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쪽 업계에도 팬덤이 있었나? 비마이프렌즈가 팬덤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영역은 e스포츠부터 미술관까지 다양한 필드를 아우른다. 롤 프로게이머 페이커가 소속된 T1, 우승팀 라포엠, 예능 대부 이경규, 심지어 간송미술관도 비마이프렌즈의 솔루션 ‘비스테이지’의 오너다. 플랫폼에 입점하는 형태가 아닌 아티스트 각자가 자신의 플랫폼을 가질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비마이프렌즈가 가진 차별점이다.
- ‘누구나 무언가의 팬이다’라는 브랜드 철학을 고수하고 있다. ‘덕후 DNA’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구분하기도 하는데, 정말 모두가 팬심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나.
= 팬덤을 공부하면서 굉장히 재미있는 양상을 목격했다. 연예인은 물론 오피니언 리더까지, 누군가를 만나면 사람들은 “진짜 팬이에요”라고 고백한다. 삼성전자 글로벌 마케팅팀에서 일할 때 갤럭시 노트7 배터리 사고가 있었다. 그런데 브랜드 컨설팅 그룹 인터브랜드에 따르면 갤럭시의 순위가 역으로 올라갔다. 삼성전자의
[인터뷰] “영화만큼 강력한 팬덤을 구축할 수 있는 시장도 없다”, 박한나 비마이프렌즈 CMO
-
SNS를 자주 하는 이들이라면 하정우와 황정민의 연기 클래스, 기리보이의 프로듀싱 수업을 제공하는 신생 플랫폼 광고를 한번쯤 접한 적이 있을 것이다. 아티스트 콘텐츠·커머스 플랫폼 원더월은 아티스트들의 경험과 삶, 노하우를 담은 콘텐츠를 제공하고 그들의 IP를 활용한 상품을 기획, 제작, 판매하는 곳이다. 지난해 말부터 원더월은 팬과 스타의 소통을 매개하는 ‘프롬’(fromm) 서비스를 시작했다. 김준수, 박지훈, 트리플S, SF9 등 다양한 K팝 아티스트들이 입점해 팬들을 만나고 있는 신생 팬덤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 유명 아티스트들의 강의를 제공하며 업계에서 화제를 모은 원더월의 사업이 종합 팬덤 플랫폼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판단한 근거는 무엇인가.
= 원더월은 꾸준히 사업을 확장해왔다. 2019년 말 클래스로 브랜드를 론칭한 후 이듬해 아티스트의 앨범, MD, 브랜드 등을 선보이는 커머스로 영역을 넓혔고, 지난해 초부터는 공연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렇듯
[인터뷰] 아티스트와 비즈니스 모델의 동반성장, 김선우 원더월/프롬 운영총괄 이사
-
2023년, 소위 말하는 ‘K팝 덕질’ 과정에서 위버스는 이용을 피할 수 없는 팬덤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위버스컴퍼니는 방탄소년단을 시작으로 K팝 글로벌화의 선두에 선 하이브의 자회사다. 2019년엔 위버스 모바일앱을, 2020년엔 웹사이트를 선보였고 지난해엔 네이버의 V LIVE(온라인 방송 플랫폼)를 흡수하면서 거대 팬덤 플랫폼의 면모를 본격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러한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K팝 아티스트들의 온라인 방송 진행, 공식 앨범·굿즈 구매, 콘서트·공개방송 참여 신청 등 온오프라인의 모든 팬 활동을 서비스 내에 편입하고 있다. 팽창 중인 위버스의 현재와 비전을 듣기 위해 위버스컴퍼니 플랫폼서비스실의 이동환 실장을 만났다. 그는 위버스 플랫폼 전반의 운영·마케팅·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총괄하며 팬과 아티스트, 각 레이블의 관계를 조율 중이다.
- 위버스가 제공하는 팬덤 플랫폼 서비스는 과거 팬카페 문화와 무엇이 다른가.
= 크게 세 가지 차이점이 있
[인터뷰] “팬 경험의 혁신”을 사수한다, 이동환 위버스컴퍼니 플랫폼서비스실 실장 겸 그로스마케팅팀 팀장
-
요즘 팬들에겐 왜 팬덤 플랫폼이 중요한가.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어떤 연유로 팬덤 플랫폼 서비스를 이용 중인지 파악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에 ‘덕질’에 조예가 없는 머글 기자 A, 오래전부터 k팝 마니아로 살며 각종 팬덤 플랫폼을 섭렵 중인 덕후 기자 B의 대화를 재구성해 전한다.
회의가 끝난 <씨네21> 사무실. 기자 B가 기자 A에게 본인의 스마트폰을 보여주며 회의 내용을 재확인한다. 그런데 갑자기 스마트폰에 울리는 알림. “지민이♥님이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잠시 정적이 흐른다….
A 나 아무것도 못 봤어. 답장해 그냥.
B 아니 그게 아니라. 이거… 카리나야.
A 응? 카리나? 설마 그 에스파 카리나? 카리나가 너한테 메시지를 보냈다고?
B 그게 아니라. 너 위버스, 버블 이런 거 안 해봤어?
A 몰라. 진짜 카리나가 메시지를 보내는 거야? 너한테만? 채팅을?
B 아 잠깐, 잠깐 진정해봐. 당연히 진짜 카리나고 이런 걸 팬덤 플랫폼
[기획] 머글, 덕후로부터 팬덤 플랫폼의 재미를 배우다
-
-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할 만큼 성장한 동력은 무엇일까. 콘텐츠의 퀄리티? 다양성을 중시하는 시대적 흐름? 물론 이들 요인도 중요하지만 K팝을 위시한 K콘텐츠의 확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팬덤이다. 팬과 스타의 소통을 중요시하고, 좋아하는 연예인 관련 이슈는 물론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데까지 아우르는 집단행동에 적극적이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그들만의 밈을 만들어내 결속력을 다지는 풍경은 K팝이 내수 시장 중심으로 소비될 때부터 싹튼 문화다.
유튜브와 SNS의 성장으로 대형 방송국과 유통사를 끼지 않고도 해외 팬덤을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이 형성되고부터는 팬 행동 양식도 함께 수출됐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위해 트위터에서 ‘해시태그 총공’을 한다거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아티스트의 음악을 틀어달라며 전략적으로 사연을 보내는 식의 행위가 전세계로 번지면서 미국 시장에서는 K팝 가수들의 충성도 높은 팬덤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팬 문화를 사업화할
[기획] 팬덤 플랫폼은 어떤 방식으로 K콘텐츠의 힘과 함께 성장하는가
-
뉴진스 해린과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고, 방탄소년단 정국이 라이브 방송 채팅창에 올린 내 댓글에 실시간으로 반응한다. 스타와 소통할 수 있다는 매력에 남몰래 디어유 버블이나 위버스 앱을 깔아본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K팝에 관심이 없어서 이런 이야기들이 자신과 무관하다고 느껴진다면 이건 어떨까. 박보영은 팬들을 대상으로 한 라이브 방송을 가장 센스 있게 잘하기로 정평난 연예인 중 하나이며, <에이틴>을 통해 10대들의 워너비로 떠오르고 최근 <더 글로리>로 재조명된 신예은은 하루에 100~200개 되는 프라이빗 메시지를 팬들에게 보내며 이 시스템을 성실하게 활용하는 스타다. 영화와 드라마 콘텐츠 역시 강력한 팬덤 구축 및 소통에 대한 니즈가 있다면 플랫폼에 입점할 수 있다. 그리고 팬덤 플랫폼은 K콘텐츠의 신한류 열풍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확장성을 기반으로 엔터테인먼트와 IT 분야에서 모두 신성장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소속된 하이브의 팬덤 플랫폼 위버
[기획] 위버스부터 디어유 버블까지, 스타와 팬 잇는 ‘팬덤 플랫폼’
-
한해에 쏟아져 발매되는 음악의 양처럼, 뮤지션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또한 매년 빠지지 않고 세상에 공개된다. 음악도 영화도 그 홍수 속에서 옥석을 가려내기란 좀처럼 쉽지가 않다. 뮤지션 윤덕원,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 이보라 영화평론가, 남지우 대중문화평론가. 음악과 영화의 내외부에서 살아가는 4명의 필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뮤지션 소재 다큐멘터리를 향한 연서를 <씨네21>에 보내왔다. 이들의 추천작 중엔 OTT에서 바로 관람할 수 있는 작품도, 국내에서 개봉하지 않은 작품도 있다. 각 작품의 제목을 기억해두었다 어느 날 OTT에서, 또 언젠가 영화제에서 추천작들을 발견한다면 반갑게 찾아주길 권한다.
<수퍼 디스코>
해외 페스티벌에 연거푸 초청되면서 모두가 다음 앨범을 기대하고 있는, 유쾌하고 매력 있는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 그들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당시 매니저였던 이주호 감독이 영화로 담아냈다. 흥미진진한 일들이 생길 거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기획] 뮤지션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추천작 7선
-
미국프로농구의 전설 카림 압둘자바는 언젠가 이런 말을 했다. “한 사람이 팀의 결정적인 구성원이 될 수는 있지만, 한 사람만으로는 팀을 만들 수 없다.” 정말 그렇다. 아무리 대단한 인물이라고 해도 혼자서는 팀을 이루지 못한다. 이 말을 증명하는 팀이 있다. 놀라운 가창력과 창작력을 지녔던 조지 마이클과 그의 동갑내기 친구 앤드루 리즐리가 속했던 영국의 팝 듀오 왬!(Wham!)이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왬! 하면 조지 마이클부터 떠올린다. 그럴 만도 하다. 사실상 혼자서 곡을 만들고 노래했다고 해도 될 정도로 팀에서 그의 지분과 분량은 절대적이었다. 물론 옆에서 기타를 연주한 앤드루 리즐리의 귀여운 외모가 소녀 팬들의 유입을 돕긴 했지만 대다수는 조지 마이클이 만든 캐치한 멜로디와 그의 탁월한 목소리에 사로잡혔다. 그렇다고 리즐리의 역할이 없었던 건 아니다.
중학교 동창으로 만난 두 사람은 왬!으로 뭉쳐 1980년대 초중반을 수놓았다. 자국에서는 1982년 데뷔 후 얼마 지
[기획] 불멸의 듀오, 왬!에 관하여
-
1975년 영국의 한 학교에 그리스계 남학생 예오르요스가 전학 온다. 전학생을 빤히 보던 이집트계 남학생 앤드루는, 어쩌면 저 전학생이 자신의 평생 단짝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앤드루는 전학생에게 ‘요그’라는 애칭을 붙여주며 선뜻 자신의 옆자리를 제의한다. 그렇게 솔메이트가 된 요그와 앤드루는 밴드를 결성해 평단과 대중 모두의 지지를 받는다. 활동 기간 중에도 큰 의견 충돌이 없던 둘은 정상의 위치에서 아름다운 이별을 서로에게 고한다. 만사가 일사천리여서 ‘영화도 아니고’류의 비판을 받을 법한 이 이야기는 실화다. 이는 1981년부터 1986년 영국과 전세계를 풍미한 전설의 듀오 ‘왬!’(이하 왬)에 관한 이야기다. 앤드루는 왬의 앤드루 리즐리이고, 요그는 조지 마이클이다.
<왬!>은 두 멤버의 구술 기록과 활동 영상만으로 이루어진 다큐멘터리다. 충실하고 꼼꼼한 푸티지는 모두 앤드루 리즐리로부터 나왔다. 리즐리의 모친은 50권에 달하는 스크랩북을 만들어 왬의 활동
[기획] 한눈팔 새 없이 재밌다, 왬!에 관한 다큐멘터리 ‘왬!’
-
선구자, 파격, 카멜레온, 재창조, 변신, 페르소나…. 대중음악 역사에서 이런 말을 한번에 아우를 수 있는 인물은 데이비드 보위 단 한명뿐이다. 1964년 17살에 발표한 데뷔 싱글로 음악계에 발을 들인 그는 2016년 69살로 눈감을 때까지 다채로운 예술 활동을 펼쳤다. 작품 세계가 어찌나 깊고 변화무쌍한지 그의 이력을 들여다보면 그 모든 게 한 사람에게서 나왔다는 사실이 믿기 힘들 정도다.
오랜 세월 동안 그는 한자리에 머무르는 법이 없었다. 더벅머리 모드족부터 장발에 드레스 차림, 붉은 머리에 화려하게 화장한 외계인 설정을 천연덕스럽게 소화했다. 얼굴에 커다란 번개 문양을 그려 세간에 유행시키는가 하면, 이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정장에 창백한 얼굴로 머리를 곱게 빗어 넘기고 나타나 관능미를 뽐냈다. 그는 몇년에 걸쳐 이렇게 캐릭터를 전환하며 연신 비주얼 충격파를 날렸다.
음악 스펙트럼도 남달랐다. 그는 여러 장르를 과감히 오가며 디스코그래피를 꾸렸다. 데뷔 초기 포크와
[기획] 음악부터 스타일까지 그 모든 것, 데이비드 보위에 관하여
-
“또야?” 우주 배경 영화에 데이비드 보위의 음악이 흐른다면 이런 생각이 들 수밖에. 아무리 그가 <Space Oddity>의 ‘톰 소령’이라지만, 심지어 그의 아들인 영화감독 덩컨 존스조차 달 기지를 배경으로 한 영화 <더 문>으로 장편 데뷔를 했다지만, 우주영화에 보위의 음악을 삽입하는 것은 어느새 클리셰를 넘어 불문율이 됐다. 이처럼 보위는 늘 시그니처라 불릴 만한 특색이 또렷한 아티스트다. 글램 록이란 장르만 떠올려봐도 귀로는 <Starman> 전주의 기타 리프가, 눈에는 이마 위로 부풀린 새빨간 머리와 눈두덩이의 번개 페인팅이 선연하니 말이다.
<문에이지 데이드림>은, 그리고 이 영화를 연출하고 편집한 감독 브렛 모겐은 모두가 생생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데이비드 보위에 관해 “너희가 보위를 아느냐”며 반문한다. 니체의 말을 사변적으로 비꼬는 보위의 인용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사실 아무도 보위를 알 수 없다는 듯 광활한 보위
[기획] 데이비드 보위라는 영원한 꿈, 데이비드 보위에 관한 다큐멘터리 ‘문에이지 데이드림’
-
극장가와 OTT에 뮤지션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쏟아진 게 몇해던가. 다큐멘터리가 끊임없이 뮤지션을 취재원으로 끌어오는 중에 주목할 만한 두편의 다큐멘터리가 OTT를 통해 연이어 공개됐다. 2022년 제75회 칸영화제 비경쟁부문 상영 이후 순회하는 영화제마다 화제를 모았던 데이비드 보위에 관한 다큐멘터리 <문에이지 데이드림>과 지금까지도 수많은 히트곡이 사람들에게 불리며 사랑받는 팝 밴드 왬!에 관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왬!>이 그것이다. 두 다큐멘터리는 각 영화의 소재가 되는 아티스트가 걸어온 궤적과 그들의 자아를 쏙 빼닮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여름이 가기 전, 야외 록 페스티벌이 없는 날을 틈타 냉방이 잘되는 실내에서 두편의 다큐멘터리를 관람해보는 것은 어떨까. 두 아티스트의 디스코그래피에 관한 간결한 코멘터리, 그리고 뮤지션 소재의 다큐멘터리를 사랑하는 이들이 엄선한 추천작까지 함께 담았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음악을 꿈꾸는 영화들’ 기획이 계속됩니다
[기획] 음악을 꿈꾸는 영화들, 뮤지션에 대한 다큐멘터리 두편, ‘문에이지 데이드림’과 ‘왬!’
-
<바비>를 보면서 마주하게 되는 혼란스러움의 정체는 무엇일까. 이 혼란스러움은 영화에 내재한 복잡함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바비의 세계와 현실 세계가 뒤섞이듯 영화의 혼란스러움은 관객의 혼란스러움과 뒤섞이고 불어난다. 실사로 구현한 핑크빛 바비 월드에 홀리면서도 생각을 멈출 수 없다. 대체 이게 다 뭔가. 영화는 혼란스러운 관객을 다독이듯, 마치 주문과도 같은 동어반복을 들려준다. ‘바비는 바비다’, ‘켄은 켄이다’…. 이 문장은 결국 다음 문장에 가닿는다. ‘영화는 영화다.’ 정의를 억제하는 동어반복에도 질문을 멈출 수 없는 까닭은 <바비>야말로 기존에 바비가 지닌 이미지를 조정하는, (재)정의하기 자체이기 때문이다.
‘바비는 바비다’라는 문장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 먼저 바비는 단일한 캐릭터가 아닌 다양한 ‘바비들’을 포괄한다. 여성 캐릭터들은 모두 바비이고, 남성 캐릭터는 앨런을 제외하고는 모두 켄이다. 바비를 단수가 아닌 복수로 이해해야 함을 납
[기획] 모순과 함께 놀기, ‘바비’가 만들어진 세계 속에 관객을 기입하는 방식
-
그레타 거윅의 <바비>가 실사화하는 것은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다. 바비는 옷을 입히고 벗길 수 있는 플라스틱 인체 모형인 동시에 시장에서 유통되는 상품이며, 성숙한 여성의 신체를 대상화한 이미지이고, 그러한 이미지를 둘러싼 고정관념과 문화적 코드가 재생산되는 담론의 장소다. 바비는 유년기의 노스탤직한 기억과 ‘전형적인 백인 여성의 늘씬한 몸’으로 대변되는 여성 신체의 관념화된 이미지를 향한 반발심 사이에서 진동하는 소녀들의 일그러진 거울이다. 물론 바비는 출시된 이래로 “You can be anything”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다양성을 통한 쇄신을 거듭했지만, 여전히 백인 금발 여성의 ‘전형적인 바비’가 표상하는 미적 기준의 강요에 대한 오명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모든 바비는 여성이고, 모든 여성은 바비”라는 공식은 가능성을 고양시키는 것만큼이나 여성들을 가둔다. 그렇기에 <바비>의 실사화는 단순한 치환이 아니라, 이처럼 복잡다단한 관계의 부산물과 함께
[기획] 살아있음의 역량, ‘바비’의 미러링 전략과 그 효과