 많고 소심한 늑대, 늑냥이 캐릭터를 통해 우화 비틀기를 시도한다. 돼지들과 스스럼없이 도움을 주고받는 아기늑대와 달리 동물의 왕이라는 사회적 위치에 맞게 돼지들에게 위협을 가하기만 하는 어른늑대 캐릭터를 통해 고정관념과 편견이 관계를 해치는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은유한다. 게임 스테이지를 밟아나가듯 모험이
모험이 끝없이 이어지는 <아기돼지 3형제와 매직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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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목욕탕’에 무기한 휴업 공고가 나붙는다. 주인 가즈히로(오다기리 조)가 가족에겐 아무런 메시지도 남기지 않은 채 잠적한 거다. 아내 후타바(미야자와 리에)의 반응은 의외로 덤덤하다. 여느 날처럼 빨래를 널고, 밥상을 차리고, 딸 아즈미(스기사키 하나)를 배웅하고, 제과점에 출근한다. 아즈미의 학교 생활은 위태롭다. 세 여학생 무리의 표적이 된 거다. 어느 날 후타바가 긴급 호출을 받고 학교에 갔더니, 아즈미가 교복과 머리카락에 물감 범벅이 된 채 있다. 후타바는 감정이 앞서기 쉬운 상황에서도 딸에게 뜬금없는 농담을 던질 정도로 강한 사람이다. 그런 그녀가 어느 날 갑자기 쓰러진다. 의사는 그녀에게 암 말기라 이미 손쓸 수 없는 상황임을 알린다.
나카노 료타 감독은 전작 <캡처링 대디>(2013)에서 흩어진 가족이 죽음을 계기로 만나는 (혹은 만남에 실패하는) 이야기를 유머와 눈물을 섞어 전한 바 있다. <행복 목욕탕>은 소재와 이야기 방식에서 전작의
무기한 휴업 공고 <행복 목욕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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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했던 모든 게 뒤집힌다. 출연배우가 온통 남자뿐인 데다가 심지어 교도소에서 대부분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영화, <프리즌>은 기존의 많은 교도소 소재 영화 관습을 하나씩 뒤집고 무너뜨리면서 재미를 찾아가는 범죄액션영화를 표방한다. 인물들이 교도소를 탈옥하려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교도소 안으로 향하는 방향 전환이 영화의 중요한 컨셉이다.
검거율 100%를 자랑하던 전직 경찰 유건(김래원)은 한순간에 ‘빵쟁이’로 전락해 교도소에 수감된다. 입소 첫날부터 사사건건 수감자들과 분란을 만드는 유건 앞에 교도소의 실세인 장기 모범수 익호(한석규)가 나타나 제압한다. 익호는 혈기왕성한 유건을 자기 밑에 두고 완전 범죄 조직원으로 이용할 계획을 꾸미고, 덕분에 유건은 의문의 범죄를 양산하는 교도소의 실체를 알아간다. 유건 때문에 검거된 조폭 출신 창길(신성록)파가 호시탐탐 유건의 목숨을 노리는 와중에 익호는 유건을 앞세워 나라를 들썩이게 만드는 의문의 범죄사건을 계획하고 실행하며 어
예상했던 모든 게 뒤집힌다 <프리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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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이 생각한 이상적 정치체제는 일본 자민당의 장기 집권이다. 1987년 3월, 그는 “일본은 자민당이 31년간을 계속 집권해서 일관성 있게 밀고 가니… (경제가 살아나지)”라고 말했다. 한달 뒤인 4월13일 호헌조치가 발표됐다. 장기 집권을 위해 국민의 민주화 요구를 묵살하고, 일체의 개헌 논의를 중단시킨 조치다. 그것은 6월 민주화항쟁의 도화선이 되었다. <보통사람>은 1987년 호헌 조치 발동을 전후로 전두환의 군사정권이 국민들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여러 사건을 기획, 실행한 만행을 소재로 한 영화다.
성진(손현주)은 청량리경찰서 강력계 형사다. 열심히 수사해 범인을 잡아서 말 못하는 아내(라미란)와 한쪽 다리가 불편한 아들과 함께 2층 양옥집에서 살아보는 것이 그의 소박한 꿈이다. 장관 집, 국회의원 집만 골라서 터는 ‘발바리’를 잡아오라는 양 반장의 닦달 때문에 발바리를 잡으러 갔다가 우연히 수상한 용의자 태성(조달환)을 잡는다. 마침 안기부 실장 규남(장혁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기 위해 평범하지 않은 일에 휘말리다 <보통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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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제목을 듣고 즉각적으로 상상해보게 되는 장면이 있다. 김민희가 연기하는 주인공 영희가 밤의 해변을 홀로 걷는 장면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영화에서 밤의 바닷가는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오후의 한때, 독일 함부르크와 강릉의 해변을 홀로 걷는 한 여인이 있을 뿐인데, 기묘하게도 이 여인이 주는 인상이 <밤의 해변에서 혼자>라는 제목과 잘 어우러진다. 그녀는 쓸쓸하면서도 의연하고, 망설이는 듯하면서도 대담하다. 그렇게 밤의 정취를 닮은 여성, 영희가 열아홉 번째 홍상수 영화의 주인공이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있다. 유부남 감독(문성근)과 사랑하다가 이별한 여배우 영희가 외국 어느 도시와 한국 강릉에 머물며 지인들을 만난다는 것이 영화의 주요 내용이다. 독일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1부에서(촬영한 도시는 함부르크다) 영희는 친분이 있는 언니 지영(서영화)과 독일의 이곳저곳을 거닌다. 영희와 지영의 대화를 통해 지난 사랑에 대한 영희
무슨 일이 일어나도 나답게 살기로 했어 <밤의 해변에서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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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와 매트. 체코의 체스 용어(패트는 스테일메이트, 매트는 체크메이트를 뜻한다)를 뜻하는 두 캐릭터는 체코에서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TV스톱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주인공이다. 사람 좋은 얼굴에 뛰어난 패션 센스를 갖춘 두 주인공이 일상에서 어떤 문제점을 발견하고, 손재주를 살려 그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것이 이 시리즈의 골자다. 그런데 그 방식이 너무 창의적이고 대담해서 예기치 못한 상태의 결말로 접어들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패트와 매트는 화장실에 선반을 놓고자 한다. 마음에 드는 장소는 이미 세면대가 놓인 화장실 입구. 보통 사람이라면 선반의 다른 위치를 고민하겠지만 패트와 매트는 굳이 세면대를 떼어내고 그 자리에 선반을 놓은 다음 수도관을 정비하고 세면대를 놓을 새로운 장소를 고민한다. 문제 하나를 해결하기 위해 공간 전체를 뒤흔들어놓고 처음의 짐작과는 저 멀리 떨어진 결말(때때로 공간이 폐허가 되기도 한다)에 이르러 “"우리가 해냈어!”라고 외치는 건 &
“우리가 해냈어!” <패트와 매트: 뚝딱뚝딱 대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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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 10년, 승문원 관리 박윤창이 반역죄로 몰려 죽임을 당한다. 아버지를 잃고 목숨을 끊으려던 박윤창의 딸 선정(강연정)은 기방 몽화당의 행수 차향(박희진) 손에 목숨을 구하고 기녀 비설로 새 삶을 시작한다. 비설은 당대의 실력자 한명회(김학철)의 총애를 받으며 기녀로 이름을 날린다. 한편, 성종(강윤)은 훈구파를 견제하기 위해 그들이 드나드는 퇴폐 기방을 폐쇄할 계획을 세운다. 난데없이 몰아친 의금부 관리들에게 가족 같은 몽화당 사람들이 살해당하자 비설은 권력자들을 상대로 복수를 계획한다.
성종은 정말 성군이었을까. 성종이 지닌 이미지의 반전을 꾀하며 시작하는 영화가 막상 주목하는 인물은 어우동이다. 그는 양반 신분으로 노비 등과 관계를 맺고 불륜을 저질러 <성종실록>에 기록된 여성. 영화는 조선의 열악한 여성 인권 현실을 비판하기 위해 어우동을 활용한다. 구체적으로 겨냥하는 것은 남편을 따라 죽을 것을 권장하던 열녀 관습이다. 더불어 인수대비가 쓴 여성 교육서 &
성종은 정말 성군이었을까? <왕을 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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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오(오다기리 조)는 어떤 사건을 겪고 난 뒤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인 하코다테에 내려와 직업훈련학교를 전전하며 살아간다. 그가 우연히 술집에서 마주친 사토시(아오이 유우)는 낮에는 놀이공원, 밤에는 술집에서 일하는데 왠지 성격이 좀 이상하다. 겉으로 보기엔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은 묘한 공통점을 발견하며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하지만 그 관계는 결코 순탄하지 않다. 요시오는 남들과 다른 사토시의 유별난 성격을 좋아하지만, 그녀에게 자신의 과거를 밝히지 못해 전전긍긍한다. 영화는 평범해 보이지만 곪아터진 속을 감추며 살아가는 두 남녀의 관계를 달콤쌉싸름한 러브 스토리로 포장하는 데 별 관심이 없다. 대신에 각자의 삶에 지쳐 마음의 문을 굳게 걸어잠근 채 살던 두 사람이 또다시 시작된 만남에 힘겨워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담았다.
홋카이도에 위치한 하코다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오버 더 펜스>는 작가 사토 야스시의 ‘하코다테 3부작’ 소설 중 3부에 해당하
달콤해 보이지만 쓸쓸하고, 또 말끔하게 잘 정돈된 것 같지만 실상은 텅 비어 있는 <오버 더 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